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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아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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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아고라] 낙점(落點)과 점액(點額) 지면기사
4월 총선 앞두고 용문 향해지역선량 앞다퉈 머리 들이밀어하지만 이마에 상처 경계할 일비룡 꿈꾸는 잠룡·현룡들 국민이란 거룡의 역린 조심해야용은 과연 상상의 동물일까. 신화와 전설에나 존재할까. 그런데 모든 인류문화권에서 용의 문양이 발견된다고 한다. 모양새도 얼추 비슷하다는 거다. 진화생물학자인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옛사람들이 뭔가 똑 같은 모습을 본 것이 아니겠나 추측한다.그가 제시한 근거는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는 공룡 뼈 화석이다. 처음 본 사람들은 그 거대함과 기괴함에 얼마나 놀랐을까. 이런 뼈와 생김을 바탕으로 실제 모습을 상상했을 것이라고 한다. 예컨대 드래곤의 왕으로 불리는 드라콘렉스는 평평한 정수리에 후두부는 길다란 뿔과 혹이 달렸다. 좀 익숙하지 않나. 바로 다양한 그림 속의 용 머리와 흡사한 형상 아닌가.같은 용이지만 동서양 차이가 있다. 서양의 용은 날개가 있는 반면에 동양의 용에는 없다. 하늘을 나는데 말이다. 어쩌면 시조새와 연관이 있을지도 모른다. 관련 화석이 보고된 게 1861년 독일 남부 바이에른 지방의 채석장이다. 서양의 사고로는 날개 없는 비상을 상상할 수 없겠다.반면 동양의 용은 날개가 없는 대신 바람과 구름을 이용해 하늘에 오른다. 따라서 산이나 숲보다 물과 관계가 깊다. 황하의 잉어가 용문을 거슬러 용이 되고, 용왕도 바다에 살지 않는가. 하다 못해 개천에서 용이 나고. 그러고 보니 용의 피부도 비늘이다.청룡의 해라서 그럴까. 갑진(甲辰) 벽두부터 숱한 잠룡(潛龍)이 머리를 내민다. 주역의 첫 괘가 건(乾)괘인데 때의 중요함을 일깨운다. 빨리 싹을 틔우면 얼고, 늦으면 결실을 맺지 못하는 법. 겸손함이 아직 몸에 배지 않고 배움도 치우친 상태에서는 세상물정을 헤아리기 어렵다. 눈 감고 코끼리 더듬어 기둥이다 벽이다 뱀이다 고집을 피우는 형국이다. 그나마 현룡(見龍)은 때와 공간을 얻어 싹 틔운 이들이다. 문제는 천시(天時)와 지리(地利)를 얻었다고 곧바로 날아오를 수 없다는 거다. 도와주고 이끄는 대인(大人)을 만나야 비로소 뜻을 이룬다는 거다. 결국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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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아고라] 국민의 행복과 발전하는 대한민국 지면기사
기억에 남은 것은 국가지도자 선거새로움보단 잘못한 일만 각인시켜'사회분열' 국민 위한 정치 어디로민주주의 주체는 우리 '당근·채찍'대한민국 바른 길 위해 힘 합치자오랜 기간 사회와 국가는 꾸준히 발전하고 국민의 삶도 계속해서 부유해지는 줄 알았다. 누구나 꿈꾸던 편리한 집에서 자가용으로 이동하며 필요한 생필품과 음식이 창고와 냉장고에 가득한 상태에서 좋은 옷을 입고 하루하루 행복하게 지낼 줄 알았다. 그래서 그 많은 경쟁에서 낙오되지 않으려고 가족의 독려 속에 경쟁하며, 일어나면 일하고 일 마치면 네트워크를 위한 모임이나 더 행복한 삶을 위해 촌각을 아꼈다. 365일이 어떻게 지나는지 모르고 한 해를 보내는 사이 검은 머리에 서리가 내렸다.그렇게 지내는 동안 기억에 남는 일은 국가지도자를 위한 선거였다. 새로운 지도자를 기대하며 국가의 발전과 개인의 행복한 삶에 희망을 품었기 때문이다. 잘한 지도자에 대해서는 역사적 평가로 국정을 잘하신 분이구나 하는 판단을 하게 되지만, 잘못이 있는 분에 대해서는 사회에서 반복적으로 그 기억을 상기하게 한다. 지난 일에 대한 용서와 화해보다는 그것을 사회의 이슈로 만들어 우리를 갈라놓는다. 정치가 이런 것인가? 이것은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권력자를 위한 정치가 아닌지! '송구영신'이라는 말은 지난 것을 보내며 새로운 것을 맞이하자는 것인데 '송구영구(지난 것을 보내며 또 지난 것을 맞이하자)'가 되어버린다. 새로움보다는 지난 것에 대해 기억을 각인하며 각자의 존재를 확인하는 반복적 분열 과정이다. 미래지향적이지 못하다. 