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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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시흥 갯골 이야기 지면기사
갯골은 갯고랑이라고도 하며 갯벌 사이로 난 물고랑을 가리킨다. 밀물과 썰물이 번갈아 들고나는 갯골에는 농게 등 갯것들과 다양한 종류의 철새가 이웃 삼아 살아간다. 밀물 때가 되면 저 멀리 서해바다로부터 갯골을 통해 바닷물이 넘칠 듯 가득 차지만 썰물 때가 되면 펄을 내보이며 갯고랑을 보이는데 가을이면 주변의 황금빛 갈대와 붉은빛의 칠면초, 회색빛 갯골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도 펼쳐낸다.시흥갯골은 1930년대 염전으로 개발되어 사용되었다가 1996년 염전사업을 마치면서 자연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는데 예전 갯벌에 난 수로를 이용하여 소래포구의 바닷물을 끌어들여 소금을 생산했던 곳이라 하여 갯골이라 불렀다. 어릴 적 포동의 염전터는 필자에게 친구들과의 놀이터요 용돈벌이의 추억의 이야기를 간직하게 한다. 포동은 1936년에 일본인이 58만원을 들여 새우개마을과 신촌마을 앞에 200만㎡ 염전을 조성했고, 한때 경기 서부 일원에 소금을 공급했던 곳이다. 염전은 바닥이 지금의 인조잔디보다 푹신해서 친구들과 축구하기에 천혜의 조건을 가지고 있어 즐겁게 뛰놀았던 곳이다. 단, 염전관리인에게 들키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리고 예전의 염전소금은 진흙땅 또는 갯벌에서 채취해서 거무튀튀한 색이 들어있기에 시각적으로 깨끗한 이미지를 찾기에는 부족함이 있었기에 많은 염전들이 바닥을 타일로 교체했고 이를 기회 삼아 용돈벌이 전선에 나서기도 했다. 타일작업을 한 염전소금은 햇빛도 잘 받고 소금농도가 높아지는 효과가 탁월했으며 정해진 타일을 깔고 나면 당시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듯이 삼양라면 세봉지가 자그마한 내 손에 열매처럼 들려졌다. 또한 낚시꾼들에게 갯지렁이를 분유통에 담아 한 통에 500원에 팔고, 좀 더 많은 라면을 확보하게 위해서 물레방아를 돌리면 라면 세 봉지들이 한 세트가 원 플러스 원으로 두 세트가 주어졌다. 이렇듯 당시 시흥 갯골은 매년 6월부터 9월까지 남자들은 염전에서 돈을 만지고 아낙네들은 집안일과 밭일을 도맡아 했다. 주체할 수 없는 일자리로 소금돈이 몰리고 상가와 주점이 번창했으며 또한 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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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해경 환원 사필귀정 지면기사
항만·공항·중국 접근성 살려해양관련 기관·기업 유치로집적효과 거둘수 있는 전략 필요시민단체 나서서 여론 모으고정치권 설득한다면 충분히 가능해경의 귀향을 환영한다. 전임 정부에서 졸속으로 결정하고 추진된 정책이 제자리를 찾은 것 같다. 해경의 부활과 환원은 정치권, 시민단체 그리고 300만 시민이 한결같이 한목소리로 요구하여 일궈낸 소중한 결과물이다. 시민의 뜻이 그대로 이루어진 것이다. 필자도 한 시민이며 원로모임을 이끌고 있는 대표로서 시민협의회와 함께 해경의 축소와 이전을 반대하고 인천으로 하루빨리 다시 돌아와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다. 정책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제자리로 환원시켜준 현 정치권의 판단과 시민 정신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누구에게 물어보더라도 인천은 해경이 자리 잡을 적격지이다. 인천 바다는 이제 이념이 대립하는 긴장의 바다가 아니다. 평화와 공존의 바다로 바뀌고 있다. 해경의 역할은 즉각적인 대응체제를 갖추고 평화의 바다가 다시 격랑의 파도로 위협받지 않도록 든든한 바위가 되어주어야 할 것이다. 바다를 경계로 한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 한반도 평화실현이라는 당면한 명제 앞에 해경의 역할은 지금보다 더 중요해질 것이 분명하다. 40여 년간 뿌리내린 인천을 떠나 기구가 축소되어 내륙으로 이전하였다가 부활과 귀향이라는 파노라마를 연출한 만큼 관계자들의 각오도 남다르리라 본다. 늘 시민사회와 함께하며 해안안보와 해상재난을 책임지는 국가기관의 면모를 기대해 본다.차제에 필요한 것은 해양과 관련된 기관의 유치로 이른바 집적(集積) 효과를 거두는 일이 될 것이다. 인천이 항만과 공항 그리고 중국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살려 해양부문에서도 관련 기관과 기업들이 운집한 도시로 성장할 필요성이 있다. 흩어져 있거나 앞으로 필요한 기관이나 기구, 기업들을 인천으로 유치하는 전략을 세워야 할 시점이다. 시민단체가 앞장서서 여론을 모으고 정치권을 설득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얼마 전 필자가 대표로 있는 기관에서 제6회 지방자치의 날과 민선 7기 출범을 기념하는 특별강연회를 개최하였다. 중앙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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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복지재정 한계와 민간자원 활용
진통 끝에 2019년도 정부예산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469.6조원, 그야말로 역대급 슈퍼예산이다. 사회복지·보건예산 또한 전년 대비 11.3% 증가한 161조원에 달한다. 전체 예산 가운데 34.3%로 가장 많다. 작년에도 전체 예산에서 33.7%를 차지했다.특히 사회복지·보건예산 가운데 공적연금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다음으로 노동 분야 예산이 높다. 양극화란 사회구조적인 문제 속에 우리가 흔히 보편적, 선택적 복지를 논하는 것과 직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보육·가족·여성, 기초생활보장, 취약계층지원, 노인·청소년 예산 등은 모두 한 자릿수 비중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복지수요가 늘면 늘수록 정부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증세 문제가 언제든지 다시 불거질 수 있는 것이다. 이즈음에서 사회복지 부문에서 정부의 적극적 역할 외에 민간 복지자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특히 사회복지에서 민간 자원 중 기업·기업재단이 사회공헌으로 집중하고 있는 취약계층지원 예산만도 2018년 정부예산 2.8조원의 40%를 초과하고 있다. 