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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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정부 ‘수도권정비계획법 완화’ 환영 지면기사
지난 16일 아침 언론보도는 내 귀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중앙정부가 내년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우리 동두천을 수도권에서 배제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수도권에 있으면서도 비수도권 보다 못한 상황에 놓여있는 동두천을 비롯한 경기 동북부의 낙후도시 몇 곳을 비수도권으로 분류하겠다는 것이다.이것은 캠프케이시가 반환되는 만큼의 중요 사안이다. 본인은 시장 취임 이후 줄곧 수도권정비계획법(이하 수정법)의 개정을 경기도와 중앙에 수없이 요구했다. 그런데 비수도권 국회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늘상 거부되어 불가능해 보였던 일을 정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본인이 시장 재직 동안 이보다 더 기쁜 일이 몇 번이나 있을 수 있을까? 1982년 수정법이 제정되면서 시작된 수도권 규제는 시 발전을 막는 결정적 장애였다. 공장은 물론 대학교나 연구소 등도 제대로 설립이 불가능해 지역발전을 가로막았다. 그간 학계에서나 기업들이 수도권정책의 변화를 줄기차게 요구하여 왔다. 선진국 파리나 런던 등 국제 도시도 과거 규제정책에서 모든 규제를 완화해 도시경쟁력을 높이는데 목숨을 걸고 있다. 비수도권에서 주장하는 수도권에 대한 규제가 비수도권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정책 기조는 비현실적이다.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지닌 부문은 수도권이든 지방이든 가리지 않고 적극 지원하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따라서 수도권 내 비수도권보다 발전 가능성이 낮고 성장이 뒤처진 지역에 대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동두천 시민 모두는 중앙정부에 감사하고 있다. 그동안 지방에 있는 대학 유치를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가. 수도권정비계획법 테두리를 벗어나기 위해 미군공여지 지원에 관한 법률도 제정했다. 제정된 그 법을 가지고 대학이나 민간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미군공여지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중앙부처를 설득하였다. 그 어렵고 힘들었던, 그러나 해야만 했던 그 순간들을 위해 우리 동두천시 공무원들이 얼마나 많은 수고를 감내했는지는 시장인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다.그러한 노력으로 인해 LNG 발전소, 국가산업단지 조성이 가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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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모세의 기적과 119 지면기사
유태인은 지정학적 요인으로 주변 강대국으로부터 침탈을 당하면서 오랜 세월 노예와 포로 신세를 겪으며 살아온 잡초 같은 민족으로 알려져 있다.구약전서의 출애굽기는 유태민족이 이집트의 지배로부터 탈출해 광야를 거쳐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는 여정을 담고 있는데 민족 지도자 모세가 탈출을 이끌며 ‘모세의 기적’ 또한 이때에 등장한다.최근 언론 등을 통해 ‘모세의 기적’이 언급되는 것은 사실 소방차를 비롯한 긴급 자동차의 통행과 관련한 문제 때문이다. 이는 장애물, 즉 차량 행렬이 활짝 열리는 것을 의미하며 또한 차량 운전자들이 조금씩 양보해 진로를 만들어 준 시민의식을 칭찬하는 것이다. 해방이후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로 평가되었다가 불과 반세기 만에 경제성장으로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게 되었다. 윤택해진 생활 여건으로 당시에 부의 상징이었던 자동차 소유가 보편화 되면서 증가하는 자동차에 비하여 교통량을 수용할 도로 건설이나 도시 정비는 단기간에 이룰 수 없었기에 도시는 점점 혼잡해졌다. 