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이남식 칼럼] 미래학의 필요성
    기명칼럼

    [이남식 칼럼] 미래학의 필요성 지면기사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커질수록다양한 시나리오와 대안 제시로우리의 앞날 더 멀리 내다 봐야이제 새로운 국회·당선인들도바람직하고 행복한 내일 위해통찰력과 예지력 갖추길 바라이번 선거를 통하여 그 어느 때보다 민심의 향방이 잘 나타나지 않았는가 생각한다.국민이나 국가의 미래는 뒤로 한 채로 당내의 역학구도를 가지고 다툼을 벌이다 민심이 크게 이반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다. 해외의 미래학 국제학술대회를 참가하며 놀란 것은 학회 참석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그룹이 정치학 관련 전문가들이라는 점이다. 상식적으로 미래학분야에는 과학기술을 다루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여겼으나 그 못지않게 사회과학·정치학분야의 전문가들이 많은 것을 보면서 정치야말로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서 사회시스템을 디자인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1960년 후반에 세계 미래학의 태두인 허만 칸 박사가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하여 당시의 박대통령께 한국의 미래를 위한 청사진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함으로써 국가 미래의 틀을 잡아가는데 큰 기여를 하였으며 벌써 70년대 초반에 대한민국은 2000년대 유럽의 생활수준에 근접하게 될 것이라는 미래예측을 하기도 하였다. 즉 당시 최고지도자에게 미래를 보는 지혜를 나눔으로 우리나라 발전에 미래학이 큰 기여를 할 수 있게 하였다. 과연 우리 정치인 중에 미래를 디자인하는 분들이 얼마나 될까? 우리 사회가 당면한 인구와 저출산 문제, 청년실업 문제, 통일, 산업구조의 개편, 노사관계, 복지, 교육 등 수많은 문제에 대한 미래비전과 대책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나 대안의 모색이 정치가들을 통하여 얼마나 이루어지고 있는지 묻고 싶다.이를 위해서는 지금의 많은 지표를 바탕으로 다양한 시나리오 하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미래는 현재의 선택 결과인 것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내리는 결정이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어바웃 타임이라는 영화에서도 시간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초능력을 가진 사람을 통하여 현재를 바꾸면 미래가 바뀌는 것을 잘 보여주었다.우선 큰 틀에서 우리가 당면한 현실을 직

  • [이영재 칼럼] 한국정치가 싫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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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재 칼럼] 한국정치가 싫어도 지면기사

    지금 정치인들 하는것 좀 봐답답한건 미세먼지와 뭐가 달라국회의원 싫다고 투표 안하면한국정치 절대 변하지 않아우리가 움직여야 해, 혹시 알아?최소한 밥값정도 하는날 올지답답해. 며칠째인지 모르겠어. 전에는 저 산등성이 윤곽이 뚜렷하게 보였는데, 지금은 아예 뭉개져서 보여. 분명 어제 일기예보에서 오늘은 맑은 하늘을 볼 수 있다고 했는데, 역시 아니었어. 오늘도 숨막히는 하루를 보낸다고 생각하니 답답해. 이제 미세먼지는 계절을 가리지 않아. 대기가 정체만 되면 낮이건 밤이건 아무때나 나타나. 밤엔 더 무서워. 어디선가 미세먼지가 우~우~ 우는 것 같아. 무서워. 하지만 미세먼지를 없앨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게 더 문제야. 2030년까지는 피할수 없는게 우리의 운명이라면서? 아,이거 지긋지긋한 한국 정치를 보는 것 같지 않니. 국민들이 그렇게 간곡하게 변화를 요구해도 늘 그때뿐이고, 갑질만 하는 대한민국의 그 잘난 국회의원들 보는것 같지 않니. 내가 견딜 수 없는 건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중국의 대기오염을 무방비로 받을 수밖에 없는 우리의 무력함이야. 그래서 미세먼지 없는 파란 하늘이 오히려 뉴스거리가 되는 그런 세상에 살고 있다는 거, 그게 화가 나. 미세먼지속에 핀 맥없는 벚꽃을 봐. 꽃놀이 한다고 미세먼지와 뒤엉킨 우리 국민들의 모습을 봐. 이걸 축복 받은 봄이라 할 수 있겠니. 전에 봄은 얼마나 근사하게 우리 곁에 다가 왔는지 너는 알지. '봄처녀 제 오시네 /새 풀옷을 입으셨네 /하얀구름 너울쓰고/진주이슬 신으셨네/' 라는 노래도 있을 정도잖아. 그런데 이제 우리의 봄은 황사와 미세먼지를 타고 오지. 괜한 얘기가 아니야. 이제 벚꽃을 '푸른 봄 하늘에 내리는 흰 눈'이라고 표현하기 어려워. 지금 예닐곱살 어린애들에게 봄이 팔랑거리는 나비의 등을 타고 온다고 하면 믿겠니. 본 적이 없는데, 태어나서 본거라고는 황사와 눈만 아프게 하는 미세먼지로 인한 누런 하늘 뿐인데. 걔들이 뭘 알겠어. 나비를 본 적이나 있을까.그런데 내가 미세먼지보다 더 슬프고 화나는게 뭔지 아니. 사람들

