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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트북] 트램과 용인경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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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북] 트램과 용인경전철 지면기사

    "트램은 경전철과 모노레일의 사례를 답습할 게 분명합니다."교통·도시계획 분야 전문가 대부분은 트램을 얘기하면서 경전철과 모노레일 사례를 빼놓지 않는다. 용인경전철은 기술 부족과 수요 예측 실패 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용인경전철은 사업성 확보의 주요 기준 중 하나인 예상 수요가 하루 15만명이었으나 최근 집계 결과, 4만여명이었다. 결국 1조32억원을 투입해 만든 용인경전철 운영비는 현재 지자체가 떠안으며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전국의 지방자치단체에서 멈춰서고 있는 트램 사업을 지켜보면서 전문가들은 인천도 예외는 아니라고 말한다. 트램을 상용화하기 위한 기술력이 미완성된 것은 물론, 경제성 부족과 제도 기반 부족 등이 주된 이유다. 트램사업이 우선 추진된 곳의 사례를 살펴보면, 기본·실시설계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트램의 부족한 기술력을 보완하기 위해 구간 설계를 변경하거나 열차 증량을 검토하는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현재 인천에서는 부평연안부두선을 포함해 송도트램(달빛축제공원역~달빛축제공원역 23.6㎞), 주안송도선(주안역~인천대입구역 14.73㎞), 영종트램(공항신도시~영종하늘도시 10.95㎞), 제물포 연안부두선(6.99㎞) 등 5개 노선을 트램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중 인천시는 부평과 연안부두를 잇는 부평연안부두선 건설사업을 2022년도 제3차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사업으로 선정해 달라고 국토교통부에 신청하는 등 트램사업을 적극적으로 이행하고 있다.인천시가 트램을 추진하는 주된 이유는 구도심 활성화와 친환경성이다. 그러나 이들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대책이 '꼭' 트램이어야 하는 이유는 명확지 않다. 구도심 교통 편익을 확대하고 신도시와 구도심 간 발전 격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을 트램으로 한정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박현주 인천본사 정치부 기자 phj@kyeongin.com박현주 인천본사 정치부 기자

  • [노트북] 휴가 후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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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북] 휴가 후유증 지면기사

    8월 하순, 적지 않은 직장인들이 휴가 후유증을 호소하곤 한다. 여름 휴가를 다녀온 뒤 자주 졸리고 원인을 알 수 없는 피곤함에 시달리거나, 무기력하게 업무에 집중이 안 된다면 의심해볼 수 있다. 약 일주일 남짓한 기간을 뻔하고 지루한 돈벌이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삶을 만끽했으니, 휴가 후유증이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 휴가 후유증을 극복할 방법이야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대개 시간이 흐르면 극복하고 다시 업무로, 일상으로 회귀한다.이렇듯 일상적인 후유증이 있는가 하면 좀처럼 극복하기 힘든 부정적인 후유증도 있다. 실연의 아픔과 같은 정신적 피해부터 폭행 등 물리적 피해까지 다양하다. 대개 시간이 흘러도 가슴 한구석에 응어리처럼 남아 때때로 괴롭히곤 하는 그런 종류의 후유증이다.'실패에서 배운다'는 말로 대표되는 긍정적인 후유증도 있다. 학창시절 유행했던 오답 노트가 대표적이다. 틀린 문제는 다시 보기 힘들었지만 틀린 문제를 오답 노트로 다시 정리하는 과정에서 생각지 못했던 것들을 되새김할 수 있었다. 때론 부정적인 후유증이 긍정적으로 변하면서 이를 극복하기도 한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불거진 '심심한 사과'가 대표적이다. 한 SNS에서 업체의 '심심한 사과' 표현에 한 네티즌이 '하나도 안 심심하다'라고 불쾌감을 표현한 게 발단이었다. 여기에 '사흘'과 '금일' 등 과거 사례도 공유되면서 문해력 논란이 일기도 했다. 우리 사회에서 볼 수 있는 부정적 후유증 중 하나겠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알아간다면 이 또한 긍정적인 일일테다.'당당치킨'으로 업계가 시끌벅적하다. 마트 기획상품으로 지나칠 수도 있었겠지만, 오픈런까지 나올 정도로 인기를 끈 건 지난날 치킨업계의 '3만원' 발언의 후유증으로 볼 수 있다. 불신과 고통이 섞여 혼란한 후유증만 남았지만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길 기대해 본다. /김동필 경제산업부 기자 phiil@kyeongin.com김동필 경제산업부 기자

