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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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혁의 역사산책] 환향녀(還鄕女), 위안부(慰安婦) 지면기사
병자호란이 터졌다. 무능한 인조와 서인 세력들은 오로지 자신들의 권력만을 위하여 국제정세나 백성들의 삶은 돌아보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오로지 사라져가고 있는 명나라밖에 없었다. 명나라가 아니었다면 조선은 이미 사라지고 없는 것이라며 명에 대한 충성을 고집하고 있었다. 중국땅은 이미 여진족의 세상이 되어 가고 있었지만 조선의 기득권들은 명나라에 대하여 조금이라도 비난의 소리를 하면 대역죄인으로 몰아 죽였다. 자신의 나라와 백성들의 삶을 위해 주체적 국가 건설을 이야기하는 것이 가장 큰 죄악이었으니 어느 누가 사대를 버리고 주체를 선택하겠는가! 결국 이러한 무지가 오랑캐라 부르던 그들 여진족에게 항복하는 조선 역사상 최악의 사태를 맞이하였다.이러한 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백성들이었다. 그 백성 중에서도 청나라로 끌려간 여인들이 가장 큰 피해자였다. 여진족들은 조선 여인들이 아름답고 일을 잘한다고 하여 사대부의 여인이나 평민 여인이나 가리지 않고 만주로 끌고 갔다. 그 여인들은 노비로 팔려가거나 여진족들의 성 노리개가 되었다. 조선 지도자들의 무능으로 결국 피해는 조선의 이름없는 나약한 여인들이 받게 된 것이다. 물론 지금도 이러한 불합리는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이 여인들 중 만주를 탈출하여 조선의 압록강을 건넌 여인들도 있고, 집안에서 돈을 주고 풀어내어 고향으로 돌아온 여인들도 있다. 그래서 이 여인들을 '고향[鄕]으로 돌아온[還] 여인[女]'이라고 해서 '환향녀'라고 불렀다. 그런데 양반사대부 집안으로 돌아온 여인들은 배척을 받았다. 이 여인들이 여진족에게 몸을 더럽혀진 것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들은 '환향녀'가 아닌 '화냥년'이라는 욕설의 주인공이 되었다. 아니 이 여인들이 어떻게 만주까지 가게 된 것인가? 그것은 여인들의 잘못이 아니라 바로 나라의 잘못이요, 자신들의 권력과 금력만을 위하여 나라를 잘못으로 만든 무능하고 거짓된 관료들과 사대부들의 잘못이 아닌가! 그럼에도 이들은 자신들의 잘못은 꼭꼭 숨겨두고 온갖 고생을 하다 돌아온 슬픈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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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우리 경제와 기업의 자금조달 지면기사
올해 미국 금리인상 앞두고불안한 금융시장 대비책 필요기업들 성장위해선 신규 주식과회사채 발행해 자금 조달하고정확한 정보·합리적 신용평가로투자자관리 무엇보다 중요하다의욕적이고 진취적인 붉은 원숭이의 해, 병신년(丙申年) 새해가 밝았다. 새해 첫 주 금융시장은 요동을 쳤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중국 증시의 잇단 폭락과 미국 금리 인상에 따라 주식시장의 코스피주가지수는 지난 8일 한때 1천900선을 깨면서 떨어졌다가 다시 회복하면서 1천917로 마감을 했다. 기준금리가 되는 국고채 3년물은 지난 4일 1.634%였고, 8일에는 1.665%로 마감해 약간 상승했다. 달러 환율은 4일 1천189원으로 시작했다가 주중 1천200원을 돌파하였고, 주말에는 1천199원으로 마감했다. 올해의 화두가 미국의 금리 인상인데 작년 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금리를 0.25% 상승으로 결정, 제로금리 시대의 종언을 고했다. 앞으로 올해 중에 금리를 1.375%로 상승시킨다고 한다. 미국 금리가 인상되면 세계적으로 가장 안정적인 미국 채의 수요가 늘어나 돈이 미국으로 몰린다. 자연스레 자금력이 약한 나라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금융시장이 불안해진다. 우리나라 경제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금리 인상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은 기축통화 발행국이기 때문에 많은 특권을 누리고 있다. 그토록 많은 빚이 있어도 국가에서 달러를 발행하면 해결되는 일이다. 우리나라는 달러가 부족하여 IMF체제를 맞이한 뼈아픈 경험이 있다. 200억달러가 부족해서 몇 년간 온갖 수모를 다 당했다. 