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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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지면기사

    비상저감조치의 '저감(低減)'은 낮추고 줄인다는 뜻이다. 어제 수도권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것으로 예보하자 서울시가 '초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처음으로 발령, 출퇴근(첫차~오전 9시, 오후 6~9시) 시간 서울 시내버스와 지하철을 무료로 운행했고 차량 2부제도 단행했다. 과감한 조치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초미세(超微細) 먼지'라는 말도 '극미세(極微細) 먼지'가 합당한 말이다. 어쨌거나 인체에 미치는 미세먼지 폐해는 심각하다. 핵폭탄 폭발 때의 핵전자기파(EMP)나 생화학무기 등만 무서운 건 아니다. 미세먼지가 폐포(肺胞)를 뚫고 혈액에 침투하면 폐질환이나 심근경색 등 심장질환을 유발할 뿐 아니라 기형아 출산 위험성도 높다는 거다. 또한 뇌 장벽도 뚫어 뇌졸중이나 치매까지 촉발한다는 게 작년 3월 세계보건기구의 경고였다.그런데 한국과 중국의 대기에 떠다니는 미세먼지(PM2.5) 속 박테리아(세균)의 80% 이상이 겹치고 같다는 연구 결과를 작년 8월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팀이 발표해 새삼 주목을 끌었다. 중국에선 미세먼지를 '사진(沙塵:사천)', 그 먼지바람을 '沙塵暴(사천푸)'라 하지만 80% 이상의 미세먼지 세균이 중국산이라는 거다. 지난달 베이징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을 '큰 산봉우리(大國)'라며 우러렀지만 그 정상회담에서 '큰 산봉우리'보다는 '미세먼지 좀 한반도로 날려 보내지 말라'고 했더라면 어땠을까. '보상하라'까지는 몰라도…. 캐나다가 미국 북부 워싱턴 주 주민에게 아황산가스 피해 배상을 한 건 일찍이 1930년대였다. 싱가포르는 인도네시아서 넘어오는 연무(煙霧:haze)로 갈등이 잦고 유럽과 북미 34개국이 대기오염에 관한 협약을 체결한 건 1979년이었다.중국 환경보호성이 '베이징을 비롯한 톈진(天津) 탕산(唐山) 스쟈좡(石家庄) 등 북부 28개 도시 대기오염의 개선목표를 달성했다'고 발표한 건 지난 10일이었다. 28개 도시의 작년 4/4분기 환경개선 목표를 상회, PM2.5 평균 농도가 1㎥당 71마이크로그램으로 전년 동기보다

  • [참성단]트럼프의 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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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트럼프의 혀 지면기사

    작년 11월 한국에 온 미국 대통령 트럼프의 혀는 멀쩡했고 국회 연설도 근사했다. 경제정책 또한 파격적이고 훌륭했다. 온갖 규제 철폐부터 단행해 작년 한 해 1천여 건의 규제를 철폐 또는 효력정지, 시행연기로 완화했고 법인세를 35%→21%로 대폭 인하했다. 그러자 기업이 돈을 풀어 투자를 늘리고 그에 따라 고용도 증가해 작년 11월 25만2천명, 12월 14만8천명이 늘었다. 기업의 활기와 트럼프의 '미국(인) 제일주의'가 상승작용을 한 결과다. 주식시장도 호황, 뉴욕 주식시장에서 대기업의 다우공업지수가 2016년 11월 대선 전후 1만8천 달러에서 지난 4일엔 사상 최고인 2만5천 달러대로 솟구쳤다. 갤럽조사에서 지난 연말 '존경하는 인물'을 묻자 오바마가 10년 연속 1위, 트럼프가 2위로 도약했다. 그런데 그의 가볍고 요상한 혀가 문제다. 김정은 건만 해도 '내가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인 듯하다'고 지난 11일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말했고 김정은의 한·미 이간질에 대해선 '나라도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그를 만나면 영광스러울 것 같다'는 건 작년 5월 웜 비어 석방 협상 중의 아첨발언이었고. 그런 그가 최악의 설화(舌禍)를 불렀다. 11일 백악관 연방 상·하원 의원 회합에서 "왜 아이티, 엘살바도르와 아프리카 똥통(shithole) 국가들에서 온 사람들까지 우리가 받아줘야 하느냐"고 했다. 그는 평소에도 'damned(저주받은, 벼락 맞을)' 'shit(대변보다)' 등 상스러운 말을 남발했고 이번에도 미국 언론은 shithole이라는 추한 비속어를 어떻게 전할지 난감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옥외변소', 요미우리는 '쿠소타레(대변봄)'의 구어체 '쿠솟타레'라고 했지만 중국 CCTV는 '오물 국가(라지 궈지아)'로 전했다.그 '똥통 국가'들에선 격렬한 반미 시위가 벌어졌다. 그런데 지난 5일 발매, 공전(空前)의 베스트셀러가 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의 저자인 마이클 울프는 그 책에서 '백악관 측근이던 배넌이 트럼프를

