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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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목 칼럼] 브렉시트(Brexit)와 신(新)자유주의의 종언(終焉) 지면기사
英 선거에서 메이가 수상되고美에선 힐러리가 대통령 된다면'자본주의 4.0'은 '3.0'의 폐해를보완하는 수준에서 그치고반대결과 나오면 신고립주의와반세계화로 전개될 가능성 높아자본주의와 산업화가 지금까지 몇 단계의 발전과정을 거치면서, 영국은 전환점에서 새로운 변화를 선도하는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시장원리를 강조하는 '자본주의 1.0'은 18세기말 제임스 왓트의 스팀엔진으로 상징되는 1차 산업혁명과 아담 스미스의 고전적 자유주의가 양 날개 역할을 하였으며, 그 중심에 영국이 있음으로써 이른바 '팍스 브리타니카' 시대를 열었다. 사회복지와 거시경제 운용에서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는 '자본주의 2.0'은 19세기 말 토마스 에디슨의 전기발전소로 상징되는 2차 산업혁명과 유럽에서 복지국가의 태동이 핵심 내용이다. 비록 산업화 과정은 미국이 주도하였으나 원천적 기술은 영국에서 유래되었고, 복지국가의 기반을 구축하는 것은 미국보다는 영국이 선도하였다. 시장경제를 다시 강조하는 '자본주의 3.0' 역시 1979년 영국의 대처 수상이 집권하여 하이에크 등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의 사상을 정책으로 옮김으로써 시작되었고, 이듬 해 미국에서 레이건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더욱 힘을 얻게 되었다. 다시 시장으로 돌아가자는 신자유주의 이론은 금융시장의 세계화와 IT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힘입어 '불황이 없는 지속적 경제성장'이라는 업적을 이룩하였으나, 세계화와 IT기술 혁신은 양극화를 심화시켰고 급기야는 2008년 세계금융위기라는 '사고'를 치고 말았다. 세계금융위기는 선진국 정책당국자들 간 긴밀한 협력 덕분에 대공황으로 발전하지는 않았지만, 그리스를 포함한 남유럽국가들의 경제위기가 장기화되면서 EU는 구제금융문제를 둘러싸고 회원국들 간 새로운 갈등의 소지가 생기게 되었다. 이에 더해 동유럽 13개국이 EU에 가입하면서 경제사정이 상대적으로 좋은 독일, 프랑스, 영국 등으로의 이주민들이 급증하자 EU에 대한 불만은 최고조에 달하게 된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평소 EU와 다소 거리를 두려는 성향을 갖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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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식 칼럼] 직업의 미래 지면기사
2020년까지 510만개 일자리 실종미래엔 서비스분야 늘어날 전망우리나라가 서비스강국 되려면디즈니캐스트·K-Pop스타처럼고객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엔터테이닝 스킬로 전환 중요올해 초 스위스의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된 '직업의 미래'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2020년까지 약 5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게 되는데 대부분이 사무행정직과 같이 단순 반복 작업인데 인공지능과 유연생산시스템, 빅데이터, IoT등 제4차 산업혁명이 생산성은 높이나 생산과 관리의 현장에서 일자리를 사라지게 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래서 그 대안으로 로봇세 즉 로봇을 도입한 숫자만큼 세금을 매기자는 아이디어가 나올 만큼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간 우리나라를 이끌어온 조선, 철강, 건설, 전자,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제4차 산업혁명은 일자리의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그러면 제조업 그 이후는 어떻게 준비하여야 할 것인가? 결국 미래에 일자리를 창출하게 될 분야는 서비스업이 아닌가 한다. 관광, 식음료, 컨벤션과 같은 MICE 산업과 휴먼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의료보건이나 사회복지 분야에서의 일자리가 크게 늘어날 것이며 이에 따르는 환대 (hospitality) 교육과 인력 양성이 시급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호텔 (hotel)이나 병원 (hospital)의 어원이 hospitality에서 온 것으로 고객이나 환자를 잘 보살피면서 대접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따라서 호텔, 리조트, 카페, 레스토랑, 컨벤션, 관광, 공항 등이나 병원, 요양원, 사회복지기관 등이 모두 이에 해당되며 외국 관광객의 증가와 더불어 이러한 인력 수요는 기하 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다만 이 분야에 있어서 우리나라의 수준은 아시아권에서도 홍콩, 마카오, 싱가포르는 물론 태국, 필리핀에 훨씬 못 미친다 할 수 있다. 물론 수많은 호텔, 관광 관련 교육기관이 있으나 사회 전체적으로 서비스에 대한 마인드나 인식 자체가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 않은가 한다. 이는 다른 문화권에 대한 이해, 의사소통, 고객 맞춤식의 서비스에 대한 교육이 호텔이나 조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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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교 칼럼] '자서전'小考 지면기사
