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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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북한의 통미봉남은 구시대 발상이다 지면기사
한미연합훈련, 전작권 전환 대비 운영 불구北, 단거리미사일 발사·美 비난 '민감반응'정치적 이유 민간교류까지 차단해선 안돼동질성 회복만이 공동번영과 통일 밑거름지금 남북관계는 참여의 기대를 높였던 작년과는 달리 경직된 상황이다. 북미대화는 물론이고 남북대화의 중단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엊그제 방한한 비건 미국 협상대표도 북한이 협상장에 나오지 않고 있다는 답답함을 토로했지만 현재 협상을 앞둔 북미간 샅바싸움은 지속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간 친서는 오고 가고 과거와 같은 위기상황은 없지만 하노이 회담 이후 반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볼 때 실질적인 측면에서 커다란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우리 정부는 북미협상과 남북대화가 선순환되어야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남북미 판문점 3자 회동의 성사와 조속한 북미 실무협상의 재개를 위해 노력해왔다. 3자 정상회동은 형식적으로는 미국의 손짓에 북한이 호응해서 개최된 것이지만 우리 정부는 이러한 회동이 성사될 수 있도록 뒷받침했다. 남북간에, 한미간에 신뢰관계가 없었다면 이러한 회동이 성사되지 못했을 것임은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도 한국을 떠나기 전 우리 정부의 노력에 감사를 표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재개키로 한 북미협상에 거는 기대는 실로 크다. 광복절 경축사에서 대통령이 직접 북미 실무협상의 고비를 잘 넘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하였다. 광복절 경축사의 내용대로 한반도가 북핵문제나 분단구조에 따라 흔들리지 않고 한반도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이루기 위해서는 북미관계의 개선이 동반되어야 한다. 한반도의 정전체제는 남북이 당사자가 되어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주변국들의 중첩적 이해관계가 해소되어야 한다. 특히 현 시점에서 북미관계가 개선되지 않고서는 남북관계에 한계가 존재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현재 북한은 과거보다 한미연합훈련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되면 한미합동군사훈련의 폐지를 강하게 주장할 것이다. 한미연합훈련은 연례적, 방어적 훈련이고 이번에는 전작권 전환에 대비한 필요 최소한으로 운영했다.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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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한국 소설에도 사랑을 지면기사
日소설 자유분방 자질구레한 이야기 '유난'정서 안맞고 감동없어 이해 안되는 경우 허다'재미·감명 깊은' 우리소설 많은데 안 읽혀 '최소한의 사랑' 나눠달라고 작가들에 호소1998~2004년, 4단계로 허용된 '일본대중문화 개방', 그때 많은 분들이 분노하고 두려워했다.한일국교정상화(1965년)를 했다지만, 36년간 지배당한 억분함과 일본정부의 일관된 뻔뻔한 작태에 대한 국민적 분노는 가실 수가 없었다. 스포츠 '한일전'이 벌어지면 너무나도 애국적이지만, '일제'를 사용하는 것은 거리낌이 없고 심지어 자랑스러워하는 이율배반 상태에서, 자존심상 일본 영화(특히 애니메이션)·비디오·만화만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개방에 두려움 없이 임하라!" 일국의 대통령이 이런 말을 했다는 자체가 두려움이 컸다는 얘기다. IMF에 돈 빌린 대가로 다양한 개방 압력을 받고 있었고, 세계화를 부르짖는 터수에 세계적인 일본대중문화를 계속 막을 수도 없었고, '한류'를 팔기 위해서는 '일류'도 살 수밖에 없었다. 결정적으로 해적판이 난무했다. 차라리 정상 유통시키고 세금을 뜯어내기로 한 정부의 선택은 당연한 바였지만, 불법으로도 그렇게 잘 팔리는데 합법이 되면 얼마나 잘 팔릴지 겁나지 않을 수 없었다.이미 한국 문화시장을 휘어잡던 일본 문화가 있었다. 일제가 물러간 뒤에도 일본소설은 거리낌 없이 살아남았다. 야스나리와 겐자부로의 노벨문학상수상(1968, 1994년)은 일본소설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는데 일조했을 테다. 