집계되지 않는 기업들의 사회공헌 예산, 지방자치단체별 제반 자원봉사단체 및 자원봉사자들의 유무형의 예산까지 모두 더할 경우 그 규모는 이를 훨씬 초과할 것이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이러한 우리 사회의 넘쳐나는 민간 복지자원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기업·기업재단은 외부와의 다양한 협력적 파트너십 구축 및 정보 부족 등으로 인해 자체 직접 사업을 선호하고 있는 실정이다.이는 기업·기업재단 사회공헌 측면에서나 수혜자 기준으로 볼 때 자원의 중복 집행, 낭비 현상 초래로 이어진다. 기업·기업재단과 정부 간 복지사업의 교류협력 한계는 말할 것도 없다. 결국 정부 복지재정의 한계 논란, 민간 복지자원 집행의 비효율성 문제로 이어진다. 동일 수혜자로의 중복 집행 문제점도 고스란히 반복될 수밖에 없다. 우리 기업들의 사회공헌은 1970년대 이웃돕기성금, 방위성금, 재해의연금 등 정부정책에 대한 재정 보충의 역할에서부터 2000년대 이후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뿐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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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영업 경영과 기업가정신 지면기사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에서는 백년가게를 선정하여 각종 지원과 홍보를 해준 덕에 매출이 2~3배 상승했다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소규모 점포에서 가업을 승계했거나 30년이상 장사를 한 백년가게 자영업자가 총 48개라고 한다. 소상공인의 생애주기가 5년이라는 통계에 비추어보면 6배가 넘는 세월 동안 지속경영(sustainability management)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유럽의 대형제조업에서 출발한 기업가정신은 가치관과 기업가적 태도, 혁신적 도전정신을 경영모델로 삼았지만 사회가 다양화되면서 이젠 소상공인 자영업자도 이런 형태의 경영모델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주도의 백년가게를 선정하여 지원하는 정책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장수기업 2만8천개 중 150년 이상된 기업 중 소매업 등을 중심으로 3천500여개가 존재함은 그들만의 특별한 기업가정신이 있음을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광복 이후, 본격적인 산업생산을 했던 대한민국은 소규모 점포 즉, 자영업자는 먹고사는 생계형으로 출발하여, 전체인구의 14%인 700만명이 존재하고, 가족까지 포함하면 2천만명에 달하는데, 글로벌 시대와 사회의 다양성으로 인해 경쟁논리에 의해 변해가면서도, 묵묵히 생계를 넘어 기업경영으로 성장하는 자영업자가 많다는 것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작금의 자영업 창업의 현실은 묻지마 창업, 자존심 창업, 무작정 창업에 힘입어 매년 창업자수보다 폐업자수가 더 많아지는 기이한 현상까지 접하면서 창업정신무장은 필수사항임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최근에 전 재산을 투입, 고금리 대출, 그리고 외상으로 식당점포를 오픈했는데, 힘들어서, 휴일은 쉬어야, 매장직원을 늘려서 등 남탓 하더니 오픈 2주 만에 폐업을 결정했다는 기가 막히는 사실을 접하면서, 심각한 자영업창업의 실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씁쓸한 사례로 숙연해진 적이 있었다.한편, 매장에 화재가 났는데도 그 다음날 영업을 강행한 자영업자도 있다. 불에 탄 공간은 천막을 치고, 모든 집기 등을 밤새 정리하여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다음날 정상영업을 한 자영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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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속도를 낮추고 자주 살피는 안전운전은 기본 지면기사
아시다시피 현대 도시생활의 없어서는 안 될 교통의 순기능의 반대편에는 교통사고, 혼잡, 공해 에너지 문제 등 다양한 역기능도 존재한다. 특히 교통사고의 경우 운전습관의 작은 차이로 교통과 고통으로 가르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도시가 주거와 상업 혼용지구로 이루어진 도로를 운행하는 경우 보행자나 자전거와 접촉빈도가 높은 만큼 교통사고 위험도 높아서 항상 속도를 낮추면서 자동차 전후방은 물론 주변을 자주 살피는 운전 습관이 필요하다. 정부에서도 보행자 교통사망자 감소를 위해서 속도하향(50-30㎞/H)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도심 몇 곳에서 시속을 10㎞ 낮추어 운행해 보아도 목적지에 도착하는 시간은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실험결과가 연일 보도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도심교통에서 많은 운전자들이 사람의 안전이 우선이라는 가치보다 자동차 연비의 경제성에 무게를 두고있어 실천하는 이가 적다. 운전에 관계되는 정보의 90% 이상을 시각에 의존하여 주행정보를 입수하여 판단하고 조작하는 운전자가 속도를 높이면 운전자의 시야는 그만큼 좁아진다. 특히 야간운전 중에는 시각정보가 충분하지 못하여 상황판단 오류를 범할 확률이 높아 주간보다 낮은 속도로 주행해야 하는데도 오히려 야간에는 보행자가 적다는 이유로 주간보다 빨리 달리는 경향마저 보인다. 실제로 우회전 시 일단 멈추고 운전자는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피고 나서 주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한번 쳐다보고 속도도 별로 안 줄이면서 우회전하다 보행자를 위협하거나 사망자 사고를 내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운전자 좌석에서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에 사람이나 자전거 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 본인이 한번 살펴서 사람이 없다고 확인한 결과를 맹신하는 것은 금물이다. 특히 큰 자동차일수록 사각지대도 넓은 만큼 속도를 줄이고 한두 번만 더 살피는 안전 운전습관은 한 번에 보아서 보이지 않았던 보행자나 자전거가 (상호간의 이동위치가 변화하면서)자동차의 사각지대에서 벗어나 보일 수 있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기본자세이다. 1988년 국제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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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오늘은 세계 자원봉사자의 날 지면기사