어떤 돈 많은 사람들은'남이 쓴 자서전'을 출간해화려하게 출판기념회를 연다20년전이나 지금도 투명하게 쓸배짱있는 사람들은 없고여전히 무서워하고 있는 것일까한 친구가 부탁이 있다고 했다. 그 친구는 자신의 인생을 적은 글을 손주들에게 남기고 싶어서 자서전을 쓰기 시작했는데, 나보고 읽어 달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자서전하니까, 언젠가의 대화가 떠오른다. '동서양의 자서전 비교연구'라는 논문을 쓰게 되어 자서전을 읽고 있는데, 한국 작가의 것은 찾기가 힘들다며, 나에게 묻던 한 선생님의 말이었다. 그때, "왜 그럴까요? 서양은 그렇지 않은데…"하고 묻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글쎄요, 조선조의 유교문화 때문일까요?", "그보다 투명하게 자기를 내보이는 것이 습관이 안되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요?", "네 그래요, 작금의 일들을 보면 우리 사회의 투명성은 아직 멀었다 이런 생각이 드는 군요", "그러고 보니 자화상이라는 제목의 시도 별로 없군요. 오히려 1930년대의 시인들인 윤동주, 서정주의 시에 좋은 자화상의 시가 있네요."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어쩐지 그 사나이가 무서워 돌아갑니다//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도로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서 돌아갑니다/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내가 그리워집니다//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윤동주, 자화상>서정주의 유명한 시집 화사집도 자화상으로 시작되죠.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 파뿌리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달을 두고 풋살구가 꼭 하나만 먹고 싶다 하였으나…. 흙으로 바람벽한 호롱불/ 밑에 손톱이 까만 에미의 아들./갑오년이라든가 바다에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는다 하는 외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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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진 칼럼] 적당주의 지면기사
기존 질서에서 '적당히' 하기엔너무 힘들어 새로움을 찾는 것인간은 자유의지가 있기 때문에보람과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것적당주의 인생의 성적표는중간인 50점이 아니라 '0점''엑달'이라고 불리는 청년이 있습니다. 엑셀이라는 회계 프로그램을 능숙하게 다루는 솜씨 때문에 생긴 별명입니다. 좋은 재능을 가졌는데도 불구하고 '엑달' 때문에 그 청년은 이직을 하고 말았습니다. 왜냐 하면 다른 부서 상사들까지 일을 맡겨서 밤 11시 넘어 퇴근하는 일이 다반사가 되어서 도저히 견딜 수 없어서 이직한 것입니다. 다른 직장에 가서는 '엑달' 임을 감추고 적당히 지낸다고 합니다.'아이디어 뱅크'라고 불리는 청년이 있습니다. 제안 회의 때마다 고민 고민해서 아이디어를 내면 "김 대리 그 건은 자네가 맡아 추진해 봐"라고 떨어진다고 합니다. 처음엔 모르고 5건 연타로 제안했다가 연타로 책임을 떠맡게 되어 휴가도 반납하고 일만 해야 했습니다. 그 후로 이 청년은 제안할 때 핵심 아이디어를 빼고 진부한 아이디어 4개, 기가 막힌 건 1개의 비율로 적당히 제안한다고 합니다.의욕과 열정으로 자기실현을 하려는 청년들이 왜! 적당주의를 선택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일까요? 왜! 이 사회는 "싫어요" 내지는 "아니오"라고 말 못하고 스스로 기가 죽어서 전체 안으로 숨어 들어가는 것일까요! 모두가 각자 개성을 살려 열정을 뿜어 대면 본인도 보람이 있고 이 사회도 좋은 결과를 가져올 텐데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성직자 사회 안에서 적당주의도 흔히 발견할 수 있습니다. 대중들의 아픈 마음을 보다 더 잘 보살펴 주기 위해서 종교 조직을 벗어나 길거리 시위도 하고 강연도 다니면 구설수에 오릅니다. "거룩한 종교가 세속 일에 관여해서는 안된다" "공명심 때문에 그러는 거다" 등등 말이 많습니다. 이런 이야기 듣기 싫으면 그냥 적당히 주어진 일만 하자는 주의도 많이 있습니다.종교 조직도 회사 조직도 기성 질서에서 적당주의를 탈피하기는 너무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은 기성 질서를 벗어나 새로운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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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목 칼럼] 역사는 반복하는가? 트럼프의 국수주의와 샌더스의 사회주의 지면기사
