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 신명행사:  명령을 거듭해서 사업을 행한다
    칼럼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 신명행사: 명령을 거듭해서 사업을 행한다 지면기사

    서기로 2016년인데 정월이 지나면 원숭이띠의 해가 된다. 원숭이띠의 해는 지지로 신(申)이며 申은 음력 7월에 해당하니 1년으로 치면 후반부가 시작되는 첫 달인 셈이다. 음력 7월에는 봄여름에 지어놓은 농사가 결실을 맺는 가을의 초입이기 때문에 申은 자기가 지니고 있는 성정(性情)을 펼친다는 펼 신(伸)의 뜻으로 본다. 모든 사물에 굴신(屈伸)이 있듯이 봄에 땅속에 들어간 씨앗이 가을에 익어서 펼쳐 나오는 뜻으로 보면 그렇다.申은 거듭한다는 뜻도 있는데 한 번만 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거듭 거듭한다는 의미이다. 거듭해야할 것이 많지만 주역에서는 명령을 거듭한다고 하여 신명(申命)이라 하였다. 모든 생명(生命)은 말 그대로 나면서부터 부여된 수명(壽命)이라는 목숨의 기한이 있고 그 기한동안 수행해야할 명령(命令)도 있다. 명령 중에 제일 크고 근원적인 것으로 흔히 천명(天命)을 든다. 공자도 50이 돼서야 알았다는 천명(天命)이지만 천명이란 게 저 푸른 하늘에 있는 게 아니라 내 속에 내재된 하늘의 명령으로 귀를 기울이면 누구나 들을 수 있는 명령이다. 일반 행정명령체계도 위에서 아래로 계속 내려오고 어제에서 오늘로 거듭 이어지듯 고금(古今)의 명령체계가 다르고 동서(東西)의 명령체계가 다르다. 명령을 한번만 내리고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시대에 따라 달라져야하기 때문에 시대와 장소에 맞추어 거듭 명령을 내려야 하는데 그것이 申命이고 그런 명령을 수행하는 것이 행사(行事)이다. 12지지 가운데 원숭이 띠인 申의 해에 수행해야할 명령이 신명(申命)이라면 그것을 잘 수행하는 것이 바로 각자의 신명행사(申命行事)인 셈이다./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

  • [특별기고] ‘맞춤특기병’ 지난 2년의 기록
    칼럼

    [특별기고] ‘맞춤특기병’ 지난 2년의 기록 지면기사

    병신년(丙申年) 새해가 밝았다.새해에도 입대를 앞둔 우리 젊은이들에게 가장 큰 고민거리는 입영시기와 함께 어느 분야에서 복무하는 것이 미래설계에 유리한 지일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 해결을 위해 병무청은 많은 고민과 연구를 거듭해 왔으며, 그렇게 해서 탄생한 제도가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맞춤특기병’ 제도이다. 현 정부의 패러다임인 정부 3.0 추진 이후 병무청에서는 청년 창업가의 입영연기, 취약계층과 사회적 약자를 위해 찾아가는 병무청, 국민연금공단 및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자료공유를 통한 병역의무자 편의제공 등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선도과제를 선정해 시행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그중에서도 고졸 이하 병역의무자를 위한 맞춤특기병 제도의 신설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맞춤특기병은 18~24세 고졸 이하 현역입영대상자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며 병역의무자가 입대 전에 자신의 적성에 맞는 기술훈련을 받고 연계된 분야에서 군 복무를 함으로써 전역 후에도 취업 등 사회진출에 도움을 주는 복무제도다. 이는 병무청과 고용노동부, 육군이 협업하여 고졸 이하 병역의무자가 군 복무로 인한 경력단절을 해소하고 청년취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2014년 정부 3.0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당당히 대통령 표창을 받는 결실을 맺었다.사실, 병역의무를 이행한다는 것은 한참 학업이나 취업에 집중해야 하는 젊은이들에게 큰 부담일 수밖에 없으며, 특히 특수기술 또는 화려한 스펙이 없는 고졸 이하 병역의무자에게는 대학재학 병역의무자에 비해 군 복무 부담이 컸으리라고 본다.맞춤특기병 제도가 시행된 지 어느덧 2년이 지나가고 있다. 아직까지 잘 모르는 청년들도 있지만 병무청의 지속적인 홍보 덕분에 이제는 정착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그동안 맞춤특기병제 확산을 위해 병무청과 각 지방병무청은 국민 대상의 병무행정 설명회 등을 통해 지속 홍보해 왔으며, 일부 지방병무청에서는 맞춤특기병 제도의 원활한 추진을 위하여 지방고용노동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을 해왔다.이러한 결과로 현재까지 맞

