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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 어지재수:  물고기는 물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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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 어지재수: 물고기는 물속에 있다 지면기사

    최근에 한 대기업의 경영자가 채권자들에게 회사의 구조조정을 일임하는 자율협약이전에 자신과 자신의 가족이 지니고 있는 주식을 전량 팔아치웠다는 뉴스가 나왔다. 최근 이와 유사한 사례는 한 둘이 아닌데 분명 생각해볼 점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생각의 문제이다. 이런 행위에는 "내가 내 것을 내 마음대로 하는데 당신들이 무슨 상관이냐"라는 생각이 깔려있다. 주식회사의 기본인 '주주회사'라는 생각도 없고, 회사가 생존하는 기반인 '사회'라는 생각도 없고, 그것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해주는 '정부'라는 생각도 없이 오직 '내 것'이라는 생각뿐이다. 하다못해 그 옛날에도 "노복(奴僕)을 부릴 때는 먼저 그들의 배고픔과 추위를 생각해야한다."라고 하였는데, 현재 자본주의 사회에서 최소한의 상식을 가진 '주주회사'의 경영자라면 주주들의 처지를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회사에 투자한 주주들의 피와 살을 밟아버린다. 내가 지금의 위치에 있게 된 것은 자기 혼자 힘으로 된 게 아닌데도, 그런 생각은 아랑 곳 없다. 새가 하늘을 나는 것은 창공이 있기 때문이고, 물고기가 헤엄치는 것도 물이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주식회사 경영자의 독존(獨存)의식은 죄악이다. 적자든 흑자든 물이 적든 많든, 물고기는 자신에게 물을 제공한 연못을 떠나서 살 수 있는가?/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

  • [수요광장] 뉴스테이를 통한 따뜻한 주택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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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광장] 뉴스테이를 통한 따뜻한 주택정책 지면기사

    방치된 병원·유통상업 용지나땅값 싼 그린벨트 활용하면저렴한 임대료로 공급할 수 있고전철 등 교통 접근성 편리한도농복합지역도 적극 이용중산층 주거안정 꾀할 수 있어2015년 35만9천337명이 서울에서 경기도로 이주해 왔다. 이들은 대부분 치솟는 전월세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어 서울을 벗어나 경기도로 온 것이다. 별 특별한 상황이 변동되지 않는 이상 내년에도, 내내년에도 이런 현상은 지속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전월세에 대한 뚜렷한 대책이 없다면 이들은 더 멀리 이사해야 한다. 이들을 우리는 '전세난민'이라 한다. 전세난민을 위해 전월세의 인상폭을 제한하는 전월세상한제나 재계약에 대한 권리를 보장하는 계약경신청구권이 야당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지만 도입여부가 불투명하고, 저렴한 전월세 공급이 아니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할 것 같다. 경기도로 이주해오는 전세난민을 애초에 서울시민 이었으니까 하고 방관하지 말고 위로해줄 의무가 경기도에는 있다고 본다. 전세난민 문제의 해결책은 과연 무엇일까? 간단하다. 그것은 저렴한 전월세의 공급만이 해결책이라 할 수 있다. 중산층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형 임대주택인 뉴스테이가 중산층을 위한 주택정책이 될 수 있다. 여기에 따뜻한 정책이 되려면 저렴한 뉴스테이여야 할 것이다.뉴스테이가 전월세난의 해결과 주거환경의 안정을 위해 바람직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정말로 따뜻한 주택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임대료가 저렴해야 한다. 현재와 같이 소득 6분위에서 8분위에 해당하는 중산층만을 대상으로 해서는 따뜻한 주택이 될 수 없다. 서울에서 밀려난 전세난민의 서러운 마음을 어루만져 주기 위해서는 경기도형 저렴하고 따뜻한 뉴스테이 공급을 해야만 한다.경기도내에는 시가화 및 주거화로 인해 이전해야할 공장용지, 병원의 난립으로 인해 경쟁력이 없어진 병원용지, 지정된 지 오래되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는 유통상업용지 등 제 역할을 할 수 없는 땅들이 많이 있다. 이런 땅에 주택을 지을 수 있게 하는 것은 특혜에 해당하므로 특혜시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지자체는 그대로

  • [특별기고] '장애인 주차구역' 온전히 장애인에게 돌려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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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기고] '장애인 주차구역' 온전히 장애인에게 돌려 주자 지면기사

