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경인칼럼]흑역사, 그리고 진실 지면기사
필자 고교시절 시험때 소설읽다 커닝 낙인사실을 말하려다 혼날까 포기했던 기억 소환출근길 라디오에서 야한책 보다 체벌 상심투신중학생 사연… '침묵 당하는 진실은 毒'부끄러운 '흑역사'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모의고사를 치를 때다. 내신성적에 반영 되지 않는 시험이어서인지 가벼운 마음으로 시험에 임했던 것 같다. 그게 화근이었다. 당시 필자는 김홍신의 소설 '인간시장'에 푹 빠져있었다. 시험 종이 울렸는데도 손에서 책을 놓지 못했다. 시험문제 빼곡한 시험지 아래 책상 밑에서는 의협심 넘치는 청년의 통쾌한 무협 판타지가 펼쳐지고 있었다. 결국 그 판타지 세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시험 시간 내내 몰래 소설을 뒤적이는 모험을 감행하고야 말았다. 교단에서 보면 전형적인 부정행위로 비쳤을 게 뻔하다.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후방으로 접근하는 존재를 인식할 겨를도 없이 뒤통수에 초강력 스매싱이 꽂혔다. "이 놈이 감히 시험시간에 커닝을 해?" 불호령에 이어, 강도는 약해졌지만 스매싱이 몇 차례 이어졌다. 그 와중에도 잔머리를 굴리며 위기를 모면할 방법을 찾았다. '사실대로 말씀드리면 덜 맞을까?' 가장 먼저 떠오른 방법이었지만 선생님의 표정을 보는 순간 포기했다. 선생님이 "오! 그러니? 너 책을 정말 좋아하나 보구나. 앞으로도 책 많이 읽고 훌륭한 사람이 되려무나!"라며 부드러운 어조로 다독여줄 리 만무했다. 십중팔구 "이 놈이 감히 시험시간에 소설을 봐?"식으로 단어 몇 글자 바꾼, 처음과 동일한 반응이 나올 게 뻔했다. 아니 '신성한 시험을 모독했다'며 더 맞았을지도 모른다. 결국 학교에서 필자는 부정행위자로 낙인찍히고 말았다. 그 결과는 처참(?)했다. 다른 반 친구 녀석이 쉬는 시간마다 찾아와 "너 커닝하다 들켰다며?"라고 놀리고 도망가는 통에 나중에는 녀석이 '출몰'하는 순간 던질 칠판지우개까지 준비한 적이 있다. 명중했을 때의 분필가루 비산(飛散)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주번도 아니면서 칠판을 지우는 자원봉사(?)까지 했다.시험 시간에 소설책을 본
-
[경인칼럼]총선 결과 해석에 보수의 명운이 달렸다 지면기사
거대 정당의 탄생은 정치지형 재정렬 의미유권자, 통합당 대안부재 맹목투쟁에 응징민주당도 코로나 변수 없었다면 패배 인식 '승패 수습·추경·공수처 대처' 시금석 될듯21대 총선 이전과 이후의 한국정치는 어떻게 달라질까. 민주화 이후 1990년의 3당 합당으로 탄생한 218석의 민주자유당의 거대여당 이후에 180석을 지닌 공룡정당은 존재하지 않았다. 여대야소 정국에서도 17대 총선 152석, 18대 153석, 19대 152석으로 과반을 갓 넘겼을 뿐이다. 비례정당을 제외해도 163석의 거대정당의 탄생이 보수와 진보의 적대를 더욱 강화할지, 양 진영이 정치복원을 위한 정치력을 발휘할지 가늠하기 어렵다.당장 통합당의 패배 수습이 어떤 수순과 형태를 띠느냐와 추경 편성에 대한 여야의 태도가 일차적 시금석이 될 것이다. 7월에 출범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지명에 여하히 대처하느냐도 향후 여야관계를 가늠할 시금석이다.정당의 승패는 병가지상사다. 패배한 정당은 분발하면 될 일이고, 승리한 정당은 다음에도 우위를 이어가려 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절차적 민주주의로서의 주기적 투표권 행사라는 의미를 넘는 중대선거(critical election)라고 해석할 수 있다. 중대선거란 정치지형을 일거에 바꾼다든지 선거기간을 관통한 쟁점으로 정당체제의 재편이나 재정렬로 이어지는 것을 의미한다.21대 총선을 중대선거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는 보수진영의 폭망에 가까운 역대급 패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모두 선거에 불리한 요소들이 즐비했고 이는 코로나19라는 대형변수 앞에 잠복했다. 이번 선거에 여러 관전포인트가 있으나 이러한 정치적 쟁점들이 유권자의 판단의 논거로 얼마나 작동했느냐가 쟁점이다.민주당에게는 친문의 기득권화와 연관된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 등 진영정치와 조국 사태가 가져온 중도층의 이반, 경제난 등이 정권평가론과 맞닿아 있었다. 통합당에게는 야당심판론이 작동하고 있었다. 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보여줬던 대안부재의 맹목에 가까운 강경투쟁, 극단적 주장과 구호를 일삼는 '아스팔트 우파' 및
