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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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목 칼럼]경기도 '무한돌봄센터' 모델을 전국으로 확대하자 지면기사
취약계층 개개인을 상대로민간복지·공공기관 협력 통합관리한국최초 '사회복지전달 체계'시·군 크기따라 3~10개센터 운영추가 비용만 道가 부담 '예산 절약'민관 협치·개인별 맞춤관리 장점박근혜 정부는 선거 전 '생애주기별 맞춤복지'를 공약으로 제시하였고, 정부 출범 후 몇 년간의 숙고 끝에 2015년 '사회보장급여에 관한 법'을 제정하여 읍·면·동을 '복지허브화'하는 내용의 공공전달체계 방안을 확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복지현장의 상황을 살펴보면, 사회복지서비스의 대부분을 민간복지기관들이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공공부문의 전달체계만을 언급한 2015년 '사회보장급여에 관한 법'은 '미완성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사회복지정책의 기본골격이라고 할 수 있는 전달체계를 완성하려면, 현재 경기도에서 시행되고 있는 '무한돌봄센터' 모델을 전국적으로 확대·실시하면 된다는 것이 '무한돌봄센터'를 구상하여 추진한 필자의 생각이다. 2010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무한돌봄센터'는 취약계층 개개인을 상대로 지역단위로 민간복지기관과 공공기관 간 협력을 기반으로 통합적 사례관리가 이루어지는 한국 최초의 사회복지전달체계이다. 시·군별로 크기에 따라 3~10개의 무한돌봄센터가 운영되고, 한 지역에 여러 개의 복지기관이 있는 경우 연락 및 업무조정 역할을 담당할 간사기관을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가 예산지원을 하고 경기복지재단이 사례관리 등 전문적 자문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센터 운영에 소요되는 추가 비용만 경기도가 부담하기 때문에, 지원예산 규모 역시 연간 100억원을 넘지 않을 정도로 경제적이다. 한 마디로 예산절약적이고, 민간과 공공이 협치를 하면서, 수요자 개개인에 맞는 총합적 사례관리가 이루어진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한국에서 사회복지전달체계에 대한 역사는 1981년부터 시작되었지만, 아직도 제대로 된 전달체계가 확립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1981년 필자가 연구팀장이었던 '영세민종합대책' 보고서에서 전문적 전달체계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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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식 칼럼]국가 비전의 일관성 지면기사
국민 합의로 선택된 국정어젠다훼손되지 않게 정부·여당은끝까지 책무 다하는 모습 보여야국가비전 실행 탈정치화 되고전문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일관성 지켜나가는 '지름길'정부가 바뀔 때마다 국가발전을 이끄는 국정 비전이 제시되곤 했다. 참여정부의 경우 국가균형발전,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과 같이 박근혜 정부에서는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이 아닌가 한다. 모든 비전은 많은 토론을 거쳐서, 그리고 시기와 형편에 맞추어 잘 정해졌다고 생각한다. 이번 정부의 창조경제와 문화융성 또한 제4차 산업혁명의 큰 변화의 물결 앞에 시의 적절한 방향제시라 여겼다. 하지만 지금 많은 국민은 참담함을 금할 길이 없다. 이러한 중차대한 국가 정책이 대통령 주변의 몇몇 사람에 의하여 주도되고 제멋대로 재단되었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국가의 명운이 걸린 이러한 정책을 이용하여 개인적인 사리사욕을 추구했다는 것은 국가의 미래를 망치는 엄청난 재난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주변의 보좌진과 정책을 담당한 부처의 책임자들이 수수방관하고 방조한 것에 대해서는 철저히 책임을 따지고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보완해야 할 것이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사태로 말미암아 창조경제나 문화융성이 이 정부의 독점적인 트레이드 마크인 양 인식되어 피어보지도 못하고 사그러질까 하는 것이다. 