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노벨평화상과 북한
    참성단

    [참성단]노벨평화상과 북한 지면기사

    역설적으로 북한의 노벨평화상 공적이 지대(至大)하다. 그걸 두 번씩이나 타도록 명분 제공을 한 나라가 북한이기 때문이다. 2000년 6월 13일 평양 순안공항에 내린 DJ를 김정일이 얼싸안는 바람에 노벨평화상을 타도록 했고 이번에도 그랬다. 노르웨이 노벨상위원회는 국제 NGO(비정부기구)인 핵병기폐절국제캠페인(ICAN)에 상을 주는 주된 이유가 북한의 핵 위협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데 북한이 핵을 버릴까. 1945년 8월 일본에 사상 최초로 원폭 투하를 명령한 트루먼 미국 대통령, 그 손자 클리프튼 트루먼(60)이 지난 6일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 인터뷰에서 "조부의 용단은 전쟁 종지부를 찍기 위한 고육책이었다"고 한 말과 스위스 제네바의 ICAN 사무국장 베아트리스 퓐(34)이 "이번 상은 일본 피폭자 전원에게도 주는 상"이라고 언급한 것도 김정은은 들었을 터이건만….러시아 핵탄두는 7천개, 미국은 6천800개다. 프랑스 300개, 중국 270개에 이어 영국(215) 파키스탄(130~140) 인도(120~130) 이스라엘(80) 순이다. 북한은 10~20개지만 얼마나 늘어날지 모른다. 바로 그 점 때문에 북한이 위험하다는 것이고 기타 핵보유국이 핵을 사용할 염려는 거의 없다는 게 노벨상위원회 견해다. 그런데 그 핵 덕분에 노벨평화상을 거머쥔 개인 또는 단체는 ICAN 외에도 다수다. 1962년 미국의 라이너스 폴링, 1974년 일본의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1975년 소련의 안드레이 사하로프, 1985년 핵전쟁방지국제의사회, 1995년 피그워시회의, 2005년 국제원자력기구(IAEA), 2009년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 아이러니컬하게도 북한이 핵을 버리지 않는 한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더 나올지 모른다. 8일 중국 인민일보가 보도했다. '조선은 로동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七屆二中全會)에서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 병진노선(經濟建設和核武力建設竝進路線)을 천명했다'고. 결코 핵 폐기는 없다는 거다. 안톤 모로조프 등 러시아 하원 의원 3명은 또 지난 6일 방북,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조선

  • [참성단]미군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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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미군 철수 지면기사

    주한 미군 철수의 끔찍한 교훈은 300여만 명의 사상자를 낸 6·25 한국전쟁이 말해준다. 1950년 6월 25일~53년 7월 27일의 그 동족상잔 전쟁이 종전도 아닌 휴전으로 포성과 초연(硝煙)이 멎고 걷힌 지 64년. 그간 북한이 어찌했던가. 크고 작은 도발을 육상 해상 공중에서 수도 없이 해왔다. 그러나 전면전을 재개하지 못한 건 전적으로 주한 미국 때문이었다. 일제 해방 직후인 1945년 9월 8일부터 남한에 주둔한 미군이 철수한 건 49년 6월로 4년여 만이었다. 1950년 1월 발효된 이른바 '애치슨라인(Acheson line)'으로 미국의 방위선에서 한국이 제외됐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주한 미군이 철수한 지 불과 1년 만에 북한이 전면남침을 감행했고 그게 바로 6·25라는 전쟁이었다. 그 때 미군은 한국 방어를 위해 16개 유엔군 대표로 참전, 3만6천574명이나 전사하면서 자유 대한을 구출해 오늘에 이른 것이다.그런 미군이 다시 철수한다면 어떻게 될까. 현재 미군이 주둔해 있는 경우야 인계철선(引繼鐵線→trip wires) 역할로 침략 방어에 자동 개입이 보장되지만 일단 철수했다 하면 사정은 사뭇 달라진다. 한미동맹이 그대로 유지된다 해도 미군 자동파견 개입은 불확실해지고 미국 의회 승인 과정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 처절한 역사 교훈은 베트남의 경우다. 자유민주 진영인 남베트남으로부터 미군이 철수한 건 1973년 3월이었고 그 2년 만에 남베트남은 북베트남에 의해 적화통일의 비극을 고스란히 당했던 거다. 당시 남베트남은 경제와 군사력이 우위였다. 그런데도 1973년 그 해 체결된 '베트남 평화협정'을 근거로 북측이 미군 철수와 포로 교환, 현 상태로의 정전을 집요하게 주장했고 남측이 그대로 응했던 결과가 그랬다. 그게 바로 역사의 교훈이고 한국의 반면교사가 아니고 뭔가.'북핵을 용인해야' '한미동맹이 깨진다 해도' 따위 발언이 거침없이 튀어나오는가 하면 서울 광화문광장 미국대사관 앞에선 '주한 미군 물러가라'는 시위까지 벌어지는 판이다. '전시작전권 환수

