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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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진심으로 소통한 안전' 프로젝트 지면기사
아이들의 안전과 관련된 녹색어머니회 활동을 하면서 '여기저기서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갈 길이 멀구나'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가 한 두 가지가 아니고, 사회 전반의 이해와 관심 없이는 제대로 된 안전이 자리 잡기 힘들다는 것을 느껴왔기 때문이다.얼마 전 아이가 다니는 학교 앞 건널목에 제법 큰 인형뽑기 게임기가 설치돼 아이들 통학 길에 위험요인이 된 적이 있다. 아이들이 학교 앞 문방구를 가려면 길모퉁이를 돌아야 하는데 게임기로 인해 시야가 확보되지 않았고, 반대편에서 오는 차량이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가 됐다. 그러던 중 광주경찰서에서 아이가 다니는 광주초교와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라는 프로그램을 추진하게 됐고, 며칠이 지났을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며칠 후 건널목이 환하게 변해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각 기관과 안전과 관련된 여러 캠페인 및 프로그램을 진행해 오고 있지만 형식적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아쉬움이 남았다. 이번 프로그램도 일시적 형식적으로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광주 경찰관들과 녹색 어머니들이 안전한 등굣길을 만들어가는데 의기투합하면서 많은 변화가 생겼다. 그동안 학교 특성상 크고 작은 골목과 학교로 통하는 입구가 많아 아이들의 등굣길 안전을 지키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녹색 어머니들과 공공근로 할머니 두 분으로는 역부족이었고, 더욱이 옆에 중학교가 함께 있어 등교 시간이면 차량을 통제하는 데 한계가 드러났다. 하지만 경찰관들이 참여한 이후로는 차량통제는 물론이고 녹색 어머니들의 말을 듣지 않던 일부 학생들도 안전한 등굣길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일이라는 생각보다는 아이들과 시민과 가까이 다가가는 광주경찰서 특히 정보과 경찰관을 보고 느낀 부분이 많았다.언제까지 지속 될 지는 모르겠지만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프로젝트는 나 자신에게도 안전한 등굣길을 만들겠다는 열정에 힘을 불어넣었다. 진심은 통하는 법이라고 했던가. 학부모와 경찰의 진심이 합쳐지니 아이들과 인근 주민들도 안전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 같아 감사할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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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연인] 해후(邂逅) 지면기사
그는 병난 시계처럼 휘둥그레지며 멈칫 섰다.박용철(1904~1938)세계의 시간은 흐름에 따라 기록되지만 개인의 시간은 의미와 마주쳤을 때 기억된다. 이를테면 기록은 세계의 역사지만 기억은 개인의 역사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개인의 역사는 세계의 역사에 선행한다. 개인에게 시간의 의미는 예측 불가능한 상태에서 산출될수록 오래토록 남아있기 마련이다. 물론 그 시간은 지금-여기라는 공간의 장소에서 만나는바, '시공간'에서 벌어지고 재생된다. 개별적인 시간을 가지고 사는 우리에게 주요하게 남아있는 시간의 의미는 하나의 사건이며, 이 사건은 기억으로 저장된 것이다. 눈물로 밤을 지새우며 뼈아픈 이별을 해본 당신도 헤어진 사랑을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만났을 때 순간적으로 초점이 "휘둥그레지며 멈칫"했다. 그 후 정지된 시계처럼 얼어붙은 당신의 사랑을 캐내려고 하지 않았는데도, 문득 문득 무의식의 저편에서 찾아온다. 이른바 운명처럼 마주치게 되는 '해후'라는 '기억의 장치'는 고장 난 시간과 같이 불연속적인 '이별의 공식'으로 돌아오고 돌아가고 있다./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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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현충일과 태극기 지면기사
