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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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누가 먼저 '87체제' 극복을 선언할텐가 지면기사
지난 5월 '윤인수 칼럼'에서 "'이재명·윤석열' 구도는 국민의힘에 절망하고 더불어민주당에 또 절망한 민심이 선택한 시대적 대안"이라고 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두 사람의 정치적 부상을 집요하게 견제할 때였다. 샛별 같은 두 아웃사이더의 대선 경쟁을 통해 변할 의지도 이유도 없는 여야 기득권 동맹을 해체해주기를 응원했다. 지금 20대 대선은 '이재명·윤석열' 경쟁구도로 확정됐다. 하지만 두 사람을 향해 품었던 민심의 기대와 희망은 길바닥에서 헤진 낙엽처럼 뒹굴고 있다.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성골 후보 옹립에 실패했다. 민주당은 변방에서 거칠게 성장한 단기필마의 이재명에게 대선 후보를 진상했다. 민주당의 운동권 순혈주의는 무너졌다. 국민의힘은 정권이 버린 전직 검찰총장 윤석열을 대선 주자로 입양했다. 권력 불임 정당의 누추한 쇠락이었다. 당심과 민심은 이재명과 윤석열로 두 정당의 기득권을 부정하고 시대적 효용이 완료됐음을 선언한 것이다. 이재명 '이재명이 민주당' 전체주의적 발상민주당 586, 권력 연장 혈안 '아무말 대잔치' 이번 대선은 9차 대통령직선제 개헌으로 시작된 '87체제'에서 치러지는 8번째 선거이다. 어떠한 장기집권도 불허한다는 국민적 열망이 낳은 5년 단임 대통령제는 87체제의 주역들이 국정을 맡았을 때 꽃을 피웠다. 노태우는 북방으로 외교영토를 넓혔다. 김영삼은 금융실명제로 경제의 근본을 바꿨고 군내 사조직 하나회를 척결했다. 김대중은 IMF를 극복했고 정적들을 용서했다.영고성쇠의 법칙은 예외가 없다. 김대중 이후 87체제는 정권이 정권을 응징하는 퇴행적 기록을 누적시켜왔다. 체제의 주역들이 퇴장하자 체제의 산물인 586은 타락했다. 여야 586은 독선적이고 배타적인 권력추구 집단으로 변질했고 상대를 향한 적대와 혐오로 공생해왔다. 민주당은 이번 정권에서 민주세력의 도덕성을 잃었고, 국민의힘은 전 정권에서 산업세력의 가치와 기능을 상실했다. 그 결과가 이재명이고 윤석열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87체제의 마지막 배설물이다.87체제는 대통령이 국회를 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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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호 칼럼] 생존을 위한 '투쟁' 지면기사
새벽 두 시 넘어서 잠이 깼다. 일찍 잠들었으니 그냥도 깰 만한 시간이지만 악몽 때문에 깼다. 요즘 잠자리가 편치 못하다. 문득문득 숨도 가빠지는 것을 느낀다. 여름에 코로나19를 독하게 앓고 회복되기는 했지만 후유증이 만만찮음을 느낀다. 한 번 깨면 또 쉽게 잠들지 못하는 게 요즘 생긴 습관이다.꿈이 너무 끔찍해서 대전에서 대장암 수술을 하고 퇴원하신 아버지께 무슨 일이 생긴 건가 싶다. 원래 내 꿈은 맞는 법이 없기 때문에 한편으로 괜찮겠지 하다가도 결국은 전화를 드려본다. 아버지, 어머니 모두 초저녁에 주무시고 한밤에도 깨어 계신 때가 많기 때문에 썩 놀라실 것 같지 않아서다. 역시나 별일은 없다. 날이 새면 어차피 대전에 다시 내려갈 테니까 큰 걱정은 안 된다. 퇴원하셨지만 고령에 워낙 큰 수술이었기 때문에 걱정이 컸다. 수술 3주 만에 집에 돌아오셨지만 당신 스스로 일어나지 못하셨고, 식사도 거의 못하셨으며 드신다 해도 죽 두어 숟가락이 고작이셨다. 몸은 체육교사를 하신 건장한 체구가 최근 몇 년 새 부쩍 줄었지만 이번에는 완전히 종잇장처럼 얇아져 버리셨다. 아버지 수술·유튜버 김쎌 암투병…요즘 살아남는게 처절하게 느껴져코로나 위중증 환자도 1천명 향해 이런저런 상념 속에서 휴대폰을 들어본다. 잠잘 때도 언제나 머리맡에 두고 눈이 감길 때까지 보는 버릇을 없애야 한다.코로나 확진자가 오늘도 '6,689'에 고정되어 있다. 네이버 담당자가 공휴일에는 쉬는 때문일까? 아니면 토요일과 숫자가 비슷해서 차이를 못 느끼는 것일까? '7000'이 다 안 된다는 사실에 잠깐 안도한다.유튜브 앱을 여니 김쎌의 브이로그가 올라와 있다. 한때 구독 채널을 마구잡이로 늘려 근 이백여 개에 달했다. 여름에 코로나를 지독하게 앓고 나은 후 다 없애 버렸다. 지금은 이 김쎌이 단 하나 구독 채널이다. 화면 속에서 김쎌은 창백한 병기를 가리는 약간의 볼터치를 했다. 그녀는 핑크를 좋아하는지 그림도 핑크톤이 지배적일 때가 많다. 오늘은 옷도 핑크아이싱 빛깔이다.동영상을 올리지 못한 한 달 동안 무척이나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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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식 칼럼] 기울어진 운동장 지면기사
