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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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식 칼럼] 대학재정의 개선을 위한 제언 지면기사
최근 학령인구의 감소로 인하여 대학을 진학하는 학생의 감소와 13년째 계속되고 있는 대학등록금 동결로 대부분의 대학들은 재정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편 연간 예금금리가 1% 이하로 떨어지면서 그나마 운영하고 있는 대학의 기금운용 수익이 축소되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한편 대학의 기부금을 낸 기부자에 대한 세액 공제 혜택이 2016년부터 대폭 줄어들게 되어 고액기부 또한 줄어들게 되었으며, 정부의 반값 등록금 정책에 따라 2019년 기준으로도 등록금 대비 48.5%의 장학금이 지급되었는데 이 중 25.1%는 국가장학금이고 교비장학금이 20.1%에 달해 최근 10년 사이에 원래 교비의 10%였던 장학금이 20% 가까이로 늘어나면서 사실상 등록금이 10% 인하된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 진학 학생 계속 줄고등록금 13년째 동결 대학재정 위기기금 운용도 금리인하로 수익 축소 여기에 대학들마다 보다 높은 기금운영 수익을 올리기 위해 대안을 찾다 보니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되었다. 최근 7개 대학이 옵티머스 펀드나 라임펀드, 그 외의 부실한 펀드에 투자했다가 피해를 입는 과정에서 이사회의 심의 의결 절차를 거치지 않아 경고 징계를 받게 되었다. 사립학교법의 개정으로 이사회 및 대학에 기금심의운영위원회를 설치하여 기금운영의 투명성을 제고하도록 하였으나 실제로 대학이나 학교법인에 기금운영을 책임질만한 전문성이 부족하고 투자에 대한 책임 부담으로 현실적으로는 대학의 기금을 원금을 보장받으며 정해진 수익을 내는 은행예금 등에 소극적으로 묶어 둘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하지만 해외의 경우는 매우 부럽기만 하다. 얼마 전 작고한 예일대학 기금의 최고투자책임자(CIO·Chief Investment Officer)인 데이비드 스웬슨의 경우 1985년 10억 달러 수준의 기금을 2008년 금융위기 이전까지 229억 달러로 연간 13.4%, 특히 1997~2008년에는 연간 16.3%의 수익을 거둔 예일모델을 만들어 미국대학 기금운영방식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대부분의 상위권 미국대학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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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국민 수준에 못 미치는 대선 후보 경쟁 지면기사
제20대 대통령직을 향한 여야 대선주자들의 전쟁 같은 정쟁이 한창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경선은 문심(文心) 획득을 위한 문재인 대통령 수호 경쟁으로 시작된 세력 다툼이, 이재명·이낙연의 '명낙대전'으로 좁혀지면서 상대를 지우기 위한 네거티브 캠페인으로 강팔라졌다. 지역감정, 조폭연루설, 노무현탄핵 방조, 욕설녹취, 음주운전 등 상대의 원죄를 묻고 여죄를 들추어내는 전면전으로 살벌하다. 이재명은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했지만, 이낙연은 동의하면서도 이재명의 도지사 사퇴를 양심의 문제로 강요한다. 휴전은 오래가지 못할테다. 국민의힘은 윤석열이라는 대어가 입당하면서 진흙탕이 됐다. 초현실적인 성취로 보수진영의 기린아로 떠오른 이준석 대표는 과도한 다변과 새털 같은 행보로 자리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실정과 실책이 즐비한 임기 말 정권과의 유리한 싸움 대신, 당 대표인 자가 대표임을 증명하려는 무의미한 시비에 몰두한다. 자존심에 집착해 대의를 잃는 청년의 오류를 바라보는 지지층은 불안하다. 윤석열은 잇단 실언으로 대선주자급 능력을 의심받고 있다. 메시지의 진의와 맥락 전달에 번번이 실패하는 언어의 한계가 위험 수준이다. 국민의힘은 대어를 가두기에 너무 작은 연못이고, 윤석열은 메기인지 돌고래인지 분명치 않아 보인다. 