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기고] 시민의 행복한 미래! 도서관에서 길을 찾다 지면기사
'한 국가의 과거를 보려면 박물관에 가고, 현재를 보려면 시장을, 미래를 알고 싶으면 도서관에 가라'는 말이 있다. 수원시는 민선 6기 역점시책으로 시민이 독서를 통해 가치있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공공도서관 확충 및 작은도서관 지원에 주력하고 있다.수원시 공공도서관은 현재 16개로 오는 2017년에는 총 20개가 조성된다. 수원시의 도서관은 책만 읽는 공간을 벗어나 교육과 정보, 휴식의 장소로 책과 함께 이웃들과 어울리며 원하는 것을 배우는 문화콘텐츠 라이브러리를 지향한다. 문학을 기반으로 다양한 독서정보를 제공하는 '문학, 작가와의 만남'과 사서가 직접 북 큐레이터로 나서 책을 설명하는 '북 큐레이션 코너'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의 특색있는 문화를 소개하는 '예술이 숨 쉬는 공간으로의 동행'은 수원 예술인의 다양한 전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수원시 도서관은 생애 주기별로 필요한 맞춤형 지식정보, 교육, 여가생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도서관별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 운영으로 독서문화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 역사와 사회복지, 건강, 육아, 문학, 여행, 예술, 청소년, 환경, 철학 등 여러 테마로 시민들에게 생활 밀착형 지식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팔달산이 여러 꽃과 나무로 매력을 발산하듯 도서관도 다른 색상과 레시피로 시민들을 만나는 셈이다. 또 수원의 도서관은 소통과 사랑, 나눔의 공간으로 대표할 수 있다.도서관을 통해 도서나눔(기증·교환) 운동과 배우고 소통하는 동아리 프로젝트, 문화다양성 수용을 위한 다문화 서비스 등 시민들의 소통 공간을 조성 중이다. 취약 계층별 특성과 수요를 고려한 다양한 도서관 서비스 개발 및 지원으로 지식정보 격차 해소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와 함께 시는 우리동네 작은도서관의 활성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작은 도서관은 지식의 빛이 흐르는 창을 열어 주었다"는 미국의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의 말처럼 작은도서관은 주민밀착형 공간으로 큰 역할을 한다. 지난해 개관한 공립 작은도서관인 '인도래 작은도서관'은 지역주민의 사랑방 기능을 톡톡
-
[경인칼럼] 창문세를 걷어야 하나 지면기사
도시민 불편없이 자연경관 보고 즐길 권리 있는 것정부, 경제살리기 구실로 최소한의 규제 마구 완화광화문광장 진경산수 감상 기회마저 잃을까 두려워17세기 영국에는 창문세(Window Tax)라는 세금이 있었다. 유리 값이 워낙 비싸 서민들 주택에는 거의 창문이 없었다. 집에 창문이 있다는 것은 집주인이 부자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왕실이 재정난에 시달릴 무렵인 1696년 12월 31일 영국의회는 주택의 창문 숫자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전대미문의 창문세법을 전격적으로 통과시켰다. 집집마다 창문들이 점차 사라졌다. 서울의 진산(鎭山) 인왕산은 언제 봐도 정겹다. 눈에 익은 풍경들이 겸제 정선(鄭敾)의 대표작품인 인왕제색도(仁旺霽色圖)의 실제 모델이어서 더욱 감회가 새롭다. 겸제는 안견, 김홍도, 장승업과 함께 조선 4대 화가로 한국에 진경산수화란 새로운 지평을 연 대가가 아닌가. 