국가균형발전이나 녹색성장도 정권이 바뀌자 퇴색되어 예산과 부처의 담당관들이 없어지고, 새로운 정책으로 하루아침에 바뀌는 바람에 5년간 투자한 수많은 예산이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나 안타깝다. 여기서 우리는 냉정하게 이번 사건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항상 잘 못된 사람들이 문제를 일으킨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이를 해결하고 풀어가는 과정이라 본다. 결국 국가와 국민 그리고 우리들의 미래를 위하여 처벌해야 할 대상과 또 지켜가야 할 것들에 대한 분별력을 키우는 것이야말로 성숙된 사회로 도약하는 지름길이 아닌가 한다.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개혁하지 않으면 수많은 중소기업의 미래가 풍전등화이다.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가 기존의 중소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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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재 칼럼]그래도 내일의 태양은 떠 오른다 지면기사
매일 터지는 의혹 국민들 허탈대권 잠룡들 혼란 정국 수습보다부산하게 주판알 튕기는 소리만거리에 나선 민심 등에 업고권력 잡으려는 정치인 주변 가득국민들 지혜롭지만 냉철하기도세살짜리 아이가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내일이 언제야?" 엄마가 말했다. "하룻밤만 자고 나면 내일 이란다"다음날, 아이는 눈을 뜨자마자 엄마에게 달려갔다."엄마, 오늘이 내일이야?" 엄마는 "아니 얘가 요즘 왜 이러지?"라며 약간 귀찮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은 오늘이고, 내일은 오늘 밤이 지나야 하는 거야. 그리고 그 다음날은 모레, 그 다음날은 글피…." 다음날 아침, 아이는 또 엄마에게 달려갔다. "엄마! 엄마! 오늘이 진짜 내일이지?" 엄마는 이제 더 참을 수 없다는듯이 "아니, 없어! 내일은 없어, 없다구!"라고 소리쳤다.이 말을 들은 아이는 천연덕스럽게 중얼거렸다. "아! 내일은 없는거로구나. 우리에게 내일은 없었어." 그러면서 밖으로 뛰어나간 아이는 놀이터에서 모여 놀고 있는 친구들에게 소리쳤다. "얘들아! 엄마가 그러는데 우리에겐 내일은 없대. 그러니 오늘 실컷 놀자!"웃자고 한 얘기다. 너무 답답해서 말이다. 토요일 광화문을 가득 메운 촛불을 보고 있노라니 한숨만 나온다. 그곳에 있던 시위대의 함성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없인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는 말이 섞여 들리는 것 같았다. 이런 분위기라면 정말 내일은 없을 것 같다. 한국사에 제법 굵직한 사건을 모두 겪었던, 50·60대들에게도 이번 사태가 큰 충격이었는데 '헬조선'이 몸에 밴 청춘들의 충격은 더 컸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어려울 때일수록 우리 국민들은 이를 잘 수습하곤 했다. 10·26도 그렇고 5·18도, 6·10도 그리고 IMF가 터졌던 그날도, 마치 그때 세상이 모두 끝나는 줄 알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 잘난 정치인들 때문이 아니다. 우리 국민들이 현명해서다. 무너질 것 같으면서도 다시 일어나는 그 '유연함' 그게 우리 국민의 저력이다. 위기 때마다 우리 국민은 늘 그랬다.1979년 10월27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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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교 칼럼]멘델스존의 가계부와 가마우지 지면기사
