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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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공교육 정상화는 '교육권·교수권·선발권 조화'가 해법 지면기사
現 정부의 도그마가 된 혁신학교'자기 객관화 능력 결핍증'이라는우(愚)를 벗어나기 위해서라도파편화 된 논의 보다는수면위에서 끝장 토론 요구된다우리나라 국가 가치사슬의 최정점에 있는 교육생태계는 무엇이 문제이며 대책은 무엇일까. 현상을 단순화하면 학생(학부모)에게는 교육권을, 교사에게는 교수권을, 대학(고등학교 포함)에는 학생선발권을 되돌려주는 것이 '해법의 단초'라고 본다. 전술한 3권은 지극히 원론적이면서 보편타당한 내용이다.문재인 정부의 교육 기조는 사교육 없는 공교육 정상화다. 공교육(초·중·고)을 정상화하자는데 이의를 제기하거나 사족(蛇足)을 달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정책이 이념에 따라 성역화되는 현실에서 모범 답안을 내기란 현실적으로 난관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교육정책이 5년마다 리셋(초기화)되는 게 가장 큰 문제다.우선 사교육을 적으로 보면 안 된다. 필자는 사교육 찬성론자는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사교육은 공교육의 대체재는 될 수 없어도 보완재로서의 기능을 과소평가해서도 안 된다. 공교육에서 할 수 없는 심화 보충학습은 어느 정도 인정되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입시 시스템에서는 두더지 게임에 불과하다. 특히 예체능과 영재성 교육은 공교육 범위 내에서 학생들과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부분이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가. 따라서 사교육 시장은 정부가 어떠한 정책을 내놓아도 생존의 더듬이가 발달되어 어지간해선 퇴출되지 않는다. 오히려 날개를 달고 훨훨 날아가는 형국이다. 우리나라 4년제 대학 197교, 2년제 137교, 총 334개교의 입시 전형 요소를 교육부가 다 통제하려는 발상부터 바꾸어야 한다. 학생 선발권을 네거티브 시스템(원칙허용, 예외금지)으로 바꿔 대학에 완전 자율화를 제안한다. 역대 정부 공통적으로 교육정책이 실패한 원인은 포지티브 규제(원칙금지, 예외허용)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육이라는 거대 시장을 국가가 만기친람(萬機親覽)할 정도로 교육계가 미숙하지도 않다. 초기 혼란을 피하기 위한 현장 교원과 대학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보는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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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인천시, 한국근대문학관 적극 지원해야 지면기사
2013년 9월 인천 중구에 한국근대문학관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 국문학을 전공한 인천 사람으로서 매우 뿌듯했다. 전국 최초의 공공종합문학관이 들어섰다는 사실도 기뻤지만 그것이 우리 근대사에 매우 의미 있는 곳인 개항장에서 문을 연 까닭이다. 고등학교에서 문학을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하면서 학생들을 데리고 문학관을 다녀오는 것은 날을 잡아 행사를 치르듯 가야 하는 특별한 일이 아니라 가까이 손쉽게 갈 수 있는 일상의 일이 되었다. 교실에서 배운 문학 작품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현장의 학예사를 통해 다시 설명을 듣는 것은 학생들에게 우리 문학에 대한 이해와 수용을 더욱 폭넓게 하는 매우 소중한 경험이 될 수 있다. 또한 자신들이 살고 있는 인천에 대한 자부심까지 함께 키우는 특별한 교육적 효과를 가져온다. 이것은 비단 학생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문학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일반 인천 시민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인천은 단일 도시로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지역을 차지하고 있고 인구도 300만이 넘는 광역시이지만 한편으로는 서울에 근접해 있다는 이유로 문화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저조한 편이다. 인천에는 무언가 내세울 만한 것이 많지 않다는, 일종의 문화적 갈증이라고나 할까. 그래서인지 인천 중구의 한국근대문학관이 더욱 좋은 문학관으로 자리매김하여 전국의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다. 그런데 좋은 문학관이란 대체 무엇일까. 학생은 무언가를 열심히 배우려고 할 때 가장 학생답고 예뻐 보이는 것처럼 문학관은 말 그대로 다양한 문학 작품들을 많이 소장하여 이를 시민들에게 알차게 소개할 수 있을 때 가장 문학관답고 아름다울 수 있을 것이다. 넓은 부지를 확보하여 화려한 시설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관람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결국 문학관이 문학관다울 수 있는 본질적 요건은 결국 그 문학관이 소장하고 있는 자료의 수와 콘텐츠의 질에 달려 있다. 좋은 문학관은 이처럼 국내의 다양한 문학 작품들을 방대하게 보유하고 있을 때 비로소 그 존재의 가치를 스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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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부평 뮤직위크와 음악도시의 길 지면기사