-
[경인칼럼]쌍용차가 가야할 길 지면기사
마힌드라 그룹 투자포기로 다시 기로에 서만성적자 무작정 껴안을 착한 자본은 없어2015년 티볼리 흥행이후 성적부진 이어져본질은 경쟁력… '품질혁신'으로 답 찾아야2009년 여름,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은 전장(戰場)이었다.직원들을 밀어내려는 사(使)와 벼랑에 몰린 노(勞)가 처절하게 맞섰다. 이른바 '옥쇄파업'이다. 회사는 임직원 2천600명을 해고하려 했고, 노조원들은 공장을 점거하며 총파업에 나섰다. 5월 춘투는 한여름까지 77일이나 계속됐다. 1천700명이 명예퇴직과 무급휴직, 강제해고 사유로 회사를 떠났다.다큐멘터리 영화 '저 달이 차기 전에'는 악몽 같은 투쟁현장을 전한다. 제목은 한 노동자가 '저 달이 보름이 되기 전에 사랑하는 가족 곁으로 갈 수 있다면…'이라고 독백하는 장면에서 따왔다고 한다. 강제해산 과정에서 노조원 64명이 구속되고 경찰 100여명이 다쳤다. 열명 넘는 노조원과 가족이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앞서 그해 1월, 대주주인 상하이자동차는 쌍용차 법정관리를 신청했다.판매부진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확산하자 경영권을 내놓은 것이다. 먹튀논란이 일었다.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며 2005년 대주주가 된 상하이차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인수대금 5천900억원 중 3천900억원(66%)을 빌려서 충당했다.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생산규모를 늘리겠다는 구상은 허상이었다. 2007년 적자로 돌아서더니 2년 만에 법정관리 신세가 됐다.기술유출 의혹도 뒷맛이 쓰다. 새로 출시된 '카이런'의 제작기술을 240억원에 상하이차로 이전하는 계약이 성사됐다. 신차 개발비는 통상 3천억~4천억원이 소요된다. 헐값 세일이다. 상하이차가 기술력이 떨어진다는 우려에도, 정부는 중국을 찾아 투자계획을 논의했다. 국정원이 기술유출 혐의를 포착했다는 설이 돌았으나 상하이차는 이미 손을 털고 떠난 뒤였다. 2001년 렉스턴과 무쏘스포츠, 2003년 뉴체어맨을 출시하며 기세를 올렸던 쌍용차가 중국기업 인수 뒤 사정이 반전한 것이다. 해외매각은 패착이 됐다.2020년 봄, 쌍용차가 다시 갈림길에 섰다
-
[경인칼럼]문화예술의 위기와 온라인 콘텐츠 지면기사
코로나로 영화 개봉연기·취소 50편 넘어전시·연극등 문화계 행사실종 '공황사태'해외선 무관중 중계·유튜브 활용 움직임우리도 '문예 전문방송국' 설립 서둘러야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상 수상으로 온 국민이 열광했던 순간이 옛날처럼 까마득하다. 케이팝의 여세로 케이무비 시대를 열겠다는 기대도 잠시, 코로나19 위기는 영상산업부터 덮쳤다. 3, 4월에 개봉하려던 영화 가운데 개봉이 연기되거나 취소된 작품만 50편이 넘는다. 5월에 열릴 칸국제영화제도 하반기로 연기되었다.가뜩이나 취약한 영화인들의 생존, 영상산업의 앞날은 캄캄절벽이다. 대중음악, 클래식과 뮤지컬, 연극 등 공연계도 관객과 만나고 소통하는 무대가 모두 사라지는 끔찍한 사태에 직면했다.코로나19 위기로 연기·취소된 문화예술행사가 무려 3천여건에 가깝다니 그 직·간접 피해는 헤아리기도 어렵다. 박물관이나 도서관의 휴관으로 인한 전시나 문화관련 행사도 부지기수이다. 평생교육원이나 민간분야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도 대부분 중단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문화계와 예술인들도 유례없는 공황에 처해 있는 것이다.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예술인들의 긴급생활자금 융자를 위해 총 30억원 규모의 자금지원에 나섰다. 