  • [수요광장] 크로노스의 시간과 카이로스의 시간
    칼럼

    [수요광장] 크로노스의 시간과 카이로스의 시간 지면기사

    먹고 자고 출근하고 일하다나이 먹는 의미없고 반복되는시간은 누구에게나 있지만깊이있는 인생의 의미 찾으려는진실한 시간이 주어져야 한다면그 해가 바로 2016년이 되길…심장 외과의 세계적인 대가 중의 한사람인 프랑스의 카펜티어 박사는 심장 판막 4개 중 하나인 승모판막을 여자에 비유해서 승모판막이란 여자와 같아서 알면 알수록 모른다고 하였지만 55년 양띠에 태어나 이순(耳順)의 나이가 되기까지 오로지 심장 수술만을 업으로 삼고 환자와 숨 쉬고 환자 곁에서 산전수전을 겪어 온 나로서도 인생에 대해 묻는다면 정답을 말하기가 힘들다. 인생에 정답이 있을까?세상에는 있는 것이 세 가지가 있고 없는 것이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하늘에는 별이 있고 땅에는 꽃이 있고 우리 마음에는 사랑이 있지만, 비밀이 없고 공짜가 없고 인생에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일리가 있는 말이 아닌가 싶다. 내가 나를 행복하게 할 것인가. 다른 사람이 나를 행복하게 할 것인가? 환경적 요인은 나를 행복하게 하지 못한다. 2015년 메르스와 2014년 세월호 등으로 야기된 절망, 안타까움, 배신, 후회, 미련, 분노, 서러움 등이 얼마나 우리를 힘들게 하였는가?그리스어로 시간에는 두 가지 말이 있다. 하나는 크로노스이고 다른 하나는 카이로스이다. 크로노스가 단순하게 흐르는 일 년 365일, 하루 24시간의 시간이라면 카이로스는 어떤 운명적인 의미의 시간을 말한다. 자기가 낳은 자식마저도 삼켜버리고 흐르는 세월 앞에서 모든 것을 사라지 게 만드는 무정한 크로노스이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만났던 그때 그 순간만은 나에게 소중한 카이로스인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 크로노스는 똑같이 흘러가지만 각자에게 카이로스는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2016년 새해 아들의 눈을 보면서 ‘아버지는 너밖에 없어, 힘내’라고 말을 해보자. 아내의 손을 잡고 산책을 하면서 ‘당신 나하고 살아줘서 고마워, 더 건강해야 해’ 하고 이야기해 보자. 해 질 녘의 노을을 같이 보면서 딸의 손을 잡고 ‘우리 딸 사랑해’ 라고 속삭여주자. 직원들에게 ‘당신 때문에 우리 회사가 이렇게 성