인천 부평 곳곳을 음악열정으로 가득 채운 뮤직위크가 지난달 23~25일 열렸다. 부평공원 및 신촌지역 일대, 부평역 지하상가(모두몰)와 부평 문화의 거리, 도시재생사업대상지인 굴포천먹거리타운 등 3곳을 중심으로 전문공연팀에서 음악동아리를 아우르는 70여 개 팀이 3일 동안 100여 차례에 걸쳐 길거리 버스킹, 북콘서트, 뮤직살롱을 꾸몄다.뮤직위크는 시민들이 살아가는 장소를 기반으로 시민들과 함께 부평을 음악도시로 가꾸어가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근자열 원자래(近者悅 遠者來), 그곳의 사람을 즐겁게 해주어야 멀리 있는 사람이 찾아온다는 말이 있다. 무엇보다 시민들이 음악도시사업을 즐기게 하자는 것이다.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에 걸쳐 진행되는 문체부의 부평 음악융합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 3년차(2016~2020년)를 맞아 올해 3월부터 사업의 재정비계획이 수립되었다. 핵심가치는 장소의 음악중심 문화재생이다. 음악을 수용, 향유하는 생활환경이 뒷받침하지 않는다면 음악과 관련한 문화산업도, 문화재생을 통한 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도 불가능하다.부평은 오랜 역사성을 지닌 도시이지만 근대를 거치면서 외부 요인들에 의해 내발적 발전이 질곡, 왜곡되어 왔다. 일제강점기의 군수기지, 해방 후 미군기지 애스컴시티, 개발독재에 의한 수출산업단지 조성 등 도시화과정 자체가 삶의 자기결정권과 문화주체성을 상실할 수밖에 없는 과정이기도 했다.지금 부평은 대중음악을 중심에 두고 문화특화지역 조성, 나아가 문화도시로의 발전을 꿈꾸고 있다. 그 출발점은 과거 부평의 미군기지 애스컴시티를 통해 해외의 대중음악이 한국으로 소개, 보급되는 창구였다는 역사적 사실이다. 비록 외생적 요인에 의해 형성, 소멸되었지만 그 당시 음악의 창조적 재생을 통해 지역의 대중음악씬(SCENE)이 새롭게 만들어질 수 있다. 2020년 이후 미군기지 반환과 연계될 수 있다면 더욱 실체화될 것이다.뮤직위크에 이어 10월 26일과 27일에는 지난 5년간 축적된 부평 밴드페스티벌을 업그레이드해 대중음악을 즐기는 경인권의 젊은 계층이 참여하는 부평음악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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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박항서 감독이 고마운 또다른 이유 지면기사
한국, 베트남과 전쟁 악연우리가 일으킨 것은 아니지만양국 국민에 깊은 상처 남겨정치외교가 풀어내지 못한마음의 응어리 박감독이 치유요즘 베트남에서 박항서 축구감독 대표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고 한다. '파파'라는 애칭으로 '국민 아빠'의 반열에 올라 베트남 최고 유명인사가 됐다. 지난해 12월, M-150컵 대회에서 한일전만큼이나 뜨거운 라이벌 태국과의 경기를 2대1로 이겼고, 올해 1월 아시아 23세 이하 축구선수권대회 준우승에 이어, 이번 2018 아시안게임 4강 진출의 쾌거를 만든 그의 실력이 만들어낸 성과일 것이다. 덕분에 한국인 베트남 관광객들은 공짜 밥에, 공짜 술까지 얻어먹게 되었고, 거리에서 만나는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인을 만날 때마다 하이파이브를 외치며 반가움을 표하고 있다고 한다.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에서 만들어내고 있는 '한국 열풍' '한국 예찬'을 보며 마음이 흐뭇해지는 이유는 단지 그가 일궈낸 축구에서의 성과만은 아닐 것이다. 과거 한국과 베트남은 베트남 전쟁이라는 악연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3년간 치렀던 한국전쟁보다 무려 5배나 긴 15년간의 전쟁기간 동안, 한국은 10여 년에 걸쳐 30만명의 군대를 파병했다. 이 전쟁에서 한국병사 5천여 명이 전선에서 사망했고 1만명 이상이 다쳤다. 지금도 1만6천여 명에 이르는 고엽제 환자가 전쟁의 후유증을 견디며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 베트남 국민의 피해는 이보다 훨씬 더 컸을 것이다. 1천여명이 넘는 베트남 양민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빈안 학살'과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한국군에 의한 양민학살, 한국인 2세인 '라이 따이한'의 아픔이 베트남 현대사에 새겨져 있다. 그동안 이런 양국 국민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어 왔다.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고, 2001년엔 서울을 방문한 베트남 주석에게 "불행한 전쟁에 참여해 본의 아니게 베트남인들에게 고통을 준 데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은 베트남을 방문해 "우리 국민들은 마음의 빚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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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스티븐스 저격사건이 조선인 단결로 지면기사
미국에서 전명운·장인환의 '거사'해외거주·내국인 단결토록 했으며독립운동에 크게 공헌했다 그 시절 분노하고 행동했던 '역사의 주인공들'을 생각해본다미국인 스티븐스는 1904년 12월 27일 미국 주재 일본외무성 고문으로 임명된 뒤 일본이 강제로 조선과 맺은 식민지조약을 미화하고 찬양했다. 그가 하는 행동에 미국 내 한인들이 크게 분노했다.스티븐스는 을사조약 관련 기자회견을 하면서 "을사조약은 미개한 조선인들을 위해 이루어진 조치로 조선인은 독립할 자격이 없는 무지한 민족"이라 망발을 서슴지 않았다. 그때 기자회견을 지켜보던 한국교민대표 4인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그를 구타했다. 그 후 하와이 노동이민자 전명운과 장인환은 스티븐스가 1908년 3월 23일 미국 워싱턴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기차역에서 사살 계획을 세웠다. 전명운이 쏜 총알은 빗나가고 장인환이 쏜 총탄을 맞아 죽었다.스티븐스를 저격한 전명운은 증거불충분으로 무죄가 됐으며 장인환은 25년형을 받았다. 스티븐스를 저격한 그들을 돕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대동보국회와 공립협회가 통합하고 7천 달러 모금운동을 펼쳤다. 뿐만 아니라 '스티븐스 저격사건'을 계기로 이대위, 박용만, 김홍균이 이끄는 북미지방총회와 윤병구, 박상하, 정원명이 속한 하와이 지방총회가 1910년 대동보국회와 통합하고 강영소, 홍언, 안창호가 속한 만주지방총회를 포함 대한인국민회로 합해 해외조선인의 최고기관으로서 헌장을 제정하고 회보 겸 신문을 발간 최초 국민국가수립을 천명, 실질적 임시정부 역할을 했다.1910년 대한인국민회는 북미, 하와이, 멕시코, 쿠바, 시베리아령 만주지역 등 여섯 곳의 지방총회와 116개소 지역회가 있었으며 중앙회 위원만도 총 5천여 명이나 됐다. 그런 대한인국민회에는 전문 76조로 된 헌장을 제정해 사실상 망명정부와 같이 해외 한인사회 권익보호를 위해 활동했다. 대한인국민회는 미국정부에 미국 내 거주하고 있는 조선인에 대해 일본정부 영사가 개입하지 못하도록 협조할 것은 물론 재미 조선인에 관한 일은 대한인국민회를 통하여 처리해 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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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9월 6일 행궁동에 가야 하는 이유 지면기사
