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오늘의 창] 현실을 대변하는 영화 속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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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 현실을 대변하는 영화 속 세상 지면기사

    요즘 극장가에선 현실을 반영한 영화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에는 팍팍한 세상을 잊기 위한 현실 도피형 영화나 미래 공상과학을 소재로 한 영화가 대중들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세상을 덮친 이후부터 점차 최첨단 기술과 막대한 자본을 앞세운 블록버스터급 영화가 극장가에서 사라지기 시작했고, 더 이상 현실과 동떨어진 소재는 코로나로 인해 상처 입은 대중들의 마음을 달래줄 수 없었다.그러던 중 극장가에선 점차 먼 미래가 아닌 가까운 미래, 잊고 있던 과거가 아닌 인지하고 있던 과거의 이야기가 담긴 영화가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윤여정 배우가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작품 '미나리' 역시 현실판 이야기를 담아내며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영화의 스토리는 단순하다면 단순하다. 한국계 이민자 가족의 고군분투 생존기를 담고 있다. 여기서 이민자 가족은 실제 영화를 연출한 정이삭 감독의 가족사로 알려졌는데 영화를 본 관람객들은 이민 열풍이 분 1980년대의 우리나라 상황을 추억하게 만든다는 평가를 많이 했다.이에 힘입어 극장가에선 과거가 아닌 현재를 담은 다큐멘터리나 독립영화가 약진하고 있다. 코로나 이전까지 만해도 다큐멘터리나 독립영화를 극장에서 보기는 쉽지 않았다.20일 기준(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으로 세계적인 청소년 환경운동가로 거듭난 '그레타 툰베리'의 실화를 소재로 제작된 다큐멘터리 영화 '그레타 툰베리'는 예매율 3.1%를, 옥탑방에 사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은 독립영화 '메이드 인 루프탑'은 7% 넘는 예매율을 기록하고 있다.이들 영화는 비록 블록버스터급 영화는 아니지만 극복 가능한 현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영화는 스크린 속 작은 세상이다. 현실과 전혀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담아낼 수도 있지만 반대로 타인의 시선에서 현 상황을 냉철하게 담아낼 수도 있다. /김종찬 문화체육부 차장 chani@kyeongin.com김종찬 문화체육부 차장

  • [오늘의 창] 정치로 과열된 과천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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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 정치로 과열된 과천 민심 지면기사

    정치와 선동은 떼려야 뗄 수 없다.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서 대중이 알아듣기 쉬운 단어로, 대중이 가장 아끼는 것을 공략해야 하기 때문이다. 선동은 객관적 사실들의 징검다리를 없애고 값싼 단어로 상대를 몰아친다. 지금 과천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정부과천청사유휴지 주택공급 계획이 발표되자 시민들은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활용했다. '시민광장사수방' 등에서 단문으로 시시각각 이뤄진 토론들은 '과천사랑카페', '과천부동산스터디 카페' 등을 통해 확장되고 다시 오픈채팅방에서 소화되는 방식이었다. 처음엔 청사유휴지 사수 집회를 이끌고, 주민의지를 보여줄 현수막 등을 관리하는 목적으로 쓰이더니 어느 순간 다른 의견을 개진하면 욕설과 비아냥이 난무했다. 아무 증거 없이 마음에 안 들면 민주당 시장 탓으로 돌리기도 한다. 예를 들어 처음엔 '과천부동산스터디카페'와 '시민광장사수방'이 사라진 것이 우연의 일치겠느냐고 하다가 다른 오픈채팅방에서 소화되고 보니 시장 세력의 작당으로 귀결되는 식이다.'몰아가기 식' 정치에 물꼬를 터준 것은 물론 잘못된 정부 정책이다. 정부과천청사 유휴지에 주택 4천호를 짓겠다는 8·4 대책은 민관 할 것 없이 반대했으니 정부가 과천에 청사사수라는 '단일화된 정의'를 세워 준 셈이다. 이를 확장한 것은 야당이다.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주민들의 정제되지 않은 요구를 내세워 민주당 시장을 밀어붙였다. 과천 3기신도시를 볼모로 잡아 정부의 항복을 받아내야 한다는 주장이 등장하자 국민의힘은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과천도시공사의 3기 신도시 참여를 지연시키고 출자를 허용하지 않았던 것도 그러한 맥락에 닿아 있다. 공수는 항상 바뀐다. 당장 국민의힘은 시민들의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도시공사 출자를 승인한 이유가 내년 집권 시 정책수행을 유리하게 하기 위함이라 밝힌 바 있다. 행정은 그렇다 치고 어지러워진 민심은 어떻게 수습하려나. /권순정 지역사회부(과천) 차장 sj@kyeongin.com권순정 지역사회부(과천) 차장