여야 주자 모두 정치 철학 빈약·정책 빈곤민주당 정권 비판적 평가 피하며 질문 외면 대한민국은 선출된 대통령 권력으로 민주주의의 정체성과 국민의 삶을 이어가는 나라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남긴 정권의 유산을 계승하거나 극복하거나 청산하는 과정을 누적시켜 오늘에 이르렀다. 하다못해 민주주의를 유린한 박정희 정치적 악업을 기어코 청산하고, 경제성장의 업적은 계승했다. 북한의 대남정책에 따라 부침은 있었지만 김대중 정권의 남북협력 기조는 여야 후속 정권이 모두 이어왔다. 민주화를 성취한 87체제 이후엔 수차례의 정계개편으로 민주화 진영과 경제성장 세력이 섞이면서 진보와 보수의 가치를 양립시키는 상식을 유지해왔다. 이번 대통령선거의 핵심도 문재인 정권의 유산 처리이다. 대선주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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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철 칼럼] 정명(正名), 제자리 찾기 지면기사
유가의 '정명(正名)'사상은 원래 '이름을 바로잡는다'는 뜻이다. 즉 이름과 실상이 서로 부합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사회과학의 관점을 취한다면, 어떤 이름이나 직함이 그에 상응하는 의무와 책임 혹은 기능적 역할을 이행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이른바 탈근대사회 혹은 탈진실사회로 오면 다분히 규범적이고 기능주의적이고 정당성 있는(legitimate) 이름은 사라지고 만다.과거에 우리 사회가 극심한 정치사회적 위기에 처하면, 권위주의 정권과 야권의 지도자들이 정치적, 종교적 사회원로들을 만나면서 그 해결의 출구를 찾았다. 그 원로들은 정치적 파벌을 초월한 품격과 해결책을 가지고 있었다. 민주화 이후에 그러한 원로들은 사라져버렸다. 사람들이 이제 그 원로들을 찾지 않는다. 정치인들도 자신들의 뒷배경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을 원로로 삼는다. 그 원로들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높이려는 책략만 돋보인다. '6인회', '7인회', '원탁회의' 등은 실재하는지조차 모호하였다.산업화와 민주화는 경직되고 단편적인 사회를 훨씬 자유롭고 복잡하게 변화시킨다. 더 많은 집단들과 개인들이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는 만큼 문제도 다층적이고 그 해법도 섬세해야 한다. 그만큼 더 많은 전문가들이 필요하고 그 전문가들에 대한 사회적 신뢰 역시 높아야 한다. 그러나 이제는 그 전문가들이 정치적 포퓰리스트들의 병풍 역할을 수행할 뿐이다. 나아가 스스로 포퓰리스트가 되고 있다. 당연히 그들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정책적 합리성을 결여한 정치적 선택들에 대해서 전문가들도, 정부관료들도 더 이상 맞서지 않는다.사회운동은 어떠한가? 환경운동가들은 환경문제에 대해 과학적 분석보다는 위기담론으로 대처하여 스스로의 성가를 높이려는 아마추어들인 경우가 많다. 지구가 소빙하기로 접어들고 있다는 과학자들의 연구는 돌이켜보지 않고 지구온난화와 탄소중립만을 외친다. 저렴한 전기생산을 가능하게 하고 기후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원자력발전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여성운동과 여성가족부가 성폭력피해자와 여성인권유린 사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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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근 칼럼] 패배라는 이름의 승리 지면기사
