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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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머니 퍼스트' 트럼프 지면기사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말머리~ 말끝마다 하는 소리가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 제일주의'지만 그보다도 'money first'고 'mammon first'다. mammon(매먼)은 악덕 부(富)의 신(神)이다. 다시 말해 그는 미국인은 물론 천하가 다 아는 배금주의자(拜金主義者)고 매머니스트(mammonist)다. 동맹국을 향해 무임승차론을 접지 않는 것만 봐도 그렇고 혈맹인 한국에 사드 비용을 대라는 주장을 거듭하는 것만 해도 그는 돈만 아는 사람 아닌가. 그의 측근인 백악관 안보보좌관 맥매스터(McMaster)는 또 뭔가. 며칠 전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에게 확인해준 말을 여지없이 뒤집었기 때문이다. '사드 비용 재 협정까지만 기존 협정이 유효하다'는 거다. 그가 끝도 없는 트러블 메이커인 트럼프의 눈치만 살피고 있다는 걸 증명한 게 아니고 뭔가. 한국은 돈을 낼만큼 냈다. 1991년 방위비분담협정에 따라 26년 간 9배를 올렸고 현재 (연간) 1조원을 부담한다.미국 무기도 한국이 동맹국 중 가장 많이 구매, 10년 간 36조원어치를 샀고 용산→평택 미군기지 조성비 역시 한국이 8조9천억원을 부담한다는 거다. 그만큼 냈고 내면 된다. 미국은 6·25 한국전쟁 전후 한국에 베푼 은공을 헛되이 지워버리는 짓은 안 하는 게 좋다. 6·25때 자유한국은 공산화 직전의 풍전등화였다. 그런 한국의 구세주가 33대 트루먼~34대 아이젠하워 대통령이었다. 이승만 대통령의 다급한 요청으로 유엔 16개국을 참전시킴으로써 자유민주 국가 한국을 지켜준 게 미국이었고 우리 국방부 공식 자료의 미군 전사자만도 3만6천574명이었다. 그뿐인가. 1953년 휴전 후 잿더미 강산의 복구와 재건은 물론 지상에서 가장 가난한 난민을 무상원조로 구제 구휼해 준 나라도 백골난망의 미국이었다. 그런 미국의 은공을 머니 퍼스트, 돈만 아는 트럼프가 헛되이 할 작정인가. 사드 값을 안내면 설마 동맹파기까지 하려는 건 아니겠지? 그 정도까지 그를 부정하고 싶진 않지만 미치광이 김정은과 트럼프가 걱정이다. 사드 반대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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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대선 막판경주 지면기사
일본어에 '니게키루(逃げ切る)'라는 말이 있다. 경마나 경륜(競輪), 육상 경주에서 한 선수가 따라붙을 수 없게 멀찍이 달아나는 걸 가리키는 말이다. 이번 우리 보궐대선의 문재인 후보가 꼭 그런 형상이지만 비결이 뭘까. 그게 바로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악대(樂隊)차 효과라는 거 아닌가. 크고 요란한 축제의 거리 행렬 때 그 맨 앞에서 귀가 찢어질 듯 관악기와 타악기를 울려대며 행렬을 선도하는 밴드 차 효과 말이다. 다시 말해 축제 관중이 도로 양쪽에서 손뼉치고 환호하며 구경만 하는 게 아니라 그 선도 밴드 차를 아무런 의식 없이 조건반사로 따라가는 행위, 우르르 줄지어 뒤따르는 효과다. 유행 정보를 따라 무조건 상품을 구매하고 보는 행위 따위도 그런 효과고 밴드왜건 효과와 반대 효과는 '스놉(snob)효과'라는 거다. snob은 '잘난체하는 속물'이지만 상품 소비가 확 증가하면 '에이 난 안 사!' 식으로 수요가 확 줄어드는 효과다. 문재인의 경우는 밴드왜건 효과다.심리학 용어에 'conformity(同調性)'라는 말도 있다. 사회생활에서 유별나고 중뿔나다는 소리가 신경 쓰여 그냥 주변 다수와 똑같은 행동양식을 취하는 성향이다. 보다 신랄한 말은 중국어 '일견폐형백견폐성(一犬吠形百犬吠聲)'이다. 개 한 마리가 그림자를 보고 짖으면 뭇 개들이 따라서 짖어댄다는 뜻이다. 