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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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부천시 '관광콘텐츠과' 출범에 대한 기대 지면기사
지난달 17일, 박근혜 대통령은 '문화관광산업 경쟁력 강화 회의'에서 '관광산업은 한 나라의 문화적 역량과 교통시설, 그리고 성숙한 시민의식까지 사회 전반의 인프라가 융합된 서비스산업의 총아'로 규정했다. 그런데 한국에 와 부천시를 방문하는 외국인은 지난 2015년 한해 동안 6만7천510명으로, 한국 방문 외국인 1천323만1천명의 0.5%에 불과하다. 이는 동(同)기간 서울시 방문 외국인 관광객 1천41만명, 제주특별자치도 262만4천명과 비교할 때 일천하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경관도, 경주의 찬란한 문화유산도, 용인의 신나는 놀이시설도 없는 부천은 관광자원의 빈촌인가. 지난 4월 부천에서는 진달래·벚꽃·복숭아꽃 등 부천 3대 봄꽃축제가 열렸다. 지하철 7호선 등 최고의 접근성과 도시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환상적인 꽃들의 향연에 수도권 43만여명이 축제를 즐겼다. 김익중 부천대학교 호텔관광경영과 교수는 이 꽃축제들이 21억여원의 경제적 효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여행전문 인터넷 신문인 '트레블아이'는 전국 229개 자치단체 중 부천시를 '지역호감도 1위 도시'로 발표하기도 했다.이번 휴가철 부천에서는 영화·음악·만화·비보이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꾸며질 여름축제가 시작된다. 오는 21일 부천시청 잔디광장에서는 '제2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개막되고 22일부터 24일까지는 마루광장에서 '부천세계비보이대회'가 열린다. 또 27일에는 한국만화박물관에서 '제19회 부천국제만화축제'가 열리고, 이틀 뒤인 29일에는 마루광장에서 7080세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부천전국대학가요제'가 열린다. 일상생활과 무더위에 지친 분들과 한국을 찾는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문화를 향유하고 힐링할 수 있는 최적의 문화관광콘텐츠가 7월 부천에서 펼쳐지는 것이다. '문화특별시' 부천의 최고 콘텐츠인 영화제에는 1천여명의 유커가 개·폐막식을 참관하며, 전통시장을 찾아 한국문화를 체험할 예정이다. 또 올해 처음 열리는 세계비보이대회에는 일본과 중국인 관광객 200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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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로 읽는 고전] 입계의완: 경계에 들어 갈 때는 완만하게 하라 지면기사
최근 사드배치를 두고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간 갈등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큰 틀에서 보면 국가도 이해관계를 따져서 움직이는 조직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검토를 하고 결정을 하였을 것이다. 여러 가지 관점에서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경계의 문제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국제관계속에서 보면 한국에는 남북 간에 경계가 있지만 동시에 국제세력 간 힘겨루기의 경계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외교 전략을 짤 때는 경계가 지니고 있는 여러 가지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경계와 관련해서 바둑의 교훈을 적은 글인 위기십결에 입계의완(入界宜緩)이라는 말이 있다. 원래는 남의 세력에 진입할 때는 서서히 하라는 뜻인데 경계에 진입할 때는 신중해야한다는 뜻도 된다. 경계는 서로 다른 세력이 공존하여 혼재되어있는 곳이기 때문에 복잡성과 다양성이라는 특징이 있고 그만큼 변수가 많아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중해야 한다는 것은 어떤 식의 공격과 방어든 자기가 주도권을 쥐기 전에는 적극적으로 속도감 있게 추진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그만큼 타이밍조절이 매우 중요하다. 과연 지금 이 시점에 적극적으로 사드배치를 결정한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할까?/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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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국제 물 거버넌스의 역량과 우리의 자세 지면기사