역사가 중요한 것은 맞지만 더 좋은 역사를 창출하기 위한 기대와 믿음 그리고 노력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한국전쟁, 보릿고개, IMF 위기, 금융위기 그리고 현재 상황을 보면 국가의 위기는 반복되는데 지도자의 정치 혁신이 국민의 아름다운 삶과 연결되지 않는다. 수많은 지도자가 나왔지만 우리의 삶이 개선되게 화해의 정치, 통합의 정치 그리고 미래지향적인 혁신의 지도자는 드물었다. 매번 선거가 끝나면 이번 대통령은 정말 역사에 남게 국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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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세상은 '견리망의(見利忘義)'를 극복하길 요구한다 지면기사
"한국 정치인은 바르게 이끌기보다 자기편 이익 더 생각하는 것 같아"교수신문 선정 '올해의 사자성어'이타심은 뒷전… 우리사회 현주소오늘날 탐욕주의 향한 경고메시지고전 '맹자'의 '양혜왕편'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맹자가 양혜왕을 찾아오자 왕이 반기며 "대인께서 그 먼 길을 오셨으니 저희 나라에 어떤 이익을 주실는지요?"하고 묻자 맹자가 왕을 나무라듯이 답한다. "왕께서는 인을 먼저 물으셔야지 하필 이(利)만을 말씀하십니까? 오직 인(仁)과 의(義)가 있을 따름입니다(王 何必曰利, 亦有仁義而已矣)"라고 말했다. 이는 매사 이익만을 목적으로 추구하는 일은 해가 될 수도 있으나 인의에 입각해서 하는 일에는 이익이 저절로 따른다는 의미가 된다.교수 신문이 선정한 2023년의 사자성어는 '견리망의(見利忘義)'로 결정됐다. 전체 응답자 1천315명 중에 396명(30.1%)이 응답한 결과다. '견리망의'란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다'라는 뜻으로 원래 '논어(論語)'의 '헌문편'에 '이익을 보면 의로움을 생각하라'는 뜻의 '견리사의(見利思義)'가 처음 등장하지만 견리사의의 정반대인 견리망의가 세상에 퍼지게 됐다.처음 이 사자성어를 추천한 김병기 전북대 명예교수는 "오늘 우리나라의 정치인은 바르게 이끌기보다 자신이 속한 편의 이익을 더 생각하는 것 같다"라며 "출세와 권력이라는 이익을 얻기 위해 자기편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한 경우로 의심되는 사례가 적잖이 거론되고 있다"라고 추천 이유를 말했다.이는 정치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때 공부의 신으로 불릴만한 인재들의 집단인 '의사' 협회는 최근 정부의 의대 정원 확충에 맞서 반대의 뜻을 공표한 바 있으며 진료 거부 등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이미 코로나19가 성행하던 팬데믹 시기에도 정부의 부족한 의사의 충원인 공익 의사 양성에도 결사반대하며 위급한 환자들의 진료를 거부한 채 파업을 했던 경력이 있다. 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 그들은 무슨 이유라도 핑계를 대면서 자기들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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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아고라] 제22대 총선은 한동훈과 이재명의 한판승부 지면기사
대통령감 여론조사 한 45%·이 41%재판 리스크·높아지는 당내 비판체제전환 요구까지 이대표 사면초가영향력·경쟁력 있는 인물 등장에대선 연장같던 총선 판도 판갈이다가오는 국회의원 선거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한판 승부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한 비대위원장의 등장 이전만 하더라도 총선은 윤석열 대통령과 이 대표의 한판 승부, 즉 대선의 연장전 끝판 승부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렇지만 보수 진영에서 윤 대통령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영향력과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 전격 등장하면서 '판갈이'가 되어버린 셈이다. 한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그동안 총선 구도였던 '정부 지원론'과 '정부 견제론'은 거의 무용지물이 되어버리는 양상이다. 