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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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가정폭력 예방위한 윤리교육 강화 필요 지면기사
효는 단순한 교육이 아니라 몸으로 실행하면서 자연스럽게 길러지는 가장 전통적이고 기본적인 덕목이다. 효 사상이 사라지면 인간의 존엄성은 사라지고 우리 사회의 질서와 도덕적 윤리도 무너지게 된다.최근에 가정폭력으로 경찰이 출동하는 사례가 잦아졌다. 몇 년전만해도 지구대에서 가정폭력 신고가 들어오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런데 가정폭력에 따른 당사자의 신고는 물론 이웃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지구대의 역할도 가정폭력 대책과 수습에 따른 매뉴얼을 만들어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 부부의 갈등과 부모와 자식간의 갈등이 이제는 언쟁을 넘어 폭력으로 바뀌면서 경찰의 힘(?)을 빌릴 수 밖에 없는 현 상황에 우리나라 부부간의 윤리, 부자간의 윤리, 즉 기본적인 효(孝)윤리가 사라지고 있다는 느낌이다.가정폭력으로 경찰의 출동이 늦어 심한 상처는 물론 죽음에까지 이르러 경찰이 비판을 받는 요즈음 경찰은 기본적인 국민 치안을 못 지켰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우선 치안예방이라는 차원에서 효(孝)사랑의 교육적 덕목을 위해 사회적인 측면에서 한번 더 과감한 교육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본다.경찰은 가정폭력을 줄이기 위해 자체 교육시스템을 갖고 있지 않다. 그렇다고 교육기관이 아닌 이상 실제 교육에 나설 수도 없는 입장이다.이에 시민사회단체가 가정의 갈등을 해소하는 각종 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해보자는 생각이다.가정폭력의 상담과 치유가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역주민자치 프로그램이나 혹은 별도의 상담창구를 현재보다 더 만들어 이곳에서 가정폭력에 따른 고민이나 해소방안을 모색해보자는 뜻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에 경찰은 가정폭력의 사례 등을 발표하는 등 내실 있는 교육이 되도록 보조적 역할은 가능하다. 가정내 폭력에 대해 경찰은 그동안 ‘남의 가정사에 굳이 끼어든다’는 인식으로 소극적인 자세를 취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가정폭력에 따른 신체적 위협이 많아지면서 적극 대처하고 있다.지역내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관으로서 가정폭력 신고에 따른 출동이 잦아지는 이 시대에 경찰의 고민 못지 않게 교육기관을 비롯, 시민사회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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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역사교육의 정상화, 올바른 역사를 가르쳐야 지면기사
요즘 한국사 교과서를 둘러싸고 논쟁이 한창이다. 교육부는 그동안 검인정으로 만들어진 교과서에서 좌 편향성 논란이 제기되면서 검인정 본래 취지인 다양성을 살리지 못하여 오는 2017년부터 중·고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기로 발표했다. 사실은 역사교육에서 교과서가 검인정이냐 국정이냐가 본질적인 것은 아니다. 발행 형식보다는 그 안에 담기는 내용이 더 중요하다. 내용적 충실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하지만 그럼에도 국사 교과서 국정화가 적지 않은 공감대를 얻는 것은, 비상조치라도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국 근현대사 교육의 좌편향성을 바로잡으려는 움직임은 2008년 대안 교과서 편찬으로 중간 결실을 보았고, 2013년 교학사 교과서도 나왔다. 그러나 6·25전쟁 책임이 남북한 모두에게 있다고 오해할 수 있는 자료를 싣거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의 주체가 북한임을 분명히 밝히지 않는 등의 문제가 있는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6종도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가 수정 명령을 내린 것은 적법하다는 법원의 항소심 판단이 나왔다.현재 논란의 핵심은 한국 고등학교 근현대사 검인정 교과서들이 학부모 입장에서 보기에도 심각한 좌 편향 오류를 범하고 있기 때문에 빚어진 것이다. 한국사 교과서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일제 강점기와 광복 이후 현대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점이다. 한국 근현대사 연구자들은 일반 국민이 공감할 만한 균형 잡힌 연구를 내놓아야 한다. 