주변엔 도움 손길 필요한곳 많아더불어 건강한 세상 만들기위해땀 흘리며 즐거워하는 모습 보면나도 모르게 행복감에 취한것 같아'12월 5일'은 봉사의 주인공이 되자12월 5일은 '세계 자원봉사자의 날'이다. 1985년 UN총회에서는 UN에 헌신적으로 활동해온 자원봉사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사회적, 경제적 발전에 기여하는 자원봉사자들의 공로를 기념하기 위해 12월 5일을 '세계 자원봉사자의 날'로 지정했다.상부상조를 미풍양속으로 가지고 우리나라도 2005년 '자원봉사활동 기본법'을 제정하고 '자원봉사자의 날'을 기념하고 있는데 12월 5일부터 일주일간을 자원봉사 주간으로 규정하고 이 기간 동안 정부, 지방 자치 단체, 자원봉사 단체 등은 기념행사, 우수사례 발표, 국제 교류 행사, 유공자 표창 등 다채로운 행사로 자원봉사자의 사기를 진작한다.필자가 자원봉사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11년 전 이맘때다. 2007년 12월 7일 내 고장 평택과 가까운 충남 태안군 만리포해수욕장 앞 해상에서 선박 충돌로 초대형 원유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그 당시 기름 제거작업에 투입된 인력은 총 207만명, 이 중 자원봉사자가 123만명으로 집계됐다. 당시 필자도 평택시의회 의원들과 의회사무국 직원 30여 명과 함께 태안군 소현면을 찾아 남아있는 힘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기름 제거 자원봉사활동을 했던 기억 한 자락이 있다. 검은 기름으로 뒤덮인 죽음의 바다, 매서운 칼바람 속 영하의 날씨, 검은 기름 파도가 쉼 없이 몰아쳐 봉사활동에 어려움도 많았지만 동료의원들과 공직자들은 이러한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땀으로 몸을 적셔가며 자원봉사 활동을 전개했고 그 당시 함께했던 사람들과 만날 때면 그 겨울 이야기로 추억을 나눈다.당시 세계 각국의 환경 전문가들은 사고해역에서 장기적인 생태·환경 파괴를 우려하고 수십 년이 흘러도 사고 이전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안을 가득 메운 자원봉사자의 모습은 세계인의 감동을 불러일으켰고 생계도 뒤로한 채 검은 재앙과 사투를 벌인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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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인천시, 테마파크조성 사업 앞장서라 지면기사
'쓰레기 매립 종료' 약속 반드시 지키고25년간 고통받은 주민들 피해 보상 차원중단된 '매립지 테마파크' 건설계획 실행재정자립도 향상·일자리 창출 효과 내야 인천시가 수도권매립지 내 전처리시설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25년 동안 쓰레기매립지로 인해 고통을 받아온 피해지역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다.안타깝게도 2016년 매립종료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상태에서 매립지 내 3-1공구 103만㎡ 규모의 면적에 2025년까지 앞으로 7년간 수도권 폐기물 1천450만t을 처리하기로 하고 9월부터 폐기물 반입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또다시 3-2공구로 연장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에서 인천시가 3-1공구를 끝으로 쓰레기매립을 종료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다행한 일이다. 이에 대해 서구 주민들도 적극적으로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앞으로 인천시가 영원한 회색 도시로 남지 않기 위해서는 3-1공구 매립을 끝으로 반드시 '매립 종료'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서구 피해지역 주민들은 쓰레기매립 고통을 다음 세대까지 물려줘야 하는 아픔을 되풀이해야 한다.세계 최대 쓰레기매립지로 인근에서 25년간 고통받고 살아온 피해지역 주민이 보상받을 수 있는 중요한 사업 중 하나는 '테마파크' 건설이다. 용인 에버랜드보다 3배가량 넓은 부지에 세계 최고의 테마파크가 조성되면 인천시의 예산을 쓰지 않아도 재정자립도가 늘어나고 130만명의 일자리 창출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사업이라고 한다. 3조4천억원의 경제적 도움을 줄 수 있는 테마파크 조성 약속이 이뤄질 수 있다는 희망은 매립종료에서부터 시작한다.인천시 서구 주민들은 25년 동안 수도권 지역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하루 평균 1만5천t을 처리키 위해 드나드는 청소차량으로 인한 비산먼지와 악취 등 환경오염으로 인해 피해를 겪으며 살아왔다. 인천시는 앞장서서 쓰레기매립장을 테마파크로 조성, 고통의 땅을 하루빨리 황금의 땅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25년간 쓰레기 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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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생명살림' 운동은 절체절명의 '살기운동' 지면기사
'철없는 것들'이란 말이 있다. 요즘은 그야말로 시도 때도 없이 꽃이 핀다. 한 여름에 피었던 장미꽃이 11월에도 아파트 울타리에 피니 참으로 '철모르는 것들'이다. 늦가을이긴 하지만 올가을은 가을다운 청명한 날씨를 거의 느끼지 못한 것 같다. '가을 하늘 공활한데 높고 구름 없이'라는 애국가 3절의 일부분이 무색할 정도이다.어느 때인가부터 우리는 기상예보에서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조금 거슬러 올라가면 올여름은 40℃를 오르내리는 초유의 이상기온으로 사람도 동물도 식물도 모두가 큰 몸살을 앓았다. 이러다가는 정말 지구가 다시 인류의 멸망시대로 접어드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온다. 다가오는 겨울에는 또 무슨 기상이변이 일어날까? 벌써 내년 여름이 걱정되는 것은 걱정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필자는 주위의 권유로 경기도새마을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지역사회를 위해 뭔가 해 보겠다는 생각에 동의하고 뛰어들었다. 