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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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토지보상제 현실에 맞게 수정돼야 지면기사
한 민간업체가 수천 배의 개발 이익을 남긴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에 국민들의 공분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토지보상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3기 신도시 개발 계획이 추진되자 낮은 보상 가격으로 사업 지구 내 토지를 수용당해야 하는 토지주들의 불만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그중 '과천과천지구' 일부 토지주들은 대토보상계획공고가 발표된 이후 보상 가격이 매입가보다 낮거나 지난해 있었던 주암지구 보상가보다 낮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8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고양창릉지구 대표대책위라고 밝힌 '창릉총연합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12월 협의 보상이 시작되면 헐값에 토지를 팔아야 한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보상에 반발하는 과천지구 토지주들은 3기 신도시 개발 계획 발표 이전부터 토지를 소유한 원주민들이다. 한 토지주는 "부동산 투기와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라며 "양도세와 대출금 등을 고려하면 남는 것이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 대책협의회는 지난 19일 성남 대장지구 헐값 보상규탄과 감정평가 개선 촉구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대장지구 개발에서 민간사업자에게 과도한 혜택이 주어진 이유는 헐값 보상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토지주들은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수용 재결로 갈 경우 협의양도인 택지 신청에 제한이 생기는 불합리한 법령 개선도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정치권은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대장동 의혹에 대해 명확한 사실관계를 밝힘과 동시에 정부의 개발 계획에 따라 강제 수용당해야 하는 원주민들의 목소리도 함께 들어야 한다. 토지주와 개발 주체가 '윈-윈'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적정한 보상가를 책정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인지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이원근 지역사회부(안양·과천) 차장 lwg33@kyeongin.com이원근 지역사회부(안양·과천)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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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LH, 부천대장지구 폭탄 민원 '모른체' 안된다 지면기사
부천시는 최근 5년간 하수처리시설 운영·관리부문에서 최고 수준의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고 두어 달 전 발표했다. 지난해엔 환경부가 주관한 공공하수도 운영관리 실태 평가에서 최우수기관으로, 행정안전부 공기업 평가에서도 최고등급인 가등급 기관으로 선정됐다. 이뿐 아니다. 지방재정개혁 우수사례에서도 국무총리상의 영예를 안았다.부천지역 하수처리시설은 부천 대장동(북부수자원생태공원)과 옥길동(남부수자원생태공원)에 있다. 이들 시설을 통해 부천과 서울, 인천 일부 지역에서 하루에 발생하는 하수 96.5만t을 처리한다. 도대체 어떻게 운영·관리하길래 해마다 하수처리 부문의 상을 휩쓸고 있는 것인가. 기자가 확인한 하수처리시설은 예상보다 훨씬 더 깨끗하고 잘 정돈된 모습이었다. 시민의강과 심곡천 등 관내 하천으로 공급되기 전 단계선 팔뚝만한 잉어떼도 보였다. 다만 오래전 사회부 기자 시절 닭 농장에서 맡았던 냄새와 비슷한 악취는 코를 찔렀다. 수년째 이곳에서 일한 직원들도 이 냄새는 적응이 안 된다고 했다. 그나마 주변에 거주하는 이들이 없다는 게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이곳에 문제가 생겼다. 주변에 2만가구 규모의 대장지구가 조성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악취로 인한 민원 폭탄이 불 보듯 뻔한데도 LH가 재정부담 등을 이유로 현대화(완전 지하화)가 아닌 '복개 후 공원조성'으로 사업계획을 추진 중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존 하수처리장을 복개 후 상부에 공원으로 조성한다고 악취 문제를 해결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LH는 올해 4월 사업비 4억3천만원을 투입해 '부천시 굴포하수처리장 복개 및 공원조성계획 수립용역'에 착수했다. 그 결과는 내년 6월께 나온다. 완전 지하화할 경우 사업비가 늘어난다면 부담도 될 것이다. 하지만 공기업 LH는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걸 가장 우선시해야 한다. 악취에 고통을 겪을 지역 주민들을 생각한다면 다시 한 번 완전 지하화를 고민할 때다. 현명한 선택을 바란다. /이상훈 지역사회부(부천)차장 sh2018@kyeongin.com이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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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이상기후 실감, 정부에게만 예외인가 지면기사