'2018 수원한국지역도서전' 5일간 열려책 놀이터로 변신… '문화분권' 실현 계기뮤지션 공연·배우 낭독·강연·포럼 마련독서하며 즐기는 여유로운 공간 '풍성'유난히 무더웠던 올여름도 그 끝을 향해 가고 있다. 새벽 나절에는 제법 청량하다. 더욱이 해 질 녘 하늘을 보면 노을이 일품이다. 도서관사업소가 있는 팔달산 자락과 행궁동 일대는 요즘 시민들로 북적인다. 동네 골목 어귀에 자리한 어느 카페의 옥상은 장안문 일대를 비롯해 수원화성 성곽길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명당자리로 입소문이 나서 항상 만석이다.그런데 아시는가? 오는 9월 6일 저녁에 그곳에서 '작가와의 만남'이 열린다. 저음의 멋진 콘트라베이스 연주도 들을 수 있는 북콘서트가 1시간 반 동안 야외옥상에서 진행된다. '2018 수원한국지역도서전'(9월 6~10일)의 프로그램으로 말이다. 이런 공간이 6개가 된다. 골목골목에 자리한 카페에서 저마다 특색이 있는 작가들이 시민과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9월 7일 작가와의 만남에 출연하는 조갑상 작가 소설 중 눈에 띄는 구절이 있다. "우리가 사는 곳을 제대로 읽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누구에게는 구석진 시골에 지나지 않는 곳도 그 땅에서 나고 사는 누구에게는 세계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지역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지역의 이야기를 이어가야 한다. 지역출판과 지역문화잡지가 이어가는 다양한 기록들이 지역의 문화가 되고 역사가 된다.수원, 오랜 역사를 지닌 출판기록의 도시다. 정조 시대에는 수원화성을 건설하면서 '화성성역의궤'를 남겼고, 1960년대에는 교동거리에 인쇄골목이 형성됐다. 기록의 가치와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지역이다. 2018 수원한국지역도서전은 중앙에 집중된 출판인쇄문화의 관심을 우리가 사는 곳으로 돌리고, '문화 분권'을 실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지역에 숨어있는 삶터 이야기, 지역문화의 우수성과 다양성을 담아내는 지역 출판물로 한판 즐겁게 놀아보자는 것이다. 6일부터 10일까지 5일간 행궁광장을 중심으로 행궁동 일대가 책 놀이터로 변신한다. 세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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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1910년 8월29일 국권을 빼앗긴 경술국치일로부터 '통한의 35년14일'
1910년 8월 29일 경술년은 우리나라가 일본에게 국권을 빼앗긴 날, 한일병합조약을 체결한 날로 '경술국치' 국권피탈이라고도 한다. 일본은 국권침탈을 정당화하기 위해 한일합방이라는 용어를 썼다. 1897년에 세워진 대한제국은 1905년 을사조약(을사늑약)이후 실질적 통치권을 유린당한 후 1910년 한일병합이라는 치욕스런 일제강점기가 시작되었다. 일본은 1907년 6월 1일 대한제국 국민들의 생활권을 통제하고 군대를 해산하기 위해 9월 3일 총포급 화학류 단속법을 공포하여 한민족에게는 무기를 가질 수 없도록 규제하고 강압하며 한일병합의 수순으로 들어간 것이다. 결국 1910년 8월 29일 치욕스러운 식민지로 전락하게 될 때까지 을사오적의 매국행위와 일본의 무력침탈은 더욱 공세를 높였다.인권과 언어, 나라까지 빼앗긴 선조들은 일제강점기 35년14일간 통한의 세월을 살아왔다. 일본은 1904년 11월 17일 대한제국 침탈의 신호탄으로 고종이 참석도 하지 않은 가운데 무력과 위협을 가하여 을사조약을 체결하였다. 이에 고종은 22일 미국정부에 을사조약의 무효를 알린다. 그러나 일본의 무력과 온갖 박해를 통하여 1910년 한일병합조약을 체결한다. 이 또한 순종황제의 동의 없이 친일파들이 순종황제의 어새를 가져다 찍는 매국행위가 벌어졌으나 황제의 서명은 없었다. 일본은 매국노들과 황제의 서명도 없는 조약서를 가지고 한일병합이라는 통한의 세월로 들어가게 되었다. 이렇듯 일본은 무력과 강압에 의해 대한제국을 침탈하고 친일파를 앞세워 선조들의 인권과 생명 마저 유린하는 일제병합의 시대로 돌입하게 된다. 지구상에 영원이란 없다고 하듯 선조들의 독립운동과 서양국가들의 도움으로 1945년 광복의 기쁨을 맞았다. 우리는 불법으로 체결된 을사조약과 한일병합조약은 모두 무효로 주장하며 통한의 세월을 일본의 강제강점기라 하고 있다. 왜 우리는 일제강점기를 36년으로 표현하는가? 치욕스러웠던 날들을 기억조차 하기 싫은데 기간을 왜 늘리는 건가. 일제강점기 통한의 세월을 살아온 날은 35년14일이다. 광복 이후 일본은 지금도 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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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무궁화는 어떻게 '우리나라 꽃'이 됐을까 지면기사
우리와 이웃한 나라 문헌 통해대대손손 피고 졌다는 역사 기록단점 인정하고 보완하면서선조들이 우리 가슴속에 남겨준소중한 정신 가꾸며 계승해야최근 언론에서 천연기념물 무궁화가 고사 위기라는 기사를 접했다. 문득 우리나라에서 법으로 보호하는 무궁화는 몇 그루일지 궁금해졌다. 찾아보니 천연기념물 제520호 강릉 방동리 무궁화와 제521호 옹진 백령도 연화리 무궁화가 있었다. 천연기념물은 국가에서 보호하고 보존해야 할 동물(그 서식지)·식물(그 자생지)·지질·광물과 그 밖의 천연물을 법령으로 지정한 것이다.우리나라 전체 천연기념물 457개 중 무궁화는 두 그루. 그중에서 백령도 연화리 무궁화가 고사 위기에 처한 것이다. 무궁화의 수명이 보통 40~50년인데 반해, 강릉 방동리 무궁화의 수령은 110년으로 추정하고, 백령도 연화리 무궁화는 90~100년으로 추정하고 있다. 어찌 보면 이 두 무궁화는 자연스레 고사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수령이다. 무엇보다도 '나라꽃'인 무궁화는 여러 지역, 여러 장소에서 자라고 다양한 법에 의해 보호받아야 마땅할 나무임에도, 가까운 미래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무궁화는 한 그루만 남게 될 지경이다. 조만간 고사할 수 있다는 백령도 연화리 무궁화의 현실이 바로 '나라꽃'인 무궁화가 처한 바로미터 아닐까.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그 어떤 왕이나 대통령도 '무궁화를 국화(國花)로 정한다'고 선언한 적은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우리나라 국화가 무엇인가'라고 물었을 때 '무궁화'라고 대답할 것이다. 무궁화는 언제부터 나라꽃으로 인식되었을까? 한반도와 무궁화의 연관성은 중국과 일본의 고서에서 발견된다. 첫 번째로 중국 춘추전국시대에서 한나라까지 쓴 총 18권의 '산해경(山海經)'에서 알 수 있다. 이 책은 중국의 신화와 주위 나라들의 지리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다. 책에서 '군자국에는 무궁화가 아침에 피고 저녁에 진다(君子國 有薰花草 朝生暮死)'라는 문장이 발견된다. 여기서 군자국은 우리나라를 가리키는 것이며, 훈화초(薰花草)는 무궁화의 옛 이름이다.두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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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마을교육과 길잡이교사 지면기사
