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윤인수 칼럼] 별이 된 김동연, 경기도지사로 빛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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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인수 칼럼] 별이 된 김동연, 경기도지사로 빛나야 지면기사

    김동연은 6·1 지방선거에서 나홀로 '별'이 됐다. 국민이 도민이 국민의힘 김은혜 쪽으로 기운 개표진행 상황을 지켜보다 잠들었다. 어두운 밤 내내 절망적이던 판세를 뒤집고 먼동이 터오는 새벽에 별이 반짝 떴다. 눈을 비비고 일어난 유권자들은 경기도지사 당선자 김동연을 마주했다. "민주당이 아니라 김동연이 이겼다." 6월 3일자 경인일보 1면 톱기사 제목이다. 6·1 지방선거 전체를 규정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선거가 끝난 하늘에 김동연만 빛났다.축제는 끝났고 일상이 시작됐다. 기적이 지나간 자리를 다시 차지한 현실은 고단하다. 7월 1일 시작되는 김동연의 경기도지사직도 그럴 것이다. 자제력으로 현실 감각을 복원해야 할 시간이다. 언론과 정치권의 수다에 놀아나면 안 된다. 언론은 김동연을 대권주자 반열에 올렸다. '이재명 밖에 없다'거나 '이재명은 안 된다'고 분란이 일어난 민주당 계파들도 김동연을 경계하거나 주목한다. 별이 된 건 김동연인데 별의 순간은 언론과 정치권이 즐기는 형국이다.스스로 빛나는 별(항성)은 행성과 위성의 반사광을 쪼일 이유가 없다. 별이 살고 죽는 건 오로지 빛과 열을 발생시킬 자기 동력 유지 여부에 달렸다. 선거에서 별이 된 김동연은 경기도지사직에서 별빛을 유지할 동력을 얻어야 한다. 현실에선 언론·정치권 수다에 놀아나면 안돼'78:78' 도의회 균형 능력 발휘할 최적 조건 지방선거는 김동연이 능력을 발휘할 최적의 정치적 조건을 제공했다. 경기도의회는 완벽하게 수평을 이뤘다. 도내 기초단체장 31명 중 국민의힘 당선자가 22명이다. 김동연을 제외한 수도권 광역단체장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정복 인천시장이 국민의힘 소속이다. 대화와 협치가 아니면 도정이 굴러갈 수 없는 자치 지형이다. 역설적으로 중도적이고 합리적인 김동연 캐릭터가 빛을 내기에 좋은 환경이다. 국민과 도민이 김동연만의 정치 무대를 만들어준 듯, 착각할 정도다.국민의힘과 민주당이 78:78로 균형을 맞춘 경기도의회는 김동연에게 시련이자 복음이다. 이재명 전 지사 때의 경기도의회는 135석의 민주

  • [이남식 칼럼] 숏폼의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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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남식 칼럼] 숏폼의 전성시대 지면기사

    '숏폼'은 '숏 영상'이라고도 하며 대체로 15~60초, 길어야 3분 이내의 동영상을 말한다. 2016년부터 중국의 바이트댄스사가 숏폼비디오 소셜네트워크인 틱톡 (tiktok)이라는 앱서비스를 전세계 150개국에서 75개 언어로 출시한 이래 미국에서 1억명, 전 세계적으로는 10억명의 실사용자(MAU 월간활성사용자)를 가진 플랫폼으로 성장하면서 최근에는 유튜브가 유튜브숏스 (shorts)를 시작했고 메타에서도 릴스 (reels)라는 숏폼비디오 서비스를 인스타그램에 이어 페이스북에서도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변화하는 이유가 2021년 가장 많은 사용자가 방문한 사이트 1위가 틱톡(2020년에는 7위)이었으며, 소비자 지출금 상승 1위 소셜앱으로 선정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500만~800만명의 MAU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원래 음원을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기획이 되어 숏폼 비디오에 사용되는 음원이 공개되고 무제한 사용할 수 있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확산이 가능하다. 가장 강력한 확산 수단이 바로 '챌린지'인데 이는 따라 하기이다. 대표적으로 2020년 지코의 '아무 노래' 챌린지는 아무 노래라는 곡에 재미있는 댄스를 안무한 동영상을 올려 이를 따라하는 동영상을 경쟁력으로 올리는 것으로 2020년 멜론 차트 연간 인기순위에서 지코의 '아무 노래'가 1위를 하게 된 것은 틱톡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것을 보여 준다. 최근 이무진의 '신호등'도 틱톡 챌린지에 힘입어 인기차트 1위에 오르게 되었다. 15~60초 길어야 3분내 짧은 동영상제작 시간 짧고 생산성 매우 높아 이처럼 짧은 비디오는 그간의 롱폼의 영상제작과는 완전히 다른 어법을 가지고 있다. 우선 기승전결을 요구하는 롱폼과는 달리 15초에서 60초에 내용을 담아야 하므로 바로 결론을 이야기하면 된다. 대부분 휴대전화로 영상을 보기 때문에 세로 영상이고 영상 제작도 휴대전화로 하면 된다. 일단 짧기 때문에 아이디어만 있으면 10~20분에 한 편 제작이 가능하여 생산성이 매우 높다. 또한 짧은 영상이므로 일단 보기 시작하면