  • [참성단]랜선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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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랜선집사 지면기사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느끼는 개와 고양이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주인과의 스킨십이다. 개는 틈만 나면 주인의 쓰다듬을 받고 싶어 하지만, 고양이는 늘 도도한 자세로 사람을 쳐다보며 자신이 먼저 다가가고 싶을 때가 아니고서는 잘 움직이지도 않는다. 이 때문에 고양이는 사람을 주인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아랫것으로 생각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들은 '고양이를 모신다'는 뜻으로 서로를 '집사'라고 부른다.'랜선집사'는 다른 사람이 키우는 고양이 사진, 동영상 등을 보면서 즐거워하는 네티즌을 아우르는 말이다. 인터넷 망을 의미하는 '랜(LAN)'선(線)과 집사가 결합 된 것. 요즘 랜선집사는 비단 고양이뿐 아니라 개를 비롯한 여러 동물들을 좋아하는 사람을 지칭하기도 한다. 원래는 TV 프로그램 중 육아예능 프로가 인기를 얻으면서 귀여운 아기들에게 열광한다는 뜻으로 '랜선맘', '랜선이모' 등의 신조어가 등장하면서 '랜선○○'이란 말이 파생됐다.여러 가지 여건 때문에 반려동물을 직접 키우지 못하지만, 동물들의 귀여운 모습을 동경하는 랜선집사들이 늘면서 최근엔 말없이 반려동물 사진만 올리는 '고독한 오픈 채팅방'까지 등장했다. 오픈 채팅은 스마트폰 메신저 등으로 불특정 다수가 익명으로 참여하는 그룹 채팅을 말하는데, 주로 '고독한 고양이' '고독한 강아지' 같은 이름으로 방이 열린다.랜선집사들이 운영하는 이런 오픈 채팅 방은 '채팅'이라는 말 자체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사람들에게 말을 걸면 '강퇴' 당한다. 채팅방 공지사항에는 해시 태그로 '#짤환영', '#말금지', '#집사님 환영' 같은 문구들이 올라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고양이와 강아지의 사진들만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고양이와 강아지가 하품하거나 잠자는 모습, 우유를 먹거나 애교를 떠는 모습, 드러누워 멍때리는 등의 사진을 보며 네티즌들은 무언의 교감을 한다.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사람은 고독하지 않기 위해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인데, 고양이와 강아지의 사진들만 보며 사람

  • [참성단]'북한에서는 평창에 누가 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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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북한에서는 평창에 누가 오나요' 지면기사

