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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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수 칼럼] 시진핑 주석의 3연임 '겉市속社', 우리 경제는 지면기사
지난달 23일 20차 중국 공산당 대회가 열린 베이징 인민대회당 당 중앙위원 선임과 시진핑은 3연임의 체제를 공식화했으며, 당 총서기 겸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재선됐다. 1978년에 덩샤오핑(鄧小平)이 주도한 개혁개방을 사회주의 시장경제로 실시한 이후 최초 3연임 지도자다. 등샤오핑은 개혁과 개방을 추구하면서 흑묘백묘론으로 자본주의적 선부론(개혁개방의 기본 원칙)을, 시진핑은 함께 잘 살아야 한다는 분배정책인 공동부유로 노선을 바꾸려는 조짐과 미·중 갈등,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이 예사롭지 않다.3연임과 관련 미국의 매사추세츠 터프츠대학교 크리스 밀러 교수는 "공산당식 통치에서 시 주석의 결정적인 역할을 재확인했다. 앞으로 중국은 엘리트의 당 집단지도체제가 아닌 독재 체제 전환을 상징한다"라며 공산당 내부에서 조차도 견제와 자유로운 비판 의견은 더 이상 설 자리를 잃고 국내외 강경한 정책추진으로 치닫는 분위기가 지배적이 될 것이라 했다. 1970년대 근현대사 지도자 중 한 명인 초대 마오쩌둥(毛澤東) 주석 이후 시진핑은 가장 강력한 지도자로 부각되면서 2018년 연임 제한제도 폐지 뒤에 내린 결정으로 그의 영향력은 더욱 더 강화될 것이라며 BBC Research에서도 중국의 시 주석은 당 총서기로서, 공산당의 수장인 대통령과 국가 원수,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군대마저 총지휘할 것이라 했다.중국의 시진핑이 3연임에 성공함으로써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하는 건 중국은 다시 권위주의적이며 전체주의로 급선회할 가능성이 점쳐지기 때문이다. G2에 해당하는 경제대국과 막강한 군사력의 사회주의 국가로 되돌아갈 것에 대한 염려다. 그렇게 보는 이유는 중국도 최근 성장의 한계와 내수 회복이 어려워져 인민들의 불만과 불평을 잠재우려는 체제 전환을 하고자 경제에서 얻은 수혜를 인민에게 공평하게 나눠줘야 한다며 겉으론 시장경제 인척 공동부유를, 속내는 분배가 근본인 사회주의식 '겉시속사'로 되돌아갈 것의 여러 조짐이 있다. 수십년간 GDP급등 호황 누렸지만코로나 제로·고물가 등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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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호 칼럼] 이태원 참사의 진실을 묻는다 지면기사
기막힌 참사,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끔찍한 비극이다. 즐겁고 기뻐야 할 축제의 현장이 잠깐 사이에 젊은 목숨들을 빼앗기는 죽음의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제2의 세월호라는 말이 있다. 겉만 보면 이태원 참사는 세월호 참사와 유사한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필자에게 두 '사태'는 전혀 같지 않다. 그리고 이 다른 점은 사태의 본질에 대한 또 다른 규명을 요구한다고 생각한다.결코 돌아가고 싶지 않지만 하는 수없이 세월호 참사 당시를 잠깐 회상해 본다. 그때 모든 것이 이상했다.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모든 일들의 연속이었다. 안산 단원고에서 애초에 예약한 배가 세월호로 갑자기 변경되었고, 배는 안개가 자욱한 비정상적인 상황을 무릅쓰고 출항했다. 항해사는 출항 직전에 세월호 회사에 입사한 사람이었고, 그가 침몰 과정에서 무슨 일을 벌였는가는 아직까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진도 앞바다에 이르렀을 때 이미 배는 상당히 기울어져 있었고, 그럼에도 선박의 선장이며 항해사는 계속해서 항진했다. 이윽고 아침에 배가 수상한 충돌과 함께 기울어지기 시작했지만 선장이며 등등은 승객들에게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을 되풀이했을 뿐 어떤 행위도 하지 않았다. 한참 있다 해경선이 도착했지만 해경은 기울어지는 배에 갇힌 사람들, 선상에 매달린 사람들을 보고만 있었다. 