  • [윤상철 칼럼] 어떤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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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상철 칼럼] 어떤 '자유'? 지면기사

    제20대 윤석열 대통령의 독특한 취임사가 관심을 끌고 있다.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사들은 대부분 각 영역별 공약들로 구성되어 있던 데 반해 윤 대통령의 취임사는 대한민국의 체제와 국제사회의 연대를 이끌어갈 보편적 가치인 자유, 인권, 공정, 연대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특히 무려 35번이나 사용된 '자유'는 이전 정부가 시도했던 헌법개정안에서 삭제되었던 표현으로 두 정부 간의 근본적인 차이가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기존의 취임사들은 지지자들을 동원하는 데 사용했던 공약들을 사회통합의 관점에서 확장하였다면, 윤 대통령의 취임사는 이념 및 가치의 측면에서 대선캠페인의 연장 선상에 있다.그렇다면 이 취임사의 자유란 과연 무엇인가? 한국법제연구원에서 제공하는 헌법 전문의 영문번역에 따르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the basic free and democratic order), '자유와 권리'(freedom and rights), '자유와 행복'(liberty and happiness) 등에서 '자유'라는 말을 서로 다르게 사용하고 있다. 이에 비해 대통령 취임사의 다중적인 자유는 대부분 'freedom'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자유로운 정치적 권리, 자유로운 시장이 숨쉬는 곳…'의 자유와 '어떤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는 것이 방치된다면 나와 우리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자유마저 위협…'의 자유는 의미있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번영과 풍요, 경제적 성장은 바로 자유의 확대', '자유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수준의 경제적 기초, 그리고 공정한 교육과 문화의 접근기회가 보장되어야…'는 표현은 더 근본적으로 자유를 가질 수 있는 능력과 노력을 언급하고 있다. 현 사회 '자유로운 시장' 기준에서자유가 답-자유만이 답 아니라는사람들간 격렬한 진영 갈등 만연 한국어로 똑같이 '자유'로 표현되지만 영어의 'Freedom'과 'Liberty'는 상당히 다른 의미를 지닌다. Freedom은 천부적으로 부여받은 권리로서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자

  • [전호근 칼럼] 흰까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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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호근 칼럼] 흰까마귀 지면기사

