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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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공존(共存)할 방법 찾기 지면기사
인근 아파트단지 입주 예정자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하남 위례지구 상월선원(霜月禪院)에 대한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오면서 북위례 입주예정자와 (재)대한불교조계종유지재단(이하 조계종)간의 갈등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지난 3일 '흙수저를 두 번 울리지 말아 주세요 신혼희망타운 지켜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청원에서 청원자는 "흙수저 부부가 월세방에서 갓 태어난 아이와 두 번이나 쫓겨나는 서러움 속에 위례신혼희망타운은 희망이 되었지만, 상월선원의 소음과 주차대란 등을 보면서 아이를 안전하게 키울 수 있다는 꿈이 사라지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신혼희망타운 특성상 전매제한과 5년이라는 의무거주기간이 있어, 이런 괴롭고 유해한 환경에서 아이를 다섯 해 혹은 그 이상을 억지로 자라게 해야 할까요"라고 되물었다. 현재 해당 국민청원은 불과 3일 만에 1천명을 넘어섰다.해당 부지는 종교시설 용지로, 불법 임시건물 형태의 천막사찰을 철거한 뒤 새롭게 건축허가를 받아 순수 포교원(사찰)으로만 신축한다면 전혀 법적인 문제는 없다.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입주 예정자들을 님비(Not In My Back Yard)로 몰고 가는 것은 더더욱 잘못된 시각이다. 조계종 9명의 스님이 결사를 하는 동안 상월선원은 불교의 성지(聖地)로 주목을 받으면서 전국에서 수많은 불교 신도들이 몰려들고 있다.더구나 상월선원 부지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불교문화유산보존센터가 화성 태안3지구 용주사 쪽으로 이전하고, 대신 상월선원 부지에 제2의 봉은사를 표방하는 대형 포교당을 건립할 경우, 상월선원 인근은 지금보다 더 심각한 교통난이 불가피하다. 또 스님과 신도들이 예불 등을 드리는 과정에서 나오는 소리는 누군가에겐 심리적 안정을 주는 소리일 수 있겠지만 다른 누군가에겐 스트레스를 느끼게 하는 소음이 될 수도 있다.조계종은 자승 전 총무원장 등 스님들이 결사하는 동안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한다고 했다. 한 달 뒤면 스님들의 결사도 끝나게 되는 만큼 공존 방안을 찾는 자리가 마련되기를 기대해본다. /문성호 지역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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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기획취재' 도전기 지면기사
입사 이래 처음으로 편집국에 기획취재팀이 꾸려졌다.빡빡한 기자 인력 구조 안에서 기획취재팀이 구성된 건, 갈수록 치열해지는 언론의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경인일보 편집국 안에 팽배했기 때문이다. 또 넘쳐나는 기사의 홍수 속에 경인지역 독자들이 읽을만한 '뉴스거리'가 부재하다는 절박감도 기저에 작용했다.일간지 기자로 10년을 일하며 경인일보를 보는 독자에게 늘 미안했다. 지면에 담은 나의 기사에 대해 나는 만족감을 느낀 적이 없었다.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데 다 전할 수 없는 지면의 아쉬움이 서러웠고, 늘 혼자 고군분투해야 하는 구조에도 지쳤다. 무엇보다 기사를 취재하고 작성할 때마다 넓게 바라보고 깊게 사고하며 정확하게 판단할 여유가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기자도 만족하지 못한 기사를 독자라고 만족할까.' 매일 기사를 송고하고 나면 이미 손을 떠난 기사를 보고 또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기자 개인의 부족함이 이유일 수도 있지만, 지나친 경쟁에 내몰려 '자극', '선정'만 남은 대한민국 언론환경도 무시 못할 원인이다. 수많은 기자들이 시간에 허덕이며 쏟아지는 이슈를 처리하기에 급급하고 기사 안에 깊이와 의미를 부여할 만큼 정신적 여유를 갖지 못한 것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런 현실 속에서 영광(?)스럽게도 10년 만에 깊이 있게 취재하고 고민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부여받았다. 그리고 한 달여에 걸쳐 '통큰기사 1월호'의 주제인 판교에 깊숙이 들어갔다. 판교 직장인들과 함께 출퇴근 버스를 오르내리며 들은 이야기, 판교의 과거를 찾아 임창열,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를 만나 들은 판교 개발의 뒷이야기, 이제 막 날개를 단 스타트업들이 전하는 가슴 벅찬 도전기에 감동 받으며 한 달이 금세 지나갔다. 그렇게 '판교 리얼리티'가 완성됐다. 우리가 전하는 새해 첫 선물이 독자에게 잘 전달되길 바란다. /공지영 사회부 차장 jyg@kyeongin.com공지영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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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이번 선거만큼은 정책선거가 되길 지면기사