  • [참성단]생거진천 사거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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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생거진천 사거용인 지면기사

    '생거진천 사거용인(生居鎭川 死居龍仁)'이라는 말이 있다. 살아서는 진천 땅에, 죽어서는 용인땅에 거하는 게 좋다는 뜻으로 풍수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쳐 양택(陽宅)은 진천이, 음택(陰宅)은 용인이 최고라는 인식까지 심어줬다. 그런데 이 말이 어디서 어떻게 유래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정설이 없다. 유래를 설명하는 대략 20여 가지의 설화가 존재하며, 실제 인물과 관련됐다고 보는 학자들도 있는데 현재까지는 사실에 근거한 것이라기보다는 설화가 구전되면서 생겨났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해 보인다.크게 보면 두 가지 설화로 나뉜다. 하나는 용인에 살던 한 남성이 낮잠을 자다 갑작스런 천둥벼락으로 굴러떨어진 돌에 깔려 비명횡사 했고 염라대왕 앞에 가서 억울함을 호소하자 이승으로 돌아오게 되는데, 시신이 커다란 돌에 깔려 있는 탓에 진천에 있는 부잣집 아들의 몸을 빌려 환생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남자는 비록 진천에서 결혼을 했지만, 용인에서 함께 살던 아내를 잊지 못해 결국 그녀를 다시 찾게 되고 진천에서 함께 살다 천수를 다하고 죽는다. 그런데 용인에 있던 아들들과 진천의 아들들이 서로 아버지의 혼백을 모시겠다고 싸움을 벌였고, 진천 군수가 중재에 나서 "아버지가 살아서는 진천에서 머물렀으니 죽어서는 용인의 아들이 모시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한다. 다른 하나는 저승사자가 용인의 '추천석'을 잡아가야 하는데 그와 한날 한시에 태어난 진천의 추천석을 잡아가는 바람에 혼란이 생겼고, 이미 장사를 지낸 탓에 자신의 몸이 아닌 용인의 추천석으로 환생하게 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진천 사람임을 계속 주장했고, 가족들은 그가 누구인지 판결해 달라고 원님에게 요청하게 된다. 이에 원님은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볼 때 저 추천석은 진천에 살던 사람이 틀림없다. 그러므로 그의 주장대로 살아서는 진천에 살도록 하고, 대신 죽어서는 용인땅으로 돌아가도록 하라"고 판결했다.지난 50여년간 각종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의 산실 노릇을 톡톡히 한 태릉선수촌이 그 임무를 마감하고, 한국 엘리트 스포츠의 새 요람이 될 진천선수

  • [참성단]추석 '한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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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추석 '한가위' 지면기사