    얼마 전 TV방송을 통해 공공기관이나 대형할인마트 등 공중이 많이 이용하는 시설에 비장애인들이 장애인주차구역에 불법주차하여 정작 장애인들은 이용하지 못한다는 내용을 보게 됐다.물론 일부의 잘못된 행태이겠지만 한편으론 장애인정책을 책임지는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 우리사회가 아직도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에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차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반면 주차면수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일반 주차구역에 비해 편리하고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장애인 주차구역을 이용하고자 하는 것은 어찌 보면 인지상정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장애인의 입장에서는 폭이 좁은 일반 주차구역에서 휠체어를 타고 차량에서 승하차를 하기란 불가능하다. 장애인 주차구역이 아니면 선택의 여지가 없다. 장애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배려가 절실히 필요한 대목이다.장애인 편의시설은 장애인들이 일상생활에서 안전하고 편리하게 시설을 이용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장애인들의 사회참여를 돕기 위한 것이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도 이러한 편의시설의 하나로 건물의 출입구와 가장 가까운 곳에 설치하여 장애인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은 장애인의 이동 등의 편의를 위해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을 전체 주차면수의 2%~4%까지 일정비율 이상 설치하도록 정하고 있다.보행상 장애가 있는 장애인에게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할 수 있는 주차표지를 발급하고 있으며, 장애인이 탑승하고 있지 않은 차량은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지난해 정부는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의 불법주차를 방지하기 위해 제도개선을 한 바 있다. 주차표지를 위·변조하거나 양도·대여하는 등 부당한 목적으로 사용한 경우 주차표지 발급을 최대 2년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주차구역에 물건을 쌓거나 통행로를 가로막는 등 장애인의 주차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였다.

  • [기고] 알파고와 인천의 인공지능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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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알파고와 인천의 인공지능 산업 지면기사

    알파고와 인간의 '세기의 대결' 이후 많은 사람이 인공지능(AI)을 말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현존하는 인류 절반의 직업을 없앨지도 모른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심심찮게 들린다. 이 와중에 일본에서는 인공지능 컴퓨터가 '창조의 영역'인 소설 쓰기에 도전, 모 문학상의 예선 1차에 통과해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다. 이처럼 최근 급속히 범람하는 인공지능에 관한 뉴스들을 보다 보면 인간 존재와 가치에 의문이 들기도 하는 것이 사실이다.하지만 인공지능이 당장 우리의 삶을 격변시킬 것만 같은 작금의 분위기가 아직은 이르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우리를 놀라게 하는 인공지능의 이면에는 다양한 ICT(정보통신기술)와 SW(소프트웨어) 산업이 있으며, 인공지능은 이러한 복합 산업들의 집약체이지, 하나의 고유 분야에서 나온 결과물이 아니기 때문이다.인천시는 이와 같은 ICT와 SW 산업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내다보았다. 특히 기존의 지역 거점 산업들과 SW 산업과의 전략적인 융합이 중요하다고 판단, 2014년 송도에 'SW융합클러스터센터'를 설립해 인천의 SW융합산업 생태계 구축을 진두지휘 중이다.인천 송도는 공공·민간연구소, 글로벌 바이오 기업, 세계 유수의 명문 대학, 국제기구 등 다양한 산·학·연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송도에 위치한 SW융합클러스터센터는 인천시의 특화산업인 ICT 산업을 필두로 8대 전략사업인 항공, 첨단자동차, 로봇, 바이오, 물류, 관광, 뷰티, 녹색기후금융 등의 분야에 SW융합을 도입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전국 SW융합클러스터센터 중 유일하게 인천 SW융합클러스터에서 운용하고 있는 창조성장벤처펀드다. 이 펀드를 통해 유망기업 10곳에 66억여 원이 투자됐으며, 더구나 이들 유망기업에 타 펀드사가 78억여 원을 동반 투자해 시장성 있는 SW기업을 발굴하려는 인천시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이 외에도 인천시의 전통 지역산업인 제조업의 '진화'를 위한 사업으로 미래상상아이디어 공모전이 있다. 인천시 우량제조기업들의 제품에 SW적 상상력을 부가해 새로운 제품

  • [자치단상] 제암리의 아픔 딛고 평화를 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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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치단상] 제암리의 아픔 딛고 평화를 외치다 지면기사

