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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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근 칼럼] 팬데믹 시대의 책 읽기 지면기사
나는 평소 영화를 비롯한 영상 매체를 보는 시간보다 책 읽는 시간이 더 많다. 책이 영화보다 재미있다거나 책이라는 매체가 영화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다. 책을 읽을 때 상상력의 크기가 더 커지고 자유도가 훨씬 높아지기 때문이다. 영화와 달리 책을 읽을 때는 예컨대 등장인물의 대사는 말할 것도 없고 주인공이 걷거나 뛰는 속도, 풍경이 흐르는 속도조차 얼마든지 내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 심지어 거꾸로 가게 하거나 단편을 장편으로, 장편을 단편으로 바꿀 수도 있다. 이런 마술은 책을 읽을 때만 가능하다. 영화나 기타 영상 매체는 그런 점에서 내게는 닫혀 있는, 아니 갇혀 있는 장르에 가깝다. 코로나로 학생들과 대면 못한 시간끝내 회복할 수 없는 손실로 남을 것 읽은 책의 권수를 기준으로 말하자면 나는 책을 많이 읽는 편이 아니다. 천천히 읽기 때문이다. 책을 빨리 읽지 않는 까닭은 속독이라는 것이 책 읽는 즐거움을 앗아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라!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에 나오는 '제제'와 '뽀르뚜가'의 우정이 얼른 끝나고, 또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에 나오는 인디언 '리틀 트리'와 '체로키 할아버지'의 사랑이 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바보가 어디 있겠는가? '느리게 달려야 매일 달릴 수 있고 매일 달려야 멀리까지 달릴 수 있다'는 말은, 달리기에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다. 모름지기 책이야말로 천천히 읽어야 매일 같이 읽을 수 있고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는 법이다.내가 많은 수의 책을 읽지 못한 또 다른 이유는, 한 번 읽은 책을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읽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내 경험을 빌려 이야기하자면 한 권의 책을 백 번 읽는 것이 백 권의 책을 한 번씩 읽는 것보다 나았다. 한 권의 책을 여러 차례 읽어서 앞 문장을 읽으면 이어지는 문장이 바로 생각날 즈음이 되면 나는 비로소 책 속의 주인공이 되어 또 다른 삶을 살아보는 즐거움을 누리곤 했다.나는 책을 읽을 때 행간을 읽기도 하고 단어와 단어 사이의 통로를 따라 가로로 조판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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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진영 밖 민주 국민이 결정할 나라의 운명 지면기사
중국 정부는 2002년 동북공정으로 대한민국 복속 대장정의 첫 발을 내디뎠다. 5년간의 동북공정을 통해 고구려사를 통째로 중국 역사에 편입시켰다. 대한민국 고대사를 자기들 멋대로 국유화하는 만행이었다. 대한민국 정부는 인내했다. 역사적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보편적인 상식, 대중무역을 유지해야 할 경제적 고려, 한반도 정세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고려한 인내였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인내로 중국의 만행은 더욱 방자해졌다. 역사를 가져가더니 역사에 스민 문화도 훔치기 시작했다. 김치와 아리랑을 자기네 것이라 하더니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는 한복이 오성홍기를 받들게 했다. 모두 한민족의 얼이 스민 문화 상징들이다. 대한민국이 인내한 결과 중국은 대한민국 영혼까지 약탈하기에 이르렀다.중국 정부보다 무서운 것은 중국 인민들이다. 중국의 청년세대는 중국 정부가 왜곡한 역사에 세뇌당하며 성장했다. 정부가 통제하는 언론은 모든 것은 중화에 복속한다는 메시지를 반복해 발신한다. 중국의 13억 인민들이 중국 정부가 조작한 역사를 비판 없이 수용한다. 