  • [강은교 칼럼] 좀 어리숙하기 또는 천천히 걷기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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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은교 칼럼] 좀 어리숙하기 또는 천천히 걷기 프로그램 지면기사

    너무 똑똑한 알파고의 가슴은장자의 '텅빈 방' 같은 동양식 가치또는 순진하고 평범한 사람들의'텅빈 방에 햇빛이 꽂힌다'는 것에대해선 어떻게 반응할까?세계인 사는법도 이미 입력됐나?알파고와 바둑기사와의 대결 생중계를 보면서 '알파고는 굿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 굿은 일종의 '가난한,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잔치'라고 흔히 말하는데, 참 괜찮은 표현이란 생각이 든다. 거기엔 형식상 굿의 주인이 그 동네 사람들의 점괘를 봐주는 장면이 삽입된다. 점의 내용이란 별것 아니다. 아들이 대학에 붙겠는가, 셋째가 시름시름 앓는 데 언제 낫겠는지, 이번 사업을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 남편의 바람이 잦아들까… 이런 것들이다. 인간이 원하는 것들이란, 결국 이런 것이라는 듯이, 사람들은 부끄럽지만 상당히 절박하게 질문한다. 무당은 신에게 그 질문을 들고 간다. 무당이 심각한 얼굴로 신에게 묻는 동안엔 북소리, 장구소리가 요란하게 울린다. 말하자면 '조용하게 있고 싶은 신'을 귀찮게, 시끄럽게 하는 사람들의 '아양'인 셈이다. 무당은 그 신의 대답을 질문한 사람에게 들려준다. 그러면 그 사람은 대답을 얻어 속 시원한 얼굴로 마른 북어의 그 재빛 '아가리'에 꼬깃꼬깃한 돈을 활짝 펴서 물려준다. '다음 사람… 아아아, 춘천댁, 요즘 어떠우…' 무당은 목쉰 소리로 신을 찾아온 아낙네를 즐겁게 부른다. 신이 춘천댁의 굽은 어깨를 흔든다. 춘천댁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그러나 기대에 차서 원하는 바를 이야기한다. '지금 이사해도 될까요? ' '조금 있다가 찬바람이 불면 이사해!' 무당은 단호하게 말한다.한때 한국의 지식인들에게 유행했던 서양 평론가, 벤야민의 에세이에는 참 재미있는 구절이 있다. 하긴 장자가 벌써 썼던 문구이다. '국도는 직접 걸어가는가 아니면 비행기를 타고 그 위를 날아가는가에 따라 다른 위력을 보여준다.'이 귀중한 지면에 이런 별것 아닌 문장을 인용하는 이유는 알파고의 생중계를 보면서 알파고에겐 이 '천천히 걷기'의 프로그램이 입력되어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 [홍창진 칼럼] 정치인도 직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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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창진 칼럼] 정치인도 직업인 지면기사