전혀 판별력도 줏대도 없이 남이 하는 대로 따라 하는 짓을 비유하는 말이다. 또한 한 사람이 노래를 부르면 백 사람이 따라 부른다는 '일창백화(一唱百和)'나 한 사람이 외치는 소리에 백 사람이 호응한다는 '일호백응(一呼百應)'이라는 중국어도 그렇고 입에 담기조차 거북한 말이 또 '일비공출기(一鼻孔出氣:이비쿵추치)'다. 한 콧구멍으로 숨쉬는 한 통속이라는 뜻이다. 주장하는 바도 태도도 같다는 소리다.문재인 후보가 밴드왜건 효과에 떠밀려 완주할지, 아니면 안철수 홍준표가 투견에서 밑에 깔린 개에 대한 동정심의 '언더독 효과'를 입어 막판에 빛을 볼지 대선 경주 결판이 딱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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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미친 지도자들 지면기사
핵과 미사일에만 미친 북한 김정은을 지난달 초 미국 의회에선 미치광이, 미친 뚱보 아이라고 비난했는데도 그저께 또 미사일을 쐈다. 그것도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성토 장관회의가 열리는 날, 미국 핵항공모함 칼빈슨 호가 한반도 해역에 진입한 날 보란 듯이 그랬다. 한성렬 북한 외무성 부상(차관)이 엊그제 BBC 인터뷰에서 '우리는 매주 매달 매년 미사일 실험을 한다'고 한 그 말대로 4월 5일, 16일, 29일 연속 쏴댔다. 노동신문은 '최종목표가 미국 본토'라고 했다. 김정은은 확실히 미친 거다. 트럼트 미국 대통령은 이번 발사를 가리켜 '시진핑을 무시한 짓'이라고 했지만 그런 말이 시진핑 귀에 들리기나 할까. 중국 CCTV는 마치 남의 얘기 하듯 했다. '한국이 그러는데 북한 미사일 발사가 실패했다더라(韓國稱 朝鮮試射導彈失敗)' 식이다. 왕이(王毅) 외교부장도 그날 유엔 안보리에서 엉뚱하게도 대북 대화(堅持對話談判)만을 강조했다. 중국도 북한처럼 미쳤다.그럼 트럼프는 어떤가. 독일 슈피겔지가 지난 2월 뉴욕 자유의 여신상 목을 잘라 치켜든 트럼프를 표지에 실어 논란을 불렀지만 그 정도야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그의 정신 상태를 프랭컨, 샌더스 등 민주당 의원뿐 아니라 공화당 의원들도 의심한다. 한국에 사드 값 10억 달러를 내라고 거듭 주장하는 건 장사치 수준을 넘어 조현병까지 의심케 하는 대목 아닌가. 현악기처럼 정신력 조율이 안돼 판단 조절이 불가능한 상태다. 존 커비 전 국무부 대변인은 그저께 CNN 기고문에서 그를 신랄히 비판했다. '한국 방위(사드)는 부동산 거래가 아니다. 트럼프는 저서(협상의 기술)에서 최종 결정전엔 다양한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했지만 정작 자신은 그렇지 못하다'고.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도 '한국의 안보위기와 대선 정국을 혼란스럽게 한다'고 했다.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또 같은 날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미국은 한반도에서 손을 떼라'고 했다. 북한과 중국이 쌍수를 들어 환영할 소리다. 문제는 우리 대선 주자 중에도 그와 정신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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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맥거핀 효과 지면기사
