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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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간 시행사-기존 빌라 일부 소유주 '보상 갈등' 소송전 지면기사
18년 전 공동주택 시행사에게 집을 넘긴 소유주들이 지금껏 매매대금을 받지 못해 생계가 파탄났다고 한다. 2006년 당시 화성시 향남지역은 교통망 확충·기업 및 인구 유입 등 성장 가능성이 큰 도농복합지역으로 공동주택 건설 요지였다. 공동주택사업을 추진하던 B사와 매매계약을 맺으면서 A빌라 소유주들의 기나긴 악몽이 시작됐다.B사는 지난 2006년 상신지구에 945가구 규모의 공동주택 사업 시행을 위해 사업부지 내에 있던 A빌라 6개동 57가구 매입에 나섰다. 주민들은 B사와 '빌라 면적과 동일한 면적의 신축 아파트를 공급하거나 면적을 기준으로 산정한 정산금을 지급한다'는 조건의 대물변제약정 매매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하지만 인허가 지연 등 우여곡절 끝에 2014년이 돼서야 빌라가 철거됐고, B사는 이 과정에서 극심한 경영난을 겪었다. 결국 사업시행 부지는 2020년 7월 공매 절차를 거쳐 520억원을 낸 C사에 매각됐다. C사에 사업시행자 지위가 양도되면서 관련 채무관계도 인계됐다. 그러나 C사는 "아파트 가격 상승 등에 따라 채무관계 전체를 인정할 수 없다"며 매매대금 정산 및 신축 아파트 공급을 미뤘다. C사는 빌라 소유주들에 대한 책임은 회피한 채 올해 2월 900여 가구가 입주를 시작했다.참다못한 빌라 소유주들은 2021년 소송을 제기했고, 2023년 12월 1심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정산금으로 전용면적 84㎡ 분양가격 중 가장 낮은 금액인 3억8천800만원을 인정했다. 2021년 11월부터 다 갚는 날까지 지연손해금 12%를 지급하고 가집행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C사는 즉각 항소했다. 인허가를 내준 화성시는 "사업자와 소유주 간 거래에 직접 개입하기 어렵다. 또 다른 민원이 제기될 우려가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뿐이다.사업시행자가 바뀌었다고 기존 매매계약서를 휴지조각 취급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미 900여 세대가 입주한 상황에서 동일면적 아파트를 공급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사업 시행 지연으로 인한 빌라 소유주들의 경제적 피해는 병원치료를 받지 못한 사망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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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천종합어시장 이전사업 반드시 성공해야 지면기사
20년 가까이 답보 상태에 있던 인천종합어시장 이전 사업의 얽힌 실타래가 풀리기 시작했다. 사업 추진을 가로막았던 이전부지와 비용문제 등 주요 쟁점에 관계 기관들이 큰 틀에서 합의를 이뤄내며 사업 성공이 가시화하고 있는 것이다.인천시는 최근 인천종합어시장협동조합과 간담회를 열고 인천종합어시장(항동7가 27-69)을 인천 연안항 물양장 매립지(항동 7가 61)로 이전하는 것에 합의했다. 인천 연안항 물양장 매립지는 약 2만㎡ 규모로, 현재 인천항만공사가 매립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내년 7월 매립 작업이 마무리되면 인천항만공사 소유가 되는데 이 토지를 인천시가 항만공사로부터 넘겨받아 종합어시장협동조합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이전 부지를 마련하게 된다.이전 사업의 최대 걸림돌이 됐던 비용은 조합이 부담하기로 했다. 종합어시장협동조합이 올해 3월부터 2개월간 어시장 내 점포 423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370개 점포가 이전에 찬성했다고 한다. 지어진 지 50년 가까이 된 어시장에서 더 이상 장사를 할 수 없다는 것에 상인들이 의견을 모은 것이다. 철골 트러스 구조물로 이뤄진 건물은 침하현상으로 5도나 기울어져 있어 안전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이전해야 한다는 게 이곳 상인들의 목소리다.1975년 문을 연 인천종합어시장은 소래포구와 더불어 인천의 대표적 관광지이자 수산시장으로 역할을 해왔다. 주말 평균 3만여 명의 수도권 시민들이 찾는 인천의 명소다. 하지만 노후화한 건물과 만성적인 주차문제 등은 어시장의 발전을 가로막는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다. 인천시는 2006년부터 종합어시장 이전 논의를 진행해왔다. 어시장 인근에 있는 인천해역방어사령부, 인천항 옛 제1국제여객터미널 부지 등이 이전 후보지로 결정됐지만 '사업비 부담', '난개발 우려' 문제로 추진되지 못했다.간담회를 통해 이전사업에 대한 큰 틀의 합의는 이뤄냈지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세부과제도 있다. 종합어시장이 연안항 물양장 매립지에 들어서려면 해당 부지의 용도가 도시계획상 '자연녹지지역'에서 '상업지역'으로 변경돼야 한다.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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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만평] 대남방송 지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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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법무카페] 친족상도례 헌법불합치결정 지면기사