  • [노트북] 부끄러워하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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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북] 부끄러워하지 말아주세요 지면기사

    최근 장애 여성들이 직접 쓴 에세이집 '나에게 새로운 언어가 생겼습니다'를 통해 만 51세 임은주씨를 만났다. 여느 여성처럼 '멋쟁이 할머니'로 늙겠다는 은주씨에겐 장애가 있다. 어릴 적 소아마비가 근육마비로 이어져 장애인이 됐다. 6남매 중 유일하게 짊어진 장애 때문에 사랑 대신 눈총을 받아 학교도 못 다니고 부모에게 '사랑하는 딸'보다는 '다리병신'이라 불리며 자랐지만, 은주씨는 엄마가 죽던 날 슬퍼 울었고 지금도 딸들 중 자신과 가장 닮은 엄마 사진을 종종 꺼내 본다.그래도 은주씨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여자와 결혼하겠다"던 남편과 행복하게 산다. 물론 "그 남자도 장애인 아니냐. 결혼하면 집엔 찾아오지 말라"며 결혼식장에 나타나지 않은 은주씨 아버지와 "한 집안 장애인 한 명도 힘든데 둘이나? 안 된다"는 남편 집안 모두 결혼을 반대했다. 가족들 선택으로 오랜 기간 복지시설에 살고, 가족들 결정에 남편이 정관수술을 해 아이를 못 낳지만 은주씨는 자신은 물론 아내의 장애도 부끄러워 않는 남편에게 큰 힘과 사랑을 받으며 행복하게 산다. 누군가 '둘이 어떤 사이냐'고 물으면 "잉꼬부부예요"라고 답하는 남편에게 은주씨는 "창피하다"면서도 올라가는 입꼬리를 감추지 못한다.인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지난 10일 방송분에서 주인공 영우는 극 중 연애 중인 준호에게 그의 누나가 "부모님에게 말 안 할거지? 널 행복하게 해주는 여자 데려와야지, 보살펴야 하는 여자 말고"라고 한 말을 듣고 "사귀지 않는 게 좋겠다"고 준호에게 이별을 통보한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도 천재적 능력을 보여 일반 장애인들이 처한 '현실과 다르다'는 논란까지 빚은 영우도 은주씨처럼 남들이 부끄러워하는 장애인인 것이다.그래도 자신을 부끄러워 않는 준호를 만난 영우, 또 그러한 남편과 결혼한 은주씨 모두 행복하게 산다. 우리가 주변 은주씨들의 작은 행동 하나, 말 한마디 부끄러워 않고 사랑해준다면 이들은 얼마든지 행복하게 산다. /김준석 사회교육부 기자 joonsk@kyeo

  • [노트북] 인천 도서지역 주민과 신속 재판 권리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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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북] 인천 도서지역 주민과 신속 재판 권리 보장 지면기사