지금도 출퇴근 시간이면 어김없이 이어지는 자동차 행렬로 홍역을 치르기도 하지만 이제는 특별히 정체되는 시간이 있는 것이 아니라 상시 정체가 이어질 정도로 도로는 포화상태이다. 그러나 이러한 교통체증은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누군가의 소중한 생명이 좌우되는 중요한 시간이기도 하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곳곳에서 화재가 발생하거나 응급환자가 생겼거나 사고를 당하여 구원의 손길이 절실한 사람들이 있다.4천 년 전에 모세와 유태인을 가로막은 것은 바다였지만 현대를 사는 우리의 앞을 가로막는 것은 길게 늘어선 차량 행렬이다. 촌각을 다투는 순간에 긴급자동차의 사이렌이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여 통로를 열어주는 작은 배려가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것이며 이것이 현대판 ‘모세의 기적’이라 할 것이다.지금 이 순간에도 실오라기만큼의 가능성에 의지한 가녀린 생명을 의식해 운전자인 나의 불편을 소방차와 구급차에게 조금씩만 양보하는 교통문화가 정착되기를 간절히 바란다./양광호 하남소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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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보훈지청 명칭 변경 ‘광역시대’에 부합 지면기사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는 유난히 많은 국민의 죽음과 희생으로 그 역사를 써왔다. 1919년 3·1 운동을 비롯해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도발 사태까지…. 수많은 독립유공자와 국가유공자들이 나라의 독립과 존립을 위해 투쟁하고 희생됐다. 이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지난 1961년 설치된 국가보훈처는 지속적으로 독립유공자와 국가유공자를 발굴하고 있으며 그분들과 유족의 권익 및 복지증진 등을 위해 힘쓰고 있다. 그리고 2016년 1월 1일. 54년 만의 ‘명칭변경’이라는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그동안 지청 소재지인 특정 도시의 이름으로 보훈지청 명칭을 사용하다 보니 다른 자치단체의 협조가 필요한 나라 사랑 교육 및 각종 보훈기념행사 참석 등 보훈처의 중점업무 추진에 많은 애로사항이 있었다. 현재의 지청 명은 관할구역 조정, 도시규모 변동에 따른 수요를 반영하지 못하는 등 시대와 맞지 않기 때문에 포괄권역을 총괄하는 명칭으로 변경하는 것은 광역화되는 시대성에 부합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예를 들어 ‘수원보훈지청’이라 하면 수원시의 보훈 업무만 담당하는 것으로 오해해 인근 안양시, 용인시에도 각각의 보훈지청이 따로 있는 줄 알고 위치나 연락처를 문의하는 보훈 단체 회원들도 간혹 있었다. 하물며 다른 기관이나 일반 국민들은 어떠하겠는가.이번 개편으로 경기도 내 수원보훈지청과 의정부보훈지청이 ‘경기남부보훈지청’, ‘경기북부보훈지청’으로 명칭이 변경되면서 포괄적인 개념으로 지역이 구분돼 회원들과 일반인들이 보훈지청에 대해 더욱 쉽게 이용하고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또한 명칭변경과 더불어 기능적인 개편이 함께 이뤄진다. 지방청은 정책기능을, 지청은 집행기능을 강화해 업무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며 특히 고령의 국가유공자를 위한 복지행정분야와 지자체 협업 업무에 그 역량이 집중될 것으로 기대한다.54년 만의 보훈지청 명칭 및 기능변경을 통해 많은 시민이 독립유공자와 국가유공자의 나라 사랑 정신을 본받고 계승하는 마음을 잃지 않도록 국가보훈처가 더 많은 사업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기를 다시 한 번 바란다.끝으로,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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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특허 만리장성을 쌓는 중국과 한·중 FTA 지면기사