왜냐하면 더 이상 윤 대통령에 대한 평가 성격이 아니라 미래 권력으로서 한 비대위원장과 이 대표의 맞대결로 전환되는 국면이 전개되기 때문이다. 여론의 궁금증 또한 바로 그 부분이다.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가 자체 조사로 지난 20~21일 실시한 조사(전국 1천6명 무선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응답률 3.1%,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차기 대통령감으로 누가 더 적합한지' 물어보았다. 한 비대위원장(조사 시점에는 법무부 장관)이 적합하다는 의견이 45%로 나왔고 이 대표라고 응답한 비율이 41%로 집계됐다. '둘 다 대통령감이 아니다'라는 응답은 12%로 나타났다. 그동안 차기 정치지도자 또는 대통령감을 묻는 다자대결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가 오차범위 내에서 선두를 유지해 왔지만, 양자대결에서 한 후보자가 오차범위 내에서 이 대표를 리드하는 결과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대위원장으로 집중 거론되고 지명되는 시점의 조사 결과라 결과에 더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에서는 적합도가 한동훈 50%, 이재명 35%로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평가 지표가 고전하고 있는 부산울산경남에서도 한동훈 52%, 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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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아고라] 인천의 가계 재무 상황 지면기사
가구당 자산 전국평균比 1억 적고부채 9천만원 전년과 비슷한 수준결과적으로 전반적인 상황 악화고금리·고물가·저성장 길어지며지자체에 금융교육 지원 권하고파지난 7일 통계청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과 공동으로 '2023년 가계금융복지조사결과'를 발표하였다. 2023년 3월말 현재의 가구당 평균 자산, 부채, 순자산, 2022년 가구당 소득이 지역별로 발표되었다. '지역소득 통계'와 함께 사실상 지역별 경제성과에 대한 성적표에 해당한다.이번 조사결과 나타난 인천지역 가계 재무 상황의 주요 특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첫째, 금년 3월말 현재 인천의 가구당 총자산은 4억3천만원이다. 전국 평균 5억3천만원에 비해 1억원 정도 적다. 전국 17개 시도 중 8위, 8대 특별·광역시 중 6위다. 지난 해 전국 6위, 특별·광역시 4위에 비해 각각 2단계씩 떨어졌다. 부동산 가격이 전년에 비해 가구당 평균 6천만원이 떨어져 총자산이 가구당 7천만원 정도 줄었기 때문이다. 또한 가구당 금융자산중 저축액도 전국 최하위(16위) 수준으로 하락하였다.둘째, 인천의 가구당 부채는 9천만원으로 전년 수준과 거의 같다. 순위는 전국 4위, 특별·광역시중 3위로 이 역시 전년과 같다. 부채 중 부동산 담보대출과 임대보증금이 각각 200만원, 400만원 정도 증가한 반면, 신용대출이 소폭 감소하면서 전체적으로 미미한 움직임을 보였다.셋째, 자산이 크게 줄었는데도 부채가 전년 수준을 유지했으니 순자산도 큰 폭으로 감소하였다. 가구당 순자산이 전년의 4억원에서 3억3천만원으로 줄어들어 세종시를 제외하면 전국에서 가장 큰 감소(가구당 7천만원)를 기록했다. 그 결과 인천의 가구당 순자산 순위가 전국 6위에서 11위로, 특별·광역시 중 4위에서 꼴찌(8위)로 추락했다.넷째, 2022년 인천의 가구당 소득은 6천500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200만원 정도 증가했다. 전년보다 400만원 정도 증가한 전국의 6천800만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자영업이 늘면서 사업소득이 증가하기는 하였지만 고금리 하의 이자부담 증가로 재산소득이 감소한데다 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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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아고라] 견리사의(見利思義) 지면기사