  • [오늘의 창] 백신접종 통해 일상으로 돌아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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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 백신접종 통해 일상으로 돌아갈 때 지면기사

    지난 11일부터 이른바 '미니 월드컵'이라 불리는 '유로 2020(유럽축구선수권대회)'이 영국 런던을 비롯해 유럽 11개국 11개 도시에서 진행되고 있다. 원래는 지난해 개최할 대회였지만,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영향으로 1년 늦게 대회가 열리고 있다.매일 새벽 유로2020 경기를 시청하다 보니, 마스크를 벗고 경기장을 찾는 관중들이 눈에 띄었다. 일부 국가에선 아직 전체 좌석의 20% 정도만 입장을 허용하고 있지만, 대부분 국가에선 축구팬들이 경기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영국과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로 2020 주요 개최국의 코로나19 1회 이상 백신 접종률이 40%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유럽 축구 경기장의 모습을 확인하고 있는 셈이다.14일 기준 우리나라의 코로나19 1회 이상 백신 접종률은 23%를 기록하고 있다. 이달 초 백신 접종률이 10% 초반대에 머물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접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정부에서도 다음 달부터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혜택을 제공하는 등 집단 면역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다만,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을 설득하는 작업에 조금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접종에 들어간 이스라엘과 미국의 백신 접종 속도는 눈에 띄게 더뎌지고 있다. 이들 국가의 백신 접종률 정체 이유는 사회 깊숙이 자리한 '안티 백신' 정서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다행히 우리나라의 경우 종교적 신념에 따른 안티 백신 정서가 크지는 않지만, 백신 후유증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아직까지 불신하는 사람이 많다.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백신 접종뿐이다. 백신 접종이 원활하고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주엽 인천본사 사회팀 차장 kjy86@kyeongin.com김주엽 인천본사 사회팀 차장

