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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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노인도 이민 타령이니 지면기사
정부, 부동산투기 못잡고 집값 상승만 초래대다수서민들 근검절약으로 살집부터 마련노후위해 여윳돈 투자 집·땅 사서 임대소득대안없이 옥죄기만 하니 해외로 갈 생각뿐2012년 프랑스의 부자와 고급두뇌 엑소더스(해외 탈출)가 잇따랐다. 중도좌파의 프랑수아 올랑드가 그해 5월 선거에서 압도적 지지로 제24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재정적자 보전을 들먹이며 연소득 100만 유로(13억 원) 이상 부자들에 최고세율 75%를 물리는 증세(부유세)를 단행했다. 슈퍼갑부인 루이비똥모에헤네시(LVMH) 그룹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과 국민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가 벨기에 국적을 취득했다. 금융엘리트 5만여명은 런던으로 떠났다. 세금 낼 사람들이 사라지고 대규모 두뇌유출이 이어지자 당황한 프랑스정부는 부유세 과세를 포기했다. 2016년 12월 올랑드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했을 때 그의 지지율은 고작 4%였다.16세기 종교개혁 때 가톨릭교회의 탄압을 피해 프랑스를 떠나 스위스에 안착했던 위그노(개신교신자)들이 연상된다. 영세중립국 스위스의 명품 시계는 전적으로 프랑스에서 탈출한 위그노 출신 시계기술자 덕분이다. 남한 면적의 절반도 안 되는 세계 최고 강소국 네덜란드는 종교개혁 때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정부 등의 박해를 피해 이주해온 유태인과 개신교도가 중심이 되어 건국한 나라이다. 서울 강북에 사는 70대 P사장은 지난해 말에 해외 이민을 가기 위해 모 외국 대사관을 찾았다가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설명을 듣곤 충격을 받았다. 자신과 같은 처지의 노인들이 의외로 많았던 것이다. 이민선호도가 높은 다른 외국대사관에서도 유사한 현상들이 간취되었다. P사장은 한평생 동네 골목시장에서 식품가게를 운영하며 한두 푼씩 모은 돈과 은행에서 거액을 대출 받아 작년 초에 자신의 집을 헐고 원룸 여러 개의 건물을 새로 지었다. 갈수록 가게를 찾는 손님이 주는 데다 힘도 부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변에 임대건물들이 늘어나면서 공실률이 크게 늘어 은행이자 갚기도 버거운데 건강보험료만 매월 백만원 이상이어서 스트레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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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정권심판론일까, 야당심판론일까 지면기사
민주당, 촛불혁명 초심잃고 기득권화·실정한국당, 철학 상실·반역사적 극우 심판전망안철수 국민당, 양극단 타파땐 중도세 규합바람이 판세 좌우하는 총선 예측불허 승패선거에는 인물, 정책, 정당, 선거구도, 돌발 악재 등 여러 변수가 있기 마련이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는 박근혜 탄핵의 영향이 가시지 않은 시기적 요인이 작용함으로써 더불어민주당 '바람'이 휩쓸고 지나갔다. 선거구도 즉 바람이 선거 판세를 좌우하는 선거에서는 인물과 정책 등 다른 요인들은 선거승패에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 지난 한 해 한국정치의 블랙홀이었던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자유한국당은 강경 일변도의 장외투쟁과 원내협상에서의 정치력 부재로 핵심 지지층을 제외한 유권자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또한 태극기 세력 및 수구 세력과 연합전선을 형성함으로써 중도층은 물론 합리 성향의 보수 유권자의 지지도 얻지 못했다. 이는 집권 4년 차 민주당 정권의 경제실적과 남북관계에서의 실적 부재에도 불구하고 제1야당의 정당지지도가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조국 사태 때 나타난 극단화된 진영정치 국면에서 한국당은 반전의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당내에 체질화된 수구 DNA와 박근혜 탄핵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원천적 한계는 한국당을 수구 정당으로 빠르게 복귀시켰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도가 하락국면일지라도 여전히 한국당을 큰 차로 따돌리고 있는 상황이 이를 입증한다. 