트럼프나 클린턴이 당선돼도우리에겐 불리한 상황 전개될 듯우선 대외경제여건 악화 대비당면한 경제현안 조속 해결하고여야는 한국 국익수호 위해외교·대북정책 한목소리 내야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국의 대선과정은 미국은 물론 전세계를 매우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인종차별적 발언을 서슴지 않으면서 경제와 외교분야에서 국수주의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회장이 공화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되는가 하면, 스스로 사회주의자라고 주장하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가 가장 잘 발달되고 세계무대에서 국방이나 정치는 물론 경제와 기술 분야를 사실상 주도하는 미국의 대선에서 극우와 극좌를 상징하는 후보들이 돌풍을 일으키는 것을 지켜보면서, 역사는 반복한다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다.18세기말 시작된 산업혁명과 이에 따른 세계화의 물결은 그 후 1세기 이상 서방세계를 휩쓸었고, 이는 해당 국가들의 국력 신장과 더불어 국민 삶의 질을 향상 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산업화와 경제발전은 결과적으로 부의 양극화와 노동자 계층의 불만을 야기했고, 이는 19세기 말 독일을 중심으로 강성노조와 공산주의 사상의 출현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도전에 대해 독일의 비스마르크 수상과 서구의 기득권 세력은 사회보험제도의 도입과 더불어 민간중심의 사회복지사업 전개로 위기를 극복하는 데 성공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슬기를 발휘하지 못한 제정러시아는 공산주의 혁명의 희생물이 되었고, 그 후 공산주의는 동유럽과 중국 등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으로 급속히 확산 되었다. 1920년대 말 발생한 대공황 역시 그동안 지속 되어온 자본주의와 자유민주주의의 지속적 발전에 큰 걸림돌 역할을 하였다. 대공황으로 인한 세계경제질서의 파괴와 국제정치적 혼란은 독일의 나치즘, 이탈리아의 파시즘 그리고 일본의 군국주의가 태동되는 기반을 만들어 주었다. 물론 현재 미국의 대선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는 샌더스의 사회주의와 트럼프의 국수주의는 1세기 전의 공산주의와 나치즘에 비하면 그 강도가 상대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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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식 칼럼] 크루즈 산업과 우리나라 지면기사
접안·터미널시설 우선 확보와다양한 관광콘텐츠 개발 시급우리 고유의 장점 살린퍼포먼스 만들기 위해선전문기획자 양성과새로운 콘텐츠 디자인도 필요크루즈란 천천히 즐기면서 항해한다는 의미로 전 세계적으로는 매년 10% 이상 성장하는 관광사업으로 지난해만도 우리나라에 105만 명의 관광객이 크루즈를 통하여 입항했다고 하며 일인당 평균 1천달러 정도를 소비했다고 한다. 최신 크루즈 십의 경우 10만t에 가까운 몸집과 2천500명의 관광객과 1천여명의 승무원, 각종 식당과 바, 공연장, 수영장, 면세점, 카지노등 물위에 떠다니는 5성급 호텔로 건조 비용이 우리 돈으로 5천억 원에 육박한다. 이러한 규모의 국제크루즈 선박이 현재 300여척 취항중이며 항상 50만 명 정도는 해상 호텔에 머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 해운업계는 세계적인 물동량의 감소와 불리하게 장기적으로 맺은 용선계약 때문에 구조조정의 소용돌이 속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크루즈 산업은 오히려 호황을 맞은 형국이다. 이미 중국에는 3개의 크루즈 회사가 탄생하여 성장 잠재력이 큰 아시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하여 돛을 올린 상태이다. 우리도 크루즈 산업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우선 크루즈가 기항 할 수 있는 접안 시설과 터미널 시설을 다수의 지역에 확보하여야 하며 랜딩투어 프로그램도 개발해야 하겠다. 최근 중국의 대규모 기업들의 인센티브 투어가 한 번에 3천~4천 명씩 이루어질 때 경제성을 검토한다면 항공기 보다는 크루즈가 훨씬 이색적이고 편리하다 할 수 있다. 크루즈의 최대 장점은 자는 동안에 여러 지역을 이동하므로 시간을 절약하는 동시에 여행객 입장에서는 짐을 쌓다 풀었다하는 번거로움을 대폭 줄일 수 있고 선상에서의 독특한 경험 - 맑은 공기와 강렬한 태양 등을 맛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경기도의 경우 현재는 인천에만 크루즈가 들어오지만 덜 붐비는 평택항이나 새만금 신항만 등을 추가할 수 있다면 환황해권에서의 다롄 톈진 옌타이 칭다오 상하이 등과 더불어 한국에서도 더 많은 기항지를 추가하여 산업기반을 구축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다음은 관광콘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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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재 칼럼] 옛날 내가 살던 작은 동네엔 지면기사