中, 비관세장벽 핵심 ‘지식재산권’ 더 강해져특허출원 매년 평균 20.6% 증가 ‘주요국 압도’중국내 분쟁소송 급증… 대응방안 마련 시급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지난 20일 전격 발효되었다. 관세라는 방패를 내려놓고, 공정한 질주가 시작된 것이다. 정부는 한·중 FTA 발효로 10년간 실질 GDP가 0.96% 추가 성장하고 53만개 이상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중국보다 기술력이 앞서 있다고 생각하는 우리에게 13억 중국시장이 활짝 열려있는 것만 같다. 특히 부가가치 창출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제조업의 비중이 매우 높은 산업구조(52.4%)를 갖는 경기도로서는 한·중 FTA로 인한 수출증대 효과가 더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심상찮다. 관세라는 방패는 내려놓을지 몰라도 비관세장벽의 핵심인 지식재산권이라는 창은 더욱 예리해지고, 강력해 지고 있다. 중국의 재정위기 등 경제적 불안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비관세장벽을 중심으로 한 중국의 新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미국이나 유럽의 국경조치에 따른 지재권 침해 물품압류 추이가 매년 증가하고 있고, 미국내 특허소송에서 삼성의 고전도 미국의 新보호무역주의라는 견해가 있다. 중국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 방심하고 있는 것 같다. ‘짝퉁 천국’이라는 오명 속에 숨겨진 중국의 ‘지식재산 대국’이란 진짜 모습을 우리는 아직 직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지식재산에 관한 한 중국은 자신감이 있다. 이미 2011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특허 출원국에 올랐으며, 2013년 전세계 특허 출원의 32%를 차지하고 있다. 증가세 또한 매년 평균 20.6%로 주요국을 압도하고 있다. 2014년 4월 ‘국가지식재산권전략 심화실시 행동계획(2014~2020)’에서는 인구 1만명당 특허보유량을 2013년 4건에서 2020년 14건으로 늘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특허로 만리장성을 쌓겠다는 것인데, 가히 중국의 ‘지식재산 굴기(屈起)’라는 표현을 해도 지나치지 않다. 작년 11월 중국은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베이징, 광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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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경기도의 ‘히든 챔피언’을 기대한다 지면기사
중소기업이 살아나지 않으면경기회복·경제활성화 어렵다도내엔 신선·가공식품기업 많아‘강소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선용산역사 ‘찬들마루’ 적극 활용세계시장 누비는 날 바란다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코레일과 공동으로 용산역사 내에 ‘농식품 찬들마루’를 개장했다. 찬들마루는 우수 농공상 융합형 중소식품기업 제품 전용 판매·홍보관이다. ‘농공상 융합형 중소식품기업’은 농업과 중소기업이 융합하여 고부가가치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2012년부터 농림축산식품부와 중소기업청이 공동 육성하는 기업이다. ‘찬들’은 ‘곡식이 가득 찬 풍성한 들판’이라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농식품 찬들마루’를 통해 농업 생산물을 기반으로 창의적이고 경쟁력 있는 고부가가치 상품을 생산하는 63개 기업, 발효식품, 쌀가공식품, 주류, 차류 등 농산가공식품 360여개 품목이 소비자들에게 판매될 예정이다. 다른 유통채널보다 저렴한 입점 판매수수료를 제공하기 때문에 중소식품기업 수익구조 개선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무엇보다 중소식품기업에 새로운 판로가 제공된다는 의미가 크다. 필자가 현장간담회를 통해 전국의 중소식품기업을 다니다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 뛰어난 제품이 많은데 판로를 확보하지 못하거나 마케팅능력이 부족해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aT가 제품개발, 홍보,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기업컨설팅을 해주고 있지만 한계도 있다. 