광화문광장에서 세종대왕 동상을 등지고 북쪽을 바라보면 우측으로부터 북촌, 청와대 뒷산 그리고 서촌을 감싸안은 인왕산 등의 스카이라인이 옛 모습 그대로이다. 야은(冶隱) 선생의 '5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한데'란 시구가 흥을 돋운다.서울에서는 한눈에 파노라마처럼 경치를 구경할 수 있는 곳이 별로 없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지방도시도 같은 양상이다. 경관이 좋은 곳일수록 흉물스런 콘크리트 구조물들이 사방을 에워 싼 때문이다. 더욱 가관은 땅값이 비싼 곳일수록 빌딩 숲이 너무 지나치다는 점이다. 헬기를 타고 도심 상공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아파트와 사무용 빌딩들이 마치 송곳처럼 빽빽하게 하늘을 향해 꽂혀 있는 모습이어서 소름이 돋는다. 국민 절대다수가 조망권을 박탈당한 채 살고 있는 것이다.1960, 70년대 산업화 영향으로 도시가 급속도로 팽창했는데 수익성을 우선한 토목건축논리가 경쟁적으로 도시에 차단벽을 친 것이다. 이명박 정부 이후부터 도시생태계 훼손은 더 심해졌다. 주거난 해소를 위해 2008년 9월부터 향후 10년 동안 500만호의 주택을 건설하기로 하고 재개발, 재건축 대폭 완화와 그린벨트 내의 보금자리
-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 희유세존: 세상에 드문 높은 분 지면기사
부처님에게는 몇 가지 부르는 호칭이 있다. 경문(經文)에 종종 싯달태자(悉達太子)라는 명칭이 보이는데 그것은 그의 출가전 속세의 이름을 음역한 실달타(悉達多)와 당시의 신분인 태자(太子)를 합한 명칭이다. 부처의 성은 고타마였고, 이름은 싯달타였는데 출가하여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에 깨달은 사람이라는 뜻의 불타(佛陀)나 부처라고도 부른다. 한편으로는 그가 석가족 출신이기 때문에 석가족의 성자(聖人)이란 뜻으로 석가모니라고도 부른다. 또 모든 중생에게 가르침을 베풀며 인도해주는 진정한 스승이라는 뜻에서 삼계도사(三界導師) 라고도 부른다. '금강경'에서는 어디서 온 적도 없고(無所從來) 어디로 가는 자도 아니기(無所從去) 때문에 여래(如來)라고 부른다고 하였다. 한마디로 이 세상에 나온 적도 없고 이 세상에서 떠나간 적도 없는 것이 깨달은 자의 경계라는 뜻이다. 이런 여래(如來)를 희유세존(希有世尊)이라고 부르고 있다. 희유(希有)하다는 것은 극히 보기 드물다는 뜻이다. 우리의 현실은 모두 안주(安住)할 무엇인가가 있다고 믿고 그것을 향해 노력하고 더 나아가 집착을 한다. 부처는 영원히 안주(安住)할 대상은 없으니 그런 것에 집착하지도 말고(應無所住) 마음을 쓰라고(生其心) 한다. 그래야 고통에서 해방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집착의 연속인 우리의 일상과 현실에서 보면 정말 희유(希有)한 생각이다. 희유한 생각이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진리이다./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
-
[수요광장] 공유경제가 뜨고 있다 지면기사
공유서비스가 보편화 되면거래방식이 새로운 가치 만들고더 많은 사람에게 일자리 창출의기회를 줄 것이 분명하다공유경제의 가장 큰 효과는비용 감소와 사회적 약자 배려모바일 기술의 발전이 상품과 서비스의 거래방식을 바꾸고 있다. 특히 공유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공유경제가 주목 받고 있다. 요즘 아동 옷을 파는 '키플'에 엄마들이 몰려들고 있다. 엄마들은 2천원-5천원이란 파격적인 가격에 놀란다. 공유기업인 '키플'은 서울의 자치구 어린이 집과 연계해 작아서 입지 못하는 아이 옷을 공유하는 플랫폼을 만들어 어린이옷을 모아서 팔고 있다.