  • [오늘의 창] 지하철 타고 왔던 이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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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 지하철 타고 왔던 이준석 지면기사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당 대표는 지난 7일 당 대표 선거운동을 위해 인천 남동구 길병원사거리에 있는 인천시당 당사를 찾았다. 다른 당 대표 후보가 인천에 왔을 때보다 두 배 정도 더 많은 사람이 몰렸다고 한다. 당원뿐 아니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의 '인천시 제안 노선' 반영을 촉구하는 인천 서북부권 주민들도 이준석 당시 후보를 만나러 왔다.그날 이준석 대표는 자신이 사는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서울 7호선 마들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부평구청역에서 인천 1호선으로 갈아타 예술회관역에서 내려 국민의힘 인천시당 당사까지 왔다고 했다. 서울 7호선 마들역에서 부평구청역까지 1시간 30분, 부평구청역에서 예술회관역까지 30분을 합해 2시간이나 걸렸다며 "수도권 광역교통체계는 확실하게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그리고 이 대표는 서울 내부는 지하철의 급행화, 서울 바깥의 인천과 김포 등은 GTX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당원이 아니면서 당사를 방문한 인천 서북부권 주민들을 향해 "GTX-D 노선 관련해 언론에선 김포 쪽만 부각하는데 인천지역도 수혜를 보는 형태로 가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날 현장에 있던 주민들은 이 대표의 GTX-D 노선 이야기를 소위 '사이다 발언'으로 받아들이고 고맙다는 뜻을 전했다.이 대표는 당 대표 선거기간 지하철을 자주 이용한다고 언급하긴 했는데, 특히 이날 인천에 올 때 GTX-D 노선 이야기를 하기 위해 더더욱 지하철을 택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현 시기 인천으로 올 때 '어떤 주머니'를 꿰찰지 정확하게 알아본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대표를 둘러싼 여러 키워드 중 '쇼맨십'과 '개혁적 이미지'가 이번 당 대표 선거에서 발현된 방식을 이날 현장에서 봤다.이 대표는 인천을 찾을 당시 후보로서 인천에 대한 여러 공약이 대선 때 꼭 풍성하도록 약속하겠다고 했다. 지하철을 타고 인천에 온 게 쇼맨십과 이미지 쌓기용으로만 그칠지, 이제부터는 인천에서도 '이준석의 시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박경호 인천본사 정치팀 차장 pkhh@kyeongin.co

  • [오늘의 창] 의왕역과 GT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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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 의왕역과 GTX 지면기사

    의왕시가 GTX-C 노선의 의왕역 정차를 위한 큰 산 하나를 넘었다.지난달 21일 국토교통부가 GTX-C 노선 사업에 대한 신청을 마감한 결과 입찰에 참여한 사업자 팀 2곳이 의왕역을 추가 정차역 중 하나로 포함시켰다. 다른 한 곳, A사는 추가 정차역으로는 제외하더라도 실제 설계에 의왕역을 반영한다는 내용의 MOU를 의왕시와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입찰에 참여한 사업자 팀은 현대건설 컨소시엄, GS건설 컨소시엄,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이다. 의왕시는 어느 사업자 팀이 선정되더라도 의왕역에 GTX-C 노선의 열차가 정차하게 될 것이라며 이날의 결과를 반겼다.그러나 3개 사업자 팀이 모두 의왕역을 추가 정차역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을 두고 지역민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어느 사업자가 선정되어야 의왕역에 가장 좋을지를 셈하는 한편, 국토부 평가를 앞두고 사업자 팀 간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구속력이 없는 MOU 특성상 A사가 선정될 경우 의왕시는 MOU 이행을 위한 산을 하나 더 넘어야 할 것이라는 예견과 어느 쪽이든 의왕역 정차는 확정적이라는 입장이 뒤엉켰다.GTX-C 노선에 의왕역을 추가하기 위해 의왕시와 시의회, 지역주민들은 지난 1년 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현재의 의왕역으로서는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를 딛고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며 한마음으로 여기까지 왔다.GTX가 의왕역에 정차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적절한 배차간격, 정차 시간대 등 실제 이용의 편리함을 확보하는 것이다. 시는 2023년부터는 장안지구, 월암지구, 초평지구 등 의왕역 주변 7개 택지개발사업과 의왕테크노파크, 당수 1·2지구 등 4개 산업단지가 완료돼 1일 통행량이 18만명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GTX 정차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시가 이러한 사업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이들의 생활 및 교통 편리를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기를 바란다. /민정주 지역사회부(의왕) 차장 zuk@kyeongin.com민정주 지역사회부(의왕) 차장

  • [오늘의 창] 빨라지는 선거 시계, 고개드는 네거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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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 빨라지는 선거 시계, 고개드는 네거티브 지면기사