이같은 지원은 주로 극장주나 단체를 위한 것으로 당분간 수입을 기대할 수 없는 예술인에게 융자는 그림의 떡이다. 코로나19 피해 최소화를 위한 지자체의 문화예술인 긴급지원사업도 시작되었다. 인천문화재단은 인천 예술인 코로나19 피해지원TF를 구성하여 지원사업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예술인들의 생계지원을 위한 '인천예술인긴급재난지원금', 문화예술콘텐츠 영상제작을 지원하는 '온라인문화예술활동지원'이 그것이다. 또 인천 예술인 코로나19 피해지원TF를 구성하여 각종 피해를 접수하고 방역 및 소독 약제 등을 지원하는 전담창구를 운영하고 있다.코로나19로 조성된 사회적 위기는 깊고 긴 후유증을 남길 것이 분명하다. 공연이나 문화행사의 취소·연기에 대한 보상은 시급한 대증요법이지만 보상 위주의 지원책이 예술인들이 처한 위기의 근본
-
[경인칼럼]그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지면기사
말직임에도 '멍에 쓴듯' 두번 임기를 마쳤다미디어불모지 6년을 갈고나니 한결 홀가분기억에 남는 건 발달장애아 만났던 시공간비장애아 함께할 '공감 프로그램' 적용 기대두 번의 임기를 마쳤다. 개방형 직위인 방송통신위원회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장에 임용돼 꽉 차는 6년을 일했다. 누가 물었다. 섭섭하지 않으냐고. 천만에. 전혀 아니다. 시원하다. 미관말직이었음에도 지난 6년간 목에 씌워져 있던 멍에는 무거웠던 것 같다. 곧은 멍에든 굽은 멍에든 일단 그것을 짊어진 순간부터 겨리나 호리를 끌어야 했는데 인천은 갈아야 할 산비탈치곤 너무 그늘지고 가팔랐다. 서울의 음영지대, 미디어문화의 황무지, 특히 방송영상미디어의 불모지로 일컬어지는 곳 아니던가. 내려놓았을 때 봄바람처럼 느껴지던 그 홀가분함이란. 떠난 며칠 뒤 센터직원들이 전해준 2019년도 센터경영 평가결과도 마음을 한결 가볍게 해주었다. 그동안의 쟁기질이 영 볼썽사납고 거칠기만 했던 건 아닌가 보다.또 하나, 이런 질문을 받았다. 누가 기억에 남느냐. 많은 사람들을 떠올리고 지우고 하는 사이 문득 스쳐 지나가는 얼굴들이 있었다. 나로서도 뜻밖의 인물들이다. 이제 고등학교를 다닐만한 나이가 되었을까. 2∼3년 전쯤 그 '아이'를 처음 봤을 때 그는 늘 어머니와 함께였다. 센터 한쪽에 마련된 화단에 걸터앉아 화장실에서 페트병에 담아온 물을 나무들에게 나눠주고 있었다. 물이 떨어지면 다시 화장실로 가 세면대에서 물을 담아 나무에 뿌려주는 행위를 되풀이했다. 그 곁에서 어머니는 말없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었다. 정확하게는 그러고 있는 아들과 스마트폰에게 교대로 시선을 보내고 있는 중이었다. 거의 매일,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던 청년이 흔적을 심하게 남겨놓아 불편하긴 했지만 뭐라 말할 수 없었다. 아주 심한 경우 밖에서 기다리던 어머니가 사람이 없는 틈을 타 휴지로 훔치곤 했다.다른 한 '아이'는 나이가 더 들어 보였다. 어머니와 함께인 그 아이처럼 센터와 같은 건물에 있는 보건기관의 재활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듯했다. 프로그램이 끝나면 센터로 올라와 시간
-
[경인칼럼]정치선동가들의 세상 지면기사
인터넷·SNS 검증되지 않은 정보 쏟아져기업 돈벌이·정보 조작이 사회분열 초래사실보다 신념이 여론 주도 탈 진실시대유권자, 진실 홀대할수록 선동가만 득세"이것은 사과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것을 바나나라고 말할지 모릅니다. 그들은 '바나나, 바나나, 바나나'라고 계속해서 외칠지 모릅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이것을 바나나라고 믿기 시작할 겁니다. 그러나 이것은 바나나가 아니고 사과입니다."한때 미국 CNN이 막간에 방영했던 공익광고 내용이다. 중국 진(秦)나라를 들어먹은 내시 조고(趙高)의 지록위마(指鹿爲馬)가 연상된다.광우병 파동은 2008년 4월18일 이명박 정부의 한미 쇠고기 수입협상 타결 발표에서 비롯되었다. 30개월 미만의 뼈 없는 살코기 수입만을 허용한 2006년의 수입위생조건에서 크게 후퇴한 것이다. 