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윤인수 칼럼] '전국민 25만원 지원' 반대한 김동연 지사
    기명칼럼

    [윤인수 칼럼] '전국민 25만원 지원' 반대한 김동연 지사 지면기사

    이재명의 정치적 기본 부정… 도발로 해석李, 법원 판결로 차기 대선 출마 막히거나대체불가 대안 대비 대권 병참기지 구축중대안 우뚝설지 쭉정이 될지 본인 역량 달려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의 '전국민 25만원 지원'을 반대하고 나섰다. 지난 7일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해 "어려운 사람에게 두텁고 촘촘하게 더 지원해주는 것이 맞다"며 전국민 지급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당론에 맞서는 소신의 이유가 정부·여당의 거부 논리와 비슷한 결이니, 발언의 의도는 정치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민주당은 지난 8월 2일 '전국민 25만원 지원법'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22대 국회의 민주당 1호 당론 법안으로 이재명 대표가 대표발의자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재심의요구(거부권)로 무산됐지만 민주당의 관철 의지는 시퍼렇게 살아있다. 이 법엔 이 대표의 정치 영혼이 담겨있다. 성남시장 때 정부 여당의 반대를 뚫고 청년기본소득을 도입한 이 대표다. 코로나 시기엔 문재인 정부를 압박해 전국민 지원금을 실현했고, 지난 대선에선 전국민·청년 기본소득을 공약했다. 최근엔 당 강령 전문에 '기본사회'를 적시하는 개정안을 통과시킨 뒤 대표로 재선출 됐다. '전국민 25만원 지원법'의 정식 명칭은 '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이다. 하지만 당장의 민생회복 보다는, 국가재정의 일정 부분을 전국민에게 현금으로 지급하는 이재명표 기본소득의 제도화를 위한 전국적 실험에 더 큰 의미가 있다. 기본소득을 보장하는 기본사회는 이 대표의 차기 대선 캠페인의 주제이다.'전국민 25만원 지원법' 반대는 이재명의 정치적 기본에 대한 부정이다. 김 지사가 이를 모를 리 없다. 정책적 소신이라 주장해도 정치적 도발로 해석된다. 김 지사의 소신과 도발은 이 대표가 총선 압승으로 정국을 주도하고 전당대회로 당을 장악한 시기에 걸쳐 점층적으로 전개됐다. 총선 땐 이 대표의 강원서도론에 맞서 경기분도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대표 임기 제한을 폐지하려는 당헌·당규 개정을 반대했다. 지난해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김

  • [참성단] 소설의 계절 가을
    참성단

    [참성단] 소설의 계절 가을 지면기사

    이례적인 긴 폭염으로 한여름 같은 가을이 왔다. 그래도 가을은 가장 독서 친화적인 계절이다. 가을에 읽어야 할 소설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소설가들이 첫손에 꼽는 소설들이 있다.'너무 시끄러운 고독'은 체코의 작가 보후밀 흐라발(1914~1997)의 소설이다. 모순형용(oxymoron)에 가깝지만 작품 내용에 잘 어울리는 제목이다. 소설은 폐지 압축공인 주인공 한탸의 독백으로 이어지는 130쪽 분량의 짧은 작품이다. 한탸가 살고 있는 사회는 전쟁과 폭력으로 가득한 비정상적 세계다. 2차 세계대전 동안 그는 프로이센 왕실 도서관의 책을 파쇄했고, 전쟁 후에는 나치나 전체주의적 사회주의에 반하는 금서들을 파쇄했다. 그는 책들을 파쇄하면서 엄청난 독서로 큰 교양을 쌓는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어 현대화한 작업 방식으로 인해 직장에서 밀려나 새로운 일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책을 파쇄하는 시끄러운 일을 하면서도 세상과 거리를 두는 고독을 즐기던 그는 더 이상 자신의 세계에 머물러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책들과 운명을 함께하기로 결심하고 자신을 압축기 속으로 밀어 넣는다.W.G. 제발트(1944∼2001)는 독일 출신 영국 작가다. '토성의 고리'는 다크투어리즘 형식의 작품으로 자연사적(自然死的) 글쓰기가 돋보인다. 토성의 위성들은 기조력으로 모두 파괴되고 남은 파편들이다. 토성의 고리는 얼음 결정체와 각종 입자들로 이뤄져 있는데, 영원한 것은 없고 모든 것은 다 없어진다는 무상의 철학을 보여준다. 한때 번성했던 대도시 로우스토프트는 대공황 이후 쇠퇴한 도시가 됐다. 그런가 하면 도서관에서 발견한 화보집에서 썩어가는 시신들과 침몰하는 전함 등 1차 세계대전의 상흔들을 목격한다. 역사적 현장인 워털루에서 역사의 어두운 이면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그 외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독자를 즐거운 혼란에 빠뜨리는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이라든지 실제의 일상어로만 작품을 썼던 단편소설의 대가 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 등은 소설가들에게는 소설교과서 같은 작품들이다. 모처럼 찾