새해 교육예산이 국회 본회의에서 확정되었다는 뉴스가 있다. 정부안 보다도 9천833억원이 증액된 89조6천251억원으로 확정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교육예산이 이렇게 큰 이유는 내국세의 20.79%가 교육교부금으로 사용되도록 법이 마련되어 있어 초중등교육의 경우 예산을 꼼꼼히 따져서 매년 편성하는 것이 아니라 내국세와 연동하여 자동적으로 늘어나게 되어 있는 구조 때문이다. 전국의 학령인구 (6~17세)는 2000년 811만명에서 2010년에는 735만명, 그리고 지난해에는 546만명으로 대폭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교육교부금은 2000년 11조 3천억원에서 2021년에는 53조5천억원으로 4.7배 증가되었다. 초중등 학생 1인당 2010년 139만원에서 작년에는 980만원으로 늘어난 것을 아는 일반 국민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러다 보니 일선 교육현장에선 학령인구는 급감하는데 예산은 넘치다 보니 2015~2019년에 미처 쓰여지지 못한 이월 불용 합계가 31조원에 달하고 있다.반면 고등교육의 경우에는 교육교부금이 적용되지 못하고 매년 예산을 편성하다보니 내년 예산에 11조9천9억원이 편성되었다. 그나마 4조6천567억원이 반값등록금을 위한 국가장학금 예산이므로 대학의 질적 향상을 위한 정부의 지원은 매우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학생 1인당 47만원 정도이고 반값등록금을 제외하면 불과 30만원 내외로 초중등 980만원에 비하면 너무 낮은 액수 임). 거기에 지난 14년간 대학 등록금도 동결이 되고 등록금에서 학생들에게 주어야하는 장학금의 비중이 사립대학의 경우 법에서 정한 최소 5%가 아니라 현재는 평균 15% 정도로 늘어나 사실상 등록금을 인하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초중등 교육예산은 해마다 느는데고등교육은 교부금 적용 제외 모순1인 초중등 980만-대학 30만원 격차 이러다 보니 우리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인재 양성을 모두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 교육재정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지 않는다면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경쟁력 향상은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세계적인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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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철 칼럼] 법적 정의와 정치적 올바름 지면기사
제20대 대통령선거 캠페인은 이미 시작되었고 다양한 정책들이 정책공약으로 제시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여당 후보가 '음식점 허가 총량제'를 언급했다. 외식업을 비롯한 자영업 전반의 과당경쟁이라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음식업자들에게 다소 매력적인 정책공약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늘 거론되듯이 한국의 자영업 비율이 OECD 최상위권인 이유가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고 사회안전망이 취약한 데서 오는 불가피한 결과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원인도 대안도 잘못되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또한 자유시장경제를 근본적으로 반대한다는 점에서 반헌법적이고, 국가의 제도적 권력을 자제하지 않고 사용한다는 점에서 전체주의적 발상처럼 보인다. 