    보수·진보 대변하든 상관없이이시대 정치인은 이념보다'봉사'라는 덕목 갖추어야지역위해 충실히 일하지 않고상대방 비방에 앞장 서는 등선동하는 행위는 가장 나빠선거 때만 되면 종교인들 주가가 좀 오릅니다. 정치인들은 수 천명의 종교 지도자가 선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기회에 저를 찾는 정치인들에게 다음과 같은 부탁을 드립니다. "제발, 자기 당의 이념에 관해서는 이야기 하지 마라! (다 거짓말이기 때문) 자기가 임기 중에 할 일을 구체적으로 하나 씩 나열하고 꼭 지켜라", "난 깨알 같이 기억 했다가 점수 매겨서 신자들에게 공개하겠다", "내 임기 지나서 다음 선거가 오면 다음 신부에게 인수인계하고 간다" 라고 얘기합니다. 저는 정치인들은 국민이 일정 기간 채용한 봉급 받는 전문 경영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이념 논쟁을 끝낸 (공산주의 몰락으로 인류는 정치적 이념 논쟁이 끝났다고 봄) 이 시대의 정치인은 기간제 고용인일 뿐입니다. 그러면 당연히 급료에 상응하는 일을 잘하냐 못하냐가 제일 중요한 평가 기준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봉급 만큼만 일해줘도 땡큐라고 생각합니다. 봉급 만큼도 일 안하는 정치인들 너무 많다고 생각합니다.흔히 사람들은 정치를 진보와 보수 진영으로 나누고 자기도 그 진영 중에 하나를 택하여 소속 되어 지지 하여야 할 것만 같은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마치 프로 야구의 관전 방식을 정치에도 도입해야 할 것 같은 착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점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세상은 자본의 힘에 의해 정치가 새로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이제 정치는 이념을 기반으로 사회를 리드하는 집단이 더 이상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치 이론을 전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단지 있지도 않은 이념을 가지고 우리 사회를 너무 분열 시키고 광기를 유발시키기 때문입니다.sns에서 연예인 못지 않게 많이 등장하는 것이 정치인입니다. 실시간 검색에서도 연예인 못지 않습니다. 자기가 지지하는 정치인과 지지하지 않는 정치인에

  • [서상목 칼럼] 인위적 물갈이공천에서 국민공천제도의 도입으로
    기명칼럼

    [서상목 칼럼] 인위적 물갈이공천에서 국민공천제도의 도입으로 지면기사

    한국형 오픈프라이머리제도 도입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후보를직접 선출하는 관행 정착시켜야그래야만 당선된 정치인들국민과 당원 위해 헌신하는공직자로 거듭 날 수 있을 것공직선거에 출마할 후보를 결정하는 것은 민주주의 정치체제에서 정당이 수행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주요정당들의 차기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할 후보 결정과정을 지켜보면서 한국의 정당들은 아직 '민주적 정당'이라고 부르기 어렵다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이른바 '친박'과 '비박'으로 나뉘어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의 거친 말들이 오가면서 대혼란을 일으킴으로써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상황은 야당도 마찬가지로 본격적인 공천과정이 시작되기도 전에 당이 두 개로 쪼개졌고, 더불어민주당은 이른바 '친노' 세력과 신임 대표간 공천문제를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으며, 국민의당 역시 더불어민주당과의 연합공천문제로 당지도부간 심각한 마찰을 보이고 있는 것이 현재 한국정당들의 모습이다. 공천시기만 되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갈등과 혼란의 원인은 한국의 주요정당들이 공직선거 공천자를 결정하는 객관적이고도 공정한 원칙과 전통이 부재한 상황에서 당시 당권을 쥐고 있는 개인이나 세력이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후보자를 결정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과거 대통령이나 당대표가 당내에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던 시절에는 나름대로 조용히 후보자선출과정이 진행될 수 있었으나, 최근 당내민주화가 급속히 진전되면서 공천과정에서의 갈등과 혼란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그 정도는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가장 민주적인 방법은 당원 모두가 선출과정에 참여하여 공직선거 후보를 결정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당원들의 결속력이 강한 민주노동당은 이러한 방법을 채택하여 후보를 선출하였다. 그러나 전국적 기반을 갖고 있지만 지지자들의 소수만이 정당에 가입한 여야의 주요정당들은 직접선거방식을 채택하지 못하고, 당원투표와 여론조사를 혼합하는 간접적인 방식과 당지도부가 특정 인물을 임의로 선정하는 '전