내 집은 낡았지만 '그대로'이웃과 만날 수밖에 없는'사람 냄새' 나는 골목 구조…우리 주변엔 수많은 아파트로공동체 붕괴·고립된 '섬' 생겨후손에 회색공간만 물려줄순 없다'사람 사이에는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고독한 인간 군상을 얘기할 때 늘 인용되는 정현종의 시 '섬' 전문이다. 마침표 두개를 포함해 불과 스무자인 이 시가 오랫동안 꾸준히 애송되는 것은 이 시에 공감하는 외로운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부모와 자식 간의 대화가 단절되면서 가족이 서서히 해체되고, 1인 가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외로운 사람도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젊은이들에게 '혼자 사는 사람은 외롭다'고 말하면 눈총을 받는다. 그건 나이 먹은 내 생각일 뿐이다.혼족(나홀로족), 혼밥족(혼자 밥먹는 사람들)이라는 용어가 생소하지 않은 요즘이다. 자꾸 이렇게 '홀로 되는 것'에는 아파트라는 주거공간 탓도 무시할 수 없다. 아파트는 외로움의 상자다. 아파트 천국이 돼버린 우리나라는 대부분 사람들과 그 자식들이 그 상자 속에서 태어나 젊음을 보내고, 결국 그 상자 속에서 생을 마친다. 내 자식만 해도 격자형 간선도로가 뻗은 아파트 숲 속에서 태어나 이웃을 잘 알지 못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의 손을 잡고 걷다가 이웃을 만나 따듯하게 이야기를 나누던 기억이 별로 없다. 이런저런 이유로 아파트에서 아파트로 이사를 다녔다. 혼자 사는 게 익숙하게 된 데는 아파트 영향이 그만큼 크다.우연히 '동네 걷기, 동네 계획'이라는 책이 손에 잡혔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걷다가 이웃을 만나 수다를 떨 수 있는 그런 동네를 만들기 위한 밑그림'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박소현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의 책이다. 그 책을 읽은 후, 구불구불한 골목과 따듯한 이웃, 동네 친구들과 쌓았던 넘치는 우정, 친구 부모들로부터 받았던 따듯한 응대. 때가 되면 밥 먹으라며 여기저기서 친구 이름을 부르던 이웃집 아주머니의 목소리. 그런 풍경들이 문득 그리워졌다. 그곳을 찾아가 그 길을 걷고 싶어졌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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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교 칼럼]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지면기사
우리말·외래어가 줄임말과자투리말로 정신없이 범벅되어스마트폰 '문자 메시지'는단군이래 최초로 전 국민을작문 공부하게 만들었지만덕분에 잃어버린 말 너무 많아요즘은 '글쓰기'가 두렵다. 나도 모르게 '자투리'말이 튀어나오고, 본래의 단어 뜻이 잘 생각나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스마트 폰의 '문자 메시지'는 단군 이래 최초로 전국을 작문교실로 만들고 전국민으로 하여금 작문을 공부하게 하고 있지만, 덕분에 잃어버린 말들이 너무 많게 되었다. 놀이터에서 만난 초등학교 다니는 한 아이가 '생파'에 간다고 한다. 생파가 무어냐고 하니까 생일파티라고 한다. '생선'을 가지고 간다고 한다. 생일선물이란다, 우리말과 외래어가 정신없이 줄임말·자투리말로 범벅이 되어 있다. 어떤 말들은 영어인지, 우리말인지,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다. 어린이날, 내가 저녁을 산다니까 손녀가 "올작에 가고 싶어요"한다. "'올작'이 뭐니? 어디니?"하니까 레스토랑 이름, 올리브-장작이란다. 그 레스토랑의 특징은 이름대로 화덕에 굽는 이태리 피자라고 딸이 설명한다. 가난한 내가 /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 눈은 푹푹 날리고 / 나는 혼자 쓸쓸이 앉어 소주를 마신다 /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 나타샤와 나는 / 눈이 푹푹 싸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눈은 푹푹 나리고 /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 나타샤가 아니올리 없다 /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 한다 /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 세상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백석의 유명한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이다.스마트 폰을 열면 나오는 이 시를 새삼 이 귀중한 자리에 인용하는 이유는 아름다운 우리말, 그러나 '외국어같은'울림을 주는 사투리 때문이다. 특히 2련 7행의 '마가리'. '마가리'란 뭘까, 외국어 지명인가? 그런데 오랫동안 잊고 있던 장승욱씨의 '우리말 도사리'를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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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진 칼럼] 흙수저 모여서 노래하자! 지면기사
