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서상목 칼럼] 기본소득보장제, 환상인가? 묘수인가?
    기명칼럼

    [서상목 칼럼] 기본소득보장제, 환상인가? 묘수인가? 지면기사

    퇴직근로자 기본생계 보장으로기업은 구조조정 자유롭고시민의 '사회권' 확실히 보호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도입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막대한 재정 소요되기 때문기본소득보장제도는 영어로 Universal Basic Income(UBI)이라고 하는데, 글자 그대로 모든 국민에게 일정 수준의 소득을 국가가 현금으로 지급해주는 제도이다. 과거에는 이상주의적인 경제학자나 정치인들이 주장한 기본소득보장제도가 최근 전문가들 사이에서 활발한 토론의 대상이 되는 것은 90년대 이후 IT혁명이 급속한 속도로 진행되면서 소득분배가 지속해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IT혁명은 이의 혜택을 본 산업, 기업 또는 개인에게는 부가가치와 소득을 획기적으로 상승시킬 기회이나, 이러한 과정에서 소외된 다수에게는 분배구조를 악화시키는 장본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에서도 그대로 나타나 지난 20년간 소득분배는 지속해서 나빠지고 양극화 현상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한국을 포함한 선진 각국의 정부가 나름대로 양극화 해소 대책을 마련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현재로는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것이 문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경우 60년대에는 수출산업이 노동집약적이었기 때문에 수출의 확대가 고용의 증대와 실질임금의 상승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이른바 '형평 속의 성장(growth with equity)'을 달성할 수 있었지만, 수출산업의 자본 및 기술집약도가 지속해서 높아지면서 수출의 증가가 고용의 증가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이에 더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고용시장마저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이원화됨으로써 임금구조의 양극화와 소득분배의 악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 등 거의 모든 선진국에서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으로 정상적인 경제정책으로는 이러한 추세를 반전시키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기본소득보장제도라는 '극단의' 처방이 새롭게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기본소득보장제도는 나름대로 역사적인 뿌리를 갖고 있다. 18세기 프랑스의 철학자이며 수학자였던 콩도르세(

  • [이남식 칼럼] 선택과 결정의 함정
    기명칼럼

    [이남식 칼럼] 선택과 결정의 함정 지면기사

    내년 예산중 복지부문 '32.4%'빠른 고령화로 비용 더 늘어날 듯저출산 등 과거사업 살펴보면인지적 착시에 의한 결정으로효과 의심되는 부분 많이 발견함정 알고 있다면 바로 대처해야세로가 가로보다 길어 보이거나 주변의 색깔에 따라 동일한 색이지만 다른 색깔로 보이는 착시현상(visual illusion)에 대해서는 이미 잘 알고 있으며 쉽게 이를 인지할 수 있다. 하지만 일상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선택과 결정에서 인지적 착각(cognitive illusion)에 의하여 범하는 실수는 우리가 잘 깨닫지 못하며 그 결과가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의사결정이 어렵고 복잡할 경우 사람들은 정해진 양식에 의해 결정하게 되며 따라서 양식을 만드는 사람들이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유명한 행동경제학자인 듀크대학의 댄 애리얼리 (Dan Ariely) 교수는 인간의 행동이 이성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입증하여 그간 경제학의 근간이 되어온 인간은 이성적으로 결정을 내린다는 통념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예로 역사 문화적으로 동질성을 가지고 있는 유럽의 여러 나라들 통계 중에서 장기기증에 동의한 운전면허 소지자의 비율을 보면 크게 두 그룹으로 나뉘는데 덴마크, 네덜란드, 영국, 독일 등은 4~28%로 낮고 오스트리아, 벨기에, 프랑스, 헝가리, 폴란드, 포르투갈, 스웨덴 등은 86~100%로 높다. 네덜란드의 경우는 가정마다 장기기증을 호소하는 편지를 보낸 후에 조사했음에도 불구하고 28%에 머물렀으나 바로 인접한 벨기에에서는 100%를 보였으며 덴마크는 낮은데 스웨덴은 높고, 영국은 낮은데 프랑스는 높은 등 설명이 잘 이해되지 않는 통계치인데 이 같은 결과는 오로지 양식의 차이라는 것이 연구 결과로 밝혀졌다. 즉 운전면허를 발급 받을 때 양식에 체크하도록 되어있는데 전자의 국가들과 후자의 국가들 양식이 '장기기증에 참여하려면 체크박스에 표시해 주십시오'와 '장기기증에 참여하지 않으시려면 체크박스에 표시해 주십시오'로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체크들 하지 않았으

