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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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숙명적인 위기의 나라 대한민국 지면기사
대한민국은 교역규모 세계 10위 경제대국이다. 자랑할 만한 지표지만 함정이 있다. 세계 경제의 선순환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선순환에 균열이 생기는 순간 속절 없이 추락한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자 외환이 빠져나가고 서민 대출자는 초주검이 된다. 달러 가치가 상승하니 원부자재 수입가격이 급등해 기업들이 비명을 지른다. 에너지와 식량을 지배하는 국가들의 정치 격변에도 속수무책이다. 세계경제 위기는 국민의 삶을 일상에서 집요하고 적나라하게 위협하는 중이다. 나라는 세계 10위 경제대국인데 국민은 오늘이 고통이고 내일이 무섭다.대한민국은 세계 6위 군사강국이다. 잠수함과 이지스 구축함을 건조하고, 국산 스텔스 전투기 시험비행에 성공한 나라이긴 하다. 현실은 공허하다. 미국, 러시아, 중국과의 격차가 엄청나 6위를 실감할 수 없다. 국가 안보는 친중사대와 한미동맹을 오락가락하고, 핵무장국 북한이 우리를 하대한다. 세계 6위 군사강국의 실상은 최소한의 자위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경제든 군사든, 아니면 둘을 합친 국력이든 규모는 세계급으로 성장했지만, 지정학적 종속 현실이 변한 적은 없다. 역사의 왕조들과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은 정부 수립 이후 지금까지 위기가 숙명인 나라이다. 산업·민주화로 나라꼴 갖추고 국민주권 수복정치·행정 등 권력 두패로 갈려 기득권 쟁탈 기적은 역설에서 탄생한다. 대한민국은 위기를 생존의 동력으로 전복했다. 악착같이 일했다. 전 국민이 인권과 복지를 유예하고 노동 전사가 돼 산업화에 매진했다. 엔화로 고속도로를 놓고 제철소를 지었다. 하청기업 수준이던 국가경제는 세계경제의 선순환 고리를 타고 독자 브랜드 경제로 도약했다. 경제에 숨통이 트이자 유보된 민주적 권리를 회복하려는 열망이 폭죽처럼 터졌다. 국민은 민주화에 목숨을 걸었고 쟁취했다.1970, 80년대 산업화와 민주화 전쟁을 관통하면서 나라 꼴을 갖추고 국민 주권을 수복한 기적의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불과 반세기도 안되는 시간의 기적이었고, 40대 이상 국민은 이 시대의 참여자이자 증언자들이다. 위기에 직면한 나라와 국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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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식 칼럼] K-컬처의 미래 지면기사
최근 전 세계적으로 K-컬처의 위상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넷플릭스의 비영어권 드라마에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2주 연속 1위를 하고 있으며 2등 역시 한국의 드라마 '블랙의 신부'이다. 이처럼 한국의 스토리로 한국의 배우와 제작진들이 만든 드라마를 통하여 전 세계적으로 한국이 매력적이며 친근한 나라와 민족으로 부각되고 있다. 얼마 전 영국의 샤일리시 바라(Shailesh Vara) 의원을 비롯한 하원의원 여러 명이 대학을 방문하였다. 이분들은 어떻게 한국의 대중문화예술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게 되었는지를 알아보기 위하여 한국을 방문하면서 한류의 중심에 서 있는 서울예술대학교를 방문하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바라 의원은 한류 드라마의 찐팬으로 드라마를 대부분 보았으며 한국의 유명 연기자를 모두 알고 있었다. 특히 비틀즈 이후 세계를 리드해 온 영국의 음악산업이 BTS를 비롯한 K-pop의 위력 그리고 코로나19 등으로 인하여 최근 들어 산업의 규모가 3분의 1이 줄어들자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기 위하여 대표단이 직접 한국을 방문하고 벤치마킹하여 영국 정부의 지원책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한다. 