해군도, 공군도 적극적인 구명 활동을 벌이지 않았고 심지어 미국의 군함이 구조를 돕겠다 하는 제안조차 거부했다.도대체 무슨 일이었을까? 그날 아침 일찍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열리고 있었다는데 여기에 늦게 보고된 세월호 사태를 접하고도 정부는 신속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대통령은 연락이 닿지 않았고, 1970년대 한성호 침몰 사건을 기획했는지도 모른다는 의혹을 사는 노인이 모든 것을 주재하는 듯했다. 세월호 큰의혹 간단히 묻히는 현실납득 할 수 없는 또하나의 대량 희생 필자는 반드시 국가 권력을 쥔 누군가가 이 참사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세월호 참사에 이은 국정 농단 사태로 대통령이 탄핵되고 새 대통령은 참사의 의혹을 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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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선진 대한민국의 치안 붕괴와 안보 구멍 지면기사
거리에서 축제를 만끽하려던 청년들이 떼죽음을 당했다. 세계 각국 청년들도 희생됐다. 핼러윈 참사의 원인은 핼러윈이 아니라 무능한 경찰이었다. 참사를 경고하고 구조를 요청하는 112 신고가 쇄도했지만 경찰은 완벽하게 치안 직무를 유기했다. 아니 '경찰'로 싸잡아 매도하면 안되겠다. 총경인 용산경찰서장부터 치안총감인 경찰청장에 이르는 지휘부의 직무유기이자 집단 무의식이다. 참사 당일 그들의 행적은 기괴했다.한 나라 경찰 수뇌부의 집단 무의식이라니, 불가사의하다. 전 정권에서 멀쩡했던 경찰 수뇌부가 현 정권 들어서 갑자기 '뇌송송 구멍탁'이 된건가. 그럴리 없다. 경찰 수뇌부를 무능한 백치로 만든 퇴화과정이 의심된다.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정치이다. 정권이 경찰 수뇌부를 입 맛에 맞게 구성하고 수족처럼 부렸던 역사가 유장하다. 독재정권 보위를 위해 대학생을 고문해 죽이고도 "책상을 탁치니 억 하고 죽었다"고 발표한 정치경찰의 전설이 민주화 이후 정권들에서도 세련되고 교묘하게 계승됐다.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 지휘했던 서울경찰청장은 정권 실세인 김경수 의원을 두둔했다가 사과했다. 지방선거 직전 야당 시장 비서실을 압수수색한 울산지방경찰청장은 여당 국회의원이 됐다. 지난 정권 때의 일이다. 일선 경찰관들이 파출소와 범죄현장에서 민생치안에 전념할 때 경찰 고위 간부들은 정치를 한다. 새 정부의 경찰 지휘부라고 다를리 없을 테다. 이태원 참사는 대한민국 경찰 참사이다. 시민들은 압사했고 경찰은 무너졌다.일선 경찰 현장 뛸때 고위간부들은 '정치'이태원 참사… 시민들 압사·경찰은 붕괴 정치 오염으로 인한 국방 신부전 증상도 심각하다. 북한이 지난 2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최초로 NLL 남쪽 속초 앞바다에 떨어졌다. 정부는 미사일이 향하는 울릉도에 공습경보를 발령했다. 훈련이 아닌 실제상황이었다. 울릉도 국민들은 대피하지 못했다. 대피소 위치를 몰랐다. 공무원들만 신속하게 대피했다. 공습경보가 해제되고 경계경보가 발령됐다. 경계 일선의 책임자인 울릉경찰서장은 관사로 퇴근해 텃밭에서 상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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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식 칼럼] 서비스로서의 교육 (Education as a Service, EaaS) 지면기사
인터넷을 통하여 영화, 드라마 등의 미디어콘텐츠를 제공하는 OTT(Over The Top) 기업인 넷플릭스의 경우, 이미 2016년부터 사내의 모든 컴퓨팅 인프라를 AWS 클라우드로 이전하여 자체적으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대신 클라우드에서 컴퓨팅 인프라를 빌려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aaS, Software as a Service)라 부른다. 