이제는 외환 보유고도 많이 쌓아놨고, 무역수지 흑자규모도 상당하기 때문에 기초 체력이 어느 정도 튼튼해졌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세계 유가의 하락은 석유가 부족한 우리에서는 당장에 좋을 듯 보이지만, 건설업의 중동 수주액 하락과 석유시추선과 해양 플랜트의 수요 감소로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우리 경제의 체질은 내수 쪽이 약하다는 데 있다. 가계부채의 증가와 자영업자 수가 많다는 문제점이 있다. 특히 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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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보육대란? 수원시는 아이들이 우선이다 지면기사
연초부터 누리과정 예산편성 문제로 시끄럽다. 경기도가 사상 초유의 준예산 사태를 불러올 정도로 정치권과 경기도, 경기도교육청, 어린이집 단체 등이 가세해 논쟁이 뜨겁고 전국적인 이슈가 되었다.누리과정이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는 만 3세에서 5세까지 아동을 대상으로 ①신체건강과 운동, ②의사소통, ③사회관계, ④예술체험, ⑤자연탐구 등 5개영역의 보육을 실시하는 것을 말한다. 이 과정은 2012년도 만 5세만을 대상으로 시행하다 2013년도에 3세에서 5세까지 확대했다. 재원부담은 2014년도까지 계층별 부분적으로 국비가 지원되었으나 2015년도에 정부에서 전액 지방교육청에서 교육재정부담금에서 충당토록 했다. 이렇다 보니 지난해부터 누리과정 재정분담 문제가 뜨거운 논쟁거리로 대두 되었다. 중앙에서는 재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교육재정교부금으로 지방교육청에서 부담토록 했고 지방교육청은 대통령 공약 국가사업인 만큼 국비 지원이 되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문제는 지방이 재원확보에 큰 애로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중앙의 부담 전가가 지방의 입장에서는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러한 고통이 왜 하필이면 세상에 태어난지 얼마 안되는 아이들에게 피해가 돌아가야 하는지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올해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으로 인해 여론이 따갑고 누리과정 지원을 받아야 할 부모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어린이집 또한 갑자가 보육료 지원이 중단된다 하니 불안과 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지난해에도 올해와 같이 누리과정 예산편성 문제로 관계기관 간 심한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수원시는 이러한 사례가 재연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경기도에서 올해 누리과정 예산편성 내시서가 시달되지 않았지만 시의회의 도움으로 누리과정 지원에 차질이 없도록 제1회 추경이 시작되는 4월까지의 예산 159억원을 본예산에 편성했다.아니나 다를까 염려가 현실로 다가왔다. 사실 누리과정예산은 편성되어 있다 하더라도 경기도에서 자금이 내려오지 않으면 집행이 어렵다. 그렇다고 수원시가 규정이나 관행만 따지고 있을 수는 없는 입장이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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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 북한 핵실험의 치밀한 계획과 즉흥적인 결단 지면기사
존엄성 무시했다며 모란봉악단 철수 北中관계 악화핵보유국으로 美와 동등지위 논의하겠다는 의도유엔안보리 제재 맞서지만 당대회 축포용 이용할듯북한 국방위원회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3년부터 매년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김 제1위원장은 2016년도 북한이 나아갈 방향으로 '인민생활향상과 경제강국 건설'을 제시했다. 인민생활 문제를 국사 가운데 제일국사라는 표현에 잘 나타난다. 정책의 우선순위는 경제, 정치, 군사, 사회문화 순으로 배열했다. 지난 4년 동안 정치·군사 분야는 어느 정도 안정화되었다는 판단하에 '문제는 경제'라는 인식이 깔려있는 듯하다.