보수통합과 정당구도의 변화 등의 변수가 선거판을 크게 흔들 수 있는 상황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를 예상하는 것이 낯설지 않은 이유이다. 그동안 집권여당은 제1야당의 시대착오적 인식과 무능, 수구적 양태 등에 기인한 반사이익을 누려왔다. 남북문제, 경제, 민생개혁 입법 등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집권당이 한국당에 비해 안정적 우위를 유지하는 것은 야당의 무능 이외에 설명하기 어렵다.2018년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과 관련한 청와대 인사들의 기소가 이루어졌지만 이 과정에서 법무부와 검찰의 대립구도는 확연해졌다. 지난해 조국 사태 때 시작된 검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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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정권을 향하는 퍼펙트 스톰 지면기사
'신종 코로나 사태' 정부 능력 검증대 올라중국인 입국금지·여행제한 놓고 우왕좌왕반도체·자동차 생산차질… 자영업자 '허덕''최악' 우려로 그칠 충분한 밑천있길 바랄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먹자골목 거리는 썰렁했다. 단골 선술집도 대부분의 테이블이 휑했다. 울상인 주인장을 위로하고 시작된 수작도 좀처럼 흥이 돋질 않았다. 문득 한 친구가 "요즘 드라마 볼 맛이 난다"며 '김사부 시즌2'와 '검사내전'을 화제에 올렸다. 볼 맛이 난 이유가 의미심장하다. 드라마는 '병원이사장 대 김사부', '진영지청장 대 이선웅 검사'라는 대립과 갈등 구도로 서사를 펼친다. 친구 말로는 예전 같으면 정치적 필터링을 통해 병원이사장과 진영지청장은 보수, 김사부와 이 검사는 진보로 구분됐을 것이란다. 그런데 지금은 병원이사장과 진영지청장을 통해 진보 권력을 연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라고 장담한다.친구의 해석을 재해석하자면 그동안 부패하고 무능하고 부조리한 기득권의 악역 전담배우였던 보수에게 진보가 새로운 경쟁자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기득권 대 개혁세력'의 이항대립은 가능해도, 이를 '보수 대 진보'의 이항대립으로 치환하는 '드라마 프로파간다'는 힘들어졌다는 얘기다. 이제 진보도 혐오의 대상인 기득권이라는 결론이다. 친구는 검사내전의 진영지청장에게서 "살아있는 권력을 봤다"고 했다.문재인 대통령은 엊그제 취임 1천일을 맞아 국민에게 문자메시지를 날렸다. "돌아보면 그저 일, 일, 일… 또 일이었다"고 과로의 고통을 고백한 뒤 "지금은 신종 코로나라는 제일 큰 일이 앞에 놓여있다"고 현안을 걱정했다. 그리고 "끊임없는 일들을 늘 함께 감당해주는 국민들이 계셨다"며 "취임 1천일을 맞아 국민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참 미안한 얘기지만 '끊임없는 일들을 함께 감당해 준 국민'에 기꺼이 포함되길 바라는 국민이 있는가 하면, 거부하는 국민도 있는 현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을 향해 영혼을 바치는 세력과 대통령에게 분노한 세력이 양분된 극단적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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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거리와 사이의 역설 지면기사