    4월 15일, 만세운동 당시 피어올랐던 봉화 재점화'평화의 도시' 선언문 공표하고 '세계 연대' 제안加에 소녀상 세운것처럼 '평화의 정신' 심기 계속지난해 11월 18일 맨발의 소녀상 위로 겨울비가 내렸다. 화성시민들이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먼 타국 캐나다 토론토시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운 날. 소녀상의 뺨 위로 흐르는 빗물을 바라 본 토론토 시민들과 화성시민들의 가슴에는 눈물이 흘렀다. 화성시민들이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한 건 2014년부터이다. 일제의 탄압에 격렬하게 저항했던 화성의 정신은 평화를 수호하는 시민들에 의해 소녀상 건립으로 이어졌다. 동탄센트럴파크가 먼저였고, 다음이 전세계에 제암리 학살사건을 알린 스코필드 박사가 생활했던 토론토시였다.소녀상 건립은 일본의 반인륜적인 만행을 고발하고 보상을 요구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인간의 존엄을 지키고, 다음 세대를 위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함께 평화를 만들어가자는 인류 공동의 약속을 소녀상을 통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2일 서울에서 열린 한 · 일 정상회담에서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자며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운운했다. 부끄러운 과거를 손쉽게 청산하려는 일본 정부의 행태에 일본 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수요집회에서 피해 할머니들의 울분은 더욱 강해졌고, 그 자리를 지키는 화성시민들의 의지도 더욱 결연해졌다. 같은 전범국인 독일도 인종 학살을 저질렀지만, 잘못을 꺼내어 끊임없이 반성하고 있다. 제대로 된 반성이 있어야만 다시는 그와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고, 과거에서 벗어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진정한 반성이 없다면, 앞으로의 한국과 일본은 가장 가까운 이웃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날을 세우며 지낼 수밖에 없다. 이는 동북아시아의 주요 3개국이 세계의 중심으로 성장하는 데도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경제적, 정치적 위상에 걸맞은 세계 속 역할을 위해서라도 더 이상의 퇴보는 없어야 한다. 화성시와 시민들은 지난 2월 전국 지자체들에게 세계 각지에 있는 우호교류도시에

  • [시인의 연인]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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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연인] 꿈 지면기사

    꿈속에서 깨진 바가지로 한강물을 한꺼번에 다 퍼냈는데도바가지 밑으로 물 한 방울 새지 않았다꿈에서 깨어난 뒤 말했더니 사람들은한강물은 일찍이 흐른 적이 없었다고 한다신승철(1953~)꿈은 무의식에서 보이는 연속적인 이미지의 심리 현상이다. 수면상태의 뇌수 활동으로 일어나는 표상을 '꿈의식'이라고 하며, 깨어난 후에 회상하는 것을 '꿈의 내용'이라 한다. "깨진 바가지로/한강물을 한꺼번에 다 퍼냈는데도/바가지 밑으로 물 한 방울 새지 않았다."는 물샐틈없는 인간의 욕망을 보여주는 꿈의식이며, 그것을 "꿈에서 깨어난 뒤"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은 꿈의 내용이 된다. 그러나 꿈이라는 무의식의 비이성적 또는 현실이라는 의식의 이성적 경험 모두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우리의 행동은 세계 속 욕망이라는 꿈속에서 또 다른 꿈을 꾸는 것처럼 '한강물은 일찍이 흐른 적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무의식의 신기루'를 만든다. 그것을 소유하려는 '욕망의 담장'을 벗어나지 못하는 오늘도 '겹겹의 굴레'에서 너무도 깊이 잠들어 있다./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 [김준혁의 역사산책] 집강소(執綱所)와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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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혁의 역사산책] 집강소(執綱所)와 민주주의 지면기사

