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사설] 시급한 맞춤형 노인일자리 확대 및 질적 개선
    사설

    [사설] 시급한 맞춤형 노인일자리 확대 및 질적 개선 지면기사

    전국의 폐지 줍는 노인이 1만5천여명에 육박한다. 보건복지부의 전수조사에 따르면 폐지 수집 노인은 전국에 1만4천831명인데 지역별로는 서울이 2천530명으로 가장 많았다. 경기 2천511명, 경남 1천540명, 부산 1천280명 순이었다. 이들의 평균연령은 78.1세로 초고령자이며 남성보다 근로 경험이 적은 여성이 절반 이상(55.3%)이다.이들 중 기초연금수급자는 1만3천86명이고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4천219명이었다. 일주일에 6일 동안 이른 새벽부터 낮은 밤까지 거리를 쏘다니며 폐지 수집으로 버는 돈은 월 16만원 남짓인데 기초연금과 보조금 등을 합치면 평균 소득은 월 76만6천원이었다. 폐지를 왜 줍느냐는 물음에 53.8%가 생계비 마련이라 답했다. 대부분의 폐지 수집 노인들은 자녀들이 분가해 부부 또는 1인 가구이다.폐지 줍기는 빈곤의 상징이어서 전국의 지자체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폐지 줍는 노인에게 수입이 2배가량 높고 안전한 일거리인 공공장소 담배꽁초 수거, 수변공원 환경미화원, 스쿨존 교통안내 등을 제공 중이다. 그러나 폐지 수집 어르신들의 참여는 매우 저조하다. 인천시가 관내의 폐지 수집 노인 584명에게 노인 일자리 사업 참여의향을 조사해보니 참여의사를 밝힌 응답자는 30명(5%)에 불과했다. 이유가 다양했으나 1년 단위인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했다가 이듬해 탈락을 우려하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40.4%로 OECD 회원국 평균보다 3배가량 높다. 한국은 선진국 중 노인 빈곤율이 1위이다. 그런데 2021년 기준 한국의 65세 이상 고용률은 34.9%로 OECD 평균(15%)보다 두 배 이상 높다. 일하는 노인 비중이 높은데도 빈곤율은 선진국 최고인 것이다. 55∼79세 고령층의 '일하고 싶다'고 밝힌 비율은 2012년 59.2%에서 2023년 68.5%로 크게 높아졌다.준비 안 된 지각 사회는 노인 빈곤으로 이어지고 있다. 연금제도가 제대로 정착하지 않은 상태에서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빠른 속도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때문이다. 우리나라 전체