  • [생활법무카페] 운전하지 않은 차량소유자 민사책임
    칼럼

    [생활법무카페] 운전하지 않은 차량소유자 민사책임 지면기사

    자동차의 소유자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상의 '보유자'로서 자동차의 운행으로 이익을 볼뿐 아니라 운행을 지배하는 지위에 있는 자로서 운전자의 선정에서부터 그 지휘감독에 이르기까지 가능한 주의를 다하여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본인의 차를 타인이 운전한 경우에도 민사상 책임을 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예를 들면 소유자가 동승한 차량에서 운전자가 사고를 냈거나, 타인이 운전할 수 있게 차량문을 열어놓거나 열쇠를 찾기 쉽게 방치한 경우에도 절도혐의가 인정되지 않는 한 일정한 민사책임을 져야하고 주차금지된 도로에 불법정차하여 사고가 난 경우도 일정책임이 인정된다.다음의 일정책임이 인정되는 사례를 살펴보자.1)소유자가 동승한 경우=자동차의 소유자가 자기 차를 타인으로 하여금 운전케 하고 거기에 동승하였는데 운전자의 과실이 개제되어 사고가 발생한 결과 동승한 소유자가 피해를 입은 경우, 사고로 인한 차량소유자와 운전자의 과실을 각 참작한다.(대법원 93다25127 판결)2)부주의로 타인이 자동차열쇠를 쉽게 찾아서 운전하도록 하여 사고를 낸 경우=주차한 차를 친구가 술을 먹고 잠시 운전하다가 사고가 난 사안에서 열쇠를 쉽게 찾아서 운전할 수 있도록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경우(대법원 2024다204221 판결)3)주차금지된 편도 2차선 도로의 2차 선상에 주차하여 놓은 버스의 경우= 차량소유자와 운전자가 공동 책임을 진다.(대법원 91다5341 판결)4)차량소유권 이전등록전의 사고= 차량을 매매하였어도 자동차 등록명의 이전 전에 사고가 났으면 차량소유자가 책임을 진다. 다만, 정식으로 차량매매센터에 입고한 경우에는 차량등록사업소가 책임을 진다. 다만 차량이 절취되었거나 차량수리 중 야기된 사고의 경우에는 차량소유자의 지배를 벗어난 상태이므로 차량소유자의 민사 책임이 부인된다.(서울고법 81나1311 제11민사부 판결)/박재승 경기중앙지방법무사회 성남지부 법무사박재승 경기중앙지방법무사회 성남지부 법무사