    우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날 중 하나가 1894년 4월 27일이다. 이날은 바로 부정부패 세력들을 일소하고 백성들의 나라를 건설하겠다고 기치를 올린 동학농민군이 호남의 심장인 전주성을 점령한 날이었다. 오만에 가득한 관군은 죽창밖에 들지 않은 농민군을 우습게 보고 대처하다가 황토현에서 대패하고 마침내 전주성에서도 패배하여 도망을 갔다. 전주는 단순한 도시가 아니었다. 전주가 조선 왕실의 본향이었기 때문에 조정의 충격은 너무도 대단했다. 관군이 전주성을 빼앗긴 것은 군사들의 무능도 있었지만 호남지역 수령들에 대한 백성들의 지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호남지역 수령들은 토색질에 전념했고 동학농민군의 투쟁이 일어나자 필요한 재물만 챙겨 도망을 갔다. 당시 조선의 국왕인 고종은 전라감사 김학진에게 전권을 위임하여 농민군과 협상하라고 하였다. 전주성을 점령한 전봉준과 농민군은 백성이 진정한 주인이 되어 상하 차별없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를 희망하였고 조정과 폐정개혁안 12조를 협의하고 선포하였다. 노비제도에 대한 혁파와 과부의 재가 허용, 그리고 탐관오리에 대한 처벌 등이 그 안에 포함되었다. 귀한 자와 천한 자가 없는 평등세상, 바로 당시 백성들이 꿈꾸던 사회로의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이 폐정개혁안에서 가장 주목해야 하는 것이 바로 집강소의 설치였다.집강소는 전라도 53주(읍)의 관아 안에 설치된 일종의 민정기관이었다. 집강(執綱)이란 각 고을마다 설치한 동학의 조직 접(接)의 수령인 접주를 말하는 것이다. 이 집강소의 설치로 동학교도가 각 읍의 집강이 되어 지방의 치안과 행정은 사실상 이들이 담당하게 되었다. 전주에는 집강소의 총본부인 대도소(大都所)를 두고, 집강소에는 분장을 나누어 집강 밑에 서기·집사·동몽 등 임원을 두어 행정사무를 분담케 하였다. 오늘날 국민투표와 거의 같은 것으로 민주주의의 시작이었다.호남지역에서 실시한 집강 선발은 기존 수령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백성들의 적극적인 지지로 차분히 수령을 선출하였다. 이로써 관료들의 고압적 행정은 쇄신되고 실질적인 백성의 삶을 헤아리는

  • [월요논단] 가족의 달 5월, 초심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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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논단] 가족의 달 5월, 초심을 찾자 지면기사

    바로 내 안의 행복은 마다하고멀리 파랑새만 찾으러 헤매면불만과 갈등만 증폭되는 것착한 마음으로 가족과 이웃간에사랑과 화합 의미 되새기고희망의 가지 쭉쭉 뻗어 갔으면…5월은 가족의 달이고, 인연의 달이다.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성년의 날 등 소중한 인연을 기리는 의미 있는 날들이 유난히 많다. 기념일을 제정한 배경은 그 뜻을 생각하면서 메말라가는 각박한 현실에서 진정한 참된 의미를 찾아 사회적 미풍양속의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취지가 있다. 5월 5일 어린이날은 1919년 3·1독립운동을 계기로 내일의 기둥이 되는 어린이들을 귀하게 여기고 민족정신을 고취하고자 방정환 선생님을 포함한 일본 유학생 모임인 색동회가 주축이 되어 5월 1일로 제정하였다. 1939년 일제 탄압으로 중단되었다가 8·15해방 이후 1946년 5월 5일로 다시 정해졌고, 1975년에는 공휴일로 지정되었다. 어버이날은 1956년 5월 8일 어머니날로 제정되었다가 1973년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함께 표현하는 어버이날로 정해졌다. 이날만큼은 낳아주시고 키워주신 부모님에 대한 은혜를 되새기고 자식의 도리를 다해야 함을 다짐하는 날이다. 그러나 요즈음 그런 날들의 의미가 퇴색하고 형식적으로 변질되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 요즈음 부모가 자식을 죽이고 학대하는 사건이 빈번히 일어나 사회를 경악시키고 있다. 어린이는 어른들이 사랑하고 보호해야 할 가장 약한 존재임에도 어찌 이러한 끔찍한 일들이 벌어질 수 있는지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인간의 탈을 쓰고 있어도 인간이 아닌 것이다. 이제 근본부터 짚어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 한편으로는 자식이 부모를 폭행하고 살해하는 일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패륜의 행위도 도를 넘어선 일이 허다하다. 어디서부터 해답을 찾아야 할지 겸허하게 반성하고 어렸을 적부터 평생교육까지 교육체계부터 가다듬어야 할 중차대한 시점에 왔다. 이러한 사회적인 현상은 옛날 선조들의 지혜를 통해서도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세종10년에 아들이 아버지를 때려죽인 사건이 일어났다. 세종대왕께서

  • [풍경이 있는 에세이] 총선 이후, 다시 가다듬어야 할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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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경이 있는 에세이] 총선 이후, 다시 가다듬어야 할 '기억' 지면기사