최근 고등교육에서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4차 산업혁명 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기업이나 사회가 필요로 하는 AI, 빅데이터, IoT, 메타버스를 포함한 소프트웨어 개발인력이 태부족인데도 이에 대한 교육을 학내에서 제대로 구축하고 인력을 양성하지 못하고 공급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전통적인 교육과정 시간·비용 발생기업체 주도로 만든 좋은 프로그램온라인 서비스 현실 부합 교육 가능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구글, 테슬라, 아마존과 같은 첨단기업의 엔지니어들이 직접 교육과정을 만들고 강의와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단시간에 필요한 전문분야의 기술을 현장 중심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하는 나노 학위과정(Nanodegree)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온라인공개강좌(MOOC) 기업인 유다시티(Udacity)에서 기업의 요구에 맞추어 6개월 이내에 전문분야의 자격증(certificate)을 취득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코딩, 모바일프로그래밍, AI, 데이터사이언스, 로보틱스, 자율주행, 사이버보안, 디지털경영학에 이르기까지 당장에 기업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분야에 대하여 기업 내에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는 수준의 역량을 갖추도록 강의, 협업 프로젝트, 멘토링 등이 구성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세계적인 유수의 기업에서 대학 졸업장보다는 이 분야의 나노디그리를 선발의 기준으로 채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200여 개가 넘는 국가에서 이를 수강하고 있으며 미국뿐만 아니라 인도, 영국, 독일 등에서의 수많은 나노디그리 이수자들이 실리콘밸리에서 취업을 하고 있다. 즉 전통적인 교육과정을 통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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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철 칼럼] 코로나 이후의 새로운(?) 삶 지면기사
코로나 팬데믹이 지속되는 동안, 언론과 학계에서는 코로나 이후의 사회적 삶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를 둘러싼 논의가 코로나 특유의 비대면 대화를 통해 자못 진지하게 이루어졌다. 근본적인 변화가 이미 발생했고 설사 코로나가 종결되더라도 과거로 돌아가기는 어렵다는 견해들도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와중에도 사람들은 관성적으로 자기 나름의 삶을 회복해갔다. 코로나 이전에 비해 위축되어 있었지만 '호모 사피엔스(슬기로운 사람)'는 물리적으로 뛰어난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를 뛰어넘는 '소통'능력을 잊지 않았다. 생존을 위한 소통을 넘어서 집단지성의 창의성 또한 꿈틀거리는 본능이었다. 마스크에 호의적이지 않고 자유를 중시하는 서구인들이 축구와 야구 경기장에서 보이는 모습은 또 한 번의 유행을 경고하는 와중에서도 활기에 넘쳐 있어서 이미 코로나의 공포에서 벗어난 듯하다.사회 마다의 역사와 문화는 코로나 팬데믹 속에 적응하는 방식을 서로 다르게 만들었는지 모른다. 코로나가 다소 약해지면 사람들은 곧바로 그 이전의 삶을 다시 드러냈다. 한국인들처럼 집단주의적 심성에 젖어 있는 사람들은 국가의 강제적(?) 격리를 규범적으로 수용하는 한편, 과거에 비해 소수의 사람들이 어울리는 심도있는 교류방식을 만들어낸 듯하다. 향후에 한국인들은 떼를 지어 모여서 노래하고 즐기는, 그러나 그 규모는 친밀도 높은 소수를 취하는 변화를 선택할지도 모른다. 재유행 경고에도 서구인들은 활기결혼정보회사 '동질혼' 늘어나고고독한 시민은 가족과 소통 갈구 결혼정보회사를 통한 동질혼이 상당한 수준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20대 중후반에 이루어지는 결혼에는 스스로의 사회적 교류와 감성적 유대가 중요했다면, 30세를 훌쩍 넘겨 이루어지는 결혼은 긴 사회적 단절과 과도한 직업활동으로 인해 이들을 엮어주는 제3의 제도를 필요로 하였다. 잠깐이나마 코로나 팬데믹이 사회적 교류의 장을 제한했었다는 편의적 설명이 억지스럽지만 부가될 수 있겠다. 그러나 이러한 결혼방식이 압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배경은 다른 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결혼정보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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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연평도가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지면기사