정말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우리 문화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실감하게 하는 사례이다.K-pop·드라마·웹툰… 세계적 위상K-컬처 앞날 마냥 밝지만은 않아BTS 입대 활동중단 국익차원 손해 이들 대표단에게 역사적으로 우리 민족은 흥과 멋이 넘치며 가무에 능한 DNA를 가진 민족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국민 모두가 대단한 재능을 가지고 있고 팬으로서의 열정이 넘치는 국가 전체적인 분위기가 원동력이라고 설명하였다. 영국 의원들도 이에 동의를 표했고 대학의 시설과 커리큘럼에 대해서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향후 양국 청년들의 교류가 중요하며 더 많은 영국의 학생들도 한국에서 공부하도록 독려하겠다고 약속하였다. 웹툰의 경우에도 전 세계적으로 수 백개의 웹툰 플랫폼들이 우리나라의 웹툰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하여 사전에 기획 중인 웹툰에 대한 시놉시스가 공개되면 콘텐츠를 선 구매해 웹툰 기획사에서는 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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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철 칼럼] 팬덤과 진영의 정치, 그리고 정치의 몰락 지면기사
더불어민주당의 젊은 비대위원장은 '당을 위기에 빠뜨리는 강성 팬덤 대신 국민 곁으로 조금 더 다가가는 혁신'을 촉구했다. 아마도 정치인에 대한 팬덤은 정치를 비이성화, 극단화, 폭력화 함으로써 정치 자체를 왜곡시키거나 몰락시킬 수 있다는 자각에서 나온 발언으로 보인다. 그가 말하는 팬덤 정치는 그 발생과 고조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심지어 그 대상이 비도덕적 범죄자라 할지라도 그릇된 정책과 정치로써 국가와 국민의 파탄을 초래해도 팬덤의 정서는 가라앉지 않는다. 지지자에 대한 팬덤은 그 반대자에 대한 공격적 비난과 폭력적 증오로 나타나기 쉽다. 어느 쪽이나 비이성적 진영론으로 포장된다. 진영대립의 어느 쪽인가가 중시될 뿐 진영 자체의 정치적, 이성적 근거를 반성하지 않는다. 정치적으로 더 심각한 결과는 한 진영의 팬덤에 대한 반작용으로 다른 진영도 팬덤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팬덤과 팬덤의 대결은 정치와 정책을 극단화하고 대화와 토론의 민주주의를 협애화하고 타협과 조정의 정치를 타락시킨다. '팬덤 vs 팬덤'은 정치·정책 극단화대화·토론의 민주주의 협애화 시켜 새로운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30% 초반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조만간 국정운영 동력은 동요할 거라고 예견된다. 보수와 중도 유권자들조차 등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물론 야당 지지자들의 95% 이상이 '묻지마 반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간과된다. 그들은 지난 대선에서 자신들이 지지한 후보를 더 많이 지지하기도 한다. 취임 초반의 정치적 허니문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다. 170석에 이르는 야당은 여당의 115석을 제외한 나머지를 아우르는 의회독재조차 가능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당시보다 훨씬 손쉽게 탄핵을 할 수 있다는 협박이 나돈다. 언론 역시 새 대통령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은 그야말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과거에도 우리 정치사에 유사한 상황은 존재했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임기 초기에 보수 정치세력과 보수 언론에 의해 조롱당하다시피 했다. 대통령 폄하가 국민스포츠라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이명박 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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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윤 대통령 '37%'를 숙고해야 한다 지면기사