    지난 9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 회담은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조명균 장관의 말에 북한 리선권 대표는 '민족에게 큰 선물을 안기자'고 화답했다. 하지만 북은 비핵화와 이산가족 상봉에는 거부감을 보였다.곡절 끝에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기로 했다. 남북은 공동보도문에서 "북측은 평창올림픽에 고위급 대표단과 함께 민족 올림픽위원회 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시범단, 기자단을 파견하기로 하고, 남측은 필요한 편의를 보장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실무선에서 세부사항을 조율하는 일만 남았다.이제 관심은 북한의 선수 명단이다.북한은 겨울 올림픽 7개 종목 가운데 빙상, 스키, 아이스하키 등 3종목이 국제연맹에 가입돼 있다. 이들 종목에서 북한이 출전권을 따낸 것은 없다. 다만 피겨 스케이팅 페어의 김주식·렴대옥 조의 출전 가능성이 높다. 김 조는 지난 해 9월 독일 네벨혼 트로피(Nebelhorn Trophy) 대회에서 6위에 올라 올림픽 티켓을 따냈으나 신청을 하지 않아 출전권을 잃었다. 와일드카드로 출전이 유력하다. 쇼트트랙과 스키도 1~2명의 선수가 출전할 전망이다.북한은 동계올림픽 첫 출전인 1964년 인스부르크 대회 때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3천m의 한필화가 은메달을 따내 기세를 올렸다. 두번째 메달은 1992년 알베르빌 대회에서 나왔다. 황옥실이 쇼트트랙 여자 500m에서 동메달을 따내 28년만에 북한에 두 번째 메달을 안겼다. 1998년 나가노와 2006년 토리노, 2010년 밴쿠버에 선수단을 보냈지만 노메달에 그쳤다.이번 대회도 북의 입장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관측된다. 그래도 목이 터져라 응원해 북한 선수가 메달을 따는 기적을 이루게 하고 싶다.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한다고 갑자기 긴장국면이 완화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북은 여전히 핵무장을 고집한다. 남북대화와 협력은 국제사회와의 공조가 전제돼야 한다. 그래도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평화통일을 향한 발걸음이 빨라지기를 기대해 본다. /홍정표 논설실장

  • [참성단]계획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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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계획경제 지면기사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黑猫白猫)론' 주창자 덩샤오핑(鄧小平)이 국부 마오쩌둥(毛澤東)과 함께 중국 현대사의 양 거물이 된 이유는 바로 그의 경제 기적 창출이다. 덩이 중국 경제를 일으키기 위해 사회주의 계획경제로부터 시장경제로 전환한 건 1972년 그의 개혁개방 선언과 함께였고 '사회주의 시장경제'라는 말이 굳어진 건 1978년 그의 이른바 '남순강화(南巡講話)'부터였다. 그가 중국 남방 지역을 순회하며 '중국이 잘살려면 개혁개방이 필수'라고 역설, 촉구한 일련의 연설이 남순강화였다. 그로부터 중국의 시장경제는 연간 성장률 10%대의 비약적인 발전을 계속했고 침체됐다는 작년 성장률도 6.7%였다. 그런데 놀라운 건 사회주의 정치체제는 유지하되 경제만은 자유시장 경제로 전환했는데도 정·경 상충이 없다는 그 점이다.또 하나 놀라운 건 덩의 비약적인 경제 발전 모델이 바로 박정희 대통령의 '한강의 기적'이었고 그가 존경한 인물도 박정희였다는 거다. 한강의 기적 연대(1961~79년)와 그의 개혁개방 남순강화 연대(1972~78년)도 일치한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의 경제 정책은 자유 시장경제 원리와는 괴리(乖離)가 심한 듯하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은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고 8일 또다시 강조했다. 동네 물가가 오르고 고용 인원이 감소하는 등 부작용이 있자 상가 임대료 등 부담을 낮추라고 했고 영세업체 최저임금 인상도 정부가 돕겠다는 거다. 정규직 전환도 반강제적이고 파리바게뜨 제빵사 5천여 명 정규직화도 고용노동부가 강제했다. 그건 정부가 기획, 통제하는 사회주의 계획경제 아닌가. 공무원 증원으로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것도 무리다. 1976년 사망한 마오는 덩의 시장경제 시책을 간섭하지 않았고 그래서 중국 경제의 기적은 가능했다.들어봤을 게다. '카이사(Caesar→시저)의 것은 카이사에게'→'신의 것은 신에게 바치라'는 게 예수님 말씀이다. 정치는 정치가에게, 경제는 경제인과 자유시장 경제 원리에 맡기는 게 정상이다. 경제란

  • [참성단]조명균 vs 리선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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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조명균 vs 리선권 지면기사