지난 16일 밤은 상상 이상으로 추웠다. 방송에서 한파가 올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실제 밖에 나가 찬 바람을 맞으니 아직 잎이 무성한 가로수가 어색했다. 반면 집에서 맑은 하늘 아래 푸른 산을 보니 밖의 칼바람을 떠올리기가 어려웠다. 날씨가 참 이상하다.17일 오전 서울은 0℃, 수원은 1℃를 각각 기록했다. 10월 중순에 최저기온 0℃는 1957년 10월18일 1℃를 기록한 이후 64년 만에 가장 낮은 기록이라고 한다. 수원 1℃ 역시 1991년부터 2020년까지의 평년기온(8.8℃)보다 7℃ 이상 내려간 수치다.기상청은 '오늘날씨' 유튜브를 통해 가을이 되면 물러나야 할 아열대 고기압이 한반도에 머물다 북서쪽에서 형성된 영하 20℃에 달하는 차가운 고기압이 강하게 밀고 내려온 것이 추위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강추위가 와서야 이상기후를 떠올리지만 사실은 물러났어야 할 더위가 머물렀던 때부터 '이상기후'였던 것이다. 아직 근본적인 원인은 설명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지구 온도가 1℃ 올라간 것과 관련이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최근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기후위기에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기후위기 대응의 첫 번째는 탄소배출 제로에 도달하는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개도국조차 2040년까지 석탄발전을 종료할 것을 권했다. 한국은 UN무역개발회의(UNCTAD)가 인정한 선진국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2050년이 되도록 석탄발전을 4천만t 하겠다고 한다. 이소영(의왕·과천) 의원의 지적에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산업발전'의 문제를 이유로 들었다. 원자재 가격을 낮춰 가격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경제의 '낡은' 논리가 정부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우리는 이상기후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이제는 지구 온도 1℃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그런데도 지구를 병들게 한 낡은 논리가 여전히 정부 부처를 배회하고 있다는 데서 매우 실망했다. /권순정 정치2부(서울) 차장 sj@kyeongin.com권순정 정치2부(서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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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남동구와 인천남동구민축구단 지면기사
영국에 '레스터(Leicester)'라는 도시가 있다. 영국에서 11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로 우리나라로 따지면 경상남도 창원시나 경기도 성남시 정도의 위상을 가진 지역이라고 하는데, 솔직히 2016년 이전에는 이런 도시가 있는지 잘 몰랐다.레스터라는 도시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게 된 계기는 이곳을 연고로 하는 축구팀 레스터시티 FC가 2015~201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에서 우승하면서부터다. 레스터시티 FC의 동화 같은 우승을 지켜본 전 세계 축구팬에게 레스터라는 도시 이름은 확실히 각인됐다. 축구 클럽이 도시 전체의 인지도를 끌어 올린 셈이다.2019년 인천 남동구를 연고로 창단한 K4 리그 소속 클럽인 인천남동구민축구단(이하 FC남동)도 남동구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같은 해 FC남동이 개설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의 누적 조회 수는 13일 기준으로 48만3천여회에 달한다. 2011년 만들어진 남동구의 공식 유튜브 채널 남동TV의 누적 조회 수가 15만7천여회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짧은 시간 상당한 홍보 효과를 누린 셈이다.남동구를 홍보하는 데 큰 역할을 한 FC남동은 안타깝게도 창단 2년 만에 해체될 위기에 처했다. 2019년 만들어진 조례에 따라 남동구가 할 수 있는 예산 지원이 올해 말로 종료되기 때문이다. 