검사의 언어와 원칙으로 평생을 살아온 사람이 정계에 발을 디딘 지 1년여 만에 대통령으로 선출된 사례는 전례가 없었다. 전례 없는 현상이 빚어낼 미래는 기대와 우려의 교차점에 있었다. 의심받지만 늘 정확했던 여론조사 결과로도 드러났다. 한국갤럽이 취임 첫주(5월 10~12일) 윤석열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 조사 결과 '잘하고 있다'가 52%, '잘 못하고 있다'가 37%였다. 그나마 당선인 시절 40%대로 떨어진 지지율이 대통령 취임식 이벤트로 보정된 결과였다. 80% 안팎을 기록한 김영삼,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취임 초 지지율에 턱없이 모자랐다.민심은 정권교체 의지를 발휘해 윤석열을 선택했지만, 대통령 윤석열에 대한 평가는 유보했다. 그렇게 정권이 출범하고 두 달이 조금 지났다. 한국갤럽이 8일 공개한 7월 첫주(5~7일) 윤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37%, 부정 평가는 49%였다. 11일 공표된 리얼미터 조사결과는 긍정 평가 37%, 부정 평가 57%이다.두 달 동안 무슨 일이 벌어졌기에 현직 대통령의 지지율이 전직 대통령의 퇴임 당시 지지율을 밑돈단 말인가. 취임 직후 지방선거 압승 때만 해도 대통령과 민심은 허니문을 즐겼다. 달콤한 밀월은 한 달여만에 파경을 맞았다. 37%의 지지율은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든 중도 배심(陪審) 여론이 등을 돌린 탓이다. 신임 대통령은 골수 지지층 내부에 고립된 것이다.민심이 높은 지지율로 새 대통령의 취임을 마음껏 축하할 수 없었던 이유는 너무 많았다. 우선 정적들이 막강하다. 윤석열은 진보 장기집권의 꿈을 박살 낸 원흉이다. 민주당은 막강한 입법권력으로 검수완박을 강행했다. 지방선거 패배를 불사하고 대통령 권력의 원천인 검찰을 박살 낸 것이다. 대통령을 향한 미움과 원망이 이 정도로 깊다. 여론전에 능수능란한 전통 진보정당이 대통령의 등 뒤에서 비수를 갈고 있다. 前 정권 비교 자신의 인사 강변 명백한 실책청와대 국민에게 반환해 받았던 여론 지지장삼이사에게 영부인 의전 맡겨 다 까먹어배심 여론 빠른 지지철회 결국 한국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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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근 칼럼] 잊을 수 없는 강의 지면기사
2006년의 일이다. 나와 함께 사단법인 한국철학사상연구회에서 활동하다가 성공회 사제로 서품 받은 이한오 신부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신부님은 당시 경기도 수원에 있는 '나눔의 집'에서 사역하고 있었는데, 그곳에서 노숙인 자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니 인문학 강의를 맡아서 8주간 동양철학을 강의해달라는 요청이었다.당시 나는 대학 강의 외에는 별다른 경험이 없었거니와 더욱이 노숙인을 대상으로 인문학을 강의한다는 말은 어디서도 들어본 적이 없었으므로 강의를 잘 할 자신이 없었다. 그렇다고 신부님의 간곡한 요청을 물리칠 수도 없어서 하는 수 없이 강의를 수락했다.강의를 시작하는 날 '나눔의 집'에 도착하여 관계자 몇 분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신부님이 내게 이르길, 자활 교육에 참여한 이들은 대부분 오랜 기간 노숙 생활을 해왔고 알코올중독이나 우울증을 비롯하여 여러 질환을 앓고 있으며 경제적으로는 거의 모두 신용불량 상태라고 귀띔했다. 말씀을 듣고 나는 속으로 큰일 났다고 생각했다. 그런 처지에 놓인 분들을 상대로 동양철학을 강의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으며 또 그게 과연 가능하기나 한 일인지 확신이 서지 않았던 것이다.이윽고 강의를 시작했다. 별다른 묘책이 없었던 나는 그냥 평소 대학생들에게 하던 대로 공자왈 맹자왈 하면서 똑같이 강의했다. 아마도 칠판에 한글보다 한자를 더 많이 썼을 것이다. 