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경제·핵 병진노선에 대한 언급이 없다. 5월초 제7차 당대회까지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전략이 담겨 있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원론적 수사만 있고 대화제의는 없다. 남측의 통일외교를 흡수통일외교로 비판하고 한미군사훈련을 북침전쟁연습이라고 맹비난 한다. 남북관계 장애물들에 대해 비판은 하고 있지만 전제조건·선결조건을 내세우지 않았다. 민족문제·통일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음을 밝혔다. 미국에 대해서는 대북적대시정책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핵억제력 강화를 통해 맞대응하겠다는 결의도 없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대화제의도 없다. 올해가 미국의 대선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오바마 행정부와의 대화는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비핵화든 평화협정이든 미국의 차기 행정부와 논의하겠다는 전략적 의도가 담긴 듯하다.북한은 오는 5월초 제7차 당대회 개최가 예정되어 있다. 제7차 당대회에서 김정은 시대를 선포하고 출범 원년을 빛내기 위한 경제강국건설에 집중할 것으로 보였다. 자강력 제일주의라는 구호하에 시장경제 요소가 가미된 경제개혁조치의 확대가 예상되었다. 북한의 장마당은 전국적으로 450여개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보따리 장사에서 점차 조직적인 상점으로 확대되고 있다. 주민들의 욕구를 정책적 제도적으로 보장해주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당·정·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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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이 있는 에세이] 다양한 교류속 '한일관계' 지면기사
5년전 동일본 대지진사태 당시한국측이 베풀었던 인류애에미야기현 지사 감사의 뜻 표명올해엔 양국 역사인식 차 좁히고미래세대·경제문제 등 협력하는파트너십 회복되길 간절히 바라지난해 크리스마스에 한일 대학생 30명과 교수들이 동일본 대지진의 가장 큰 피해 지역이었던 미야기현을 방문했다. 복구 현장을 돌아보면서 당시 엄청난 재난상황에서 한국인과 일본인들이 어떻게 협력을 했는지에 대해 센다이 총영사로부터 설명을 듣고 싶다고 했다. 와세다대학교와 고려대학교 공동 '한일 성신학생 통신사 히로시마 투어'의 한 일정으로 미야기현 청 뒤에 위치한 주센다이 한국총영사관 방문을 요청한 것이다. 한국은 크리스마스가 휴일이지만 일본에서는 종무식 전날이라 연말 정리에 정신이 없는 날이다. 하지만 총영사관은 이웃 한국에 관심을 가진 와세다대 학생들이 함께한 방문에 바빠도 기꺼이 맞을 준비를 했다. 환영 현수막 대신에 PPT와 스크린으로 환영 인사와 대지진 당시 총영사관의 대응 현황, 한국산 옥수수차와 센다이의 명물 푸른콩떡(준-다 모찌) 을 마련하는 등 공관 전체가 환영 준비를 했다. 왜냐하면 한일 젊은 세대야 말로 지금의 어려운 관계 속에서도 양국의 미래, 동북아의 번영, 나아가 세계 평화를 이루어 갈 희망둥이들이었기 때문이다.지난해 11월 한일정상회담이 이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살얼음판 속에서 한일 양국 대학생이 우호교류를 하면서 사상 초유의 피해(1만5천여명이 사망 또는 행방불명)를 입었던 지역에서 서로의 아픔을 위로하고 당시 국적 불문의 인간애를 배우려는 방문은 진정 소중한 행사다. 또한 대지진 당시 이웃인 한국 구호팀과 구조견이 30분만에 가장 먼저 니이가타와 야마가타 공항을 통해 피해지에 도착했으며 지금 학생들이 방문한 다목적홀도 지진 당시 47일동안 임시대피소 역할을 하던 장소로 이곳에서 무사히 예쁜 아기를 출산한 일본 국적의 한국 산모도 있었다. 학생들에게 대지진 당시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인류애적인 관점에서 본능적으로 서로 돕고 도움을 받았던 사례를 찾아보았다.평상시에는 도움을 받는 것에 대해 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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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아베정권, 위안부 책임 제대로 인정해야 지면기사