    추석은 음력 8월 15일로, '한가위'라 불린다. 설, 단오절과 함께 우리 민족 3대 명절이다. 송편을 빚어 차례를 지내고 보름달 아래 노닐며 소원을 빈다. 아낙네들이 모여 둥근 원을 그리는 강강술래가 대표 세시풍속이다.같은 날 중국은 중추절을 지낸다. 춘절에는 못 미치지만 가족이 모여 제사를 지내고 구경을 하며 소원을 비는 등 우리와 비슷하다. 둥근 달을 연상케 하는 월병을 빚어 이웃과 나눠 먹는다.베트남도 '쭝투(Trung Thu)'라 부르는 이맘때 명절이 있다. 우리가 송편을 만들어 먹는 것처럼 잉어나 국화 모양 등이 새겨진 빵을 만들어 가족, 이웃과 나눠 먹는다. 이날은 또 베트남의 어린이날이기도 하다. 낮에는 어린이들의 길거리 공연이 이어지고 밤에는 거리행진이 장관이다. 아이들은 곰, 금붕어, 잉어 등 자신이 좋아하는 귀여운 동물 모양의 손등을 들고 참여한다. 어른들은 행진하는 아이들에게 과자를 나누어주며 건강을 빌어준다.필리핀은 매년 11월 1일 '만성절'이 최대 명절이다. 음식과 촛불을 준비해 조상의 묘지를 방문하고, 그곳에서 밤을 지새우면서 가족과 함께 고인의 넋을 기린다. 무덤가에는 수많은 촛불과 꽃들이 장식돼 장관을 이룬다. 백화점, 음식점, 놀이공원 등에서는 마녀와 괴물, 만화 주인공 등의 복장을 한 직원들이 명절을 맞은 아이들을 위해 축제 분위기를 만든다.러시아에도 추석과 비슷한 명절이 있다. 11월 8일 직전의 토요일인 '성 드미트리 토요일'이다. 역시 친척이 모여 햇곡식과 과일로 음식을 나누고, 성묘를 가기도 한다. 1380년 돈 강 유역에서 몽골군을 상대로 대승한 드미트리 돈스크 공(公)이 이날 전사자들을 추모하는 모임을 한 게 유래다.세시 풍속은 달라도 각국 명절엔 공통어가 있다. 고향과 가족이다. 엄마 품 같은 고향에서 잠시나마 타향살이의 고달픔을 잊는다. 온 가족이 모여 준비한 음식을 나누고 정담(情談)을 나눈다. 어지럽고 사나운 시절이다. 어깨가 처진 젊은이들이 많다. 모든 이에게 휴식이 되고 위안이 되는 명절이 되기를 달님에게 빌어 본다. /홍정표 논설

  • [참성단]정치 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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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정치 보복 지면기사

    미국엔 정치 보복, 정권 보복이 없다. 전직 대통령들은 자유자재 태평천하다. 2001년 퇴임 후 2014년 6월까지 빌 클린턴의 강연은 542회. 매회 25만~75만 달러를 받아 1천억 원을 벌었다. 성급하게도 2004년 58세에 출판한 회고록 '마이 라이프'의 출판 계약금과 인세만 해도 엄청나다. 그런 그가 소설을 집필 중이라고 했고 TV 드라마로도 제작된다는 거다. 평소 언론 인터뷰 때마다 스릴러와 미스터리 소설의 광적 팬임을 자처했던 그의 자필 소설 제목은 'the president is missing(대통령 행방불명)'으로 내년 6월 출간 예정이라고 했다. 그런데 단독 집필이 아닌 공동 집필이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스릴러물 거장인 제임스 패터슨과 함께 쓴다는 거다. 미국 전직 대통령들은 단연 영욕의 榮, 명암의 明쪽이다. 지난 1월 퇴임한 오바마만 해도 불과 56세에 회고록 출판 계약금 6천만 달러를 받았고 강연과 여행 등 자유만끽이다.그런가하면 정치 보복, 정권 보복이 횡행하는 나라도 많다. 최근의 예만 해도 이집트의 무바라크 대통령(89)이 수도 카이로 군 병원 연금에서 풀려난 건 지난 3월 24일이었다. 2011년 이른바 '아랍의 봄' 민주화운동 때 정권을 빼앗긴 채 2012년 종신형을 선고받고 6년간 입원 중이었고 죄목은 '독재'였다. 그런데 그 이집트의 모르시(Morsi) 전 대통령(66)도 바로 지난 16일 대법원에 해당하는 파기원(破棄院)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군 기밀 정보 등을 카타르에 누설했다는 죄였지만 그 또한 정치 보복이다. 대한민국의 정치 보복, 정권 보복도 목불인견이다. 재판 과정의 송장 같은 박근혜를 비롯해 MB, 저승의 노무현까지 거슬러 추악한 정치보복 싸움이 불붙었기 때문이다.서울시장 박원순은 MB가 노무현에게 정치보복을 했다며 MB를 고발했고 야당의 정진석 의원은 '무슨 소리냐. 그는 부부싸움 끝에 자살했다'고 하자 노무현 아들이 정 의원을 사자(死者)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블랙리스트다 뭐다 영화배우 코미디언 작가까지 보복 당했다는 해원(解