    일본 중국 신문엔 '趙明均 李善權'이다. 오늘 판문점 남북회담 수석대표인 통일부장관과 북측 조평통(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이름이 그렇다는 건데 '격'에는 맞나? 2013년 6월 남북회담 때는 류길재 통일부장관 격에 맞춰 북측 김양건(金養建) 통일선전부장을 요망했지만 '호상(상호) 격이 안 맞는다'며 북측이 거절, 회담이 무산됐다. '전 로동당 서기가 회담 대표가 된 적이 없다'는 게 이유였다. 그런데 이번엔 통일부 '통'과 조평통 '통' 라인 대표가 격에 맞는 모양이다. 2014년 10월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때 전격 남하한 북한 최고위 3인방인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최룡해 조선로동당 중앙서기, 김양건 대남관계 총책의 경우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류길재 통일부장관 등이 격을 맞췄듯이 격도 그리 중요한가. 오늘 판문점 남북회담은 문재인 정부 성과다. 문재인 대통령의 북녘을 향한 흔들림 없는 지극정성 일편단심 효력이고 효과다. 문 대통령은 작년 5월 대선 때부터 '당선되면 북한부터 가겠다'고 했고 사드 배치에 반대했는가 하면 중단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겠다고 공언했다. 대통령 당선 후에도 '(무슨 조건인지) 조건만 허락하면 북한에 가겠다'고 했고 평창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도 제의했다. 그뿐인가. 얼어붙은 남북 관계를 대화로 녹이자고 누차 강조했고 군사실무회담과 적십자회담도 제의했다. 작년 7월 '베를린 선언'에선 또 남북정상회담과 평화협정 체결을 제청했고 그 달 제헌절엔 남북대화를 더블로 제의했다. 국방부는 남북 군사당국자 회담을, 대한적십자사는 추석이산가족 상봉을…. 그리고 8·15 경축사에선 '한국의 허락 없는 (미국의) 대북 군사제재는 없다'고 단언, 북측을 감동케 했다. 북한은 2016년 5월 '북남 군사당국 회담'을 여러 차례 제의했다. 국방위원회, 인민무력부, 조평통 등 통일부가 확인한 제의만도 8차례였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북한의 계속된 도발로 응하지 않았다. 그랬건만 왜 북측은 그간 문 대통령 열성에 반응이 없었을까. 속내야 반

  • [참성단]정상 간 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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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정상 간 통화 지면기사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저께 전용별장 캠프데이비드에서 기자회견, "김정은 위원장과 통화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작년 5월 1일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선 "상황이 적절하면 김정은을 만날 뜻도 있다"고 말했다. 그 전 날 CBS 인터뷰에선 또 김정은을 '꽤 영리한 녀석'이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이 전화 통화 또는 만나지 않은 게 다행인지도 모른다. 만약 30~40분 마라톤 통화 중 '이 답답한 땅딸보 로켓 맨!' '미친 늙다리!' 했다간 전쟁 직행 아닐까. 김정은이 지난 1일 조선중앙TV 신년사에서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 핵 타격 사정권에 있다. 핵 단추가 내 책상 위에 있다'고 위협한 것도 전화 통화나 직접 만났다면 가능했겠나. 그런 김정은의 공갈에 미 백악관 샌더스 보도관이 즉각 "그의 정신 상태가 의심스럽다"고 한 것 역시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 가능한 대꾸일 게다.정상 간 통화도 왜곡 또는 분식, 편집해 듣기 좋게 전달하기 쉽다. 외국어의 미묘한 뜻과 뉘앙스, 반어(反語)를 잘못 이해해 엉뚱한 의미로 받아들이기 십상인 점도 있고 일부러 그러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내일의 남북 대화 재개도 문재인 정부는 '미국과 긴밀히 협의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100% 지지한다'고 했지만 워싱턴 정가 반응은 싸늘하고 헤일리 유엔대사는 김정은의 신년사 이튿날 "북한 핵은 절대로 용인할 수 없다"고 했다. 일·중 간 평가도 엇갈렸다. 중국 외교부 겅솽(耿爽:경상) 발언인(대변인)은 지난 4일 늘 찌푸리던 표정과는 달리 만면의 미소로 "북남쌍방의 화해 움직임을 환영한다(朝·韓雙方 推動和解合作歡迎)"고 반겼다. 하지만 6일자 일본 아사히신문은 '일·미(日米) 시선은 싸늘하다(히야야카)'고 보도했고 요미우리는 '남북조선 회담으로 대북 국제압력은 느슨해지나'라는 사설을 실었다.어쨌든 2년만의 남북 대화는 다행이고 더욱 신기한 건 북한 조평통 웹 사이트 '우리민족끼리'가 지난 3일 '문재인 대통령' 호칭을 처음 사용했다는 그 점이다. 7개월 내내 '남조선