  • [경인만평] 이젠 문도 안 닫히네
    만평

    [경인만평] 이젠 문도 안 닫히네 지면기사

  • [참성단] '절대퇴사맨'의 비애
    참성단

    [참성단] '절대퇴사맨'의 비애 지면기사

    지난해 한 일본 샐러리맨이 온라인에서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발단은 X(옛 트위터)에서 '절대퇴사맨'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45세 남성이 '오늘의 저녁식사'라며 올린 사진 한 장. 김 가루를 뿌린 밥 한공기에 반찬은 매실장아찌 1개와 계란말이뿐인 사진에 "달걀은 사치품"이라고 썼다. 이어진 글이 대박급 반전이었다. "20년 이상 이런 생활로 저금이 9천300만엔을 넘었다. 이젠 뭘 먹어도 맛있다."절대퇴사맨은 50세 이전 은퇴를 인생 목표로 정하고 안정적인 은퇴 생활 자금 1억엔을 모으기 위해 자린고비가 됐다. 의·식·주 지출을 극단적으로 줄이고 저축과 투자에 전념했다. 파이어족은 전세계 월급쟁이들의 꿈이지만, 각박한 현실 때문에 이룰 수 없는 꿈이기도 하다. 절대퇴사맨은 그 꿈을 이루려 은퇴 전 인생을 포기했다. 절박한 집념으로 이룰 수 없는 꿈에 접근한 그에게, 그처럼 할 수 없었던 샐러리맨들의 응원과 격려가 쏟아졌다."엔저가 지속되면 파이어족은 무리가 아닌가 한다. 21년간 무엇을 위해 열심히 (저축을) 해왔는지, 정말 무의미한 삶이었다." 절대퇴사맨이 1년 만에 우울한 심정을 X에 올렸다. 1억엔으로는 파이어족의 삶을 유지할 수 없다는 자조인데 애처롭다. 엔화 가치는 역대 최저다. 1억엔의 가치가 떨어졌다. 물가도 올랐고 오를 것이다. 그가 20년 넘게 통장에 입금한 돈을 자본주의 경제가 야금야금 훔쳐갔다. 50세에 은퇴해 1억엔으로 평균수명을 살려면 평생 밥 한 공기에 장아찌만 먹어야 할 수도 있다. 그도 모자라 일자리를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절대퇴사맨의 우울증은 자본주의 사회 임금노동자들의 절망을 대변한다. 양극화된 노동시장의 한편에 몰린 절대 다수의 노동자들은 임금을 모아 노후를 준비하는 일이 불가능하다. 노동자의 잉여 자본은 물가가 다 잡아 먹는다. 자본과 자원을 독점한 거대 금융·기술 플랫폼의 노동 착취는 집요하다. 공산주의는 빈곤의 평등으로 망했다면, 자본주의는 빈부의 양극화로 위기에 처했다. 인류의 역사는 배부른 소수와 배고픈 다수의 동거를 용인하지 않았다.소수

  • [데스크칼럼] 인구 절벽 현실로 다가온 시대
    데스크칼럼

    [데스크칼럼] 인구 절벽 현실로 다가온 시대 지면기사

    경기도, 저출생 관련 TF 출범… 정책 앞장공무원 대상 '4·6·1 육아응원근무제' 눈길이달까지 시범운영… 내년 전면 시행 방침인구 유지 위해선 국민 모두의공감대 중요요즘 국내 프로야구 열기가 뜨겁다. 각 팀의 순위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연일 만원 관중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대표 프로스포츠인 야구를 비롯 축구 등도 인기를 끌면서 국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수십년 뒤 프로축구장과 프로야구장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까. 과연 지금처럼 만원 관중을 이룰 수 있을까.인구절벽이 현실로 다가온 요즘이다. 벌써 지방의 군소 도시는 소멸되고 있다는 데 걱정이 앞선다. 국력을 평가하는 요소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인구라고 한다. 인구 감소의 영향으로 노령화 시대는 더 빠르게 진행하면서 국가 경쟁력은 감소하고, 저출산 문제는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올해 1분기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이 0.76명을 기록하면서 역대 1분기 기준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출산율 통계는 '역대 최저'라는 표현이 이제 흔한 말인 것처럼 국민 모두가 느끼는 감정은 점점 무뎌지고 있는 상황이다.저출산 해법을 놓고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무용지물이 된 지도 오래다. 하지만 더는 방관할 시간이 없다. 정부는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2024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를 열고 '저출생대응기획부' 출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윤 대통령은 그동안의 저출생 정책을 냉정하게 재평가하고 해외의 성공, 실패 사례까지 철저히 조사 후 ▲일·가정 양립 ▲양육 ▲주거 등 3대 핵심 분야에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지방자치단체도 저출산 문제를 놓고 다양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 특히 경기도는 저출생 관련 TF를 출범해 정책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도의 합계 출산율은 지난해 기준 0.77명으로 전국(0.72명)보다 높다. 출생아 수는 6만8천800명으로 전국(23만명)의 30%를 기