앞으로 무슨 운동을 해야 하는지 오래 고민하던 중에 '생명살림'운동이라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도내 새마을지도자들이 앞장서고 도민들이 함께 노력한다면 지금보다는 조금씩은 나아질 것이라는 바람에서다. 또 '생명살림'운동으로 눈에 띄게 달라지는 모습이 보이지는 않겠지만, 지금부터의 노력은 먼 훗날 우리 후손들에게 좋은 국토를 물려줄 수 있다는 '미래운동'이 될 것이라는 희망에서다.그동안의 '환경운동'은 사람중심이었다. 우리가 환경운동만 계속하는 한 환경문제는 개선되지 않을지 모른다. 버려진 환경을 살리기가 쉽지 않다는 말이다. 그나마 지속 추진한 환경운동으로 2000년대 초반 수준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데 이제 더는 버티기 어렵다.생명운동은 생명체 복원이다. 생명운동은 새마을운동처럼 '잘 살기운동'이 아니다. 절박함에서 나온 '살기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처럼 환경운동만 계속한다면 우리 세대는 그럭저럭 지금의 환경을 누리며 살 수 있지만, 우리의 사랑스러운 아들과 딸들, 손자와 손녀들은 어찌하란 말인가? 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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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새로운 경기'를 위해 '머슴'을 제자리로 지면기사
이재명 지사 관련된 보도 도민들 피로감국감·행감 내용없이 '개인 이슈'만 다뤄검찰 수사·공소시효 만료 결과 지켜봐야 '계획된 도정' 골든타임 놓치지 않았으면2018년 6월 13일, '촛불 혁명'의 물결 속에 그 어느 때보다 '새로운 경기'를 바라는 마음이 분출된 날이다. 지방자치 역사상 전례 없이 기초자치단체장이 '여의도 경험' 없이 불과 8년 만의 성장기를 거쳐 도지사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그것도 우리나라 최대 1천300만 인구가 밀집한 경기도지사였으니, 시장에서 도지사로 진급시켜 '이재명' 스스로 자처한 '머슴'의 검증된 능력을 도 전체로 발휘하라는 것이 주권자인 도민의 지시였을 것이다.그러나 도민의 지시를 이행하고자 했던 '머슴'은 '이재명' 개인사로 치부할 수 있는 이슈가 인격적인 하자로 확대 포장되고, 더 나아가 선거법 저촉에까지 휘말려 도지사의 직을 걱정해야 하는 형편이 되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이 지사에 대해 홍수 같이 쏟아지는 뉴스와 '팩트'가 아닌 '정황'에 의존한 보도로 인해 많은 도민들이 벌써부터 피로를 느끼고 있으며, 이 지사가 추진하는 정책보다는 개인사나 검경의 수사결과에 더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이다. 결국 주권자와 이 지사 모두 도정을 살피지 못하고 공백 상황이 깊어지고 있는 진행형이 되어 가는 것 같은 불안감이 든다. 최근 국가위임사무와 국고보조사업 집행에 대한 잘잘못을 감사하는 국정감사를 비롯하여 도 행정 전체를 살피는 행정사무감사 내용은 온데간데없이 개인 '이재명'에 대한 이슈만 노출되는 것은 1천300만 도민의 시름을 더욱 떨쳐낼 수 없게 하고 있다.6·13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도민의 표심은 촛불정부를 이끄는 문재인 대통령,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그리고 이 지사가 합심하여 새로운 경기로 변화시켜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라는 데 있다. 이 또한 작금의 상황에서는 외부에서의 이 지사에 대한 말꼬투리 잡기, 흠잡기, 탈당 압력 등의 과도한 공격이 넘쳐나면서 이들을 서로 이간질 시키고 있는 듯하다. 필자를 비롯하여 대다수의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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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정조(正祖)의 홍국영 방출과 문재인 정부 인사(人事) 지면기사
1779년(정조 3) 9월 28일, 창덕궁 인정전 옥좌에 앉아 있던 정조는 전각 안에 서 있는 홍국영을 차분히 바라봤다. 정조는 홍국영이 궁 안으로 들어오기 직전 그에게 지팡이와 나무로 만든 의자를 선물로 주었다. 국왕이 서른세 살 밖에 되지 않은 젊은이에게 지팡이와 의자를 주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지팡이와 의자는 주로 70세가 넘는 정승급의 은퇴 관료에게 주는 것이 보통인데, 정조는 이를 홍국영에게 하사한 것이다. 인정전에서 홍국영을 만난 정조는 그에게 더 이상 정치적 행위를 하지 말고 집으로 돌아가 편하게 쉬라고 권유했다. 이는 권유가 아니라 사실상 퇴출 명령이었다. 정조의 한마디로 인해 한때 천하를 쥐락펴락했던 홍국영은 영원히 조정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그렇다면 홍국영은 왜 조정에서 방출된 것일까? 그는 정조 즉위의 일등공신이었다. 정조는 사도세자의 죽음 이후 동궁(東宮·왕세자)으로서 영조의 뒤를 이어 조선의 국왕이 될 위치에 있었지만, 사도세자를 죽음으로 내몬 세력들은 세손인 정조마저 제거하려고 해 목숨이 위태로운 상태였다. 이때 홍국영이 정조의 동궁시강원 설서(說書·세자에게 경사(經史)와 도의(道義)를 가르치는 직책)로 있으면서 정조를 보좌했고, 끝내 그가 조선의 국왕에 오르도록 했다. 이후 홍국영은 정권 창출에 가장 지대한 역할을 한 것이 본인이라고 생각하며 정조에게 특별한 자리를 요구했고, 정조 역시 홍국영에게 공이 있다고 생각해 주요 직책을 주었다. 그런데 그에게 너무 많은 권한이 넘어간 것이 화근이었다. 정조는 홍국영에게 도승지와 금위대장, 병조판서, 숙위대장의 지위를 모두 주었던 것이다. 또 모든 신료들을 통제하는 중영대장(中營大將)까지 맡았기에 그의 권한은 막강했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직책으로 보자면 청와대 비서실장에 경호실장, 국방부장관, 여기에 더해 국가정보원장까지 맡게 한 것이다. 정조의 신임을 바탕으로 큰 권력을 손아귀에 쥐게 되자 조정에서는 아무도 홍국영을 건드리지 못했다. 오랜 기간 무반 벌열로 무사들의 제왕으로 불렸던 무종(武宗) 구선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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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안전수칙을 지키면 더 즐겁고 행복한 산행 지면기사