호남선 KTX 개통으로 용산역사는 하루 평균 60만명의 고객이 이용하고 있다. 많은 소비자들이 중소식품기업 우수제품을 직접 보고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소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독일은 높은 경제성장률과 수출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360만여개에 이르는 중소기업, 즉 ‘미텔슈탄트(Mittelstand)’를 독일경제의 핵심으로 꼽는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황폐화된 독일경제의 도약을 이끈 것이 바로 미텔슈탄트다. 독일 중소기업은 전체 기업의 99%, 고용인력의 88%를 차지한다. ‘유럽의 피터 드러커’로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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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누구를 위한 선거구 획정인가? 지면기사
제20대 총선이 4개월도 안 남았는데 아직도 선거구가 정해지지 않아 국민들은 심각한 혼란을 느끼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인구가 많은 선거구’와 ‘인구가 적은 선거구’의 인구 편차는 2대1을 넘겨선 안 된다고 결정한 지 1년이 다 되었지만 국회의원들의 기득권 지키기 때문에 선거구 재획정이 늦어지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선거구 재획정 결정 이유는 모든 국민은 똑같은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는 1인 1표의 원칙 때문이었다. 예컨대 인구가 15만 명인 지역구와 30만 명인 지역구가 똑같이 한 명의 국회의원을 뽑는다면 30만 명 지역구의 표는 실제로 0.5표의 가치밖에 지닐 수 없다. 중요한 법안과 예산에서 30만 명 선거구의 유권자 이익은 그만큼 적게 반영될 수밖에 없다.이처럼 중요한 문제에 대해 국회가 미적거리며 선거구 재획정을 지연시키는 이유는 무엇보다 자신들의 의석을 지키려는 기득권 때문이다. 국민들은 국회 무용론까지 주장하며 현재 국회의원수를 절반으로 줄이라는 요구까지 하는 마당에 정치권 일각에서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려고 하는 것도 기본은 그 때문이다.현역 의원들이 기득권을 포기한다면 모든 유권자의 한 표가 똑같은 가치를 지니도록 선거구간의 인구 편차를 줄이는 일은 크게 어렵지 않다. 물론 농어촌 선거구의 문제가 있지만 이미 충분한 배려 방안이 마련되어 있다. 경기도 유권자의 경우는 그동안 인구증가에도 불구하고 선거구 수는 늘지 않아서 1인 1표의 원칙으로 따지자면 손해를 봐왔다. 1인1표 원칙에 따라 인구증가를 반영하면 경기도 지역 유권자들의 목소리는 훨씬 높아지게 된다. 이제 현역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선거구도를 짜기 위해 선거구 획정을 더 이상 지연시켜서는 안 된다. 선거 6개월 전, 그러니까 지난 11월 중순에 이미 정해졌어야 할 선거구 획정이 아직도 이뤄지지 않는 것은 국회의 직무유기일 뿐이다. 이는 국민의 헌법 기본권인 선거권을 침해하는 사태다. 선거구 획정 지연은 국민으로 하여금 자신이 속한 선거구가 어디로 정해질지, 자신이 사는 동네엔 어느 후보가 출마하는지 등에 대한 기초적인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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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이케아 스타일과 한국인의 공작본능 지면기사