검찰총장 출신의 야당후보는 그의 총장 취임사에서 "형사법집행은 국민의 권익보호를 목적으로 하지만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국민의 권익침해를 수반하기 때문에 공익적 필요에 합당한 수준으로만 이뤄져야 한다"는 민주적 법치주의의 대강을 말한 바 있다. 그는 국가권력이 어디까지 행사되고 어느 지점에서 멈춰야 하는지의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민주주의체제가 존속하기 위해서는 설사 헌법과 법률이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도 국가기관과 공직자들은 제도적 자제력을 갖춰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정책공약은 민주주의체제를 일탈하게 된다고 판단할 여지가 있다. 대선 공약 언급 음식점허가 총량제反헌법적 전체주의 발상처럼 보여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치주의와 법률적 정의를 벗어나는 그 어떤 것이 있다는 믿음은 여전히 존재한다. 법적 정의야말로 매우 보수적이고 최소한적이어서 이를 넘어서는 정치적 정의 혹은 비전, 나아가 정치적 올바름이 심지어 통치차원의 모습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사회적 믿음이 있다. 앞서의 여당 후보는 청년 기후활동가들과의 만찬에서 "공동체의 합의된 룰을 일부 어기면서 이 주장을 세상에 알리는 것조차 그럴 수 있다고 본다" 혹은 "그런 식의 삶도 응원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가령 석탄발전소 건설에 반대하기 위해 스프레이칠을 해 벌금형을 선고받는다든가 대통령이 지나갈 때 도로에 뛰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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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근 칼럼] 혼돈(渾沌)의 죽음 지면기사
두어 달 전 가족들과 함께 마블 코믹스의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을 보다가 뜻밖의 동물을 만났다. 영화에서 모리스라는 이름을 가진 이 동물은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냄새를 맡지도 못한다. 눈, 코, 입, 귀가 없기 때문이다. 이 이상한 짐승은 바로 중국의 고전 '산해경'에 나오는 제강(帝江)으로, 본디 철학 우화집 '장자'에 나오는 혼돈 이야기를 모티프로 그린 신수(神獸)의 일종이다.혼돈 이야기는 남쪽의 임금 숙과 북쪽의 임금 홀이 혼돈의 땅에서 자주 만났는데 혼돈이 잘 대접해주자, 숙과 홀이 혼돈의 환대에 보답하기 위해 하루에 한 개씩 구멍을 뚫어주었더니 칠일 만에 혼돈이 죽어버렸다는 이야기다. 영화 '샹치…'를 보다 제강을 만났다中 혼돈이야기 모티프의 神獸 일종 이 짤막한 이야기에서 숙과 홀은 시간의 신(神)이자 인간의 문명을 상징한다. 반면 혼돈은 시간의 흐름에 적용받지 않는 원시의 도, 무위자연을 상징한다. 그래서 혼돈은 흑백(黑白)이 나눠지지 않고, 선악(善惡)과 피아(彼我)가 구분되지 않고, 시비(是非)가 없는 상태를 가리킨다. 시비가 없다는 것은 시비를 구분할 수 없는 상태, 곧 혼돈이 지각이 없는 존재임을 나타낸 것이다. 너와 나를 구분하는 지각이 없기에 낯선 이를 환대할 수 있었던 혼돈은 숙과 홀을 만나면서 죽음에 이르고 만다. 숙과 홀의 도움으로 눈, 코, 입, 귀를 가져 지각할 수 있게 된 혼돈은 선악과 피아를 구분하고 시비를 따지게 되어 더 이상 혼돈일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혼돈의 비극은 우리가 다른 존재를 이해하고 함께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이해하려는 것 자체가 타자를 지배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시도일 수 있거니와 비록 선의로 접근하더라도 상대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타자를 끌어안으려는 우리의 이해는 실은 타자성의 상실을 강요하는 폭력일 수 있는 것이다. 두말할 것 없이 타자의 타자성이 상실되고 나면 우리가 함께하는 것은 나의 또 다른 얼굴이지 있는 그대로의 타자일 수 없다. 숙과 홀의 선의(善意)가 혼돈을 죽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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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우 칼럼] 대한민국의 미래상 지면기사