언어유희로 쓰이는 동음이의어전두환·부인 이순자 姓 버무린영화 '서울의봄' 관련 이심전심우리네 지도층 聖人은 아니라도일장춘몽 작취미성 깬 醒人 되길중국의 요순시대 이야기이다. 화(華)지역을 지키는 화봉인이 요 임금에게 축사한다. "장수하시고 부유하며 아들 많이 낳으시라." 인생의 큰 소원과 천하의 즐거움을 누리라는 거다. 바로 '화봉삼축(華封三祝)'이다. 요 임금은 근심과 슬픔으로 사양한다. 덕(德)과 거리가 멀다는 거다. 장자(莊子) 천지편에 나오는 고사이다. 연암 박지원은 "인간이 누릴 수 있는 모든 즐거움을 홀로 차지하는 것을 요 임금은 재앙으로 여겼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그리하여 최진겸이 지은 '독락재(獨樂齋)'에 글을 붙인다. '스스로 만족하고 외물에 기대함이 없어야 비로소 즐거움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거다. 그러면서 독락을 중락(衆樂)으로 만들도록 축원했다.경북 경주에도 회재 이언적이 1532년 지은 독락당이 있다. 보물 제413호로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됐다. 당시 별당과 정자는 학문을 연마하고 자신을 수양하는 장수(藏修), 긴장을 풀고 휴식을 취하며 다시 장수를 준비하는 유식(遊息)이 목표였다. 자연히 선비로서 절제된 품격과 주변 자연을 응축하는 자연인식이 바탕이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현대의 명사는 별채에 동락당(同樂堂)이란 이름을 붙인다. 문득 궁금하다. 혹시 자음 접변에 따라 독락이 동락으로 들렸고, 자연스럽게 동고동락(同苦同樂)을 떠올린 것은 아닐까. 설마. 그보다는 괴로움도 즐거움도 함께 한다는 뜻으로 지었을 것이다. 동고동락에서 끼리끼리 속성이 느껴진다면 연암이 독락을 넘어 강조한 중락(衆樂)은 여민락(與民樂)에 가깝다고 할까.이 외에도 우리말 특성상 동음이의어가 많다. 전후 맥락을 모르면 전혀 다른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유머와 재치로 이어지기도 한다. 예컨대 춘향전의 한 대목. 이몽룡과 성춘향이 서로 통성명을 한 후 "이성지합 좋은 연분 평생 동락하여 보자"고 한다. 여기서 이성지합은 이씨와 성씨 만남(李成之合)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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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재외동포청과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지면기사
'이민 역사 숨쉬는 곳' 인천 유치의 큰 원인최근 논란 '플랫폼…' 유정복 시정철학 안보여타지 거주 인천서 활동해도 시민으로 봐야한걸음 물러서서 합리적 방향 논의했으면'750만 재외동포와 300만 인천시민을 합친 1천만 시민'. 재외동포청을 유치하며 유정복 시장이 직접 언급한 문장이다. 국경 너머 있는 이들이지만 마치 인천에 거주하고 있는 인천시민인 것처럼 품에 끌어안겠다는 시정철학 아닌가. 인천이 정말로 디아스포라들의 마음의 고향이 될 수도 있겠구나 싶어 가슴 한구석이 뿌듯했다.사실 그동안, 인천이 접하고 있는 1천만의 두 광역자치단체, 서울시나 경기도에 비해 작은 인구 규모의 결과 같은 협소한 품이 맘에 들지 않았다. 명함을 주고받다가 조금 더 이야기할라치면 인천의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또는 대학교 출신이라며 쌓아놓은 관계를 자랑하는 말을 자주 들어왔다. 저렇게 인사하면 다른 지역에서 인천으로 들어와 생활하는 사람들은 좀 섭섭할 텐데. 인천에 대한 흥미를 잃게 만들어서 뭐가 좋을까. 결과적으로는 인천의 마음을 점점 더 작게 만들어가는 것으로 생각해왔다.하지만 민선 8기 공약 사업이었던 재외동포청 유치를 위해 서울, 제주와 경쟁하면서 인천이 내세운 건 '이민의 역사가 숨 쉬는 곳'이었다. 인천이 이런 도시라는 것이, 해외동포 대상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0%가 서울을 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천이 유치해 올 수 있었던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이민의 역사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지금도 살아 숨 쉰다는 것은, 떠나야만 했던 괴로움, 아는 사람 없는 곳에서 삶을 일궈야 했던 힘겨움을, 우리 인천만큼 잘 아는 도시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렇게 잘 알기에 재외동포들을 대상으로 지친 마음들을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는 그런 정책을 내오는 중앙행정기관이 머무르기에 적당하다고 판단한 것일 테다. 