  • [참성단]군대 계급과 월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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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군대 계급과 월급 지면기사

    군대 계급은 군 조직의 상하 관계와 지휘 계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만든 제도다. 서유럽의 군제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면서 계급이 체계화 되기 시작했고, 우리 국군의 계급(사병) 체계는 미군 계급을 많이 따른 편인데 베트남 전쟁 등을 거치며 이등병, 일병, 상병, 병장 4계급으로 정착이 됐다. 중국군은 한때 문화대혁명의 광풍에 휘말려 계급제를 폐지한 바 있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일어난 중월전쟁에서 계급 없는 군대가 얼마나 전쟁에 무력한지를 통감하면서 결국 1988년 계급제를 다시 부활시켰다.우리 역시 지난 2014년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에서 병영문화 개선방안으로 병사 계급체계를 일원화시키는 방안을 검토했던 적이 있다. 현역 병사들의 계급을 없애고 모두 '동기'가 되도록 만들어 구타, 가혹행위 등 병영 부조리를 막자는 차원이었다. 훈련을 마친 병사를 '용사'로 통칭하고, 전역 6개월 정도 남긴 우수 용사는 분대장 격인 '용장(勇將)'으로 선발하는 방안과, 훈련소를 수료한 뒤 일병 계급을 달고 그로부터 수개월 후 상병이 된 다음 병장은 전역하는 날 달거나 상병 중에 분대장인 병사만 미리 병장 계급을 다는 방향이 검토된 것이다. 하지만 결국 두 방안 모두 실현되지 못했다.군대를 다녀온 사람은 공감하겠지만 계급의 철폐는 곧 군대의 존폐문제와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군대는 기본적으로 전쟁이 발생한다는 가정하에 유지하는 것인데, 전쟁터에서 모두 동기들만 참여하면 과연 누가 누구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겠는가 말이다.한편 정부는 사병 월급이 지난해보다 87.8% 대폭 인상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등병은 16만3천원에서 30만6천100원, 일등병은 17만6천400원에서 33만1천300원, 상병은 19만5천원에서 36만6천200원, 병장은 21만6천원에서 올해 40만5천700원으로 오르는 것이다. 여기서 '대폭'이라는 말에 주의해야 한다. 이 추운 겨울에 목숨 걸고 근무하는 사병들의 월급은 아직 사회의 '최저임금' 수준에도 턱없이 못 미치기 때문이다. 앞서 국방부는 "병사 봉급을 오는 202

  • [참성단]난폭운전=철창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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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난폭운전=철창신세 지면기사