  • [박석무 칼럼] 과천(果川)의 자랑, 다산과 추사
    기명칼럼

    [박석무 칼럼] 과천(果川)의 자랑, 다산과 추사 지면기사

    19세기 인연 깊은 어진 이들 거론조선 대표 학자… 동아시아 석학추사처럼 다산 현양 하면 어떨까무도한 권력 현인 탄압해선 안돼비애의 땅 과천서 다산 기려보자35년 넘도록 서울서 살다 지난해 봄, 과천으로 이사 와 경기도 사람이 된 지 한해 하고도 절반이 넘었다. 세상에서 주거환경이 가장 좋다는 전원도시 과천, 살아보니 역시 좋은 도시다. 북에는 관악산이 웅장하게 자리잡아 도시를 감싸주고 남으로는 긴 청계산이 나지막하게 병풍처럼 둘러싸며 넓게 뻗어내려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선사해주고 있다. 북으로는 서울과 경계를 삼고 서쪽으로는 안양시, 동쪽으로는 성남시, 남쪽으로는 의왕시와 맞대 있으며 사통팔달 교통의 중심지에 자리하고 있다.자연환경만 좋다해서 반드시 좋은 도시는 아니다. 문제는 그 도시 안에서 살았거나 인연이 있었던 사람이 문제다. 옛말에 '현인소과지지 산천유광(賢人所過之地 山川有光)'이라고 현인(賢人)이 지나간 곳에는 산과 내도 빛이 난다고 전해진다. 산천도 빛나게 하는 인물과의 인연이 없다면 그런 도시는 결코 유명한 도시가 될 수 없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자연환경의 아름다움 말고도 과천에는 어진 인물들과의 깊은 인연이 있으니 바로 다산 정약용과의 인연과 추사 김정희와의 관계가 매우 깊다. 조선 500년, 과천과의 인연이 깊은 어진이들이 많기도 했지만 우리 시대와 가장 가까운 19세기 동안 인물로는 다산과 추사를 거론할 수 있기 때문이다.누가 뭐라 해도 다산과 추사는 19세기 조선을 대표하던 학자였고 동아시아에서도 윗자리에 있던 석학이었다. '정약용은 재주와 학문이 일반인과는 비교할 수 없이 뛰어나, 경전·사서(史書)·제자백가 이외에 천문·지리·의약·잡방(雜方)의 책까지 넓고 정밀하게 꿰뚫어 알지 못한 것이 없었다. 13경(經)에 대하여 모두 새로운 학설을 세워 저술한 책이 집안에 가득하였다. '흠흠신서'나 '목민심서'와 같은 책은 모두 수사와 재판을 하고 백성을 다스리는 사람에게 매우 유용한 문자이다. 추사 김정희와 견주어도 재주가 높고 실학에 대한 업적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 [경인아고라] 도강고선(渡江顧船)
    칼럼

    [경인아고라] 도강고선(渡江顧船) 지면기사

    지난 정권 적폐청산 지나친 집착오히려 검찰정권시대 막 열어줘큰 강·작은 개울은 빗물로 이뤄져나날이 힘겨운 서민들 섭대천 고사작은 행복도 얻기 어려운 요즘이다돌아올 수 없는 강이 있다. 저승의 문턱 망각의 강 '레테'(Lethe)이다. 그리스·로마신화에서 죽음의 신 하데스는 망자들이 건너야 할 다섯개의 강을 두었다. 고통의 강, 비탄과 통곡의 강, 불의 강, 두려움과 약속의 강, 망각의 강이다. 누구라도 이 강물을 마시면 생전의 모든 기억을 잊는다고 한다.중국의 황하도 그렇다. 가수 김세레나가 부른 '성주풀이'는 '낙양성 십리허에 높고 낮은 저 무덤은 영웅호걸이 몇몇이며, 절세가인이 그 누구냐'고 시작한다. 뤄양(洛陽)에서 가까운 망산(邙山)의 북쪽이 북망산이다. 죽으면 가는 곳이다. 생전의 부귀영화도 간난신고도 한 줌 흙으로 돌아가는 거다. 이곳에 묻힌 제왕과 제후가 줄잡아 200명이라고 한다. 지금도 북망산 아래는 황하가 굽이치는데, 중국문명의 요람이자 수많은 왕조가 흥망성쇠를 거듭한 무대이다. 이따금 강이 범람하면서 북망산이 침식돼 지도가 바뀔 정도라고 한다. 산 아래 묻혔지만 졸지에 어복(魚腹)에 장사를 지낸 셈이 되는 것일까.북망산에서 황하를 건너면 용문석굴이다. 동굴이 1천352개, 불감이 785개가 새겨져 있다. 생자(生者)에게는 오늘의 거울이요, 사자(死者)에게는 저승에서의 영원한 안식을 의미하는 듯하다. 여기에서 황하는 이승과 저승을 가르며 흐른다. 강의 이편을 차안(此岸), 저편을 피안(彼岸)이라 부르는 것도 같은 맥락이겠다.인도인들이 어머니 강으로 부르는 갠지스에 장사를 지내는 것도 어쩌면 강의 원관념이 생명의 근원이면서 죽음을 품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마치 생사일여(生死一如)인 것처럼. 그래서 강을 건너는 것을 종종 죽음을 불사한 결단으로 여긴다.루비콘강을 건넌 시저가 "주사위는 던져졌다"고 했을 때, 그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길이라는 선언이다. 차안에서 피안으로 갈 수 있지만 피안에서 차안으로 되돌아올 수는 없는 것처럼 말이다.주역에도 섭대천(涉大川), 즉