차가 필요할 때 근처에 있는 공유차량을 필요한 시간만큼 빌릴 수 있는 자동차공유서비스인 '쏘카'가 입소문을 타고 서서히 번져나가고 있다. '은평 e-품앗이'는 은평구 지역 내에서 통용되는 공동화폐인 '문'을 통해 지역 주민의 물품과 재능을 공유하고 있다. 벌써 2천명이 가입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밖에 정장공유 서비스'열린 옷장', 서가공간과 책을 나누는 '국민도서관 책꽂이'와 같은 실생활에 유용한 공유기업도 있다.공유경제는 물건을 소유하지 않고 서로 빌려 쓰고 나눠 쓰는 방식의 경제활동을 가리킨다. 숙박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도 성황을 누리고 있다. 집에 남는 방이 있거나 집 전체가 비는 기간이 있는 경우 필요한 사람에게 단기간 빌려주도록 중개해 주는 서비스다. 우버(개인승용차 대여서비스)는 차량을 소유하지 않고 에어비앤비는 건물을 소유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들의 기업가치가 기존기업을 훨씬 넘어서는 것으로 평가받는 것은 공유경제가 창출하는 가치가 얼마나 높은지를 알려준다.공유 경제는 실제 물건과 공간을 공유하는 것부터 시간과 재능을 공유하는 것까지 폭 넓은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는 이미 집, 자동차, 옷, 장난감, 명품가방, 장신구 등 생활에 필요한 많은 것들을 공유하며 산다. 단순히 물건을 대여해 쓰는 대여산업은 이전부터 있었지만 공유경제는 그보다 더 큰 개념이다. 공유경제는 우리전통문화와도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이웃과
-
[자치단상] 승기 하수처리장 이전, 시, 조정필요 지면기사
분뇨 정화과정 없이 유입 시설노후화 가속시켜이전부지 남동유수지 검토 주민들간 갈등 부추겨차라리 기초단체에 권한이양 사업추진 맡겨야현재 연수구의 최대 현안사항은 승기하수처리장 이전 또는 재건설 문제다. 연수구와 남동구, 남구 일부 지역에서 발생하는 하수와 폐수 24만t(일)을 처리하는 승기하수처리장은 시설 노후화로 이미 하수 정화능력이 상실됐다고 봐도 무방하다.지난 1995년 준공된 승기하수처리장은 이제 사용한 지 21년이 됐다. 일반적으로 하수처리장 내구연한은 30년 정도라고 하는데 지금 어떻게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된 것일까.전문가들은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인천시가 실시한 하수관 교체사업으로 인해 승기하수처리장의 하수정화시설이 급격히 노후화됐다고 지적한다. 인천시는 이 기간에 연수구 동춘동과 청학동, 남동구 고잔동 지역의 하수관 43.4㎞를 합류식에서 분류식으로 교체했다. 빗물과 생활하수가 하나의 관을 통해 하수처리장으로 보내지던 것을 분리해 배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분류식 하수관에서는 필요 없는 공동 및 개인 주택 등에 설치된 정화조 1천여 개도 폐쇄했다. 하수도 교체사업이 완료된 후 가정에서 배출되는 분뇨가 어떤 정화 기능도 거치지 않고 그대로 승기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되면서 정화시설의 노후화를 가속화 시켰다는 것이다.물론 하수도 교체사업 자체가 잘못됐다고 볼 수는 없다. 분류식 하수관은 정화 청소비를 절감할 수 있고, 오수를 직접 하천에 방류하지 않아 악취 제거와 수질 향상에도 효과가 있다. 또 강수량에 상관없이 하수처리장의 수질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이는 분류식 하수관의 완벽한 시공과 하수처리장의 정화 능력이 뒷받침돼야만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장점들이다.인천시의 하수관 교체사업은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시는 승기하수처리장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 아무런 시설 개선도 없이 하수관 교체사업을 강행했다. 하지만 그 결과, 승기하수처리장은 정화능력을 상실한 그야말로 오수의 배출구가 된 것이다. 정말 광역자치단체가 한 행정이라고