    '모든 국민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대한민국 헌법 제27조 3항의 내용이다. 국민들이 빠르게 재판받을 수 있는 환경을 갖춰 사법서비스를 보장해야 한다는 의미다. 인천 시민들은 인천지방법원에서 이 같은 사법서비스를 받고 있다.하지만 인천 시민 중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인천 옹진군 백령도, 연평도 등 도서 지역에 사는 주민들이다. 이들이 민사·형사·가사 사건 등의 재판을 받기 위해선 다른 사람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육지와 다리로 연결돼있는 섬은 사정이 낫지만 그렇지 않은 곳에 사는 주민들은 모두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서해 최북단 섬인 백령도의 예를 들어보자. 백령도 주민들은 우선 인천을 가는 데만 뱃길로 3~4시간이 걸린다. 이마저도 기상 상황이 좋지 않으면 여객선이 결항해 예정된 재판에 출석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한 번으로 끝날 수 있는 단순한 사건의 재판을 받는 것조차 도서 지역 주민들에겐 너무나도 험난하다.도서 지역에 산다는 이유로 이러한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는 시민들이 기뻐할 만한 소식 하나가 최근 들려왔다. 인천지법은 백령도에 영상재판을 진행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해, 다음달부터 민사재판의 변론기일이나 형사재판의 증인 신문 등을 펼칠 예정이다. 인천지법이 지난해 5월 영상재판을 본격적으로 도입한 이후 도서 지역에 영상재판 시설을 갖추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섬에 나가지 않아도 주민들이 빠르게 재판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는 셈이다. 인천에는 총 168개의 섬이 있는데, 이중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유인도는 40개라고 한다. 인천지법이 이번 백령도를 시작으로 영상재판 시설 설치를 점차 확대해 도서 지역에 사는 모든 주민이 빠르고 편리하게 사법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 /김태양 인천본사 사회교육부 기자 ksun@kyeongin.com김태양 인천본사 사회교육부 기자

  • [노트북] 경기도의회 광야에서 4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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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북] 경기도의회 광야에서 40일 지면기사

    40일 만에 11대 경기도의회가 원 구성을 마쳤다. 여야 동수 균형추를 맞춘 도의회 교섭단체 양당 대표단이 임기 시작 전부터 머리를 맞대고 협상했지만, 서로의 입장 차가 쉽사리 좁혀지지 않은 고난의 여정이었다. 도의회 국민의힘은 가만히 앉아서 자당 후보를 도의회 수장으로 세울 수 있었다. 하지만 최소 5표가 타당 후보에게 넘어갔다. '따 놓은 당상'을 헌납한 꼴이다. 의장 선거는 무기명 수기 방식이기 때문에 의도치 않은 역선택은 없다. 1차 투표부터 국민의힘의 패배 기미가 보였다. 후보별로 민주당은 70표, 국민의힘은 60표를 얻었다. 전체 의원 수가 156명이니 나머지 26표는 전부 무효. 국민의힘 출신 감표 위원은 발언 기회를 얻어 양당 의원들에게 '또박또박 정자체'를 호소하다 대세가 기울었다는 점을 직감한 듯 의장 직무대행에게 정회를 요구했다. 이튿날 국민의힘 도의원들은 대표단에 의장 선거 패배 책임을 묻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성명서에 명시된 도의원들의 수는 '40명'이었는데, 이 숫자는 국민의힘 전체 도의원 78명의 과반이다. 가볍지 않은 무게의 목소리에 기자들이 귀를 기울였다. 알고 보니 '40'은 완벽한 숫자였다. 고대인들은 동서남북을 뜻하는 4와 하나 빠짐없이 채워진 10이 합쳐진 수로 여겼다고 한다. 성경에서도 그렇다. 노아 홍수도, 예수가 광야에서 단식한 기간도 모두 40일이다. 40일간 진통 끝에 출범한 11대 경기도의회 본회의에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나란히 출석했다. 도정 책임자와 도 교육 책임자는 신임 의장을 향해 90도로 인사하고, 뒤돌아서 의석을 채운 도의원들에게 같은 자세로 흐트러짐 없이 고개를 숙였다. 도민을 대표하는 도의회를 향한 존경의 표시다. 도의회가 드디어 도민의 공복에게 인사를 받았다. 전날 도의원들은 신임 의장과 함께 선서도 했다. 선서엔 도의원들에게 부여된 역할이 한 문장으로 축약돼있다. 전문은 이렇다. '나는 법령을 준수하고 도민의 권익신장과 복리증진 및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하여 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 [노트북] 착한 가게의 희생, 관심가져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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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북] 착한 가게의 희생, 관심가져야 할 때 지면기사