논어 안연편에 정자정야(政者正也)라는 한자성어가 있다. '천하를 올곧게 바로잡는 것이 곧 정치'라는 의미다. 이는 안성지역 국회의원과 시장 재선거에 후보로 나설 인물들 모두가 가슴 깊이 새겨야 할 글귀인 듯싶다.안성지역은 전 시장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시장직을 중도 하차한 사실 때문에 내년 4월에 국회의원 총선거와 시장 재선거가 동시에 치러진다. 지역의 국회의원과 시장은 지역발전을 위해 안팎을 책임지는 수장이다. 때문에 이번 선거는 어떤 인물이 당선되는가에 따라 지역발전의 여부가 판가름 나는 만큼 시민들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선거로 인식하고 있고, 선거 또한 정책선거가 되길 희망하고 있다.특히 지난해 치러진 지방선거 당시 난립한 후보군들의 수에 비해 정책 및 공약 검증에 대한 비중이 높지 않았기에 시민들은 더더욱 이번 선거가 정책선거로 진행해야 한다는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는 흔한 정책 및 공약발표 기자회견이 한 차례도 없었다. 정책선거를 어렵게 인식하는 후보군들과 시민들도 있겠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리 어렵지도 않다.후보군들은 국회의원과 시장 재선거에 출마하기에 앞서 개인의 영달이 아닌 지역발전을 위해 생각해온 청사진을 구체화시켜 시민들에게 알리고, 시민들은 후보군들이 제시한 정책과 공약의 실현성 등을 따져보기만 하면 된다.그러기 위해선 언론의 역할도 중요하다. 후보군들이 내건 정책과 공약을 그대로 보도하기보다는 심도 있게 살펴보고 실현성 유무를 따져보는 등의 검증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이번 선거에 나설 후보군들은 이러한 시민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앞서 언급한 '정자정야'의 뜻을 되새기며, 지금부터라도 기존의 선거 방식을 탈피해 정책과 공약 마련 및 제시에 진력을 다해주길 당부한다. /민웅기 지역사회부(안성) 차장 muk@kyeongin.com민웅기 지역사회부(안성)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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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인천공항에 '보편화장실' 도입 어떨까 지면기사
최근 TV 예능프로그램을 봤다. 고민을 상담하는 프로그램에서 한 여성이 여자화장실에서 자신을 남성으로 착각한 다른 여성 때문에 당황스러운 경험을 했다고 털어놨다. 뒤이어 나온 한 남성은 화장실에서 사람들이 자신을 여성으로 착각하면서 벌어진 사연을 이야기했다. TV를 보면서 지난달 미국 시애틀에서 본 화장실이 떠올랐다. 시애틀에 있는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 화장실은 남녀 구분이 없었다. 모두가 함께 사용하는 세면대가 있고, 세면대를 지나면 한 사람씩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이 공간은 남녀 모두가 사용할 수 있다. 각 칸의 위·아래가 완전히 막혀 있어 불미스러운 일을 차단한 '남녀 공용 화장실'이다. 장애인을 위한 공간도 남성과 여성성을 구분해놓지 않았다. 모두가 자연스럽게 화장실을 이용했다. 남녀가 섞여서 줄을 섰고, 빈 공간 차례대로 화장실을 이용했다. 미국에 있었던 기간 중 인상 깊은 모습 중 하나다. 이러한 형태의 화장실은 미국에서는 확산 추세라고 한다. 특히 인권이 중요시되는 건물에는 '남녀 공용 화장실'이 설치돼있다고 한다. 이 화장실이라면 TV에 나왔던 이들은 불편함을 겪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남성(여성)처럼 보이는 외모를 지닌 여성(남성)'뿐 아니다.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적 성 구분법을 적용하기 어려운 '성 소수자', 어린 자녀를 돕기 위해 함께 화장실을 가는 '모자', '부녀'들도 거리낌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형태다. 모두가 불편함 없이 사용하는 것을 지향하는 '보편 화장실'인 셈이다. 다양한 문화와 종교를 가진 이들이 인천공항을 찾는다. 그렇기에 인천공항은 다양함을 포용하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 인천공항 '보편 화장실'을 도입하는 것은 어떨까. 일부라도 인천공항에 '보편 화장실'이 도입된다면 '인권'과 '포용'의 상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보편'의 사전적 정의는 '모든 것에 두루 널리 미치거나 통함'이다./정운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정운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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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음악역' 해지절차, 전화위복의 계기로 지면기사