그물에서 꽃게 따던 노인들은 피난 보따리를 싸러 집으로 달려갔다. 조업 중이던 어민들은 뭍으로 죽자사자 배를 몰았다. 수업 중이던 학생들과 주민들은 방공호로 냅다 뛰었다. 지난 14일 북한이 서해를 때리는 포성에 연평도는 혼비백산했다.북한은 9월 25일부터 이달 12일까지 훈련을 빙자해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과 순항 미사일을 쉼 없이 발사했다. 미국의 괌 기지를 겨냥한 중거리 탄도미사일은 일본 상공을 통과했다.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한·미·일 연합훈련이 벌어진 동해를 겨냥했다. "전술핵탄두 탑재를 모의한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이라고 발표했다. 미사일에 핵탄두만 장착하면 한·미·일이 북한의 핵공격 사정권에 갇힌다는 무력시위였다.대한민국의 대응은 초라했다. 북한이 알려줄 때까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저수지에서 솟아오른지도 몰랐다. 킬체인 작동 차원에서 발사한 현무 미사일은 후방으로 낙탄해 우리 기지를 불태웠고, 전술지대지 미사일은 어디론가 실종됐다. 국민들은 놀랍도록 평온했다. 중거리 탄도미사일이 영공을 통과하는 동안 일본은 주민대피 명령을 내렸다. 발사 원점인 북한을 머리맡에 이고 있는 우리는 눈 깜짝이지 않고 일상을 유지했다. 태극기 지킬 사람들 '친일·종북' 낙인 찍어분명한건 모두 사실 아닌 정략적 가상현실뿐 연평도 주민들은 놀라 흩어졌는데 육지 사람들은 왜 이리 평온할까. 시청각에서 벗어난 공포를 상상만으로 체감하기 힘들다. 내륙의 국민들에게 북한 미사일은 시청각 범위 밖의 일이다. 반면 연평도 주민들에게 북한의 포 사격은 청각으로 확인한 실체적 공포였다. 2010년 북한의 침공으로 섬 전체가 포연에 포성에 잠겼던 악몽을 일깨우기에 충분했을 테다.일상적 공포와 만성적 위기는 공포도 위기도 아니라는 무의식을 키운다. 공포와 위기의 실체는 그대로인데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그 실체를 지워버리는 무의식은 치명적이다. 생존을 위한 위기 감지 본능은 퇴화하고 보이고 들리는 것만을 세상의 전부로 여겨서다.대한민국이 마치 거대한 인공 무대에서 가상현실을 살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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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근 칼럼] 붉은털원숭이 실험 지면기사
1961년 사회심리학자 스탠리 밀그램은 이른바 '권위에의 복종'이라는 실험을 시작했다. 그는 사람들이 권위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실험대상자에게 모든 책임은 자신이 질 테니 타인에게 전기 충격을 가하도록 지시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하얀 실험복을 입은 권위적인 인물이 실험대상자에게 레버를 당겨 다른 사람에게 전기 충격을 가하라고 명령하자, 그 대상자는 다른 사람이 그 '충격'에 고통스러운 반응을 보여도(사실은 배우가 연기를 한 것이다) 계속해서 레버를 당겼던 것이다. 밀그램의 실험은 그가 1983년에 펴낸 책 '권위에의 복종'에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고통·행복 함께 느끼고 배려하는데인간은 타인 아픔 무관심한듯 보여 1960년대 중반, 두 과학자가 비슷한 실험을 했다. 이번에는 사람이 아닌 붉은털원숭이가 실험 대상이었다. 이 실험은 곁에 있는 다른 원숭이가 전기 충격을 받는 모습을 보았을 때 붉은털원숭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보는 실험이었다. 두 과학자는 먼저 붉은털원숭이에게 그 날치 먹이를 얻으려면 레버를 당겨야 한다는 사실을 훈련시킨 뒤 그렇게 학습된 원숭이의 바로 옆 우리에 다른 원숭이를 넣었다. 그런 다음 실험을 시작했다. 