어젯밤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다가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가 떠나갈 듯 커다란 함성을 들었다.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도미니카를 상대로 극적인 역전승을 일구어낸 순간이었다. 함성 소리를 듣고 승리를 직감한 나는 본능적으로 주먹을 불끈 쥐며 전율했다."아, 우리가 이겼구나!"말도 많고 탈도 많은 도쿄올림픽이 마침내 막을 올렸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잦아들지 않는 가운데 대회를 강행한 만큼 이번 올림픽을 바라보는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당장 일본만 해도 올림픽 개최를 반대하는 여론이 높은 터라 인류의 축제는커녕 환영받지 못하는 올림픽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다.우려했던 대로 수많은 문제가 드러났다. 개회 전 조직위원장이 여성 멸시 발언으로 사임하더니 음악 담당자 또한 과거의 동급생 집단 따돌림 가해 행위를 자랑스레 떠들다가 물러났으며 급기야 개폐회식 연출 담당자마저 여성 외모 비하 논란으로 사퇴하는 불상사가 일어났다.경기가 시작된 뒤에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후쿠시마산 식재료에 대한 우려, 열악한 시설의 선수촌, 국제 규격에 미치지 못하는 일부 경기장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으며 선수촌에 들어온 선수들의 잇따른 코로나 확진과,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대회에 출전해 보지도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하는 선수가 속출했다.그럼에도 이번 올림픽을 실패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은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경기장에서는 과연 올림픽이라는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명승부가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올림픽을 이끌어 가고 있는 주인공은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도 아니고 국제 올림픽위원회도 아닌 올림픽에 참가하여 땀 흘리는 여러 나라의 선수들이라 하겠다. 말도 탈도 많았던 도쿄올림픽 개막우려대로 수많은 문제 드러났지만선수들 명승부 이어지며 짠한 감동 스포츠 경기란 으레 승자의 환호와 패자의 눈물로 마무리되기 십상이지만 이번 올림픽에서는 통쾌한 승리보다 더 낫게 패배한 모습에서 얻는 감동이 더 컸다. 아직 올림픽이 끝나지 않았지만 명승부로 기억에 남는 몇 가지 장면이 있다.올림픽 탁구 대표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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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우 칼럼] 디지털 대전환과 융합 지면기사
우리는 디지털이 대세인 시대에 살고 있다. 인공지능은 세상을 엄청나게 바꿀 것처럼 보이고, 메타버스는 사람들의 생활양식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처럼 느껴진다. 코로나19는 비대면 세계를 더 빨리 우리 곁에 오게 하였으며 그 어떤 세대도 경험하지 못한 대전환의 시대를 열고 있다. 많은 사람이 디지털 전환이 급격하게 일어나고 있다고들 말하며 그에 대비하기 위해서 어디어디에 투자해야 하며, 이런저런 인력이 앞으로 몇만명이 부족할 것이라고 한다.오늘날 과학기술은 매우 빨리 변한다. 많은 디지털 기술 중에서 진정한 트렌드를 형성하고 그 기술이 메가 트렌드로 발전할 수 있는지 알기가 매우 어렵다. 많은 미래 예측 기관에서 우리 사회를 선도할 과학기술을 매해 발표한다. 디지털 분야에서 인공지능, 빅데이터, 메타버스, 디지털 트윈, 미래 모빌리티 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고 정부도 디지털 뉴딜을 추진하면서 관련 분야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디지털 뉴딜에 2025년까지 38조5천억원을 투입한다고 한다. 이러한 막대한 예산이 적재적소에 투입된다면 가시적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많은 나라, 세계적인 기술예측기관, 국제기구에서 예측하는 디지털 기술이 서로 다르고 부상하는 기술에 대한 예측 또한 서로 다르다. 가트너는 매해 전 세계의 이머징 기술을 발표한다. 가트너의 하이프 곡선은 기술의 출현으로부터 기술버블의 형성, 거품이 꺼지고 기술의 생존 여부에 따라 매해 기술의 성장을 예측한다. 