  • [이남식 칼럼] 수출의 활로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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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남식 칼럼] 수출의 활로 찾기 지면기사

    첫 돌파구는 중견 중소제조업체상품기획력과 디자인 역량 높여세계 B2C시장 도전하고두번째는 가능성 있는 벤처와강점 융합 새로운 기업으로 변신경쟁력회복 할 수있는 또다른 방법세계적인 경제 불황, 그리고 중국 경제의 위축 등으로 지난 1월에는 수출이 전년대비 18.5%가 감소하는 등 사상 초유의 최장기간 수출 감소를 보이며 우리 경제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특히 우리의 주력 상품이라 할 수 있는 스마트 폰, 디스플레이, 조선을 포함한 수출을 기반으로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있는 수많은 품목에서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우리나라 중소 중견 기업의 경우 이러한 수직 계열화된 공급망(supply chain)에 포함되어 있다 보니, 독자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상품으로 기획하고 디자인하기보다는 주어진 스펙에 따라 생산하여 납품하는 형태의 제조업으로 성장하였다. 즉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이 B2C가 아닌 B2B 형태이다. 그러나 상당한 기술력과 생산시설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인 제품, 서비스, 브랜드, 판매망을 구축하지 못하고, 대기업에 종속된 형태로 발전되어, 생산설비의 확장이나 추가적인 인력확보에 대한 사업리스크를 전부 중소, 중견기업이 떠안아 수출 감소 시 그 피해를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제 제조업이 그간의 기반을 바탕으로 세계 속에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판로를 열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두 가지 돌파구를 제안 드리고자 한다. 첫 번째 돌파구는 중소중견기업의 상품기획력, 디자인 역량을 높여 세계 B2C 시장에 도전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중소 제조업체는 특별한 기술력이나 납품처를 확보한 사업주가 생산 납품하다 보니 상품기획력, 디자인, 마케팅에는 내부 역량이 부족한 경우가 허다하다. 예를 들어 자동차 대기업에 공기청정기를 납품하는 중소기업은 그 자체 기술은 최고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상품기획력이나 디자인 역량이 부족하여 가정용 공기청정기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였는데 대기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하여 경영진이 노력한 결과 B2B기업에서 B2C기업으로 전환,

  • [이영재 칼럼]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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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재 칼럼]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지면기사

    20대면 엄연한 성인 아닌가진정한 국회 만드는 이번 총선지연·학연·혈연 모두 버려야지역발전 위해 일할 사람인지그것만 보고, 그 이름에도장을 '쓱' 찍을 것이다'…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우리 함께 노래합시다/그대 아픈 기억들 모두 그대여/그대 가슴에 깊이 묻어버리고/지나간 것은 지나간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요즘 어디에서나 흘러 나오는 이 노래. 오리지널 곡도 좋고 리메이크 곡도 좋다. 드라마가 뜨면서 같이 떴다. '응답하라 1988'의 메인 타이틀 곡 '걱정말아요 그대'다. 특히 '지나간 것은 지나간대로' 요 대목이 마음에 와서 '확' 박힌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대로 나름의 의미가 있으니 내버려 두라는 것이다. 나도 정말 그러고 싶다. 지나간 건 흘려 보내고, 새판을 짜 새 출발을 하고 싶은 마음 굴뚝 같다.미국, 영국 등 정치 선진국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물갈이'라든가 '영입'이라든가 하는 반민주적인 용어를 듣기가 어렵다. 막강한 정당 지도자라 하더라도 지구당의 의사에 반해 마음대로 '물갈이'를 하거나 외부인사를 '영입'하는 행위는 꿈도 꿀 수 없기 때문이다. 영국의 경우 누구든 소속 정당의 지역활동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능력을 인정받게 되면, 자연히 의회로 진출하게 되고 능력 여하에 따라 총리까지 할 수도 있다. 이들은 '물갈이'로 들어간 소위 참신한 정치 신인도 아니고 '영입'으로 입당한 소위 덕망 있는 인물도 아니다. 미국도 마찬가지고 독일도 마찬가지다. 당대표가 마음대로 누구를 찍어내고, 누구를 공천하는 구태를 저지르면 당원들이 용서하지 않는다. 영국이나 독일이 우리 같은 저급 정치판이었다면 대처나 메르켈 총리도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총선을 한달여 남겨둔 우리 정치권을 보면 낯이 뜨겁다. 하긴 새삼스러운 모습도 아니다. 늘 보던 후진정치.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저급 정치의 극치다. 한번 찢어진 야권은 다시 통합론으로 시끄럽고, 여당은 공천 주도권을 놓고 친박과 비박 간 피를 보이기 시작했다. 하긴 그동안 수십번 수백번 봐왔던 너무도 익숙한