인간이란 존재 거리와 틈이란 이중성 지녀사랑을 '인격의 결합' 정의한 헤겔 주장처럼남녀간 밀당 아닌 '인격체' 유지거리 필연적가족 의존 극복못하면 모성회귀적 퇴행 발현거리가 요긴할 때도 있다. 북한화가 황영준 전시회장에서 그의 조선화를 보면서 거리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선묘와 점묘법을 이용한 황영준의 채색 수채화는 조금 물러나서 보아야 진가가 드러난다. '능라도 소나무 습작' 같은 작품은 가까이 다가서면 붓질의 흔적 때문에 소나무의 자태가 제대로 보이지 않지만 한 걸음 물러나서 보면 구부정한 소나무의 등걸과 늘어진 가지, 푸른 솔잎들이 실물처럼 생동한다. 그가 만년에 그린 대작 '백두산 천지'를 비롯한 금강산의 폭포 그림들도 물러나 보면 그 생동감은 물론 물빛에 서린 서광과 신비감까지 오롯이 느낄 수 있다.그런데 예술작품을 감상할 때 물리적 공간적 거리보다 심리적 거리가 더 중요하다. 작품에 몰입하다 보면 작가의 작품세계나 주제의식을 놓치기 쉽다. 개별 작품의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한 작가를 온전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품에서 물러나 그가 추구했던 예술의식과 방법론이 무엇이며 시대나 사회적 맥락에서의 의미를 살펴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거리두기는 예술작품의 미적 가치를 제대로 향수하기 위한 마음의 상태이기 때문에 특별히 미적 거리(aesthetic distance)라고도 한다. 미적 거리란 시간적·공간적 거리가 아니라 내면적 거리이다. 미적 거리는 미적 관조의 대상과 대상의 미적 호소로부터 감상자 자신을 의도적으로 분리시키는 것을 말한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거리는 중요하다. 나의 한 지인은 '인간(人間)'이라는 용어가 함축하고 있는 동양적 인간관, '사람과 사람 사이'를 강조하는 관점을 주목하라고 일러주었다. 손가락과 손가락 사이로 이루어진 사람의 손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여러 가지 도구를 잘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손바닥과 다섯 손가락으로 갈라져 있기 때문이다. '사이'를 함께 주목하는 이같은 생각은 개체의 존재와 개체와 개체 사이의 무(無)가 공존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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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한국 정치는 '멀티 페르소나'를 모른다 지면기사
국민들은 다양한 정치서비스 요구하는데여야가 제공하는건 늘 획일적이고 단편적총선용 '쇼케이스' 일회용일뿐 변화 없어공약도 강요 다름없고 제3의 대안도 없다김난도 교수가 이끄는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어김없이 올해의 소비트렌드를 가늠할 수 있는 열 개의 키워드를 지난해 늦은 가을 내놓았다. 벌써 12년째 지속되고 있는 이 작업을 스스로는 '소비트렌드'라고 한정하지만 한국사회의 기저를 손으로 짚어보고, 단면을 현미경으로 관찰함으로써 가장 가까운 미래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시선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평가받을 만하다.2020년을 관통할 것이라는 10대 키워드 중에서도 '멀티 페르소나(Multi-Persona)'는 단연 으뜸이고 중심이다. 본디 페르소나는 고대 그리스 연극에서 배우들이 쓰던 가면을 일컫는 라틴어인데 현대 분석심리학의 개척자인 칼 구스타프 융이 가져다 썼다. 개인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회가 원하는 자신의 모습을 다양하게 취하게 되고 이것을 통해 자기 주변 세계와 상호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된다. 본래의 자아와는 또 다른 자아로서 외적으로 보이게 되길 원하는 자기 모습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멀티 페르소나'는 다중 자아, 복합 자아, 모듈형 자아로 해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할 때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고급스러운 취향과 안목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경제력을 과시하고, '트위터'에선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개진한다. '페이스북'은 사회적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과 정보를 나눌 때 쓰고, 가족과 연인과의 사적 대화는 '카카오톡'을 이용한다. 이렇게 단수의 개인은 복수의 SNS에서 저마다 다른 얼굴과 목소리를 지닌 복수의 자아로 나타난다. 중국 3대 전통극 중 하나인 쓰촨성 천극(川劇)의 '변검'과 닮았다. 배우가 복합분장기법으로 극의 분위기에 따라 등장인물의 감정변화와 고유한 개성을 마치 가면을 바꿔 쓰듯 순식간에 얼굴에 바꿔 나타내는 것처럼 오늘의 소비자는 저마다 놓인 상황과 맥락에 따라 매 순간 변하고 그런 변화를 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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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새 경제거인의 조건 지면기사