  • 미스터 달팽이(이공명)
    만화

    미스터 달팽이(이공명) 지면기사

  • [사설] 새 국면 맞는 '의료개혁' 정부 자기점검 선행돼야
    사설

    [사설] 새 국면 맞는 '의료개혁' 정부 자기점검 선행돼야 지면기사

    대통령실과 정부 그리고 국민의힘이 2026학년도 의대 증원 규모 조정 가능성에 대해 모처럼 한목소리를 냈다. 지난달 26일 같은 내용의 제안을 했다가 대통령실의 즉각 거부에 직면했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6일 다시 의료개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를 야당과 의료계에 공식 제안하자 대통령실이 이번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2026학년도 증원 규모를 조정할 수 있으며 협의체도 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당정의 이런 기류 변화는 대통령 지지도의 하락 때문일 것이다. 전공의가 없는 응급실 상황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다가오는 추석 연휴 때 대형병원 응급실이 마비될 것이라는 우려가 국민들 사이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아주대병원이 지난 5일부터 매주 목요일마다 권역응급의료센터 제한 진료를 시행하고, 이대목동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는 매주 1회 성인 환자 진료 중단을 선언하는 등 대학병원 응급실의 비정상적 운영이 현실화되는 실정이다. 그 결과 9월 들어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지지도가 지난 2022년 8월 이후 2년여 만에 다시 20%대로 떨어졌다.대통령실로선 이렇게 낮은 국민적 지지로는 의료개혁을 비롯한 주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없다고 생각했음직하다. 심지어 탄핵의 명분까지 야당의 손에 쥐어줄 수 있다고 우려했을 법도 하다. "의대 증원 문제로 장기간 의료공백이 발생하면서 국민 불편이 가중되고 응급의료 불안이 크다"고 지적한 한동훈 대표의 발언이 그동안 잠자코 지켜보기만 하다가 최근 '응급실 뺑뺑이'를 계기로 연일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는 야당 측 주장과 사실상 똑같음에도 손을 들어주지 않을 수 없는 처지가 된 배경이다.사실 그동안 정부의 의료개혁 추진은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한 채 갈지자걸음을 걸어왔다. 의료계를 향한 강공과 유화책 제시를 질서 없이 반복하면서 결과적으로 의료개혁에 대한 높은 국민적 지지를 유지하는데 실패했다. 짜임새 있고 신뢰할 만한 후속대책도 내놓지 못함으로써 국민들을 실망시켰다. 한때 60%대의 국민 지지도를 확보했던 정부의 의료개혁 추진이