최근에 이머징 기술로 제시한 것으로 적응형 머신러닝, 개인형 5G, 시티즌 트윈, 책임 있는 AI, 매립형 AI 기술 등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으며 설명 가능한 AI(XAI)는 거품의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추세로 그려지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가트너의 하이프 곡선을 살펴보면 AR Cloud, 나노 3D 프린팅, 엣지 AI, AI PaaS 등이 이머징하고 있는 기술이며 5G는 거품의 정점을 찍은 것으로 나온다. 불과 3년 사이에 하이프 곡선에 나타났던 기술들이 사라지고 새로운 기술들이 제시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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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호 칼럼] '자유'에 관해 생각한다 지면기사
존 스튜어트 밀은 '자유론'에서사람이 누릴 자유를 나무에 비유자신의 삶의 영역 지키며 살아가줄기·가지 '향상성'은 중요한 가치남에 의존하지 않고 가로채지 않아다시 정치의 계절이 성큼 다가들었다. 언제인들 이 나라에서 그렇지 않은 때 있었으랴만, 바야흐로 바싹 다가온 정치는 아주 큰 일임에 틀림 없다. 이 나라의 가장 높은 정부 요인을 선출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기까지 나라가 두어 번은 몸을 이리저리 뒤채일 판이다.그래서 더욱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정치가 삶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마음속 깊이 새겨야 한다고, 그보다 더 밑바닥, 더 근본적인 일들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잔뜩 긴장하지 않으면 또 그 '정치' 수렁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말 테다.그렇기는 그러하나, 요즘 이 정치에 오르내리는 말, '자유'에 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됨을 어찌할 수 없다. 이 말을 가지고 어느 편 드는 정치 대신 삶의 원리에 관해 생각해 본다는 것이다.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을 두 번 정도 열독한 적이 있다. 지금은 구체적인 내용은 거의 다 잊었다. 확실한 인상 하나, 그것은 이 책을 쓴 사람이 '자유'에 관하여 근본적인 성찰을 꾀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 '자유'는 그러니까 여기에 '이즘'을 붙여 자유주의라고 환원해서 평가할 것이 아니라, 사람이면 누구나 누려야 할 하늘이 내리고 땅이 길러주는 사람의 권리와 다름 없다.이 밀의 논의에서 흥미로운 것 하나, 그는 사람이 누려야 할 이 '자유'라는 것을 나무의 자유에 비유해서 이야기하고 있었던 것. 당장 이렇게 생각할 법하다. 발도 달리지 않은 나무가 무슨 자유가 있으며, 이런 나무를 비유의 매개체로 삼아 도대체 무슨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이냐? 그런데 이 비유가 성립할 수 있음을 그는 보여주었던 것 같다. 이제 그의 논의를 필자가 수용한 방식대로 이야기하면 다음과 같다. 나무는 저마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자신의 삶의 영역을 지키며 살아간다. 한 나무가 다른 나무를 침해하지 않으니, 이런 타자의 삶의,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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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정권의 님비가 된 수도권매립지 지면기사
환경부 '대체지 공모' 최종적으로 실패했다생폐물 직매립·건폐물 금지 등 변죽만 울려사용연장 의지 분명한데 솔직히 말 안한다결단 고통 '차기'로 미뤄… 국민 기억할 것환경부가 수도권 대체매립지 공모에 최종적으로 실패했다. 수도권 쓰레기를 매립하는 인천 수도권매립지를 대체할 신매립지였다. 인천시의 2025년 수도권매립지 폐쇄 선언에 대한 대응이었다. 3천억원의 인센티브를 걸었지만 지난 1월 1차 공모에 응한 지방자치단체는 전무했다. 지난 9일 마감한 재공모도 마찬가지였다.천문학적 인센티브에도 신매립지 공모가 실패로 돌아간 이유는 자명하다. 자기 지역에 쓰레기매립지를 들여오는 시장·군수는 주민소환에 걸려 바로 잘릴 각오를 해야 한다. 선출직에 영원히 나설 수 없는 지역의 원흉이 될 수 있다. 3천억원의 주민 이익 보다 자신의 정치생명이 더욱 중요하다. 