산업화시대 이끈 전설들 청춘들에 롤 모델재벌 창업자 경영스토리 '슈퍼맨'으로 묘사탁월한 경영자 불구 밀레니얼들에겐 좌절만신자유주의 카오스 재연… '新전설시대' 고대미국판 '88만원 세대' 탄생을 예고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동 직후인 2008년 11월 5일 영국 엘리자베스2세 여왕이 세계 최고(最古)의 경제학 전당인 런던정경대학(LSE) 신축건물 준공식에 참석했다. 여왕은 그 자리에 참석한 세계 일류 경제학자들에게 "왜 금융위기가 발생했나?"라고 물었지만 모두 꿀 먹은 벙어리였다.2011년 4월 미국 최고의 경제학자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가 주목받지 못했던 선배 학자들로부터 금융위기 원인을 찾았다고 실토했다. 찰스 킨들버거 미국 MIT대 교수는 1978년에 유명한 '광기, 패닉, 붕괴; 금융위기의 역사'를 저술한 경제사학자였다. 하이먼 민스키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교수는 1990년대 말에 과도한 부채가 자산가치 폭락으로 금융위기를 초래한다는 '금융불안정 가설'을 발표했지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영국 '이코노미스트' 편집장 월터 배젓은 1873년에 저술한 '롬바드 스트리트'에서 유럽 사람들을 경악게 했던 1866년 금융위기를 분석했다. 이 책이 특히 주목되는 것은 2008년 금융위기가 이보다 142년 전에 발생한 신용공황의 복제판이었다는 점이다. 1866년의 영국 오버랜드거니와 2008년의 미국 리먼브라더스는 각각 은행에서 대출받은 단기자금으로 돈놀이하는 과정에서 고객들에게 부채 폭탄을 안겼다가 막대한 규모의 혈세(血稅)만 낭비했다. 월터 배젓은 "부도덕한 기업이 악(惡)의 뿌리"라고 결론 냈다.새해 경제전망 기사들이 눈길을 끈다. 서민들의 팍팍한 살림살이가 금년에는 나아질까 하는 기대 때문이다. 미국 대선과 중국의 저성장 우려 등 복병이 도사려 예단은 금물이나 작년 세계경기가 워낙 안 좋았기 때문에 올해는 약간 나아질 수도 있어 보인다. 한국경제가 관건이다. 국내외 기관들은 금년 경제성장률이 작년보다 개선될 것으로 점치나 조족지혈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 경제가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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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경자년(庚子年) 정치가 바뀌려면 지면기사
불체포·면책등 '국회의원 특권' 과감 철폐공천제 바꾸고 낙하산 기관장 풍토 없애야국회, 시민대표 사명감 대의기구 인식 필요'준연동형비례제' 진영정치 완화 수단 한계미국정치에서 극단의 정치가 사라진건 건국 후 100년쯤 지난 뒤였다. 연방주의자와 공화주의자들은 상대를 경쟁자로 인식하지 않고 적으로 인식하는 정치문화가 팽배했다. 독립전쟁이 끝나고서야 정치적 반대자를 파트너로 인식하는 문화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새로운 세대의 진입이 상호 관용의 전통을 마련해나갔다. 그러나 노예제 폐지를 둘러싼 남북전쟁은 또다시 미국정치를 극단적 적대의 정치로 몰아갔다. 남북전쟁 세대가 점차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서 극단의 정치도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또한 인종차별이라는 벽이 자취를 감추기 시작하면서 관용이라는 민주주의의 법칙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미국정치도 처음부터 상호 배려와 관용이 자리 잡지 않았으며 상대를 파트너로 인식하는 데 긴 시간의 기회비용을 지불했다.한국정치의 적대적 구조는 점점 강화되는 추세다. 박근혜 탄핵 이후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자는 국민적 에너지는 이미 사라졌고, 1980년대 군사독재에 저항했던 세력이 정권을 잡은 지금 그 세력조차 국민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진보진영의 무기인 도덕적 순결성조차 의심받고 있다. 