'이날, 목 놓아 통곡하리라'. 지난해 12월 30일 을미년 마지막 수요일. 이날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수요집회가 열린 날이었다.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천211차 집회였다. '한일외교장관급회담' 이후 첫 번째이며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의 마지막 집회 날이기도 하다.정부는 지난해 12월 28일 일본과의 지지부진했던 위안부 관련 회담을 '불가역적'인 마침표를 찍으며 마감했다.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의 책임을 인정하고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이 아베 총리의 사죄 뜻을 대독하면서 피해자 지원기금 10억 엔 을 출연하기로 했다. 언뜻 보면 일본이 이전의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를 인정하고 반성을 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이 회담 결과에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많다. 핵심 쟁점이었던 법적인 책임에 대해 일본내각은 "책임을 통감한다"는 애매한 말로 넘어갔다. 또한 가해자인 일본이 피해자에게 '배상금'이 아닌 '지원금'을 준다는 말 역시 어불성설이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진입하고자 하는 아베정권은 위안부 문제로 인해 국제사회에서 잇단 비난을 받아 왔다. 우리 정부는 가만히 있어도 애가 타는 아베정권에 '대승적 차원' 명목으로 할머니들 아픔은 외면한 채 '국제사회 면죄부'를 줬다. 수요 집회에 참석해 성난 시민들의 분노를 지켜봤기에 이런 일본의 '구밀복검'적 외교행태를 알고 있는 외교부가 어찌해 이런 회담결과에 승인했는지 이해 할 수가 없다. 피해자를 배제한 회담이니 여론의 질타를 모르지는 않았을 터, 과연 '대승적인 견지'가 국민 비난을 감수할 정도로 큰 것인지 의문이다.이런 상황에서 일본과 독일의 과거 인식을 비교해보지 않을 수 없다. 독일은 전후 과거를 인정하고 주변 피해국가에 진실한 사과의 모습을 보여줬다. 철저한 반성을 통해 후손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인식시키고 있다. 독일은 당당하게 국제사회에 인정을 받았고, 피해국이 대다수인 유럽연합을 이끄는 주요국으로 발돋움했다. 진정으로 아베정권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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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더 많은 정보 제공하는 ‘식품이력추적관리제도’ 지면기사
소비자가 가짜 식품 먹고 있는지부적합 판정받아 회수대상인지…제조사·원료·제조일자·유통 등생산·판매 단계까지 확인 가능문제발생땐 신속한 조치할 수있어가장 효과적인 운영관리시스템최근 뉴스를 볼 때마다 식품 관련 사고가 등장하고 있다. 유명기업 홍삼제품인 것 처럼 포장지만 불법 도용해 유통, 이엽우피소가 혼입된 백수오 사건 등이 그 사례이다. 이런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우리는 뉴스에 등장한 저 불량식품이 내가 먹은 음식이 아니었는지, 우리 가족의 식탁은 정말 안전한지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다. 식품사고가 발생하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해당 식품이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부적합 식품에 대한 정보를 즉시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하는 ‘부적합식품 긴급 통보시스템’과 대형마트 등 계산대에서 부적합 식품을 자동으로 걸러낼 수 있는 ‘위해 식품 판매 차단 시스템’을 마련하여 시행해 왔으나, 국민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자 ‘식품이력추적관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는 부적합 식품 뿐만 아니라, 정상적으로 내가 먹고 마시는 식품이 어떤 회사에서 어떤 원료로 언제 만들어졌는지 생산단계부터 확인할 수 있도록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또한 판매단계에서는 언제 제품이 마트에 들어왔고 판매되었는지 식품이력추적관리시스템에 입력하도록 하여 사고 등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신속한 유통차단과 회수·폐기 등 