기술·사업적으로만 접근 말고지속가능한 방안 찾는게 중요소비자 입장에서 계획·설계·시공서로 신뢰쌓는 자세 갖춰진다면자연스럽게 국제적 리더십 갖고물산업도 큰 발전 이룰 수 있어바야흐로 거버넌스의 시대다. 자고 일어나면 하루가 다르게 과거엔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와 상품이 선을 보이고, 지난날과는 전혀 다른 새 세상이 펼쳐진다. 핸드폰이 전화기를 대신할 때 만해도 출타 중 연락이 가능한 것 만으로도 만족했지만 이제는 핸드폰이 녹음기인지, 인터넷인지 아니면 사진기인지 명확하지가 않다. TV도 마찬가지다. 벽걸이 TV가 나오더니 이제는 자료 저장 공간으로 변하고, 또한 영화관인지 아니면 인터넷인지 구분이 잘 가지 않는다. 서로 출발점은 달랐지만 어디에서 시작했는지를 모를 정도로 종착역의 상품성이 일치할 때가 많다. 각기 다른 단위체가 협력을 통하거나 융합을 통해 끊임없이 새 제품이나 상품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새 방향을 모색하거나 개척하기도 한다. 이른바 연합이나 협력을 통해 새롭거나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내는 거버넌스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특히, 한 나라에 국한된 사안이 아닌 경우에는 거버넌스의 필요성은 훨씬 더 커진다. 작년 12월 100명 이상의 국가지도자들이 모여 논의했던 지구 상의 기후변화 문제나 점차 심각해지고 있는 물 문제가 이에 해당한다.우리나라는 작년 4월 제7차 세계물포럼을 개최하면서 기존의 물관리기술을 점검해보는 기회를 가졌고, 향후 방향도 설정한 바 있다. 무엇보다도 일방적으로 선진국에 끌려다니던 물관리기술의 소프트파워를 강화하는 동시에 단순히 국내 적용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더 많은 나라에 적용이 가능하도록 국제화나 범용화를 추구토록 하였다. 또한, 선진국과는 향후에 발생되는 아시아나 세계의 물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여 함께 방향을 제시하는 수준에 이르도록 계획을 수립하였다. 개발도상국에 대해서도 우리의 우수한 기술을 전수하고, 그들과 함께 더 많은 사람들이 이른바 '물복지'의 혜택을 충분히 누리도록 하는데 우리의 역할을 다해 나가도록 한 바 있다. 이를 위하여는 무엇보다도 국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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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두근두근 체험·테마여행'… 여름휴가는 농촌으로 지면기사
본격적인 여름휴가철로 접어들고 있다. 좋은 여행이란 떠나기 전엔 설렘이 있고 돌아와서는 아름다웠던 순간들을 반추할 수 있는 것이리라. 이번 여름휴가는 이 두 가지를 만족시키면서 숨 가쁘게 달려온 자신을 돌아보는 농촌으로의 휴가는 어떨까. 농촌의 시간은 도시의 시간과 다르게 흐른다. 재촉하지도, 뭔가를 빨리 만들라고 성화를 부리지도 않는다. 정지용 시인의 시 '향수' 시구처럼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나가고,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이다. 이렇듯 정겨운 농촌의 모습은 언제나 그 모습으로 우리를 반기고 있다. 요즘에는 농촌 여행의 길잡이도 잘 되어 있다. 농협에서 운영하는 팜스테이 홈페이지나 정부의 '우리나라좋은마을 웰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농가 맛집, 캠핑 그리고 레포츠 장소 등 테마별로 다양한 농촌관광명소를 알려준다.우리는 힘들고, 외로울 때 늘 고향을 생각하면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 왔다. 또한 넉넉한 엄마의 품 같은 농촌이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을 얻는다. 농촌은 말 그대로 힐링이다. 인디언들은 말을 타고 달리다가도 잠시 서서 뒤를 돌아본다고 한다. 뒤따라오는 영혼이 쫓아오지 못할까 봐서라고 한다. 우리도 넉넉한 농촌에서 더위를 이겨내면서 짧게나마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이것이 진정한 여행이자, 치유라고 생각한다. 최근 한 조사 내용을 보면 다행스럽게도 도시민들 대부분은 농업·농촌을 우리 사회를 지탱해 온 근간이며, 우리 생활 전반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먹을거리 생산 외에 전통 보존, 휴식장소 제공 등 농업·농촌의 다원적·공익적 가치도 충분히 알고 있다. 고마운 일이다. 농업·농촌은 꼭 필요한 산업이며 공간이다. 먹을거리를 공급하는 생명창고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우리가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마지막 쉼터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농업을 새로운 개념의 블루오션으로, 농촌을 색다른 문화와 접목시켜 신개념의 삶의 공간으로 탈바꿈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서 여우는 마음의 소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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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인류발전사에서 본 브렉시트 지면기사