우선 한국 근현대사 인식과 관련, 그동안 문제가 됐던 핵심 쟁점들에 대한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하는 대규모 공청회를 개최해야 한다. 이때 어떤 주장도 기득권 없이 사실과 논리에 입각해 솔직한 토론을 거쳐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문제의 핵심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역사학자들이다. 그러므로 온 국민이 지혜롭게 총의를 모아서 대한민국의 건국과 발전을 올바르게 서술하는 한국사 교과서를 만들어낼 방안을 찾아야 한다. 학생들이 바른 역사 교과서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제대로 인식하고 나아가 미래를 모색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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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작은 기부, 큰 즐거움 지면기사
빌 게이츠에 이어 세계 두 번째 부자면서 투자의 귀재인 ‘워렌 버핏’은 빌 게이츠와 함께 ‘기부왕’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가 공식석상에서 즐겨 말하는 기부 철학은 아주 명쾌하다.“열정은 성공의 열쇠이고 성공의 완성은 나눔이다.”“우리 인생에서 남길 것은 즐거웠던 기억들이고 나머지는 모두 사회에 돌려줘라.” 굳이 ‘부자들의 어마어마한 기부’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리 주변에는 본받을만한 ‘생활 속 기부천사’들이 적지 않다. 부천 36개 동별로 날개 달린(?) 기부천사들을 수소문해보니 참으로 다양하고 기발한 방법으로 생활 속 기부를 실천하고 있었다.심곡1동의 박 모씨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냉장고, 세탁기, 전기장판 등을 나누어주는 선행을 베풀고 있고, 심곡3동에서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변 모씨는 어르신들 영정사진을 무료로 촬영해주고 있다. 원미1동의 김 모씨는 18년째 자신의 집에 이웃 홀몸 어르신을 초대해 삼계탕을 대접하고 있으며, 역곡2동의 박 모씨는 평범한 일반인 임에도 방역활동, 제설작업 등 동네 궂은 일을 15년째 해오고 있다고 한다. 중1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 모씨는 어르신들과 지역 아동들을 위한 식사 및 반찬제공을 꾸준히 하고 있으며, 상2동의 현 모씨는 매월 동 주민센터에 60㎏의 쌀을 기부하고 있다.심곡본동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정 모씨는 11년째 복지시설 미용봉사를, 소사본동 이발관 사장 이 모씨는 9년째 무료 이발봉사를 하고 있다. 이밖에도 자신이 속한 단체나 직장에서 묵묵히 기부와 봉사를 실천하는 부천시민들은 여기에 일일이 소개할 수 없을 정도로 수두룩하다. 위에 소개한 ‘부천의 기부천사’들은 공통점이 있다. 돈이 많은 큰 부자가 아님은 물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아주 평범한 시민들이고 또 기부나 봉사의 방법이 특별난 것이 아닌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실천하고 있다는 점이다.기부나 봉사는 시작이 어렵지 한 번 시작하면 끊기 어려울 정도로 중독성이 있다고들 말한다. 그 이유는 베풀고 나누는 행위에서 뿌듯한 보람과 희열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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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상] 광명동굴과 문화융성 지면기사
창의성과 지역활성화 이끄는 ‘모범 문화콘텐츠’내년 ‘佛 라스코동굴벽화전’ 등 국제행사 큰 기대‘인간중심 설계·개발’ 세계적 문화도시 디딤돌경기도 주최 넥스트경기 창조오디션에서 ‘광명동굴 세계로 비상하다’ 프로젝트가 대상과 함께 100억원의 시상금을 받게 되면서 대한민국 최고의 동굴테마파크인 광명동굴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40년 동안 방치된 폐광인 광명동굴을 문화와 예술, 체험 그리고 와인의 향기가 살아 숨 쉬는 문화관광 명소로 만들면서 오직 생각한 것은 광명 동굴과 문화의 접목이었는데 그게 주효했다. 자연히 관광은 뒤따라왔다.사회경제적 가치가 확대되면서 문화예술은 지역을 활성화하는 중요한 자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문화예술의 가치는 문화자원을 둘러싼 환경이 창의적이고 혁신적일 때 보다 고도화 될 수 있다.이를 바탕으로 하는 문화융성은 행복을 만들고 마음을 여는 문화를 만들고 나아가 경제를 살리면서 국격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 과정에서 인간다운 삶을 실현하고 시민의 행복을 추구하며 상상력과 창의성을 겸비한 융합형 창의인재를 키우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광명동굴은 시민들의 문화자산으로서 창의적인 문화콘텐츠를 생산하고 지역을 활성화하면서 문화융성을 이끄는 모범적인 문화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이런 훌륭한 문화콘텐츠에 힘입어 광명동굴에서는 올해 유료개장 6개월 반 만에 관광객 78만명이 몰려왔으며 시세수입 31억 원과 일자리 200개를 창출했다. 