-
[특별기고] 규제개혁은 계속되어야 한다 지면기사
최근 음료시장에서는 톡 쏘는 맛의 탄산수가 각광을 받고 있는데 얼마 전까지 음료회사들이 탄산수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먹는 샘물 제조공장에 다른 시설의 설치를 금하고 있는 관련법에 따라 별도의 추가 비용으로 별도 공장을 설립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그러나 관련 부처인 환경부가 먹는 샘물 등의 품질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탄산수 제조시설을 먹는 샘물 제조공장에 설치할 수 있도록 예외적으로 허용함에 따라 H사 같은 경우에는 추가 탄산수 제조 공장을 설립하지 않아도 되어 약 130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었으며, 그로 인하여 탄산수 시장 확대로 국민들의 상품 선택 폭도 늘게 되었다고 한다.이 사례는 정부가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함으로써 국민과 기업에 경제적으로 큰 효과를 미쳤음을 보여주는 아주 우수한 사례라 하겠다.병무행정은 헌법과 병역법령에 따라 국민에게 병역의무를 부과하는 기속행정이므로 그 어느 행정 분야보다도 강력한 규제가 동반하는 행정에 속한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규제는 필수불가결(必須不可缺)하겠으나 위의 사례와 같이 손톱 밑 가시와 같은 불필요한 규제는 없는지에 대한 고민과 검토도 함께 진행되어 왔다.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병역의무자에게 병역이행의 자율성을 부여한 '징병검사 일자·장소 본인선택제'와 '현역병(사회복무요원) 입영일자(소집일자) 본인선택제'로 이 제도들은 이미 정착단계에 와있으며, 지난해에는 전문연구요원과 산업기능요원들이 교육소집 일자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고, 재징병검사 대상자도 징병검사 일자 및 장소를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확대하여 병역의무자들의 편의를 제고하였다.또한 약학대학생의 재학생 입영연기 제한연령을 27세로 완화해 학습권을 보장함으로써 의·치·한의·수의학과 학생과의 형평성을 제고하는 등 국민들에게 큰 불편을 초래했던 규제를 적극적인 자세로 개선했다.병무청은 이와 같이 병역이행 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국민을 불편하게 하는 규제들을 국민 중심으로 개선하여 국민의 병역이행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해왔으며, 올해도 규제개혁 중점 추진과제
-
[발언대] 인재개발원? 인재개발원! 지면기사
경기도 청년인턴에 지원하면서 알게 된 인재개발원은 SBS에서 방송 중인 '영재발굴단'처럼 영재를 교육하고 발굴하는 기관인 줄만 알았다.그러나 이 기관이 공무원들을 교육하는 곳이라는 것을 아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군대 시절 예비군훈련을 담당하는 행정병이었던 탓에 인재개발원의 업무 역시 크게 낯설지 않았다.훈련 일정에 따라 예비군들의 입소를 준비하고 훈련 중 필요한 교·보재 배치, 인원수를 집계해서 관련 과에 알려주는 등의 업무를 했기 때문에 인재개발원에서 하는 일들이 익숙했다. 