재외동포 누구라도 재외동포청이 있는 도시가 일종의 고향처럼 포근하기를 바라지 않겠는가. 그들을 인천시민과 똑같이 보듬어주는 도시가 인천이라면, 다른 말로 인천행정이자 인천시민들이라면, 그리고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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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아고라] 국익과 정치에서 누가 우리의 적인가? 지면기사
이분법적 구분은 민심 분열시켜사회주의국가 주적 동일시는 비약틀로 가둘땐 협력공간 적어질수도실용은 적·경쟁 구분 안보와 달라흑백적 사고로 '국익 훼손' 막아야오늘날 국내정치와 국제사회를 보면 누가 우리 적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면이 많다. 사상과 이념 그리고 안보와 경제, 가치관과 체제로 나뉘는 것이 정확히 구분되는지도 쉽게 알기 어렵다. 그리고 우선 그 적이 왜 존재하는지 보면, 그 적이란 것이 나의 이익에 혹은 진영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으로 판단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이러한 아군과 적이라는 이분법적 구분에는 역사적 사실과 현실적 이익 그리고 그로 형성된 가치관이 중요한 작용을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교육 받아졌거나 스스로 체험이나 학습으로 그러한 가치관이 만들어진 것인지 혹은 손실에 따라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혹은, 역사적 기억이나 당시 사회와 국가정세에 따라 그 적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닌지? 일체유심조라는 말이 있는데, 이 유심조라는 것이 내 개인의 이성적 판단인지 혹은 주위 상황에 따라 강압된 것인지 불분명해질 때가 있다.6·25전쟁을 겪은 우리에게 있어 전쟁을 도발한 북한은 적이었고, 현재 남북대치 상황에서도 적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이 국가가 적인지 이 국가의 체제(정부)가 적인지는 불분명하다. 간단히 정리하면, 우리를 침략했던 정부의 국가가 우리의 적이라고 생각하면 북한이 우리의 주적임이 확실하다. 그런데 북한 체제를 불신하여 떠나 한국이나 제3국에 있는 자들이 우리의 적인가라는 문제에 대해 쉽게 답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혹은 해외에 사는 대한민국 국민이 정부에 다른 의견을 갖는다고 그들을 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지도 생각해볼 문제다. 이것은 아마 미국 같은 다민족 국가가 아닌 단일민족 한국에서 적이라는 개념이 국가와 사상 체제에 대한 나와 타인의 분류로 나타나는 것이 아닌지 한다. 우리 사회에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적으로 분류하는 현상은 정치적 경쟁에서는 가능하지만, 여러 다른 의견을 존중해야 하는 민주주의제도에서는 개선되어야 할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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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아고라] '암컷' 막말·'현수막' 청년 비하에 추락하는 민주당 지면기사
발언 물의 최강욱 前의원 비상징계옹호 논란에 남영희 부원장도 사직부적절 언행 공천심사서 검증키로2030캠페인 비판 중단은 더 치명적당 경쟁력 저하로 이어져 큰 문제'암컷' 막말과 '현수막' 파문에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위상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먼저 최강욱 전 민주당 의원의 행보가 일파만파 당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최 전 의원은 민형배 민주당 의원의 책 '탈당의 정치' 출판 기념회에서 "동물농장에도 보면 그렇게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이러는 거는 잘 없다"고 말했다. 