  • [사설] 수심위 불기소 권고, 가라앉지 않는 김 여사 논란
    사설

    [사설] 수심위 불기소 권고, 가라앉지 않는 김 여사 논란 지면기사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의혹 사건을 심의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지난 6일 김 여사 관련 모든 혐의에 대한 불기소 처분을 검찰에 권고했다. 검찰은 수심위의 권고를 받아들여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하고 사건을 종결할 전망이다. 최재영 목사는 김 여사 수심위에서 의견을 개진하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해 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를 의식한 듯 수심위는 최재영 목사의 의견서를 검토했다고 하지만, 김 여사 측과 검찰 수사팀만 직접 불러 '무혐의'를 주장하는 측의 의견만 들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공정성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최 목사는 김 여사 수심위의 필수 출석 대상은 아니지만 역대 수심위는 피의자와 입장이 다른 관계인들을 불러 의견을 물어본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수심위의 진행 방식으로 미루어 볼 때 결론은 사실상 이미 정해져 있는 절차였던 것으로 보인다.그간 수사팀은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배우자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기 때문에 김 여사를 처벌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리고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제공한 명품 가방 등은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 없는 단순 '감사' 표시라고 판단해왔다.수심위의 심의 결과에 따라 앞서 있었던 검찰의 김 여사 출장 조사 논란이 사그라들기는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수심위원들의 면면도 공개되지 않았고, 논의 내용에 대해서도 공개되지 않았다. 수심위의 형식적 절차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절차적 정당성을 위해서라도 수심위원들과 구체적 심의 내용 등이 공개됐으면 수심위 결론에 대한 논란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앞서 검찰은 김 여사에게 건넨 명품 가방이 대통령 직무와 관련이 없다는 논리를 펴왔지만 김 여사가 대통령 부인이 아니면 최 목사가 수백만원짜리 명품 가방을 건넬 리가 없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그 자체로 직무관련성이 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결국 검찰총장을 '패싱'하고 검사들 휴대폰까지 반납한 '황제조사'로 김 여사 측의 해명만 들어줬다.공직자 부인에 대해서는 청탁금지법상 처벌 조항이 없다고 하지만 최 목사가 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의 사후 국립

  • [경인만평] 응급환자 도착!!!
    만평

    [경인만평] 응급환자 도착!!! 지면기사

  • [참성단] 벌초(伐草) 단상
    참성단

    [참성단] 벌초(伐草) 단상 지면기사

    추석을 앞둔 몇 주말은 전국 도로가 추석 연휴 못지 않은 교통정체로 몸살을 앓는다. 언론은 벌초(伐草) 행렬 때문이라고 보도한다. 실제로 이맘때면 전국 곳곳에서 예초기 굉음이 요란하다. 추석을 알리는 전령사다. 그런데 도로를 꽉 메운 차량행렬이 벌초 행렬인지, 행락 행렬인지는 일일이 확인할 수 없으니 추정 보도에 가깝다.벌초는 조상 묘와 묘역의 잡초를 말끔하게 정리하는 일이다. 유교에서 조상과 후손은 상호 존재 이유다. 조상이 있기에 후손이 존재하고, 후손으로 인해 조상은 잊히지 않고 영생한다. 이를 확인하는 유교적 영생 의식이 제사이고, 벌초는 제사 전에 성역을 정화하는 통과의례다. 잡풀이 무성한 산소는 불효나 멸문의 증거로 여겨지기 십상이다.시대와 세태의 변화를 따라 벌초 문화도 급변했다. 지금도 후손들이 모여 문중의 묘역을 벌초하는 일이 흔하지만, 예전만큼은 아닐 테다. 화장률이 90%를 넘는 장례문화로 벌초가 생략되는 추세다. 화장 후 공·사립 납골당과 묘원에 유골을 안장하니 벌초할 일이 없어진 것이다. 제주도만의 추석 문화였던 벌초방학도 2010년을 전후로 흐지부지 사라졌다.가족납골묘로 산소를 대신하는 문중도 늘었다. 고향을 지키는 굽은 소나무의 자태는 여전해도, 선산을 지켜온 문중의 어른들은 타계했거나 벌초할 기력이 없다. 그래도 전국의 산야 양지 바른 땅을 차지한 산소가 부지기수다. 객지의 후손들은 조상 묘 관리에 애를 먹는다. 덕분에 벌초 대행업체들이 특수를 누린다. 지역농협, 산림조합, 민간업체에 벌초 대행을 의뢰하는 건수가 해마다 폭증한단다. 귀성열차 예매 대란 대신 벌초 대행 대란이 추석 신풍속이 될 날도 머지않다.문화는 당대의 사유의 총합이니 시대를 따라 변한다. 불교 국가였던 고려에선 흔했던 화장 문화가 성리학의 나라 조선에선 매장 문화로 바뀐 뒤 지금 다시 화장문화가 대세가 됐다. 제례 문화도 이와 같을 테니, MZ가 주류인 시대에는 벌초는 사라지고, 제사도 지방(紙榜)과 향 대신 스마트폰 '동영상'으로 선친을 소환하는 방식으로 변할지 모른다.의식(儀式)이 변한다고 의식(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