남동구는 지난달 열린 구의회에서 해당 조례를 개정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구의회가 과도한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제동을 걸면서 FC남동이 존폐기로에 섰다. 오는 19일 열리는 구의회에서도 조례가 개정되지 않는다면 FC남동은 사실상 해제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다.50만 남동구 주민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구의회가 구의 재정 상황을 우려하는 부분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FC남동이 거두고 있는 무형의 홍보 효과도 고려해야 한다. FC남동이 계속 유지돼 레스터시티 FC처럼 좋은 성적을 거둬 남동구의 이름을 널리 알려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주엽 인천본사 사회팀 차장 kjy86@kyeongin.com김주엽 인천본사 사회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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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군공항 이전, 윈윈 방안은 이미 나왔다 지면기사
10여 년 전 수원의 부동산 개발이 한창이던 때, 공장지대 주변까지 신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 공장 주변에 아파트 입주민이 늘어나자 "굴뚝 연기를 마시며 못살겠다"는 민원이 쏟아졌다. 공장과 아파트의 불편한 동거는 고질적인 지역 문제가 됐다. 대기업 공장은 억울했다. 공장이 터줏대감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의 효자 노릇을 해 왔는데, 순식간에 죄인 신세가 돼버렸다. 결국 해당 공장은 폐쇄돼 지방으로 이전했고, 부지는 주거용도로 변경돼 또 다른 아파트가 들어섰다. 마찰이 심했지만, 결과는 윈윈이었다. 주민들은 쾌적한 주거환경을 얻었고, 대기업은 부지를 팔아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이랬던 수원에서 이와 비슷한 상황의 군 공항 문제가 화두다. 이번엔 수원만이 아니라 화성시까지 공동 주연이다. 도심이 팽창돼 소음문제가 쏟아지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 지역의 원주인이던 군 공항 이전이 추진됐다. 이에 국방부를 통해 예비이전지가 화성 화옹지구로 선정된 바 있는데, 화성시의 강력한 반발로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 현행 법대로라면 이전지가 반대하면 이를 강제할 근거가 없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화성과 수원 경계지점인 진안동에 미니신도시를 조성한다고 정부가 발표한 것. 이젠 소음과 도시 팽창에 따른 공항이전은 공동의 문제가 됐다.그렇다고 화성시가 화옹지구를 내주며 화성 서부권을 포기할 수는 없다. 갯벌이 살아있는 천혜의 자연환경 인근에 전투비행장을 만드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크다. 이에 서철모 화성시장은 군 공항 소음피해 확대에 대비해 수원 군 공항을 공모를 통해 유치 희망 지자체에 옮겨야 한다는 건의를 정부와 청와대에 했다. 제3지역 공모 이전을 통해 화성시와 수원시의 고민을 함께 풀고, 정부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앞서 염태영 수원시장은 군 공항 이전 지역은 개발 파급효과로 20조원의 경제적 가치가 생긴다고 말한다. 서철모 화성시장은 이를 기반으로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하면 해결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어쩌면 해결방안은 이미 나왔는지도 모른다. 이제 정부와 화성시·수원시가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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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해월을 생각하다 지면기사
1894년 1월, 동학 접주 전봉준은 탐관오리로 이름난 고부군수 조병갑의 학정에 격분한 농민들을 규합해 봉기를 일으켰다. 봉건적 수취체제의 모순에 대한 저항과 보국안민이란 명분에서 일어난 고부민란은 이후 동학농민전쟁의 시발점이 됐다.이듬해인 1895년 여주민란이 일어났다. 아전들이 공전이나 군포를 축내고 그것을 메우기 위해 결세를 정액 이상으로 받은 도결(都結·전결(田結)에 다른 세목을 부가해 부과하는 것)의 문제와 여주목의 향리 윤보길이 퇴임하기 전 저지른 오랜 부정이 그 발단이었다. 농민들은 손에 몽둥이를 들고 관아에 돌입해 감옥을 파괴하고 죄수를 석방하였다. 조선 정부는 민란의 배후로 농민 공동체인 여주 농상계(農桑契)를 지목했다. 그 뒤 여주 농민은 수원 농민들과 더불어 동학 북접의 주력군으로 성장했다.2대 동학 교주인 해월(海月) 최시형을 마지막까지 모셨던 홍병기(1869~1949)는 세력화된 여주 농민군을 이끌고 충주와 공주 등지에 일본군과 항전하며 본격적인 동학농민전쟁에 나선다. 1962년 대한민국 정부는 3·1운동 때 민족대표 33인으로 나섰던 그에게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다.2019년 여주시는 3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향토유적으로 지정된 최시형의 묘소로 가는 산길을 정비했다. 