  • [이영재 칼럼] 지금은 예고편, 내년이  더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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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재 칼럼] 지금은 예고편, 내년이 더 걱정이다 지면기사

    대선, 이합집산·합종연횡으로친박·친문의 양자대결 아닌다자대결 될 것 같아 걱정그럴싸한 포퓰리즘으로국민 유혹하게 될 가능성 높기에그저 재미없는 선거 되길 바랄뿐벌써 내년이 걱정이다. 두 가지 때문이다. 첫번째는 올해보다 더 더울까봐서다. 정말 끔찍한 폭염이었다. 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얘기지만, 내년에도 폭염이 확실하다면 올 겨울 집 에어컨을 하나 장만해야 한다. 능력 이상으로 돌려대서 그런지 골골대다 결국 문제가 생겼다. 10년동안 전기료가 무서워 틀지도 못하고 애지중지 모셔 두었던 그 놈이 연일 틀어대는 통에 덜컥 고장이 나고 만 것이다. AS를 신청했지만, 기사는 1주일이나 지나서야 수리하러 왔다. 에어컨 없는 일주일은 정말 끔찍했다. 수리비 8만원을 받아 가면서 친절하게 "올 겨울 하나 장만 하세요. 한번 더 고장나면 수리비가 더 들겠어요"라는 기사의 말이 지금도 귓가에 쟁쟁하다. 이미 달궈질대로 달궈진 지구는 내년에도 폭염을 쏟아낼 것이다.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아~ 정말 걱정이다.또 하나는 내년 대선이다. 새누리당 대표에 친박 이정현 의원이 당선되자 '도로 친박당'이 됐다고 조롱하던 더민주는 친문 추미애 의원을 대표로 선출하면서 '도로 친문당'이 됐다. 덕분에 비박과 비문은 현재까지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처지에 놓였다. 그런데 대한민국 정치인은 이정도에 흔들리거나 좌절하지 않는다. 포기한다면 이는 대한민국 정치인 자격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들은 뒷방에서 가만히 대선판을 쳐다보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어떻게든 대선밥상에 숟가락을 올려 놓을 것이고 그 정도 집념이 있어야 대한민국 정치인이라 할수 있다. 사드 설치를 둘러싸고 벌이는 남남갈등,북한의 SLBM 시험발사, 여기에 청년실업,가계부채 등 산적한 문제가 하나 둘이 아닌데, 정치인들의 마음은 내년 '대선 밭'에 가 있다. 정치인들에게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그게 대한민국 정치권이다.그래서 이합집산, 합종연횡이 이뤄지고 결국 내년 대선은 친박과 친문의 양자 대결이 아닌 다자대결이 될 것이다