  • [강은교 칼럼] 여기가 참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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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은교 칼럼] 여기가 참 아름답다 지면기사

    차를 타고 지나갈땐 못보던언덕길의 수많은 것들과지하철속 스마트폰 삼매경 풍경빽빽한 엘리베이터안 유모차엄마의 언성·아이의 환한 웃음…사소한 사람들의 이곳이 아름답다언덕길을 내려간다.언덕길에는 차를 타고 지나갈 땐 못 보던 것들이 많이 있다. 아직도, 저런 곳이 있었나 싶은, 빨간색과 파란색이 줄 쳐진 이발소 표시의 등이 인상적인 이용원, 길가 공터에 고개를 쳐든 가느다란 파 들, 언뜻 바다를 생각나게 하는 어떤 집 담에 붙은 조약돌들, 아버지 어머니 며느리가 총출동 되어 닭백숙 쟁반을 나르던 식당이 '우다다 미술학원'이란 노란 페인트 글씨를 유리창에 써붙이고 생뚱맞게 우산꽂이를 앞에 세우고 서 있다. 유리창에 가득 붙어 나풀거리는 글씨들, 무지개빛 우산을 타고 금방이라도 하늘을 날 것 같다. 못 보던 꽃들도 있다. 길 한켠에 부끄러운 듯 서 있는, 구청에서 조성한 것이 분명한 바위들 사이에 팔이 가는 매화, 키도 작은 복수초 꽃잎. 차들이 마구 지나다니는 이런 길에서 꽃잎을 펼치다니, 참 용감하기도 한 꽃들, 세사람의 발레리나가 발을 곧추세우고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듯한 그림이 그려져 있는 무용학원과 떡들이 가득 놓여져 있는 떡집(오늘 떡들은 화사한 빵에 밀려나는 자신들의 처지를 아는지, 판자로 얼기설기 만든 가판대에 추레하게까지 보이며 앉아 있다)을 지나, 버스 종점을 지나, 노래없는 시대의 노래방을 지나, 팥칼국수 집을 지나, 늘 나에게 과일이 가득 매달린 열대의 어느 숲을 생각하게 하는 과일가게를 지나, 마네킹들이 몸매를 자랑하며 눈웃음치고 있는 아웃도어 매장을 지나, 김밥집을 지나, 민들레 내과라는 간판을 허공중에 뾰족이 세우고 있는 의원, 노란 민들레 허리를 떠올리며 역의 계단을 내려간다.마침 지하철이 온다. 천천히 서는 지하철 안이 환히 들여다보인다. 빈자리가 몇 개 있다. 아 저기 앉아야지, 지하철 문이 열리자마자 나는 지하철 안으로 부지런히 들어간다.그러나 발 빠른 어떤 청년이 나를 밀치듯 털썩 앉는다. 나는 머쓱해져 지하철의 손잡이를 잡는다. 청년은 눈을 내리깔고 주섬주섬 이어폰을 귀

  • [홍창진 칼럼] 너는 장애인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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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창진 칼럼] 너는 장애인 아니냐? 지면기사