과학자들은 붉은털원숭이가 먹이를 얻기 위해 레버를 당기면, 옆 우리의 원숭이에게 강한 전기 충격이 가해지도록 했다. 다음 순간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옆 우리의 원숭이가 전기 충격을 받고 고통스러워하는 반응을 보이자 붉은털원숭이가 레버 당기는 것을 중단했던 것이다. 과학자들의 놀라움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붉은털원숭이는 레버를 당기지 않아 먹이를 먹지 못하면서도 며칠 동안 그것을 당기지 않았다.붉은털원숭이는 그렇게 굶고 있었지만, 옆 우리에 있는 원숭이는 고통스러운 전기 충격을 받지 않아도 되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레버가 있는 우리의 원숭이들은 낯선 원숭이나 토끼처럼 다른 종의 동물이 있을 때보다 한 우리에서 알고 지내던 원숭이가 있을 때 레버를 덜 당겼다. 또 전기 충격을 경험해본 원숭이들은 그런 경험을 하지 않은 원숭이들보다 더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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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우 칼럼] 기후 위기와 인류 멸절의 위기 지면기사
기후위기에 대한 공포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올해 전 세계의 기상현상은 매우 이례적이다. 알프스의 빙하가 녹아서 등산로가 폐쇄되었으며, 이탈리아 마르몰라다산맥 빙하가 갑자기 무너지며 11명이 사망하였다. 파키스탄은 6~8월 사이 세달 동안 엄청난 비가 내려 대홍수가 발생했으며 파키스탄의 3분의 1이 물에 잠겼다. 지난 9월24일에 서울 도심 일원에서 기후정의 행진 행사가 열려 약 3만5천명이 "기후위기 이대론 못 살아…미래를 바꾸자"라는 구호를 외쳤다. 왜 이들은 거리로 나섰을까? 이산화탄소·메탄, 기온 상승 유도빙하·간빙기 깨트려 지구온도 상승 지구는 주기적으로 빙하기와 간빙기를 반복하였다. 지금부터 100만 년 전까지 지구기후는 남극 빙하에서 채취한 아이스 코어를 분석하면 알 수 있다. 과학자들은 남극 대륙에서 채취한 얼음에 포획되어있는 공기방울에서 이산화탄소 농도와 메탄의 농도를 측정하였다. 이 데이터로부터 지구의 평균온도의 변화를 알아냈다. 데이터에 따르면 약 십만년 간격으로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최댓값을 나타내었다. 최댓값 이후 약 만년 후에 이산화탄소 농도는 급락하면서 진동한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낮은 구간이 지구의 빙하기이다. 지구는 지금으로부터 약 1만1천700년 전에 빙하기가 끝나고 간빙기로 들어갔다. 지난 천 년 동안의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살펴보면 17세기 이전에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거의 변함이 없었다. 그런데 인류가 화석연료를 본격적으로 사용하면서 이산화탄소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하였다. 인류가 열기관을 발명하면서 석탄과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 이산화탄소는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메탄의 농도 역시 비슷한 경향성을 보인다. 땅에 묻혀있던 탄소화합물을 인간이 인위적으로 채굴하여 태움으로써 탄소와 산소가 결합한 이산화탄소가 대규모로 대기로 방출되고 있다. 이산화탄소와 메탄은 온실효과를 유발하여 기온 상승을 유도한다. 최근의 급격한 기온상승과 기후변화는 결국 자연스러운 빙하기와 간빙기의 주기를 깨뜨려 지구의 기온을 인위적으로 높이고 있다. 이것이 기후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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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무 칼럼] 율곡선생의 독서론 지면기사