    경기도의회 의원들이 유력한 자치단체장 후보군으로 떠오르면서 빨라지는 선거 시계에 도의회도 영향을 받고 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2022년 6월1일)는 제20대 대통령선거(2022년 3월9일)를 마치고 100일도 채 되지 않아 진행될 예정이어서 자치단체장 후보군들이 일찌감치 채비에 나선 모습이다.달아오른 선거 분위기를 체감할 수 있는 여러 변화 중 하나는 지방의원을 대상으로 한 진원지를 알 수 없는 소문들이다. 최근 3선의 A도의원은 지역사회에 "선거에 나갈 수 없는 큰 결격사유가 생겼다"는 소문이 퍼져 곤혹을 치렀다고 한다. 구체적인 이유도 없이 '결격 사유'가 있다는 소문 때문에 해명도 못하고 냉가슴만 앓았다고 했다. 또 다른 B도의원도 "경찰서에서 봤다"는 '발 없는 말'이 지역구를 들쑤셔놓은 탓에 주민들이 물어볼 것을 대비해 자신의 모든 동선을 휴대전화에 저장해 놨다고도 했다.선거가 다가오면 가장 먼저 머리를 드는 것이 네거티브성 소문이다. 내가 돼야 하는 이유 만들기는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 필요한 확고한 철학과 많은 고민이 필요하지만, '당신이 되면 안 되는 이유'를 들자고 하면 무수히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가진 거친 속성 때문이 아닐까.의원들을 둘러싼 숱한 의혹들이 모두 거짓이라거나 도마에 오른 지방의원들을 두둔하고자 하는 마음은 없지만 벌써부터 들려오는 실체 없는 소문이 선거 결과를 왜곡하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내년 지방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좋은 후보를 가리기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선에 의제가 휩쓸리면서 정작 중요한 지역 현안에 대해서 후보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볼 수 있는 시간도, 채널도 부족할 것이기 때문이다.개인적으로 대선이 우리나라의 방향을 묻는 선거라면 지방선거는 우리의 삶을 가꾸는 선거라고 생각한다. 네거티브성 정보보단 정책에 귀를 기울이는 약간의 노력으로 내 삶을 바꿀 수 있다면 그만큼 성공한 투자가 또 있을까. /김성주 정치부 차장 ksj@kyeongin.com김성주 정치부 차장

  • [오늘의 창] 광주~이천~여주, GTX노선 왜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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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 광주~이천~여주, GTX노선 왜 필요한가 지면기사

    지난 4월22일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공청회가 열렸다. GTX-D 노선이 '김포~부천' 구간만 건설할 계획이라는 발표에 그동안 경기도가 제안한 김포~부천~잠실~하남 연장과 함께, 광주~이천~여주까지 연장을 건의한 경기 동남부권 광주·이천·여주 지자체의 아쉬움은 컸다.하지만 3개 지자체는 실망하지 않고 GTX 노선 여주 연장이 실현되는 날까지 더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각오다. 3개 지자체는 오는 7일 탄소중립 도시경쟁력 확보, 국토균형발전 등을 위한 GTX 노선 유치 공동포럼을 열고 유튜브로 생중계할 예정이다.우리나라 광역철도 기준은 대도시권 광역교통관리에 관한 특별법 상 2개 이상의 광역 시·도에 걸쳐 운행되는 도시철도 또는 철도로서, 거리기준으로 전체 구간이 대도시권 내 포함되고 주요지점 중심 반지름 40㎞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하지만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탄생하면서 '40㎞ 이내'라는 통행 거리보다 '1시간 이내' 통행시간에 의해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 광역철도망은 선진국보다 열악하다. 인구 1만명당 철도연장 길이가 서울권 0.58㎞인 반면 런던권은 3.27㎞, 파리권은 2.37㎞이다. 우리보다 10년 앞서 인구가 감소하는 일본의 경우 고속철도의 이용객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철도수송 분담률이 30%가 넘어섰으며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체 교통량에 2.4%에 불과하다.이번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의 중요한 점은 친환경 교통수단으로서 광역철도가 비수도권까지 확대되어 국가균형발전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 4월8일 이항진 여주시장과 원창묵 원주시장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연장에 대해 상생발전할 방안을 논의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가 유치되면 서울 등 인구 밀집 대도시권과 30분대로 광역생활권이 형성되어 주택 및 교통문제 해소와 정부가 역점으로 내세우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상생발전 기폭제가 될 것이다. /양동민 지역사회부(여주) 차장 coa007@kyeongin.com양동민 지역사회부(여주) 차장