자치단체들이 환경부의 수도권 대체매립지 공모를 비웃었던 배경이다. 환경부는 "추가공모는 없다"고 밝혔지만 '할 수 없다'가 정답이다.대체매립지 공모 무산 직전 환경부는 2026년부터 현 수도권매립지에 생활폐기물 직매립을 금지하는 시행규칙을 공포했다. 지금처럼 종량제 봉투에 담긴 쓰레기를 모아 그대로 매립하는 대신, 재활용품을 선별한 뒤 남은 쓰레기를 소각해 재만 묻으라는 얘기다. 수도권매립지에 매립하는 생활폐기물량을 80~90% 감축할 수 있고, 그만큼 사용기간은 연장된다는 얘기다. 공모 실패 직후엔 수도권매립지에 건설폐기물 반입 금지를 검토한다고도 했다. 실행하면 생활폐기물보다 훨씬 큰 매립 감축 효과가 발생하고, 인천 수도권매립지 사용 연한은 더욱 늘어난다. 환경부는 인천 수도권매립지 사용기간을 연장할 폐기물 감축 대책만 만들어 놓고 대체매립지 확보는 손을 놓아버렸다.수도권 3개 광역자치단체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2026년부터 소각재만 매립하려면 소각장을 신설하거나 증설해야 한다. 쉬운 일이 아니다. 대체매립지를 희망하는 시·군이 없듯이, 지자체 소각장을 반기는 읍·면·동도 없다. 경기도에는 내구연한이 다 된 소각장들이 즐비하다. 지자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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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식 칼럼] 우리가 꿈꾸는 선진국 지면기사
UNCTAD는 지난 6일 한국 지위를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변경했다50여년만에 지위가 바뀐 유일 국가문제는 경제 성장 외 시민 의식 필요'문화의 힘'으로 진정 행복한 나라를지난 7월6일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가 우리나라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변경하였는데 이는 1964년 UNCTAD가 설립된 후 개도국그룹에서 선진국그룹으로 지위가 변경된 유일한 국가가 되었다.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31개 국가가 속한 그룹 B는 32개국으로 늘어나게 되었다(UNCTAD에는 아시아·아프리카 98개국 그룹 A, 선진국 32개국 그룹 B, 중남미 33개국 그룹 C, 그리고 러시아·동유럽 25개국 그룹 D로 구성됨).1970년 7월7일 경부고속도로 개통과 수출드라이브로 산업화가 속도를 내었으며 산업화의 그늘에서 희생되었던 국민들의 자유를 회복한 민주화를 60여년 만에 동시에 이룩한 지구상에 유일한 나라- 이 땅에서 베이비부머로 태어나 이러한 변화를 직접 함께한 나에게는 참으로 감회가 깊은 사건이 아닌가 한다.선진국이라 함은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가에 비하여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나 사회제도, 과학기술, 의료 복지 교육 그리고 문화적으로도 앞선 나라를 일컫는다.그러나 진정한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성장 외에도 지구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모든 국민의 세계시민의식(Global Citizenship)이 높아져야 하지 않을까?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서 인류사에 우리가 기여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공감대와 책임의식이 결여된다면 진정한 선진국으로의 진입은 어렵다고 본다.선진국 진입을 맞아 김구 선생님의 '백범일지, 나의 소원'의 일부를 상기해 본다.'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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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철 칼럼] 대통령을 뽑는다? 지면기사