  • [경제전망대] 트럼프, 그가 다시 돌아온다
    칼럼

    [경제전망대] 트럼프, 그가 다시 돌아온다 지면기사

    저격범 총알도 피한 행운의 사나이권좌에 오를 가능성 높아지는 상황우리에겐 스트레스풀 정치인 '악명'금수저에 인성 거칠고 오만한 인물위기를 기회로 반전할 지혜 모아야살다 보면 주변에 억수로 운이 좋은 사람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그중 한 사람이다. 며칠 전 저격범이 쏜 총알도 피한 대단한 행운의 사나이이다. 대선 판도까지 출렁이는 사건으로 그에게 유리한 일인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추세상 그가 다시 권좌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그는 부동산 재벌의 금수저로 태어나 대통령이 되기 전 부동산 사업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TV쇼 진행자, 영화출연 등 인기 있는 유명인이며 미국의 상류층 여피족의 전형이었다. 미국 역대 두번째 최고령 대통령이며 보유재산이 가장 많고, 레이건에 이은 두번째 셀러브리티 출신 대통령이었다.국익 우선주의를 앞세워 좌충우돌 거침없는 행보에 세계가 놀라고 특히 우리에게는 스트레스풀한 정치인으로 악명 높았다. 사람에게는 그 사람 됨됨이에 대한 예측 가능한 인성이 있는데 트럼프는 스스로의 평가처럼 '예측 불가능'한 성향의 사람이다.운칠기삼(運七技三), 세상의 모든 일의 성패는 운이 7할이고 재주와 노력이 3할이라는 얘기이다. 흔히 고스톱판에서 많이 쓰지만, 어원을 살펴보면 중국 청나라 시대에 포송령이 쓴 기담 모음집 요재지이(聊齋志異)라는 책에 등장하는 기담이다. 옛날 과거시험에 늘 낙방만 하니 아내마저 도망가버린 어느 억울한 선비가 목숨을 끊으려다 원통해서 옥황상제에게 따졌다. 어찌하여 나보다 못한 선비들은 과거에 급제하고 왜 나만 매번 낙방하는지 물었다. 곰곰이 생각하던 옥황상제가 정의의 신과 운명의 신을 불러 술 대작을 시키며 말하기를 "만일 정의의 신이 이기면 네가 억울해하는 말이 옳지만, 운명의 신이 이기면 세상 이치가 다 그런 것이려니 하고 단념하도록 하여라"라고 했다. 술 내기 결과는 운명의 신이 술 일곱 잔을 마셔 승리하고 술 석 잔을 마신 정의의 신이 패하고 말았다. 이에 옥황상제가 선비에게 이르길 "세상의 일은 정의 대로만 행해지는 것이 아

  • [톡(talk)!세상] '개근거지'라는 말의 두려움
    칼럼

    [톡(talk)!세상] '개근거지'라는 말의 두려움 지면기사

    외신도 소개한 한국의 특이한 단어개근, 자기관리 상징 같은 기록인데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의욕 꺾는 말물질만능주의·경쟁 민낯 같아 씁쓸아이들에 정신 풍요로움 가르쳐야저는 나이가 30대 중반이 넘도록 거지로 살았습니다. 40대가 가까워서야 비로소 거지 신세를 면했지요. 아버지는 30년 넘게 공직에 근무하셨지만 물려받은 재산이 없다 보니 자식들과 가족들의 부양을 위해 그저 성실하게 직장 생활에 충실하셨습니다. 5남매를 낳아 빠듯한 살림에 모두 고등교육까지 시켜주셨으니 자식들로서는 감사한 마음뿐이지요. 그러다가 제가 검사가 되고 난 후 부모님을 모시고 난생 처음 해외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비로소 저와 저희 부모님은 거지 신세에서 벗어나게 된 것이지요. 이쯤 되면 무슨 말인지 다들 눈치채셨을 것입니다. 바로 요즘 유행하는 신조어인 '개근거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저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12년 동안 개근을 했습니다. 단 하루의 결석이나 조퇴도 없이 학교를 다녔다는 뜻이지요. 23년 가량 검사 생활을 하면서도 휴가기간을 빼고 조퇴나 결근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심지어 대학원 최고위 과정을 다닐 때에도 개근상을 받았지요. 저에게는 수료증보다 더 값진 것이었습니다. SNS에 그 사실을 알렸더니 많은 분들이 신기해 하시면서도 축하의 말씀을 해주셨지요.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개근상은 다음과 같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초등학교의 경우 6년을, 중고등학교의 경우 3년을 그 학교에서 한 교시도 빠짐없이 모두 출석하였을 때 받을 수 있는 상이다. 병결 등이 없고, 늦잠 등의 지각이 하나도 없어야 하므로 학교에서 성적이나 대회 등으로 받는 상들을 제외하면 가장 받기 어려운 상 중 하나이다'. 어떤가요. 아주 자랑스러운 상이 아닌가요. 학교만이 아닙니다. 스포츠 분야에 있어서도 개근상은 받기 매우 어려운 상입니다. 그래서 경기에 빠짐없이 출전하는 '연속 경기 출장'과 같은 기록에는 찬사가 잇따릅니다. 실력도 좋아야 하지만 몸 관리도 잘해야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이기 때문이지요. 한 마디로 자기 관리의 상징과