지금 세계는 국가간 불평등·계층간 양극화 심화각국 협력, 공동번영·인간의 행복 위해 노력해야英 브렉시트·美 신고립주의… 인류발전 역행 같아요즘 단일화두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인들 사이에서 가장 빈번하게 오르내리는 단어는 단연 브렉시트일 것이다. 브렉시트에 관한 국민투표 결과가 보도된 이 후 연일 신문이나 방송에서는 브렉시트로 인한 영향을 분석하기에 바빴다. EU 탈퇴표가 EU 잔류표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면서 세계증시와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폭락하였고, 유로화나 중국의 위안화도 큰 폭으로 평가절하되었다. 반면 일본 엔화나 미국 달러화의 가치는 급등하였다. 한편 브렉시트는 정치 세계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 당장 영국의 캐머런총리가 사임을 표명하였고,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재투표를 요구하는 젊은이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EU탈퇴 쪽에 투표를 많이 한 60세 이상 노년층과의 세대간 갈등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프랑스 올랑드 대통령이나 독일 메르켈 총리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올라있다. 또한 사람들은 브렉시트가 오는 11월 실시 될 미국 대통령선거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가를 놓고 갑론을박하고 있다. 수출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브렉시트가 더더욱 현실적인 이슈가 되는 것 같다. 이러한 현상들은 우리들을 몹시 피곤하고 긴장하게 만드는 요소 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사피엔스'의 저자인 유발하라리에 의하면 현생인류의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가 만물의 영장이 된 가장 큰 원인은 다른 어떤 생명체보다도 더 큰 집단을 이루고 조직적으로 관리하면서 협동하는 데 있었다고 한다. 다른 유인원 집단을 정복한 호모 사피엔스들은 부족집단을 넘은 후, 도시국가 단계를 거쳐 오늘날에는 주권을 가진 개별국가를 이루어 살고 있다. 그러나 한편 인간은 각종 장벽을 쌓으면서 서로를 죽이는 불행한 역사도 경험하였다. 인류역사상 대부분의 전쟁은 국경장벽, 인종장벽, 종교장벽 등에 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각종 장벽을 제거하는 작업을 꾸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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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작은 관심과 실천이 소중한 재산 지켜준다 지면기사
컴퓨터의 역사는 1946년경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ENIAC(Electronic Numerical Integrator and Computer)을 제작하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반도체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산업 및 사무, 교육과 국방부문 등 응용범위를 넓혔으며 최근에는 인간의 학습능력과 추론·지각·자연언어의 이해능력을 실현하는 인공지능 컴퓨터와 인터넷 기반으로 사물을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oT)까지 등장하게 되었다. 컴퓨터는 불과 70여년의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눈부신 발전을 이뤄냈다.평범한 사람들은 컴퓨터에 대해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고마운 도구로 생각하지만, 범죄자들은 범죄의 수단으로만 생각한다. 이는 컴퓨터의 양면성이라 할 수 있다. 사이버범죄는 매년 증가추세에 있다. 또한 새로운 신종 범죄가 경쟁 하듯이 생겨나고 있어 컴퓨터 이용자들은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최근 신종 사이버범죄의 대표적인 예로 '랜섬웨어'가 있다. '랜섬웨어'는 해커들이 사용자의 컴퓨터에 침입하여 악성코드를 심어 저장된 문서들을 모두 암호화하고 이를 해제해 주는 대가로 돈을 갈취한다. 또한 추적을 피하기 위해 디지털가상화폐(비트코인)를 요구한다. 