60개 쇼룸에 직원없는 ‘무관심 콘셉트’ 성공요인과잉친절은 고객에 방해 ‘자율적 상품선택’ 배려내가 산 물건 직접 만든다는 ‘제작 본능’ 자극이케아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 12월 18일 경기도 광명시에 1호점을 연 다국적 가구 기업 이케아 코리아가 최근 밝힌 경영 성과에 의하면, 올 한해 총 3천80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고 한다. 누적방문객은 총 670만명, 회원프로그램인 이케아 패밀리로 등록한 고객도 60만6천명으로 집계됐다. 관련업계가 매출 추산액이 2천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또 메르스 여파로 인한 유통업 수요침체까지 감안하면 이례적인 성과다. 경기연구원의 발표에 의하면 수도권 성인남녀 10명중 4명이 이케아를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고양시를 비롯한 지자체들이 이케아 모시기에 나선 것은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이케아 광명점이 문을 열었을 때, 60개의 쇼룸에 직원을 배치하지 않은 전시장 운영 전략을 회의적으로 보았다. 그런데 이 ‘무관심 콘셉트’야말로 성공 요인의 하나로 분석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일반 매장에서 보는 과잉 친절이나 지나친 호객행위는 고객의 선택을 방해하는 요인이 된다. 가구의 선택은 용도, 가구의 재료와 색깔과 기능과 디자인, 주택의 구조, 가격 등 복합적 요인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므로 차분히 생각하면서 선택해야 하는 상품이다. 이케아는 매장 고객들에게 쇼룸부터 충분히 둘러보고 구매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이 ‘의도적 무관심’에 대해 불편하다는 고객도 적지 않지만 대부분은 자율적 선택을 위한 ‘배려’로 받아들인다.이케아가 파는 가구는 반제품이다. 차로 싣고 가서 조립해야 하는 ‘불편한’ 상품이다. 부품을 나사나 볼트로 조립하는 수고를 가격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어쩌면 이케아는 가구를 판 것이 아니라 현대인에게 결핍된 자아 존재감, 예들 들면 대량생산된 완제품과 서비스의 홍수 속에서 한동안 잊어버렸던 공작본능(Homo Faber!)을 자극하면서 내가 ‘선택한’ 물건, 내가 ‘만든’ 물건이라는 감성을 소구(訴求)하는데 성공한 것이 아닐까? 이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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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로 읽는 고전] 절문근사: 간절하게 묻고 가까이에서 생각한다 지면기사
고전을 공부하다 보면 현실과 괴리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공자왈 맹자왈의 그 주옥같은 말이 일상의 풍경에서 실현되지 않는다는 것을 목격할 때는 더욱 그렇다. 물론 나 자신을 포함해서 하는 이야기이다. 그러다 보니 어떨 때는 이런 괴리감을 당연시하기도 한다. 공자왈은 그저 책 속에서나 가능한 성현들의 이야기라고 치부해버리고선 그와는 전혀 다른 현실에 빠져든다. 이것이 고전 공부하다 만나게 되는 병폐이다.그러면 무언가 잘못된 것이다. 고전의 말이 너무 고원하여 그저 영원히 실현 불가능한 좋은 이야기이거나 아니면 현실을 사는 사람들이 너무 찌들어서 좋은 줄 알면서도 감당하기 힘들 거나 아니면 그 둘 다 해당할 수도 있다. 이런 괴리감을 해결하기에 좋은 방법이 있는데 그 역시 고전의 말씀이다. 절문근사(切問近思)!고전을 접할 때 그 내용에 대해 교조적이거나 맹목적으로 다가가게 되면 점점 더 자기와는 거리가 멀어져 괴리감은 더 커지고 고착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고전의 글을 나의 삶 속에서 내 수준에 맞게 양질을 조절해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상의 자기 행위를 떠나서 글을 보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아주 가까이에서부터 고전의 글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이것이 근사(近思)이다. 그러다 보면 자연 진정이 담긴 물음이 생기는데 그것이 절문(切問)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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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만원의 자발적 성금, 나눔의 씨앗이다 지면기사