이천식천(以天食天)으로 생명의 공생과 순환의 이치를 설법하고, 향아설위(向我設位)로 사람 중심의 사상을 펼쳤던 해월 최시형의 정신을 기려 역사 교육의 장으로 삼고자 한 것이다.2021년 9월 30일, 여주 세종문화재단에서는 '여주목 청심루 학술대회'를 가졌다. 여주목의 역사적 의미를 묻고, 여주목 관아와 청심루의 문화적 가치를 살피는 자리지만 운동장은 이미 여주목 관아와 청심루의 복원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여주목 관아 터는 이미 여주시청이 이전 계획을 세우고 학교 이전을 추진하는 자리다.양주시가 양주목 관아를 복원하는 데는 20년이 걸렸으며, 약 160억 원의 예산이 들었다. '사람중심 행복여주'를 외치고 있는 여주시의 의중이 무엇이며, 어떤 선택을 할지 그 향방이 주목된다. /양동민 지역사회부(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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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천하를 얻었던 사람들 지면기사
주식이나 코인을 샀다가 투자원금 밑으로 시세가 떨어질 때, 추가 하락을 예상해 손해 보고 팔아버리는 걸 '손절'이라 한다. 반면에 현재까지의 손실이 너무 커서 못 팔고 있는 걸 '물렸다'고 표현한다. 물려있는 이들은 반등을 노려보지만, 거대한 외력에 의해 끝모르고 계속되는 하락장은 일상의 의욕을 앗아간다.지금 청년들이 코인에 물려있다. 거실에서 사자를 키워도 이보다는 덜 물리겠다며 신음하고 있다. 최근 국내 코인거래소가 대거 정리된 데다 중국 본토에서의 거래소 탈출 러시가 겹치면서 상황이 특히 좋지 않다. 한때 내 집 마련의 꿈도, 결혼의 꿈도 꾸게 해준 코인판이 적어도 요즘만큼은 청년들을 무기력증에 빠뜨리고 있다.기성세대는 코인판을 도박장에 비유했다. 어린 나이에 코인으로 수억·수십억원을 벌었다는 얘기가 들려오면 비상식적이고 불공정한 거래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실제로 성장 가능성이 제로에 가까운 김치코인(국내 발행 코인)들이 폭등과 폭락을 반복하며 시장질서를 어지럽히기도 했다. 그렇다 해도 청년들은 여전히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있다. 거래소 애플리케이션을 수시로 들여다보며 언젠가 쾌재를 부를 날을 기다린다.한데 스마트폰 한쪽에서 흘러나오는 뉴스는 청년들을 복잡하고 아리송하게 만든다. 하늘의 도움으로 천하를 얻는다는 뜻의 '화천대유(火天大有)', 태평의 세상에 가고자 힘을 합치고 노력한다는 뜻의 '천화동인(天火同人)' 1호 2호 3호…. 무협지 속 백발의 고수를 연상케 하는 회사들을 통해 지인들끼리 수천억원을 쓸어담았다는 소식이 연일 이어진다. 똑같은 청년인데 누구는 퇴직금으로 50억원을 손에 쥐었다고도 한다.이 모든 게 합법적인 투자였다는데, 청년들은 그렇게 생각을 안 하는 듯하다. 하늘의 도움 없이 그날그날 시세에 따라 서로의 돈이 옮겨지는 이상 이하도 아닌,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끼리의 코인판이 차라리 상식적이고 공정해 보인다. /김우성 지역사회부(김포) 차장 wskim@kyeongin.com김우성 지역사회부(김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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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반쪽짜리 된 전국체전, 체육인 삶 들여다봤나 지면기사
10월8일부터 경북 구미에서 열릴 제102회 전국체전이 2년간 지속된 코로나19 팬데믹에 의해 남녀 일반부와 대학부 참여 없이 오롯이 고등부만 참여하는 반쪽대회로 전락됐다.지난해 101회 대회는 아예 취소됐는데, 대학 입시 등을 이유로 고등부만이라도 치를 수 있게 한 것을 감사하기라도 해야 할지 고민스럽다.국회 주도로 지난해 1월 전국 17개 시·도체육회 및 228개 시·군·구체육회의 민간회장 선거를 단행했다.이렇게 뽑힌 민선 체육회장은 엘리트(전문) 체육과 생활체육 분야 체육인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선수 육성을 비롯해 올림픽 등 종합스포츠대회 출전 문제, 지역별 체육발전 방안 마련 등 여력이 닿는 한 각종 체육현안에 대응해 왔다.지난 14일 이원성 경기도체육회장 등 전국 17개 시·도체육회장협의회는 전국체전의 정상 개최를 바라는 건의서를 발표하기도 했으며, 대한체육회 경기단체연합회 역시 철저한 방역 준수 등을 약속하며 개최를 희망했다.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 정부는 의외의 발표를 해버린 것이다.실망감을 떠나 정부의 이 같은 발표는 체육인의 삶을 짓밟았다고도 할 수 있다.전국체전 결과를 놓고 지자체는 육성 종목별로, 각 선수별로 (재)계약을 단행하고, 종합체육대회 출전선수도 결정되며, 해외에서 열리는 선수권대회 출전 지원도 검토한다. 선수 개인별로는 각 지역 최고 선수와 선의의 경쟁을 통해 기량 차를 확인하며 연봉 증감도 이뤄지는 주요 이벤트다.2020 도쿄올림픽 출전은 왜 막지 않았나. 최소한 대한체육회와 개최 지자체, 시·도체육회 간 논의를 했어야 체육인들이 무시되지 않았다고 할 텐데,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에 체육인의 표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송수은 지역사회부(의왕) 차장 sueun2@kyeongin.com송수은 지역사회부(의왕)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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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백신에 대한 여러 단상 지면기사