가히 문화 콘텐츠의 승리라고 말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더구나 광명동굴을 매개로 펼치는 국제문화교류는 더욱 문화가치를 높이고 있다. 한·불 수교 130주년 기념으로 내년 4월부터 5개월간 광명동굴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초의 ‘프랑스 라스코동굴벽화 국제순회 광명동굴전’과 영화 ‘반지의 제왕’을 제작한 뉴질랜드 웨타워크숍의 CEO 리처드 테일러경과 함께 하는 ‘2015국제판타지 콘셉트디자인 공모전’과 판타지 워크숍은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 할 것이다.영국의 쉐필드라는 도시는 70년대 후반까지 철강, 엔지니어링, 실버웨어 그리고 주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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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성규 칼럼] 주택임대관리업, 기다림이 필요하다 지면기사
도입 2년이 안된 ‘주택임대관리업’정부, 관련 세제혜택등 정비 필요중요한건 소유자가 업체를 원하는시장 상황이 조성돼야 한다는 것단기적 사업 승운 걸기보다장기적 시각으로 계획·운영해야2013년 6월 주택임대관리업 관련 신설 내용을 담은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였다. 이후 2014년 2월 주택임대관리업이 도입되었다. 이제 2년이 채 되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 8월 28일에는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이 전부 개정돼 오는 12월 29일부터 전면 시행될 예정이다. 아마 주택임대관리업이 도입되면서 이렇게 단기간에 법·제도적으로 체계화시킨 사례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관련 정부기관과 관계자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택임대관리업은 기대한 만큼 크게 활성화되지는 못하고 있다. 현재 약 150개의 업체가 9천여호의 임대주택을 관리하고 있으니 말이다.그러나 일본의 임대주택관리업 역사와 비교하여 보면, 이는 매우 비약적인 발전임을 알 수 있다. 일본에서 임대주택관리업이 처음 생겨난 것은 1950년대 중반 이후다. 초기의 업체들은 소유자의 잔심부름을 하는 정도의 단순한 업무를 수행하였다. 위탁관리 수수료도 거의 없이 단지 전속계약권만 부여받는 형태였다. 이후 현재와 같은 형태의 업체들은 약 20년이 지난 1975년경부터 생겨났다. 전문적인 업체는 1990년 전후에 생겨나기 시작했다. 따라서 일본은 임대주택관리업이 생겨난 이후 40여년이 지나서야 현재와 같은 모습의 관리업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특히 다이토켄타구와 같은 70만호 이상을 관리하는 대형업체들은 50년이 지난 2000년대에 들어서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상황이 이러한데, 이제 채 2년도 지나지 않은 우리나라 주택임대관리업의 모습은 그 기간을 고려한다면 최단기간에 장족의 발전을 한 셈이다. 이런 점에서 현재 우리나라의 주택임대관리업이 지지부진하다는 일부 비판은 빨라도 너무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 문제는 법·제도적 체계화를 떠나서 주택임대관리업체가 수익성을 확보하여 ‘업’으로서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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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연인] 돌탑 지면기사
돌 하나 올리려다비우고 털어낸 마음열 손가락 깍지 끼고 눈귀 열어 듣는 말씀내 안에 연꽃무늬로 탑이 하나 솟는다 서정화(1977~)‘쌓다’라는 동사는 ‘정성’이라는 심층적 의미를 거느리고 있다. ‘돌 하나’를 올린다는 것은 바탕이라는 표면위에서 작동하는 심리기제다. 목적과 방향이 분명하고 절실할수록 진심으로 정신에 도달하며, 오롯이 그 돌은 ‘석재의 일부’가 아니라 ‘세계의 전체’가 된다. 그렇다면 이 세계를 한 번에 들어 옮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난한 고뇌와 감득으로서 생긴 미의식은 “돌 하나 올리려다/비우고 털어낸 마음”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른바 돌탑은 “열 손가락 깍지 끼고” 드린 기도와 “눈귀 열어 듣는 말씀”으로 축성된 ‘성스러운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다. “내 안에/연꽃무늬로/탑이 하나” 있는 당신도 그것을 쌓으면서 흐르는 눈물이 새벽이슬로 바뀔 때까지 ‘첩첩의 공’을 드리지 않았던가./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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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영웅 명성황후의 몰락 지면기사