세상은 점점 살기 좋아진다지만주변을 둘러보면 도움의 손길을기다리는 사람들 적잖이 많아어려움 처한 이들에게 관심 갖고아픔을 함께 나누며 배려하는따뜻함이 번지는 세밑됐으면…“제 앞에 안 떨어진 불은 뜨거운 줄 모른다”는 우리 속담이 있습니다. 자신이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어렵고 괴로운 남의 일을 알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엊그제 늦은 저녁에 용인 기흥 쪽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다급한 목소리로 사고 개황을 알려주면서 “현장에 적십자봉사원 40여명을 동원하고 급식차를 보낸다”는 담당 팀장의 보고였습니다. 진화작업은 새벽녘에서야 끝났습니다. 올 한 해 의정부 아파트 화재 때도, 고양 터미널 화재 때도, 김포 물류창고 화재 때도 그랬습니다. 재난현장에 적십자봉사원은 제일 먼저 나와 봉사활동을 펼치고 맨 마지막에 철수 했습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닙니다. 스스로 마음이 우러나서 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람들 덕분에 주변은 온기(溫氣)가 감돕니다. 대가나 자신의 이해에 상관없이 몸과 마음을 다해 헌신하는 적십자봉사원들의 가치를 다른 무엇과 비교할 수 없습니다. 봉사를 한다는 것은 혜택을 받는 사람도 기쁜 일이지만 봉사하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일입니다. 봉사에 참여하면서 자신이 행복해지는 것을 느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주고받는 이들의 훈훈한 교감 때문입니다. 이들은 언제나 지역사회에 희망 에너지를 전파합니다. 다양한 영역에서 자원봉사 역량을 키워나갑니다. 요즈음 회자(膾炙)되는 말에 ‘박사보다 더 고귀한 학위’가 있다고 합니다. 학사, 석사, 박사보다 더 높은 학위는 밥 한 끼를 기꺼이 사는 마음을 가진 ‘밥사’가 좋고 그보다는 힘들 때 고민을 함께 들어주며 술 한 잔 사 주는 ‘술사’가 더 높다고 합니다. 욕망보다는 가진 것에 만족하며 매사에 고마움을 느끼는 ‘감사(感謝)’가 한 단계 더 값지다고 합니다. 또한 그 보다는 남과 나누면서 더불어 희망의 세상을 만드는 ‘봉사(奉仕)’가 가장 높고 귀한 학위라고 합니다. 변해가는 인심의 세태를 보면 왠지 그저 우스갯소리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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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오성공원’ 조성의 새 패러다임을 제시하다 지면기사
인천국제공항 인근의 오성산은 172m의 꽤 높은 산이었으나, 현재는 산봉우리의 3분의 2 정도가 없어지고 조롱박 모양의 평평한 암석지만 남은 상태인데, 이곳의 약 88만㎡ 지역이 오성공원이다. 이는 인천국제공항 2단계 공사로 설치되는 활주로의 항공기 이·착륙 안전과 3, 4 활주로 매립토사 확보를 목적으로 서울지방항공청과 중구청의 허가를 받아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인천공항공사에서 제거한 것이며, 그 당시 토사 절취가 완료된 후 공원으로 조성하여 시민에게 개방해야 한다는 허가조건이 붙어 있었다. 그 후 경제자유구역 종합개발계획에 따른 중복투자 문제로 공원조성 사업추진이 지연되다가, 작년 8월 3일 이곳이 경제자유구역에서 해제됨에 따라 공원조성계획이 수립되었다. 오성공원이 절취 훼손 후 8년만에 재개된 것이다.그런 오성공원 사업이 시작 단계인 조성계획 작성 때부터 법적 시한에 쫓겨 벼랑에 내몰렸다가, 지난 9월 21일 공원조성계획이 도시관리계획으로 결정·고시됨에 따라 기사회생하면서 두 마리의 토끼를 잡게 된 것이다. 첫 번째는 공원의 자동 실효를 피하게 된 것이다. 9월 31일까지 결정·고시가 없으면 다음 날 해제되는 ‘공원녹지법(약칭)’ 제17조 때문인데 공원 실효일을 10일 앞두고 있었다. 자칫 법적요건 미충족으로 공원이 실효되었다면 가장 큰 피해자는 시민이었을 것이다. 천만 다행한 일이다. 두 번째는 지방자치단체가 조성·관리하는 공원이 아닌 공항공사의 비용과 책임으로 추진되는 민간공원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사업기간이 최초안보다 4년 단축된 2016년부터 2023년까지이고, 사업비는 450억원 증액된 870억원이다. 또한 공원 관리비용은 매년 30억원 정도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나 이 역시 공항공사에서 부담하게 된다. ‘공원녹지법’ 제16조에 따라 공항공사 제안을 인천시가 받아들인 결과다. 그동안 인천시는 국가 관문에 위치한 오성공원을 ‘국가 대표급 공원’으로 조성하여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공항공사는 최소 비용·최대 효과의 경제성을 주장함에 따라 그 의견 차가 커 평행선을 달려왔다. 이에 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