누가 감히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두 번이나 배출한 나라의 소설을 부정할 수 있겠는가. 하루끼의 등장은 치명적이었다. '상실의 시대'는 수백만 권이 팔렸다. 출판사들은 다투어 일본작가의 소설을 출판했다. 또 다른 하루끼 대박을 꿈꾸면서. 일본신인문학상에 불과한 '아쿠타가와상'은 세계적인 문학상으로 오해받았고, 그 상 받은 일본작가 치고 한국에서 안 뜨고 안 팔린 이가 없었다. 대중문화에서도 그런 장악이 당연해보였다. '대중문화식민지'가 될까 봐 떨었던 것이다. 일본대중문화가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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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동네 워터파크로 변신한 초등학교 운동장 지면기사
'성북문화바캉스' 휴가 소외계층에 인기다양한 세대 어우러져 '통합·교류의 장'지역사회 구성원들 문화사업 창출 필요아이들에 경험·추억 보여주는것이 중요오늘날 도시에서 공동체를 경험할 수 있는 장소는 어디일까? 아마도 공원이나 놀이터, 혹은 쇼핑몰 정도가 떠오를 것이다. 공원은 다수의 시민이 모이기는 하지만 각자의 목적에 따라 시간을 보낸다는 점에서 공동체를 경험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상대적으로 공동체성이 강한 놀이터는 아이들이라는 특정 세대에 한정된 공간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어쩌면 쇼핑몰이야말로 현대 도시에서 가장 대표적인 공동체 공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미 정해진 공간에서 모든 시간과 경험이 자본과 소비라는 두 가지 기준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공동체 본래의 의미가 발현될 수 없는 구조이다.그 외에 최근 종종 언급되는 공간이 학교 공간이다. 대학은 그 잠재성에 비해 지역과의 연계에 아주 인색하거나 편향되어 있고, 중·고등학교는 입시 위주의 학습공간으로 치우쳐 있다. 그나마 초등학교는 아직까지 자유로운 활동을 즐기는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개입을 통한 새로운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공간이다. 실제로 많은 초등학교에서 학교 개방이나 공간을 활용한 실험적 프로그램이 시도되고 있는 것도 그러한 이유이다.서울시 성북구와 성북문화재단에서는 초등학교 운동장을 몰놀이장으로 바꾸는 실험을 5년째 하고 있다. '성북문화바캉스'라는 이름으로 초등학교 운동장에 대형풀장을 비롯해 유아풀장, 슬라이드, 다양한 먹거리와 체험부스, 공연 등을 준비하여 단순히 물놀이를 즐기는 차원을 넘어 동네 워터파크의 경험을 제공하는 한여름날의 축제에 가까운 프로그램이다. 지금은 여러 자치구에서 비슷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만 성북구 고유의 특색을 살려내지는 못하고 있다.애초 '성북문화바캉스'의 취지는 소박했다. 지역사회에서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문화와 여가 생활에서 소외되는 이들에게 짧은 기간이라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자는 것이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해외로 휴가를 떠나기도 하지만, 여전히 맞벌이부부나 자영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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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용기 없는 삼류 정치에서 벗어나라 지면기사
경제 비상시국에 갈등만 증폭시키는 정치美민주주의 지탱 '다수결원칙' 한국 무너져흑백논리 갇혀 지지세력 눈치만 보지말고내부에는 쓴소리·상대에는 관용 베풀어야일본 경제 보복, 수출과 내수 부진, 한국 WTO 개도국 지위 박탈 등 경제 비상시국이다. 그런데 초당적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할 여야는 서로를 향해 죽창을 겨누고 있다. 정부 여당은 자유한국당을 향해 친일 프레임을 씌우고 야당은 정부가 관제 민족주의로 반일 감정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 행복을 책임져야 할 정부는 우왕좌왕하고, 갈등을 조정해야 할 정치는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진정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 조치를 강력 비판하고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확대하며 세계 여론에 호소해야 하나. 