가평군이 미래동력으로 야심 차게 추진한 뮤직빌리지 음악역 1939(이하 음악역)가 개장 1년도 안 돼 좌초 위기에 처했다. 군이 위탁사의 회계질서 위반 등의 이유를 들며 계약해지 통보 등 해지 절차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군의회는 지난 11월 열린 임시회에서 군정 질문을 통해 음악역의 민간위탁비 산출 근거, 운영사업비 집행 내역, 수탁자 사업비 집행 관리 등 각종 운영상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군은 20여 일에 걸쳐 음악역 위탁업체 수탁 전반에 대해 지도·점검을 진행, 위탁사의 회계질서 위반, 관련 법령과 수탁 계약조건 위반 사항 등의 결과를 의회에 보고하고 행정절차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음악역의 파행 운영은 불가피해졌다. '전국 최초 음악 도시'를 표방하며 수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구심점 역할로 기대를 모았던 가평군 역점사업이 난관에 봉착한 것이다.음악역은 지난 2014년 경기도 공모사업 '넥스트 경기 창조오디션'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100억원의 특별조정교부금을 지원받았다. 당시 가평군은 침체된 지역경제의 활로를 모색하고자 폐역사에 음악을 기반으로 문화관광 융복합 시설인 '뮤직빌리지 조성 사업'을 추진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지난 2017년 첫 삽을 뜬 이후 2년여 만에 진형을 갖춘 음악역은 마침내 올해 문을 열고 본격운영에 들어갔다.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끊이질 않았다. 일각에서는 국내 1호라는 미지의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과 지자체 관리 체계의 비전문성 등을 우려했다. 그런 가운에 작금의 사태가 벌어졌다. 사태에 직면한 군은 향후 TF팀 구성과 음악역 정상화까지의 직영 운영체계 전환 등의 급처방을 내렸지만, 정상운영까지는 상당기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급하다고 바늘허리에 실을 매어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참에 순간 모면의 일시적 방안이 아닌 원칙과 절차에 따라 경영 전반에 관한 '마스터플랜' 수립 등 항구적 대책을 마련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김민수 지역사회부(가평) 차장 kms@kyeongin.com김민수 지역사회부(가평)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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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18번째 부동산 규제정책 집값 잡을까 지면기사
문재인 정부가 초고강도 부동산 대책이라고 평가되는 12·16대책을 비롯해 관련 규제만 18차례 발표했다. 그러나 집값은 좀처럼 꺾일 줄 모르고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심지어 민간 아파트의 분양 가격은 현 정부 출범 당시 3.3㎡당 평균 984만원에서 지난 10월 기준 1천189만원으로 오르면서 2년 반 만에 20.81% 증가하기까지 했다. 이 때문에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유명무실', '공염불' 등 부정적인 수식어가 붙는다. 그럼에도 또다시 정부는 이번 12·16 부동산 대책에 '시가 15억원 주택'에 대해 일체 금융 대출을 차단했다. 공시지가도 대폭 올린다.일단 과열된 부동산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데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일선 부동산 등 공인중개사 사무소에는 매수와 매도 모두 사라지면서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문제는 규제에 규제를 더하는 옥죄는 식만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건설사들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과 공공택지에 대한 지자체 심의로 분양일정을 속속 미루고 있다. 과천의 경우 올해 예정된 분양 3건이 연기됐다. 전문가들은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할 경우 집값은 또다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정부가 투기성 다주택자들에게 6개월 내 집을 팔 경우 관련 세금을 낮추겠다고 했지만 아직은 매도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동안 부동산 정책이 숱하게 쏟아졌음에도 집값은 항상 우상향 곡선을 그렸기 때문이다.결국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규제와 함께 공급도 진행돼야 한다. 정부는 3기 신도시 조성 등 수도권에 30만세대를 조성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이번 12·16대책과 함께 과열된 부동산 시장이 완화될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황준성 경제부 차장 yayajoon@kyeongin.com황준성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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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오산천 수달의 귀환 지면기사