  • [자치단상] ‘청년 그리고 희망’의 이유
    칼럼

    [자치단상] ‘청년 그리고 희망’의 이유 지면기사

    젊은 도시 ‘수원’… 청년문제 해결 못하면 미래 없다지원하되 간섭 안하는 투명하고 공정한 정책 펼것전담 조직도 만들어 도전·열정 꿈꾸는 공간도 제공2016년 새 아침이 밝았다. 새해에는 이루고자 하는 모든 일이 성취되기를 기원한다. 올해도 지난해처럼 어려운 한해가 될 것이라고 얘기한다. 그래도 꿈과 희망을 잃지 말자.올해 수원시는 청년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갖고자 한다. 아르바이트로 생존을 걱정하는 대학생과 고시원에서 잠을 청하는 취업준비생 등 청년들의 삶의 무게는 무겁다. 단지 입학, 졸업, 취업, 결혼, 출산으로 이어지는 평범한 삶을 원했건만 세상은 만만치가 않았다. 희망의 사다리를 찾기 위해 치열하게 맞섰지만 취업 절벽이라는 현실에 무기력하게 무너지고 절망으로 이어지는 게 현실이다.과거에는 개인의 노력으로 처해있는 현실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다. ‘응답하라1988’에 열광하는 이유도 그 시절, 5년 뒤, 10년 뒤 세상이 지금보다 더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고, 동일 선상에서 함께 배고팠기 때문에 힘들어도 함께 걷자며 어깨동무하는 ‘동료의식’이 있었다.최근에 청년들은 양극화로 인한 기존의 계층 격차해소 등 사회적인 변화가 없다면 자신이 처해있는 현실을 바꾸기 어렵다고 인식한다. ‘N포 세대’와 ‘금수저’, 그리고 ‘헬조선’이 이를 대변하고 있다. 그러면 수원은 왜 청년이 우선인가? 수원의 가장 큰 매력은 ‘젊음’이다. 수원의 청년 비율은 26.3%로 32만 명이 살고 있다. 전국 평균 22.8%, 경기도 23.3%, 서울시 25.4%보다 높다. 수원시는 젊은 도시다.인구절벽에 고령화 사회를 맞고 있는 지금 더 늦기 전에 청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더 이상 수원의 미래는 없다. 도시의 희망이라 할 수 있는 청년들 삶이 불안해지고 그들이 더이상 꿈을 꿀 수 없다면 이미 그 도시는 죽은 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수원시는 ‘청년 그리고 희망’을 올해의 화두로 정했다.수원시는 그동안 창업지원센터, 사회적경제 지원센터, 고용복지 플러스센터, 3D프린터 특화형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센

  • 칼럼

    [독자의 소리] 112신고가 달라집니다 지면기사

    시민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신고전화번호 중 가장 자주 이용하고 익숙한 번호는 ‘112’일 것이다.그러나 2014년 112신고 중 87%가 비긴급·비출동 신고로 확인됐다. 112가 긴급범죄신고 전화임에도 타 기관 민원 접수 등 범죄와 무관하거나 긴급하지 않은 신고가 많아 경찰관의 신속 도움을 필요로 하는 시민이 피해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112신고센터 근무자로 필자가 경험한 경찰 업무와 무관한 신고로는 불법주차, 금연구역 흡연, 쓰레기 불법투기, 택시 승차거부, 공사장 소음, 유기견, 동물 사체 처리 등이다. 다수가 지자체 소관 생활민원들이다. 구체적으로는 ‘택시비가 없으니 순찰차를 태워달라’, ‘버스 및 택시가 안온다’등 이해하기 어려운 신고도 많아 긴급범죄 대응에 지장을 주고 있다.이에 따라 경찰청에서는 신고출동시스템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112신고 경찰 대응 효율화 계획’을 추진 중이다.이 계획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긴급신고부터 최우선적으로 대응하고, 비긴급신고는 이후 출동하거나 타 기관 소관 및 민원 사안은 경찰업무가 아님을 명확히 고지토록 하는 것이다. 정착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도 겪을 것이고 시민 불만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하지만 이 계획은 112는 긴급 범죄 신고라는 본래 취지를 살려 경찰이 신속대응하기위한 불기피한 조치이다. 우리 경찰도 바뀌는 제도에 맞춰 신고자에게 신속하고 정확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112 긴급신고, 182 경찰민원전화’라는 것을 정확히 숙지했으면 한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강승구 경기경찰청 112신고센터 경사

