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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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천시 '조정교부금 비율 인상' 검토해야 지면기사
인천시가 기초단체에 지급하는 조정교부금 교부율(20.0%)은 전국 최저 수준이다. 전국 광역시 중 광주(23.9%), 부산(23.0%), 대전(23.0%), 대구(22.29%), 울산(20.0%) 등에 이은 최하위 수준이다. 인천시는 2013년부터 기초단체에 대한 조정교부금 교부율을 20%로 유지하고 있다. 이는 2015년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특별·광역시 자치구 조정교부금 교부율 권고안'에 나온 인천 권장률(22.9%)보다 낮은 수치다. 인천시의 조정교부금 교부율이 20%에 멈춰있는 사이 인천지역 기초단체의 사회복지비 부담은 늘고 있다.조정교부금은 기초자치단체 간 재정력 격차를 줄이는 데 목적이 있다. 광역단체가 재정 조정을 위한 재원을 확보해 기초단체에 내어주는 방식인데, 인천시는 보통세의 20%를 조정교부금으로 산하 기초단체에 지급하고 있다. 인천의 경우 취득세, 레저세, 담배소비세, 주민세, 지방소득세, 자동차세, 지방소비세 등 보통세 추계액 20%가 8개 자치구에 대한 조정교부금 재원으로 잡힌다. 강화군과 옹진군의 조정교부금 재원은 자치구와 조금 다르다.2022년 기준으로 인천시의 세출 결산액 중 사회복지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38.75%였다. 7년 전인 2015년 기준 30.11%에서 8%p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10개 군·구의 사회복지비는 2~3%p 높아졌다. 최근 인천시의 저출생 정책인 아이드림 사업 등 복지사업 매칭으로 인한 기초단체의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연수구의회는 지난달 15일 '자치구 조정교부금 교부율 상향 촉구 건의안'을 채택하고 조정교부금 교부율을 현행 20%에서 23%로 올려달라고 인천시에 촉구했다. 지난 6월 미추홀구와 서구 역시 기초연금, 무상보육 등 각종 국가 시책 사업 증가에 따른 재정 불균형 해소가 필요하다며 같은 목소리를 냈다.인천시도 조정교부금 교부율 상향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2026년 진행되는 행정체제 개편(군·구 10개→11개)에 따라 교부율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시는 기초단체가 한 곳 더 느는 것에 대비해 올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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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만평] 독도 광구 지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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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집 밖은 키오스크 세상 지면기사
직장인 A씨는 카페인 충전이 필요한 출근길이면 카페를 들러 키오스크(Kiosk·무인단말기)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한다. 기다리던 점심시간, 음식점 테이블마다 놓인 메뉴판 모니터 앞에서 손가락은 잠시 즐거운 방황을 한다. 퇴근 후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티켓 확인부터 팝콘 등 주전부리 구입까지 터치 몇 번이면 해결이다. 쇼핑몰을 가도 주차위치 확인·요금 결제까지 빠른 출차를 위한 필수 코스다. 모처럼 해외여행을 위해 공항에 도착하면 키오스크 앞으로 직행, 셀프 체크인·백드롭은 속전속결이다. 정보를 등록해 놓으면 안면 인식만으로 출국 절차를 밟을 수 있는 시대라니 A씨의 키오스크 효능감은 날로 높아간다.집 밖으로 나가면 키오스크 없는 곳을 찾기 힘들 정도다. 키오스크의 영토 확장에는 무엇보다 언택트 문화를 확산시킨 코로나19가 일등공신이다. 하지만 모두가 키오스크를 환영하는 것은 아니다. 새벽시간 꽃집을 찾은 한 할아버지는 꽃다발 값을 지불하지 않고 가져갔다. 키오스크 사용법을 몰라 3시간 뒤에 다시 방문해서 3만원을 냈다. 말이 안 통하는 기계 앞에서 진땀이 나고 머리가 하얘졌을 할아버지가 할머니 생일선물을 준비하면서 겪은 경험은 안타깝고 씁쓸하다.1990년대부터 관공서·은행을 중심으로 도입되기 시작한 키오스크는 이제 일상 속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납골당에서 고인의 봉안 위치정보를 안내해 주던 키오스크가 결혼식장에도 등장했다. 이름하여 '축의금 키오스크'다. 접수대 대신 세워진 기계에 축의금을 입금하면 식권과 주차권이 나온다. 마치 영수증을 발급해 주는 듯한 신풍속이다. "저출생 시대다 보니 접수대 지킬 친척이나 지인 한 명 구하기도 힘든데 다행이다", "도난·분실사고 걱정이 사라졌다"라는 긍정론과 "축의봉투 정성껏 준비했는데 예의가 아니다", "돈부터 챙기는 느낌이 든다"라는 회의론이 맞선다.똑똑하고 빠른 디지털 신문명의 그늘은 짙다. 세상의 속도를 그때그때 따라가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소외이고 상처가 된다. "스마트폰 사용법을 겨우겨우 배웠더니, 키오스크라는 녀석이 나타나 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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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경기도 선수단, 대한민국 스포츠를 이끌다 지면기사