오산시가 고향인 중장년층에게 오산천은 가장 중요한 추억의 장소다. 여름이면 이곳에서 물장구를 치고 겨울이면 썰매를 탔다. 깨끗한 하천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었다. 하지만 산업화가 되면서 천변에 하나둘씩 공장이 들어섰고, 맑았던 하천은 더럽고 악취가 나는 곳으로 바뀌었다. 수질은 한때 구정물과도 같은 5등급까지 떨어졌다. 이 때문에 오산천은 오히려 오산의 창피스럽고 피해야 하는 장소로 변했다.이랬던 오산천에 반전이 일어났다. 지난 11월 5일 생태보호활동가들을 통해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 생물 수달의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수달이 산다는 것은 오산천의 수질이 회복됐다는 것을 뜻한다. 생태계가 살아나 제대로 된 먹잇감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오산천 수달은 '공짜'로 돌아온 것이 아니다. 10여 년의 시간 동안 오산천의 생태하천 복원을 위해 들인 노력의 상징이다. '자연 생물이 살 수 없으면 인간도 살 수 없다'는 말은 오산천 살리기 지향점이 됐다. 곽상욱 오산시장과 안민석 국회의원은 오산천 살리기에 공감대를 이루고, 오산천 살리기를 주도했다. 하천 전담 부서를 신설해 장기적인 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시민사회가 합류해 오산천을 상시 돌보고 오염을 감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오산천 장기발전플랜을 토대로 오산천 본류와 상류 및 지류의 오염을 막고 수질 개선을 위해 투입한 예산과 인원, 그리고 시간과 노력 등이 결국 수달을 오산천에 귀환시킨 셈이다. 오산천은 시민이 산책을 하고 자전거를 타는 휴식공간임과 동시에, 자연 생물들의 안전한 보금자리로도 자리 잡았다. 남은 일은, 돌아온 수달을 다시는 떠나 보내지 않는 것이다. 또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생태하천 오산천을 유지·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10년의 노력을 통해 돌아온 수달은 오산천의 환경변화에 따라 언제든 다시 이곳을 떠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김태성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mrkim@kyeongin.com김태성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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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쇄신의 계절 정치권, 그 앞에 국민 있어야 지면기사
내년 총선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의도 정가에 '인적쇄신'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바람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여야 모두 현역 의원을 상대로 칼바람을 예고하고 있다.강산이 변한다는 10년 이상 금배지를 달고 있는 3선 이상 중진 의원이 타깃이다. 물론 초·재선이라고 안심할 상황만은 아니다. 쇄신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더불어민주당에선 초선의 표창원·이철희 의원 등이 불출마를 선언하며 분위기를 조성한 이후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 생)'의 대표 주자 격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불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확실한 불씨를 당긴 모습이다. 당내에선 86그룹을 겨냥해 "이제는 갈 때"라는 말까지 나왔다.3선 이상 중진 의원을 겨냥한 '용퇴론'도 연일 확산 중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 경기도 내에선 이미 5선인 원혜영 의원이 검토 의사를 밝힌 데다 3선의 백재현 의원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달궈질 대로 달궈진 인적쇄신 요구로 현역의원 누구라도 남은 여진에 매몰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의 눈초리가 깊다.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연신 패배의 잔을 들이킨 자유한국당도 '현역의원 50% 교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개혁보수 소장파인 김세연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험지 출마 선언을 하며 황교안 대표도 희생하라고 압박하는 등 쇄신 요구가 이어진데 따른 특단의 조치로 읽힌다. 이 가운데 경기·인천지역의 경우 현역 의원들의 3선 이상 중진 분포도가 높아 밀려오는 압박감도 남다를 듯하다.이처럼 여야 모두 당 안팎에서 불어오는 쇄신 요구에 대응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앞으로 어떤 대책을 더 내놓을지 관심이다.다만, 여기서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그들의 쇄신에선 국민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쇄신이 없다면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일찍이 접어 넣길 바란다. /김연태 정치2부(서울) 차장 kyt@kyeongin.com김연태 정치2부(서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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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에너지 청정도시, 안산 지면기사