    김밥 2천원, 짜장면 3천500원, 칼국수 4천원. 지난달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률이 7%대까지 오르면서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그야말로 곡소리가 나고 있다. 각종 원재료 값 상승으로 경기지역 짜장면 한 그릇의 평균 가격은 6천241원, 칼국수 한 그릇의 평균가격은 8천103원이다. 이대로 계속 물가가 오른다면 서민음식인 짜장면과 칼국수를 1만원을 주고 먹어야 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이런 상황에서도 다른 가게에 비해 50% 가까이 저렴하게 음식을 판매하는 자영업자들도 있다. 각 지자체가 지정한 '착한가격업소'다. 두 명이 짜장면과 칼국수를 각각 먹어도 1만원이 넘지 않는다. 살인적인 물가 속에서도 과연 수익은 거두는지 걱정이 들 정도다. 이들은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음식을 공급하기 위해 물가 상승의 피해를 소비자에게 전가시키지 않고 스스로 감내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착한가격업소 홈페이지와 각 시군 홈페이지를 보면 우리 동네의 착한가격 업소의 주소, 메뉴, 가격이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하지만 한 지자체 홈페이지에는 착한가격업소 목록이 여전히 2020년에 머물러 있는 등 공공지원도 열악하다. 착한가격업소로 등록된 한 자영업자는 "남들은 물가 상승 대비 음식 가격을 2천~3천원씩 올리는데 우리는 500원 올리는 것도 눈치를 봐야 한다. 자칫 손님이 홈페이지를 보고 가격이 다르면 초심을 잃었다며 민원을 제기하기도 한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돈쭐'이라는 단어가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이다. '돈'과 '혼쭐내다'의 합성어로 선행을 하는 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의 제품을 많이 구매해 돈을 벌게 해준다는 뜻이다. 어려운 주변 환경에서도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손님들에게 착한 음식을 제공하는 이들이야말로 돈쭐을 한번 맞아야 하지 않을까. /서승택 경제산업부 기자 taxi226@kyeongin.com서승택 경제산업부 기자

  • [노트북] 영화값 인상의 부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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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북] 영화값 인상의 부메랑 지면기사

    지난 주말, 수원의 한 CGV에서 톰 크루즈 주연의 '탑건: 매버릭'을 관람했다. 소위 '탑건2'로 불리는 해당 영화의 개봉일은 지난 6월22일. 개봉일로부터 한 달이 훌쩍 넘은 시점에서야 영화를 본 셈이다. 영화는 흥미로웠다. 어린 시절 본 '탑건(1987년 개봉)'의 장면이 문득문득 떠올라서다. 매버릭(톰 크루즈 분)이 오토바이로 질주하는 모습과 F-14 톰캣 전투기가 등장하는 장면이 그랬다. 전반적인 이야기가 원작과 연결되는 완벽한 속편이었다. 배우들의 열연과 감각적인 미장센이 어우러져 1시간40분이 짧게 느껴졌다. 바로 단체 카톡방에 후기를 남겼다. "탑건2, 돈 안 아깝다!"하나둘 답장이 왔다. 다들 본인의 감상평을 남기던 중, 한 친구가 물었다. "곧 OTT에 VOD 풀릴 것 같은데, 그걸 왜 지금 봤어?" 사실대로 말했다. "관람료가 올라 전과 달리 후기를 봤는데 스크린으로 봐야 한단 평이 많더라고. 그래서 내려가기 전에 봤어." 단톡방에선 공감과 함께 인력감축에 따른 서비스 하락 후기도 쏟아졌다. 최근 CJ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국내 멀티플렉스 영화관 3사는 2D 기준 주말 관람료를 1만5천원까지 올렸다. 2년 동안 4천원 인상됐다. 관객들의 영화 선정 기준이 깐깐해진 이유다. 제작비가 200억원이 넘는 블록버스터 영화마저도 평점과 후기에 따라 명암이 갈리는 상황이 됐다.고물가 속 급등한 영화 관람료를 바라보는 소비자의 태도는 냉담하다. 넷플릭스 등 구독료가 월 1만원대인 OTT 사용이 익숙해진 상황에서 단순히 '킬링 타임' 영화를 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는 시대는 갔다. 영화관들의 좋은 투자, 서비스 품질 향상으로 부디 관람료 인상 값어치를 해주길 바란다. /윤혜경 경제산업부 기자 hyegyung@kyeongin.com윤혜경 경제산업부 기자