멘델스존은 부유했음에도 불구스타킹 한 켤레 값도 꼼꼼히 기록나랏돈으로 수백억 빌딩들 소유돈세탁 여부 수사 '기막힌 소식''사회적 약자' 가마우지 풀어고기잡는 '어부 주인' 용서 안된다책장 정리를 하다가 한구석 다른 책들에 수줍게 끼어 서 있는 공책 같은 책 하나를 발견했다. 겉장이 뜯어져 나가 있었다. 뭘까, 의아하게 생각하며 첫 장을 넘기니 아뿔싸, 깨알만 한 글씨들이 꼭꼭 눌러 쓰여진 첫 페이지가 나타났다. 잉크가 번져 잘 읽은 수 없는 글씨들은 고등어 한 마리, 꽁치 세 마리 , 마른멸치, 배추, 무 1개, 파 한단… 심지어는 접착제, 자, 칼, 풀한 개라는 글씨들이 쓰여 있었다. 총계도 있었고 메모란에는 "은행에 갈 것" 이라고도 쓰여있었다. 택시 한 번이라는 글씨도 쓰여있고, 어떤 날은 냉장고-금성이라고 쓴 글씨에 밑줄도 그어 있었다. 영화, 우체국… 그런 글자들도 보였으나 숫자들은 거의 지워져 잘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그 연립주택 지하실에 물이 찼던 때문인 것 같았다. 가계부였다. 어떤 여성지 1월호에서 부록으로 만든 듯, 금박 꽃 모양 무늬가 찍힌…. 아, 이렇게 절약했다니 총계 밑에 있는 메모난에는 '좀 더 아낄 것 !'이라고도 쓰여있다.그러고 보니 멘델스존의 가계부가 한때 화제가 되었었다. 멘델스존의 집은 부유했음에도, 그는 당시 귀족 남자들이 신곤 했던 스타킹 한 켤레 값도 적었다는 것이었다(하긴 베토벤도 그 비슷했다지). 그렇게 아름다운 음악을 쓴 멘델스존의 손가락에서, 베토벤의 손가락에서 흘러나온 스타킹 한 켤레의 값.하긴 요즘 뉴스의 얘기를 들으니, 모 씨가 소유주로 되어있는 서울 강남의 빌딩 한 채 값이 300억원이라고 한다. 그런 빌딩이 몇 채 되는지, 아무도 모를 뿐 아니라, 해외에도 호텔 등 빌딩이 몇 채나 있다는 것이다. 그걸 국가에서 예산을 세워 지원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나도 그 '강남 빌딩', '해외빌딩'의 계단 하나는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유령 소유이긴 하지만. 요즘은 해외의 그 나라에서 돈의 자금세탁 여부를 수사한다는 '기막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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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진 칼럼]'비밀 없는 사회' 지면기사
사회 큰 범죄는 큰 권력에 의해은폐·조작 되는 경우가 많지만역사는 놀랍게도 세월이 지나폭로되게 된다는 사실 가르쳐잘못했다면 시인하는게 좋겠다살기좋은 사회 우리가 만드는 것9·11테러가 있고 그 해 크리스마스를 지날 무렵 보스턴글로브 신문은 빅뉴스를 터트렸다. "보스턴지역의 천주교 사제들의 6%가 아동 성추행범으로 입건되었으나 천주교 측과 권력이 이 사실을 계속 은폐해 왔다"는 것이다. 입건된 사제의 숫자만도 87명에 이른다는 것이다. 입건되지 않은 건수를 포함하면 엄청난 사건이다. 신문에 이 기사가 발표되자 수만 통의 제보전화가 신문사에 걸려왔고 후속 기사로 다룬 건수만 600여 건이나 되었다.최근 대구시에 '희망원'이라는 시설을 천주교 대구대교구가 운영하고 있는데 그곳에서 각종 비리가 폭로되었다. 시설 안에 있는 사람에 대한 비인간적인 처우와 회계의 비리까지 총체적인 비리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비교적 비리 없고 정의로운 종교조직으로 알려졌던 한국천주교도 큰 타격을 입게 되었다.고 김수환 추기경은 "언론이 진실을 말하면 우리 사회가 행복해지고, 진리를 은폐하고 왜곡하면 우리 사회도 불행해진다"고 말했다.언론과 같이 사회 구성원을 이루는 정부, 교회, 사회단체가 잘못된 사회현상에 대하여 자기 집단의 이기주의 때문에 진리를 은폐하거나 왜곡하면 이 사회는 불행해진다. 그래서 가장 먼저 종교인의 한사람으로서 비교적 최근 발생한 미국 천주교 보스턴교구에서 일어난 엄청난 범죄를 먼저 반성하고 싶다. 그 당시 천주교회는 교회의 이미지를 정의보다 더 중요시하였다. 교회의 이미지는 진실 위에 존재해야 그 빛을 발한다. 그러나 진실을 조직적으로 은폐하였다. 검찰과 법원을 회유하고 정치인과 손잡고 교묘히 은폐하고 왜곡하였다. 심지어 대부분 가난한 피해자 가정의 부모를 금전이나 엉뚱한 신앙심을 강조하는 식으로 조직적으로 회유시킨 점은 큰 범죄에 해당한다. 또 이런 천주교회의 조직적 범죄가 횡행하는 것을 많은 사람이 알고 있었지만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 눈감고 피해갔다. 현재 대구에서 발생한 희망원 사건도 정의로운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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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목 칼럼]출산율 제고를 위해 '한국형' 아동수당제 도입하자 지면기사