경기도교육청 몽실학교에는 '길잡이교사'가 있다. 말 그대로 길을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길잡이교사는 초중고 교원, 학부모, 청년과 대학생, 지역 주민 등 다양한 계층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주로 몽실학교 학생들이 기획한 프로젝트 활동이 계획한 목적을 실현해 갈 수 있도록 조력 또는 촉진자로 활동한다. 대체로 교원은 고등학생들의 융합 연구 프로젝트인 '더혜윰'을, 학부모는 초등생 프로젝트인 '둥지' 과정을, 청년과 대학생, 지역 주민은 '마을·챌린지' 프로젝트 과정을 맡고 있다.특히 청년과 대학생은 고등학생 시절에 몽실학교의 전신인 '꿈이룸학교'를 무대 삼아 학생 주도 프로젝트에 참여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자들이다. 몽실학교가 입소문을 타면서 참여 학생들이 늘고, 또 늘어난 학생 수만큼 프로젝트 영역과 개수가 많아지자 이를 길잡이할 사람이 더 필요하게 되었다. 이에 청년과 대학생들이 지역의 후배들을 위한 길잡이교사 역할을 자청하고 나섰다. 몽실학교 1세대가 2세대 학생들을 위해 돌아온 셈이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청년협동조합을 만들어 몽실학교에서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학부모 길잡이교사는 마을 학생들을 위한 교육 품앗이로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라는 가치를 실천에 옮기고 있다. 길잡이교사들은 본연의 직업에 종사하는 바쁜 생활에도 불구하고 매주 월요일 만남을 정례화하고 있다. 학생중심 교육의 의의와 필요성, 학생주도 프로젝트 퍼실리테이션 기법, 공감과 회복적 생활교육,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방안, 청소년 자치 배움터 전국 연대와 네트워크 형성 등이 모임에서 나누는 이야깃거리다.몽실학교가 학생이 주도하는 프로젝트 활동으로 미래교육의 가능성을 입증하며, 마을의 교육 자원이 학생들 성장을 위해 총체적으로 협력하는 배움터로 발전하게 된 기저에는 이렇듯 길잡이교사의 묵묵한 열정이 자리하고 있다. 지역의 교원, 학부모, 대학생과 청년, 지역 주민이 좀 더 나은 교육을 위해 함께하는 모습. 이야말로 경기도교육청이 추구하는 마을교육공동체의 정수가 아닐까 싶다."몽실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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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아일라'를 아십니까?… 전쟁의 아픔 속 피어난 우정 지면기사
한국전쟁때 터키군인이 고아가 된5살짜리 소녀를 만나 보살피다헤어진뒤 60여년만에 재회하는 실화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명소로'앙카라학교 공원' 재탄생하길 기대최근 터키 영화 '아일라'가 개봉했다. 한국전쟁 당시 파병되었던 터키군인이 고아가 된 5살 어린 소녀를 만나 딸처럼 보살피다 헤어진 뒤 60여 년 만에 재회하게 되는 감동 실화이다. 터키를 우린 '형제의 나라'라고 부른다. 한국전쟁에 우방국으로 참전했고, 한국에서 고아들을 보살피며 '앙카라 고아원'을 운영하며 우정을 나눴다. 바로 '아일라'의 감동이 그대로 남아있는 곳이 고아원이 운영되었던 수원시 서둔동이다. 서둔동 주민들과 고로(古老)들은 앙카라를 기억하고 있다.1950년 6월 25일 새벽, 한반도는 포탄 소리와 함께 전쟁의 회오리에 휘말렸다. 우린 지금도 휴전 상태로 민족분단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은 세계를 놀라게 했고, 평화로 가는 길을 열기 시작했다.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아야 하고 분단을 극복해야 한다는 염원이 반영된 결과이다.한국전쟁 당시 터키군 1개 대대가 현 농촌진흥청 안 우체국이 있었던 건물 내 주둔하였다. 당시 서둔동 일대는 전쟁을 피해 내려온 이북 출신의 피란민이 많이 거주하고 있었다. 그 속에는 피란길에 부모를 잃은 640여 명의 고아들이 있었고, 이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인근 가건물에 아무렇게나 살고 있었다. 이때 이곳에 주둔하고 있던 터키군은 자신들의 수도인 앙카라(Ankara)에서 이름을 딴 '앙카라고아원'을 전쟁 중이던 1952년 5월에 설립하였다. 터키군인들은 허기와 굶주림에 시달리던 한국 어린이들을 적극적으로 도우며 가르쳤다. 이후 앙카라고아원은 터키군이 본국으로 돌아간 1966년까지 14년 동안 운영되었다.이후 민족상잔의 비극을 고스란히 간직한 앙카라고아원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고,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이름이 될 뻔했다. 하지만 2006년 과거 고아원이 있던 자리(서둔동 45-9번지 일대)에는 고아원이 있었음을 알려주는 건립 기념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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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연재해 극복을 위한 쉼 없는 전진 지면기사