1990년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낙인찍혔던 안산시가 전국 최고의 청정에너지 생산도시로 앞서가고 있다. 안산은 1976년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된 인구를 분산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면서 생겨난 계획도시이다. 그러나 이후 급격한 발전과 변화를 중심으로 노동 문제와 산업 공동화 문제, 외국인 노동자 문제 등이 자연스럽게 야기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문제들이 협의와 관계성의 발전 등을 통해 해결되고 있는 반면, 대기와 수질 오염 등 환경문제는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으면서 끊임없는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안산시와 정부 등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산단의 악취와 대기오염을 효율적으로 줄이는 공단환경개선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여기에 그치지 않고 안산시는 에너지 청정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풍력, 조력, 태양광 발전소에 이어 전국 최초로 수소충전 인프라를 구축한다. 안산시는 최근 수소생산기지와 수소충전소를 스마트 배관으로 연결하는 수소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사업을 통해 시는 반월국가산업단지 내 (주)SPG수소의 수소생산기지에서 생산하는 수소를 지하에 매설된 스마트 배관으로 2.5㎞ 거리에 있는 수소충전소로 연결, 시민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수소충전소를 이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사업 준공은 내년 12월 목표로 추진된다. 기존 수소충전소와 달리 안산시가 추진하는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사업은 튜브트레일러 수소공급방식이 아닌, 스마트 배관을 통해 수소생산기지와 수소충전소를 직접 연결하는 방식으로, 수소충전소에 추가로 수소를 공급하는 시간이 없기 때문에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안전하고 효율적인 공급을 위해 사전 모니터링 등 스마트 배관 시스템이 갖춰져 안전하게 운영될 예정이다. 총 사업비는 45억원. 안산시는 수소충전소 구축에 30억원(국비 15억원·도비 4억5천만원·시비 10억5천만원), 배관 구축에 15억원(도비 4억5천만원·시비 7억5천만원·민간 3억원)의 예산준비도 마친 상태다. 환경오염 도시로 악명을 떨쳤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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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축구계에서 태클은 필요악인가? 지면기사
축구계에서 태클에 대한 인식은 극명하게 갈린다. 상대편이 가지고 있는 공을 기습적으로 빼앗는 필요 기술이거나 반대로 선수의 운동 생명을 위협하는 기술로 불린다. 이 중 백태클의 경우 국제축구연맹(FIFA)은 1998년 백태클 제재 강화안을 시행한 이후 강력 단속하고 있다.실제 1998 프랑스월드컵 당시 멕시코전에 출전한 하석주는 골을 넣고 몇 분 후에 백태클을 했다가 바로 퇴장을 당했다. 2002 한일월드컵 당시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도 주앙 핀투가 박지성을 상대로 살인태클에 가까운 백태클을 시도했다가 곧바로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반대로 정밀한 태클은 필요하다는 지도자들도 많다. 수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상대의 역습을 효율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공통된 의견도 있다. 바로 태클을 시도하는 선수 마음가짐이다. 감정을 앞세운 태클은 상대 선수에게 큰 부상을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이 같은 사례가 최근 손흥민의 경기에서 발생(?)했다. 토트넘의 손흥민은 최근 2019∼20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에버턴과 원정경기에서 상대 선수 안드레 고메스에게 백태클을 시도했다. 고메스는 손흥민의 태클에 넘어지다 토트넘 세르주 오리에와 충돌하면서 발목을 심하게 다쳤고, 곧바로 후송돼 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수술은 잘 진행됐다. 고메스는 회복시간을 보낸 뒤 훈련장으로 복귀할 예정으로 알려졌다.당시 고메스의 큰 부상으로 손흥민은 죄책감에 머리를 쥐어 잡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만약 손흥민이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면 태클이 초래한 결과를 놓고 축구계와 팬들에게서 비난이 쇄도했을 것이다. 그러나 손흥민은 상대 선수의 부상에 아픔을 함께하며 고개를 떨궜다. 축구계에서 태클은 아직 풀리지 않은 숙제와 같다. 따라서 손흥민도 이제 마음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내고 빠른 시간 내 웃는 모습으로 팬들 앞에 다시 서길 기대한다. /김종찬 문화체육부 차장 chani@kyeongin.com김종찬 문화체육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