헌법재판소는 최근 친족상도례(가까운 친족간 재산범죄는 형을 면제한다)를 규정한 형법328조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결정을 하면서 2025년 12월31일을 시한으로 개정시까지 적용을 중지했다. 이러한 인적처벌조각사유는 준용규정을 두어 강도죄와 손괴죄를 제외한 재산범죄 절도, 공갈, 사기, 횡령 등에 적용된다.헌법불합치의 이유로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하였다고 보았다.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를 요건으로 8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간 재산범죄에 일률적으로 형을 면제하도록 한 것은 넓은 범위의 친족간 관계의 특성을 일반화하기 어렵고 피해자의 권리를 희생시킨다고 했다. 가해자 피해자간에 친족관계만 있으면 검찰의 공소권 없음의 불기소처분, 법원의 형 면제판결로 피해자의 형벌권행사요구는 박탈된다고 보았다. 헌재는 이러한 위헌성을 제거하는 데에는 피해정도, 가족간 신뢰와 유대의 회복가능성, 처벌의사를 소추조건으로 하는 등 충분한 합의를 거쳐 그 방안을 강구할 것을 주문했다.친족상도례의 취지는 가정 내 재산문제에 국가형벌권이 간섭하지 않는다는 정책적 고려에 있다. 헌재도 가족친족에 관한 우리나라의 문화적 특징, 재산범죄의 특성, 형벌의 보충성을 볼때 경제적 이해를 같이하거나 친밀한 가족간 수인가능한 재산범죄에 대한 친족상도례의 필요성은 인정했다. 친족상도례의 취지를 살리면서 형벌권행사 보장과의 조화가 요구된다. 범죄와 형벌은 구성요건이 명확하고 미리 법률에 규정되어야 하는 죄형법정주의 원칙하에 가족간 친밀도와 다양한 범죄양상을 형법에 객관적 규범화하기도 어렵다. 결국 친족상도례를 적용하는 친족과 대상범죄 범위를 좁혀나가는 방법이 있다.그렇다 해도 무촌인 배우자가 전재산을 들고 도주하거나 장애인의 장애수당 갈취 등 소액이라도 생계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므로 친족상도례 자체폐지가 아닌 한, 법의 사각지대는 불가피하다. 유대형성과정, 피해정도, 친고죄 등을 고려한 세분화되고 명료한 개정이 요구되는 이유다./이영옥 법무사·경기중앙지방법무사회 화성지부이영옥 법무사·경기중앙지방법무사회 화성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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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칠월의 문학 지면기사
칠월이면 떠오르는 시가 있다. 이육사(1904~1944)의 절창 '청포도'가 그러하다. "내 고장 칠월은/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로 시작하는 이 작품에서 화자가 고대하며 기다리는 청포를 입은 손님이 육사의 정치적 멘토이자 독립투사였던 윤세주(1900~1942)임을 밝히는 연구도 있다. '청포도'는 당시와 고전에 해박했던 이육사의 소양을 고려하면 당시의 영향이 스며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두보의 시 중에 "맑고 푸른 강 위를 나는 새는 더욱 희고/푸른 산의 꽃이 타는 듯이 붉구나/이 봄이 가는 것을 또 보게 되니/어느 날 고향에 돌아가리오"라는 오언절구가 있다. "강벽조유백(江碧鳥逾白)"으로 시작하는 이 시는 기와 승에서는 푸른색과 흰색 그리고 푸른 산과 붉은 꽃을 등장시켜 색조가 선명하게 대비되도록 하는 기법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당시는 처음 기와 승에서 풍경을 제시하고 전과 결 부분에서 화자의 감정과 의도를 드러내는 경정(景情)의 구조를 보여준다. 이육사의 '청포도' 또한 푸른 청포도와 청포(靑袍) 그리고 은쟁반과 하얀 모시 수건처럼 색조를 대비시켜 둔 다음, 정치적 동지를 기다리는 시인의 속마음과 의도를 드러내고 있어 역시 당시의 '경정 구조'를 계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이육사의 '청포도'와 호응을 이루는 시가 한 편 더 있으니 김달진(1907~1989)의 '청시(靑 枾)'가 그것이다. '청시'는 푸른 감이라는 뜻인데, 그가 '시인부락'의 동인으로 활동하며 1940년에 펴낸 같은 제목의 시집도 있다. '청시'에서 말하는 6월은 음력일 가능성이 높아 양력 7월로 봐도 무방할 듯하다. 푸른색이 보여주는 청량함과 짙푸른 생명력이 인상적이다. 그런가 하면 배수아의 소설 '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1995) 역시 색채 이미지를 잘 활용한 문제작이다.푸른색은 칠월의 색이다. 그러나 연일 계속되는 폭우와 장마 속에 간간이 존재감을 과시하는 난폭한 더위는 칠월의 푸르름과 계절의 낭만을 즐기지 못하게 하는 위협요인이다. 충남의 수박 재배 산지가 60% 이상 침수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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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상] 기적의 열쇠로 강남 같은 하남을 만들 것! 지면기사