국민의 건강은 뒷전이고 검역주권까지 포기했다며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정부가 오해라며 설득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3개월여의 혼란으로 한국은 커다란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그러나 광우병 파동 12년이 흘렀지만 현재까지 국내에서 광우병으로 인한 사망자는 단 한 명도 없다.세계도처에서 넘쳐나는 가짜뉴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달 미국 트럼프 대통령 탄핵재판 때 2016년 선거에서 트럼프가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 당선되었다는 민주당의 주장이 증거부족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러시아 첩보원들이 2015년 6월과 2017년 8월 사이에 8만건 정도의 게시물을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미국 유권자의 절반 정도인 1억2천600만명이 이 게시물들을 보았을 것이라고 의회에서 발언해 충격을 주었다. 당시 트위터에서도 유사한 사례들이 대량으로 확인되었다.인터넷과 소셜미디어들이 검증되지 않은 각종 정보를 마구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터키, 이란, 중국, 북한 등의 '인터넷 트롤(internet troll)' 공장에서 가짜뉴스들이 대거 쏟아져 나와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번개 같은 속도로 전 세계로 퍼진다며 걱정하고 있다. 인터넷 트롤이란 온라인에서 선동적 혹은 공격
-
[경인칼럼]코로나19의 정치사회학 지면기사
콜센터 집단감염서 드러난 노동자 현실 등위급시 리더십 발휘는커녕 정치적 이용만정당들의 과도한 비판 사태해결 도움 안돼진정·차별성 가지고 임해야 표심 움직일것21대 총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았지만 코로나19가 진압될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 세계보건기구에 의해 팬데믹(대유행)이 선언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촘촘히 연결된 세계화 시대의 위기감과 불안감도 날로 증폭되고 있다. 팬데믹은 보건학적으로 생명의 사망 뿐만이 아니라 국제정치나 국제안보의 차원에서도 주목받는 개념이다. 전통적인 안보위협을 넘는 마약거래, 사이버 테러, 초국경 인신매매, 테러 등 점증하는 불안요인은 국제질서와 인류의 안녕을 위협하고 있다. 미증유의 감염병 확산이 사회의 얼개에 대한 구조조정을 강요하고 있는 상황이며 국내상황도 이의 연장에서 파악할 수 있다. 재난과 참사, 전쟁 등은 약자들에게 더욱 가혹한 법이다. 코로나 사태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에 국한한 일은 아니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의학과 과학의 영역 이외에서 한국사회가 정치체계를 둘러싼 환경의 변화에 얼마나 취약한가를 드러내고 있다. 콜센터 상담원들의 코로나19 집단감염은 재난에 취약한 노동자들의 현실을 그대로 노출시켰다. 콜센터는 고객 대응 전문 외주업체가 운영한다. 회사 측은 코로나 사태 이후 상담 중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지만 마스크를 쓴 채 오랜 시간 통화가 어려운 상담원들의 현실을 살피지 않았다는 게 노동계의 지적이다.노동계의 원청과 하청업체간의 관계라는 구조적 요인은 하청업체들이 노동자의 건강보다는 비용이나 고객서비스 질 문제 등을 우선 고려할 수밖에 없게 만들고 있다. 비단 콜센터 뿐만이 아니라 정부가 권장하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불가능한 직군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유급휴직과 가족돌봄, 재택근무 등에서도 사회적 양극화는 어김없이 작동한다.정부가 마스크 5부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마스크 복지도 대기업·공공부문과 열악한 직종간에는 현저한 차이가 존재한다. 용역과 파견 등의 비정규직 등이 재난에 쉽게 노출되는 '위험의 외주화'는 비단 코로나 사태 뿐만이 아니다.