    어제 무위당 장일순 선생의 28주기를 맞아 가족들과 함께 원주시 소초면 수암리에 있는 선생의 묘소를 찾아 추모제에 참여했다. 돌이켜보면 선생께서 민주화운동과 함께 협동조합운동을 펼친 게 60년대였고 생명운동을 시작한 게 70년대였으며 아무도 돌아보지 않던 환경운동을 펼치고 한살림운동을 시작한 게 80년대였다. 당시 세상은 그야말로 개발독재요 군사독재 시절이었고 성장주의가 판을 치고 있었기에 세상에서 선생의 말씀에 귀 기울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과연 선생이 추구했던 가치가 전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라는 게 입증되었다 하지 않을 수 없다.그런 점에서 선생은 흔히 말하는 '선견지명'의 안목을 가졌던 이가 아니라 '선행지명'의 지혜를 실천했던 분이라 하겠다. 선생이 가신 지 벌써 28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선생의 뜻을 따르는 이들이 많다. 얼마 전 나는 '대장부, 그들이 거기에 있었다'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에는 장일순 선생을 따라 민주화운동, 협동조합운동, 생명운동을 실천해 온 김영주, 이경국, 김상범 세 제자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세상에 흔한 성공담과는 크게 달랐다. 그 중 한 대목을 소개한다. 경험주의자 경험 중시하기 때문에해보지 않은 일 함부로 이야기 안해 장일순의 제자 김영주는 1966년 춘천시 공보실장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당시 서울시장이 그를 발탁할 생각으로 춘천시에 전출을 요청했고 춘천시장 또한 출세하려면 중앙으로 가야한다며 전출을 흔쾌히 허락했다. 며칠 뒤 김영주는 원주의 장일순 선생을 찾아뵙고 서울로 가게 되었다고 인사를 드렸는데 축하해 주리라고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선생은 지학순 주교가 사람이 필요하다고 하니 서울로 가지 말고 원주로 돌아와 지학순 주교를 도우라고 했다. 뜻밖의 말을 들은 김영주는 선생이 자신의 출세 길을 막는다고 여겨 이번만은 선생의 말씀을 따르지 않기로 마음 먹었는데 다음 날 오전 아내에게서 이런 전화가 왔다."당신 후배 이경국씨가 트럭을 갖고 와서 '무위당 선생이 형님 집 살림을 전부 싣고 원주로 오라고 명령을 내리

  • [이재우 칼럼] 생태계 변화와 미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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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우 칼럼] 생태계 변화와 미래사회 지면기사

    인류에게 장기적이고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대표적인 변화가 기후변화와 그에 따른 생태계의 변화이다. 올봄에는 목련, 산수유, 진달래, 벚꽃 등이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개화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동안 피부로 느끼지 못했던 기후변화를 체감할 수 있었다. 갠지스 삼각주는 방글라데시와 인도의 서벵골주에 걸쳐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삼각주이고 비옥한 저지대이다. 기후 온난화에 의한 해수면 상승으로 해안가의 마을들이 대규모로 물에 잠기고 있다. 몇 년 전부터 북미지역에서 벌과 나비 등이 급감한다는 연구 결과가 전해지고 있으며 올봄에 우리나라에서도 약 78억 마리의 꿀벌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꿀벌군집붕괴 현상으로 알려진 꿀벌 개체의 감소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꿀벌은 인간 재배 작물의 약 30%의 수분을 담당하며 인류가 소비하는 주요 100대 작물 중 71개가 꿀벌의 수분에 의존한다. 꿀벌 개체의 감소 원인은 아직 과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았지만 지구 온난화에 의한 생태계 교란이 큰 원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구온난화 이례적으로 빠른 진행온대성 한반도, 아열대성으로 변해생태계 바뀌며 동식물에도 큰 변화 지구 온난화와 생태계 변화는 인류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 자명해졌다. 최근 지구 온난화는 지질학적 시간 연대에서 매우 짧은 시간 동안에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인류의 산업발전에 따른 화석연료의 지나친 사용이 그 이유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개인 입장에서 지구 온난화는 상대적으로 느리게 진행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그 심각성을 깨닫기 어렵다. 30년 전보다 한반도의 평균 기온이 0.5℃ 상승했을 때 사람들은 30년 전의 기온 상태를 잘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는 과학적으로 검증되고 있으며 실제 진행 중인 중대한 위기이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생태계 변화는 더욱 체감하기 어렵다. 기후변화가 한반도의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가장 큰 변화는 온대성 기

  • [박석무 칼럼] 난세의 명재상 오리대감 이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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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석무 칼럼] 난세의 명재상 오리대감 이원익 지면기사