한번 암호화된 문서는 현재까지 풀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해커들이 사용하는 암호화 프로그램은 미국 슈퍼컴퓨터가 수년이상 소요해도 풀기 어려우며, 프로그램을 만든 발명자들 조차 "랜섬웨어의 질주를 막을 수 있는 좋은 대안이 없어 새로운 기술을 생각할 시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피해를 보기 전 예방! '랜섬웨어'가 무엇인지 알고 예방에 힘쓰는게 최선! 경찰관으로서 예방이 가장 좋다고 말하는 것이 부끄럽지만 현재로서는 이 방법 외 다른 대안이 없다. '랜섬웨어' 예방은 의외로 간단하다. 출처가 불분명한 메일은 삭제하고, 문서백업과 최신 보안업데이트를 생활화 하면된다. 백업은 외부저장장치(USB 등)나 인터넷 클라우드 저장소에 해야한다. 단순히 C드라이브 문서를 D드라이브에 백업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랜섬웨어'는 사용자 PC의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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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돈을 위해 사람이 필요한 사회 지면기사
지난 5월 28일 오후 5시 55분 지하철 2호선 구의역 9-4 승강장에서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열아홉살 청년 김모군은 고장난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진입하는 전동차를 피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지난 6월 23일 오후3시, 서울 노원구 월계동의 한 빌라 3층 외벽에 설치한 에어컨 실외기 앵글이 무너지면서 현장에서 작업하던 진씨가 추락했고, 병원으로 이송되어 수술을 받았으나 결국 숨졌다.한 생명이 사고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도 충분히 마음 아픈 일이지만, 이 두 사람의 죽음이 더 안타까운 것은 이들이 외주업체의 직원들이었다는 점이다. 효율과 실적이 중요한 외주업체의 직원들이었던 이들은 그들의 몸을 지켜낼 최소한의 안전장비조차 없이 업무현장에 투입되었다. 그리고 위험한 작업장에서 누구에게도 보호받지 못한 채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났다.사실 외주업체 직원들의 위험한 작업환경, 그리고 더 나아가 외주화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지난 6월 1일 남양주 지하철 붕괴사고, 2015년 3월 한화케미칼 폭발사고, 2014년 12월 신고리원전 3호기 건설현장 가스 누출 사고, 2013년 5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가스누출 사고, 2011년 12월 코레일테크 직원 열차 충돌사고로 발생한 사상자는 모두 하청업체 직원들이었다.이처럼 가장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하청업체 직원들의 안전사고는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그때마다 누구 한명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오로지 책임을 묻는 사람만 있었다. 그들의 안타까운 죽음에 성난 민심이 일어도 소나기만 피하고 보자는 식의 일회성 대책만 난무했다. 생명과 안전보다 비용과 효율을 중시해온 시스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외주화 문제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치려고 하지 않았다. 비용과 효율의 논리에 매몰되어 경시되고 있는 인명과 안전의 위상을 다시 정립해보자고 하면 다시 비용과 효율의 잣대를 들이댔다. 이는 공공의 역할을 하는 공공기관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철도공사가 매년 관리해야 할 철도 시설물 정비물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시설물 정비 담당 인력은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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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상] 새로운 구(區)명칭에 거는 기대 지면기사
도시 정체성 확립과 브랜드화로 '애향심 고취'다양한 사업 추진 경제 활성화로 '지역발전' 한몫낙후된 변방 아닌 '고유의 멋 지닌 도시' 재탄생요즘 동구가 떠들썩하다. 50여 년 만에 동구의 얼굴을 바꾸는 중요한 일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가진 각자의 이름은 단순히 다른 사람에게 불리는 호칭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과 대표성을 나타낸다. 행정구역 명칭 또한 사람의 이름과 다르지 않다. 자치구는 법인격이 부여된 지방정부이기 때문에 전국에 단 하나뿐인 고유의 얼굴이어야 한다.동구라는 명칭은 1968년 구제(區制)가 처음 실시될 당시에 단순히 인구 규모에 따라 나누고 인천시청(현 중구청)을 기준으로 방위 명칭을 부여하면서 비롯됐다. 동구라는 이름은 전국에 6곳이나 돼 광역시를 앞에 붙이지 않으면 어느 도시인지 전혀 구별할 수 없다. 