돌이켜보면 다수의 노숙인을 상대로 그렇게 강의한 것은 무모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첫 강의를 진행하면서 나는 크게 놀랐다. 100명이 넘는 청중이 두 시간 동안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노숙인들 대상으로 '인문학 강의'100여명 2시간 동안 놀라운 집중력"병자 취급않고 동등하게 대해줘" 해프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맨 앞자리에 앉아있던 어떤 분이 강의 내내 고개를 좌우로 쉴 새 없이 움직이는 통에 강의를 진행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분은 자율신경계에 질환이 있어 몸동작을 뜻대로 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신기하게도 그 사실을 알고 난 뒤부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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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우 칼럼] 반도체 부족 인력, 지방·수도권 '연합공유대학'이 답이다 지면기사
반도체 강국 대한민국! 이 말은 맞는 말일까?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린 말이다. 반도체 산업을 살펴보면 메모리 반도체, 시스템 반도체(팹리스, 설계전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산업으로 나눌 수 있다.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는 반도체 제조에 해당하고 팹리스는 설계에 해당한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시스템 반도체 55%, 메모리 반도체 17%, 광개별소자 28%다. 비메모리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의 비중은 약 70대 30의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인 DRAM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 세계 시장의 약 71%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미국의 마이크론이 차지하고 있다. 파운드리 분야에서 1위는 대만의 TSMC가 약 53%, 삼성전자가 약 14%를 차지한다. 반면 시스템 반도체 분야 점유율은 미국 70%, 유럽 9.4%, 일본 5.6%, 대만 6.7%, 중국 5.2%, 대한민국 3%이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파운드리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 메모리 시장 압도적인 우위파운드리·시스템 분야에선 고전저출산으로 절대 학생 수 감소세 부족한 반도체 인력은 어떤 분야인가? 자, 그럼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에서 부족한 인력은 어느 부분일까? 반도체 산업은 전기·전자·설계, 재료·소재, 제조·공정·기계설비, 물성, 부품·장비산업 등이 얽혀 있는 종합 산업이다. 우리나라는 전기·전자, 재료, 물성, 일부 부품·장비 등 생산부문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매년 반도체 회사에 지원하는 반도체 관련학과의 구직자는 넘쳐난다. 대기업을 못 가는 학생들이 아우성친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인력은 부족하지 않은 것 같다. 반도체 인력은 반도체 학과나 전기·전자학과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물리, 화학, 재료, 기계 등 다양한 분야의 전공자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도체의 재료, 물성, 전자회로, 공정 등을 개선하고 개발하기 위한 R&D 인력은 대학원 석사 이상 고급인력이 필요하다. 반도체의 양자역학적 물성을 이해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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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무 칼럼] 실학을 꽃피운 경기도, 이제 열매도 맺자 지면기사