    민심은 현정부 실정에혹독한 심판과 새로 재편될정치지형에 대한 기대로 모아져세월호특별법·선박인양 문제역사교과서 국정화 과정반민의적 태도 수정해 나가야이번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는 예상 밖의 큰 차이로 야권이 승리하면서 마감되었다. 이에 대해 여러 해석이 가능할 것이다. 그 가운데는 가부장적 체제를 극복하면서 보다 더 많은 이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시스템을 향해왔고, 사회적으로 소외된 소수자들을 위해 수직적 억압보다는 수평적 분권을 선택해왔던 합리적 열정이 새로운 가능성을 부여받았다는 평가가 자연스럽게 뒤따를 만하다. 물론 여기에는 전세난, 가계 부채, 청년 실업문제 같은 현 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와 예전 권위주의로 돌아간 듯한 민주주의 억압 사례들, 경색된 남북 관계, 여당의 오만한 공천 과정, 메르스 사태에서 경험한 행정적 무능, 8년여의 보수 정권에 대한 근원적 피로감 등 여러 불안 요인에 대한 시민들의 저항 내지는 반감이 크게 작용하였을 것이다. 어쨌든 많은 국민들은 현 정부의 행태와 실적에 대해 심한 염증을 느끼고 있던 터에, 1년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 정국에 대한 예비 경고인양 정치권 전체에 대해 유의미한 충격을 던져준 것이다.여기서 우리는 이러한 결과를 도출한 데는, 현 정부가 취한 몇몇 오도된 방향의 사례들이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고 본다. 먼저 많은 국민들은 '창조 경제'라는 이디엄에 아무런 흡인력을 느끼지 못했고, 그 구체적 성과에 대해서도 전혀 만족하지 못했다. 이는 대선 당시 내걸었던 '경제 민주화'를 슬그머니 뒤로 물리고 그 대신 비유적 어휘인 '창조'를 택한 것 자체가 성장 지향, 대기업 편중, 복지 유예의 정책을 그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시각의 누적으로 인해 한국 경제는 성장도 분배도 모두 실패한 형국이 되었고, 체감 경기는 여지없이 무너져버리고 말았다. 이러한 경제 지표나 실감이 이번 선거에 젊은 층이나 야권 지지자들을 투표장으로 나가게 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정치나 경제와는 다른

  • [춘추칼럼] 인문정신과 지식재산
    칼럼

    [춘추칼럼] 인문정신과 지식재산 지면기사

    실수 반복하지 않는 지혜로운 인격체 되라는 것미래전쟁 승리는 누가 지식기반 많이 쌓느냐가 관건생존 위해선 창의적 인재 많이 육성하는 수밖에인문학의 고갱이는 무엇인가? 한 마디로 요약하면 사람공부다. 사람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 하는 공부가 인문학이다. 인문학은 문사철(文史哲)로 요약된다. 인문(人文)은 글자 그대로 사람을 위한 사람의 공부다. 학교 앞에 흔히 새겨둔 '먼저 사람이 되자'라는 표어도 인문학 공부를 하자는 말의 다른 표현일 뿐이다. 옛 사람들은 사람다운 사람이 되려면 기본으로 문학, 사학, 철학을 배워야 한다고 믿었다. 범박하게 규정하면 문학은 현재를, 사학은 과거를, 철학은 미래를 가늠한다고 볼 수 있다. 문학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더 멋스럽게 장식하려는 무늬와 같다. 같은 표현이라도 그럴듯하게 별명을 지어 불러야 여유가 생기고 실감도 그만큼 더하게 되기 때문이다.'미는 분노의 감정을 달래준다'는 괴테의 말이나, 시가이흥(詩可以興) 시가이군(詩可以群)이라는 논어의 구절도 이런 점에서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아름다움에 취해 흥얼거리다 보면 그만큼 쉽게 동질감을 느낄 수 있고 또 흥기(興氣)도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역사는 지난 일을 반추하여 반면교사의 교훈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과거를 곰곰이 되새겨 보아야 한다. 문학이 '왜'를 감지한다면 역사는 '어떻게'를 지향한다. 처녀가 아이를 낳으면 역사가는 인구가 한 명 늘어났다는 결과를 강조하지만, 작가는 왜 하필 그랬을까 하고 그 이유에 주목한다. 이와는 달리 철학은 미래를 전망한다. 앞으로 살아갈 날에 대한 원칙을 세우고 그걸 실천하려는 노력이 철학의 밑힘이다. 그래서 칸트도 '철학'을 배우지 말고 '철학하는 것'을 배우라고 강조한다. 인문학의 덕목이 지향하는 바는 결국 지혜로운 인격체가 돼라는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올바른 선택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여 나가는 안목이 필요하다. 따지고 보면 인생은 선택의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