  • [참성단]북한 고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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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북한 고립화 지면기사

    미국과 유엔안보리의 북한 고립화 성과는 있나. 지난 3일 6차 핵실험 후 '외교적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persona non grata)'로 북한 대사를 추방한 나라는 7일의 멕시코에 이어 8일 필리핀 태국 우간다, 11일 페루, 17일 쿠웨이트, 18일 스페인으로 이어졌다. 유럽에선 북한과의 유일한 비수교국인 프랑스를 예외로 친다면 스페인의 결단이야말로 주목을 끌었다. 중국이 대만을 '하나의 중국'으로 여기는 탓에 유엔가입도 못한 그 대만까지도 지난 22일 북한과의 무역을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유엔 비회원국이긴 하지만 안보리와 미국의 대북제재에 동참하겠다는 거다. 대만의 작년도 대북 수출은 56만 달러, 수입은 1천200만 달러였다. 그런 추세라면 미국의 북한 고립화 정책이 꽤는 먹혀드는 듯싶다.지난 21일 틸러슨 국무장관은 유엔안보리 각료회의에서 '북한 핵개발은 김정은 정권을 고립시킬 뿐'이라고 했고 므뉴신 재무장관은 '북한과의 거래은행은 미국 내 영업을 못한다'고 경고했다. 미국 입국불허 국가에도 북한을 포함시켰고…. EU도 '대북 송금을 1인 1회 1만5천유로(약 2천만 원)에서 5천 유로로 인하한다'고 발표했고 투자도 규제하겠단다. 저러다가 북한은 멀지 않아 완전 고립되는 거 아닐까. 아니다. 러시아에서 '끼따이'로 부르는 중국과 중국에서 '어루어쓰(俄羅斯)'로 호칭하는 러시아가 있는 한 그렇다. 라브로프(Lavrov) 러시아 외상은 틸러슨이 북한 고립화를 언급한 바로 그날 '어떤 단독제재에도 반대한다'고 했고 왕이(王毅) 중국 외상도 '조선반도의 어떤 긴장 고조도 배격한다'고 말했다. 중·러만이 아니다. 지난달 현재 북한과의 수교국은 무려 154개국(192 유엔회원국 중)이었다. 그런데 북한도 한심하지만 남한도 그렇다. 북한 10만 군중이 김일성광장에서 반미 집회를 벌인 23일 서울에서도 똑같이 반미 시위가 벌어졌다. 반 사드단체가 주한미군 철수를 절규한 거다. 저들의 정체가 뭔가. 어떻게 북한처럼 주한미군 철수를 부르짖을 수 있다는 건가. 주한

  • [참성단]리용호의 유엔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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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리용호의 유엔연설 지면기사

    유엔 연설이 어이없고 개탄스럽다. 북한 외상 리용호의 23일 연설은 발악적 험구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과대망상이 겹친 정신이상자'라고 했고 '거짓말 왕초, 악통령, 투전꾼'에다가 '최고통사령관'이라고 매도했다. '최고통'이 뭘까. 최고 대통령 '最高統'이 아니라 '最苦痛'이라는 건가. 그는 '우리 공화국만 핵실험을 말라는 안보리 결의를 거부한다'고 했고 '미국의 공격 기미가 보이면 선제공격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어 '우리 공화국의 최종목표는 미국과 힘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라고 했다. 형님국가 중국을 제치고 G2 국가로 올라서겠다는 건가. 지난 19일 트럼프는 기조연설에서 북한을 가리켜 'rogue regime(불량 국가), wicked few(악, 사악)'이라고 했다.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axis of evil)'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자 김정은은 '말귀 못 알아듣는 늙다리'라며 트럼프 노인을 폄하했다. 리용호 연설 이틀 전의 문재인 대통령 연설은 어땠던가. 전자가 욕설에 가까운 도발적 서사(敍事), 현실적 실사(實事) 용어 나열이었다면 후자는 감성적, 서정적인 허사(虛辭)였다. 문 대통령은 유엔을 '일류 지성이 만든 최고의 제도적 발명품'이라며 힘없고 유명무실한 유엔을 치켜세웠고 엉뚱하게도 '촛불'을 열 번이나 되뇌었다. 도대체 작금의 한반도 전쟁 공포 분위기와 촛불 시위가 무슨 연관이 있다는 건가. '평창올림픽에 북한이 참가, 남북이 공동 응원하는 걸 상상하면 가슴이 뜨겁다'고도 했다. 그런데 괴이한 건 그런 감동(?)적인 연설에도 회의장은 휑하니 썰렁했고 박수 한 번 없었다는 거다. 남북 연설 모두 끝날 때의 의례적인 박수 외에는…. 2015년 9월 박근혜 대통령 기조연설 때는 아니 그랬건만.유엔이 막말 경연장인가. 리비아의 독재자, 속칭 '카다피 대좌'는 2009년 연설에서 장장 96분간 유엔을 매도했다. 창설 후 65차례의 전쟁에 유엔은 속수무책, 무능하기만 했다는 거다. 그 말이 새삼 곱씹히는 건 북한이 세계 평화질