사후조치를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운영관리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제도를 도입한 업체는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최소 판매단위 제품의 용기·포장에 식품이력추적관리번호를 반드시 표시해야 하며, 식품이력관리 사이트(www.tfood.go.kr)에서 식품의 생산 및 유통이력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 또한 소비자는 식품이력관리번호를 입력하면 제품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으므로, 포장지만 도용된 가짜 홍삼제품을 먹고 있는것은 아닌지, 내가 먹는 백수오 제품이 현재 부적합 판정되어 회수대상 식품이 아닌지 한 눈에 확인할 수 있게 된다.식품이력추적관리제도는 2014년 12월 이전까지는 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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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30년전 교육 문제점이 왜, 지속되는 걸까? 지면기사
얼마 전 우리 아이가 성적표를 가지고 왔다. 기대가 앞섰다. 평가를 위해 사교육을 시키고 그것도 모자라 아빠이자 교사로서 아이를 직접 가르친 이유에서인지 ‘이번만은’ 하는 기대감이 절로 들었다. 그러나 기대는 어느덧 실망감으로 빠져들었다. 오늘, 나의 모습에서 왜, 30년 전 부모님의 모습이 오버랩 될까?필자가 학교 다닐 때는 학문 중심의 4차 교육과정이었다. 지금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앞두고 있다. 벌써 수많은 시간 속에서 교육과정은 시대의 흐름에 맞춰 끊임없이 발전해 왔다. 그런데 지금의 교육 현실은, 아니 교실에서의 교육과정은, 그리고 수업과 평가는, 어떻게 변화되어 왔을까? 하드웨어적인 면만 바뀐 것일까? 아니면 학생에서 이제 부모가 되어버린 내 모습만 변화된 것일까?2015 개정 교육과정은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재 양성의 핵심 역량을 설정하고, 균형 학습과 기초 수양 함양을 위한 통합 교과를 운영한다. 이에 따라 교과별 핵심 개념과 원리를 중심으로 학습 내용을 적정화해야 하며, 교실 수업을 교사 중심에서 학생 활동 중심으로 그리고 평가를 학생을 위한 성장 중심의 과정을 평가해야 한다. 지나치리만큼 지극히 당연하고 타당한 이야기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정책 변화를 실현시키기 위해 각 시도 교육청 그리고 일선 학교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 것일까? 특히 30년 전의 되새김질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질문에 대한 답변은, 우리에게 다양한 교육 경험과 자산이 쌓여 있다는 것이다.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를 운영해 본 10여 년의 과정과 결과, 그리고 5년 동안 혁신 학교를 운영했던 노하우가 존재한다. 이들 자산의 공통점은 교육과정의 정상화 즉, 학생 중심 수업 운영과 학생의 참된 학력, 나아가 성장을 돕는 수업 밀착형 과정 중심의 평가이다. 즉, 교육과정, 수업, 평가의 일체화를 통해서 학교 교육과정의 정상화를 이끌고 이를 기반으로 학생·현장 중심의 교육과정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주목할 점은, 이러한 교육과정이 실현되는 곳이 바로 학교라는 점이다. 그러므로 각 시도교육청은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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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새해를 시작하는 기업인의 자세 지면기사