이제 스스로 김치, 아리랑, 한복이 자기문화라고 믿는다. 중화주의와 수정된 역사에 세뇌당한 중국 인민들이 일제 역사를 부정하는 일본 극우세력처럼 타락하면 사태는 심각해진다. 역사와 문화뿐 아니라 한반도를 하나의 중국이라 주장할 수도 있다.세뇌된 대중의 일편단심 ‘대선 판세’ 접전결국 이성적인 부동층 선택으로 결정될 것세뇌된 대중은 위험하다. 권력의 칼과 방패가 되어 권력을 유지하는 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권력 자체가 국가인 북한은 세뇌된 대중 없이는 권력 유지가 불가능하다. 권력은 세뇌된 대중을 동원해 적을 유린한다. 국제질서의 대변환기에 세뇌된 대중으로 무장한 북한, 중국, 일본의 군사적, 경제적, 역사적, 문화적 도전이 대한민국을 향하고 있다. 생존하려면 한치의 빈틈 없이 응전의 대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불행하게도 외우에 내환이다. 세뇌된 대중의 적대적 대립으로 대한민국이 갈라졌다. 조국사태가 발단이다. 명백한 범죄혐의를 두고 장외 촛불 재판이 열렸다. 조국을 믿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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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우 칼럼] 미래의 지식 생태계 변화 지면기사
디지털 기술이 심화하면서 많은 것이 변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연결되고 정보를 주고받게 되면서 지식 생태계에 큰 변화가 촉발되고 있다. 이제 잘 모르는 것이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즉시 휴대전화나 인터넷 검색엔진으로 찾아본다. 위키피디아와 같은 무료로 볼 수 있는 집단지성 백과사전이나 유튜브에서 사람들이 올려놓은 지식을 찾을 수 있다. 이제 원하는 지식은 인터넷에서 잘 찾아서 읽거나 시청하고 습득하고 이해하면 된다. 인공지능 기술이 심화하면서 검색도 인공지능 기술이 도와주기 때문에 큰 수고를 들이지 않고도 원하는 지식을 더 쉽게 찾을 수 있게 되었다. 그야말로 지식이 널려 있는 세상이 되었고 사람들은 원하는 지식을 검색하고 지식을 소비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야말로 초연결 세상은 정보의 바다에 지식의 연결망을 펼쳐놓은 시대라 할 수 있다. 모르는 것을 검색하면 지식 연결망의 연결선을 따라서 검색엔진이 유혹하는 지식의 연결고리를 떠돌게 되었다. 지식의 연결망에서 움직일 때 좌표를 잃어버린다면 그야말로 지식의 미궁에 빠져서 허우적거릴 것이다. 다행히 인터넷은 내가 원할 때 다시 원점으로 리셋 할 수 있기 때문에 빠져나오지 못하는 미로와는 다르다. 그렇지만 인간 뇌의 비합리성은 먼저 노출된 정보에 더 강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지식에 대한 편향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러한 지식 과잉 시대와 정보 편향이 일상화된 시대에 기존의 교육 체계는 유효한 것일까? 창의지식은 일반·전문지식과 달라학습자 직접 해봐야 습득할 수 있어 지식 생태계가 변하고 있지만 교육 시스템은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초연결 시대에 지식은 일반지식, 전문지식, 창의지식으로 나눌 수 있다. 일반지식은 접하면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습득할 수 있는 지식이다. 교양지식은 일반지식의 일부라 할 수 있다. 일반지식은 여러분이 인터넷에서 검색한 다음 읽어보거나 동영상을 시청하면서 쉽게 습득할 수 있다. 일반지식은 선교육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인천 강화도 나들길을 소개하는 유튜브가 있을 때 그 유튜브를 시청하면 나들길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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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수 칼럼] 탄소중립 시대 기업의 당면 과제 ESG 지면기사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기후를 비롯 환경위기, 사회 불평등과 양극화 문제가 심화되면서 세계 곳곳에서 홍수와 폭염이 발생하고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지난해 말 한 언론의 '육지에서 먹이로 순록을 사냥하는 북극곰'이라는 기사에서 지구 온난화의 영향은 이제 우리 앞의 큰 재앙으로, 이에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가 떠올랐다. 