기존의 무상보육제도를보육서비스 수요자 중심 전환제도 실행후 출생아 모든 엄마에출산장려금 자녀수 따라 지원일정 연령에 이를때 까지해마다 정해진 양육수당도 지급최근 아동수당제도의 도입에 관한 논의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금년 9월 초 구성된 국회 저출산·고령화 특별위원회에서 아동수당제가 처음으로 논의된 이후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이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경제부총리는 아동수당제도가 많은 재원이 소요됨에도 불구하고 출산율 제고 효과는 크지 않다는 이유로 다소 회의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아동수당을 도입하자는 논리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그 첫 번째 이유는 지난 10여년간 정부가 저출산 해소를 위해 많은 대책들을 쏟아냈으나, '선택과 집중'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이 아동수당제도의 도입을 선도함으로써 저출산의 가장 큰 원인인 출산에 따른 경제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보자는 국가정책의지를 분명히 하자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아동수당제도가 도입되는 것을 계기로 저출산 관련 정책들을 통합하여 정책들의 중복성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시행되고 있는 무상보육정책을 아동수당제도로 통합한다면, 보육서비스에 대한 과수요 문제 등 현행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근로자의 절반이 소득세를 내지 않은 상황에서 소득세 가족공제제도 역시 아동수당으로 통합된다면, 현행 제도의 소득계층 간 역진성 문제를 개선함은 물론 정책을 피부로 느낄 수 있어 효과성 측면에서도 많은 개선이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아동수당제도 도입을 위해 목적세를 신설함으로써 새로운 제도 도입에 필요한 재원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목적세는 도입 취지에 대한 국민적 합의만 이루어질 수 있다면, 조세저항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1970년대 방위세, 1980년대 교육세, 그리고 1990년대 농촌발전세 등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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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식 칼럼]다큐멘터리의 힘 지면기사
식품시장에선 지방 경각심으로탄수화물 대체 섭생의 균형 깨져호르몬을 비롯 체내 대사에심각한 영향을 줄 정도로 변했고그 결과 세계적으로 비만이 확산이로인한 사회적 비용 심각해져최근 방영된 다이어트에 관한 다큐 프로그램에 대해 여러 가지 논란이 있다. 지금까지 비만해지는 이유는 섭취하는 칼로리에 비하여 사용하는 칼로리가 적기 때문이며 결국 섭취하는 칼로리를 줄이고 운동을 하여 칼로리를 많이 사용하면 체중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통념으로 살이 찌는 것은 개인 습관의 문제이고 체중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식습관이나 운동량을 조절해야한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지방이나 칼로리 섭취가 살찌게 하는 것이 아니라 섭취하는 음식물의 내용 특히 설탕과 같은 고탄수화물을 통한 에너지 섭취가 문제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지방 위주의 섭취가 오히려 비만을 줄일 수 있다는 다큐였다. 