이것은 본질적인 해법이 아니다. 정부가 고도의 외교력을 회복하고 협치의 리더십을 펼쳐야 한다. 최근 방문한 미국 보스턴에서 미국 민주주의 정신을 지탱하는 힘과 위대한 정치 지도자의 삶을 만났다. 1620년 메이플라워를 타고 영국에서 대서양을 건너 미국으로 넘어온 청교도들은 보스턴 근처 플리머스에 도착하기 전 배 안에서 41명이 협약을 체결했다. 질서와 안녕을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 하나의 시민 정치체제를 만들고 필요한 법률과 공직을 제정하여 이에 복종한다는 것을 서명했다. 중요 문제에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다수결의 원칙을 따를 것을 약속했다. 이런 메이플라워 협약에 바탕을 둔 다수결의 원칙이 미국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힘이 되었다. 한국 의회 민주주의와 비교해보면 큰 차이가 있다. 법률 제·개정 절차를 관통하는 기본은 다수결의 원칙이다. 국회에서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면 어떤 법안도 통과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국회 선진화법은 세계에 유례가 없는 5분의 3 이상 법칙을 준수한다. 이런 국회 선진화법에 따른 선거법 개정과 사법개혁을 연계한 패스트트랙 지정이 정국 파행의 원인이 되었다. 이제 국회 마비법으로 전락한 국회 선진화법은 개정돼야 한다. 민주주의는 태생적으로 완벽한 제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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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남북관계에서 지자체 역할의 중요성 지면기사
제도적 장치로 서독인 자유롭게 동독 여행한반도 남북·남남·북북갈등 이념대결 존재'이산가족 북한 방문' 민간 자율 추진 바람직자치단체간 플랜짜고 北 교류의 장 끌어내야동서독의 경우 분단시기 상호 방문에 있어 제약이 많지는 않았다. 동독 내 서베를린이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에 서독 주민의 왕래를 위한 여러 제도적 장치를 갖추었다. 1970년대 초반 동서독 기본조약 체결을 전후하여 교통조약이 체결되고 우편 통신 관련 조약들도 체결되었다. 서독의 동방정책은 당장의 통일이 어렵기 때문에 분단으로 인한 주민들의 고통해소에 목표를 두었다. 동독의 국가성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할슈타인 원칙을 폐기하고 동독을 대화와 협력의 파트너로서 인정했다. 동독은 정상국가로서 인정받기 위해 주민 간의 왕래와 접촉을 허용하였다. 서독인들의 동독 왕래에 따른 통행료를 받을 수 있었고 동독을 찾는 서독인들에게 강제적인 환전 의무를 부과함으로써 경제적 이득도 챙길 수 있었다. 이러한 제도적 장치를 통해 서독인들은 안전하게 동독을 여행할 수 있었고 가족들을 만날 수 있었다.국가가 나뉘어져도 이념이나 제도가 달라도 자유롭게 왕래하고자 하는 의지는 인간으로서 가질 수 있는 핵심적인 기본권이다. 공산권 해체시기 독일인들의 외침은 국가의 통일이 아니라 여행의 자유였다. 인위적인 장벽에 의해 개인의 이동과 만남이 제약되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에 반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분단의 장벽 속에 갇혀 있는 남북 주민 간의 이동은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 특히 남북은 동서독보다 상황이 훨씬 좋지 못하다. 정전 체제가 존재하는 데에다가 군사적 대치는 여전하다. 아직 한반도에는 남북갈등, 남남갈등, 북북갈등 등 중층적 이념대결 구조가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남북 간에는 왕래와 교류를 통한 상호 이해는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남북 간 교류협력이 장려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그러한 계기를 마련하기 어려워졌다. 지금 북한과 새로운 협력을 도모하려 해도 대북제재로 인해 쉬운 상황이 아니다. 남북경제협력에 있어서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고 개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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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말이 되는' 드라마를 보고 싶다 지면기사
