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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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농학계 대학생들의 꿈 지면기사
인간이 먹고 사는 문제해결 근본인 '농업'학생들 진정한 미래산업으로 보고 있으나정작 부모들은 도전조차 하지 않기를 바라행복한 미래 희망위해 소통의 장 선행돼야지난 주 한 학기 강의를 마치고 몇 몇 학생들과 상담이 이루어졌다. 대부분의 대학에서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고민하는 상담시간을 의무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수년간 학생들과 상담을 진행해 왔지만 교수와 학생 간 소통의 틈새가 너무 커 때로는 답답하기도 하고 때로는 나 자신을 진지하게 성찰해보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요즘 학생들은 교수가 강의하듯 상담하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그래서 필자는 짜장면이나 간식 등을 먹으며 상담하는 방법을 좋아한다. 학생들이 즐기는 음식을 나누면서 서로의 생각을 허물 없이 이야기 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학생들과 진로에 대해 상담한 내용을 잠시 소개하자면 '급속하게 변화하는 시대에 조화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 어떤 목표와 꿈을 가져야 하나?'라는 주제가 가장 많았다. 이번 상담에서는 최근 영국 런던과 맨체스터의 54개 스타벅스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가 사라진 것을 계기로 맥도널드를 비롯한 프랜차이즈 업계와 글로벌 식품 포장재 기업의 '플라스틱 빨대 퇴출'이 지구촌 공동전선으로 확대될 가능성과 반발에 대한 내용으로 대화가 이루어졌다. 뉴욕타임스에 보도된 것처럼 일부 호텔, 항공사, 크루즈선 업체들이 빨대 퇴출운동에 동참하지 않고 있어서 친환경 실천에 대한 법 규정에 앞서 막대한 재원 마련에 대한 우려와 대책이 필요하다는 내용에 대해 토론하였다. 많은 학생들의 의견은 환경 친화적 기업이 성공할 수 있고, 변화하는 미래시대에 부응할 수 있는 전략과 기술을 가져야 생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나누었다. 세상은 급변하고 있다. 굳이 4차 산업혁명이니 미래산업이니 하는 화려한 문구가 아니더라도 생존을 위한 친환경 산업이 부상하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근본적인 문제에 개입하는 산업은 성장하기 마련이다. 내연기관을 대체할 전기자동차, 화력이나 원자력 발전소를 대체할 신재생 에너지와 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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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정치의 시간, 우리들의 시간 지면기사
지방정부는 사업·정책으로 드러나지 않는사람과 공간·마을과 교육·개인과 공동체가서로 연결될 수 있도록 애쓰는 정치 꿈꾼다건강한 공동체는 인간의 삶을 디자인 한다지방 선거가 끝났다. 결과는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선거 평가나 정치공학의 문제가 다른 사람의 몫이라면, 유권자로서 개인은 각자의 삶을 이어가야 한다. 2018년 7월 1일 새롭게 출발하는 이들은 4년이라는 시간표를 짜겠지만, 시민들은 자신의 생활을 지속하는 수밖에 없다. 분명한 사실은 선거가 끝났고 새로운 지방정부가 시작한다고 해서 당장 삶에 큰 변화가 생기진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그렇다면 지방선거와 우리의 삶의 관계에서 어떤 것들을 생각할 수 있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층위의 구분이다. 대통령과 국회의원,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등이 구분되어 있고, 각각의 역할과 기능이 다르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 대다수는 이러한 구분을 두지 않는 것 같다. 현 정부에서 강조하는 '자치'가 제대로 되기 위해서라도 상호 이러한 부분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중요하다. 모든 문제를 청와대 청원게시판으로 갖고 가는 현상이나, 공약을 살펴보면 기초의원과 광역단체장의 역할도 구분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어떻게 지역 차원에서 자치 구조를 만들어갈 것인가는 핵심적인 부분이다. 기초 단위로 갈수록 비전으로 포장된 '허언'이나 망상이 아니라 진짜 지역 현안이 담긴 구체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지방의원은 민원해결사가 아니라 민원중재자이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생산자가 되어야 한다. 여전히 지역에서 정치 영역은 소수 중심의 그들만의 리그이다. 그리고 대다수 주민들은 민원을 통한 만남과 지지로 연결된다. 오죽하면 지역 정치인이 '민원인 만남의 날'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겠는가. 지방의원은 단순한 민원의 해결보다는 지역공동체의 통합적 관점에서 함께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이끌어가는 매개자 역할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은 정치인 개인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공동의 목소리를 모으고 공동의 해결방안을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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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스스로 돕는 길 지면기사