1960년에 개봉한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사이코(Psycho)'는 히치콕을 서스펜스의 거장이라는 위치에 올려 놓은 작품이다. 특히 샤워하는 여 주인공을 남자 배우가 살해하는 장면은 영화사에 남는 명장면으로 기록된다.영화는 '메리언 크레인'이라는 젊은 여성이 직장에서 4만 달러를 훔쳐 달아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녀는 유부남 애인과 함께 살겠다는 막연한 욕망 외에는 아무 계획도 없이 마을을 떠나, 밤새 빗길을 달려 길가의 모텔에 도착한다. 모텔의 지배인은 뭔가 어색하지만 친절해 보이는 '노먼 베이츠'라는 젊은이다. 그날 밤 메리언은 샤워를 하던 도중 노파처럼 보이는 사람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죽는데 이 충격적인 장면 때문에 당시의 관객들은 객석에서 비명을 질러댔다. 당시로서는 매우 무섭기도 했지만 그전까지 상업영화의 여 주인공이 영화의 절반도 지나기 전에 그렇게 잔인하게 살해당한 적이 없었기에 관객들의 충격은 배가 될 수밖에 없었다.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극 초반에 여주인공이 돈을 훔쳐 달아나는 장면 때문에 대다수 관객들은 돈다발의 향방에 집중하게 되는데, 그것은 여주인공을 영화의 주요 배경인 모텔로 인도하는 미끼로 이용될 뿐이다. 이처럼 영화에서 중요한 것처럼 등장하지만 실제로는 줄거리와 전혀 상관없이 관객들의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극적 장치, 혹은 속임수를 '맥거핀 효과(MacGuffin effect)'라고 한다. 굳이 요즘 말로 번역한다면 '떡밥' 정도 될까.원래 맥거핀이라는 용어는 1940년 히치콕 감독이 자신의 영화 '해외특파원(Foreign correspondent)'에서 별의미 없이 사용한 암호명이었다. 그것은 한 스코틀랜드인의 이름에서 차용한 것이라고 한다. 맥거핀은 한때 영화 용어로 한정됐지만 현재는 여러 분야에 걸쳐 널리 쓰이고 있다.최근 대선을 앞두고 인터넷과 SNS상에서 대선후보들의 TV 토론회와 관련된 뉴스가 넘쳐난다. 그런데 여전히 공약과 정책에 대한 검증과 실현 가능성을 제시한 기사보다는 후보들의 말실수나 신변잡기, 토론회 태도 등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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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별난 대통령 지면기사
세상엔 별난 대통령도 쌨다. 지난 4일 남미 에콰도르선관위는 대통령 당선자를 공식 발표했다. 그런데 하필이면 러시아 혁명가이자 소련 공산당 창시자인 레닌(Lenin)과 같은 이름인 레닌 모레노(Lenin Moreno)였고 더욱 웃기는 건 부통령이었던 그를 대통령으로 적극 밀어준 사람이 반미좌파 라파엘 코레아 전 대통령이라는 거다. Korea 'Corea'보다 r자 하나만 더 붙었을 뿐 발음이 같은 코레아(Correa)다. 그런 '레닌' '코레아'보다도 놀라운 건 또 있다. 새 대통령 레닌 모레노가 휠체어에 앉아 있는 거다. 일본에선 휠체어가 '차의자(車いす)', 중국서는 '바퀴의자(輪椅)'지만 아무튼 그는 선천적인 장애인은 아니었다. 강도를 만나 심한 부상을 당한 결과라고는 하지만 활동성이 왕성해야 할 대통령이 휠체어를 타고 있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터키에선 또 지난 16일 내각제를 대통령제로 바꾸느냐 여부의 국민투표에서 근소한 차이로 대통령제 개헌안이 통과됐다. 그 새 헌법으로 '아타튀르크(Ataturk→아버지인 터키 사람)'라 불리는 터키 국부 케말 파샤(Kemal Pasha)가 1923년 실시한 의원내각제는 94년 만에 대통령제로 바뀌면서 독재자 에르도안(Erdogan)의 권한은 더욱 막강해졌고 사실상 옛 제왕의 권위인 술탄(Sultan)으로 등극했다는 것이다. 세상에, 민주시대를 거슬러 옛 왕정시대로 복귀하다니! 그 에르도안이 누구던가. 작년 여름 터키 쿠데타를 진압한다면서 역쿠데타를 일으켜 숱한 군인과 경찰, 공직자를 숙청한 독종 냉혈한이다. 프랑스에서도 별나게 중도파 정치신인 마크롱(Macron·39)과 '프랑스 우선주의'를 주창해온 극우파 르 펜(Pen·49)이 다음달 7일 남녀대결 결선투표를 벌인다. 영어 macron은 장음부호, pen은 펜촉, 울타리인 것도 우습지만 마크롱의 아내는 24년 연상으로 모자 사이 같다.다음달 우리 땅엔 어떤 대통령이 치솟을 건가. 별난 건 아직까지도 결정을 못했다는 유권자가 대다수다. 일찍이 사례가 없었다. 지각 있고 콩인지 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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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중국인 지면기사