-
[경인칼럼]국난극복 명분 삼아 국정 설계 새로 할 때 지면기사
코로나19 '정권 향한 퍼펙트 스톰' 현실화통합당의 비례정당 모욕·고발했던 민주당비례정당 창당 위해 그럴듯한 명분 삼을것'만들면 그만'… 국민아닌 자기편 향한 구실지난 번 칼럼 '정권을 향하는 퍼펙트 스톰'을 출고했던 2월 4일, 코로나19 국내 확진자는 16명이었다. 신종 바이러스가 외교, 경제로 번져 총체적 재앙인 퍼펙트 스톰이 될까 걱정했다. 정권과 여당이 이에 대응할 충분한 밑천을 가지고 있길 바랐다. 우려였고 희망이었다. 한달 여가 지난 지금 세상이 변했다. 인구 대비 코로나19 확진자가 중국을 추월한지 오래다. 중국 지방정부들은 조직적으로 한국인 입국을 제한하고 중국언론과 인민은 한국을 조롱한다. 북한은 위로친전과 미사일을 번갈아 배달 중이다. 민간 경제는 질식 상태다. 100여개 국가가 한국을 향해 문을 닫아 걸었다. 마스크는 없고, 대구·경북은 고립됐고, 신천지는 표적이 됐다. 전세계가 코로나 발 대공황을 걱정한다. 퍼펙트 스톰은 현실이 됐고, 희망의 빛을 밝혀야 할 정권의 역량은 빈약해 보인다.바이러스 보다 정치가 더욱 독한 것인가. 코로나 사태에 가렸던 총선 정국이 요란하게 기지개를 켜는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비례위성정당 창당을 추진하면서 갑자기 뜨거워졌다. 비례정당을 창당한 통합미래당을 멸시하고 모욕하고 검찰에 고발했던 민주당이다. 대중은 민주당이 비례정당을 창당하려야 할 수 있는 명분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음식점에 모인 민주당 5인 실력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명분이야 만들면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명분을 만드는 중이다.일각에선 통합당이 비례정당을 만들면 민주당이 못만들 이유가 없다고 한다. 권력을 추구하는 정당이 가만히 앉아 패배하는 것은 정치생리상 불가능하며 지지세력에 대한 배임이라는 논리는 그럴 듯 하다. 하지만 양시양비론적으로 뭉개기엔 여야의 비례정당 창당 명분의 차이가 너무 확실하다. 통합당은 범여 연합 4+1의 연동형비례대표제에 결사적으로 반대했다. 연동형비례대표제 반대논리로 비례정당 난립을 경고했다. 하지만 제도는 통과됐고, 황교안 대표와 의원
-
[경인칼럼]'재림예수'의 손목시계 지면기사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 의도적 연출 가능성 박근혜 대통령측 "가짜"… 야 "정치 공작"교회 폐쇄·모임 방지 "종교적 핍박" 불평'코로나 사태' 현실직시 의지 보이지 않아 이만희 신천지교회(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스스로 영원히 사는 사람이라고 자처하고, 그동안 신천지 교회 내에서 '재림예수'처럼 군림해왔을지 모르나 기자들 앞에 나타난 그는 쇠약하고 어눌한 평범한 노인에 불과했다. 회견내용도 부실했다. 코로나 사태가 국가적 재앙이 된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큰절을 두 번이나 하면서도 무엇이 문제였는지, 구체적으로 신천지교회가 무엇을 사과하는지도 밝히지 않았다. 질의응답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측근이 전달해주어야 했을 뿐 아니라 그가 귀띔한 그대로 답변하기도 했다.그런데 이번 기자회견에서 손목시계가 더 큰 화제다. 의도에 대한 추측들이 제기되자 박근혜 전 대통령 측은 가짜라고 반박하고, 야당의 한 의원은 야당연관을 환기시키기 위한 정치공작이라고까지 주장한다. 신천지교회 측에서는 큰절 퍼포먼스로 국민들의 분노를 누그러뜨리고 여론을 엉뚱한 데로 돌려놨으니 망외의 소득이라고 기뻐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대통령 손목시계는 반팔 셔츠 착용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의도적으로 연출한 소품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기자회견장의 신천지 홍보부장이 중고가 1천만원짜리 롤렉스 시계를 차고 있다고 제보한 한 네티즌의 제보를 참고하면, 교주가 평소에 차고 다닐 시계는 아니다. 