    겉은 멀쩡하고 화려한 사람들이되레 장애인을 무시하고 천대스스로 감추고 절대 드러내고싶지않은 것은 무엇이 있나요?만일 그렇게 살아왔다면 우리는장애를 넘지못한 마음의 미숙아평양을 함께 다녀온 스님의 이야기입니다. 스님이 평양을 다녀와서 동료 스님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거기 불교가 제대로 된 불교 맞아! 그거 다 북한 아이들 쇼 아닌가? 스님들은 다 가짜들이지?" 라고 묻는 스님들에게 "너는 진짜냐?"라고 쏘아붙이셨다고 합니다. 스님으로서 정진하지 못하고 속세에 물들어 헤매고 있다면 가짜와 다를 것이 무엇이겠습니까!겉보기엔 멀쩡한 정상인도 알고 보면 장애인이 참 많습니다. 자기들은 정상인이라면서 장애인을 무시하고 불쌍하다고 하지만 기실 자기 자신이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지내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묻고 싶은 말이 "너는 장애인 아니냐?"입니다. 장애는 장애를 인정하는 순간에 장애가 사라집니다. 그러나 장애인이면서 마음은 "왜 하필 내가 장애 여야 하는가?" "그 많은 사람 중에 내가 하필이면 내가 장애를 갖게 되었을까?" 하고 마음으로 원망하고 있다면 장애를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장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도움을 요청할 것은 하고 자기 장애 조건을 고려하여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열심히 하는 장애인은 더 이상 장애인이 아닙니다. 이미 그는 장애를 극복한 장애 모양 정상인입니다.정상 모양 장애인들도 장애 모양 장애인들처럼 불평불만이 하늘을 찌릅니다. "내 얼굴! 이게 뭐야! 좀 가냘프게 태어났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버지가 이때 말기 암에 걸리시면 어떻게. 이제 집 사려고 하는데 목돈 다 날리게 생겼네!" "사돈이 이러면 안되지! 제 아들은 뭐 잘 났다고 집 열쇠를 가져오래!" 이루 열거 할 수도 없는 불평들을 얼마든지 쏟아 냅니다. 장애를 인정해야 장애를 극복하는 것인데 스스로 정상인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과연 자기 앞에 장애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있습니까? 어떻게 보면 심각한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이 장애인을 무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

  • [서상목 칼럼] 북한 핵과 우리의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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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상목 칼럼] 북한 핵과 우리의 대응 지면기사

    한국은 단기적으로 핵개발 등위기상황에 대해 국제사회와北이 국제적 규범 지키도록'강제적 포용정책' 구사하며중장기적으론 북한 붕괴에도대비하는 양면전략 구사해야병신년 새해 벽두부터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가 한국은 물론 전세계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이제까지 북한은 매우 일관된 전략을 가지고 핵무기 개발의 꿈을 꾸준히 키워왔다. 북한의 핵개발과 관련하여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한국과 미국은 물론 NPT, IAEA 등 국제사회 전체가 북한으로부터 철저히 기만당했다는 사실이다. 또한 중국과 같은 개방정책을 추진하면 정권유지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북한은 핵개발을 통한 '벼랑 끝 외교'의 구사만이 경제적으로 절대적 우위에 있는 남한에 흡수당하지 않으면서 정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고 있다. 이제까지 북한 핵개발에 대한 국제적 협상이나 압력이 북한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 것은 북한이 핵무기를 가장 핵심적 생존수단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북한은 이번 제4차 핵실험을 통해 사실상 핵보유국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핵실험이 북한이 주장하는 수소폭탄은 아니더라도 원자탄보다 2~5배 정도 위력이 큰 이른바 '중폭핵분열탄' 실험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데, 이는 북한이 핵무기의 소형화와 경량화에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음을 의미한다. 이에 더해 연이는 광명호 4호 미사일 발사를 통해 북한은 사정거리가 1만3천㎞나 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핵무기 탑재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하였다. 이러한 북한의 핵능력의 고도화와 미사일 개발은 한국의 안보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확실하다. 남북한과 같이 적대적 상태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한쪽은 핵보유국이 되고 다른 한쪽은 비핵국인 경우, 비핵국은 핵보유국의 인질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과 같이 강한 불량성이나 테러의 특성을 갖고 있는 국가가 핵보유국이 되는 경우, 비핵국의 입장은 무장한 조폭 앞에 맨손으로 서 있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이와 같이 한국의 안보상황이 풍전등화와 같은 처지에 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