중국인 하면 떠오르는 중국 문학작품이 루쉰(魯迅)의 소설 '阿Q正傳(아큐정전)'과 보양(柏楊)의 평전인 '추악한 중국인'이다. 전자는 중국 근대문학의 획기적인 작품으로 소설 제목부터 별나다. 언뜻 봐 알 수 없는 '阿Q'에다 점잖고 품격 높은 듯한 '正傳'이라는 말이 붙어 있기 때문이다. 이 소설 주인공 阿Q는 너무나 못난 천덕꾸러기로 자신이 천대를 받는지조차 모르는 인간이다. 더구나 그 이름이 한 번도 문자화한 적도 없이 사람들이 '아퀘이'라고 부르기 때문에 '아큐'가 됐다는 거다. 그런 아큐를 신해혁명과 5·4운동(1919) 세대인 루쉰(본명 周樹人:저우수런)이 단순한 웃음거리로만 독자에게 제시한 건 아니다. 그 아큐가 바로 중국인의 본태(本態)며 정체라고 묘사했다. 열강의 수탈 대상으로 속절없이 당하면서도 정신을 못 차리는 무기력과 무능, 만연된 부패의 중국이 너무나 혐오스럽고 통탄스러웠던 거다.그런 루쉰의 阿Q正傳 이후 가장 통렬한 중국 문화 비판서가 또한 대만 작가 보양의 '추악한 중국인'이다. 중국 허난(河南)성 출생으로 본명이 꿔띵성(郭定生)인 보양은 1949년 국민당과 함께 대만으로 건너갔다. 자립만보(自立晩報) 칼럼니스트이기도 했던 그는 중국 전통문화를 장독에 비유했다. 거기서 탈출을 못한 채 고루한 사고방식과 아집에 빠져 있다는 것이고 윤리의식이나 가치관도 없이 투쟁과 사기, 배신이나 일삼는 더럽고 무질서하고 시끄럽기만 한 인간들이라고 질타한 게 '추악한 중국인'이다. 2008년 89세로 타계한 그가 문제의 이 중국인 평전에서 강조한 유명한 말은 또 있다. '우리 중국인의 추악함을 우리 자신이 모른다는 점이다. 한 사람의 중국인은 모두 훌륭한 용이지만 세 사람 이상만 모이면 돼지, 벌레가 된다'고 했다.북한 핵실험을 5차까지 말리지 못하고(않고) 막지 못한(않은) 채 말리는 체, 막는 체만 해온 중국인은 음흉하다. 중국말로 '인두(陰毒)'고 음험흉악(陰險凶惡)한 거다. 찌르려는 창은 놔두고 막겠다는 방패(사드)만 나무라는 짓 또한 비열하다. 어제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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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송민순 홍준표 회고록 지면기사
영어 reminiscence(레미니슨스)를 한국에선 회고록(回顧錄), 일본에선 회상록(回想錄), 중국에선 회억록(回憶錄)이라고 하지만 '되돌아보고 생각하고 기억해 기록한다'는 뜻이다. 그런 회고록을 젊은 나이에 출판한다는 것처럼 웃기는 예도 드물다. 뭘 뒤돌아 생각하고 기억해낼 건더기가 있어야 할 거 아닌가. 그런데도 리비아의 카다피는 27세 육군대위 때 쿠데타를 일으켜 권좌에 올랐고 34세에 회고록 '그린 북'을 냈다. 35세에 이슬람 국가 최초 여성 총리가 된 파키스탄의 부토도 취임 전에 이미 회고록을 썼다. 미국 가수 마돈나와 배우 커크 더글러스는 각각 33세와 44세에, 이탈리아 출신 미국 여우 소피아 로렌은 55세에 회고록을 냈고 세기적인 이탈리아 테너가수 루치아노 파바로티는 60세에 냈다. 미국과 프랑스 여우 캐서린 헵번과 브리지트 바르도도 약속이나 한 듯 62세에 회고록을 출간했고….대통령들도 뒤질세라 젊은 나이에 회고록을 냈다. 미국의 빌 클린턴 힐러리 부부와 오바마 미셸 부부도 50대에 자서전―회고록을 냈고 박근혜 전 대통령도 55세 때 낸 회고록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가 중국에서도 '絶望鍛鍊了我(절망단련료아)'라는 제목으로 출판돼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런데 유명인 회고록은 말이 자서전이지 90%는 전문 글쟁이 등이 대필해준 '타서전(他敍傳)'에 불과하다. 아돌프 히틀러와 흐루시초프는 거실을 왔다갔다 중얼중얼 구술을 받아 적게 했다는 거 아닌가. 명사들이 회고록을 내겠다고 자청하는 경우도 드물다. 