그는 2015년 국가유공자 표창을 받았다. 국가가 당한 '환난'을 해결하기 위해 신천지 교단이 가진 '인적· 물적 자산'을 총동원하여 '지원'하고 있다는 과장과 자신이 국가유공자임를 환기하는 시계는 잘 조응하는 '디테일'이다. 국가유공자 표창과 관련된 인사들의 입을 다물게 하는 부수 효과도 있을 것이다. 회견 도중 느닷없이 꺼내든 옛날이야기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옛날 '왕거'라는 왕이 무서운 병이 돌아 자기의 군대까지 다 죽게 되자 적으로 싸웠던 나라의 왕에게 가서 절을 하고 그 병
-
[경인칼럼]'코로나19'를 뚫고 나가는 인천e음카드 지면기사
송도 유령도시화… 관광업계등 '개점휴업'소상공인들 경기불황 '재난'에 덮친 '재앙'市, 캐시백 요율 긴급 상향조정 검토 착수주력업종에 적용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이달 초 사람들이 말 그대로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현상을 실제로 경험했다. 서울 송파에 거주하는 19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대형 쇼핑몰을 두어 시간 다녀갔다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다. 방문했던 날로부터 이미 닷새나 지났음에도 현장은 물론 주변 일대가 갑자기 텅 비어버렸다. 정말 오래간만에 송도가 다시 '유령도시' 소리를 듣게 되는 순간이었다. 쇼핑몰이 있는 연수구의 모든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긴급 휴원령이 내려졌다. 쇼핑몰과 가까운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도 주변 초·중·고교 6곳이 휴업에 들어감에 따라 일주일 동안 장비 대여 업무를 제외한 모든 교육과 체험프로그램을 중단했다. 시민들의 발길이 끊긴 적막한 센터를 직원들만 나와서 하루 종일 지켰다. 시내 곳곳 가게를 열어놓아도 휴업이나 폐점과 다름없었을 것이다. 언론은 '소상공인 피해 현실화'라는 제목을 달았다. 코로나19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다뤘다. "코로나19 여파로 경기하강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인천지역 소상공인들의 긴급경영안정자금 신청 상담이 1천500건을 넘기는 등 중소기업과 상공인들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경인일보 2월 21일 1면 게재). 관광호텔의 2월 객실 예약률이 한 달 전에 비해 70%나 감소했고 여행사를 포함한 인천지역 관광업계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대규모 전시·회의공간인 송도컨벤시아의 경우 4월까지 예약된 행사 100여 건 가운데 30건이 취소되고 11건이 연기됐다. 나머지들도 연기나 취소를 검토 중이어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다는 내용이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소상공인들이 무너지고 지역경제가 붕괴된다. 그렇잖아도 경기부진에 주52시간 근무제니 최저임금 인상이니 해서 하루하루 사투를 벌이고 있는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코로나19는 엎친 '재난'에 덮친 '재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