  • [강은교 칼럼] 빨래너는 여자
    기명칼럼

    [강은교 칼럼] 빨래너는 여자 지면기사

    한 여자가 삶의 얼룩이비밀스럽게 묻은 빨래를바삭바삭 부서지는 햇볕에말리고 싶어 널고 있다'깨끗한 햇빛마음'으로돌아가는 순간을 보고 싶은 듯 며칠을 벼르다가 오늘에사 빨래를 했다. 그런데 널려고 보니 마땅치가 않다. 햇볕이 사납게 내려쬐는 폭염이라고 야단들인데 말이다. 기껏 그림자 진 베란다에 놓은 빨랫대엔 햇볕은 못쬐더라도 바람이라도 쐬라고 잔뜩 이불이며 요를 펴놓았으니 젖은 빨래를 널 곳이 없는 것이다. 마당이 없으니 그렇지, 나는 중얼거린다. 그러고 보니 나는 결혼해서 집을 떠나온 이후로 아파트에서 산다. 말하자면 일생을 허공에서 사는 모양새다. 인생이라는 것이 허공에서 왔다가 허공으로 사라지는 것이니 마땅하다고 자조섞어 생각하긴 하지만, 모처럼 빨래를 한 오늘같은 날엔 마당있는 집이 부럽고 그립다. 그러고 보니 세탁기도 문제다. 아파트에 간단히 들여놓을 수 있으니, 그리고 손이 영 덜 가게 해주니 고마운 물건이기도 하지만, 한 편 생각하면 빨래가 주는 큰 미덕을 세탁기는 빼앗고 있는 셈이다. 왜냐하면 수돗물을 세차게 틀어놓고 빨래를 세차게 물에 흔들며 헹구는 행위는 스트레스 해소에 아주 좋다는 말을 어느 심리학 교수에게서 들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해인 수녀시인의 시에도 빨래라는 시가 있지 않은가. '우울한 날은 /빨래를 하십시오/맑은 물이/ 소리내며 튕겨 울리는/노래를 들으면/마음이 맑아진답니다//…… //기도하기 힘든 날은 /빨래를 하십시오…… 저절로 기도가 된답니다//……' <이해인 '빨래를 하십시오' 중에서>그러고 보니 '다라이'에 빨랫거리를 잔뜩 넣고 세차게 흔들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리곤 하얗게 부서지는 햇볕 아래 잔뜩 그 빨래를 널었었던 기억도. 산꼭대기 동네였다. 아파트가 아닌, 마당 있는 집이었다. 그러고 보니 그때 살았던 전셋집이 내가 살았던 집중에 가장 넓었던 집이었던 것 같다. 마침 아기들을 막 키우기 시작했을 때였으므로 하얀 기저귀가 하얗게 부서지는 햇볕 아래에 만국기처럼 휘날리던 그 반듯하던 마당! 기저귀들이 마르는 소리가 '바작바작'하고 들

  • [홍창진 칼럼] 혹시 올림픽기가 사륜기 아닌가?
    기명칼럼

    [홍창진 칼럼] 혹시 올림픽기가 사륜기 아닌가? 지면기사

    지구상의 모든 인류·국가차별없이 동등한 '올림픽 정신'그러나 아프리카에선 안 열려선수참여 '오륜'이지만 개최 '사륜'스포츠강국 대한민국이 나서서최초개막 하는데 앞장서 줬으면…브라질 리우에서 하계 올림픽이 열리고 있다. 이념의 갈등과 재화의 경쟁으로부터 떠나서 지구촌이 하나가 되는 아름다운 축제인 올림픽을 세계인들은 모두 사랑한다. 이 축제 또한 룰을 정하고 서로 경쟁하고 싸우는 것이긴 하지만 일반 갈등과 틀리게 같은 출발점에서 시작하는 동등한 싸움이기에 결과에 승복하고 서로를 인정하는 보람이 있다. 올림픽으로 지구촌의 모든 사람들은 인간이 서로 사랑하지 않으면 결국 서로 상처가 되고 파멸한다는 상식적인 교훈을 배운다.따라서 올림픽 정신은 지구상의 모든 국가와 그 국민은 서로 차별되지 않으며 동등한 지위를 갖는다는 것이다.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를 존중하며 사랑하는 일이 게임을 통해서 확인하고 생활에서도 실천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올림픽기에 표시된 오륜이 아직 반쪽 밖에 이뤄지지 않은 점이다. 오륜의 뜻은 다섯 개 대륙을 상징한다. 물론 다섯 개 대륙의 국가가 참여하기는 한다. 하지만 아직 올림픽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개최되지 않았다. 선수 참여는 오륜이지만 개최지 면에서는 사륜이다. 이미 차기 개최지도 아프리카가 아니다. 세월이 많이 지나도 아프리카 대륙은 올림픽 개최가 요원할 것 같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흔히 아프리카를 구호와 원조의 대상으로 생각한다. 고 이태석 신부가 아프리카 남수단에서 의료활동과 선교활동을 하던 무렵 약 보름 간 그 곳을 방문한 경험이 있다. 전 세계의 구호 단체가 아프리카에서 활동하고 있고 본인조차도 구호 물품을 가득 싣고 아프리카에 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거기에서 느낀 것은 그들은 단순히 구호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은 고유의 문화가 있고 예술이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비록 지금 경제적으로 가난할 뿐 인문학적 환경과 삶을 잘 살고 있다는 것이다.사람을 경제적 가치로만 보면 구호와 원조를 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사람을 인문학적으로 보면 교류를 해야