우리나라는 1차 접종 기준으로 전 국민의 70%가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 백신 도입부터 접종시스템 구축까지 정부와 지자체 등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높은 접종률의 바탕엔 백신이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도입 초기엔 감염을 차단할 것이라 기대했으나 이제는 감염 이후 중증화 등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백신의 효과는 어떨까. 구글에서 'covid19'를 검색하면 국가별·날짜별로 코로나19 신규·누적 사망자와 확진자 정보를 보기 쉽게 제공한다. 미국과 영국, 이스라엘 등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를 보면 대부분 신규 사망자·확진자가 'U'자 형태를 보인다. 백신접종이 시작된 시기엔 내림세를 보이다가 최근 1~2개월은 다시 오름세다. 우리나라도 하루 신규 확진자가 2천명 안팎에 이르는 등 백신 접종 이전보다 더 증가했다. 우상향하는 기울기는 백신뿐 아니라 방역정책, 방역수칙 준수, 변이 발생 등 다양한 변수가 작용했을 것이다. 백신 접종이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타나는 이러한 통계는 백신이 유일한 해답이 아닐 수 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반대로 백신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피해를 줄였다고 볼 수도 있다. 아직은 모두 추정단계다.역사를 정반합(正反合)의 과정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문재인 정부의 탄생도 '정(박근혜 정부)'에 대한 '반(촛불)'이 나타났고, 그 결과로 둘 모두가 아닌 새로운 '합(문재인 정부)'의 탄생으로 보는 해석도 있다. 코로나19에 대입하면 어떨까. 코로나19를 '정'으로, 백신을 '반'으로 놓으면 '합'은 무엇일까.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델타 변이'일까. 아직 정과 반의 투쟁이 이어지고 있는 단계일 수도 있다.정확히 어떤 모습일지 알 수 없지만 새로운 사회가 펼쳐질 것이다. 그 사회에선 바이러스 감염과 방역으로 인한 생계의 고통이 적었으면 한다. 역사는 나선형으로 발전한다고 한다. 지금의 고통이 진보를 위한 과정이길 바란다. /정운 인천본사 경제팀 차장 jw33@kyeong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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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안성지역 정치인이여 씹혀야 삽니다 지면기사
'씹힌다'는 말을, 있는 그대로 풀이하면 욕이지만 소신껏 일하는 정치인들에게는 칭찬이 될 수도 있다.여기서 '씹힌다'는 의미는 정치인들이 인기 유지와 표 관리를 위한 행보가 아닌 욕을 먹더라도 지역 발전을 위한 대승적 판단과 결단을 통해 해묵은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라는 뜻이다. 그러기에 감히 안성지역 정치인들에게 '씹혀라'라고 조언해주고 싶다.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1년도 채 남지 않자 대부분의 지역 정치인들은 표 관리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다만 정치인들이 복잡하거나 어렵고, 첨예한 대립구도가 있어 해결이 어려운 현안에 대해서는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단순 민원 해결과 인기몰이에만 집중하는 것 같아 씁쓸한 심정이다.지역발전을 위해 필요한 사업들 중 각종 난제로 수십년간 풀지 못한 숙원사업들이 현재 제자리만 맴돌고 있는 형국이 이 같은 주장을 방증한다. 실제 지역발전의 족쇄가 되고 있는 상수원보호구역 해제 문제는 물론 주민들 간 이견이 있는 선진의 축산식품복합단지 조성사업, SK하이닉스 오·폐수 방류에 따른 어업계 보상문제, 공도읍 초·중학교 신설 문제 등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기는커녕 문제점이 상존한 채 허송세월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물론 정치인들의 입장에선 당장 시급한 것이 내년 선거에서 당선인 만큼 어려운 문제에 손을 댔다가 욕이라도 먹으면 선거에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다는 현실적인 측면을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유권자들이 바라는 정치인의 상은 지역발전이라는 대승적인 명제에 입각해 욕을 먹더라도 꼬인 실타래를 풀어나가는 정치인을 바라는 것 또한 현실임을 직시해야 한다.그동안 누구도 풀지 못한 난제가 섞인 숙원사업들을 나서서 해결한다면 현명한 유권자들은 그 공로를 잊지 않고 표로써 보답할 것임을 단언한다. 그런 의미에서 안성지역 정치인들에게 재차 강조한다. "정치인이여 씹히면 삽니다. 당선이 된다고요." /민웅기 지역사회부(안성) 차장 muk@kyeongin.com민웅기 지역사회부(안성)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