거의가 대박을 노리며 달라붙는 출판사 등 주변의 권유를 뿌리치지 못한다는 거다. 오바마 부부 회고록만 해도 지난 3월 출판 계약금이 무려 680억원이었다.회고록이란 인생 황혼에 쓰는 게 정상이다. 2016년 67세에 낸 송민순 회고록도 성급했고 12년 전 51세에 출판한 홍준표 회고록은 더욱 조급했다. 또한 숱한 타인과 얽혀온 삶의 회고록이라는 게 말썽의 소지를 품기 쉽다는 걸 그들은 몰랐나. 북한에 여쭤보고 뭘 결정했다면 국기문란 정도가 아니라 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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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北·中과 트럼프 지면기사
북한의 눈엔 보이는 나라가 없다. 하물며 호주쯤이랴. 비숍(Bishop) 호주 외상이 지난 20일 일본 외상과의 회담에서 북핵에 대한 중국의 역할을 촉구하자 북한 외무성 보도관은 '호주가 미국을 추종한다면 그 역시 우리 핵무기 조준경에 들어오는 것'이라고 협박했고 '미국이 조선반도 긴장을 조성해도 끽 소리 없이 어울려 놀아나는 주변국도 파국을 초래할 것'이라며 중국조차 비난했다.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보도관은 또 21일 '남조선은 일격에 재가 되고 일본열도는 침몰하며 미 본토엔 핵 우박이 쏟아질 것'이라고 공갈을 쳐댔다. 그런 북한에 압력을 넣고 있는 중국을 믿는다는 사람이 미국 대통령 트럼프고 엊그제 젠티로니 이탈리아 총리와의 공동기자회견에서도 같은 말을 했다. AP통신도 22일 '북한 주유소가 원유 제한판매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원유공급을 줄인 결과라는 거다.과연 중국이 트럼프의 신뢰 그대로일까. 관영 環球時報(환구시보)의 그저께 보도를 트럼프가 봤을까. '6차 핵실험을 하면 중국은 원유공급을 감축하겠지만 마지노선이 있다'고 했다. '무력에 의한 정권 전복과 인도적 재앙까지 부르는 경제제재'는 안 된다는 거다. 쉽게 말해 북한이 망할 정도의 제재는 않겠다는 소리다. 게다가 '북핵의 근본 원인과 핵무기 개발은 그 원인이 북한과 한·미 양측에 있다'고 했다. 그런 중국이 고도의 군사 경계태세에 돌입했다고 보도한 건 CNN이었다. 북한의 피침(被侵)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1961년 김일성과 저우언라이(周恩來)가 체결한 게 中·朝우호협력상호원조조약이고 '체약 일방이 어떤 국가 또는 국가련합의 무력침공을 당할 경우 체약쌍방은 지체 없이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제2조를 지키기 위해서다.북한 석탄 수입을 금지했다는데도 '북한 석탄 선박 6척이 중국 허베이(河北)성 탕산(唐山)항에 입항했다'고 22일 보도한 것도 CNN이었다. 미사일 기술을 은밀히 북에 전도한 쪽도 중국이었고…. 북한군 창건일인 내일 6차 핵실험 징후가 농후하다고 미국 북한매체 38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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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유세차(遊說車) 지면기사
지난 2013년 10월 22일, 화성갑 지역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했던 민주당 오일용 후보의 유세 차량이 화성 봉담읍사무소 앞 육교 하단을 들이받았다. 유세 차량 적재함에 실린 LED 전광판과 스피커가 육교의 통과제한 높이(4.8m)보다 높아 발생한 사고였다. 이 사고로 선거운동원이 다쳐 병원 신세를 져야 했고 차량 파손도 컸는데, 당시 사고 현장 사진을 보면 무엇보다 오 후보의 포스터가 담긴 패널이 두 동강 난 채 바닥에 뒹굴고 있는 모습 때문에 후보 자신은 물론 그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참으로 안타까워 했을 것 같다. 불행한 전조(前兆) 때문이었을까. 