대한민국이 덥다. 기상 관측 사상 최악의 더위가 한반도를 점령했다. 폭염(暴炎)은 현재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캐나다, 일본, 북유럽 국가 등 세계 곳곳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폭염은 인명피해는 물론 식량문제와 교통문제 등의 원인이 되어 우리 삶을 파괴할 수 있는 자연재해 중 하나이다. 역대 최악이라는 1994년보다 더 덥고 폭염 기간도 길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폭염은 시민들의 일상까지 바꾸고 있다. 무더위를 피해 시원한 지하상가나 커피 전문점, 서점, 영화관 등 '피난처'로 인파가 몰리고 해수욕장에는 상대적으로 피서객이 줄고 있다는 보도다.폭염으로 가장 힘든 사람은 야외에서 활동하는 현장근로자, 농수산업 종사자, 어르신이 아닐까 생각된다. 인천시와 군·구에서는 폭염 취약자를 위하여 살수차 운영과 무더위쉼터(686개소) 지정, 횡단보도 그늘막(273개소) 설치 등 폭염으로 인한 피해예방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또한 폭염 대책 종합상황실을 운영, 10개 관련 부서와 협업을 강화하여 공동대응체계를 갖추었고 피해상황점검 등 종합대책을 추진 중이다. 응급의료기관 21개소도 지정해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촘촘히 갖추고 있다. 쪽방촌, 공사현장 등 취약시설 예찰·관리를 강화하고, 전광판 예·경보시스템을 활용한 폭염 행동요령 홍보 강화, 횡단보도 그늘막, 쿨링포그 추가 설치 등 폭염으로 인한 피해 최소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정부에서 이번 폭염과 관련하여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을 개정해 폭염을 자연재난에 추가하기로 했다는 소식은 시민의 안전을 위하여 반가운 일이다. 신속한 법 개정을 통하여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으로 시민의 안전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신성한 의무로 법 개정을 통하여 국가 차원의 체계적 폭염관리와 장기대책 마련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폭염을 비롯한 자연재해는 인간의 탐욕에 대해 지구가 우리에게 보내는 끊임없는 경고다. 독일 포츠담 기후충격연구소의 스테판 람스토르프 교수는 "지금 우리는 일종의 기후 비상사태에 놓여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하고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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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경찰의 독자적 수사권행사 문제없나 지면기사
오랫동안 논란이 되어왔던 검경수사권 정부안이 나왔는데,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경찰이 검사의 지휘를 받지 않고 수사하고, 종결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그러나 검사지휘를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수사권을 행사하는 것은 경찰의 숙원이지만 검사의 수사지휘권 폐지가 법리적, 현실적으로 어떤 문제가 없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첫째, 기소권을 가진 검찰의 법리 판단이 수사 단계에서 배제되는 것은 사법적(司法的)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 검사가 수사하지 않는 사건의 피의자를 기소하고, 수사하지 않는 사건에 원고가 되어 피고의 단죄(斷罪)를 요구하는 것은 피의자 인권보호와 법리에 문제가 생길 수가 있다.둘째, 경찰이 검사의 수사지휘를 받지 않고 수사하고, 종결할 수 있는 사법적 능력이 있는가 하는 것이다. 혹자는 경찰이 전체 형사사건의 90% 이상을 수사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런 주장은 외형만 보고 판단하는 것이다. 경찰은 선거·공안 등 중요사건은 물론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사건은 수사 초기부터 법률적용, 수사 방향, 입건 여부 등에 대해 일일이 검사의 지휘를 받고 있다. 그러나 마약, 조직폭력 등 우범자 동향을 파악하고, 한 점의 작은 흔적에서 범인의 DNA를 채취하며, 쪽 지문(指紋) 하나로 범인을 검거하는 등의 수사기법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 자랑할 수 있지만 경찰은 법률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범인에게 어떤 법령을 적용할 것인가? 또는 공소시효는 완성되었는가? 관련 범죄에 대한 판례는 어떤 것이 있는가? 하는 난해(難解)한 판단은 검사의 지휘를 받는 것이 국민의 인권보호에 소홀함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서로 권한을 많이 가지겠다고 다투는 모습은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행동이 된다.셋째, 연간 250만 건이 넘는 형사사건 약 10%가 검찰에 직접 접수되는 것은 국민이 경찰수사를 믿지 못한다는 방증이다. 대검찰청 자료에 따르면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사건 중에 매년 3만여 건이 검찰에 의해 불기소, 혐의 없음, 각하 처분되는 것은 수사미진과 법리적용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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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주민이 주인되는 지방자치를 위하여 지면기사
자치단체장·지방의원 도덕적 해이 차단주민투표·소환제 통한 '견제'·'감시' 필수시민 참여로 지자체 책임성 확보될 때창의·혁신적인 다양한 정책 수립 가능지난 2016년 11월 미국 알링턴에서는 메이저리그(MLB) 구단 '텍사스 레인저스' 홈 구장 신축 비용의 절반을 시 예산으로 부담할 지 여부에 대한 주민투표가 실시되었다. 투표 결과는 찬성 60%, 반대 40%로 나타났다. 알링턴 주민들은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연고지 계약을 30년 연장하는 대가로 시 예산 5억 달러(약 5천700억원)를 지출하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비슷한 시기, 샌디에이고 주민들은 상반된 결정을 내렸다. 프로풋볼리그(NFL) 구단 '샌디에이고 차저스' 홈 구장 신축을 위해 예산 11억5천만 달러(약 1조3천억원)를 투입하는 안건에 대한 투표에서 주민들은 57%의 비율로 '반대'를 채택하였고, 결국 '샌디에이고 차저스'는 이듬해 이웃 도시인 로스앤젤레스로 연고지를 이전하였다.2010년 7월 독일 뒤스부르크에서는 유럽 최대 음악축제 '러브 퍼레이드'에 몰려든 인파로 인해 21명이 사망하고 500여명이 부상당하는 참사가 발생하였다. 주민들은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당국과 시장에 대한 책임을 물어 주민소환을 청구하였고, 투표 결과 35%의 주민이 소환에 찬성하면서 임기가 4년 이상 남은 아돌프 자우어란트 시장은 그 직을 잃게 되었다.