나흘 앞으로 다가온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한국은 빠진' 회담 바라보며 우리는 물어야 '과연 행운이 작용할 작은 바탕 마련했는가''또 결과에 따라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지금 우리 시민들의 관심은 싱가포르의 미북정상회담에 쏠렸습니다. 그러나 그 회담에 관한 글은 쓰기도 어렵지만 시효가 나흘입니다. 그래서 미래를 전망하는 대신 과거를 돌아보는 글을 쓰렵니다.1919년의 3·1독립운동은 모두 놀랄 만큼 거족적이었고 오래 이어졌습니다. 조선총독부 관리들과 일본 사회도 놀랐지만, 시위에 참가한 조선 사람들 자신들도 놀랐습니다.조선 사람들로선 이처럼 거센 독립운동의 상황을 해외에 알리는 일이 시급했습니다. 특히 국제 정치의 중심인 미국에 알려서 미국 여론의 관심과 지지를 받는 것이 긴요했습니다. 그래서 미국의 이승만에게 상해, 파리, 호놀룰루 등지에서 전보들이 답지했습니다. 총독부의 잔인한 진압에도 불구하고, 4월에도 시위가 이어진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이승만은 그 전보들을 들고 주요 신문들을 찾았지만, 기사를 실어주는 신문은 없었습니다. 당시 일본은 많은 자금을 들여서 미국의 언론을 우호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원래 러시아의 팽창을 막아내는 세력이라는 관점에서 일본에 우호적이었던 미국 여론은 일본의 식민 통치를 호의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에 의해 강화되었습니다.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이승만은 통신사 INS의 젊은 기자인 제이 제롬 윌리엄스의 사무실을 찾았습니다. 이승만이 자신을 소개하고 전보 두 통을 꺼내놓자, 윌리엄스는 곧바로 기사를 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그 기사가 여러 신문들에 실렸습니다. 그 뒤로 이승만은 그런 전보들이 들어오면 윌리엄스를 찾았고, 조선의 시위 소식은 미국 전역으로 퍼져나갔습니다. 덕분에 이미 '죽은 논점(dead issue)'이 되어버린 조선 독립이 작게나마 되살아났습니다. 상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세워지고 자신이 초대 대통령에 뽑히자, 이승만은 본격적으로 외교 활동을 시작했습니다.당시 일본은 1차대전에서 이긴 나라들에 속했고 아시아에서 가장 강대한 나라였습니다.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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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한반도의 봄은 지속되어야 한다 지면기사
'先 비핵화, 後 체제보장'하려는 미국측과'단계적 동시성' 주장 北의 입장조율 핵심주사위는 던져졌고 지금까진 긍정적 흐름지나친 낙관론도 비관론도 경계해야 한다한반도문제는 남북한 문제이면서 국제적인 성격을 지닌다. 남북대화를 기본으로 해서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남과 북은 4·27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기 위해 고위급회담을 개최하고 분야별 회담을 예정하고 있다. 미국과 북한은 6·12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3개 트랙의 실무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과 북한은 두 차례 정상회담에 이어 고위급의 상호교환방문을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와 북한은 31일 외교장관회담을 통해 양국관계 발전 및 지역현안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미국과 일본은 G7회의 기간 양 정상이 만나 한반도비핵화·평화체제·납치자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오늘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고위급회담이 열린다. 고위급회담은 남북정상간의 합의서 이행을 총괄·조정하는 협의체이다. 협상대표단은 철도·도로, 공동연락사무소 개설·운용, 체육, 사회문화 문제 등을 관장하는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경의선·동해선 연결은 민족의 혈맥을 잇고 한반도 신경제공동체 구현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다. 대북제재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속도와 폭의 조절은 불가피하다. 공동연락사무소는 연락·대화·영사의 기능을 가진다. 남북한이 공동의 사무실에서 함께 업무를 본다는 것은 작은 통일을 의미한다. 양 정상의 첫 작품이므로 연락사무소의 장소·구성·운용에 관한 좋은 결실이 나오기를 기대한다.판문점 선언 1조 4항에 안으로는 6·15 민족공동행사를 적극 추진하고 밖으로는 아시안 게임에 공동 진출하여 민족의 단합된 모습을 과시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공동행사는 국민과 해외동포, 남북이 함께 하는 것이다. 민관이 공동주최하고 조명균 통일부장관과 이선권 조평통위원장이 당국의 대표로 참석한다면 행사의 의미는 더욱 빛날 것이다. 8월 아시안 게임의 남북공동진출은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닐 듯하다. 평창동계올림픽의 경험적 사례는 공동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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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평양 황소이야기 지면기사