도쿄 올림픽의 2배 가까운 메달도·의회·도체육회 선수 육성 원팀국제스케이트장 유치에 전력 다해'경기도 선수촌' 건립 용역 진행중"그들이 있어 행복한 여름이었다"여름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20일 경기도청 도담소에는 낯익은 하늘색 상하의에 태극기를 가슴에 단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이들은 경기도 소속 선수들로 대한민국 첫 메달을 안겨준 경기도청 사격 금지현을 비롯해 태권도 금메달 박태준(경희대), 양궁 금메달 이우석(코오롱엑스텐보이즈), 유도 동메달 김하윤(안산시청), 김민종(양평군청), 이준환(용인대)과 근대5종 김선우(경기도청)가 함께 했다. 이들의 인기를 반영하듯 취재 기자들의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체육도지사라 자칭한 김동연 도지사께서 선수들 모두에게 악수와 꽃다발 그리고 포상금을 전달하고 그들의 노력과 열정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이에 선수단은 유니폼에 선수들의 사인을 담아 전달하는 훈훈한 모습이 연출됐다.이번 2024 파리 올림픽은 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기며 막을 내렸다. 1924년 제8회 대회 이후 100년만에 귀환한 올림픽이라는 큰 명제 속에 주경기장을 떠나 센강에서 개막하는 최초의 올림픽이었고 유적지에 마련된 경기장, 남녀 비율 50대50의 수적 양성평등 올림픽, 환경훼손과 경기장 증축을 최소화한 환경올림픽 등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았다. 현장에서의 느낌 역시 다른 대회와는 달리 유적지에 만들어진 스포츠 단지라 해도 좋을 만큼 기존의 상식을 뒤바꾼 아름다운 경기장이었다.올림픽이 열리기 전 스포츠계와 언론계 일각에선 이번 올림픽이 예전에 비해 국민들의 관심도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인기 단체 종목의 탈락으로 대부분의 종목이 비인기 종목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회 첫날 여자 핸드볼팀(강경민, 강은혜)이 독일에 극적인 1점 차 승리를 거두며 상승 분위기를 만들었고 대회 2일차 사격에서 경기도청 금지현이 10m 공기소총 혼성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대한민국 첫 메달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어 탁구 신유빈, 유도 안바울, 이준환, 김민종, 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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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베수비오산 기슭에 집 지어라 지면기사
대졸이상 비경제활동인구 59만1천명이나'취업 대신 창업' 택한 대학생들 증가추세국내 창업 1세대 '헝그리 정신' 핵심 요소사업 닮고 싶은 MZ 기업인 무운장구 빈다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대졸 백수'가 역대 최대다. 올해 상반기 월평균 대졸 이상(전문대 포함) 비경제활동인구는 405만8천명으로 작년 같은기간보다 7만2천명 증가했다. 비경제활동인구란 만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사람들로 일 할 능력이 없거나 일 할 수는 있지만 노동할 의사가 없어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다.대졸 비경제활동인구의 중심은 20대 청년이다. 올해 상반기 월평균 대졸 이상 청년(15∼29세) 비경제활동인구는 59만1천명으로 지난해보다 7천명 증가했다. 인구가 줄고 있음에도 대졸 백수가 늘어난 연령대는 청년층이 유일하다. "이러다 나라가 망하는 건 아니냐"며 우려하는 지경이다. 청년 고학력자 중심의 비경제활동인구 증가는 생활고와 주거불안 심화로 귀결돼 사회의 부담을 키울 수밖에 없다.한편 취업 대신 창업을 선택하는 대학생들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금년에 대학생이 창업한 기업수는 전년대비 23.4% 증가한 1천951개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소상공업체 경영주의 연령도 낮아지고 있다. 최근 본죽으로 잘 알려진 본아이에프의 2030세대 점주 비중이 지난해보다 무려 33%나 증가했다. 2022년 기준 소상공업체 오너경영인 중 2030 비중은 전년대비 4.7% 증가했다. 내수경기가 코로나19때보다 더 나쁜데 용기가 가상하다.MZ세대들의 이병철(삼성), 정주영(현대), 구인회(LG) 등 창업 1세대 기업인들에 대한 관심도 점차 커지는 추세이다. 한국의 창업 1세대 기업인 관련 영상들이 유튜브에 올라와 수십만∼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정주영 회장이 사우디에서 12억달러짜리 주베일항만 공사를 수주한 일화나 포스코를 반석 위에 올려놓은 박태준 회장의 '우향우' 경영철학 등은 2030세대들에 깊은 감명을 주었다. 관련 동영상에는 '말도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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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텔레그램으로 뛰어든 여성들 지면기사