예단은 이르지만 이른바 '하명수사 의혹'과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선거개입 의혹 사건 등은 집권핵심의 도덕성을 의심하기에 이르렀고, 86세대의 민주화 훈장의 빛도 바랬다. 이들조차 기득권화하는 상황에서 한국정치는 정치의 일상 문법으로 연명하는 사회의 직업군 중의 하나로 전락했으며, 특권을 쫓는 권력지향적 집단, 인생역전을 위해 투신하는 승부의 세계로 추락했다.정치가 바뀌기 위해서 보다 본질적인 것을 고민할 때가 됐다. 의원들의 특권을 없애야 한다. 특권이라면 불체포특권과 면책특권이 떠오른다. 이는 행정부와 입법부와의 관계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은 정치적 특권들이지만, 과감하게 손 볼 필요가 있다. 보다 중요한 것은 국회의원이라는 자리가 화려하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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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2019 기해년 정국이 남긴 불편한 진실 지면기사
한반도 평화협상, 핵보유 北-美 담판장 변질소득주도성장 '과속' 각분야 속도위반 딱지만조국사태 등 '정권 도덕성' 의심·분노 자초성찰·반성 통해 역사·국민앞에 겸손해지길기해년 새해 첫 칼럼을 '문재인 정부도 역사의 한 줄기일 뿐이다'라는 제목으로 시작했다. 새 정권의 행보가 본격적으로 가동된 2018년 정국은 국정 각 분야의 과속으로 진영간 갈등이 가속됐다. 세차례 남북정상회담은 전격적이고 파격적이었지만 본질인 북한 비핵화는 모호했다. 변칙적인 공론화 조사로 원전폐지가 결정됐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과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급발진했다. 연말에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민간인 사찰 의혹이 터졌다.모든 현안에서 진보와 보수 진영의 진지전이 가열됐고, 양 진영 모두 이념의 참호를 견고하게 구축했다. 자성하고 경고할 만한 분열현상이었다. 진영논리에 감염된 정당 권력들이 권력의 실제 주인인 국민을 분열시켜 제 잇속만 챙기는 당리당략이 만연했다. 새해 첫 칼럼에서 정국을 주도하는 문재인 정권이 역사와 국민 앞에 겸손해질 것을 요청한 건 이 때문이다. 국민이 정권을 바꾸어 가며 일구어낸 역사의 대하에서 문재인 정부는 한 줄기 지류임을 깨닫기를 기대했다.2019년 성탄절 전야다. 올해 첫 칼럼에서 정권을 향해 요청했던 당부가 순진한 희망에 불과했다는 자괴감으로 마지막 칼럼을 쓰고 있자니 고통스럽다. 올 한해 국정 각 분야에서 전년의 과속이 무색하게 지체와 정체가 심각했다.한반도 평화를 위한 남·북·미 삼각협상은 6월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반보의 진전도 없는 실정이다. 한반도 평화협상은 핵보유국인 북한과 미국의 담판장으로 변질됐다. 북한은 핵무장을 현 수준에서 동결하는 대신 전면적 제재완화를 요구한다.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는 확고해졌다. 반면에 한국의 외교적 지위는 추락했다. 트럼프의 방위비 인상 요구는 약탈적이다. 문 대통령을 모욕하는 북한 당국의 발언은 막장이다. 한국을 속국 취급하는 중국의 안하무인은 금도를 넘고 있다. 일본에 화풀이를 해봤지만 서로 상처만 입었다.대통령과 여당과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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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유휴시설과 폐자원의 가치화 지면기사
광명동굴입구 위치한 '업사이클 아트센터'기피시설 예술공간 재탄생 역발상의 모델환경·제조업등 결합 에코디자인센터 조성자연테마파크 '문화관광복합단지' 도전장광명동굴 입구에 위치한 광명시 업사이클 아트센터를 둘러보았다. 광명시 업사이클 아트센터는 쓰레기 소각장 관련 유휴시설과 폐자원을 재활용하여 예술작품이나 생활용품으로 재탄생시키는 문화예술공간이다.업사이클아트센터는 방문객들을 위한 업사이클 아트 전시장으로 시민들을 위한 디자인과 공예교육시설로, 에코디자인 창업지원센터로 복합적 기능을 수행하는 한편 광명시 관광 콘텐츠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는 다목적 문화공간이다. 센터를 개관한 2015년 이래 3년간 100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갔으며 누적 공예교육 수강생은 2만명에 달한다. 