    '나라가 어지러우면 어진 재상이 생각나고 집안이 가난하면 어진 아내가 생각난다'라는 옛날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책임총리로 한 나라의 흥망성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내는 조선시대의 영의정이야말로 국난을 극복하는 위대한 인물들이었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에 역사적으로 위대한 재상들이 많기도 했지만, 그 중에서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용이 가장 칭찬했던 대표적인 위기 극복의 명재상은 바로 '오리정승', '오리대감'이라 호칭되던 오리(梧里) 이원익(李元翼 1547~1634)이었다. 요즘 정권교체기를 맞아 온갖 어려움에 처해 있는 나라의 형편을 지켜보면서, 400여년 전에 세상을 떠난 위대한 명재상을 다시 떠올리는 이유는 위기를 극복할 명재상이 오늘에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오리정승은 왕족으로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선산이 있는 오늘의 경기도 광명시 소하동 일대를 고향으로 여기고 자주 찾아 은거하기도 했지만, 생의 마지막을 또 그곳에서 마쳐 묘소도 그곳에 있고 기념시설 또한 그곳에 있어 경기도 사람으로 여기게 되었다. 경기도야말로 조선시대 인물의 보고인 지역이었다. 학자 정치인 율곡 이이, 우계 성혼 등 조선을 대표하는 학자들이 살았던 곳이요, 조선 후기 성호 이익, 순암 안정복, 다산 정약용 등 기라성 같은 학자들이 나왔지만, 정치가 한 사람을 꼽자면 당연히 이원익을 들지 않을 수 없다. 어수선한 민심 수습 정치적 역량겸손함·자신 낮추는 위대한 능력 이원익은 1564년 18세에 생원과에 합격하여 성균관에 들어가면서 원로 재상 동고 이준경의 사랑을 받는 청년이었고, 1569년 23세에는 문과에 급제하여 벼슬살이를 시작하자 명재상 서애 유성룡의 신임을 얻어 벼슬살이가 승승장구로 열리기만 했다. 황해도 도사(都事) 벼슬에 부임하자 그곳 황해도 관찰사로 있던 율곡 이이의 눈에 들어 다시 중앙관서로 자리를 옮기면서 촉망받는 미래가 열리고 있었다. 당시 큰 정치가들인 이준경·유성룡·이이 등은 각자가 진영이 조금은 달라 서로 화합하지는 못하던 때인데, 이원익은 그들 모두에게 진영의 논리와는 관계없이 전폭적인

  • [윤인수 칼럼] 윤석열 정부 '진짜 민심'과 동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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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인수 칼럼] 윤석열 정부 '진짜 민심'과 동행하라 지면기사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윤석열이 오늘 국회의사당에서 취임식을 갖고 5년 임기를 시작한다. 적어도 오늘 하루는 나라 전체에 상서로운 기운이 가득해야 할 날이다. 윤석열 정부를 축복하고 새 정권이 이끌어 갈 대한민국에 신의 가호가 깃들기를 기원하는 국민의 한 마음이 빚어낸 에너지로 가슴 뿌듯한 그런 날 말이다. 내가 반대한 대통령의 성공을 진심으로 원해야, 다음 대통령을 지지한 나의 선택을 존중받을 수 있다.아쉽게도 이 칼럼을 쓰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전날의 나라 분위기는 한껏 당긴 활시위처럼 끊어질 듯 말 듯한 긴장감으로 팽팽하다. 취임식 단 하루마저도 화합의 이완 대신 대립의 긴장으로 숨조차 쉬기 힘들다. 윤석열은 최악의 상황에서 대통령직을 시작한다.정적은 강력하고 무자비하다. 슈퍼 야당 더불어민주당은 172석의 완력으로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검수완박으로 보여주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새 정권은 자신의 정권과 비교될 것이라며 마법의 거울을 세워 놓았다. 'ㄸㄸㅇ'를 '짤짤이'라 해도 철석같이 믿는 진영의 결속은 철옹성 같다. 대선 경쟁자 이재명은 분당구 수내동 현관을 나와 인천 계양산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윤석열이 대장동 몸통'이라 다시 외친다. 완전히 대선 2라운드다. 계양을 출마 기자회견은 지난 대선 결과만큼 정권의 절반을 갖겠다는 선언으로 들린다. 거대 슈퍼야당·강력한 팬덤 주군 이재명前 정권 한 귀퉁이에서 정권 창업할 처지 역대 대통령들은 취임 초반에 자신의 권력으로 채울 정치적 여백을 누렸다. 대선 패배 후보와 전임 대통령은 현실 정치와 거리를 두어 권력의 마당을 비워주었다. 야당은 새 정부가 제대로 꼴을 갖출 수 있도록 패자의 호의를 베풀었고, 언론은 짧게나마 새정부와 대중의 허니문을 허용했다. 윤석열에겐 정권을 세울 한 치의 여백도 없다. 거대 야당과 강력한 팬덤에게 진정한 주군은 이재명이다. 새 대통령이지만 가설 천막을 세우고 전 정권 권력의 한 귀퉁이에서 정권을 창업해야 할 처지이다. 윤석열은 청와대 권력의 종식을 선언했지만 청와대 시절의 권력은 그에게 일말