  • [노트북] 당연할 것이라는 편견
    노트북

    [노트북] 당연할 것이라는 편견 지면기사

    '편견 : 공정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경기도가 올해부터 노인 돌봄사업에 전면적으로 AI(인공지능)를 도입했다. AI 상담원이 1주일에 한 번씩 독거노인에게 전화하는 AI 말벗서비스 사업을 알게 된 것은 지난 1월이었다. 당시 취재는 편견으로 시작됐다. '독거노인에게 일주일에 한 번 전화하는 게 어떤 효과가 있을까, 아마도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편견으로 취재에 착수했지만 상황은 예상과 달랐다.일주일에 한 번 오는 안부 전화가 적정하다는 어르신들의 의견도 있었고, 사업의 기반이 되는 네이버 클로버 측에서도 주 1회가 적절하다는 의견이었다. 결국 AI 말벗서비스는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올해 운영 두 달만에 사업 목표량인 5천만명을 달성했다. AI 상담원이 위기 징후를 감지해 복지서비스를 연계한 사례도 다수다.지난 6월 다시 AI 말벗서비스를 취재할 때도 편견이 작용했다. 독거노인이면 홀로 지내기 때문에 적적할 것이라는 편견, 이로 인해 말동무가 필요할 것이라는 편견이었다. 편견은 또 뒤집혔다. 말벗서비스를 활발히 이용하는 공모(78)씨는 "혼자 지내는 삶이 즐겁다. 나름대로 드라마도 보고, 책을 읽기도 하고 USB에 좋아하는 영상들을 담아서 보면서 시간을 보낸다"며 "적적해서 AI 안부 전화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공공서비스에 대한 책임감으로 전화를 받는다"고 말했다.취재를 하면서 원하는 대답을 얻지 못하면 막막함에 빠질 때가 있다. 그런 질문의 대부분은 확신이 아닌 의심에서 시작된 편견이었다. 기자를 준비하며 종종 읽었던 '저널리즘의 기본원칙'을 펼쳐봤다. '기자는 자신이 갖고 있는 편견의 관리자가 되어야 한다'. 편견은 특정 계층에 대한 선입견을 만들기도 하고 정책의 확장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기자를 준비하며 편견을 경계해야 한다고 글을 쓴 적이 있다. 그때의 다짐을 돌이켜 본다. /이영선 정치부 기자 zero@kyeongin.com이영선 정치부 기자