  • [기고] 2015 교통안전우수사업자 선정에 즈음하여
    칼럼

    [기고] 2015 교통안전우수사업자 선정에 즈음하여 지면기사

    ‘버스’는 대중교통수단입니다. 자가용이 없을 때, 우리는 가야 할 곳이 생기면 방법을 떠올리게 됩니다.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목적지에 가장 가깝게 갈 수 있게 해주는 대중교통수단, 아마도 ‘버스’일 것입니다. 이제 버스가 시민들의 소중하고 친절한 발이 돼야 한다는 명제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준공영 시내버스 제도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준공영제시내버스 제도는 대중교통에 사각지대가 없도록 노선 및 운행계통에 대한 조정·관리 권한은 시(市)에서 갖고, 버스운영 수익금은 운수업체와 시가 공동 관리해 부족분을 시에서 지원하는 방식으로 버스운영의 공익성을 강화한 제도입니다. ‘공익성 강화’라면, 안전하고 정확하며 대 시민 서비스제공이 이뤄져야 하겠죠. 이런 공익적 대중교통시스템을 전담하는 기관이 있습니다. 인천교통공사는 지하철뿐만 아니라 교통약자의 이동 편의를 위한 장애인 콜택시 운영, 청라~강서 간 간선 급행버스(BRT), 준공영제 시내버스 8개 노선 등 여러 가지 교통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기관입니다. 그중에 준공영제버스 운영을 들여다보겠습니다.투명한 회계처리로 혈세를 아끼고 운전기사의 복리증진에 힘쓰며 버스의 완벽 정비를 통한 적정가동률 유지, 질 높은 교육, 시민 서비스 등 인천교통공사의 버스운영 노하우는 나날이 축적됐고, 그 결정체로서 준공영제 버스운영이 국토교통부 주관 교통안전 우수사업자에 2013, 2015년 2회에 걸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영국의 2층버스는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값진 근 현대적 유물이죠. 하지만 그 형태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운전기사들의 친절서비스였습니다. “Cheers”, 영국 운전기사님들은 치얼스가 입에 배 있습니다. 타고 내리는 승객들에게 힘내라고 인사해주는 것이죠. 당연히 승객들도 화답 인사를 합니다. 지금의 인천교통공사 직원들, 청렴·친절·인성·안전·보건·성희롱예방 등 많은 교육을 받습니다. 그중에 친절교육은 근래 많은 조명을 받습니다. 특히 영국의 ‘치얼스’와 비슷한 ‘인사 잘하기’ 교육은 주목할 만합니다. ‘인사 잘

  • [특별기고] 권도(權道)도 없던 사회의 희망
    칼럼

    [특별기고] 권도(權道)도 없던 사회의 희망 지면기사

    물에 빠진 여자 구조 예법 떠나권도의 상황윤리인 동양과 달리이슬람율법엔 융통성도 없는데사우디에서 여성이 첫 당선 ‘충격’올해엔 폐쇄적 이슬람사회에도남녀평등 보편적 가치 확산되길과거 전통사회에서는 남편과 아내의 역할과 기능이 달랐다. 맹자가 다섯 가지 윤리를 구별하며 부부유별(夫婦有別)을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주역에서는 남자와 여자의 다름을 말하며 하늘과 땅을 비유로 들었다. 하늘에서는 햇빛과 단비를 내리고, 땅은 이를 받아 만물을 생장시킨다. 하늘이 남자가 되고, 땅이 여자가 되는 까닭이다. 이때 높고 낮음은 의미가 없다. 그저 하는 일이 다를 뿐이다. 남경여직(男耕女織)이란 말도 마찬가지다. 농경사회에서 남자는 밖에 나가 밭을 갈고, 여자는 안에서 옷감을 짜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남녀 간 노동의 장점을 활용한 절묘한 역할 분담이다. 안 일 바깥일에 대한 구별은 농경사회의 특성상 그저 남자와 여자의 기능상 유리함을 활용한 것일 뿐, 거기에 어떠한 차별도 우열도 있을 수 없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것은 남녀유별의 정도를 지나쳐 남녀 차별의 논리로 둔갑했다. 역할과 기능의 차이를 무시하고 상하고저의 신분차별로 남자와 여자를 구별하며, 남녀유별(男女有別)의 ‘별’은 차별의 논리가 되었다. 일곱 살부터 남녀가 함께할 수 없다는 ‘남녀칠세부동석’ 이야기도 여성의 행동만을 제약하는 쪽으로 나아가 차별윤리가 되었고, 또 그것을 예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환경에서 남녀가 서로 바라보는 것은 당연히 금기사항이었고, 손을 잡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오죽하면 양반가에선 안방과 사랑방, 생활터전까지도 구별했을까. 어느 대가집은 안방과 사랑방 사이를 담으로 막았고, 출입하는 대문도 구별해 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절 태어난 아이들이 그리도 많았던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표면적인 접촉 불가의 원칙과 이면적인 자유로운 만남 속의 애정행각이 달랐음을 보여준다.아무튼 남녀간 자유로운 만남이 불가능했던 사회 속에서 접촉이 가능했던 경우를 맹자는 말한다. 길 가던 남자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여인을