몸·영혼 바뀌는 체인지담·현대판 귀신담…노골적 판타지 '황당무계식' 시청률에 매몰미드·일드 베낀 '비현실' 다뤄 안타깝기만은유하고 보듬고 해학있는 작품 만들어야한국드라마는 끝없이 비현실로 치닫고 있다. 옛날엔 보통사람의 현실을 담백하게 다룬 드라마도 꽤 했다. 연예인들이 뭔가를 하는 소위 '예능'프로, 일반인의 삶을 보여주는 '리얼다큐', 연예인과 일반인이 함께 나오는 '리얼예능'. 실상은 연출이거나 '악마의 편집'이더라도 그 '리얼'을 표방하는 프로들이 득세하는 것에 비례해, 드라마는 '현실'로부터 멀어졌다. 몸이나 영혼이 바뀌는 체인지담, 시간·공간 이동담, 현대판 귀신담, 초능력 히어로담…. 이런 노골적인 판타지에 시청자는 익숙해졌다. 저게 말이 되냐고 따지는 이는 드물다. 그 어떤 판타지도 없으면 시청률이 바닥이다. 드라마는 으레 황당무계한 것이라는 공식이 만들어진 듯하다. 드라마의 만화화라고 해야 할까.물론 괴력난신(이성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불가사의한 존재나 현상을 이르는 말)이 전혀 없는 드라마도 있다. 그렇지만 그 '현실적인' 드라마도 판타지다. 비극적·엽기적 출생의 비밀, 갑작스러운 중병의 발발, 못된 부자와 착한 서민의 운명적인 로맨스, 이중삼중사중의 짝짓기 연애, 정의로운 '사'들의 징치…. 전통적인 설정만으로 시청률이 나오지 않으니, 5대 강력범죄가 난무한다. 만약 드라마가 현실의 반영이라면, 한국은 폭력·절도·성범죄·강도·살인이 비일비재하는 무법 천국이나 다름없다. 재벌은 사업에 힘쓰기는커녕 끔찍한 사고나 저지르고, 공권력은 범죄자와 결탁되어 있고, 그래서 범죄는 은폐되기 십상이고, '사'들도 거의 다 악당이고, 흙과 물에 억울한 희생자가 묻혀 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온갖 범죄가 발생 중이다. 정의로운 영웅의 목숨을 건 활약이 없다면 구제불능이다.한국이 얼마나 정의롭고 안전한데. 한국인이 얼마나 훌륭하고 이타적인데. 한국재벌이 얼마나 '노블레스 오블리주'인데. 드라마 만든 사람들, 애국심이 없네. 저런 사상이 의심스러운 드라마를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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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청년창업과 도시재생 지면기사
'청년창업가게 1호점' 지역변화 새싹 역할'갬성' 자극하는 거리풍경 바꾸는 것 중요오랜 문제점 파악후 해결 '지역재생' 필수많은 사람들 다양한 영역 활동 '변신 가능'최근 서울시 성북구에서는 '지역을 바꾸는 새로운 실험'을 시작했다. 유흥업소 밀집 지역에서 유흥업소 폐업 공간에 '청년창업가게'를 오픈하는 것이다. 출발은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었다. 자신들의 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 인근에 흔히 '맥양집'(맥주와 양주를 주로 판매한다는 의미에서 비롯됐다)이라는 유흥업소가 밀집돼 있으니 유해환경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것이었다.이에 대한 행정의 대응은 강력한 단속뿐만 아니라 주민협의체 등과 지속적인 협력이었다. 덕분에 업소 10여 곳이 문을 닫았다. 이러한 결과는 민원제기와 단속의 효과로 일반적인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성북구에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그 다음 단계의 출구 전략을 고민했다. 단속 부서인 보건소와 성북문화재단이 함께 청년문화와 청년창업이라는 화두를 갖고 지역을 바꾸는 방법을 고민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폐업으로 빈 가게를 청년창업 및 복합문화공간으로 바꾸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행정안전부의 '청년창업공간만들기' 공모사업으로 예산을 마련해서 3개의 청년팀을 선발했다.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수 십 년 된 건물은 구조적 문제와 복잡한 소유권, 법적 문제 등을 안고 있었으며 건물주를 설득해서 임대차계약을 맺는 일 등은 오롯이 실무자의 몫이었다.이렇게 수 개 월간의 노력을 기울인 탓에, 지난 7월 초 '낭만덮밥'이라는 청년가게 1호점이 문을 열었다. 오픈식이 있던 날에는 그 주변의 왕복 800m 거리에 90개 부스가 참여하는 '두근두근 별길마켓'이라는 행사를 열어 지역주민들에게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풍경을 제공했다. 성인 대상의 유흥업소가 많은 지역이다 보니, 야간에는 일반인들의 왕래가 드물어 동네상권은 활기를 띨 수 없었다. 휴일 오후와 저녁 시간에 1만5천여명의 주민들이 거리를 가득 메운 모습은 이전에 결코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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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왜 국내정치엔 과감한 상상력이 없는가? 지면기사