앞으로 각 기업들에게 ESG경영을 크게 부추기게 돼 ESG는 선택사항이 아닌 생존이라고 말해야 될 것 같다.코로나19 이전 유럽의 각 기업과 국가들은 ESG에 신경을 많이 써 이런 제도를 마련해 온 것도 사실이다. 기업이 환경에 발생시키는 어떤 부정적인 영향, 즉 외부효과가 우리 인류에게 큰 위험으로 도래되어 이제 그런 환경 등을 돌보지 않고서는 안될 처지에 놓인 것이다. 환경으로부터 역습을 당할 수도 있겠구나를 깨닫게 되면서 안전, 보건, 인권, 환경, 반부패, 좌초자산 등도 부각되고 있는 실상이다. 환경·사회적 책임·투명 경영에 맞춰지속 가능한 성장 촉진하자는 의미 ESG에서 환경(Environmental)은 환경관리와 영향·에너지 효율성을, 사회적 문제나 책임(Social)은 사회공헌과 근로자 안전·보건을, 투명경영(Governance)은 윤리경영과 견제·균형적 이사회의 운영 등을 제시한 것으로써 ESG는 경영의 한 축으로 환경과 사회적 책임·투명경영에 맞춰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촉진하자는 것이다.ESG는 1987년 유엔환경계획(UNEP), 세계환경개발위원회(WCED) 등이 공동으로 채택한 일명 브룬트란트 보고서(Our Common Future)의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범지구적인 의제로 공식화되고, 2006년 책임투자원칙(UN PRI)을 발표하면서 본격화됐다.유엔 글로벌 컴팩트라는 산하기관은 코피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이 주도해 2000년 7월에 출범했으며 인권, 노동, 환경과 반부패 등 10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UN과 기업 간 협력으로 유엔이 추진하고 있는 지속 균형 발전에 기업들도 동참시켜 국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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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호 칼럼] 상처 입은 말, 피 흘리는 말 지면기사
말은 우리 말에서 두 가지 뜻으로 쓴다. 하나는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요, 다른 하나는 초원을 뛰는 말이다. 하나는 눈에 보이지 않고 하나는 선명한 자태를 보이지만 이 둘은 그래도 통하는 것 같다.상처 입은 말을 머릿속에 그려본다. 초원이다. 배에 독한 화살촉을 맞은 말이 쓰러져 있다. 말은 거꾸러진 채 네 발을 바둥거리고 있다. 화살이 꽂힌 배에서는 흥건히 피가 흘러내리고 있다. 말의 눈동자에서는 상처로 인한 고통의 빛이 흐른다. 말은 지금 살아있기는 하지만 금방이라도 단말마의 순간을 맞이할 것처럼 처절해 보인다.그와 달리 푸른 초원 위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는 말을 생각해 보자. 그는 지금 어떤 야생동물에도 쫓기지 않은 채 풀을 뜯다가는 이따금씩 고개를 들어 바람이 부는 대로 고개를 돌려본다. 이 말의 눈동자는 더할 수 없이 평화롭고, 그래서 그런지 말은 지구상 어느 짐승보다도 고매해 보인다. 말은 갈기도 꼬리도 모두 매끄럽고도 윤기 있게 빛나다 못해 탐스럽기까지 하다. 선거 다가오며 말은 더 거칠어졌다말은 부드럽고 고상하고 기운찬 것 벌써 이십 년 전, 십오 년 전부터 우리들의 말은 상처를 입기 시작했다. 그즈음부터 말은 진흙 구덩이 같은 진창에서 뒹구는 듯 더러운 칠을 하고, 어디서 어떻게 날아왔는지 모르는 화살들을 온몸 여기저기 맞아 피를 흘리게 되었다. 오물과 피가 뒤섞여 말은 빛나는 초원 위를 한가롭게 거닐던 아름답고 '귀족스러운' 자태를 송두리째 잃어버리고 말았다.이것이 지금 우리들의 말이다. 이 말은 지금 인터넷과 유튜브를 장악하고도 모자라 공중파 방송에로까지 번진 온갖 악취 나는 더러운 화살들에 여기저기 상처 입은 채 신음하고 있다.본래 사람과 사람 사이에 나누는 말은 어떤 것인가? 어떠해야 하는가?그것은 무엇보다 먼저 예의를 갖추어야 한다. 말은 말끼리 만나 서로 코를 킁킁거리며 상대방이 화나지 않게 기분 상하지 않게 서로를 그윽하게 쳐다볼 줄 알아야 한다. 말들이 서로 만나자마자 뿔 가진 소처럼 상대방을 들이받을 듯 돌진하는 모양은 얼마나 볼썽사나운가. 처음 만나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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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대선 판 다시 짜는 이성적인 민심 지면기사