  • [오늘의 창] 임금노동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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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 임금노동의 몰락 지면기사

    "요즘 무슨 주식 해?"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물음이다. 최근에는 여기에 '코인'이 추가됐다. 가상화폐라고도 하지만 지인들끼리는 그냥 '코인'이라고 부른다. "누구는 주식(코인)으로 몇억원을 벌었다더라"는 지인 성공담은 빠지지 않는다. 본인이 수천만원의 수익을 올렸다는 이야기도 듣는다. 물론 손해를 봤다는 이도 많다.돈을 버는 방법이 다양한 시대가 됐다. 대표적인 것이 주식이나 가상화폐다. 두 가지 모두 불로소득에 가깝고, 위험이 큰 만큼 수익이 크다는 특징이 있다. 또 나의 노력과 상관없이 수익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엘론 머스크의 트윗 등은 내 노력과 상관없이 이뤄진다.또 하나의 주요 대화 주제는 '부동산'이다. 한두 달 사이에 아파트 가격 수억원이 올랐다는 이야기는 더 이상 새롭지도, 놀랍지도 않다.수년, 수십 년을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을 그야말로 '순식간에' 벌었다는 이야기는 노동 의욕을 갉아먹는다. '주식 수익이 내 월급보다 많은데', '부동산만 잘하면 몇 년 치 연봉을 벌 수 있는데' 등의 생각이 직장인 머리를 잠식한다. 일을 잘해서 임금을 올리는 것보다 주식과 부동산으로 얻는 수익이 더 크고 쉽다고 느낀다. 자연스레 자신의 PC 업무 화면보다 스마트폰 속 거래창과 부동산 뉴스에 더욱 관심을 가진다. 이런 이가 부지기수다.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가 최근 열렸다. 이에 대한 관심은 많지 않다. 불과 3~4년 전과는 다른 반응이다. 비트코인을 두고 '폭락', '반등' 등의 뉴스는 그야말로 넘쳐나고 있다. 사람들의 관심을 반영한 것일 테다. 부동산·주식과 달리 임금노동의 가치는 점점 떨어지고 있다.정부는 집값을 잡겠다고 한다. 가상화폐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세금을 물린다고 한다. 그런다고 임금노동의 가치가 올라갈 수 있을까. 분명한 점은 지금 이 사회가 정상적이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것이다. /정운 인천본사 경제팀 차장 jw33@kyeongin.com정운 인천본사 경제팀 차장