누구나 자신의 미래 모습을 그려본 적이 있을 것이다. 얼마 전에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미래의 희망 직업을 물어보았을 때 1위는 운동선수, 2위는 의사, 3위는 교사, 4위는 크리에이터, 5위는 프로게이머였다고 한다. 반면 고등학생은 1위 교사, 2위 간호사, 3위 과학자 및 연구원, 4위 군인, 5위 의사였다. 초등학생의 경우에 크리에이터와 프로게이머가 상위에 속해 있는 것이 이채롭다. 고등학생일수록 안정성이 큰 직업이 대부분 상위를 차지했다. 시대, 장소, 연령에 따라서 사람들의 미래상은 매우 다르게 나타난다. 심지어 한 개인의 미래상도 나이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개인의 미래상은 사회의 경제적, 기술적, 정치적 발전에 따라서 매우 다르게 나타난다. 개인도 시대·장소·연령별 달라발전·합리성 고려 선호 미래상가변적·불확실 탓 예측 어려움 개인이 아닌 단체, 기업, 정부조직, 사회, 국가 미래상의 변화를 살펴보면 흥미 있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직장생활을 하거나 어떤 조직에 속해 있으면 그 조직의 표어, 이념, 목표, 비전 등을 볼 수 있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기 때문에 창업자의 의지가 강하게 실린 비전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공익을 목표로 하는 조직은 그 기관의 성격에 따라서 공공의 이익을 실현하는 비전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제 좀 더 시야를 넓혀서 국가의 미래상을 살펴보자. 여러분은 우리나라의 미래가 '이런 모습이 되었으면 좋겠어!'라고 상상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50년 후에 대한민국의 미래상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을 해보자. 이 질문에 대한 답은 5천만 국민마다 모두 다른 미래의 모습을 그릴 것이기 때문에 미래의 모습은 5천만 개가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미래의 모습을 묶어서 분류해 보면 그 숫자를 줄일 수 있고 대다수 국민이 선호하는 미래의 모습을 그릴 수 있다. 이러한 미래상을 대다수 국민이 바라는 '선호 미래상'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공정하고 모든 국민이 잘사는 세계 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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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호 칼럼] 다시 신분혁명을 해야 지면기사
옛날에 음서제도라는 게 있었다고들 한다. 고려시대에는 5품 이상 관리의 자제들에게 무시험으로 관리가 될 수 있도록 했고 조선시대 들어서는 2품 이상 관리의 자제들에게 그런 특전들을 주었다고 한다. 부친, 조부의 음덕을 입어 벼슬아치가 되는 것인데, 이렇게 해서 선발된 이들을 음관이라 불렀고 일반적으로는 당상관 이상의 요직에는 오를 수 없었다고 한다. 그래도 그것은 원칙이었을 뿐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다고 한다.현대 이전의 일, 아득한 옛날의 일이라고 하겠지만 필자에게는 이게 옛날 일로만 느껴지지는 않는다.요즘 대통령 선거 시즌이다. 그러다 보니 각종 '개혁' 공약이 등장하는 가운데 급기야 행정고시를 없앤다는 말들도 나왔다. '고시'라는 말이 붙은 게 사법고시, 외무고시가 있었지만, 바뀌거나 없어졌고 '행시'만 남은 것이, 그마저도 없애자는 것이다. 요즘은 공약이 난무하는 대선 시즌'행시'마저 없애겠다는 말이 있다 한편으로는 맞다. 20대 어린 나이에 '고시 패스'라고 해서 5급 공무원으로 나서는 게 바로 이 고시다. 시험 하나 잘 봤다고 경험 많고 실무 잘하는 7급이나 9급들 위에 앉는 게 좋다고만 할 수 없다. 능력을 쌓고 성실히 일하면 누구나 진급할 수 있고 더 나은 위치에 갈 수 있으면 나쁠 일은 없다.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이 행시마저 없어지면 이제 '없는 집' 자식들은 어떻게 빛을 볼 수 있나? 하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행시마저 없어지면 '개천에서 용 났다'는 이야기는 이제 '고어사전'에서나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하는 것이다.