인공지능(AI)의 시대이다. 체스와 바둑으로 인간을 희롱한 지 얼마나 됐다고, 이젠 인간계에 AI를 능가할 초월적 천재는 멸종했다. 인간의 감성적 판단 보다 AI의 과학적 판단을 신뢰하는 세상이 됐다. 코로나19 방역에 실패와 성과를 반복하는 정부를 인내하기보다 차라리 방역을 AI에 맡기는 편이 훨씬 나을지도 모른다. 전지전능한 AI에게 인류가 의지하는 영역은 무한대로 확장될 것이다. 많은 미래학자들이 AI 유토피아를 낙관한다.인문학자들의 반론은 심각하다. 전지전능한 AI가 인류를 지배하고 인간을 퇴보시키는 디스토피아를 걱정한다.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AI가 감정 없이 인류를 억압하는 상상력은 영화 소재로도 진부하다. 무서운 건 인류가 상상을 현실로 실현해낸 종(種)이라는 사실이다. 영화적 상상처럼 AI 디스토피아가 도래하면 인류는 AI 알고리즘에 따라 삭제와 관리 대상으로 분류돼 본성인 자유의지를 잃는다. AI 유토피아 찬미자들은 AI의 최종적 주인은 결국 인간이라고 반박한다. 그런데 전지전능한 장난감을 가진 인간이 악당이라면 대책이 없다. 권력자들은 늘 악당에 가깝다. 최악은 독재정권과 AI의 조합이다.농담 따먹기가 아니다.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가 AI의 알고리즘이 설계한 디지털 공간에서 춤을 추고 있다. 대중은 페이스북 알고리즘으로 크고 잘게 분리됐다. 크게는 정당과 후보로 나뉜 유권자들이 작게는 자신의 이익에 따라 담을 쌓고 있다. 집단 이익의 요구는 즉각적이고 구체적이다. 나의 탈모가 남의 희귀질병보다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SNS 알고리즘은 이들이 담장 밖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섬세하게 관리한다. 끼리끼리 모일 수 있게 친구를 만들어주고 그 친구들이 읽는 매체와 정보를 친절하게 소개한다. AI 기술은 국민 갈라놓고 정치는 취사 선택대통령은 대중을 국가앞에 통합시켜야 한다 AI가 분리하고 분류해놓은 대중은 정치권력의 손쉬운 먹잇감이다. 현재 권력이든 미래 권력이든 우호 그룹을 관리하고 타깃 그룹을 유혹해 절반의 대중만 획득하면 된다. 모든 국민을 아우르는 통합의 메시지는 소구력 없는 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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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식 칼럼] 새해의 트렌드 읽기, 실재감테크 지면기사
2022년 새해가 밝았다. 경인일보의 모든 구독자께 행운이 깃드시기를 소망한다. 연말이 되면 다음 해의 새로운 트렌드가 발표되는데, 날이 갈수록 권위를 더해 가는 것이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 연구실에서 발표하는 10대 트렌드가 아닌가 한다.트렌드코리아 2022는 'TIGER OR CAT'이라는 10글자의 키워드로 새해 트렌드를 풀고 있는데 나노사회, 머니러시, 득템력, 러스틱라이프, 헬시플레저, 엑스틴이즈백, 바른생활 루틴이, 실재감테크, 라이크커머스 그리고 내러티브 자본의 10가지 트렌드이다. 비대면으로 인한 극소 단위로 파편화된 사회현상과 성장, 자기실현의 수단으로 N잡을 가지며, 희소 상품에 대한 인기나 여유와 편안함을 추구하는 시골향의 라이프스타일, 건강 챙김을 즐겁게 그리고 40대인 X세대가 10대와 같은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며 규칙적인 생활로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메타버스나 SNS상에서 쇼핑하고 나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2022년의 트렌드로 제시되고 있다.코로나19로 인하여 변화의 속도 특히 모바일을 통한 비대면 서비스의 확산 속도는 적어도 10년 이상의 시간을 단축하여 사람들의 습관을 바꾸고 있으며 플랫폼의 영향력이 엄청나게 커지고 슈퍼 플랫폼화하면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여러 키워드 중에서도 '실재감테크'는 실제와 가상의 경계가 사라지고 시공의 물리적인 제약을 초월하여 완전한 실재감을 느끼게 하는 언택트 시대 모든 사람들의 꿈과 바람을 담은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올해 들어 뜨겁게 달아오르는 시장이 바로 메타버스와 NFT가 아닌가 한다. 