  • [참성단]조개죽방죽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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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조개죽방죽의 비밀 지면기사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에 위치한 만석공원은 1998년에 조성됐는데 '만석거(萬石渠)'라는 저수지를 중심으로 공원이 만들어져 그런 이름이 붙었다. 만석거는 정조가 1795년 수원 화성(華城)을 쌓으면서 인근에 입주한 사람들이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만든 것으로 그의 위민(爲民) 사상이 잘 담긴 시설물이다. 정조는 화성을 중심으로 여러 개의 인공 호수를 파고 제방(방죽)을 축조했는데, 북쪽에 있는 것이 만석거이고 서쪽에 있는 것이 축만제(祝萬堤·수원시 서둔동), 남쪽에 있는 것이 만년제(萬年堤·화성시 안녕동)다. 동쪽(수원시 지동)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제방은 현재 그 흔적을 찾을 수 없다.사실 수원 사람들은 만석거라는 용어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 이 저수지는 오랫동안 '조개죽방죽'으로 불려 왔다. 그래서 조개죽방죽이라는 용어를 쓰는 사람은 진짜 수원 토박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어린 시절 이 용어에 대해 무척 궁금했는데 속 시원하게 알려주는 이가 아무도 없었다. 오죽하면 호수에서 조개가 나왔거나 아니면 근처에서 조개죽을 만들어 팔았었나 하는 의구심까지 들었다.그에 대한 해답은 다음과 같다. 정조는 만석거를 만들면서 저수지 앞에 '영화정(迎華亭)'이라는 정자를 함께 만들었다. 지난해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발견된 정리의궤(整理儀軌)를 보면 '영화정도'라는 채색 그림이 들어있는데, 당시 만석거의 상황을 정확하게 보여준다. 물 위에는 연꽃이, 저수지 주변에는 버드나무가 수려하게 피어 있고 배 두 척이 한가롭게 떠 있어 무척이나 아름답게 느껴진다. 이 영화정의 다른 이름이 '교귀정(交龜亭)'이었다. 화성 유수(留守) 교체 때 신임 유수가 이 정자에서 거북이(龜) 모양의 도장 반쪽을 가져와 전임 관리의 도장 반쪽과 맞대 보고 임무를 교대하는 관행이 있어 이곳을 그렇게 불렀던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교귀정을 '조기정'으로 잘못 알아듣고 만석거를 '조기정방죽'으로 부르다가 세월이 지나면서 '조개죽방죽'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이 만석거가 다음 달 10일 멕시코에서 열리는 국제관개배수위

  • [참성단]내수(內需)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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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내수(內需) 실종 지면기사