또한, 인천시 영역이 넓어지면서 동구는 동쪽이 아닌 서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지리적으로 전혀 어울리지 않은 이름이다.구(區) 명칭 변경에는 각종 서류와 표지판 정비 등을 동반하기 때문에 예산과 인력이 소요되고, 시행 초기 생소함에 따른 불편이 야기될 수 있다는 일부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에도 동구가 명칭변경을 추진하는 것은 우리 구의 역사와 문화가 반영된 고유이름을 가짐으로써 도시의 정체성 확보와 브랜드화를 추진할 수 있고, 주민들의 애향심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자치시대에 지역 브랜드화는 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새로운 이미지 구축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도시경영의 중요한 전략이기도 하다.동구는 인천의 종갓집으로 근대화와 산업화, 문화의 선도도시였다. 하지만 외곽중심의 신도시 개발에 밀려 도시 기능이 쇠퇴했다. 이에 따라 인구수는 1980년 16여만 명에서 7만여 명으로 줄었고, 노령인구 비율은 17.2%로 인천 자치구 중 제일 높으며, 인천시 전체 공폐가의 3분의 1인 670여 채가 동구에 위치하는 등 더는 물러날 곳이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이대로는 안된다는 절박한 위기 속에 민선 6기가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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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연인] 짝 지면기사
우리 서로 도장 찍은 맹종(盲從)의 종신 보험평생 저축해둔 그리운 흉터들을한쪽이 도질 때마다 갸륵하게, 덮어주는,이승은(1958~)반쪽은 한쪽에서 나오며, 한쪽은 반쪽으로 완성된다. 반쪽이 반쪽을 만나 하나가 된다는 것은 짝을 이루는 것이다. 짝을 찾아가는 것은 원래의 자리를 회복하는 과정이지만, 분열된 상태에서 반쪽은 언제나 불완전한, 불안정한, 불안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스스로에게 짝이 된다는 것은, 자기를 온전하게 '자기라고 부르는 것'과 다르지 않다. '서로'를 '우리' 안에 편입시키는 '짝의 공간'에는 선과 악을, 옳고 그름을, 참과 거짓을 가리지 않고 죽는 날까지 순종하는 것인바, 서로의 이름을 새긴 "맹종盲從의 종신 보험"에 낙관을 찍는 행위일 수밖에 없다. 그리움도 흉터도 애증으로 축적되면서 낡아가는 반쪽이 반쪽을 "갸륵하게, 덮어주는" 당신도 한쪽에서 나온다./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이승은(1958~)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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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중강의 음악살롱] 국악×재즈= 월드뮤직 지면기사
음악은 '허세'다. 조금은 그렇다. 한국에서, 60년대와 70년대는 클래식이 그랬다. 80년대와 90년대는 재즈가 그랬다. 이런 음악들이 주목을 받으면서, 지적 허영심을 만족하는 기재가 되었다. 물론 모두 그랬다는 건 아니다. 2000년대 이후, 국악이 어쩌면 '허세'인지 모른다. 자신이 국악을 특별히 좋아하지 않더라도, 무릇 음악인이라면 국악을 어느 정도 알아야 한다는 심리가 있다. 클래식과 현대음악, 재즈와 월드뮤직을 한다는 음악인들이, 국악을 소재로 해서 쓴 작품은 꽤 많다. 그러나 양과 질은 결코 비례하지 못했다. 신현필이라는 재즈 색소포니스트가 있다. 그를 재즈에 국한할 수 없다. 그간 경험하고, 지금 지향하는 음악이 재즈라고 할 순 없기에 그렇다. 지난해 '대중음악인을 위한 국악작곡 아카데미'(국립국악원)를 통해 작품을 발표했다. 발표된 곡 중에서 신현필의 곡은 유일하게 피아노를 사용하지 않았다. 피아노만큼 만만한(?) 악기가 또 어디있으랴? 이 악기 하나로 재즈적 화성을 모두 커버할 수 있지 않은가? 그의 작품은 또한 국악연주가들이 땀을 삐질 흘리면서 연주하게 만들었다. 국악적인 곡이 아니라서 그랬을까? 그 반대다. 국악적 리듬(2분박과 3분박)을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이를 신선하게 접근했다. 비유컨대, 2차방정식을 잘 푸는 학생에게 이제 3차방정식의 문제를 내 준 셈이랄까? "국악은 어떻게 월드뮤직이 될 수 있을까?" 나와 같은 사람들에겐 평생의 숙제다. 나는 월드뮤직을 이리 정의한다. "지역음악의 특수성과 세계음악의 보편성이 잘 융합된 음악이다." 국악연주자와 타 분야 음악인들이 만날수록, 특수성과 보편성이 조화로울 수 있다. 신현필에게서 그런 씨앗을 발견한다. 'Hauzikhas Connection'이란 음반에는 '한오백년'이 실렸다. 그가 프로듀서를 하고, 색소폰으로 연주했다. 인도음악가와 함께 작업을 했다. 사랑기(인도현악기)와 타블라(인도 타악기)가 등장한다. 재즈를 전공한 이들이, 자국의 민속음악을 이용해서, 월드뮤직을 지향하고 있다.국악이 월드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