그래서인지 교육에 참여한 교육생들이 따분한 훈련을 받으며 시간이나 죽이는 예비군 같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하지만 3주 정도 지난 후, 인재개발원의 교육이 체계적이고 실효성 있게 짜여있는 것을 알게 된 뒤 내가 단단히 착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인재개발원의 교육 과정은 대학 교육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였다. 당연히 따분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선입견은 깨졌다. '인문학 아고라'는 물론, '연극관람'과 '현장답사', '봉사활동' 등 젊은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는 즐거운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다.또 인재개발원에서 인턴으로 생활하는 동안 '공무원은 무사 안일하고 틀에 박힌 생각만 한다'는 부정적인 선입견도 깨졌다. 여기서 일하는 공무원들을 보면 이곳이 사기업인지 공공기관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매일 저녁마다 다음날 있을 교육을 위해 준비하다 늦은 밤에야 퇴근한다.놀라운 것은 바쁜 일정 속에서도 일하는 공무원들의 얼굴에는 생기가 넘친다는 점이다.교육 진행 중에는 지치고 힘들지만 맡은 교육을 무사히 마친 뒤 느끼는 성취감과 경기도에 필요한 인재를 키워낸다는 자부심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분들의 노고가 있어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있는 것 같아 감사한 마음도 들었다.이곳에서의 인턴 경험을 하는 동안 군대에서 예비군훈련을 마치며 뿌듯했던 기억과 학교에서 행사를 기획·진행하면서 느꼈던 보람 등 잊고 있었던 기분 좋은 경험을 다시 떠올릴 수 있었던 동시에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깨닫는 소중한 계기
-
[월요논단] 가정의 달에 새겨보는 童心 지면기사
푸른 신록속 따사로운 햇살과상쾌한 바람이 축복 쏟아내는 5월해맑은 어린이 마음으로 돌아가내곁에 머무르지만 곧 떠나버릴애틋한 자녀·부모·스승·제자에아름다운 감사 인사 건네보자계절의 여왕 5월은 가정의 달이다. 5일 어린이날을 지나 8일 어버이날, 15일 스승의 날이 연이어 있다. 어린이를 보살피고, 부모·스승을 공경하는 정신과 실천을 일깨운다.오늘날 어린이는 존중되며 사랑받기보다는 대부분 부모의 과욕으로 과중한 학습에 내몰리거나 결손 또는 빗나간 부모로부터 학대·방임 당하며 아동인권 침해로 인한 불법행위 사례들도 빈번해 지고 있다. 어린이란 말을 처음 짓고 보급한 소파 방정환 선생은 천도교사상에 입각해 어린이는 곧 하늘(童乃天)이라 했다. 어린이는 민족의 희망이자 미래 그 자체이며 대우주 뇌신경의 끝은 늙은이에게도 젊은이에게도 있지 아니하고 오직 어린이들에게만 있다고 갈파하셨다. 예수님도 어린이와 같지 않으면 천국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하셨다. 어린이의 맑은 눈으로 세상의 아름다움을 비추는 마음이 없이는 천국에 이를 수 없다는 말씀이다. 어린이날을 맞으며 어린이는 부모의 소유 물건이나 기성사회의 주문품이 아님을 상기하고 내일의 주인공에게 자유로운 영혼과 개성을 펼칠 시간과 공간을 돌려주어야 한다.부모는 내가 세상에 나온 통로이자 뿌리이다. 나의 뿌리를 소홀히 하고서 내가 세상에 존립할 수 없다. 효행과 부모공경은 일찍이 모세 10계명, 유교의 효경과 불교의 부모은중경에서 으뜸가는 계율로 강조돼 왔다. 유교의 효경에 따르면 부모는 하늘이 내리신 분으로 부모를 공경함이 곧 하늘을 공경함이 되니 경친(敬親)과 경천(敬天)은 하나이다. 부처님이 설한 '불설대보부모은중경(佛說大報父母恩重經)'은 효성 깊은 정조대왕이 아버지 사도세자를 위해 세운 용주사 은중경 탑에 잘 새겨져 있다. 부모 십대은(十大恩)은 ①어머니 태에 품은 은혜 ②해산날에 고통을 이기시고 ③자식을 낳고 근심을 잊으며 ④쓴 것을 삼키고 단 것을 뱉어 먹이고 ⑤진자리 마른자리 가려 누이며 ⑥젖을 먹여서 기르시고 ⑦손발이 닳도록 씻어주시며 ⑧길을 떠날