특히 지방은 그 동안 비만뿐만 아니라 각종 성인 대사질환, 특히 콜레스테롤을 증가시켜 심혈관계의 질환을 유발시킨다고 들어와 가급적 기름을 떼어내고 먹는 분들이 많은데 이에 대하여 전혀 다른 견해를 많은 자료와 실증을 통하여 보여 주었다. 특히 단순히 칼로리만 아니라 인슐린과 같은 호르몬이 비만과 상관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섭취후 혈당치를 급격히 높이는 액상과당 (옥수수시럽에서 만들어지며 모든 청량음료에 단맛을 내는 성분)을 먹을 경우 체내에서는 인슐린을 분비하여 몸속의 탄수화물 (당류)을 간에서 지방으로 합성하여 체내에 축적하도록 하므로 단순히 칼로리의 문제가 아니라 체내에 얼마나 인슐린이 분비 되는가도 중요한 변수가 된다는 것이다. 즉 고지방식만 할 경우에는 인슐린이 덜 분비되고 지방을 분해하여 우리 몸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모드가 작동되어 오히려 체내에 축적된 지방이 분해되는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기존에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였던 내용인데 이미 스웨덴에서는 아니카 돌크비스크라는 의사가 이제까지의 잘못된 인식을 지적하고 보건당국에서도 이를 인정하여 많은 사람들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한다. 2014년에 미국에서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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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재 칼럼] 韓國, 외로운 나라 지면기사
정치권·국민 여러 갈래 갈라져사람들은 '구한말' 같다고 한다답 찾지 못하면 민족 결말 뻔해냉혹한 국제정세 살아남으려면갈등과 분열 있어선 절대 안돼'별일 있겠어?' 허송세월 하다간…오스트리아 출신 여행가 '에른스트 폰 헤세 바르텍'이 남 북 아메리카 두루 돌아보고 일본을 거쳐 조선 땅을 밟은 것은 1894년 여름이었다. 그는 이미 메이지 유신으로 서구 문물을 받아 들여 서구화된 일본의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던 상태였다. 그러면서 조선으로 가는 증기선 켄카이마루 선상에서 곧 마주할 '조선'이라는 미지의 세계에 큰 기대를 걸었던것 같다. 하지만 부산, 제물포를 거쳐 도착한 그는 500년 왕조의 수도라고 하기엔 너무도 초라한 한성의 모습을 목도한다. '집들은 단순하고 황량한 황무지나 다름없다. 땅바닥과 거의 구분이 안되는 납작한 잿빛 오두막의 초가지붕 1만여개가 마치 공동묘지의 회색 봉분처럼 다닥다닥 늘어서 있다. 도로도 없고, 눈에 띄는 건물이나 사원 또는 궁전도 없고,나무와 정원도 없다. 형언할 수 없이 슬프면서도 기묘한 이 광경은 넓게 펼쳐진 도시와 야성적으로 솟아 있는 주변 산들로 인해 조금은 숭고한 인상을 준다.'1894년, 조선은 암울하고 통탄스런 역사적 사건들이 발생한 한 해였다. 2월 일어난 동학 혁명은 진행 중에 있었고 6월 갑오 개혁, 7월 청일 전쟁 그리고 마침내 12월 농민군 지도부 분열로 전봉준의 혁명은 실패했다. 이런 1894년 일련의 역사적 사건들이 훗날 나라를 빼앗기는 빌미가 되고, 우리의 역사가 '통한과 비극의 역사'로 끊임없이 점철 한다는 것을 그 역시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1894년 여름 조선땅을 밟았던 이 파란 눈의 이방인에게도 당시 조선은 촛불앞에 놓인 '불안한 나라', 호시탐탐 노리는 주변국가에 갇혀 있으면서도, 정쟁과 부패에 빠져 이를 전혀 눈치 채지 못하는 한심하지만, 어찌보면 '외로운 나라'로 비쳐졌다. 그래도 그는 모든 낭만적인 여행가들이 그렇듯 열강속에 갇혀 숨도 못쉬는 조선에 대해 나름대로 애틋한 정을 갖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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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교 칼럼] 가을, 결혼, 청첩장 지면기사