정부, '비핵화 개념' 명확하지 않고 불분명'선 비핵화후 체제보장' 김정은 의지와 무관북·미정상 '판문점 깜짝 회동' 세계가 감동문대통령도 황교안 대표 만나 현안 논의해야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이 회동한 것은 분명 역사적 상징성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언급처럼 "적대관계 종식과 새로운 평화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선언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역사적 판문점 회동을 계기로 청와대에 몇 가지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첫째, 현 정부가 생각하는 비핵화의 개념과 목표는 무엇인가? 통상 정책은 개념에서 시작한다. 개념이 명확하고 정확해야 정책 목표가 분명해지고 국민 소통이 원활해진다. 또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정교한 로드맵을 만들 수 있다. 반대로 개념이 모호하고 불확실하면 목표는 흔들리고 정책 효과성은 보장되지 않으며 정책을 둘러싼 정치 갈등은 심화된다. 스티브 비건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올해 1월 미국 스탠퍼드 대학 강연에서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선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나 공유된 합의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것이 하노이 2차 북미 회담 결렬의 핵심 이유일지도 모른다.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 10월 12일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개념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추가적인 핵실험과 핵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해서 핵 생산 시설과 미사일 시설을 폐기하는 것은 물론 현존하는 핵무기와 핵 물질들을 전부 없애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최근 연합뉴스 및 세계 6대 뉴스통신사 합동 서면 인터뷰에서는 다소 다른 견해를 밝혔다. "영변의 핵시설 전부가 검증 하에 전면적으로 완전히 폐기된다면 북한 비핵화는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든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영변 핵심 시설만 제거해도 북한 핵 능력은 거의 사라지고 비핵화가 이뤄진 것이라는 주장처럼 들린다. 정부의 비핵화 개념이 흔들리고 핵무기와 핵 물질이 폐기되지 않은 채 비핵화 협상이 종료되면 북한은 핵보유국이 된다. 문 대통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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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이제 남북·북미 대화의 시동 걸어야 지면기사
방한 트럼프 메시지·정상회담 결과 '중요'이번 계기로 '북미 실무대화 재개' 바람직北, 의지있다면 하반기부터 '대화국면' 진입한미 만남후 '남북대화' 김위원장 판단 중요 오늘부터 오사카에서 G20 정상회의가 개최된다. G20 정상회의도 국제적으로 중요한 행사이지만 우리로서는 G20 직후 방한하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은 무엇보다 큰 관심사이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은 시기상으로 보나 여건상으로 보나 중요한 의미가 있다. 우선 상반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있다. 지난 2월 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정확히 4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하노이 회담이 성과 없이 종료된 이후 북미 간에 이렇다 할 대화가 이어지지 못했다. 오히려 북한은 미국이 셈법을 바꾸지 않는 한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드러냈고 미국 또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전까지 제재해제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였다. 