좋은 취지에서 시작하지만 결코 그렇지 못한 것을 여러 곳에서 본다.예를 들면 중·고등학교의 '수시평가'만 해도 그렇다. 학생도 힘들고 교사들도 힘든 것 말고 무슨 실효성이 있나. 대학을 성적순으로만 들어가지 않게 하자, 사회봉사도 할 줄 알고 책도 좀 깊고 넓게 읽은 인재를 뽑자는 게 수시평가요, 수능시험이다. 그러나 어디 뜻대로만 되었던가? 국어능력 평가는 국어교과서, 문학교과서에서 오히려 멀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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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이재명 vs 윤석열, 무당파가 결판낸다 지면기사
20대 대선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경쟁으로 압축됐다. 지표는 야당이 유리하다. 정권교체 여론이 정권유지 여론을 압도한다. 이상한 건 이재명과 윤석열의 지지도가 호각세라는 점이다. 두 사람을 향한 비호감 여론은 60% 안팎으로 엇비슷하다. 무당파 여론이 두 사람을 진영에 가두어 놓고 누가 진짜고 가짜인지, 누가 최악이고 차악인지 간을 보는 형국이다.집권세력의 내로남불에 절망하고 무기력한 제1야당에 실망한 여론으로 인해 정당 권력은 진공상태가 됐다. 기득권 열외지대에서 입지전적 스토리를 쌓아 온 이재명과 윤석열이, 진공의 봉인을 풀고 거대 여당과 ·제1야당을 접수한 배경이다. 급히 먹은 떡은 체하기 십상이다. 정치적 압축성장에 가려졌던 두 사람의 이면이 뒤늦게 드러났다. 무당파 여론은 두 사람을 각자의 진영에 봉인해 놓고 차근차근 지켜보기로 작정했다. 내로남불 與에 절망하고 무기력 野에 실망교체가 유지 여론 압도에도… 지지 호각세 이재명은 대장동으로 이미 많은 걸 잃었고, 더 많은 걸 잃을지도 모를 위기에 처했다. 형수욕설, 형님 정신병원 강제입원설, 김부선도 극복한 이재명이 대장동 올무에 발목이 단단히 걸린 것이다. 앞선 스캔들은 가족사요, 개인사였다. 사과와 반성, 신체검사와 무대응으로 모면할 수 있었다. 여론도 혀를 찰지언정 이재명의 정치생명을 끊지는 않았다. 대장동은 다르다. 민간인 몇 명이 설계를 통해 조 단위의 이익을 독식했다. 단군 이래 최대 공익환수사업이라는 해명은 힘을 잃었다. 측근이 아니라고 부정당한 유동규가 최측근이라고 공인받은 정진상과 마지막 통화를 나누었다. 이재명의 해명들은 의심받고 있다.이재명은 장점인 정책인지감수성을 발휘해 대장동 탈출을 시도한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음식점 총량제, 청년을 위한 자발적 포퓰리즘 선언 등 정책 이슈를 선점하고 주도한다. 하지만 대장동은 한밤중 타오르는 모닥불 같다. 꺼질 때까지 가릴 수 없는 불빛이다. 여론은 그의 정책보다 대장동의 결말에 더 집중한다.이재명이 본인 의지의 산물인데 비해 윤석열은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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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식 칼럼] XR(Extended Reality 확장된 현실)이 바꾸는 세상 지면기사
코로나19와 더불어 2021년을 달군 키워드 중의 하나가 메타버스 아닌가 한다. 최근 전 세계 30억명의 가입자를 가지고 있는 페이스북이 회사명을 메타(Meta)로 바꾸었다고 한다. 재미교포 2세로부터 3천500만 달러를 지급하고 회사명을 사들였다는 재미있는 뉴스도 함께 보도되었는데 개인정보유출, 편향적 알고리즘 등으로 많은 논란 가운데 이제 페이스북이 사명까지 바꾸면서 메타버스로, 미래 방향으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미 2014년에 20억 달러를 들여서 HMD(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 기업인 오큘러스를 인수하였고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의 현실과 가상이 융합된 미래를 현실화하고자 호라이즌과 같은 소셜미디아 VR, 그리고 워크룸과 같은 VR미팅룸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미래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메타버스로 지향하고 있다. 다만 가상세계 속에서 몰입과 몰아의 경지를 최초로 경험하게 한 것은 소셜미디어가 아니라 게임이다. 