26일 저녁 9시 한 온라인 화상회의의 링크가 X(엑스·구 트위터)에 공유됐다. 이어 10시, 11시에도 링크가 공유됐고, 이날 진행된 3차례의 화상회의 모두 링크가 공유된 지 1~2분도 지나지 않아 정원 100명이 곧장 찼다. 이 화상회의는 2016년 소라넷 폐쇄를 이끌어낸 단체 'DSO'에서 활동하던 한샛별(활동명)씨가 진행하는 강의였다. 각종 디지털 성범죄 현장에 잠입했을 때 지켜야 할 요령, 피해자를 보호하면서 사건을 공론화하는 방법 등에 대해 안내했다.최근 SNS '텔레그램'에서 딥페이크(Deepfake,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인간 이미지 합성기술)를 이용한 성착취물이 제작·유포된다는 의혹이 SNS에서 퍼지고 있다. 경인지역은 물론 전국 지역별, 대학과 초·중·고 학교별로 딥페이크를 이용한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공유하는 이른바 '겹지인방'이 확인됐다. 이러한 내용들은 대부분 개인이 직접 텔레그램 대화방에 접속해 알아낸 것이다. 지금도 여성들은 성착취가 이뤄지고 있는 지역, 학교 기반 대화방 목록을 공유하고 피해자를 발굴하고 있다. 이들은 행여나 자신의 얼굴, 음성이 딥페이크 성착취물에 활용될까 두려워 SNS에 각종 게시물을 삭제하고 있다.한샛별씨는 무엇보다 '자신을 지키며 활동할 것'을 당부했다. 직접 성착취물을 마주하는 것은 무척 고통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성들은 직접 범죄 현장에 찾아가 증거를 수집하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텔레그램이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적극적인 수사가 어렵다며 방관한 국가 탓이다. 최근 인하대 재학생도 경찰에 자신이 디지털 성범죄의 대상이 됐다고 알렸지만, 결국 본인이 직접 대화방에 잠입해 증거를 수집해야 했다.디지털 성범죄는 비약적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부작용도, 일부 집단의 일탈 행위도 아니다. 여성의 '몸'을 성적 도구로만 바라보고 이를 착취, 모욕하려는 기득권의 어긋난 욕망과 이를 방관한 결과물이다. 신속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딥페이크 디지털 성범죄가 미성년자들도 위협하고 있는 만큼, 피해자 보호가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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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마음은 눈감을 줄 모르는 고향 지면기사
최순애·정지용·백석·윤동주…고전 텍스트 '낯익은 새로움' 선사떠나고 나서 비로소 발견하게 되고가고 싶고, 언젠가는 가야만 하고가을이 오면 더욱 그리워하게 될것혹서의 계절, 고향(故鄕) 시편을 읽어보았다. 기억의 원형이나 보편적 공감을 담은 작품이 어쩌면 기본을 잃어버린 시대에 어떤 근원적 힘을 건네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이미 고전 반열에 오른 텍스트들은, 참신성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오히려 '낯익은 새로움'의 순간을 선사해주었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최순애의 '오빠 생각'(1925)과 이원수의 '고향의 봄'(1926)이다. 현실에서 부부의 연을 맺은 두 분의 너무도 유명한 동요였다. 앞의 것이 비단 구두 사가지고 오마며 서울로 향하는 이향(離鄕)의 모습을 포착했다면, 뒤의 것은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는 회향(懷鄕)의 정서를 담았다. 근대인은 타향살이라고 했거니와 그들에게 고향이란 돌아가야 하지만 끝내 돌아갈 수 없는 그런 곳이었다.정지용의 '향수'(1927)와 '고향'(1932)은 지용 버전 고향 시리즈다.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와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라는 구절은 망향(望鄕)과 실향(失鄕)의 정서를 반대편에서 보여준다. 마음에서는 불변하면서도 현실에서는 변해가는 고향을 비대칭 데칼코마니처럼 그렸다. 5년 터울의 작품에서 정지용은 한쪽에서는 '얼룩백이 황소가/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여전히 울고 있을 것 같고 한쪽에서는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가 사라져버린 고향의 양면성을 노래하였다. 김희갑과 채동선 곡으로 불러보아도 좋을 한국 현대시의 명편들이다.백석의 '고향'(1938)은 함흥 시절 경험을 다루었다. 혼자 앓아눕게 되어 의원을 찾았는데 의원은 아픈 데 대신 고향을 묻는다. 사람이 앓아누우면 그리운 것도 많은데 그때 고향이 비로소 살아나온다는 것을 이 작품은 암시해준다. 몇 차례 대화가 오간 후 '먼녯적 어늬나라 신선'같았던 의원은 어느새 '손길은 따스하고 부드러워'지고 마침내 '고향도 아버지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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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달팽이(이공명) 지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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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군납비리와 불법노동이 빚어낸 '아리셀 참사' 지면기사