조선의 대표적인 학자는 퇴계선생과 율곡선생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유학자이자 성리학자로서는 이론의 여지없이 그 두 분을 거론하는 것이 상식이다. 율곡선생은 비록 태어나기는 강릉의 외가였지만 선대의 고향이자 생애의 활동무대는 경기도 파주의 율곡리였다. 그래서 호가 율곡이고 경기도 출신임은 당연한 사실이다. 그래서 율곡은 조선 유학의 양대 학파인 영남학파와 기호학파에서 기호학파의 종장으로 추대, 학자들에게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학자였다.퇴계는 70세까지 사셨지만 율곡은 비록 49세라는 길지 않은 생을 사셨으면서도, 높은 덕행과 깊은 학문으로 참으로 많은 학술적 업적을 남긴 저술가였다. 그 모든 저술 중에서도 '격몽요결(擊蒙要訣)'이라는 1권으로 된 책은 조선의 학생으로서는 반드시 읽어야 했던 필수과목의 교과서로서의 구실을 하였다. 당파싸움이 그치지 않고 이어지던 시대에서, 혹 율곡의 후학들과 다른 당파에서는 반드시 교과서로 채택하지 않은 경우가 있었겠지만, 대체로 그런 경향이었음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우리 조부님이 생존해 계실 때는 우리 사랑방이 마을의 서당이어서, 나를 포함해서 많은 학동들이 격몽요결을 열심히 배우고 있었다. 초등학교 6학년까지 고향에서 자랐던 이유로 그 무렵까지 격몽요결을 배워서 외우기에 열중하던 기억을 잊을 수 없다. 중학교부터 도회지로 나가는 바람에 할아버지의 슬하를 떠났기 때문에 계속 한문을 배우지 못했지만, 나의 한문 실력의 기초는 대부분 격몽요결을 배우면서 얻어진 결과였다. 성현들 경전 읽어야 마음·뜻 알고착한 일 악한 일 구별할 수 있기에책 안 읽고선 사람노릇 못한다는 뜻 책이 책상 위에 놓여있어 요즘도 격몽요결을 자주 읽어보는 때가 많다. 주말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을 때에는 어김없이 그 책을 읽을 때가 많다. 며칠 전에도 10장으로 구성된 그 책의 한 장씩을 읽어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제4장이 독서장(讀書章)인데, 읽으면 읽을수록 맛이 깊어지고 의미가 새로워지는 기분을 느낄 때가 많다.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율곡의 말씀이 너무 좋다.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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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수 칼럼] 이제 인천에도 '인천은행' 설립을 지면기사
인천은 대한민국의 중심인 수도 서울에 접해 있고, 다양한 물류를 통한 전략적 요충지이자 관문(HUB)으로 땅과 바다, 하늘길의 기점으로 국가 경제 발전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all ways INCHEON', 모든 길은 인천을 통해 각국과 길을 열고 이으며 중추적인 미래를 제시할 거점 중 한 곳으로 교역을 비롯 글로벌 재화마저 환류가 이루어질 환태평양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세상의 모든 물류는 흐름의 대상이고 흐름의 결과물인 재화는 순환이 기본이다. 이런 절실한 순환과의 관계성이 바로 은행의 핵심적 역할이다. 금융적 메커니즘과 인천를 대표할 은행설립과 관련 타산지석의 예인 1997년 환란 때를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방만한 경영과 악성채권, 유동성의 문제 등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역을 대표했던 경기은행은 결국 한미은행에, 2004년 시티은행에 피인수 합병되면서 한때 지역민께 큰 실망감을 안겨드린 적도 있다.금융비용 역내 소득환원 의의 있어총소득 타지와 격차 커 필요성 제기 교역의 핵심지역인 인천에 왜 인천의 은행이 없냐는 대안엔 과도한 외부자금의 일방향 의존에서 비롯된 균형발전의 기회비용을 해소할 당면과제 중 하나라 생각된다. 대안이 바로 지역 내 금융환류의 촉진과 금융비용의 역내 소득환원이라는 데에 은행설립에 의의가 있다. 참고로 지역총소득(GRDP)이 수도권 내 여타 지역과의 격차가 더 커지고 있다는 사실에 은행설립에 대한 필요성을 당당하게 제기해야 한다. 대개 타 지역에서 생산활동에 종사하는 경우 지역 내 소득이 본인의 가계에 실제적 도움이 되느냐와 지역 밖에서 얼마나 벌어오고 안에서는 밖에서 온 사람들이 얼마를 벌어 나가느냐의 경제적인 실익을 고려해 인천지역을 대표하는 은행으로 거래가 일원화된다면 타 지역과 지역총소득의 열세도 보완과 최소화할 수도 있다.인천의 경우 1인당 지역총소득은 벌어들인 지역내 총생산액에 서울을 비롯 타 지인이 벌어간 것은 빼고, 인천에 정주하고 있는 주민이 서울이나 경기 등 다른 지역에서 벌어온 것을 더해 인구로 나눈 값을 환산한다. 인천사람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