일반 한우보다 고소하고 담백한 맛 내는 올레인산·유리 아미노산 많을것으로 추정남북관계 화해무드 조성돼 대량 증식으로평양냉면 감칠맛 같이 평화로 이어지길…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된 후 뜻밖의 '평양냉면' 열풍이 불고 있다. 회담 만찬 메뉴에 평양 옥류관에서 직접 공수한 냉면이 올랐기 때문이다. 평양냉면의 맛은 무엇보다도 육수가 중요하다고 한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평양의 황소를 이용한 육수는 단연코 최고라 일컫는다.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평양냉면 전문점들은 모두 최고의 한우를 이용한 육수를 이용한다고 자랑하고 있다. 이처럼 한우의 품질은 음식의 고유한 맛을 유지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예전의 문헌들을 살펴보면 평양에는 이른바 '평양 황소'라 불리는 품종의 소가 존재하였다고 한다. 이 평양 황소의 뛰어난 육질과 맛이 평양냉면을 지켜온 비밀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이중섭 화가의 그림에서 자주 등장하는 황소도 북한의 대황소를 표현한 작품으로 북한의 소는 매우 친숙한 동물이었으며, 북한에서 매년 개최되고 있는 민속씨름경기에도 대황소를 부상으로 제공하고 있는 사례들은 아마도 북한의 대황소는 그들의 정서와 민족성을 대변하는 일종의 고향과도 같은 느낌을 주는 동물일 것으로 생각된다.필자는 이번 평양냉면의 이슈를 접하면서 북한의 소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전부터 인연이 있었던 일본의 조선대학 교수에게 평양 소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고자 인터뷰를 시도하였다. 그 교수는 이미 정년을 한 후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노(老)교수로, 북한을 자주 드나들며 북한의 희귀동물에 대해 연구한 학자이기에 북한 내부의 사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평양 인근 지역에서 꽤 유명한 황소를 키우는 지역이 있는데, 이를 북한에서는 평양 황소라 부른다'고 하였다. 북한에는 농경을 담당하는 일소와 고기를 제공하는 고기소가 있는데 이 중 평양 황소는 고기 맛이 뛰어난 고기소로 귀한 대접을 받았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에 이 소를 일본으로 데려가 지금의 화우 품종을 만들고 뛰어난 맛을 지니도록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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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면기사
삶이 요구하는건 거창하고 대단한게 아냐잘 찾아보면 그러한 근거는 무수히 많다지긋이 바라보고 잘 듣고 조용히 일하는것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풍요로울 수 있다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인기는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나 스토리의 신선함을 넘어서는 무언가에 있다고 본다. 그 무언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잃어버린, 혹은 목말라 하는 부분을 건드리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나'라는 존재에 대한 인정이며, 타인과의 관계에서 회복되어야 할 것들이다. 아저씨 박동훈(이선균)과 이지안(아이유)의 관계는 평범한 직장 상사와 하급자의 관계가 아닌 전혀 다른 관계로 나타난다. 그 동안 우리가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관계가 주는 낯설음과 신선함이야말로 이 드라마의 힘이다. 권력을 가진 강자가 그렇지 못한 약자를 배려하는 것도 아니고, 나이 많은 유부남 남성이 젊은 여성에게 느끼는 사적 혹은 이성적 감정의 산물도 아니다. 예를 들면, 내가 살아가는 동안 어느 누구도 나라는 존재에 대해 관심이 없었는데 어느 날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누군가가 내 앞에 나타난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다. 온통 나를 부정해야만 살 수 있는 시대에 '나의 아저씨'는 진짜 치유란 이런 것이라고 알려주는 이야기를 담았다.'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을 던질 수 있는 시대는 어쩌면 행복한 시절이었다. 이제 우리는 존재 자체를 부정 당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여성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누구의 아내 혹은 누구의 엄마로 살아가는 것의 핵심은 자신의 존재를 부정 당한다는 점에 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꿈과 욕망이 아니라 타인의 꿈과 욕망을 채워주거나 보완하는 존재로서 살아가게 된다. 일종의 '투명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이것이 비단 여성의 문제만은 아니다. 직장을 다니는 노동자들 대부분 자신의 생각이나 꿈보다는 기업 '총수'의 꿈을 채우는 역할에 지나지 않는다.(한진 사태는 그 결정판이다.) 아예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 세대는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투명인간을 넘어 '잉여'로 취급당하고 있는 시대이다. 아이들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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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재산권의 근본적 중요성 지면기사