미사아일랜드에 'K-스타월드' 조성 사업5만개 일자리·연간 10조원 경제효과 예상일각 '기초지자체에서 그게 되겠어?' 의문정주영 회장의 명언 인용 '해보기나 했어?'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기업인 1위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라는 여론조사 결과를 접했다.정주영 회장이 별세한 지 23주기가 되었지만, 그의 '프런티어 정신'은 세월이 흐른 오늘날까지 우리에게 커다란 교훈을 주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올해 6월 우리시 공직자들과 함께 정주영 회장의 '프런티어 리더십'을 배우기 위한 벤치마킹의 일환으로 울산 HD현대중공업 본사를 방문하면서 그분이 왜 지금까지 국민의 마음속 최고의 기업가로 기억되는지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HD현대중공업 건물벽에는 정주영 회장의 '우리가 잘되는 것이 나라가 잘되는 것이며, 나라가 잘되는 것이 우리가 잘될 수 있는 길이다'라는 초대형 글귀가 적혀 있다.국가를 위해 기업인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한다는 신념이 담긴 '산업보국'(産業報國)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다가올 인구 50만 시대에 대비해 강남과 같은 도시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개발사업 성공과 우량기업 유치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하남시의 시장으로 서 정주영 회장의 의지는 그래서 더욱 큰 '울림'과 '떨림'으로 다가왔다.특히 HD현대중공업을 방문해 '조선대국 신화'를 일군 조선소 건설의 비화를 들었을 때는 온몸에 전율이 일었다.정주영 회장은 조선소 건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영국의 바클레이 은행과 차관 도입을 협의했는데, 은행 측은 조선 능력과 기술 수준이 부족하다며 손사래를 쳤다. 이에 1971년 9월 바클레이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선박 컨설턴트 회사인 애플도어의 롱바텀 회장을 찾아가 500원짜리 지폐에 그려진 거북선을 보여주며, "우리의 거북선은 영국의 조선 역사보다 300년이나 앞서 있었고, 우리의 잠재력은 녹슬지 않았다"라는 말로 설득해 추천서를 받아냈다.이어 그는 그리스의 리바노스에게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계약금에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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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아고라] 전당대회 이후가 만배 더 치명적인 국민의힘 지면기사
내부총질 논란속 오늘 당대표 결정'대통령 국정운영 변화' 책임 막중전대 과정 상처·분열도 극복해야후보들간 협력 어느때보다 중요맞상대 '이재명의 민주당' 명심을결선투표로 가면 이달 28일, 빠르면 23일 전당 대회에서 국민의힘 당 대표가 결정된다. 그러나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전개 양상을 보면 이번 전당대회를 '자폭 전당대회', '분당 전당대회'라고 부를 정도로 당내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투표율까지 매우 저조한 상태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모바일 당원 투표율은 40.47%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고를 기록했던 지난해 3·8 전당대회 당시 모바일 투표율(47.51%)보다 7.04%P 낮은 수치다. 이번 전당대회 진행 내내 당권 도전 후보자들이 제시하는 비전은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찾기 힘들었다. 후보자 등록하자마자 채 상병 특검법을 제 3자 특검 추천으로 국민의힘에서 법안 발의를 하자고 주장한 한동훈 후보는 배신자 프레임에 내몰렸고 이어서 지난 1월 총선 당시 한 후보에게 보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사과' 문자 논란이 후보자 토론회와 합동 연설회를 도배했다. 당원들의 투표가 시작되기 일주일 전부터는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이 공개한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이던 시절의 '여론조성팀' 논란이 전대를 뒤덮었다. 마지막까지 내부 총질이 되는 논란은 끊이질 않았다. 이번에는 나경원 후보가 20대 국회에서 패스트트랙 국회법 위반으로 기소를 당한 관계자들에 대해 한 법무부 장관에게 '공소권 취소' 요청을 한 것에 대해 '개인 민원'을 한 것이라고 한 후보가 답변하면서 논란에 정점을 찍었다.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8월18일 예정되어 있지만 이재명 전 대표의 연임을 의심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민주당 지지층들과 당 구성원들은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똘똘 뭉쳐 있지만 국민의힘은 그렇지 않다. 국민의힘은 그래서 전당대회 이후가 더 주목받고 있다. 첫째로 '윤석열 대통령과 관계'다. 윤 대통령은 총선 이후 국정 운영 지지율이 20%대로 곤두박질쳤을 정도로 국민 여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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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호 칼럼] 공동환상 지면기사