  • [노트북] 경인 프로팀선수 명단에 없는 '카타르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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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북] 경인 프로팀선수 명단에 없는 '카타르 월드컵' 지면기사

    사상 처음으로 중동에서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이 3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한국 축구 팬들의 최대 관심사는 월드컵에 나설 최종 대표팀 명단에 어떤 선수가 이름을 올리느냐다. 4년에 한 번 있는 세계 최고의 축구대회인 월드컵에 출전하는 것은 선수들에게 엄청난 영예다.하지만 경인지역 연고 프로축구팀에 소속된 선수들 가운데 확실하게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로 거론되는 이들은 아직 없다.수원 삼성 공격수인 김건희가 올해 1월 있었던 아이슬란드와 몰도바와의 친선 경기와 2월 카타르 월드컵 최종 예선 시리아전 등 A매치 3경기에 출전하며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관심을 끄는 듯했지만 이후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또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다 올해 수원FC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치르고 있는 이승우의 발탁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이승우는 1일 기준, K리그1에서 22경기에 출전해 10골과 2도움을 기록하며 수원FC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아직 이승우를 발탁하지 않았다. 지난달 발표된 EAFF E-1 챔피언십 대회(동아시안컵) 명단에서도 이승우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월드컵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시점에서 이승우가 카타르행 비행기를 탈 가능성은 낮다.이 외에도 수원FC 박민규와 이기혁이 최근 대표팀에 소집되기는 했지만 확고한 주전은 아니다.아직 월드컵 대표팀 명단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변수는 남아있지만 벤투의 중용을 받은 경인지역 연고 프로축구팀 선수가 전무하기 때문에 월드컵 대표팀 발탁의 기대감을 높이기는 어렵다.세계인의 축제가 될 카타르 월드컵에 경인지역 연고 프로축구팀 소속 선수가 1명도 출전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 지역언론사 기자 입장에서는 아쉽다. /김형욱 문화체육레저팀 기자 uk@kyeongin.com김형욱 문화체육레저팀 기자

  • [노트북] 학교의 주인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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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북] 학교의 주인은 누구인가 지면기사