    고속도로 진출로에서 승용차 운전자 사이에 시비가 붙었다. 앞차에서 내린 운전자가 트렁크에서 야구방망이를 들고 뒤차 운전자에게 다가가 위협을 가한 뒤 무지막지한 폭력을 행사했다. 수년 전, 국민들을 놀라게 한 '고속도로 야구 방망이' 사건이다.대한민국에서 새해 꼭 없어졌으면 하는 게 있다. 난폭·보복 운전이다. 차를 몰다 놀라 식은땀을 흘린 적이 여러 번이다.난폭운전의 유형은 이렇다. 신호 위반과 중앙선 침범, 속도위반이 대표적이다. 횡단·유턴·후진 금지 위반과 급제동, 안전거리 미확보, 무단 진로변경도 같은 범주이다.난폭을 넘어서는 게 보복운전이다. 특정 대상을 정해 상대 차량을 추월해 급제동하거나 급감속한다. 중앙선이나 갓길로 밀어붙이고, 뒤를 쫓아 고의로 충돌 사고를 유발하기도 한다. 욕설이나 협박을 하고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으면 상해를 가한다. 난폭운전이 '내 맘대로'라면 보복운전은 '상대성 감정 이입'이라 할 수 있다.지난해 경찰은 보복·난폭 운전은 사고 없어도 처벌하겠다고 엄포를 놨지만 효과는 미미했다.새해 들어 경찰이 다시 새 칼을 뽑아들었다. 전보다 더 세지고 예리해졌다. 교통법규 위반으로 1년간 10차례 이상 과태료를 부과받은 상습행위자들은 난폭운전을 하다 옥살이를 할 수도 있다. 경찰은 상습적인 난폭 운전자는 특별관리하고, 이들이 3차례 이상 교통법규를 위반하면 즉결심판에 넘기기로 했다. 삐딱하게 굴었다가는 최장 30일까지 유치장 신세를 지게 된다. 즉결심판에 출석하지 않으면 정식으로 형사 입건해 수사하고, 계속 불응하면 체포영장을 신청하기로 했기 때문이다.새 칼이 효력을 발휘할 지 아직 미지수다. 분명한 건 우리 교통문화 수준이 국격(國格)에 미치지 못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률은 OECD 국가 중 최상위권에 올라 있다. 오죽하면 경찰이 해마다 더 강력해진 신제품을 꺼내드는 고육책을 쓰겠는가.새 칼이 무뎌지면 경찰은 더 무시무시한 무기를 들이밀 것이다. 새 제품 출시 여부는 운전자들이 하기에 달렸다. /홍정표 논설실장

  • [참성단]통남봉미(通南封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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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통남봉미(通南封美)? 지면기사

    유엔 제재에도 불구, 김정은이 저토록 기고만장(氣高萬丈)하는 이유가 뭘까. 정유제품 공급량을 지난 9월의 450만 배럴→200만 배럴에 이어 지난달 또 50만 배럴로 감축한다는 유엔안보리 제재안이 통과하자 김정은은 '이제 통 큰 작전을 과감히 전개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시작에 불과했다'고 기염을 토했다. 그런 그가 1일 신년사에서 '(미국을 향해) 핵단추가 내 책상 위에 있다'고 위협한 반면 남한엔 평창올림픽 참가 의향과 대남 대화를 제의했다. 박근혜 정권 때의 통미봉남(通美封南→미국과는 통하고 남한은 봉쇄하는) 전략을 '통남봉미'로 바꾼 것인가 아니면 '통미통남' 양면 유화(宥和)책인가. 종내는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을 수밖에 없고 '남조선 5천만'을 인질로 잡고 있는 한 미국이 섣부른 무력 도발은 하지 못할 거라는 확신, 그래서 기고만장 아닐까. 지난달 28일 비영리조직인 NPO법인의 '언론NPO' 여론조사에서 일본인은 70%가 북핵을 인정할 수 없다고 답한 반면 미국인은 37.6%가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북핵 해결도 미국인의 32.6%, 일본인의 67.4%가 어렵다고 했고. 일본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또 아무리 대북제재를 강화해도 20년은 버틸 것으로 내다봤다고 지난달 30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그 20년 내성(耐性)엔 역시 따꺼(大哥→맏형) 국가 중국과 탕슝(堂兄→사촌형) 국가 러시아가 작용한다고 믿는 거다. 그런데 통일부는 어떻게 김정은의 대남 대화 제의를 예상했을까. '한국 통일성이 내년 북조선 정세 리포트를 발표, 미국과의 직접대화와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했다'는 게 지난달 26일 일본 언론 보도였다. 통일부 전문위원회는 또 '개성공단 자금이 북한 병기 개발에 쓰였다는 증거는 없다'고 지난달 28일 발표했다.문제는 한·미 동맹 이간질과 '통남봉미' 술책이다. 더욱 아찔한 건 일본 외무성이 지난달 20일 미국인 여론조사에서 '중요시하는 아시아 국가'를 물었다. 그랬더니 일본(33%)→중국(20%)→호주(16%)→한국(9%)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