새해를 맞았지만, 풍경이 낯설다. 이맘때면 다들 덕담을 나누며 ‘희망’을 주고받았다. 서로에게 “올해는 더 나아질 거야”라는 희망의 기운을 전하는 것이 새해의 시작이었다면 올해는 이 새해 인사가 사뭇 맥이 빠진 듯하다.하물며 일반인들도 이럴진대 기업인들은 인사마저 주저하게 된다. 지난 한해 많은 기업인이 살얼음판 위를 걷는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보냈으리라 짐작된다. 이를 외부에서는 흔히 ‘위기’라고 말하지만, 심정을 아는 기업인들은 단순히 위기라고 말하지 못한다. 새해엔 안 된 말이지만 우리 경제는 다시 ‘위기’라는 말로 경종을 울리고 있다. 국내외 많은 경제학자들이 위기로 진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피부로 절감하는 기업인들은 ‘절체절명’이라는 말을 덧붙이고 있다. 그러나 모두 위기라고 말할 때 기업인이라면 스스로라도 ‘희망’을 부르짖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민족은 특유의 DNA가 있지 않은가. 바로 ‘위기 극복 DNA’. 우리는 지금까지 숱한 위기를 넘기며 오늘날 세계 20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지 않았던가. 지난해부터 다시금 IMF사태를 자주 입에 오르내리며 경제 현실을 표현하고 있지만 우리는 난생처음 겪었던 그 위기도 슬기롭게 넘겼다. 지나친 낙관도 금물이지만 지나친 절망도 불필요하다. 오히려 ‘잘할 수 있을 거야’라는 자신감이 필요한 시기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우리 기업인을 두렵게 하는지부터 짚어보자. 수출 중심 기업이라면 당연히 불투명한 글로벌 경기일 것이다. 내수에 치중하는 기업일지라도 핵심 기술력을 키우지 못했다면 내수 시장에서 중국제품과 다를 바 없는 취급을 받을 것이다. 기술력이 비슷한 수준이라면 가격경쟁에서 손을 들 수밖에 없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두려움은 오락가락하는 정부 정책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정확한 좌표를 일러줘야 할 정부가 어제와 오늘이 다른 좌표를 제시하면 기업은 망망대해와 같은 세계시장에서 표류하거나 침몰하고 만다. 문제를 알았다면 우리는 해결방안을 찾는 데 몰입해 거침없이 도전하면 된다.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올해는 우리 기업인들이 스스로 한계를 뛰어넘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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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새해만 되면 소망하는 것들… 지면기사
지난해 풍자로 회자됐던 ‘헬조선인·수저계급론…’청·장년세대들 어둡고 답답한 현실 애처롭게 견뎌올해엔 절망 없는 희망의 사다리 놓여졌으면…잿빛 구름이 낮게 드리워지고 미세먼지가 공간을 가득 메운 회색빛 세상은 답답하고 암울하다. 희망은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꿈은 현실과 유리된 환상이 되어 허공을 맴돈다. 한여름날 뜨거운 햇살을 견디며 사막을 건너는 상인들에게 죽음을 넘어서는 용기가 필요하듯 그런 세상 그런 세월을 견디며 살아 내려면 비상한 각오로는 부족하다. 해학과 풍자로 시름을 달래며 고통을 견뎌내는 것도 절망의 사막을 건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지난 한해 우리 현실이 그랬던 듯싶다.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단어가 ‘한국이 지옥에 가깝고 전혀 희망이 없는 사회’를 뜻한다는 헬조선(Hell朝鮮)이었으니 말이다. 뜻이 너무 끔찍하고 무서워 이건 아니다 싶기도 했지만 취업에 절절매고 현실에 절망하는 아이들을 돌아보니 오죽했으면 그랬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수저로 구분하는 신계급론도 그렇다. 부모의 재산에 따라 금수저·은수저·동수저·흙수저로 계급이 나뉘고 부모 자산 20억원 이상, 또는 가구 연수입 2억원 이상이 되어야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것이라는 친절한 설명이 따라 붙는다. 흙수저는 부모 자산 5천만원 이하, 가구 연수입 2천만원 이하를 의미한단다. 이걸 보면서 내 자식들은 어느 계급인지 약삭빠르게 계산하다가 아주 빠른 동작으로 생각을 지웠다. 아무리 살펴도 금수저나 은수저는 절대 아니니 아이들에게 딱히 할 말이 없어서다. 팍팍하고 답답한 현실에 절망한 이 땅의 청춘들이 지난 한해 이런 풍자와 해학을 통해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을 견뎌내며 어두운 터널을 빠져 나오려고 아주 질긴 생명력으로 죽을힘을 다했다. 애처롭고 애틋하다. 그나마 청춘들이야 이렇게라도 울분을 토하지만 어중간한 처지의 장년 세대도 힘들긴 똑같았다. 60세 정년을 보장한다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40대 늦춰 잡아도 50대 퇴직이 당연시되는 게 현실이다. 그것도 모자라 ‘사람이 미래다’라고 외치던 어느 대기업은 ‘사람이 귀찮다’며 20대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