근세의 대학자 위당 정인보는 조선의 실학자로 세 분을 꼽았다. "조선 후기의 학술사를 종계(綜系)하여 보면, 반계가 일조(一祖)요, 성호가 이조(二祖)요, 다산이 삼조(三祖)인데, 그 중에서도 정박명절(精博明切: 정밀하고 박학하고 밝고 절실함)함은 마땅히 다산에로 미룰 것이다"(다산선생의 생애와 업적)라고 말하여 실학을 개창한 반계 유형원, 반계를 이어 실학을 중흥시킨 성호 이익, 반계와 성호의 학문과 사상을 이어받아 실학사상을 집대성(集大成)한 다산 정약용이 조선의 대표적인 실학자라고 정리하였다.실학의 학파로 북학파라고 말하는 연암 박지원, 담원 홍대용, 초정 박제가 등 큰 학자들이 있지만 그들의 학문과 사상을 다산은 모두 수용하여 크게 이루어냈기 때문에 세 분의 학자가 바로 대표적인 학자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 이야기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참으로 특별한 일은 세 분이 모두 경기도와 매우 깊은 인연이 있다는 것이다. 반계는 태생지야 서울이지만 경기도 땅을 밟으며 온 나라를 두루 여행하였고, 한때는 경기도 여주에서 살아가면서 경기도 사람이 되기도 했다. 비록 은거했던 전북 부안군 반계서당에서 '반계수록'의 대저를 저술했지만 죽은 뒤에는 선산이 있는 경기도의 죽산에 묻혀서 지금까지 경기도와 인연을 맺고 있다. 더구나 그 후손들이 경기도 과천에서 살고 있다는 점으로 보면 경기도 학자임을 부인할 수 없다. '경세유표'로 개혁 호소했던 '다산'공직자 공정·청렴 행정 '목민심서'공정한 수사·재판 주문 '흠흠신서' 성호와 다산은 경기도 태생이자 경기도에서 살았고 세상을 떠났지만 묘소는 경기도에 그대로 남아 자신들의 학문과 사상이 경기도에서도 제대로 계승되어 나라다운 나라가 되기를 그렇게도 염원하면서 눈을 감고 계실 것이다. 반계의 꿈과 희망은 토지의 공개념이 실현되고 인재 선발이 공거제도(公擧制度)를 통해 이룩되어야 한다는 데 목표가 있었다. 토지의 공유(共有)를 통해 제도를 바르게 하고 과거제도의 폐단에서 벗어나 공정한 추천을 통한 인재 선발만 이룩되면 나라에는 반드시 바른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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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민주당 '이대준' 통해 민주당 돼야 지면기사
2020년 9월 21일 칠흑 같은 밤 서해 북한 수역. 북한군은 부유물에 의지한 채 바다에 간신히 떠 있던 대한민국 공무원을 사살했다. 시신은 소각했다. 육신을 잃은 대한민국 공무원은 이름마저 잃었다. '서해 피격 공무원'이라는 익명의 사건 당사자로 세상에 떠올랐다. 익명마저 더럽혀졌다. 대한민국 정부는 그를 '월북자'로 추정하고 단정했다. 남겨진 유족들은 월북자의 가족으로 자의반 타의반 연좌됐다.이대준. 유족들이 1년 9개월여만에 공개한 아버지, 남편, 동생의 실명이다. 월북자 낙인을 지우고 나서야 대한민국 공무원 이대준은 이름을 찾았다. 두 정권에서 이대준의 죽음은 극적으로 의미가 전복됐다. 문재인 정권에선 자진 월북자의 비극이었다. 윤석열 정부에선 월북 시도를 입증할 수 없는 무죄추정자, 즉 국가 공권력의 피해자가 됐다.'서해 피격 공무원' 1년9개월만 이름 찾아정권 바뀌자 유족에 사과… 사건 원점복귀 돌이켜보면 이대준의 죽음은 의문투성이었다. 대한민국 공무원이 자진 월북을 시도했다는 시대착오적 사건에 여론은 고개를 저었다. 해경과 군이 열심히 월북 정황을 모았다. 구명조끼와 선내 슬리퍼가 정황 증거로 택도 없자, 이대준의 도박 빚을 찾아냈다. 군은 결정적으로 그가 월북 의사를 표시했다는 첩보를 해경에 넘겨 발표했다. 민주당은 월북을 확신했고 국민의힘은 의문을 제기했다. 여론은 양분됐고 이대준의 영혼은 익명으로 서해를 표류했다.오직 유족만이 이대준을 굳게 믿었다. 월북할 사람도 아니고 이유도 없다고 주장했다. 정부를 향해 정보공개를 청구하고 아들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편지를 썼다. 법원은 제한적으로 정보공개 판결을 내렸지만, 문재인 청와대는 항소했고 대통령기록물로 봉인했다. 아들은 진상규명을 약속한 대통령의 편지를 청와대 앞 거리에 반송했다.윤석열 정부의 군과 해경은 유족에게 사과했다. 이대준이 월북 누명을 벗자 월북을 부정할 강력한 정황들이 쏟아져 나온다. 월북을 작정했다면 구명조끼가 아니라 방수복을 입었을 것이라는 동료들의 증언은 은폐됐다. 도박 빚도 두 배로 부풀렸다. '월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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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수 칼럼] 디지털 전환(DX)시대, 혁신으로 경쟁력 제고를 지면기사