  • [시인의 연인] 아득한 성자
    칼럼

    [시인의 연인] 아득한 성자 지면기사

    하루라는 오늘오늘이라는 이 하루에뜨는 해도 다 보고지는 해도 다 보았다고더 이상 더 볼 것 없다고알 까고 죽는 하루살이 떼 조오현(1932~)365일로 평등하게 주어진 ‘새해의 첫발’을 딛고 있다. 반복되는 이 시간은 하루로 완성되지만 하루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 말은 존재가 ‘하루라는 오늘’을 어떻게 채워 놓았는가로 환원할 수 있다. 어느 누구도 먼저 가보지 못한 ‘오늘이라는’ 망망대해를 향해 같은 시각을 운항하면서 ‘이 하루에’ 각자의 고유성이 발휘된다. 우리는 “오늘이라는 이 하루에” 놓여 있지만 서로 다른 삶의 방식으로 살아간다. 누군가의 하루는 “뜨는 해도 다 보고/지는 해도 다 보았다고”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의 하루는 평생을 살아도 아무것도 못 보았다고 하지 않던가. “더 이상 더 볼 것 없다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알 까고 죽는 하루살이 떼”를 보라. 끝임 없이 소유와 집착을 추구하는 인간에 대한 ‘욕망의 감옥’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오늘이라는 이 하루” 만큼은 ‘하루살이’처럼 ‘욕망살이’에서 나를 구원하고 싶어진다./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 [윤중강의 음악살롱] 이난영 탄생 100주년
    칼럼