오 후보는 당시 국회의원 6선을 지낸 새누리당 서청원 후보에게 결국 참패하고 만다.버스나 트럭 등을 개조한 유세차는 1987년 제13대 대통령 선거 때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당시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후보 등은 45인승 고속버스의 좌석을 20석으로 줄여 좌석 공간을 넓힌 후 움직이는 선거본부를 만들기도 했고, 트럭에 고성능 스피커 등을 싣고 다니며 군중 앞에서 즉석연설을 했다. 30년 전인데도 일부 후보는 소형냉장고와 세면대까지 갖춘 특장차를 이용해 유세를 다니기도 했다.요즘 유세 차량은 기동성이 좋은 1t트럭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그런데 대부분의 유세 차량은 선거운동 기간만을 위해 용달 차량을 개조한 것이어서 부속장치들이 견고하지 않고, 고출력 스피커, 발전기, 영상 스크린 등을 싣고 다니기에 과적(過積) 등 안전에 상당히 취약한 편이다.실제로 유세 차량의 사고는 선거 때마다 반복된다. 지난 16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유세에 사용될 예정이던 차량이 양평에서 한 오토바이와 충돌, 오토바이 운전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7일에는 전남 순천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유세 차량이 지하차로를 지나다가 뒤에 실은 홍보물이 고가 상판에 부딪쳐 차량이 파손됐다. 양당 선거 캠프에서는 이번 사안을 놓고 갖가지 의미와 추측을 부여하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문 후보와 안 후보 중에서 유세차의 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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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대권 주자 15명 지면기사
대권(大權)이란 국가 통치 권한이자 국토와 국민을 지배하는 권리다. 그래서 '권병(權柄)을 잡는다' 또는 '정병(政柄)을 잡는다'고 했다. 그렇게 제왕의 자리, 즉 대권 권좌를 차지하려 다투는 게 '중원축록(中原逐鹿)'이었고 가장 높은 권력을 죄다 잡는 게 '총람권강(總攬權綱)'이었다. 또한 나라 권력을 잡은 자가 경솔하게 정사를 희롱 번롱(번弄)하는 짓을 가리켜 '조롱국병(操弄國柄)'이라고 일컬었다. 그런데 다음달 9일 대권 결승점을 노려 경주 트랙에 뛰어든 주자가 역대 최다인 15명이라고 했고 투표용지 길이만도 28.5㎝라는 거다. 그 15명 중 앞의 대권 용어들을 들어본 후보가 있을까. 처음 듣는 이름의 후보까지도 몇 명이나 경주에 뛰어들었다. 23일이 1차 투표일인 프랑스 대선 후보 11명보다도 4명이나 많다. 모두가 대권병 환자가 아닐까. 권력 도착 환자, 벨리슴(beylisme)이라 부르는 권력숭배 증상 말이다. 마치 대통령 탄핵을 '얼씨구나' 하는 사람들 같지 않은가.역대 대선 후보 중에도 별의별 괴짜가 다 있었다. 1971년 7대 대통령 선거에선 카이저수염이 양 볼 끝까지 뻗쳐 올라가 독일 황제 빌헬름(Wilhelm) 2세 수염을 닮은 진복기가 박정희 김대중에 이어 5명 중 3등을 했고 박근혜와 비밀리에 맞선을 봤다고 주장하던 허경영은 자칭 IQ가 430이었다. 공중부양에다 축지법까지 익혔다는 그는 이른바 '허 본좌' 바람을 일으켰고…. 15대 대선의 신정일은 DMZ에 제3의 국가를 건설한 후 통일을 하겠다고 했고 남장여성 국회의원 김옥선도 14대 대선에 출마했었다. 그런데 이번 대선 후보 15명의 선관위 기탁금이 3억원이다. 전에는 5억원이었는데 3억원으로 줄었다는데도 돈이 없어 집 담보대출을 한 후보가 다수라는 거다. 10% 득표를 못할 경우 고스란히 떼인다는 돈이건만….TV토론도 프랑스는 11명 전원이 참가, 왈가왈부 중구난방 도떼기시장 같다는데 우리도 15명 전원을 TV토론에 참가시켜야 공평한 거 아닐까. 후보 기탁금도 똑같이 3억원이거늘 왜 5명만 세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