가을철 등산사고 주요 원인은추락·조난으로 고립·탈진 등무리한 체력소모 부주의로 발생과욕으로 인한 등반 자제하고귀찮아도 규칙 반드시 따라야깊어가는 가을 겨울로 가는 길목 11월, 산행을 하는 등산객들이 많아짐에 따라 산악사고도 증가하고 있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9천682건의 산악사고는 대부분 가을철인 9~10월 집중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북부 명산 동두천 소요산에서도 2017년 54건의 산악사고로 3명이 사망하고 중경상자 38명이 발생한 바 있다. 실제로 금년 10월과 11월에도 소요산 공주봉 인근 등산로에서 3건의 추락사고로 5명의 등산객이 부상을 입어 119구조대에 의해 소방헬기로 구조되었으나 이 중 2명은 사망하고 3명은 중상을 당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동두천소방서에서는 사고 다발지역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위험 안내표지판 추가설치와 관리사무소의 안내방송 등 사고 예방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가을 산행은 형형색색의 단풍에 시선을 빼앗겨 자칫 가파른 비탈길과 깎아지듯 서 있는 기암절벽의 등산로에서 추락하는 등 심심치 않게 사고가 발생해 목숨을 잃거나 큰 부상을 당할수도 있다. 그러므로 가을산행을 즐기는 등산객들은 산악사고 예방 안전수칙을 반드시 숙지하고 산행에 임해야 한다.첫째 가을은 해가 짧고 일몰이 빠르기 때문에 산행 중 길을 잃어 조난을 당하게 될 경우 기온 급강하로 인해 저체온증이 발생하여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오전에 일찍 출발하여 해가 지기 전 산행을 마치고 내려와야 한다.둘째 등산은 2인 이상으로 등산화 및 기본 등산 장비를 갖춰야 한다. 진흙이 있는 경사지는 매우 미끄러워 등산화 등 기본 장비를 갖추지 않을 경우 자칫 뇌진탕이나 골절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비가 온 후 이끼가 낀 바위와 낙엽은 물기를 머금고 있어 미끄럼 사고에 주의해야 한다. 셋째 음주 후 산행은 인지 및 지각능력이 떨어져 실족사고 위험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저체온증을 유발할 수 있다.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커지는 음주 후 산행은 절대 금해야 한다. 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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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광역 인천의 역사와 시민의 문화적 권리 지면기사
시민문화헌장에 담겨있는 '인천 이미지'비류·해양·하늘도시등 개항장·중구에 집중유구한 단군의 역사·부평史 희미하게 적시어디에 살든 문화적 차별 없애는 노력 필요벌써 작년 일이다. 부평구문화재단에서 '인천·부평 대중음악'에 관한 책에 대해 자문을 구하였다. 그때 나는 '인천·부평'이란 표현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했다. 책의 내용이 인천 전체를 아우르는 것이어서 그냥 '인천 대중음악'이 낫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부평지역에서 추천된 자문위원의 의견은 달랐다. 결국 '인천·부평'이란 제목은 그대로 남았다. 굳이 부평을 부평이라 밝혀야만 한다는 부평사람들의 의취가 충분히 이해되지 않았다.물론 인천과 부평이 상이한 문화적 배경을 가졌다는 것은 상식이다. 인천은 인천도호부와 개항장에 뿌리를 두고 있고 부평은 부평도호부에 근본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천에서 30여년을 살았어도 한낱 이주민인 나 같은 자에게는 다 같은 광역 인천의 역사일 뿐이다. 인천도호부나 미추홀, 주부토나 장제, 계양이나 부평도호부, 나아가 단군과 고려의 역사를 품은 갑비고차와 혈구의 강화군도 모두 인천의 역사인 것이다. 그러다 최근에 부평의 역사를 짚어보는 기회가 있었다. 문득 깨달았다. 부평이 인천에 통합된 것은 부평 사람들의 의지나 결정이 아니었다. 일제강점기, 인천부를 개항장 일대로 한정하고 나머지를 부평과 인천에서 한 글자씩 따서 부천군으로 통합하였었고 다시 인천에 부평을 포함시키고 나머지 지역을 부천으로 칭하는 데서 오늘의 도시경계가 시작되었던 것이다. 요컨대 해방이 되었으나 부평은 온전히 부평으로 해방되지 못하고 인천의 일부로 남게 되었으니 일제가 구획한 경계에서 제대로 해방되지 못 했던 것이다.현재 인천광역시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인천역사 카테고리에 들어가면 인천의 지명변천이 소개되고 있다. 미추홀에서 시작하여 인주, 인천도호부를 거치고 있다. 여기에 대등한 규모였던 부평도호부는 하단에 부수적으로 강화와 함께 소개하고 있으니 현재 광역 인천은 확실히 인천을 중심으로 부평과 강화 등 이후 흡수된 지역을 부수적으로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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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아스달의 도시 오산의 관광두레 활성화 기대 지면기사
우리 민족은 먼 옛날부터 살기 편리한 곳에 마을을 꾸리고 관혼상제를 비롯한 어려운 일을 서로 돕는 '두레'라는 아름다운 전통이 있었다. 이웃 간에 공동조직을 만든 것은 농사에 필요한 가축과 농기구를 갖추지 못한 영세농가의 한계를 극복하고 농사의 공정을 제철에 진행하기 위한 것이었다.그런데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중에 '관광두레'라는 것이 있다. 이는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법인체를 만들어 숙박, 음식 등 관광사업을 경영함으로써 지역 일자리와 소득을 직접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역주민의 자발적·주도적 참여를 바탕으로 지역 고유의 자원을 활용하되 관광객의 요구에 부합하는 관광산업을 만드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지난 2013년 8월부터 추진 중으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총괄 운영을 맡고 있으며, 한국관광공사가 지역 특화 콘텐츠의 홍보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2018년에는 총 10개의 지자체를 선정했고, 현재까지 40개 지자체에서 157개 주민사업체의 창업과 경영개선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오산시 역시 관광두레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 중이다. 최근 오산시에서는 상고시대의 문명과 국가의 이야기를 다룬 판타지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의 세트장 조성이 완료돼 11월 말에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며, 오는 2019년 5월부터 TV를 통해 방영할 예정이다. 