-
[시인의 연인] 봄비 지면기사
개롱공원을 산책하다보니산벚나무 잎에 맺힌 빗방울이 그녀를 머금었다봄 길을 밟으며떠났던 그녀의 눈물언젠가 그녀가 떠났던 꽃길처럼 눈 먼 곳으로 가는 봄비다시 돌아올 것이라는김진돈(1960~)상실된 모든 체험들은 억압으로 맺혀 있다. 그것이 이별이라고 할 때, 사랑했던 '감정의 강도'만큼 억압도 깊어진다. 요컨대 '나무 잎에 맺힌 빗방울'같이 사라지지 않고, 무의식에 축적된 '강제한 기억'을 머금고 반짝인다. '봄 길을 밟으며' 함께 걸었던 당신의 연인도 그러하지 않았던가. '언젠가 떠났던 그녀의 눈물'을 떠올리면 행복했던 시간의 뒷모습이 '사랑에 눈 먼 상처'로 새겨져 흐르고 있다. 그럴수록 그녀가 떠났던 그 길은, 당신이 떠나보내야만 했던 '꽃길'이라고 믿으며, 생각에 젖어 있던 어제 봄비가 내렸다. '빗방울이 그녀를 머금'고 오는 봄은, 반드시 "다시 돌아올 것"을 아는 '억압의 숲속'에서 어김없이 피어난다./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
[조성미의 나무이야기] 봄향기 가득한 산나물의 귀족 음나무 지면기사
하루하루 녹색 빛깔을 더해가는 5월의 산은 생명의 기운이 넘쳐나서 싱그럽고 아름답다. 이른 봄 생강나무에 노란 꽃이 피는가 싶더니 진달래가 온 산을 장식하고 어느새 연녹색의 잎들이 서로 앞을 다투어 얼굴을 내밀면서 숲은 온통 초록의 물결로 뒤덮인다.마을 주변이나 산에 오르다 보면 많은 나무들 가운데 크고 날카로운 가시 때문에 유난히 눈에 띄는 나무가 있다. 우리가 흔히 엄나무라고도 부르는 음나무다. 지역에 따라 개두릅나무, 멍구나무, 엉개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두릅나뭇과의 낙엽활엽교목인 음나무는 높이 25m, 직경 1m까지 자라며 잎은 단풍나무잎처럼 5∼9개로 깊게 갈라진다. 황록색 꽃은 8월에 피는데 꿀이 많아서 벌과 나비가 모여 들어 기능성 꿀을 생산할 수 있는 밀원자원으로서의 가치도 매우 높다. 음나무는 물기가 약간 있고 토심이 깊은 곳과 계곡 근처를 좋아하며 어려서는 그늘진 곳에서 잘 자라지만 클수록 약한 햇빛을 좋아한다. 음나무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가시는 어릴 때 나무 전체에 덮여 있다가 줄기의 지름이 한 뼘쯤 굵어지고 키가 십여 미터쯤 자라게 되면 아래쪽의 수피부터 차츰 회흑색으로 짙어져 가며 거의 사라져 없어진다. 가시는 맛이 좋은 음나무 어린 순을 노리는 들짐승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게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생존의 수단이라고도 할 수 있다.예로부터 음나무는 액운을 막아주고 만복이 깃들게 하는 길상목으로, 성황림의 신목으로 우리 민족과 함께 해왔다. 위협적인 가시 때문에 귀신이 집에 들어오지 못한다 하여 옛날 사람들은 대문 옆이나 마을 어귀에 음나무를 수문장처럼 심었다. 정월대보름에 병마와 잡귀가 집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미리 막기 위해 음나무 가지를 잘라다가 문설주위에 가로로 걸어두는 풍습도 전해지고 있다. 음나무를 깎아 '음'이라고 하는 육각형 노리개를 만들어 잡귀가 범접하지 못하게 아기 옆구리에 채워주기도 했다.봄이면 겨우내 잃었던 입맛을 돋우는 두릅나무 새순은 참두릅, 음나무 새순은 개두릅이라고 한다. 개두릅이라고 하여 참두릅보다 결코 맛이나 향이 뒤떨어지지 않는다. 대개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