남북으로 분단된 한반도소용돌이치는 국제 정세와21세기 문명전환의 시대에태극기에 담긴 조화통일의 원리남북통일 뜻과 길을 새겨 보는 현충일이 되었으면오늘은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의 고귀한 넋을 기리는 61회 현충일이다. 이 강토를 목숨으로 지켜온 호국영령과 순국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을 새기며 나라사랑의 정신과 실천을 일깨운다. '호국영령(護國英靈)'은 '나라를 지키다 죽은 사람들의 영혼'으로 주로 6·25전쟁 중 대한민국을 수호하다 산화하신 국군용사들을 지칭한다. '순국선열(殉國先烈)'은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쳐 먼저 죽은 열사'로 주로 일제강점기 빼앗긴 조국을 되찾기 위해 수많은 고통과 탄압 속에서도 조국 광복을 위하여 목숨 바쳐 저항하다 돌아가신 독립투사들을 일컫는다. 즉,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삶보다 죽음을 기꺼이 택했던 모든 애국지사들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이다. 생자(生者)는 사지근(死之根)이요 사자(死者)는 생지근(生之根)이란 말처럼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은 오늘날 꽃피어 있는 우리들의 삶의 밑뿌리가 되어 영원히 살아있는 거룩한 혼령들이다. 현충일을 처음 제정하던 1956년 당시 추모 대상은 한국전쟁 전사자 즉 호국영령에 한정되었다가, 1965년 국군묘지가 국립묘지로 승격되면서부터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를 함께 추모하게 되었다. 이후 국립묘지에는 6·25 전몰장병 뿐만 아니라 일제 강점기에 국권을 회복하기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과 대한민국 수립 이후 국가원수, 국가유공자, 경찰관, 전투에 참가한 향토예비군 등이 추가 안장되었다. 1982년 5월부터 현충일을 국정공휴일로 정하여 모든 애국지사의 독립정신과 희생정신을 아울러 추모하는 행사를 거행하고 있다. 현충일에는 호국영령들의 넋을 위로하고 추모하는 의미에서 태극기를 반기(半旗)로 게양하고 아침 10시에는 전 국민이 사이렌 소리와 함께 1분간 묵념을 올려 순국선열과 전몰장병의 명복을 빌며, 국립현충원, 국립묘지, 전쟁기념관, 독립기념관 등 위령을 모신 곳을 방문하여 분향하고 헌화한다. 올해 현충일에는 가족 자녀와 함께 현충일의 의미를 새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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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미의 나무이야기] 6월 숲의 주인공 산딸나무 지면기사
화려한 봄꽃들의 축제가 끝나고 녹음이 우거진 숲속을 거닐다보면 초록의 바다에서 마치 하얀 나비 떼의 군무를 보는 듯해 유난히 눈에 띄는 아름다운 나무가 있다. 나무 전체에 팔랑개비 모양의 커다랗고 새하얀 꽃이 층을 이루듯 무리지어 피어 멀리서 보아도 청초하고 깨끗한 자태를 자랑하는 나무, 바로 6월 숲의 주인공 산딸나무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산딸나무는 층층나무과에 속하며 겨울에 잎이 지는 넓은잎 큰키나무로 제주도 한라산에서부터 중부 이남까지 표고 300∼500m정도에서 높이 12m, 가슴둘레직경 50㎝까지 자란다. 줄기는 어두운 회색이거나 갈색으로 매끄럽고 얼룩무늬가 돋보이며, 잎은 계란형으로 마주보며 나고 가장자리는 밋밋하거나 잔물결 모양의 톱니가 있다.산딸나무는 지역에 따라 딸나무, 산달나무 등으로 다르게 부르는데, 산딸나무라는 이름은 열매의 모양이 산에서 자라는 큰 나무에 딸기 같은 열매가 달린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실제로 9~10월에 열리는 빨간 열매는 모양도 우리가 흔히 먹는 산딸기를 쏙 빼닮았고 달착지근하고 육질이 많아서 먹을 수 있으며 새들에게도 인기가 많다.산딸나무를 아는 사람들에게 꽃잎이 몇 장이냐고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4장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보통 흔히 보는 벚꽃이나 매화, 살구꽃 등은 꽃잎이 5장인데 산딸나무는 특이하게 4장이다. 그러나 사실 엄밀히 얘기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꽃잎이 아니라 잎이 변해 꽃잎처럼 보이는 '포'라고 하는 식물기관이다. 