가상의 땅 아스달에서 펼쳐지는 이상적인 국가의 탄생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투쟁과 화합, 그리고 사랑에 대한 신화적 영웅담을 그린 드라마로, 한류스타인 송중기·장동건·김지원·추자현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시는 드라마세트장 유치를 계기로 관광 도시로 도약한다는 목표 아래 준비단을 구성하고 세트장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드라마세트장과 복합재난안전체험관, 미니어처 테마파크, 잭슨파크 등이 조성될 예정인 내삼미동 공유부지를 매개로 관광두레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관광관련 음식과 체험을 소재로 하는 사업을 육성·지원하고 이를 주민이 직접 운영하게 해 일자리와 소득을 창출하는 관광인프라를 확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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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2018년 제10대 경기도의회 첫 행정사무감사를 받고 지면기사
통합 3년째를 향해가는 우리 기관(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이하 경과원)은 지난 11월 12일 경기도 산하기관 중 처음으로 행정사무감사(이하 행감)를 받았다. 대기실이 마련돼 있지도 않아 복도 한 귀퉁이에 준비실을 꾸렸고 직원들은 모니터를 통해 흘러나오는 의원들의 질의와 요구자료를 즉석에서 타이핑해 제출했다. 복합기는 쉼 없이 출력물을 쏟아냈고 의원님들의 한마디에 복도에서는 탄성이 흘러나왔다. 현안이 많았고 걱정도 많았다. 무능한 원장이 떠난 자리는 갑질이 채우고 운영 부실이 채웠다. 감사원 조사까지 받은 사례는 벌써부터 주목의 대상이었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도 관심사였다. 행감 직전 터져 나온 부서장 갑질 사건도 걱정스러웠고 인수위 요청에 따라 감사가 진행된 전산시스템 개편 건도 정조준 대상이 될 게 분명했다.포문을 연 건 초선 의원이었다. 통합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전임 원장의 재앙에 가까운 인사 난맥을 지적하면서도 통합까지 먼 길 가신다며 걱정 아닌 걱정을 하신 분도 계셨다. 낙하산이 채운 자리를 빼고 나니 본부장 다섯이 대행이요, 원장마저 대행인 체제가 경기도에서 가장 큰 공공기관 중 하나인 경과원의 오늘이다. 시대 정신을 언급하고 조직 내 갑질 문화를 개선하라는 요구는 일침이었다. 서른 명 넘는 직원이 연판장을 썼어도 경징계밖에 하지 못하는 게 공공기관의 문화고 현실이다. 이 기회에 조직 내 갑질 문제를 지적해 주신 원미정 의원께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이날 일침이 더 나은 조직을 만드는데, 그래서 우리 직원들이 도민들을 위해 더 잘 일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 비정규직 전환 역시 의원님들의 입을 통해 흘러나온 시대의 목소리다. 의원들께서는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의 혹여 있을지 모를 급여의 차이, 성과급 등 여러 면모를 고루 살펴 주셨다. 통합 첫해 가장 먼저 노조가 나선 일이 비정규직 처우의 정상화였다. 화두인 정규직 전환 이야기도 이어졌다. 왜 성과가 없냐는 것이다. 불안해하는 비정규직원들의 마음을 살피시라 두 번 세 번 원장 대행을 채근한 의원님들의 한 마디가 직원들의 불안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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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모르는 여자가 아름다워요 지면기사
노숙인에게 밥 한끼 대접한 여성은그 여느 사람들처럼 방관하지 않고용기를 내 행동으로 '사랑' 실천한것요즘 시대가 필요로 하는진정한 사회복지 가치 아닌가 싶다20여 년 전 이맘때의 일이다. 필자가 근무했던 직장은 '사랑의 열매'로 알려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였다. 지금은 회사들이 당직제도가 많이 사라졌지만 그 당시만 해도 순번제로 점심 당직제도가 있었다. 청명했던 그날 필자는 당직을 서고 오후 1시쯤 혼자 점심식사를 하러 즐겨 찾던 회사 근처 단골 설렁탕집을 찾았다. 점심당직의 좋은 점은 비록 혼자 식사를 하지만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 일반적인 점심시간이 아닌 1시 이후에 식사를 할 수 있기에 번잡하지 않고 여유 있게 맛집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날 찾은 단골 설렁탕집은 조금 큰 규모로 손님이 다 빠져나가고 두셋 테이블 정도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설렁탕이 나오고 막 한술을 뜨려는 순간 30대 초반쯤 되어 보이는 여성 한 분이 노숙인 한 명을 데리고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근데 들어오는 두 사람의 느낌이 너무도 대조적이었다. 여성의 목에는 신분증을 패용하였고, 세련된 원피스에 깔끔한 정장구두, 잘 손질된 헤어스타일, 모습만 봐서는 누가 봐도 능력 있는 커리어 우먼처럼 보였다. 반면 노숙인은 남성이었는데 몇 달은 감지 않은 것 같은 떡진 머리에 수염은 긴 머리를 연상케 했으며, 다 해지고 더럽혀진 옷에 이불 보따리 같은 큰 포대기를 어깨에 메고 같이 들어오는 게 아닌가. 냄새는 또 어떻고.스치는 생각이 왜 하필 저 노숙인이 이 식당에 들어와서 모처럼 맛난 식사를 즐기려는데 밥맛 떨어지게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채 몇 분도 지나지 않아 내 생각이 정말 부끄러울 정도로 어리석게 느껴지고 말았다. "사장님 혹시 이분 여기서 식사해도 될까요?" 사장 아주머니는 노숙인을 보며 순간 멈칫하더니 홀을 한번 둘러보고는 손님도 빠져나가고 마침 빈 테이블이 많아서인지 괜찮다고 하셨다. 여성은 설렁탕 값 5천원을 사장 아주머니에게 주면서 "이분 여기서 식사 잘하고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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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학교·가정밖 청소년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때 지면기사