좌파·우파 논리 '우리' 라는 환상현대인들은 '정치적 존재'로 압착그 환각적 믿음에 비로소 안도감진리 가까운 빛깔은 오히려 '회색'양 극단 사회 중재의 힘 필요한 법'우리'에 대한 환상이라는 것이 있다. '나'와 '너'를 묶어주는 '우리'라는 관념을 형성하고 나면 이 '우리'에 대한 일종의 '환상' 같은 것이 생겨난다. 필자만의 독특한 생각이라기보다 1960년대의 어느 일본 철학자의 생각을 빌린 것이다.인간은 본래 환상, 환각의 존재다. 인간은 늘 진리를 찾아 헤매지만 '가상'에 휩싸여 거기서 벗어나지 못하는 존재다. 바로 그런 까닭에 이 가상의 동굴 속의 사람들은 진리의 빛을 '힐끗'이라도 쏘여본 사람들을 오히려 비웃는다. 환상, 환각의 힘이 너무 센 나머지 오히려 진리를 가상처럼 느끼는 단계에 다다른 까닭이다.'장주지몽(莊周之夢)'이라는 말도 있다. '장주', 곧 장자의 꿈은 내가 꿈에서 나비가 된 것인지, 나비가 지금 '나'의 꿈을 꾸는 것인가를 묻는다. 요즘 우주론 가운데에는 정말로 현실을 사는 우리가 가상 세계 속에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이론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매달리는 현실이라는 것에 그토록 집착하지 않아도 되는지 모른다.'우리'에 대한 환상은 실로 강력해서 '나'의 가족은 절대적인 '진리'가 된다. 이름하여 가족주의다. 또 이 가족을 묶는 큰 가족, 위대한 가족으로서 민족, 국가는 '나'들의 희생을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게 하는 초월적 존재가 된다. 종교적 믿음으로까지 격상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이보다는 단위가 작은데도 그 못지 않게 큰 힘을 발휘하는 환상적인 '우리'의 단위가 있다. 진보파다, 보수파다, 좌파다, 우파다 하는 논리가 그것이다.이 논리는 환상이며 환각이 아닌지 따져 보아야 한다. '나'는 진보인가 보수인가? 인간의 삶은 수없이 많은 차원과 국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나'의 혼은 순수한 좌 또는 우가 되고 싶겠지만, 인간이란 수많은 차원과 국면의 통합체요, 때문에 그렇게 순수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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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달팽이(이공명) 지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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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글로벌 IT대란' 자체 대비책 마련 서둘러야 지면기사
그야말로 글로벌 IT대란이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9일 세계 굴지의 사이버 보안 소프트웨어 회사인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보안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스 서비스 '애저'와 충돌을 일으켰다. 애저에 기반을 둔 항공사들의 전산망이 이른바 '블루스크린' 현상을 일으키며 일제히 마비되면서 전 세계 3천200편 이상의 항공기 운항이 취소되고, 3만편에 달하는 항공기 운항이 지연됐다. 또한 지구촌 곳곳에서 금융, 미디어, 의료, 물류, 기업, 행정 등 주요 서비스가 차질을 빚었다. 테슬라의 일부 생산 라인이 멈췄고, 파리올림픽 티켓 판매도 지장을 받았다. 사이버 보안업체의 사소한 기술적 오류가 전 세계를 연결하는 MS의 전산망을 마비시킴으로써 벌어진 일이다.우리나라도 대란을 피해가진 못했다. 제주항공을 비롯한 국내 일부 저가항공사들의 발권·예약 시스템과 온라인 홈페이지가 마비돼 인천국제공항에서의 31편을 비롯해 모두 90여 편의 항공기 운항이 지연됐다. 델타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등 외국 항공사에서도 시스템 오류가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 국내 온라인게임 서버가 먹통이 되고, 사무실 개인 PC의 오류 사례도 있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자체 구축한 클라우드를 사용하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은 운영에 지장을 받지 않았으며, 차질을 빚은 항공사들의 전산망도 다음 날인 20일 새벽에는 모두 복구돼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은행과 증권업계 그리고 통신을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들에서 이렇다 할 피해가 보고되지 않은 점도 고무적이다.클라우드는 초연결사회의 핵심 인프라다. 편리하고 경제적이지만 이번처럼 오류가 발생하면 전 지구적으로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지난 2017년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 'AWS'가 4시간 동안 서비스 장애를 일으켜 전 세계 수만 개의 웹사이트가 먹통이 되는 등 이미 유사 사고를 몇 차례 경험한 바 있다. 앞으로도 얼마든지 같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정부와 기업, 그리고 관련 업계가 이런 초연결사회의 위험성을 최소화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