우리나라에서도 이와 같은 일이 가능할까? 정답은 '그렇다'이다. 우리나라에도 주민들이 지역의 주요 현안을 투표로 직접 결정하는 '주민투표' 제도와 주민이 지방자치단체장·지방의원을 임기종료 전 해직할 수 있는 '주민소환' 제도가 각각 2004년, 2007년부터 도입되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활용된 사례는 많지 않다. 주민투표는 불과 8건이 실시되었고, 주민소환의 경우에는 8건의 소환투표에서 2명의 시의원을 소환한 것이 전부이다. 이처럼 제도가 활성화되지 못한 까닭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높은 제도적 장벽에 원인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제도 도입 당시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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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전동모빌리티 배터리 충전중 화재·폭발 주의 지면기사
배터리 장시간 충전하지 말고외출할땐 충전기 코드 뽑아야반드시 정품 사용 발화위험 예방사고후 결함 입증 어렵고 시간 소요인증된 제품 임의 개조해선 안돼전기자전거, 전동킥보드, 전동휠과 같이 전기에너지를 이용한 친환경 이동 수단이 등장했다.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을 뽐내고 있는 이 기기(기機)들은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스마트 모빌리티(Smart Mobility)' 혹은 '퍼스널 모빌리티(Personal Mobility)'라고 불린다. 간단한 기계조작에 휴대성을 더해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고, 최근에는 가까운 거리를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의 이동수단까지 그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친환경', '스마트', '세련됨'으로 포장된 전동 모빌리티들이 최근 잇단 화재로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해 도내에서만 배터리·충전기와 관련된 화재가 총 47건 발생하였고, 해가 갈수록 건수가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화재는 충전 중 배터리가 위치한 부분에서 발생했고, 배터리의 터짐, 소훼 상태로 보아 화재원인이 리튬이온배터리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원래 리튬이온배터리는 매우 민감해서 발화할 가능성이 언제나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튬이온배터리가 현존하는 2차 전지 중, 가장 높은 작동 전압과 에너지 밀도, 장기 수명 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지금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리튬이온배터리의 화재원인을 살펴보면 첫째, 배터리를 과충전하기 때문이다. 과충전은 전류가 표준 종지 전압에 이른 후에도 강하게 흐를 때 발생한다. 안전하지 못한 전압영역에서 높은 전류는 전지 셀 표면에 국부적으로 집중되고, 전기화학반응에 의해 금속리튬이 수지상 결정과 같은 형태로 자라나게 된다. 점점 커진 금속리튬 수지상 결정은 분리막을 관통하게 되고 양극과 음극이 닿아 전류가 흘러, 내부 단락을 일으키는 것이다. 물론 기기 내에도 과충전,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PCM(Protection Circuit Module), CID(Current Interrupt Device), PTC(Positive Te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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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난파선과 같은 아동학대 보호체계 지면기사
모두 배에 타고 있다고 상상해보자. 갑자기 폭풍우를 만나 배가 난파되었다. 모두 죽을 수 있는 긴박한 상황. 하나 있는 구명보트는 3명만 탈 수 있는 크기다. 배에 타고 있는 승객들은 구명보트에 타게 될 세 사람을 10분 안에 결정해야 한다. 여유가 없고 그 안에 결정하지 않으면 모두가 죽고 만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 숨 막히는 위의 가정은 극한 상황을 통해 자신의 소중함을 자각하기 위한 청소년 집단프로그램의 한 내용이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상담원들은 수많은 학대피해아동 현장조사와 사례관리의 폭풍우 속에 살아가고 있다. 상담원들은 난파선의 극한 상황처럼 모든 학대피해아동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해 미안함과 죄책감에 갇혀 있을 때가 많다.보건복지부의 '2016 전국아동학대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아동학대로 사망하는 아동의 수는 늘어나고 있다. 2013년부터 5년 동안 91명의 아동이 학대로 사망한 것이 확인됐다. 2014년 9월 29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시행 이후 신고접수는 2014년 1만 7천782건에서 2016년 2만 9천671건으로 증가했다. 아동학대로 판단된 피해 아동수를 의미하는 '발견율'도 낮다. 2015년도 기준 국내 아동 인구 1천 명당 발견율은 1.3명으로 미국 9.2명 호주 8.5명와 비교했을 때 매우 낮다.증가하는 아동학대 신고에 기관들이 담당하는 피해아동은 포화상태다. 2016년 말 기준 전국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상담원 수는 637명이 전부다. 임상심리치료인력 수는 63명에 불과했다. 2016년 보건복지부가 추산한 아동보호전문기관 적정 상담원 수는 1천181명, 적정 임상심리치료인력 수는 174명인 것과 비교하면 한참 부족하다.문제를 해결하려면 예방과 사후관리 단계에서 대상자들이 사례관리 서비스에 의무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법적 제한이 필요하다. 아울러 추후 아동학대가 재발하지 않도록 맞춤형 전문서비스의 제공, 이를 위한 전문서비스 영역의 확대와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학대로 피해받는 아이들을 한 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가 지속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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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면역력과 자연치유 지면기사