  • [서상목 칼럼] 내각제 개헌이 아니면, 개헌 논의 불필요하다
    기명칼럼

    [서상목 칼럼] 내각제 개헌이 아니면, 개헌 논의 불필요하다 지면기사

    위기 처한 경제·양극화된 사회…한반도 통일 시대적 과제 앞에국민 합의 도출 어려운 상황정치권이 개헌에만 몰두하면민생문제는 뒷전으로 밀릴 것현 시점 부정적인 측면이 더 커최근 개헌에 관한 논의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국회의원과 국민의 다수가 동의를 하면서도 권력구조 개편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의견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그 어느 것도 개헌에 필요한 국회의원 2분의 2 그리고 국민의 과반수 찬성이라는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권력구조의 장단점에 대해서는 국제적으로 많은 정치학자들의 연구대상이 되어왔다. 우선 대통령제는 내각제와 비교해서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은 제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대통령제의 가장 큰 문제는 국민들의 직접선거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과 의회의 권력이 서로 대립된 관계를 형성하여 정국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 20대 총선과 같이 이른바 '여소야대' 상황이 전개되면 행정부를 장악한 대통령의 권력과 입법부를 장악한 의회권력이 충돌할 경우 해결책을 찾기가 매우 어렵게 된다. 내각제의 경우에서 연정을 통해 행정부 권력과 의회권력을 일치시키는 제도적 장치가 있으나, 대통령제에서는 이러한 장치가 없기 때문에 정국불안이 장기화 될 수 있다.대통령제의 또 다른 문제는 정당체제가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은 특정 정당의 지지를 받아 선거에서 당선되지만 대통령에 취임하면 소속 정당의 굴레로부터 벗어나기를 원하고 실제로 그렇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한국과 같은 단임제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 대통령제의 장점은 대통령이 강력한 힘을 갖고 국정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앞에서도 지적한 대로 대통령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집권당이 의회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하여 이른바 '이원적 민주 정통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최근 우리의 경험을 보면 국회의원 선거에서 집권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하는 것이 매우 어렵고, 비록 과

  • [이남식 칼럼]  저출산 고령화, 평생 직업교육이 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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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남식 칼럼] 저출산 고령화, 평생 직업교육이 해답 지면기사

    경제적으로 청년부터 노년까지자립할 수 있는 구조 만들어야수명 연장에 의료비 크게 늘고노년기 파산 급증 조짐도 보여일과 학습이 평생 이루어지는교육체제로 하루속히 전환돼야세상의 변화가 빠를수록 멀리봐야 하는데 우리는 1960~70년대에 산아제한 등 인구증가를 막는 단기적인 정책은 탁월하게 성공했으나 미래를 내다보면서 장기적인 정책을 펼치는 데는 큰 오류를 범했다. 지난 10년 출산장려정책에 151조원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신생아는 42만 명으로 인구통계조사 시작된 1925년 이래 최저가 될 것으로 보고 됐다. 이대로 가면 세계에서 가장 먼저 자연 소멸되는 국가가 될 것이라는 경고도 있다. 정부에서는 대통령 직속의 저출산고령화 대책위원회를 강화해 향후 5년간 198조원 (저출산 대책에 109조원, 고령화 문제에 89조원)을 투입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대개 저출산 문제에 대해서는 육아를 쉽게 하고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지원책들이며 고령화 대책은 연금, 사회참여 확대, 그리고 주거대책 등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지는 매우 불투명하다. 사회 전체적인 문제인식과 사고의 전환이 없이는 아무리 예산을 투입하더라도 해결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인구구조의 변화에 따른 사회전반의 개혁이 필요하다. 결국 모든 것이 얽혀있는 문제인데 현재는 복지차원의 관점에서 주로 문제를 해결하려다 보니 들어가는 예산에 비해 성과가 낮은 것이 아닌가 한다. 저출산 고령화의 문제를 경제적인 차원에서 살펴보자면 일자리의 문제가 최우선이다. 즉 청년부터 노년까지 스스로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지 못하면 저출산 고령화의 문제는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청년층은 교육과소비, 학력 인플레이션으로 원하는 직업과의 부적합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오랜 학업기간과 지나친 기대감 때문에 쉽게 결혼하려하지 않고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되려면 30대 후반이 훌쩍 넘게 된다. 결혼연령이 자꾸 늦어져서 물리적으로 출산할 수 있는 기간이 너무 짧아지고 있으며 관성의 법칙에 따라 이를 제동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 [이영재 칼럼] 레임덕, 피할 수 없는 숙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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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재 칼럼] 레임덕, 피할 수 없는 숙명인가 지면기사