  • [김헌수 칼럼] 尹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에 즈음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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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헌수 칼럼] 尹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에 즈음하여 지면기사

    대장동 투기 의혹과 법인카드 부정사용 등 상대후보 흠집내기에 말도 탈도 많았던 제20대 대통령 선거는 끝이 났다. 다수 국민들의 여망으로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도 내주 초에 열리는데 기대는 높고 희망차다. 국정의 최고 책임자는 뭐니뭐니해도 경제와 안보, 국민들이 큰 욕심 없이 먹고 사는 문제와 '일 잘하는 정부'에 크게 부응해야 한다.지론인 시장주의 경제현대화 실행세계최고 경쟁력 갖춘 선진국 기대 文 정부가 5년 전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한 것에 대해 국민들의 열망도 기대도 컸었다. 특히 대북 평화정책인 2018년 4·27 판문점 회담에서 미·북의 두 정상이 함께 손잡고 분단의 경계를 넘나들던 모습에서, 판문점 도보다리를 비추었던 푸른색 영상 속 대화 장면 등은 온 국민들을 울컥하게까지 했었다. 그로부터 4년 후인 지난달 16일 북한은 올 들어 13번째 무력시위로 신형 전술유도 무기를 시험 발사했다. 합참에서는 이날 1시간46분이 지나서야 "북한이 오후 6시쯤 함흥 일대에서 2발의 발사체를 포착했다"고 뒤늦게 발표했다. 이는 2017년 말에 천명한 핵모라토리엄(핵실험·ICBM 발사 유예)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파기한 것이다. 이어 지난달 25일 한밤중 열병식서 이제 핵무기 사용 위협을 공언하고 있다. 그간 정부가 대북한 평화정책 실행이라는 이름으로 5년 동안 북한의 도발을 감싸왔던 대가가 한 순간에 물거품이 돼버렸다. 2019년 12월 초부터 시작된 중국 우한발 폐렴 및 코로나19 바이러스 관련 최근 '문재인 정부 국민 보고서'라는 코로나 백서에서 '전 세계가 감탄한 K-백서'라는 가당찮은 자화자찬은 선제적 방역을 제대로 취하지 않은 실책 중 하나다. 또 지난 2월 WHO의 한국이 연속 '전 세계 코로나 확진자 최다'라는 보고서에 어떻게 답해야 하나.금번 대선에서 가장 큰 이슈는 부동산 정책의 실패였다. 일방적으로 28번이나 법을 고치고 전문가들이 정책 방향에 문제가 있다고 숱하게 지적하였으나, 국정 최고 책임

  • [방민호 칼럼] 페이스북을 염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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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민호 칼럼] 페이스북을 염려한다 지면기사