    추석을 앞둔 상인들의 표정이 어둡다. 전통시장은 명절 대목이 실종된 지 오래지만 '올해는 해도 너무하다'고 아우성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도 과일과 한우 등 고가의 선물코너가 한산한 모습이다. 불경기로 씀씀이가 줄어든 데다 이른바 '김영란 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올해는 김영란법 적용을 받는 첫 추석 명절이다. 3-5-10(식사 3만원 이하, 선물 5만원 이하, 경조사비 10만원 이하) 상한선은 명절 때 위력을 발휘한다. 한우 선물을 찾는 고객들이 '5만원 이하 세트는 없느냐'고 해 상인들을 할 말이 없게 한다. 농산물과 과일세트는 5만원을 기준으로 희비가 갈린다. 사과와 배, 밤, 대추는 추석을 전후해 전체 생산량의 40% 가량 판매된다. 명절 대목을 놓치면 1년 농사 망치는 거다. 농산물과 전통주(酒) 만이라도 법 적용 대상에서 빼자고 하지만 정치권은 답을 내놓지 않는다.정부는 10월 2일을 임시 휴일로 정해 국민들이 최장 열흘까지 휴가를 즐기도록 했다. 고속도로 통행료도 공짜다. 내수를 살려보자는 고육책이다. 하지만 추석 연휴에도 시장과 국내 관광지의 한숨은 더 커질 전망이다. 국내 여행이 아닌 해외여행을 떠나려는 국민이 지난해보다 80% 이상 급증할 것이라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부 해외여행상품은 평소보다 3배 이상 비싼데도 일찌감치 '완판'됐다고 한다.뒤늦게 정치권에서 김영란 법을 바꾸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3-5-10을 10-10-5로 완화하자는 게 주요 내용이다. 야당 의원이 입법발의했는데, 그나마 추석 전 시행은 불투명하다고 한다.실종된 내수는 반드시 되찾아야 한다. 이번 추석은 가라앉은 내수를 회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래야 국민들이 환한 표정으로 보름달을 볼 수 있다.방송과 신문, 인터넷 매체를 총동원해 실종된 내수를 되찾자는 범국민 캠페인이라도 하자고 제안하고 싶다. 모습을 감춘 내수를 찾아야 서민들의 얼굴이 밝아지고 잃었던 웃음을 되찾을 수 있다. 캠페인 제목은 이렇다. '집 나간 내수를 찾습니다'. /홍

  • [참성단]남경필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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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남경필 아들 지면기사

    남경필 경기지사 아들(26)의 마약이 발각됐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중국서 걸렸다면 어땠을까. 중국에선 50g 이상이면 곧장 사형→집행이다. 외국인도 가차 없다. '1972년 중·일 국교정상화 후 중국서 마약거래로 사형집행을 당한 일본인이 6명째'라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한 게 작년 8월이었다. 6번째(60대)는 각성제 3㎏을 거래하다가 공안(경찰)에 검거됐다. 그랬는데 그 '6번째'가 무색할 만큼 7번째 일본인이 광둥(廣東)성 둥완(東莞)에서 사형집행을 당한 건 그 두 달 뒤인 작년 10월 20일이었다. 중국의 국부 마오쩌둥(毛澤東)은 마약을 '인민의 적'으로 규정했고 중국 근대사에서 가장 치욕적인 게 아편전쟁(1840~42)이라고 교과서는 가르친다. 필리핀은 더하다. 발각 즉시 총살이다. 작년 6월 두테르테(Duterte) 대통령 취임 14개월만인 지난 8월까지 3천800명이 현장 사살됐다.남경필 아들은 중국 베이징에서 그곳 유학시절 알고 지낸 중국인 친구로부터 필로폰 4g(130명 분량)을 40만원(한국에선 400만원)에 구입했다지만 50g이 아닌 4g이라도 중국 같으면 10년 징역형은 당할 게다. 필리핀에서 발각되지 않은 건 더더욱 천만다행이다. 남씨는 즉석만남 앱(애플리케이션)에 '얼음(필로폰 은어)을 함께 즐길 여성을 구한다'는 글을 올렸다가 경찰에 잡혔고 2015년 9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둘째사위도 아편쟁이로 밝혀졌었다. 정신을 놓치는 마취약, 심신이 마비되는 독약이 마약(痲藥)이다. 중국에선 '독을 들이마시고(吸毒) 독을 무릅쓴다(涉毒)'고 말한다. 마약을 아편(阿片, 鴉片)이라고 부르는 鴉자는 '큰 부리 까마귀 아'자로 되게 불길한 울음의 새가 그 까마귀다.그런데도 인간은 아편에 미친다. 인류사상 최고의 천재 셰익스피어부터 그 창조의 근원이 대마 기운이었고 나치 독일의 히틀러와 그 군대의 비밀병기도 마약 '페르비틴(Pervitin)'이었다.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의 명우 다니엘 래드클리프도 대마를 흡입했고 2012년 2월 욕조에 빠져 죽은 가수 휘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