日낭인에 죽지않고 살았다해도국권은 지킬 수 없었을 듯내우 해결위해 외세 끌어들이는조선왕조 몰락은 피할수 없었다국가이익보다 자신이 우선되고백성 탐학하며 민심 호도했기에…장안의 찬사란 찬사는 오롯이 독차지하는 듯한 창작뮤지컬 ‘명성황후’가 20주년을 맞았다고 한다. 작품성에 대한 과장된 평가나 역사인물 명성황후에 대한 쇼비니즘적 미화라는 비판 등 작품을 둘러싼 설왕설래야 어떻든 한때의 설레는 경험이 되기에는 충분하다. 상투적으로 지적하는 공연계의 척박한 현실을 염두에 두면 어떤 작품이든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을 모으고 있다는 것이 다행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러나 작품으로 보면 ‘명성황후’ 캐릭터는 실물에 한참 미달하다. 이 희귀한 여성영웅을 시종 애국적인 조선의 국모로 포장하여 밋밋하기 짝이 없는 평면적인 인물이 되고 말았다. 명성황후는 15세 어린 나이에 왕비로 간택되어 무소불위 철혈정치인이던 흥선대원군 밑에서 힘을 키웠고 안팎의 적대세력이 창대한 중에도 지지세력을 모았으며 불과 22세에 대원군의 섭정을 끝장낸 대단한 여성정치가이다. 60여년 계속된 안동김씨의 세상, 10여년 계속된 대원군의 세상에서 이렇다 할 친정도, 정치세력도 없는 어린 소녀가 명실상부 조선의 여왕이 되기까지 순탄했을 리 없다. 명성황후의 일생은 셰익스피어 비극의 문제성, 왕족으로 태어나지 않은 맥베드가 못생긴 곱추로 왕위 계승에서 제외되었던 리처드 3세가 왕위를 욕망하면서 발생하는 문제적인 사건과 선택이 보여주는 비극성을 능가한다. 물론 대단하다는 것이 반드시 옳다거나 바르다는 뜻은 아니다. 임오군란, 그 배후를 대원군으로 지목하고 수구파와 민씨 일파의 정쟁으로 보기도 하지만 원인은 확실히 군병의 급료 때문이었다. 밀린 군료를 지급했으나 겨와 모래가 섞이고 양도 절반밖에 되지 않았던 것이다. 국가에서 이런 일이 생겨서는 안된다. 당시 이를 책임지던 자는 민겸호였고 그는 중전 민씨의 일족으로 그런 만행을 저질렀다. 이 사태의 근본적 책임자로 중전 민씨로 지목된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고 결국 중전 민씨는 궁을 버리고 도망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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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영의 영화로 보는 역사] 집안일과 나랏일 지면기사
사도세자 최후의 8일을 다룬 영화 ‘사도’는 아비 영조와 아들 사도세자의 회상을 넘나들며 전개된다. 바탕은 세자빈 혜경궁 홍씨가 지은 ‘한중록’이다.영조는 숙종의 아들이지만 생모의 출신이 미천했다. 형인 경종이 후사 없이 사망하자 왕이 되었기에 정식 세자 교육을 못 받았다. 경종을 독살하여 왕위를 차지했다는 소문도 돌았다. 왕의 자격과 자질을 의심하는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고 열등감에 시달리던 영조는 아들이 태어나자 일찌감치 세자로 책봉하고 좋은 교육환경을 마련해준다. 그러나 과도한 기대와 사랑은 곧 실망과 증오로 바뀌었다. 자신이 정한 높은 기준에 아들이 못 미쳤기 때문이다. 영화 속 영조는 세자를 야단친다. “이 좋은 환경에서 왜 공부를 안 하니?” 아비의 인정과 사랑을 받기 위해 노력하던 아들은 점차 모든 노력이 헛수고란 것을 알게 된다. 마음의 병을 얻어 기행과 살인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한중록’의 무인년(1758년) 이월 이십칠일 기록을 보자. 세자가 “심화가 나면 견디지 못하여 사람을 죽이거나 닭 짐승을 죽이거나 하여야 마음이 낫습니다” 하니 영조가 이유를 묻는다. 세자는 대답한다. “사랑하지 아니하시기에 서럽고 꾸중하시기에 무서워 화가 되어 그러합니다.” 그러나 일국의 세자가 아버지의 인정을 못 받아 화가 난다고 홍길동처럼 가출할 수도 없는 일, 정신병에 걸린 세자는 무덤을 짓고 관 속에 들어간다. 어쩌면 그는 자궁회귀, 재생을 원한 것일까. 이번 생에서는 아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니 차라리 죽어 다시 태어나길 바란 것일까. 그러나 아비는 이번에는 아들을 자궁 아닌 뒤주에 넣는다. 탕평론을 내걸었지만 즉위를 도와준 노론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영조와 소론 정견을 가진 세자의 대립을 사도 세자 죽음의 원인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이 견해는 혜경궁 홍씨가 의도적으로 부자간 대립과 세자의 정신병을 과장하여 ‘한중록’을 기록했다고 본다. 사도세자 죽음을 주도한 노론 친정 세력과 아들 정조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남편의 죽음을 방조한 자신을 변명하기 위해서. 그러나 혜경궁에게 선택의 여지가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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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인권이 존중되는 엄정 법집행 이뤄져야 지면기사