    대통령 선거가 끝이 났다. 국회는 민주당이 지배하고 있지만 행정부, 국가 수반의 자리는 국힘에게로 돌아갔다. 그 사이에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 실험의 새 길에 들어섰다고도 할 수 있다.대통령 선거를 치르는 사이에 문학인들도 바빴다. 특히 페이스북은 특정 정치인, 정치 세력을 지지하고 다른 입장 가진 사람들을 비난하는 이야기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야말로 문학이 정치에 바싹 다가서다 못해 착 하고 달라붙는 형세가 되었다.과거에 필자도 '생각없이' 어느 분이 시장 재선을 하는데 지지선언을 한 적이 있다. 그때 그 분이 권력의 음모에 희생될 상황이라고 생각했고, 아는 사람을 통해 그런 것을 해달라고도 하니 나쁠 것 없다고 생각했다.사람의 생각이란 알 수 없다. 더구나 정치적 판단이란 어제와 오늘이, 그리고 내일이 같으리라 생각할 수 없다. 불과 몇 년 지나지도 않는 사이에 나의 판단은 잘못된 것이었음이 '드러났다'. 워낙 몇 사람 안되는 사람들이 모여 지지를 표명한 것이었고, 뉴스에도 거의 오르내리지 않았으니 천만다행이었다고나 할까. 진보·보수라는 이분법 절대화 방식선과 악 한쪽으로 모는일 지양돼야공론의 장 잘못 쓰면 나쁜것 될 수도 이번 대통령선거 때는 양상이 아주 달랐다. 문학인들 치고 '좌파' 아닌 사람이 얼마 없다고 할 정도로 현재의 여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넘치고 당선인 쪽을 지지한 사람들은 아주 적었다. 페이스북 같은 '공론장'에서 이런 분위기는 아주 두드러졌다. 대선은 분명 정치적 사안인데, 반드시 누구를 지지해야 사람다운 사람이라는 식의 극단적 태도가 공공연히 표명되기도 했다. 민주주의를 지지한다면 절대 누구는 안 되고 누구여야만 한다는 것이었다.언젠가부터 한국 정치는 '진보'와 '보수'라는 이름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나의 기억에는 노무현 정부 때부터였다. 그때 나는 이런 구분법을 심각히 우려했다. 이런 명명법이 '민주'와 '독재'라는 그때까지 유지되어 온 선명한 구분선을 흐리게 하고, 정의와 부정의를 변별할 수 없게 한다고 보았

  • [이남식 칼럼] 린디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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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남식 칼럼] 린디 효과 지면기사

    뉴욕 브로드웨이에 있었던 린디즈 (Lindy's)는 치즈케이크가 유명한 델리로 브로드웨이에 출연하는 코미디언들이 자주 들렀는데 1964년 앨버트 골드만이 뉴리퍼블릭이라는 잡지에 '린디 효과'라는 기고문에서 린디즈에서 브로드웨이 공연의 지속기간에 대하여 종종 100일 동안 공연된 작품이 100일간 더 공연되며 200일간 공연된 작품은 200일 더 공연될 확률이 더 높다는데 착안하여 이를 린디효과라 이름 지었다. 오래 된 기술일수록 더 오래 가는 법코로나 위기 불구 회복 탄력성으로재탄생 한다면 되레 기대수명 연장 린디 효과(또는 린디의 법칙 Lindy's law)는 기술이나 아이디어, 지식과 같이 부패하지 않는 것들(nonpershables)은 오래된 것일수록 잔존수명 또는 기대수명이 길어진다는 것이다. 사람의 경우에는 노화가 되면 될수록 기대수명은 줄어들게 되는데 반하여, 부패하지 않는 것들은 '강한 것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아 있는 것들은 강하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하는데, 어떤 기술이나 아이디어든지 나름대로 취약성을 가지고 있는데 시간이 흐름에 따라 다양한 위기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았다면 오히려 혼란이나 위기가 왔을 때 더 강해지는 반취약성(antifragile)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통계적으로 살펴보자면 다양한 위기 속에서도 더 긴 기대수명을 갖는 것들을 판별하는 가장 합당한 기준은 시간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파레토의 법칙과도 합치하는 부분이 있는데 20%의 사람이 80%의 부를 소유하는 사회경제학적인 현상을 잘 설명하는 파레토분포와 같이 기술, 지식, 아이디어의 기대수명 분포는 파레토분포를 따르며 수학적 모형을 통하여 린디의 법칙이 잘 설명됨을 보였다. 즉 오래된 기술이나 아이디어일수록 더 오래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결국 이를 지혜라고도 하고, 고전이라고 하기도 한다. 결국 베토벤의 음악이 비틀즈 보다는 미래에 더 오랫동안 들려질 것이라는 것을 린디의 법칙을 통하여 유추해 볼 수 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어떤 것을 취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을 세우는데 중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