메타버스는 가상과 현실의 구분을뛰어넘기 위해선 그안에 존재하는새로운 인류가 성패 좌우하게 될것 메타버스는 가상공간이라는 점에서 그간의 가상현실과 무엇이 다른지에 대해 의아해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web 3.0이 매우 뜨거운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그동안 web이 인터넷상에 존재하는 모든 멀티미디어 정보(텍스트, 그림, 동영상, 소리 등)를 하이퍼텍스트 방식으로 연결하여 쉽게 서치가 가능하도록 해왔다면 향후에는 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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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철 칼럼] 국가행정 부재의 정치 지면기사
마르크스주의는 인간의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라고 가르친다. 국가와 정치는 그러한 계급투쟁의 내용이자 외양이라고 한다. 그들은 공산주의 사회가 도래하면 계급이 사라지고, 국가와 정치도 사라진다고 주장한다. 설사 그러한 사회에서도 사람들의 삶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분배를 해결하는 행정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욕구를 알 수 없고 적정한 분배를 가늠할 수 없고 사람들의 계획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이루어질 행정은 고도의 계산과 방정식을 해결해야 하는 수학, 통계학과 이를 일선에서 전달해야 하는 엄청난 행정요원들을 필요로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장과 정치는 이러한 복잡한 사회측정의 대체도구로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최근에 'K방역은 없다'라는 책이 발간되었다. 'K방역은 과연 존재했나?'는 근본적인 질문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전문가들이 우리나라 의료방역정책에 대해서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그 가운데 중요한 질문은 코로나19 방역정책이 누구 혹은 어떤 기구에 의해서 분석되고 입안되고 집행되었는가의 문제이다. 군복을 걸친 오바마 대통령이 전체 작전을 지휘하는 군지휘부의 뒤편에서 지켜보고 있었던 다소 생경한 사진을 목도했던 우리 국민들은 K방역도 전문가들의 주도하에 과학적 근거에서 진행되었던가 묻고 있다. 의료전문가와 보건행정가들이 전면에 나서는 듯하지만, 최종 단계로 갈수록 정치적인 결정과 정치적 홍보가 주도하지는 않았는지 의심스럽게 쳐다보고 있다. 정치 과잉의 나라에서 의료정책의 전문가들은 최종적으로 결정된 정치방역을 정당화하는 도구 수준에 머무르지 않았는지 묻고 있다.마르크스주의는 역사적 유물론에서 봉건체제에서 자본주의체제를 거쳐 사회주의 혹은 공산주의로 발전한다고 서술하고 있다. 특히 자본주의는 인간사회의 생산력을 획기적으로 높임으로써 인간의 경제적 삶의 질을 높인다고 한다. 그 높은 생산력을 이루기 위해서 높은 노동생산성은 필수적이지만 그러한 노동규범은 자연발생적이지 않고 고도의 관리감독체제하에서 가능할 뿐이다. 자본주의적 착취를 건너뛰기 위한 스타하노프운동이나 대약진운동, 천리마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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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근 칼럼] 1909년 12월 22일 지면기사