  • 미스터 달팽이(이공명)
    만화

    미스터 달팽이(이공명) 지면기사

  • [사설] 택시기사 복장 정도는 노사 자율로 정하면 안 되나
    사설

    [사설] 택시기사 복장 정도는 노사 자율로 정하면 안 되나 지면기사

    용인시가 16일 밝힌 '택시운송 서비스 증진 개선명령'이 작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관내 고급형 택시의 관외영업 제한 규제와 택시기사 금지 복장 규정을 담은 행정명령인데 택시기사 금지 복장이 논란거리가 됐다.금지된 복장은 구체적이다. 쫄티·민소매 상의와 반바지·칠부바지는 입을 수 없다. 슬리퍼를 신을 수 없고 맨발 운행은 금지다. 감염병 유행 때를 제외한 마스크 착용도 안된다. 미풍양속 저해 문구가 있는 상의, 낡고 혐오스러운 모자처럼 객관적 판단이 힘든 금지 복장도 있다. 위반하면 사업자에게 과징금 10만원, 기사에게 과태료 10만원을 부과한다.복장 규제는 단정한 용모로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택시 기사의 직업적 윤리와 상식 때문에 당연한 듯싶다. 하지만 택시 기사들은 금지 복장을 나열해 벌금으로 강요하면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고 반발한다. 기사의 상식과 윤리에 맡길 일에 행정이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얘기다.택시기사 복장 규제는 해묵은 논란거리다. 서울시 논란이 대표적이다. 지정복장제를 시행했던 서울시는 택시기사들의 반발로 2011년 자율복장제로 바꾸고 금지복장 규정을 적용했다. 그러다 2017년 지정복장제로 회귀하면서 16억원의 예산으로 법인 택지기사 전원에게 조끼와 와이셔츠를 지급했다. 기사들이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고, 인권위는 2019년 택시기사들의 자기결정권 침해로 판단하고 명령 철회를 결정했다. 서울시는 불량복장을 금지하는 선으로 다시 후퇴했고, 그 내용은 이번 용인시 명령과 대동소이하다.금지 복장을 한 기사가 운전하는 택시를 탄 승객은 불쾌하거나 심지어 위협을 느낄 수 있다. 뒤집어 생각하면 불량한 복장으로 손님에게 위화감을 조성할 택시기사는 드물다고 봐야 한다. 손해가 자신과 업계에 미치기 때문이다. 극소수의 복장 불량 기사를 단속하려 대다수가 상식적이고 윤리적인 기사 집단을 규제하는 행정의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 민원이 문제라면 민원으로 인한 손실의 당사자인 택시업체와 기사간의 자율 규제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다. 규제와 벌금 행정이 아니라 택시 노사 자율협약을 권

  • [사설] 인천시도시재생지원센터 개선안에 거는 기대
    사설

    [사설] 인천시도시재생지원센터 개선안에 거는 기대 지면기사

    인천시도시재생지원센터 운영 개선안이 나왔다. 도시재생지원센터 운영을 인천도시공사에 맡기는 '공공 위탁' 방식을 유지하면서 도시재생사업의 시민 체감도를 높이겠다는 게 뼈대다. 인천시는 개선안 마련을 위해 공공 위탁·민간 위탁·재단 설립 등을 검토했는데, 공공성과 도시재생 관련 전문성을 갖춘 인천도시공사에 맡기는 게 적합하다고 봤다. 이로써 인천도시공사가 2027년까지 도시재생지원센터를 운영하게 됐다. 인천도시공사는 도시재생지원센터가 개소한 2018년부터 운영을 맡고 있는 만큼 충분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인천시가 내놓은 도시재생지원센터 개선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사후 관리 강화'다. 도시재생지원센터가 지원하는 사업은 저층 주거지·더불어 마을·새뜰마을 등 소규모가 많다. 이들 사업은 흔히 생각하는 '전면 철거 후 재개발'과 성격이 다르다. 마을 공동체를 활용해 주민 주도로 도시재생을 꾀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마을 공동체와 지역 거버넌스 구축을 중시하는 이유는 '지속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인데, 마중물 사업이 끝나면 공동 이용시설 활용도가 낮아지거나 주민 활동이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사후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마중물 사업 또한 의미가 무색하다. 늦은 감은 있지만 인천시가 '도시재생사업 사후 관리 조례'를 만들어 사후 관리를 지원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고 하니 다행이다.도시재생지원센터가 소규모 도시재생사업을 주도할 수는 없다. 마을 공동체가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컨설팅·모니터링 등 지원 체계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 예산이 한정돼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나눠 먹기식으로 사업 건수를 늘리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인천은 경제자유구역 개발 등으로 신도시와 구도심 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구도심 주요 거점을 주거·산업·관광단지로 탈바꿈하는 대규모 재생사업도 진행되고 있지만, 모든 구도심을 이 같은 방식으로 재개발할 수 없다. 전면 철거 후 재개발 방식은 주민 간 이해관계가 갈려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