6년 전 스위스 다보스, WEF의 클라우스 슈밥 회장은 4IR이 본격화하면 초지능과 초연결·초실감형이 일반화되고 따뜻한 휴머니즘을 강화하는 융합기술이 더 한 층 중요해질 것이라 했다. 뜻하지 않은 감염병은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디지털은 초지능성으로, 휴머니티가 필요한 핵심엔 인공지능화 기술들이 주요 역할을 차지하고 모든 정보의 컴퓨팅 자원인 클라우드는 기업들이 전환과 운영·관리로 전 영역에서 맞춤형 정보자원을 필요로 하나 실제 현장에서는 클라우드를 원하는 대로 가져다 쓸 서버가 그리 쉽지는 않다.지난달 IoT전략연구소에 따르면 현상에서 사물인터넷과 클라우드 기술이 도입되면서 인터넷에서는 가상세계가 구현되고 빅데이터와 AI가 본격 활용되면서 자동화·지능세계에 이어 실감 확장현실이 추가되는 등 기대했던 메타버스 세계가 이미 도래하게 되었다. 나아가 메타버스의 주요 기술도 인공지능과 IoT, 클라우드, 확장현실(XR, 가상현실, 증강현실, 융합현실), 홀로그램, 빅데이터, 5G 네트워크, 블록체인 기술 등 모두를 압축하여 포함하고 있다.더불어 AI는 메타버스를 고도화하는 핵심적 기술로 사물인터넷과 5G 네트워크는 디지털 세계와 인터넷 연결을 확장함으로써 메타버스에서 원활한 상호작용과 실시간 모니터링을 제고시켜 엄청난 용량의 데이터도 새로 만들어 내고, 다양한 초대용량의 데이터는 빅데이터와 클라우드라는 기술과 서비스로 실제와 거의 유사한 환경으로 확장시켜야 경쟁력이 있다. 새로운 사업 모델 변환·방향을 제시'사용자의 이해 충족' 최우선해야'디지털' 모든 기업의 생존까지 전환 컴퓨팅 리소스 즉, 클라우드를 제공하는 디지털 전환(DX·Digital Transformation) 서비스는 오프라인 각 사업정보의 디지털화를 말하며 이를 제공하는 업체는 몇 가지의 ICT 기술플랫폼에 IoT, 클라우드 컴퓨팅, AI, 빅데이터 등의 솔루션으로 운영방식과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혁신시킴은 물론 디지털에 물리적인 요소를 더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변환과 사업의 방향을 새로 제시하는 것이 바로 DX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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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호 칼럼] 개벽의 시대를 기다리며 지면기사
시인 김지하가 세상을 떠난 것은 지난 5월8일이다. 학교 일에 몸이 몹시 좋지 않아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아는 분이 원주 토지문화관에 모신 그의 묘지 비석을 사진 찍어 보내주었는데, 수식 없이 너무 간략해서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그의 시집 '황토'와 시 '타는 목마름으로'는 1980년대 중반 학번인 나에게도 고전이나 다름없었다. 그 무렵 김수영 시집을 끼고 다니지 않으면 지성인 흉내를 낼 수 없었다는 과장법이 있지만 나는 김수영도 김수영이지만 김지하의 시를 좋아했다. 그러고 보면 그때는 선배들을 사랑하고 존경해서 김민기의 '금관의 예수', '공장의 불빛', '친구', '아침이슬'은 잊힐 수 없는 노래들이었다.나중에는 김지하의 시집이면 무엇이든 구해서 읽는 버릇을 들이기도 했다. 그때 솔출판사에서 나온 김지하 재간 시집들이 장정이 좋아서 특히 마음에 들었던 기억이 있다. 확실하지만은 않지만 그때 '검은 산 하얀 방'이라는 시집을 아주 아껴 읽었다. 그 시집이었을 것이다, 시를 퇴고를 하지 않고 나오는 대로 그대로 적어서 옮긴 시들을 수록했다는 것이. 이렇게 음유 시인적인 기질을 지녔던 그가 독재체제와 맞서 싸우며 생명을 내걸었던 것이, 그래서 사형선고까지 받고 감옥에 오래 갇혀 있었다는 것이, 다 지난 일이라는 게 덧없으면서도 한없이 쓸쓸한 감정을 자아내는 요즘이다. 1970년대 긴급조치 시대 시인 김지하1980년대 죽음물결 적응 어려웠을 것 이 김지하 시인이 노태우 정부이던가 아래서 젊은이들이 체제에 저항한다는 뜻을 담아 연달아 스스로 목숨을 끊을 때 '죽음의 굿판을 걷어치워라'하는 칼럼으로 세인들, 특히 이른바 진보파 지식인들, 문학인들의 뭇매를 맞고 문인단체에서 제명까지 당했던 것은 돌이켜 생각하면 씁쓸한 아이러니의 하나라 하지 않을 수 없다.스스로 생사를 넘나드는 사형수의 지경에까지 몰렸던 그는 어째서 목숨을 끊은 잇따른 행렬을 향해 그와 같은 말을 해야 했던 것일까?나는 지금도 전태일의 분신에 대해 거듭 생각할 때가 많다. '전태일 평전'을 여러 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