지난 12월22일 의사학 전공자 황상익 교수를 모시고 단출하게 송년 모임을 가졌다.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았는데 나에게 대뜸 "이재명을 아느냐?"고 묻는다. 내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자 선생은 웃으며 오늘이 바로 이재명이라는 청년이 매국노 이완용을 처단하려다 실패한 날이라며 다음같이 사건의 전말을 전했다.112년 전인 1909년 12월22일 이재명을 비롯한 열세 명의 청년들이 모의하여 벨기에 황제 추도식에 참석하고 돌아오는 총리대신 이완용을 척살하려 했으나 중상만 입히고 죽이지 못했다.이날 이완용 척살에 직접 나섰던 이재명(1887~1910)은 평북 선천 출생으로 어려서 부모를 모두 잃고 1905년 무렵 노동 이민모집에 지원, 하와이로 이주하여 사탕수수 농장에서 노동자로 생활하다가 1906년 샌프란시스코로 건너가 안창호가 조직한 공립협회에 가입하여 활동했다. 1907년 헤이그에서 이준이 분사(憤死)했다는 소식을 들은 이재명은 일제의 침략 원흉과 조선의 친일파 매국노들을 처단하기로 결심하고 그해 가을 조선으로 돌아왔다. 황상익교수와 단출한 송년모임자리대뜸 이재명을 아느냐? 고 묻는다어리둥절 표정에 사건전말을 설명 1909년 이재명은 대한의원 학생 김용문과 오복원의 도움으로 뜻을 함께하는 이들을 규합하여 매국노 척살 계획을 세웠는데 한때 목표로 정했던 이토 히로부미가 그해 10월26일 안중근에 의해 처단되자 11월 하순경 이완용과 일진회 회장 이용구를 척살하기로 목표를 수정하고 기회를 엿보았다.마침내 12월22일, 이완용이 명동성당에서 열리는 벨기에 황제 추도식에 참석한다는 사실을 김용문에게서 전해들은 이재명은 거사에 나서 명동 성당 부근에서 이완용을 칼로 찔렀지만 복부와 어깨에 중상만 입히고 죽이지는 못했다. 이것이 이른바 '총리대신 이완용 모살(謀殺) 미수 사건'으로 일제는 이재명을 비롯한 13명을 체포하여 재판에 넘겼다. 당시 이 사건의 주모자로 기소된 이들의 이름과 선고 형량은 다음과 같다.이재명(23세·사형), 김정익(21세·징역 15년), 오복원(25세·징역 10년)·박태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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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우 칼럼] 탄소제로 사회와 미래변화 지면기사
지난 11월에 글래스고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회의 COP26에서 인류는 2100년까지 기온상승을 1.5℃ 이내로 제한한다는 시나리오에 합의하였다. 인류가 산업혁명을 이룬 이래 엄청난 양의 화석연료를 사용함으로써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급격한 기온상승이 일어나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지난 백년동안 각 나라들은 자국의 산업 발전을 위해서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공장과 산업시설을 건설하였다. 산업발전이 자국에는 많은 이득을 가져왔지만 전 인류의 공익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왔다. 화석연료의 남용으로 지구온난화의 발생은 공유재의 비극과 비슷한 효과를 낳았다. 공유재의 비극은 공동체가 함께 사용하는 자원을 시장기능에 맡겨 놓으면 당대에서 남용이 일어나서 미래세대에게 해악을 끼치는 상태를 말한다. 화석연료는 지질학적으로 만들어진 물질이지만 인류의 남용으로 고갈에 직면하고 있으며 화석연료의 대량 사용은 지구온난화 문제를 일으켰다. 과학자들과 전문가들이 기후 온난화 문제를 제기했지만 많은 나라들이 그 해결책을 외면해 왔다. 최근에 스웨덴의 그레타 툰베리와 같은 젊은 환경운동가들의 노력으로 기후변화가 현세대뿐만 아니라 미래세대에게 엄청난 위협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자각하게 되었다. 그러나 인류의 탄소저감 노력은 생각보다 확고하지 않다. 최근에 네이처 기후변화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서 제시한 모든 탄소저감 시나리오는 2100년에 2℃ 이상의 기온상승을 막을 수 없다고 한다. 결국 COP26에서 협의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세계 화석연료 탓 공유재 비극 초래2100년까지 기온상승 1.5℃內 제한그러나 예상은 2℃ ↑ 상승 못막아 지구온난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되었고 인류가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탈탄소 사회로 전환하는데 있어서 각 나라마다 경제발전 단계가 다르기 때문에 탄소저감 정책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각 국가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얼마 전에 우리나라의 '2050년 탄소중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