크지 않아도 포근한 집명품 아니어도 잘 맞는 편한 옷작은 꿈으로 시작하는 젊은이들씨알과 꽃이 맺는 아름다운 계절'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 하면서걸어가는 이들에게 행복 있기를살기 좋은 집처럼 / 포근한 남편이 되겠습니다. / 몸에 맞는 옷처럼 / 편안한 아내가 되겠습니다. / ……… // ○○○, ○○○의 장남 ○○ / ○○○, ○○○의 장녀 ○○추분도 지났다. 아마 본격적인 가을이 오는 모양이다. 가을이 되면 몇 장쯤 오게 마련인 청첩장, 이번 가을에도 지인으로부터 청첩장이 왔다. 그런데 그 문구가 재미있다. 물론 요즘엔 젊은이답게 개성적인, 두 젊은이가 머리를 맞대고 심사숙고한 끝에 쓴 것이 분명한 청첩의 글이 심심치 않게 보이지만, 모두(冒頭)에 소개한 청첩의 구절은 이 가을에 부는 바람처럼 옷깃을 새삼 여미게 하고 뒤이어 일어서는 많은 생각의 가지를 가을바람에 흔들리게 한다. 과연 결혼이란 뭘까. 이 철없다고만 생각했던, 화려한 아파트만 바라보고 화려한 명품의 옷, 그러한 화려함의 명품 소도구들만 따를 거라고 짐작했던 멋쟁이 젊은이들이 '포근한 집, 편안한 옷'이라는 표현을 쓴 결혼이란…. 흔히 '결혼을 해도 후회할 것이요, 결혼을 안해도 후회할 것'이라는 서양 작가의 말이 금박의 모자를 쓰고 떠도는 이 화려한 세상에서 이렇게 고전적인 그리고 예의 바른, 소박하기까지 한 청첩의 글을 젊은이들이 쓰다니….결혼이란 어찌 보면 '세상에의 굴복'이다. 그래서 온갖 꿈이 생활 속에 내팽개쳐지기 전에 되도록 화려한 결혼식이란 이벤트를 마련하는 것일 거다. 그 이벤트는 그러니까 속임수의 커튼인지도 모른다. 그 커튼을 걷고 나면 마치 김승옥 작가의 '무진기행'이란 단편에 박힌 구절들처럼 가득 안개가 낀 그런 세월 속으로 떠나는 것일거다. 그래서 그 안갯속으로 떠나가는 아들을 향하여, 또는 딸을 향하여 부모는 눈물을 훔치는 것일 거다. 그렇다. 결혼이란 결혼 전에 꾼 꿈에의 굴복이며 도전에의 굴복이며 지성적 가치에의 굴복이다. 학교에서 배운 것이 아닌 도덕에의 굴복이며 교양만으로는 헤쳐나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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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진 칼럼] 3만원에 마음을 사는 법 지면기사
김영란법 생겨도 돈 버는 입장에선경쟁자 중 누군가 편법 쓰려할 것이 법은 공직자 위한 것이라고 생각공정한 심판 통해 선수들 희망 갖듯앞으로는 반칙하는 선수들이많이 퇴장하는 모습 보고 싶어팔등신 미녀의 나신 동상이 있고 왼편에는 잘 가꾸어진 정원이 있다. 이집 주인은 거래를 하고자 하는 사람이나 공무를 보는 고관을 초대하고 그들을 입구에서 유심히 관찰한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정원을 자주 쳐다보고, 어떤 사람은 나신 동상을 자주 쳐다본다고 한다. 손님의 관심분야에 따라 접대의 방향을 정한다고 한다. 대략 주인이 정한 방향이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고 한다. 정원을 쳐다보는 이는 돈으로 접대하고, 나신 동상을 쳐다보는 이는 성으로 접대하면 원하는 거래를 성공시킨다고 한다. 고대 이탈리아 상인들의 접대문화에서조차도 거래 상대의 마음을 사는 일에 큰 노력을 기울였다는 단서를 찾을 수 있다.우리나라가 일명 김영란법을 통해서 잘못된 접대문화를 크게 개선해 보고자 하고 있다. 식사접대는 3만원, 그 외 접대는 5만원을 넘지 못한다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정한 것이다. 주위의 공무원들과 언론인들이 급긴장한 모습이다. 식사야 벌 것 아닌데 이제 골프를 못치게 생겼다고 난리다. 골프장 부킹 현황이 현저히 떨어지고 골프장 회원권 가격도 많이 떨어졌다고 난리다. 법은 참 좋은 것이다. 법으로 인간의 행동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사회가 한 단계 성숙한 느낌이어서 참 좋다. 이 정도 법안이 나올 때까지 얼마나 많은 반대와 거부에 부딪혔는가!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법이 실현되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어른이 된 것이다.법이 실행되려면 법에 마음이 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법을 실행하면서도 그 법 정신을 따라가지 못하고 불만 가득한 태도로 일관되면 법은 탈선의 길을 걷게 되고 편법이 나오게 되어 있다. 따라서 이왕 성숙된 법이 나온 바에야 이번 기회에 이 법에 대한 성숙한 이해와 실천이 동반되었으면 한다.언제부터인지 우리 사회는 돈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돈만 있으면 마음에 드는 이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