    대학방송국 시절 다큐멘터리를 만들며 잊히지 않는 장면이 하나 있다. 2016년 무더운 여름 거리로 나섰던 이화여대 학생들이다. '평생교육 단과대'를 설립한다는 학교의 일방적인 결정에 반발한 재학생, 졸업생들은 본관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다. 시위가 46시간째 진행되던 때, 1천600명의 경찰병력이 학내에 진입해 농성하던 학생들을 끌어내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결국 단과대 설립은 백지화됐고 총장은 사퇴했다.비슷한 때 내가 다니던 대학 역시 학사구조개편으로 내홍을 겪었다. 다른 목표를 가진 과들을 하나로 만들겠다고 학생들에게 일방통보하는가 하면, 3년 된 학과를 없앤다는 사실을 메신저로 알렸다. 학생들은 집회와 릴레이 단식을 진행하고 대규모 학생총회를 여는 등 크게 반발했지만 결정을 막을 수는 없었다. 당시 만났던 총학생회장은 '무력감'을 토로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현실의 벽이 있었어요. 우리가 옳은 말을 하더라도 학생들에게는 결정권이 없어요. 결정권은 결국 본부와 총장님에게 있기 때문에 그들을 설득하지 못하면 그 어떤 것도 이뤄낼 수 없었죠."대학 구조조정·통폐합 때마다 비슷한 일이 반복된다. 일방적 결정에 반발한 학생들은 거리로 나선다. 메신저를 통해 통폐합 사실을 전하거나 모든 게 결정된 뒤 간담회를 여는 대학의 소통 방식도 비슷하다. 학생들이 총장추천위원회 등 학교의 중대한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하는 해외 대학과 비교되는 지점이다.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 대학으로서 어쩔 수 없는 선택임을 알지만 형식적인 소통 역시 어쩔 수 없는 것인지 아쉽기만 하다.지난 27일 수원대와의 통합을 반대하며 도청 앞에 선 수원과학대 학생들을 보니 2016년 여름이 스쳐 지나갔다. 당시 내가 제작했던 다큐멘터리의 이름은 '학교의 주인은 누구인가'다. 학교의 구성원으로서, 주인으로서 학생이 인정받길 바라는 마음에 던진 물음이었지만 대학은 아직 답을 찾지 못한 것 같다./이자현 사회교육부 기자 naturelee@kyeongin.com이자현 사회교육부 기자

  • [노트북] 아찔한 입석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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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북] 아찔한 입석의 기억 지면기사

    대학생 때였다. 매일 약 2시간 거리를 통학하는 나에게 '광역버스'는 빼놓을 수 없는 교통수단이었다.수강신청 실패로 1교시 수업이 많았던 학기에는 학교 가는 아침이 늘 지옥이었다. 광역버스는 일반 버스보다 배차간격이 긴 편이다. 눈앞에 버스가 도착했을 때, 버스좌석이 전부 차 있는데도 '이 버스 놓치면 큰일 난다'는 생각에 몸부터 욱여넣었던 기억이 난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버스에서 손잡이도 없이 서서 탔다. 사고가 안 나서 다행이지 지금 생각해보면 참 아찔한 기억이다.국토교통부는 2014년 7월16일자로 고속도로·고속화도로를 경유하는 광역버스의 입석 승차를 금지했다. 광역버스에서 좌석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는 입석 승차는 불법이라는 뜻이다. 2022년인 지금, 출퇴근길 광역버스에선 '불법'이 비일비재하게 이뤄지고 있다. 원인은 코로나19로 인한 '감차'에 있다. 광역버스 업체들은 코로나19 사태로 경영난에 빠지자 운행 대수를 줄였다. 소득 감소 등의 이유로 운수종사자 역시 많이 감소했는데, 광역버스 운행 대수를 늘리고 싶어도 버스 기사가 없어 못 늘리고 있다는 게 인천시와 버스 업체들의 설명이다.인천시는 우선 급한 불부터 끄기로 했다. 오는 10월부터 12월까지 평일 출퇴근시간대에 한정해 광역버스 노선에 전세버스를 투입할 방침이다. 광역버스 업체들을 대상으로 '최소 1대 이상 증차'를 요구하겠다는 구상도 세웠는데, 이는 사실상 업체들의 의지에 달린 문제라 단기간에 증차가 이뤄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이들 대책은 말 그대로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인 대책은 될 수 없다. 당장 오는 12월까지로 예정된 전세버스 투입이 끝난 이후의 대책 역시 명확하지 않다. 인천시 역시 이를 인지하고 국토부, 경기도 등과 수시로 만나며 다각도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광역버스 입석 문제는 단순히 불편한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시민의 '안전'이 걸려있는 문제인 만큼 정부와 인천시, 그리고 광역버스 업체들 모두 책임감을 갖고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길 바란다. /유진주 인천본사 정치부 기자 yoop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