  • [오늘의 창] 독산역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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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 독산역의 추억 지면기사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서울과 접한 광명시민들은 서울로 출퇴근하기 위해 가리봉역(현 가산디지털단지역)이나 시흥역(금천구청역)으로 가야 했다. 기존의 철산주공아파트에 더해 1980년대 후반부터 하안동에 본격적으로 대규모 주공아파트단지가 개발됐는데, 이곳 주민들은 수원에서 올라오는 1호선을 타지 않으면 서울 도심을 오가기가 힘들었다. 출근시간대 1인당 일정 요금을 받고 전철역까지 실어나르는 합승택시도 성황이었다.정부의 공동주택 공급으로 인구가 증가한 광명시 하안동·철산동 지역은 안양천을 경계로 서울과 단절된 구조 탓에 전형적인 베드타운을 벗어나지 못했다. 서울의 개발압력은 가리봉공단이라는 칙칙한 완충지대에 막혀 광명까지 도달하지 않았다. 당시 주민들은 국가의 주택정책이라는 게 으레 그런 건 줄 알았다. 천수답을 경작하는 농민의 심경처럼, 광역교통망은 높은 곳에서 점지해줘야만 하는 줄 알았다.광명은 1998년 가리봉역과 시흥역 사이에 독산역이 생겨나며 천지개벽을 시작한다. 독산역 건립을 기다렸다는 듯이 대중교통망과 도로망이 뒤따라 확충돼 서울과의 인적 교류에 물꼬가 터지고, 가리봉공단은 첨단디지털산업 기지로 빠르게 변모해 갔다. 그리고 2000년 들어 7호선 철산역과 광명사거리역이 개통하면서 도시 발전을 위한 숨통이 완전히 트였다.김포시민들이 서부권 광역급행철도의 서울 강남 직결을 요구하며 한 달째 강경 대응 중이다. 서울과 접한 김포는 과거의 광명과 유사한 점이 많다. 서울을 연결하는 도로망은 상습 정체로 기능을 상실한 가운데, 광역철도망이 없어 한강 지류를 경계로 서울과 단절돼 있다. 그린벨트와 군사보호구역, 김포공항 등 각종 규제에 묶인 고촌읍은 서울의 개발압력을 튕겨내고 있다.광명은 철도 인프라를 토대로 일찌감치 도시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 올해 4월 기준으로 김포 인구는 광명보다 18만6천여명이 많다. 제대로 된 급행철도를 깔아 달라는 김포시민들의 절규는 그래서 정당하게 들린다. /김우성 지역사회부(김포) 차장 wskim@kyeongin.com김우성 지역사회부(김포) 차장

  • [오늘의 창] 청년들의 젠더갈등 해법은 '존중과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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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 청년들의 젠더갈등 해법은 '존중과 배려' 지면기사

    한동안 잠잠했던 젠더갈등 문제가 GS25 남혐 포스터 제작 논란 등을 계기로 다시금 우리 사회를 광풍으로 몰아넣고 있다.젠더갈등은 현재 정치권은 물론 문화,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남녀 간 편을 갈라 상대편을 인정하지 않는 것도 모자라 증오하고 공격하는 수준에까지 이르게 됐다.특히 젠더갈등은 20~30대 청년층에서 더욱 심각한 양상을 띠고 있어 우리 사회가 갈등 봉합을 위한 해법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분열과 갈등 속에 자멸하게 될지도 모른다.인간이라면 누구나 인생에 단 한 번 빛나는 청년시절을 보내게 된다.이 시기에 남자든 여자든 이성을 향한 열정 넘치는 사랑을 통해 인생의 행복함을 만끽하고, 때론 시련의 아픔과 극복을 통해 성숙한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소중한 경험과 추억을 갖게 된다.이는 청춘남녀의 특권이지만 남혐과 여혐을 조장하는 극단적인 세력들로 인해 이를 누리지 못하는 현시대 청년들의 모습이 안쓰럽다. 젠더갈등 해소가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남녀 간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과 배려를 실천하면 된다.실제 지난 2016년 저소득층 여자 청소년들 중 일부가 생리대를 살 돈이 부족해 신발 깔창을 사용한다는 충격적인 보도가 있었다. 이후 이 문제는 여자 청소년들에게 생리대값을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제도 시행으로 해결됐다. 현재의 극단적인 젠더갈등 시각으로 보면 '여자에게 지원해줬으니 그만큼 남자에게도 다른 것을 지원해줘야 한다'는 식으로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당시 남녀 간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했기에 그 누구도 이 부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페미니즘이니 이퀄리즘이니 하는 어려운 말은 하지 않겠다. 그저 이 사실 하나만을 우리 청년들이 알아줬으면 한다. 성별에 관계없이 고귀한 생명이 태어나려면 남녀가 사랑을 해야 하고, 사랑을 하려면 이성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점을. /민웅기 지역사회부(안성) 차장 muk@kyeongin.com민웅기 지역사회부(안성)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