최 전 의원은 "동물농장에 비유를 하는데, 동물농장에서도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이러는 건 잘 없다. 그걸 능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암컷을 비하하는 말은 아니고, '설치는 암컷'을 암컷이라고 부르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설치는 암컷'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최 전 의원에 당대표 직권으로 '당원자격 6개월 정지' 징계를 내렸다. 통상 당 윤리심판원 내부 절차를 거쳐 당원 징계가 이뤄지지만 민주당 최고위는 최 전 의원에 비상 징계를 내렸다. 민주당 당규 7호 2조에 따르면 '당 대표는 선거 또는 기타 비상한 시기에 중대하고 현저한 징계사유가 있거나 그 처리를 긴급히 하지 아니하면 당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제13조 및 제25조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최고위원회의 의결로 징계처분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최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해 여론이 극도로 악화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최강욱 사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최 전 의원의 '암컷이 설쳐' 발언을 옹호해 논란이 된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당 지도부가 최 전 의원의 발언을 옹호한 점에 대해 징계 방침을 시사하면서 하루 만에 사과하고 당직에서 물러난 것이다.민주당은 긴박하게 사태 수습에 들어간 모습이다. 전·현직 소속 의원의 잇따른 막말 논란에 부적절한 언행을 공천 심사에 엄격하게 검증해 반영하기로 했다.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인 한병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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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아고라] 인천 경기(景氣)의 구조적 특성 지면기사
경제성장률 변동 전국 비해 크고경제변수 큰 영향 불규칙성 보여장단기 불문 경기예측도 어려워하강기 선행성·상승기엔 후행성하도급 비중과 재고 조정에 기인인천은 경기 파악이 어렵다. 그 얘기를 하고자 한다. 경기란 경제의 전반적인 상황을 한마디로 표현한 것이다. 저점에서 회복기와 확장기의 상승국면을 거쳐 정점에 이르렀다가 다시 후퇴기와 수축기의 하강국면을 거쳐 저점에 이르며 순환한다. 정점 근처를 호경기라 하고 저점 근처는 불경기라 한다.지역의 경기를 판단하는 지표 중 가장 중요한 지표는 경제성장률이다. 경제성장률이 높으면 호경기고 낮으면 불경기다. 하지만 경제성장률은 적어도 1년은 지나야 공표된다. 2024년이 코앞인 현재 최신의 인천 경제성장률은 2021년 통계치이다. 이것으로 경기를 판단하자니 속보성이 너무 떨어진다. 해서 주로 이용하는 지표가 경기종합지수다. 인천에서는 인천연구원이 발표한다. 하지만 경기종합지수도 실물경제 지표를 모아 편제하니 두 달은 지나야 발표된다. 역시 아쉽다. 속보성이 가장 높은 것이 기업실사지수(BSI)와 소비자심리지수(CSI)다. 매달 15일경 조사한 자료를 월말에 발표한다. 다행히 정확성이 꽤 높다. 한국은행 인천본부가 담당한다.인천의 여러 경기지표를 관찰하면서 얻은 구조적 특성은 다음 4가지로 요약된다.첫째, 큰 변동성(volatility)이다. 인천의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생산의 진폭이 전국에 비해 훨씬 크다. 그 결과 인천의 경제성장률 변동이 전국에 비해 크다. 따라서 전국의 경제성장률이 높을 때 인천의 경제성장률은 더 높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마찬가지로 전국의 경제성장률이 낮을 때는 인천의 경제성장률이 더 낮은 모습을 보인다.둘째, 불규칙성(irregularity)이다. 연간으로 전국과 인천의 경제성장률이 같은 크기로 변하더라도 분기별로는 인천의 산업생산이 전국에 비해 더 많은 변화를 보인다. 분기별 산업생산지수가 이를 증명한다. 같은 변동성 하에서도 상대적으로 큰 불규칙성을 보인다. 원인은 인천의 산업생산이 전국에 비해 더 많은 경제변수에 더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