인간은 육체와 정신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따로 구분하여 생각할 수는 없다. 육신의 건강은 정신의 건강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라틴어 ASICS에서 따온 신발업체 이름은 영어로는 'Sound Mind In Sound Body'라는 격언과 같이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이다. 무엇보다 올바른 생활습관이 건강한 육체를 만들고 또 그대로 유지한다. 올바른 생활습관은 건전한 정신이고 마음가짐이다.우리 몸은 스스로 치유하는 능력, 즉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항상성(homeostasis)과 면역력이 있어서 자연적으로 치유하는 체계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 몸은 항상 적정 체온 36도78부를 유지해야 건강하다고 볼 수 있다. 혹시 체온 1도가 높아지면 자연적으로 열이 나고 땀을 흘려서 그 열을 식히려고 노력하며, 1도가 떨어지면 피부가 움츠러들고 세포와 혈관이 좁아지면서 행동반경이 줄어들기 마련이다. 이렇게 체온이 더 올라가거나 더 떨어지면 암세포가 정상세포를 공격하여 온몸의 면역체계를 교란시키면서 임파계와 혈관계의 중병을 일으킨다. 의사들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도 '우리 몸은 자연적으로 치료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강조하였다. 우리는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고 면역력을 높여서 자연치유력을 유지해야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다.우리 몸의 건강을 지탱해 주는 영양분은 바로 음식물 속에 들어있다. 우리 몸은 7년에 한 번꼴로 평생 동안 22번 새로운 에너지로 바꾸어진다. 그러니까 이러한 항상성만 유지된다면 누구나 150살까지 충분히 장수할 수 있다고 한다. 미국의 영양학박사이자 자연치유의학자인 미하일 톰박의 저서 '150살까지 살 수 있을까?'라는 책에서 그렇게 쓰고 있다. 우리 몸속의 혈액은 120일 만에 새로운 피로 피갈이 하고, 피부는 28일~3개월 만에 새로운 피부로 변하며, 206개의 뼈는 90일 만에 새로운 뼈로 변한다. 혈관은 모세혈관까지 합하여 12만km나 되는데 심장에서 출발하여 46초 만에 한 바퀴 되돌아온다. 이렇게 우리 몸은 규칙적으로 잘 돌아가야 건강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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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웰빙, 개인적 차원을 넘어 사회적 차원으로 지면기사
누군가에게 '웰빙(well-being)'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잘 사는 거 아냐?'라는 말로 되돌아왔다. 이야기를 이어가며 뭔가를 배우고 싶었지만 처음부터 할 말이 없다. 그런데 물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동어반복이지만 말인즉 맞지 않는가. 아이러니하게도 이 지점에서 실마리를 풀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질문을 '잘 산다는 건 무엇이고 그 조건은 무엇인가?'로 바꾼다면 보다 많은 이야기와 마주하게 된다. 잘 살기 위해 건강 내지 음식만으로 충분한지. 그리고 이는 개인적 차원의 문제가 아닐까. 이를 충족하기만 하면 잘 살게 될까. 개인을 넘어 나의 이웃과 사회 나아가 세계가 함께 잘 살아야 하지 않을까. 그럴 때에만 진정으로 웰빙은 의미를 갖지 않을까. 국내에서 '웰빙'이란 말이 회자되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2000년 이후가 아닐까 싶다. 건강을 중시하며 심신의 조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생활양식을 지칭할 새로운 용어가 필요했을 듯하다. 한편에서는 이에 편승하여 건강상품 등을 판촉하는 상업용어로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어떤 것이든 웰빙의 다양한 지층과 함의를 탐구하기엔 너무 제한적이다. 보다 생산적으로 웰빙을 성찰하고 이를 사회화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오는 11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송도에서 열리는 '제6차 OECD 세계포럼'에서 그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2011년부터 회원국의 웰빙 동향을 파악한 'How's life?'를 격년으로 발간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더 나은 삶을 위한 더 나은 정책(better policies for better lives)'의 권장을 목표로 작성되고 있다. 사람들이 웰빙에 대해 잘 이해하는 일이 더 나은 삶을 위한 더 나은 정책을 개발하는데 중요하다. 웰빙은 단순히 건강문제에 한정되지 않는다. OECD는 웰빙 측정을 위해 소득과 자산, 일자리와 근로소득, 주택 등 '물질적 조건'뿐 아니라 건강 상태, 일과 삶의 균형, 교육과 기술, 사회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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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몽실학교와 청소년 자치 배움터 지면기사