    대통령·국민 모두 슬프게 만들어박대통령 휴가후 "어!" 할 정도로국정쇄신 위한 확 달라진 새판 기대야권 공세가 무서워서가 아니라오직 국민을 위해서라도이 따위쯤은 슬기롭게 극복해야박근혜 정부가 레임덕에 들어섰느냐 아니냐가 논란이 되는 요즘이다. '레임덕 (lame duck)'은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이리저리 뒤뚱거리며 걷는 오리처럼 정책 집행을 갈팡질팡한다고 해서 유래된 말이다. 원래는 재선에 실패한 대통령의 남은 임기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권력누수현상을 지칭한다. 우리나라 정치판에서는 '레임덕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부터 시작된다'는 말이 있다.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절대권력'이지만 단임제 대통령제에서 레임덕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는 뜻이지만, 왠지 '권력의 비정함'을 조롱하는 말로 들린다.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대통령의 임기 개시일 이후 30일의 범위까지 존속하는 임시기구다. 박 대통령의 인수위원장은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직전인 2013년 1월24일 첫 총리 후보로 지명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전관예우, 부동산 투기의혹 등 도덕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불과 5일 만에 낙마했다. 인사청문회도 치르지 못했다. 그의 상처난 도덕성이 기자의 취재망에 우연히 걸린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 의도적으로 대통령 당선인을 흔들기 위해 정보를 제공했는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새 총리 지명자를 찾느라 시간은 허비됐고 조각 일정에 큰 차질을 빚었다. 우여곡절 끝에 정홍원 총리가 발탁됐지만 세월호참사가 터져 자진사퇴한 후 총리로 지명된 안대희 후보자는 법조계 전관예우로, 언론인 출신 문창극 후보자는 역사인식 논란 등에 휩싸이며 연속 낙마했다. 모두 고개를 갸웃거렸다. 일련의 사태들이 '우연'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치 대통령 집권 후반기 레임덕일 때 일어날 것이 집권 초반에 나타났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나는 대한민국 정치인들의 탁월한 '동물적 감각'에 늘 놀라곤 한다. 우리의 정치인들은 저 아프리카 세렝게티 초원을 돌아다니는 하이에나보다 더 놀라운 후각과 청각을, 여기에 미

  • [강은교 칼럼] 볼록어항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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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은교 칼럼] 볼록어항론 지면기사