근로자 23명의 생명을 앗아간 화성 아리셀 배터리공장 화재는 사측의 군납비리로 무리하게 재납품을 강행하다 발생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인력 공급업체로부터 사전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은 비숙련공이 대거 투입되는 불법파견까지 자행됐다. 사망자 23명 중 20명은 비정규직으로, 인력 공급업체 소속이었다. 부정이 부정으로 이어져 결국 끔찍한 대형 참사를 야기한 것이다.아리셀은 2021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47억원 상당의 전지를 군에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납 제품의 품질검사는 국방기술품질원(기품원)에서 담당하는데, 검사는 타 기관의 기능시험을 통해 시험성적서를 제출하거나, 무작위로 시료를 선정해 품질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아리셀은 이 두 가지 방식을 모두 조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아리셀은 품질검사용 전지를 별도로 제작한 뒤 이미 선정돼 봉인 상태였던 시료와 바꿔치기하고 서명까지 위조했다. 또 시험성적서의 데이터를 조작해서 제출해 검사를 통과했다.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이다. 지난 4월 기품원 관계자가 밀봉 서명이 위조된 사실을 파악하면서 불법행위가 들통났고, 아리셀은 8만3천여개의 4월 납품분을 재생산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여기에 6월분 6만9천여개 납기일까지 다가오자 지난 5월 '하루 5천개 생산'이라는 말도 안 되는 생산목표를 잡은 것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아리셀은 비숙련공을 대거 투입하고, 불량 제품도 상품화했다. 숙련공이 작업해야 할 메쉬 절단 공정에 일용직 근로자를 투입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 비숙련공이 작두로 수작업하는 과정에서 절단면에 뾰족한 형태의 잉여 부분이 발생했고, 외부에서 들어온 금속 이물질과 함께 폭발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아리셀이 생산해 모회사인 에스코넥이 군에 납품한 리튬배터리가 2022~2023년 이미 3차례의 파열사고를 일으킨 사실도 충격적이다. 2019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군납 리튬배터리 파열사고는 총 31건에 달한다. 군에 보관돼 있거나 사용 중인 제품들도 전수조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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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천 물길 살리기에 손잡고 나선 노·사·민·정 지면기사
인천을 흐르는 하천은 경인아라뱃길, 굴포천 등 국가하천 2개와 청천천, 갈산천, 장수천, 승기천 등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지방하천 30개가 있다. 지방하천 총 길이는 109㎞에 이르는데 이 중 도심하천 길이가 58㎞로 절반을 넘는다. 도시 곳곳에 물줄기가 이어져 있지만 상당 구간이 콘크리트 구조물로 덮인 복개천이다. 물이 마르는 건천화 현상을 보이거나 오염수 유입으로 악취가 심한 상태지만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곳도 적지 않다.인천시민 누구나 동네에서 하천 생태계를 누릴 수 있는 것을 목적으로 한 '하천 살리기 프로젝트'가 곳곳에서 진행 중인 가운데 부평구에서 진행되고 있는 '세월천 살리기'가 눈길을 끈다. 세월천은 원적산에서 발원해 영아다방사거리를 거쳐 한국지엠 부평공장을 가로질러 갈산천·굴포천으로 이어지는 물길이다. 현행법상 하천이 아닌 구거(수로)로 돼 있어 구청 도로과 하수팀이 관리한다. 오랜 시간 대공장에 막혀 그 존재조차 희미해진 세월천을 깨끗하게 가꿔 시민에게 개방하자고 제안한 건 한국지엠 노동자들이다.한국지엠 부평공장을 가로지르는 세월천 주변은 봄이 되면 개나리, 라일락, 겹벚꽃이 만개해 공장 내 꽃향기가 가득해진다. 흰뺨검둥오리, 너구리, 족제비 서식지이기도 하다. 수질 오염과 악취가 심해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누구 하나 나서지 않았다. 뒤늦게나마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가 추진하는 세월천 생태하천 조성 사업이 지역 국회의원, 자치단체, 환경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공감대를 이뤘다. 지난 23일 열린 토론회에 나온 한국지엠 관계자도 환경보호를 위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인식한다며, 앞으로 부평구 또는 인천시에서 관련 제안이 오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기업이 자치단체, 환경단체, 주민과 함께 하천 수질을 개선한 첫 사례로 '웅진코웨이 공주 유구천 가꾸기' 사업이 꼽힌다. "마실 수 있을 만큼 깨끗하게 만들자"는 구호로 2003~2010년 진행된 하천 가꾸기 사업으로 유구천 환경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한국지엠 노사와 부평구·인천시가 뜻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