단순한 문제아 부정적 시선 아닌학교 밖이 그들의 새통로 인정자립할수 있는 기반 만들어올바른 사회구성원 자랄수있게국가·지역사회 따뜻한 손길을어느덧 깊어가는 가을, 겨울로 가는 길목에 서있다. 학생들은 2학기 중간고사를 치렀고, 고등학교 3학년생들은 오는 15일 수능을 코앞에 두고 있다. 이렇게 정상적인 교육 제도하에 있는 학생들은 저마다 나름의 꿈을 위해 열심히 정진하고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교육을 받지 못한 채 밤늦은 시간에 공원이나 골목 등에서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는 등 각종 비행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이런 청소년은 학교·가정 밖 청소년일 가능성이 높다.'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제2조(정의)를 보면 학교 밖 청소년이란 ▲초·중학교(의무교육) 3개월 이상 결석 또는 취학의무 유예 청소년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거나 제적·퇴학 처분을 받거나 자퇴한 청소년을 뜻한다.필자가 학교전담경찰관 업무를 담당하면서 학교·가정 밖 청소년들을 만나 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고 집을 나오게 된 이유를 모니터링한 결과, 그중 상당수가 학벌 중심의 한국 사회에서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개개인의 특성은 고려하지 않은 성적 중심의 교육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뒤처지거나 겉돌다 결국 학교를 그만두거나, 가정폭력을 경험하고 이를 견딜 수 없어 가정 밖의 삶을 선택한다고 하였다. 과연 이러한 결과를 청소년들 개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할 것인가. 이렇게 사각지대에 있는 학교·가정 밖 청소년을 위한 법률과 기관은 이미 존재한다. 청소년 지원 정책 중 가장 늦게 시행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 제11조(자립지원)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지원이 필요한 학교 밖 청소년에게 '청소년복지 지원법' 제14조에 따른 위기청소년 특별지원을 우선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실제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제도는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예산이나 사회적 관심은 턱없이 부족하다. 일례로 학교·가정 밖 청소년들을 만나서 따뜻한 밥 한 끼 사주는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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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천시 도시재생 너무 늦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지면기사
우리에겐 지역생활문화와 역사 자원이 없지 않다서희 장군·이천향교·이섭대천설봉공원·중리천 복원 등 연계계획한다면 충분히 경쟁력 있어도시재생은 도시개발법,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등에 의한 대규모 철거를 수반하는 재개발에서 기존 주민의 삶과 추억이 담긴 생활문화유산에 가치를 두는 재생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또한 관주도형에서 주민주도형으로 변화되고 있다. 이는 도시 재개발 후 주민이 재정착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인식한 결과이며, 모든 사업은 주민의 동의 없이는 일체 추진 할 수 없기 때문이다.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상기 법령에 의하여 사업시행의 근거가 마련되어 있지만 뉴딜사업을 권장하기 위하여 2013년에 도시재생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특별법(이하 특별법)을 제정하여 국비지원의 근거를 마련하였다. 국비는 공모를 통하여 선정된 지자체에 50억~250억원의 규모로 지원하되, 법률에서 정한 도시재생전략수립 및 활성화 지역지정에 대한 승인을 사전에 득한 경우에 한하여 신청 가능하다. 결국 뉴딜사업은 특별법에서 정한 절차를 이행한 후 공모사업을 통하여 국비지원 사업으로 추진할 것인지, 아니면 이러한 절차 없이 자체예산만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인지에 대하여는 지자체의 몫이다.도시재생은 최근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면서 본격화되고 있다. 그 이유는 뉴딜사업에 매년 10조원씩 5년간 총 50조원을 지원하는 국가 정책이 결정되자, 모든 지자체에서는 너 나 할 것 없이 전부 도시재생 공모사업에 뛰어들게 되어 과열 경쟁이 되고 있다. 이를 통해 2017년에 68개소, 2018년에 99개소가 선정되었다. 이 때문에 혹자들은 이천시가 늦었다고들 하는지 모르겠다.그런데 선정된 도시를 보면 서울시, 부산시와 같은 대도시이면서 도시의 쇠퇴도가 높은 지자체가 대다수이다.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으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주민수의 3년 연속감소, 사업체수의 3년 연속감소, 20년 이상 건축물이 50% 이상 중 2개 이상이 충족되어야 한다. 이천시의 경우는 창전동만이 이 조건에 충족되는 유일한 지역이다.반면 금년에 공모선정에서 제외된 105개 지역을 살펴보면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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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예술의 길' 백남준에 물어보다 지면기사
'예술은 사유재산 아니다' 그의 선언 느껴져아트센터, 과거로부터 배우고 새 10년 설계추구해야 할 역할과 의문점 찾는데 의미 커'그만의 실험' 빛 발하며 신뢰 얻기를 바란다아침 저녁으로 부는 바람이 제법 차가워졌다. 가을은 찬바람이 불면서 산과 들에 단풍이 내려와 형형색색의 자태를 뽐내며 나들이 나오는 이들에게 손짓하는 계절이다. 언제부터인가 가을은 단풍의 계절, 독서의 계절, 축제의 계절로 이름을 바꿔가며 여행을 재촉한다. 필자는 여행 가기 참 좋은 계절에 용인에 있는 세계적 비디오 아티스트의 혼이 담겨있는 백남준아트센터로 발걸음을 옮겼다.백남준 선생은 젊은 시절 독일로 건너가 유럽 철학과 현대 음악에 심취하여 '열공'하는 동안 플럭서스 예술가들과 활발하게 토론하면서 기존 예술의 영역에서 탈피한 급진적인 예술활동을 펼친 대한민국 아티스트 가운데 손꼽히는 분이다. 유학시절 창조적 상상력으로 새로운 미디어를 이용한 예술방식을 모색하기 시작했고, 60년대 초 TV 내부 회로를 변조하여 예술 작품으로 표현한 '음악의 전시-전자 텔레비전'을 통해 세계적 반향을 일으키며 미디어아트 세계를 개척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비디오 신디사이저 개발과 위성을 이용한 생방송 제작 등 지구적 소통과 참여의 매체로서 TV를 탐구하였다. 