“범죄는 밉지만 인권이 존중되는 엄정한 법 집행이 이루어져야.” 최근 경찰에 검거된 ‘트렁크 살인범’ 김일곤은 마트에서 피해자를 납치해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승용차 트렁크에 실은 채 전국 곳곳을 돌아다녔다. 검거된 후에도 김일곤은 ‘내가 피해자’라며 전혀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국민들은 이러한 김일곤의 태도에 공분을 하며 신속한 처벌과 사형과 같은 강력한 법 집행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부천에서 발생한 ‘묻지마 폭행’도 마찬가지이다. 횡단보도 앞을 지나가던 가해자 일행 4명이 피해자 일행 2명을 무차별 폭행한 것이다. 하지만 폭행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온라인 상으로 공개되면서 네티즌들은 가해자들의 신상 정보를 SNS에 공개하며 마녀사냥을 시작했다. 인면수심의 범죄에 온 국민이 경악하고 분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범죄자에 대한 분노로 ‘개인의 인권’은 아예 가려지는 ‘인권 불감증 사회’로 가고 있다. 아무리 극악무도한 범죄자라도 ‘개인의 인권’은 함부로 침해할 수는 없는 것이다. 신속하고 강력한 처벌이라는 국민적 요구에 편승하여 존중되어야 할 ‘인권’이 경시되어서는 안된다.죄가 있다고 모든 절차를 무시하고 처벌할 수는 없다. 절차를 무시한 증거들은 형사소송법상 증거로 사용할 수 없어 확실한 가해자를 무죄로 만들기도 한다. 그러기에 경찰은 법률을 집행함에 있어 헌법에 보장된 인권을 보장하고 적법절차를 준수하여야 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인권 불감증’을 예방할 수 있는 경찰의 역할이다./한상열 분당署 청문감사실 부청문관한상열 분당署 청문감사실 부청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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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 대북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지면기사
北 ‘핵·미사일 언급 자제’ 中과 논쟁 않겠다는 의도美에 평화협정 논의 제안 핵문제 희석시키려는 속셈정부, 북 당국회담 유도와 8·25합의 이행추동 중요대북 전략적 접근은 남북관계를 주도하면서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나아가 평화통일의 토대를 구축하는 접근방식이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후 과연 대북 전략적 접근을 해 왔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북한은 당 창건 70주년을 전후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지 않았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열병식 연설에서 핵과 미사일을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인민’은 90회 이상 언급했다. 인민 중시와 핵·미사일 언급 자제는 중국과 국제사회에 논란의 여지를 주지 않겠다는 전략적 접근으로 보인다. 국정원은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지 않은 것은 중국의 반대와 준비 부족이라고 했다. 북한은 네 차례의 인공위성과 한 차례의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경험이 있다. 연초부터 로켓 발사를 준비해 왔다. 갑작스러운 기술적 준비 부족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험을 중단시킬 수 있는 나라는 미국과 중국밖에 없다. 압박과 제재를 통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험을 중단시킨 사례는 없다.북한과 중국은 류윈산 정치국 상무위원의 방북을 동시에 발표했다. 시진핑 주석은 류윈산 상무위원의 방북 시점에 맞춰 ‘우호·협력 강화’가 담긴 대북축전을 공개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류윈산 상무위원의 방북 당일 늦은 밤에 류윈산을 접견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피로써 맺어진 조중 우호를 실천으로 계승·발전시켜야 함을 강조했다. 고위층 간 긴밀한 교류와 분야별 실무협력 강화도 덧붙였다. 류윈산 상무위원은 김정은 제1비서를 수반으로 하는 노동당의 지도로 강성국가 건설 위업을 높이 평가했다. ‘전통계승, 미래지향, 선린우호, 협력강화’의 16자 방침 하에 양측 간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기를 희망했다. ‘한반도의 평화·안정과 비핵화,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의 대한반도 정책 3원칙도 분명히 했다. 갑작스러운 북중관계의 변화는 양측 간 물밑 접촉의 결과로 보인다. 중국은 북한에 ‘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