다만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 비난은 하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 또한 김정은 위원장은 약속을 지키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는 과정에 최근 양 정상 간에 친서 교환이 있었다. 친서의 내용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흥미로운 제안이 오고 가는 등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와중에 시진핑 주석이 전격적으로 방북하였다. 중국은 대화의 모멘텀 실종과 함께 미국의 대북·대중 압박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 출구전략을 찾던 북한으로서도 시진핑 방북 카드를 활용하는 것이 나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정부도 한중회담 전에 북중회담이 새로운 전기를 만들 수 있다면 먼저 진행되어도 무방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한다. 그리고 핀란드, 스웨덴 순방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신뢰를 통한 대화를 강조해 왔고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인도적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상반기가 지나는 시점에 전개되는 이러한 상황들의 핵심은 대화 재개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방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와 한미정상회담의 결과가 중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하는 계기에 남-북-미 3자 정상 간 깜짝 만남이 이뤄지면 좋겠지만 아직 그러한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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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문학을 사랑하라! 지면기사
문학인 많은 시대일수록 상식·도덕 잘 통해문학교육은 자유롭게 생각하도록 도와줘야시험문제 풀기위해 억지로 배우는건 엉터리아예 가르치지않는다면 자연스럽게 접한다소설이 안 읽히는 이유 중 하나는 뉴스가 더 재미있기 때문이다. 허구(그럴듯하게 꾸민 일)보다 실제 사건이 더욱 흥미진진하고 날마다 계속된다. 그 어이없고 끔찍하고 무서운 사건들에 대해서 '재미'나 '흥미진진한' 같은 표현을 써서는 안 될 테다. 그러나 그 사건들을 보도하는 미디어의 작태와 대중의 반응을 보면, 너무도 즐기는 듯하다. 어쩌면 그토록 소설보다 더 '허구'스러운 일이 실제 남발하는 까닭은 소설을 안 읽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문학 따위가 사람에게 무슨 필요가 있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실제로 문학 행위를 하는 사람은, 그러니까 일상적으로 시나 소설을 읽고 글을 쓰는 사람은 극소수다. 10명 중에 한 명 있을까 말까. 하지만 우리 국민이 문학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초중고에서 문학교육을 하고, 문학에 최소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문학을 종교처럼 떠받들어 주는 것일 테다. 문학을 '긍휼히' 대우해주는 것이다.누가 생각하더라도 가장 먼저 태어난 예술은 미술, 음악, 무용일 것이다. 경험이나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서 그렸든 재미로 그냥 그렸든 동굴 벽화로부터 미술은 발전했을 테고, 신호든 감정의 반영이든 노래로부터 음악은 성장했을 테고, 제의든 축제든 다 함께 어울리는 행위로부터 무용은 진보했을 테다.인류가 문자를 만들어내고서야 문학은 탄생할 수 있었다. 노래를 기록한 것에서 시가 나왔고, 공동체행사 대본으로부터 희곡이 생성되었다. 시로는 담아내기가 벅찬 이야기들이 수필이 되었고, 비로소 소설이 되었다. 시와 수필과 희곡과 소설을 평가하는 비평이 나왔다.이러한 문학이 없었어도 인류는 별문제 없이 존재했을까? 아마도 문학이 없었다면 인류는 지금과 같은 긍정적인 사회를 이루기 힘들을 테다. 문학은 감정을 발달시킨다. 개별적인 인생을 이야기한다. 이해타산이 아니라 감정을 표현한다. 하여 타자의 처지를 헤아리게 만든다. 존중하게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