    [윤중강의 음악살롱] 이난영 탄생 100주년 지면기사

    일본방송의 어디선가, 오늘도 미조라 히바리(1937~1989)를 얘기할 거다. 엔카(演歌)의 여왕으로 추앙받는 그녀는, 사후에도 줄곧 관심의 대상이다. 일본에 미조라 히바리가 있다면, 한국엔 이난영(1916~ 1965)이 있다. 아니다! 어찌 조선가희(朝鮮歌姬) 이난영을 미조라 히바리 정도에 비하리오. 이난영은 훨씬 더 높다. 이난영 하면 ‘목포의 눈물’(1935)을 떠올릴 거다. 더 안다면 ‘다방의 푸른 꿈’(1939)을 얘기한다. 일제강점기의 트로트의 대표곡을 부른 가수이자, 블루스의 원조 격인 노래를 이난영이 부른 게 많다. 그녀는 실제 일제강점기의 유행 장르인 가요, 민요, 만요, 재즈를 두루 넘나들었다. 앳된 목소리로 부른 ‘아리랑’과 ‘신아리랑’, 한 편의 드라마가 연상되는 ‘담배집 처녀’와 ‘알아달라우요’, 남편 김해송과 함께 부른 ‘명랑한 젊은날’, ‘올팡갈팡’을 들어보라. 조선의 여가수 중에서, 이렇게 음악적인 스펙트럼이 넓은 가수는 이후에도 드물다. 샹송의 여왕 에디트 피아프(1915~ 1963)와 이난영 사이에는 평행이론이 존재한다. 둘 다 가난한 어린 시절을 겪었다. 그녀들의 이름이 모두 타인이 붙여준 예명이다. 버거운 현실을 잊게 해준 이름이었다. 모두 탁월한 음악성으로 전성기를 누리면서 화려한 삶을 살았지만, 결코 인생이 행복하지 않았다. 에디트 피아프의 주변에 이브 몽탕이 있었다면, 이난영에겐 남인수란 가수가 있었다. 남편 김해송이 한국전쟁으로 세상을 떠나자, 그녀는 그에게 의지하면서 살았다.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에디트 피아프나 이난영이나 가수가 본업이었으나, 연기에도 출중했다. 카르멘이 아닌, 남자 역할 돈호세를 할 수 있는 여배우였다. 무엇보다도 두 사람의 공통점은 자신의 삶은 불우했지만, 많은 사람에게 행복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 주었다는 점이다. 에디트 피아프와 이난영의 노래를 다시 부른 사람은 많지만, 그녀들을 뛰어넘을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에디트 피아프가 태어난 이듬해 이난영이 태어났고, 에디트 피아프가 타계한 이듬해에 이난영이 세상을 떠났다. 파리 페르 라

  • [특별기고] 丙申年, 지식재산 기반 NEXT경기 실현 원년으로
    칼럼

    [특별기고] 丙申年, 지식재산 기반 NEXT경기 실현 원년으로 지면기사

    중소기업 인력·노하우 불충분특허분쟁 간접 지원체계 필요공유적 시장경제로 공정 경쟁‘경기도형 공적개발원조’ 통해저개발국에 ‘지식재산’ 나눔해외시장 개척 큰 도움될 것얼마 전 수원소재 제조업체 사장님으로부터 “억울하지만 대법원에 상고한 특허 무효소송을 포기하겠다”는 메일을 받았다. “처음 이야기했던 개발비보다 터무니없는 돈을 줘도, 최초 아이디어와 다른 내용을 요구해도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는데, 기술개발이 어렵다고 했을 때 온 힘을 쏟아 성공했고 특허권을 갖게 되었다. 2년여 소송으로 빚만 졌다. 이젠 몸도 마음도 지쳤다. 정말 乙도 못 되는 것 같다”고 했다. 며칠을 특허법원 판결문과 정부과제위탁계약서, 특허발명 내용을 검토했는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땐 우리나라 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창의적 시도가,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보통의 아버지들의 노력이 좌절되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느꼈다. 기업간 특허분쟁은 원칙적으로 자체 대응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지식재산 전담인력, 노하우가 충분치 않다. 흔히 특허분쟁을 ‘전쟁’으로 표현하는데, 전쟁터에 나갈 우리 중소기업들은 맨몸이며, 출발선이 공정하지 않다. 이를 지원할 우군이 필요하고, 때론 연합전선이 필요하다.그러기 위해선 먼저, 특허분쟁에 대한 간접적 지원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시장이 글로벌화 되고, FTA 확대로 관세가 철폐되면서 시장에서 지식재산권이 갖는 영향력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특히 부가가치창출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제조업을 기반산업으로 하는 경기도는 앞으로 관내 중소기업들의 특허분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다. 다만, 국가간, 기업간 분쟁 우려가 있는 직접적 소송지원보다는 경기도로서는 자체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체질을 강화할 수 있는 특허소송보험, 컨설팅 지원확대, 전문인력 양성, 동종업종 간 특허를 공유할 수 있는 특허포트폴리오 구축 등 간접적 지원에 주안점을 둘 필요가 있다. 또한 연구개발 단계에서부터 경쟁력을 갖는 지재권이 창출될 수 있도록 특허컨설팅을 강화해야 하고, 양산화 관점에서 지재권과 기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