    빌린 고급승용차 놓고 사진 찍어여러 직함 넣은 명함 보이면'거대한' 사람이라고 모두 믿어마치 크게 보이는 붕어의아름다운 흰 지느러미처럼…실상은 작디 작은 모습인데아름다운 것들을 꼽아본다. 어느 먼 해안의 아침 햇무리에 반짝이는 이국적인 호텔, 열대의 빨간 꽃들이 가득하던, 그 향기가 진동하던 남미의 어느 나라, 아름다운 동해안의 바위섬, 새벽에 바라보던 그곳의 아침 햇무리, 멀리서 온, 음악소리가 울리는 크리스마스 카드, 그러다 왜 나는 먼 것들만 아름답게 생각하는지, 자신에게 물어본다. '너의 앞에 아름다운 것들은 얼마나 많은가. 유리병 가득 담긴 저 매실의 연초록빛 몸매, 그 택시기사, 오갈 데 없는 장애인 여자를 사랑하는, 그 여자에게 무엇인가 사갈 때 무엇보다 즐겁다는 택시 운전사, 신부님댁의 작은 문 위에 늘어진 능소화, 수련이 가득 핀 그 연못, 빨간 열매 꽃을 단 먼나무, 황혼에 가슴을 잔뜩 오므리고 오두마니 서 있던 버스 정거장, 노오란, 노오란 콩나물, 누구의 머리인가를 가리다가 찢어져 버린 우산, 환히 불이 켜져 있는 손전등, 그러다 나는 나의 주변을 보기 시작한다. 늘 내가 무엇인가를 써주기를 기다리는 종이들, 켜주기를 기다리는 컴퓨터, 알람시계, 저녁이면 나의 지붕을 향해 날아드는 새, 아마 거기 둥지가 있는 모양이지, 나의 벽, 나의 마루, 그러다 거실 탁자 위에 놓인 볼록 어항을 바라본다. 한 마리는 죽어버리고 두 마리의 붕어가 열심히 물을 헤치고 있다. 그것들은 마치 물에 길이라도 있는 듯이 물 속을 날아다닌다. 그렇게 확신 있게 헤엄칠 수가 있을까. 붕어는 정말 크게 보인다. 하얀 지느러미가 면사포같이 길게 끌린다. 오물오물 물을 두드려보는 듯한 주둥이도 볼록 유리에 비쳐 아름답게 확대 되더니 뒤쪽으로 돌아가자 아주 작아진다. 붕어는 커질 때는 마치 거인국에서 오기라도 한 듯, 거대해진다. 또는 장자의 물고기 곤(鯤)이 변하여 된 삼천리 날개새 붕(鵬)새?/ 北冥有魚. 其名爲鯤. 不知其千里也 化而爲鳥,其名爲鵬, 鵬之背. 不知其千里也. 怒而飛 其翼若垂之雲, 是鳥也, 海

  • [홍창진 칼럼] 위증시대
    기명칼럼

    [홍창진 칼럼] 위증시대 지면기사

    이우환 화백의 위증논란 계기로우리는 사회를 좀 더 넓게 보는시야를 갖게 됐으면 좋겠다눈앞의 이익은 몇사람이공유하지만 더 많은 사람에겐큰 불이익이 된다는 사실 알아야이우환이라는 저명한 화가가 위증을 하고 있다고 많은 사람이 이야기합니다. 언론 보도를 하는 기자들도 위증이라는 무게를 두고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궁금한 것은 만일 그가 위증을 한다면 왜 위증을 하는 것일까? 하는 것입니다. 물론 추측이지만 저도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정황을 판단하건대 무슨 사연에서건 그가 위증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조폭들은 두목이 살인을 저지르면 부하가 대신 옥살이를 하는 것을 대단한 의리라고 생각한다고 들었습니다. 회사나 기관에서도 진실을 은폐한 채 누군가가 대신 죄를 덮어쓰면 그 기관에서 의리있는 사람이 되고 영웅이 된다고 들었습니다. 골목에서 의리를 지키고 사랑을 나누는 모습이 눈물겹도록 아름다워 보입니다.그러나 대한민국은 더 이상 골목동네가 아닙니다. 이우환 화백은 훌륭한 예술가입니다. 만일 그가 위증을 한다면 골목대장을 자처하는 꼴이 됩니다. 짧은 생각이지만 이우환 작가는 혹시 "위작도 작가 스스로 내가 그렸다는데 누가 감히 위작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내 이 한마디로 여러 사람 구했다. 화랑주인들, 위작 소유자들 등등 모두 살아 난 거 아닌가?"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 증언이 만일 위증일 경우 후배 작가들은 앞으로 막막해집니다. 미술판에 위작이 난무한다는 의심을 갖게 된 이상 수집가들은 이제 미술품을 즐기는 낙이 사라집니다. 그러면 미술 시장을 점점 떠나게 될 것입니다.이 문제는 단순히 검찰과 이 화백이 서로 상반된 의견이 아니라 대중이 생각할 때 검찰 수사에 상당한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데 문제가 심각한 것입니다. 모든 정황이 위작인데 뜬금없이 본인 작품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대중들이 인식한다는 게 큰 문제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대중은 이제 검찰수사의 결과와 상관없이 위증이라는 의심을 강하게 품고 있습니다.미술계뿐 아니라 우리 사회는 작은 집단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서 하는 위증은 인정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