기업들 해외 진출 자연스런 현상이지만문제는 경제적 판단아닌 정치적 이유라는것정부, 요즘들어 세금 가파르게 올리고시장영역 깊숙이 개입 자유경제활동 막아한국과 베트남 사이의 관계가 긴밀해지고 있다. 근자에 문재인 대통령이 베트남을 방문했고 정부는 베트남을 '신남방정책'의 핵심 파트너라 선전한다. 아직 기억이 생생한 월남전에서 서로 치열하게 싸웠던 사이에선 대단한 변화다.이런 변화는 두 나라가 경제적으로 빠르게 가까워졌다는 사정에서 나왔다. 작년 한국은 베트남에 477억 달러의 물품을 수출했다. 이제 베트남은 중국, 미국에 이어 3번째로 큰 수출시장이다. 베트남의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므로, 베트남 시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터이다.자연히 우리 기업들이 점점 많이 베트남에 진출한다. 베트남에 너무 쏠린다고 걱정하는 소리도 들린다. 중국에서 겪은 일들을 언젠가는 베트남에서 겪을 수 있다는 얘기다. 베트남도 중국과 같이 공산주의 국가이므로, 이런 걱정은 기우라 할 수 없다.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 가운데 상당수가 오래 견디지 못한 근본적 이유는 중국에선 재산권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공산주의 사회에선 개인들이 직접 재산을 소유하지 않는다. 사회 전체의 공동 소유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소유할 따름이다.재산권의 부재는 필연적으로 압제를 부른다. 사회의 공동 재산을 공산당이 관리하니, 권력이 공산당에 집중된다. 자기 재산이 없는 개인들은 재산을 관리하는 공산당 간부들에게 매인 목숨들이 된다. 게다가 공산주의 사회의 명령경제 체제는 개인들이 스스로 결정할 여지를 없애서, 개인들은 중앙 당국이 할당한 목표를 달성하는 존재로 전락한다.이런 상황이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처럼, 재산권은 법의 지배와 경제적 자유가 만나서 피우는 꽃이다. 재산권이 없으면, 인권도 없다. 자유로운 사회를 만드는 일에서 요체는 재산권을 확고하게 세우는 것이다.명령경제 체제의 위기를 모면하고자, 중국은 1978년 이후 시장경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정치 분야에선 공산주의 체제를 유지해서, 공산당이 국가보다 높다. 이런 모순을 품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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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이제 한미동맹이 평화를 만들때다 지면기사
미국과 동맹관계로 한반도 안보 유지산업화와 민주화 달성할 수 있었다남북정상회담에서 마련한 역사적 순간들북미정상회담 성공적으로 이어지길 기원예전에 독일인들을 만났을 때가 기억난다. 필자는 통일을 이룬 독일인들에게 통일에 가장 기여했던 인물들을 열거한다면 누구이겠는가라는 질문을 하였다. 독일인들의 대부분은 고르바쵸프와 콜 총리를 언급하였다. 그러면서도 꼭 함께 거론하는 인물이 있다. 그것은 아버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었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마샬플랜을 통해 서독을 경제강국으로 부상시켰다. 서독은 '나토'라는 안보 우산 속에서 이른바 '라인강의 기적'을 일구어 냈다. 미국의 강력한 뒷받침을 통한 정치·경제적 자신감은 반세기 후 독일 통일의 가장 큰 자산이 되었다. 독일 통일과정에서 부시 대통령의 가장 큰 역할은 독일 통일과 유럽 통합을 통한 탈냉전 질서를 재편하였다는 데 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독일 통일이 임박했을 때 가장 중요한 난관은 영국·프랑스·소련 등 전승국들의 반대였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직후인 1989년 12월 부시 대통령은 고르바쵸프 서기장과 몰타 정상회담을 통해 독일 통일에 대한 고르바쵸프의 생각이 부정적이라는 점을 감지하였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직후 이어진 나토 정상회담에서 독일 통일이 민족 자결권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고 통일이 유럽의 안정을 위해 평화롭고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하였다. 1990년 2월 부시 대통령은 콜 수상을 미국으로 초청(캠프데이비드 정상회담)하여 독일 통일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지 의사를 재확인하였다. 그리고 부시 대통령은 독일 통일에 대해 가장 반대했던 대처 영국 수상을 설득하는 임무를 자임하였다.미국은 공산권 붕괴의 큰 시대적 흐름을 읽었고 하나의 독일이 세계 평화와 유럽 통합에 기여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1980년대 말 상황을 되돌아보면서 새삼 지금 한반도를 지배하고 있는 변화의 흐름을 절감하게 된다. 물론 당시의 상황이 지금과는 다르지만 강대국의 역할, 지도자의 현명한 판단, 도전을 헤쳐 나가는 통찰력과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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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디자인 펫과 동물복지 지면기사