관람객과 수강생의 시설 이용 만족도도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성과로 2019년 '경기문화창조허브' 시설로 선정되었다. 주민기피시설이었던 자원회수시설을 일약 예술공간으로 재탄생시킨 역발상의 모델이라 할만하다. 시민들이 폐자원을 예술적 표현의 소재로 재활용하는 체험교육공간이며 폐자원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주민기피시설이 주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예술공간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문화예술인에게 창작공간을 제공하고 전문인력 양성기능도 겸하고 있어 일자리 창출을 비롯한 다양한 파급효과를 낳고 있다. 광명시는 업사이클 아트센터와 함께 에코디자인센터를 조성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에코디자인은 제품의 소재 선택 가공과정에서 환경부담을 줄이고 경제성을 높이면서 사회의 지속가능성도 높이는 미래지향적 핵심 기술이다.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제품의 기능과 품질은 최대화하는 환경 친화 디자인을 말한다. 광명시는 환경과 디자인, 제조를 결합한 융·복합 장르인 에코 디자인을 특화하여 지역 일자리를 활성화 시키고 국내 에코 디자인 기업을 성장시키고 에코 디자인 보급을 통해 국내 기업의 친환경제품 경쟁력을 높이려는 실험을 하고 있다. 광명시는 업사이클링 아트센터를 기반으로 에코디자인센터를 운영함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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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상복(賞福) 터졌네 지면기사
강화실버영상제작단, 서울노인영화제 시장상박문여고, 미디어·정보리터러시교육 우수상17일엔 손다혜 강사의 다큐멘터리 작품상강화도미디어타운 촌장 류미례감독 특별상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 올해 상복이 터졌다. 센터에서 교육을 받았거나 센터를 거점 삼아 활동하고 있는 분들의 수상 소식이 잇따른다. 첫 번째 기쁜 소식은 계절이 가을의 문턱을 막 넘어서려는 무렵 들려왔다. 강화실버영상제작단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대룡시장을 아시나요?'가 지난 9월 하순 개최된 2019 서울노인영화제 본선에 진출해 서울시장상을 받았다. 올해로 열두 번째 맞는 이번 서울노인영화제에는 국내경쟁부문 232편, 해외경쟁 부문 15개국 61편의 작품이 각각 접수됐다. 그 만만찮은 경쟁을 뚫고 평균 연령 73.8세의 강화실버영상제작단이 수상의 영예를 누리게 된 것이다.이 작품은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가 인천의 노포(老鋪), 고옥(古屋), 여러 섬의 해양설화 등 인천의 문화유산을 영상으로 기록하기 위해 3년 전부터 시작한 연중기획 '시민영상아카이브, 인천'을 통해 만들어진 다큐멘터리다. 강화도에 거주하면서 센터의 미디어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한 뒤 시청자제작단으로 활동 중인 7명의 어르신들이 스스로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 촬영, 편집, 내레이션까지 해냈다. 강화 교동도의 대룡시장을 배경으로 실향민의 가슴 아픈 사연을 전하면서 그 섬에 얽힌 한국의 근현대사를 담담하게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커다란 충격을 받고 깊은 시름에 잠겨있는 강화도 주민들, 특히 어르신들께 위로가 됐다는 얘기를 들었다.두 번째 기쁜 소식의 주인공은 인천의 전통명문 박문여고다.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가 미디어교육프로그램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이 학교가 한국정보화진흥원, 한국언론진흥재단,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시청자미디어재단 등 6개 기관이 공동주최한 2019 미디어·정보 리터러시 교육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차지했다. 박문여고는 2018년도 교육부 교과중점학교 중 전국 최초로 언론홍보미디어분야 교과중점학교로 지정됐다. 하지만 척박한 미디어환경에 놓여있는 인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