그리고 백남준은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유목민의 예술가'라는 작업으로 황금사자상의 영예를 거머쥐기도 했으며 레이저 기술에서부터 환경까지 두루 아우르며 설치의 영역까지 비디오아트를 확장시킨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작곡가, 전위예술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필자가 지난 10월 중순 백남준아트센터를 방문했을 당시에는 백남준아트센터 개관 10주년 기념전 '#예술 #공유지 #백남준'이 열리고 있었는데 전시는 백남준의 선언 "예술은 사유재산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과 연결선상에 있음을 감성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전시에서 백남준의 작품 '데콜라주 바다의 플럭서스 섬'은 가상의 지도로 종이 위에 유럽형상과 비슷한 플럭서스 섬을 그리고 "적대적 종족이 섞인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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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영통구민이 함께 그린 지도 지면기사
주민 평균연령 36세로 젊고문화수준도 높은글로벌 첨단기업들 들어선區 개청 15년 맞은 '스마트 도시'더욱 발전된 모습 담기길 바란다영통구청이 개청 15주년을 기념해 주민들이 그린 지도를 11월 말까지 구청에 전시한다. 열다섯이란 숫자는 결코 작지 않다. 정조대왕은 아들 순조가 15세가 되면 상왕으로 물러나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모시고 수원에 낙향해 정조의 개혁사업을 완수하고자 했었다.'영통'이란 이름은 마을의 지형이 염통처럼 생겼다 하여 염통 혹은 영통이라 한 데서 비롯되었다. 이와는 달리 용인시 영덕동, 하갈동과 영통의 경계에 접해 있는 해발 191.1m의 청명산 봉우리에 있는 우물 속의 보물이 영(靈)과 통(通)하는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어 그 주변의 마을을 영통이라 부르게 되었고 구의 명칭도 영통구로 정했다.지도는 언제부터 그렸을까? 지금까지 보존되어 있는 지도로는 기원전 900년경에 만들어진 고대 바빌로니아 지방(현재 이라크 남부지역)의 진흙판 지도가 가장 오래되었다. 우리나라의 지도는 일찍이 삼국시대부터 만들어져 국경을 정하거나 전쟁시 또는 외교적 교섭에 활용되었다. 조선시대에 지도의 제작과 소장은 극비 사항이었다. 민간인의 소장도 금했다. 특히 일본이나 중국으로의 유출은 철저히 금지되었다. 현존하는 우리나라 지도는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混一疆理歷代國都之圖)다. 조선 태조가 한양으로 도읍을 이전하고 팔도의 행정구역을 개편하고 나서 태종2년(1402)에 그려졌다. 이회, 권근 등을 비롯한 학자들이 문밖에 나가지 않고도 천하를 알 수 있도록 만든 세계지도로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까지 표현되어 있다. 세조 때에 제작된 필사본 원본은 소실되고 모사본만 남아있다. 이처럼 세계적으로도 자랑할 만한 이 지도가 우리나라에는 없다. 임진왜란 전후 또는 일제 강점기에 일본으로 건너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선시대 지도의 금자탑이라 할 수 있는 지도는 단연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다. 1861년 제작 당시까지 이어져온 지도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표현방식을 가미해 제작되었다. 행정·군사적 목적의 실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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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IFEZ가 청년 창업을 응원하는 이유 지면기사
'일자리 창출'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인식'스타트업 벤처폴리스'란 프로젝트 선보여2023년까지 이노베이션센터등 1천억 투입4차 산업혁명시대 '혁신창업 요충지' 기대요즘 시대의 화두인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하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을 보면 두드러진다. 실업자 수는 9개월 연속으로 100만 명을 웃돌고 있고 전체 실업률은 4% 안팎으로 정체된 가운데 특히 청년 실업률은 9% 내외로 1999년 10.7% 이후 최고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정부도 청년 실업의 심각성에 대처하기 위해 지난 3월 '청년 일자리 대책'을 마련, 창업 활성화 등 4대 분야 중점 추진과제를 적극 추진하고 있고, 지난 8월에는 지역 밀착형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확충 방안을 마련해 지역 단위의 투자로 인한 지역 기반 일자리 창출 사업을 확대 추진하고 있다. 우리 인천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 완화를 위한 '인천사랑 프로젝트' 등 다양한 청년 일자리 창출 시책을 추진 중이다.이 같은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인천경제자유구역청도 일자리 창출이 가장 시급한 과제임을 인식, 최근 '인천 청년의 도전을 응원하는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창업기획자)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벤처폴리스'란 계획을 내놓았다. 이는 경제자유구역 최초로 IFEZ(인천경제자유구역)만 할 수 있는, IFEZ가 잘할 수 있는 특화된 산업(IT&BT, 스마트시티&항공, MICE) 분야를 발굴해, 인천지역 청년들의 창업을 응원한다는 점에서 무척 의미가 크다. 특히 IFEZ가 개청 15주년을 맞아 많은 성과를 거둔 가운데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등 세계 속의 글로벌 도시로 우뚝 서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스타트업 벤처폴리스는 송도국제도시 투모로우시티(Tomorrow City) 내에 인천 스타트업 기업들과 역량 있는 청년 창업자들이 인천에서 창업할 수 있는 기반과 생태계를 마련하는 것이다. 올해부터 2023년까지 창업 지원 인프라 시설인 이노베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