'반려동물' 이익에 혈안 인기 품종만 생산자칫 동물학대로 이어질 수 있음을 알아야위생·생명권 보호 법적 보장 강화됐지만'감각있는 존재'로 인식하는게 가장 중요반려동물 1천만 시대에 많은 보호자들은 반려동물의 선택에 있어 매우 다양한 의견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반려동물 중 90% 이상을 차지하는 반려견을 예로 들어 보면, 보호자들의 품종 선택사항은 첫 번째가 외모이고, 두 번째가 성격을 꼽는다. 그 중 외모를 기준으로 선택하는 보호자들은 매스컴이나 유명 연예인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유명한 연예인의 반려견은 외모가 특이하거나 수려한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를 보고 품종을 선택해 한동안 동일 품종이 입양대상으로 급부상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반려견 번식업자들은 인기견의 생산에 집중하고 또한 경매시장에 내어 놓고 있다. 하지만 그 인기도 단시일 내에 사라지게 되고 또 다른 품종이 인기 견종으로 부상하게 되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사람과 반려동물 간 교류의 관점에서 주변 환경에 적응하는 결과의 형태로 동물애호에 대한 보호자들의 심리적 특성과 이에 따른 사회적 모순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에 반려동물 대중화가 심화될수록 동물 보호 및 애호사상에 대한 편입된 사실에 대한 사회적 권고가 더욱 강조될 필요가 있다.최근 시베리안 허스키와 포메라니언의 교잡종인 일명 '폼스키'가 유행한 적이 있다. 허스키의 외모와 포메라니언의 작은 체구를 특징으로 하고 있어 '앙증맞은 허스키'라는 표현으로 인기를 끌었었다. 얼마 전 일본의 방송사에서 필자에게 인터뷰를 요청해 요즘 일본에서 유행하는 푸들과 라브라도 리트리버의 교잡종인 '두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어왔었다. 이는 10여 년 전 호주에서 맹인안내견의 털 빠짐을 줄이겠다는 생각으로 번식을 시행했으나, 실패한 경험이 있는 품종이었다. 하지만 미국 아이돌그룹 원 디렉션(One Direction)과 전 부통령 존 바이든이 기르던 개라는 이유로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두들은 대체로 성격이 온화하고 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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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휩쓸리지 않는 삶 지면기사
최근 불거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새로운 시대 향한 피할 수 없는 진통건강한 개인·조직 만들기 위해선출발전 어디로 갈것인지 공부해야 할때"나는 제안한다. 한정된 것, 즉 유한한 범위에서 가만히 멈춰 서서 생각해보자고. 무한히, 정보의 바다에서 쉴 새 없이 밀어닥치는 파도에, 동조에, 그저 휩쓸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지바 마사야의 <공부의 철학> 머리말에 나오는 말이다. 저자는 철학자 질 들뢰즈의 이론을 기반으로 이 시대에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방향이나 방법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인식론적 혹은 존재론적 관점에서 강조하고 있는데, 나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은 빠르고 복잡하다. 타인의 아픔과 상처 역시 빠르게 지나간다. 누군가를 위로하는 일은 각각의 상황에 어울리는 형식으로만 존재한다. 때로는 액수가 정해진 부의금과 조문으로, 때로는 슬픔에 공감하는 공통적인 표현의 댓글로. 나의 상처와 고통만 오래 남는다. 타인은 결코 대신할 수 없는 것들은 우리 안에 그렇게 차곡차곡 쌓인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환경은 공격적이고 억압적이다. 한편에서는 '워라밸'(work life balance)이 강조되고 있지만 실제 현실은 그 마저도 압박으로 다가온다. 두 마리, 세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한다는. 이 사이에서 우리는 어떻게 사고하고 행동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단순한 처세술을 넘어 생존의 문제에 가깝다.이에 대해 지바 마사야는 '중단'과 '한계'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유한성을 깨닫는 일과 시대가 강요하는 흐름에서 벗어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리의 한계는 물질성에서 비롯된다. 그 누구도 여기서 예외일 수는 없다. 그런데 현실은 우리로 하여금 유한성을 넘어 무한성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착각하게 만든다. 지금 타인이 방문한 장소와 맛보는 음식은 그만의 유한성에서 가능한 결과이다. 문제는 그 모든 것들이 내 것이 될 수 있고, 내 것이 되어야 한다는 왜곡된 믿음이다. 이 믿음을 벗어나는 일은 어렵다. 다른 하나는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것들을 멈추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