이제 차기 대통령선거까지는 불과 9개월이 남았다. 집권을 꿈꾸는 대선 후보들이 여야를 통틀어 20여명을 넘어서고 있다. 여느 대통령 선거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많은 숫자이다. 우리 사회의 운영, 진로, 대안, 나아가서 이른바 시대정신이나 그 실현의 방식이 생각보다 더 다양한 탓인지도 모른다. 그들이 단순히 정치적 권력만을 원할 수도 있고, 새롭게 고양된 국가와 국민을 만들기 위하여 헌신할 수도 있지만 상호 중첩되어 있는 상황에서 쉽게 판별할 수는 없다. 존경할 만한 자질도 무용할 수 있고, 권력의지만으로는 국민에게 무의미하기 마련이다.대선 후보들은 먼저 국민들을 대상으로 대중적 지지를 호소하는 한편, 당내 경선을 통과해야 한다. 이를 위해 소속 정당의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 등의 지원을 바탕으로 당원들의 지지를 동원하는 한편 교수, 언론인, 전직 관료 등 전문가들을 폭넓게 동원하여 자신의 영향력을 드러냄으로써 유권자 대중의 관심을 유도한다. 이 전문가들은 대부분 현재 정치권에 몸을 담고 있거나 장차 정치인 혹은 임명직 관료를 꿈꾸고 있는 정치적 계급들이다. 후보들은 그들의 사회적 영향력을 활용하여 자신의 정치적 권위의 기반을 확장하고자 한다.이어서 혹은 동시에 도덕적 검증과 정책적 검증이 진행된다. 각각 소속 정당과 국민 전체를 향해 동시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다소 엇박자가 나기 마련이다. 당내 파벌의 소속과 충성도가 거론되기도 하고, 특정 정치적 사건에서의 대응 전력 등이 거론되기도 한다. 민심과 당심이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 상황에서는 다소 복잡한 정치과정이 진행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장관 청문회에서 거론되는 부패비리전력, 친인척비리, 범죄경력 및 품성 등이 논란이 되기도 한다. 국민들에게 중시되는 도덕성 검증기준은 이미 기존의 인사청문회에서 현재의 여권에 의해 묵살되었던 탓에 대선후보에게도 제대로 적용될지는 의문이다. 더구나 정당 간 경쟁에 의해 후보의 경쟁력을 우선하다 보면 도덕성 기준은 형해화될지도 모른다. 여기에 국민들의 감성적인 성향과 진영논리가 횡행하다 보면 더욱 미미해질 수도 있다.더불어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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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근 칼럼] 눈썰매장의 공정 지면기사
아이들 어렸을 때 눈썰매장에 갔다도시서 먼곳 사람 적으니 재미 덜해그런데 동네아이들 입장 놀라운 변화환호성에 다른 아이도 덩달아 신바람무료 핀잔 쫓겨났지만… 더 큰 공정 봐아이들이 어렸을 때 경기도 가평에 있는 눈썰매장에 간 적이 있다. 방학기간이었지만 도시에서 꽤 멀리 떨어진 곳이라서인지 사람이 별로 없었다. 우리 가족을 포함하여 서너 가족이 눈썰매장을 이용하고 있었는데 대도시의 혼잡한 썰매장과는 달리 위쪽으로 올라가기만 하면 차례를 기다릴 필요도 없이 바로바로 썰매를 탈 수 있어서 좋았다.나도 아이들과 함께 썰매를 타며 즐겼는데 사람이 적은 만큼 놀이의 재미도 덜했다. 뭔가 시끌벅적 신나는 분위기가 부족했던 탓이다. 썰매를 타고 내려왔다가 다시 위쪽으로 무심히 올라가던 중 울타리 바깥쪽에 대여섯 명의 아이들이 눈썰매장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차림새로 보아 부근 동네에 사는 아이들 같았는데 아무래도 눈썰매장 입장료를 낼 돈이 없어 구경만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입장료를 대신 내줄까 하는 생각을 잠깐 했지만 비용이 만만찮은데다 아이들이 꼭 그렇게 해주길 바랄 것이라는 확신도 들지 않아 별도리 없이 다시 발걸음을 옮겼는데 잠시 후 그 아이들이 썰매장으로 들어왔다. 알고 보니 썰매장을 관리하는 아저씨가 돈을 받지 않고 아이들을 입장시켜 주었던 것이다.놀라운 일은 그다음에 일어났다. 그 아이들이 썰매를 타면서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하자 조용히 썰매를 타던 다른 아이들도 덩달아 소리를 지르고 웃음을 터트리며 즐거워했다. 갑자기 다른 시공간이 열린 것처럼 눈썰매장에 생기가 돌았다. 그렇게 아이들의 즐거움이 무르익어 가는 듯 싶었지만 아쉽게도 그런 분위기는 얼마 가지 못했다.문제는 먼저 와서 놀고 있던 아이들의 부모들이었다. 그중 한 사람이 동네 아이들에게 물었다."너희들 입장료 냈니?""아뇨. 아저씨가 그냥 들여보내 주셨어요.""왜 그랬지? 그럼 돈 내고 들어온 사람들은 뭐가 되니?"뜻밖의 핀잔을 들은 아이들은 잠시 후 풀 죽은 모습으로 썰매장을 떠났다. 눈썰매장은 다시 적막에 휩싸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