학생들 스스로 배움의 자발성·상상력 키워그 공간에서 자치 꽃 피고 확산되길 기대꿈과 희망 나누며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교육다운 교육'이 그려갈 모습들이다지역사회 협력 청소년 자치 배움터, 경기도교육청 몽실학교를 소개하는 표현이다. 몽실학교가 추구하는 지향점이 이 말에 담겨 있기도 하다. 몽실학교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연구에서 '몽실학교의 가장 중요한 원리는'이라는 질문이 있었다. 학생 10명에 8명꼴로 '학생자치'라는 응답이 나왔다. 몽실학교 프로그램에서 학생자치의 의미를 두 가지로 유추해 낼 수 있다. 하나는 학생들 스스로 무엇을 실행한다는 의미이다. 또 하나는 학생들 스스로 생활에 관련된 문제를 프로젝트의 테마로 삼아 배움과 삶의 일체화를 꾀한다는 것이다. 몽실학교 학생들의 활동을 보면 청소년 자치 배움터의 원리와 가치를 이해할 수 있다. 학생들은 마을, 환경, 역사, 생태, 창업 등 범교과적이고 융합적인 내용은 물론 청년 취업, 권력과 인권 등 일상 속 문제까지 주제로 포착해 프로젝트 활동을 구상한다. 이어 프로젝트가 실현 가능한지, 사회적 메시지는 있는지, 청소년 관심사에 적합한지 등을 놓고 다각적으로 검토한다. 그리고 1년간 수행할 프로젝트를 확정, 연간 80시간의 활동에 들어간다. 프로젝트 활동 마디마디에 공동체 행사도 진행한다. 중·고등학생들이 지역의 유치원, 초등 저학년 학생을 위해 마련한 어린이 한마당, 동네 주민과 함께 어우러지는 온마을 잔치, 청소년의 정책은 청소년이 직접 만드는 정책마켓 등이 그것이다. 모두 학생 주도성이 바탕이 된다. 특히나 정책마켓은 그 반향이 컸다. 학생들이 제안한 정책 가운데 통학로 금연구역 설정, 자전거 스쿨존, 지역별 몽실학교 확대가 있었는데, 지난 6·13 지방 선거에서 교육감 공약에 반영되기도 했다. 프로젝트 외에도 학생들의 자치 활동은 다양한 영역에서 펼쳐진다. 몽실학교에는 98명으로 구성된 청소년 자치회가 있다. 공간 디자인팀, 프로젝트별 팀장 회의, 노란조끼를 입고 행사를 진행한다 해서 붙여진 '노쪼', 소식지를 발행하는 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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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화재안전특별조사' 국민 모두의 관심과 참여 절실 지면기사
경기도에서는 지난 9일부터 전 소방관서에서 화재안전특별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2019년말까지 전국적으로 55만 4천 개 동을 대상으로 화재취약 건물에 대한 긴급점검과 다중이용시설 등 사전 예방 조치를 위해 화재안전특별조사반을 편성해 운영할 예정이다. 이번 특별조사는 기존의 점검 방식과는 다르게 소방·건축·전기 등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반을 건물규모별로 A·B·C 등급으로 나누어 3개 반으로 점검반을 편성했다. 화재위험요인을 종합적으로 조사하고 위험요소를 발굴하여 범정부적 통합관리 및 대책을 추진하기 위한 DB구축과 위험성 평가를 실시한다. 국민의 안전권 보장 등을 위한 국가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보편화 되는 추세에 따른 강력한 조치라고 볼 수 있다.경기도에서는 금번 조사결과에서 드러난 문제점에 대해서 관계인에게 조사결과표를 현장에서 교부해 신속하게 개선할 것을 유도하고, 공식 조사결과는 서면통보 및 홈페이지를 이용하여 무료 컨설팅을 실시할 예정이다. 조사 후 불량 정도에 따라 시정조치, 개선권고, 의법조치로 구분하여 처분할 계획이지만 일차적으로는 시설개선 및 안전도 강화에 중점을 두고 지도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골든타임 내 신속한 인명구조와 화재확산 차단작전 전개를 위한 건축물 화재안전정보DB를 구축하여 2020년 개설 예정인 (가칭)국가안전정보통합플랫폼과 연계 활용할 계획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국민들에게 안전한 건물에 있는 시설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필수 안전정보를 공개한다는 것이다.이러한 정책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와 참여가 필요하다. 특히, 공공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고 있는 시민들이 건물의 불법사항과 안전관리실태를 직접 고발하고 점검하는 참여형 특별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금번 조사에는 정부의 일자리 창출의 일환으로 청년 및 신중년 일자리와 연계하여 점검보조 인력을 채용하여 운영하고 있고 일반시민참여조사단을 구성하도록 되어 있어 일반시민들의 참여기회가 열려있다. 그동안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 그동안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하여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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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관광도시 오산의 가능성을 확인하며 지면기사
지난 6월 30일까지 총 29회시티투어기간 1천여명 시민들이문화재·역사·많은 이야기 즐겨이처럼 민·관이 협심·노력한다면관광도시 명성 앞당겨질 수 있을것'시티투어'란 주로 전용버스에 탑승해 일정지역 내 주요 관광지점을 돌아보는 것으로, 관광객이 편리하고 빠르게 해당 지역의 대표적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는 서비스다.최근엔 각 지자체마다 시티투어 운영을 통해 핵심 관광자원을 효율적으로 체험하게 함으로써 지역 문화유산을 널리 알리고 관광객의 유입을 유도하고 있다. 또 지역 특색에 맞는 다양한 축제나 문화제를 연계해 관광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산시에서도 오산의 역사·문화·자연에 대한 이해와 체험을 통해 긍정적 도시 이미지를 구축하고 지역에 대한 시민들의 자긍심을 고취 시키고자 시티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전용 홈페이지 개설, 승강장 정비, 시설물설치, 예약시스템 등 사전준비를 완료하고 기대 반, 우려 반의 심정으로 지난 4월 7일 오산시 시티투어의 첫 운행을 시작했다. 오전 10시, 1호선 전철역인 오산대역 앞 시티투어 전용 승강장에서 출발해 국가사적 140호인 독산성 산림욕장 둘레길 산책, 문화관광 해설사와 함께 문화재 복원현장을 탐방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오색시장으로 이동해 시장 상인협의회에서 제공한 맛집 지도를 바탕으로 점심식사를 한 뒤 전통시장 장보기 체험도 했다. 맑음 터 공원에서는 에코리움 생태학습관 견학과 생태하천인 오산천에서 자전거를 탔으며, 공자의 사당인 궐리사로 이동해 전문 강사와 함께하는 다도체험을 하며 전통예절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물향기수목원에서는 33만㎡에 달하는 수목원을 둘러보며 자연을 즐기고 각자 힐링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처음 출발 장소인 오산대역으로 다시 돌아와 오후 5시에 일정을 마무리했다.투어는 기본적으로 오감(보고, 듣고, 먹고, 체험하고, 향기를 맡고)을 만족시켜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오산시는 시티투어의 성공을 위해 시에 거주하며 지역에 대한 이해와 사명감을 갖춘 전담안내자 10명을 선발해 직무교육을 실시하고, 타 시군의 벤치마킹과 함께 스터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