온라인 모바일 게임은 가상의 현실로 사람들을 몰입하게 하여 새로운 세계관 속에서 자아를 실현하게 만드는 매력을 지니고 있는데 최근에는 이러한 게임들이 메타버스를 지향하고 있다.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 포트나이트 등이 게임플랫폼 안에서 광고, 상거래, 이벤트 등으로 메타버스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있어 과연 메타버스가 소셜플랫폼과 게임플랫폼 어떤 쪽이 대세가 될지 흥미롭다. 2003년 VR안의 커뮤니티에 아바타를 통해 참여하는 세컨드라이프가 한때 인기를 끌었으나 이내 시들해진 경험이 있다. 당시만 해도 기술적인 제약으로 인하여 가상세계를 구축하거나 아바타를 만드는 기술이 조악하여 가상세계에서 현실감을 느끼는데 많은 제약이 있었다. VR세계가 차갑고 비인간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XR 스튜디오, 대형LED 스크린에배경 완벽하게 재현한 세트서 촬영 하지만 실시간그래픽스 기술, 인공지능 기술 등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이제는 현실과 가상이 구분이 안 될 정도의 수준에 이르러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HMD의 기술도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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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철 칼럼] 근거없는 신뢰, 묻지마 지지 지면기사
현재 대한민국은 대통령 선거를 이미 치르고 있다. 각 정당들은 후보를 선정하기 위한 내부 경선의 과정에 있다. 정당의 당원이나 선거인단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정당 경선과정에 참여하면서 잠재적인 예비후보들을 둘러싸고 온갖 논란들을 일으키고 있다. 도덕적 검증의 와중에 다양한 이슈들이 거론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건들은 사법적 판단을 거쳐 규명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호하게 처리하거나 꼬리 자르기를 하거나 나중으로 미뤄지기도 한다. 과거 수서사건이나 BBK사건, 그리고 현재의 대장동 사건 등처럼 뒤로 미뤄지거나 최소한으로 무마된다. 그 결과 유권자 시민들은 자신들이 믿고 싶은 대로 믿곤 한다. 대장동 사건에 대해서 여당 지지자의 80%는 '국민의힘' 게이트라 생각하고, 야당 지지자들의 80%는 이재명 게이트라고 생각한다. 사법적인 조사와 판단이 이루어진다면 쉽게 그 향방을 알 수 있고 그와 관련된 정당이나 정치인들의 도덕적 결함이나 법률적 일탈을 판단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권력과 국민들은 이를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물론 이러한 이슈들은 정치적 지지의 제한된 기준으로 볼 수도 있지만 사람들이 무슨 판단 기준을 가지고 정치인이나 정당을 신뢰하고 지지하는지 자못 의심스럽다. 국민도 경선 참여… 이미 대선 돌입대부분 이슈 사법적규명 가능 불구모호 처리·지연·꼬리 자르기 무마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기로는 대한민국은 저신뢰국가이다. 타인에 대한 신뢰도 매우 낮을 뿐만 아니라 사법체계 등 국가기관에 대한 신뢰의 수준도 OECD 최하위권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런 탓인지 사기, 무고, 위증 등의 범죄가 가까운 나라 일본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많이 발생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치인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정치적 지지는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가능할까. '역사의 종말'의 저자로 유명한 정치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그의 저서 '트러스트'에서 "경제 활동의 대부분은 신뢰를 바탕으로 일어나며 사회적 신뢰는 거래비용을 줄임으로써 경제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경제적 자산"이라고 언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