가난은 죄도 부끄러운 일도 아냐우리는 잘못한게 하나도 없기에정의롭고 부모를 사랑하는 효자형제 걱정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서로 격려하고 더 사랑하며주어진 행복을 포기하지 맙시다일전에 SNS를 통해서 어떤 실험 하나를 본 일이 있습니다. 미국의 가난한 지역 5세 어린이 3명에게 물었습니다. "본인들이 지금 제일 갖고 싶은 물건이 무엇이냐?" 그랬더니 각각 바비인형, 로봇, 게임기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그 물건을 그 어린이들 앞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사회자가 "너희 엄마들이 갖고 싶은 물건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각각 커피머신, 대형TV, 청소기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물건들도 가져다 놓았습니다. 잠시 시간을 보낸 후에 사회자가 말했습니다. "이 물건중에 너희는 하나만 가질 수 있단다. 어느 것을 택하겠니?"라고 물었습니다. 어린이들은 눈물을 글썽이긴 했지만 모두 엄마가 원하는 물건을 선택했습니다. 조금 시간이 지난 후에 사회자가 "어린이 여러분! 두 가지 물건 다 가져도 좋습니다"라고 얘기했을 때 눈물을 펑펑 쏟았습니다.5세 아이들조차도 가난하지만 부모의 가난을 탓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여워하고 안타까워합니다. 하물며 청년들이 부모의 가난을 탓하는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습니다. 작금에 흙수저 운운하는 정황은 절대로 부모를 탓하는 것도 아니고 돈 많은 부자를 시샘해서도 아닙니다. 재산 가진 사람들을 약간 부러워해도 불만은 없습니다. 단지 흙수저의 불만은 벌어도 벌어도 모이지 않는 소득불균형에서 오는 것입니다. 물론 똑같이 받아야 한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러나 그 격차가 희망을 포기할 정도라면, 불의, 즉 정의롭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지금 가난한 젊은이들은 이런 현상에 화가 나는 것입니다. 가난이 무슨 죄입니까! 가난은 죄도 아니고 부끄러운 일도 아닙니다. 비록 가난하게 태어났어도, 그래서 학교 교육을 좀 덜 받았어도, 그래서 부자 자녀들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시간 외 근무에 휴일도 없이 일해도 소득 격차가 심한 것은 너무 억울하고 분통 터지는 일입니다.여기서 중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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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목 칼럼] '여소야대' 상황에서 경제난국 해법 찾기 지면기사
총선 결과 '여소야대' 정국이당면한 경제현안 해결하는데장애요인 된다는 인식 확산되면차기대선 되레 野 심판받을 수도여야지도자 경제관 더 개방적이고미래지향적으로 전환 되길 기대한국 경제는 지금 수출부진이 심화되는 가운데 내수도 위축되어 사방이 적신호뿐인 '사면초가'상황에 처해있다. 경기가 장기침체되면서 한국 경제의 주축을 이루어온 조선, 철강, 석유화학, 해운, 건설 등 기간산업의 대표적 기업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고, 청년실업은 사상 최고치인 11.8%를 기록하고 있으며,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로 인해 양극화 현상도 전혀 개선의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은 것이 작금의 경제여건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총선에서 집권여당의 참패로 앞으로 4년간 '여소야대'의 정국이 전개되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여당이 국회에서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었던 19대 국회에서도 주요법안에 대해서 60%의 찬성을 요하는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경제활성화와 고용촉진에 필요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노동개혁 5개 법안 등이 여야 간 의견 차이로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정치상황이다. 그런데 서비스산업의 개방과 경쟁을 반대하고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거부해온 정치세력이 국회의석의 다수를 차지하면서, 현재 위기에 처한 한국 경제를 구해낼 수 있는 조치들이 정부와 정치권에 의해 취해질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과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우선 현재 최대 경제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을 살펴보자. 한국의 대표적 해운업체인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부채 비율이 각각 2천7%와 847%에 달한 상황에서 두 회사를 합병하는 등의 과감한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것은 불가피한 현실이다. 또한 장기간 경영부실로 인해 산업은행이 대주주가 된 대우조선에 대한 분할매각 등의 조치도 불가피해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이 과정에서 대량실업사태가 발생할 것인데, 단기적 인기에 영합하기 쉬운 정치권이 이러한 구조조정 조치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모두 원론적인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