산딸나무는 아주 작은 꽃들이 20∼30개씩 모여 공처럼 둥근 모양을 하고 있는데 지름이 1㎝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가뜩이나 우거진 초여름의 숲에서 작은 꽃만으로는 벌이나 나비 같은 수분곤충들을 불러들이기 어렵기 때문에 절실한 생존전략으로 꽃포가 크고 화려하게 발달한 것이다. 서양산딸나무는 봄에 잎보다 꽃이 먼저 피며 꽃의 색깔도 다양하고 높이도 크게 자라지 않는 등 우리나라 산딸나무와 좀 다르다. 오랫동안 유럽과 미국에서도 사랑을 받아온 나무인데 미국의 버지니아 주와 노스캐롤라이나 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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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안 유감 지면기사
정부가 지방 균형발전이라는 명목을 내세워 지방재정개편안을 추진하고 있다. 2018년부터 시·군세인 법인 지방소득세의 50% 내외를 도세로 전환해 시·군에 재분배하고, 조정교부금 배분 방식을 재정이 열악한 시·군에 유리하게 변경하겠다는 것이다.개편안이 시행되면 수원·용인·화성·과천·성남·고양 등 경기도내 6개 불(不)교부 지방자치단체(재정수요보다 수입이 많아 지방교부금을 받지 않는 단체)는 연간 8천억원 이상의 세수감소가 예상된다. 경기도 역시 연간 5천억원 이상의 세수가 타 지역으로 빠져나간다. 해당 자치단체가 강력히 반발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부자도시의 주머니를 털어 가난한 도시의 주머니를 채우겠다는 발상이지만 문제는 부자도시 역시 주머니가 두둑하지 않다는 데 있다.지난해 경기도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고작 55.2%로 전국 평균(52.5%)보다 약간 높은 수준에 불과하다. 오히려 지난 2012년 61.7%에 비해 6.5%포인트나 낮아졌다.또한 국세와 지방세 비율도 77:23 수준으로 여전히 국세 비중이 월등히 높다.이런 상황에서 선거 때마다 정치권에 의한 무상복지공약이 남발되면서 복지비 부담은 갈수록 늘어나 지방자치단체는 복지비를 부담하기에도 버거운 실정이다.정부가 추진하는 지방재정개편안이 시행되면 용인시는 연간 1천500억원의 세수손실이 불가피하다. 이 정도의 예산은 경전철 건설로 빚어진 재정파탄을 극복하기 위해 용인시가 각종 사업을 중단하고 매년 빚을 갚는 데 투입한 금액과 비슷하다. 용인시는 최근 수년 동안 계획된 구별 체육대회마저 취소하고 해당 예산을 빚 갚는데 사용할 만큼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해왔다.결국 지방재정개편안이 시행되면 재정여건이 좋다는 소위 불교부단체들 대부분이 이처럼 용인시의 자구노력 당시와 비슷한 재정상태에 빠져들게 된다는 점이다. 자치단체간 재정 불균형 조정이 아니라 지방재정의 하향 평준화가 불가피하다.정부는 이처럼 자치단체간 갈등을 부추기는 지방재정개악(?)을 할 것이 아니라 당초 약속한 지방재정개혁을 서둘러야 한다. 정부는 ▲지방소비세율 16%로 인상 ▲지방교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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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 한 나무의 주검 지면기사
450년 주민들 사랑 받으며 동고동락했던 '당산나무'영주댐공사로 줄기 잘리고 새까만 피 토한채 죽어나무는 인간들 때문에 피폐해진 땅 살리려는건 아닐까어느 날 메일로 충격적인 사진 몇 장이 날아왔다. 비계파이프가 얼기설기 얽힌 사이사이로 새까맣게 타들어가 죽은 거대한 시체 한 구가 보였다. 수많은 팔이 잘린 온몸 이곳저곳에 이불 홑청처럼 큰 붕대가 친친 감겨 있었다. 붕대는 대부분 풀려 바람에 나부끼고 시체가 흘린 새까만 피로 뒤범벅된 지 오래인 듯했다. 거대한 몸 곳곳에는 링거 줄 몇 개가 무심히 엉켜 있었다. 곡절 많은 세월을, 고단한 역사를 묵묵히 견뎌왔을 그 몸은 비록 팔들이 모두 잘려나갔지만 꿈틀대듯 솟아오른 몸통의 근육들 속에 금방이라도 용트림 치며 끄응, 하고 살아날 것만 같은 힘찬 생기를 정지시키고 있었다. 맞다. 새까맣게 타들어간 이 거대한 시체는 나무다. 메일로 덩그마니 사진만 날아온 터라 사연이 궁금해 차를 몰고, 그 거대한 주검이 인간들에게 항거하듯 서 있을 영주 댐으로 달려갔다. 나무의 주검 앞에는 '보호수'라는 이름 아래 묘비처럼 이렇게 씌어 있었다. "품격:마을 나무, 지정번호:11-28-3-4-19, 지정일자:1982.10.26., 수종 및 수령:느티나무 450년, 소재지:영주시 평은면 강동리 304"450년 세월을 마을사람들 사랑 듬뿍 받으며, 그늘진 평상에서 나눈 숱한 사연들 들어가며 동고동락했을 오지랖 넓은 당산나무. 바람둥이 까치가 집을 서너 채나 지었을 가슴팍 넓은 느티나무. 우듬지 사이로 다람쥐들 오르내리고 까치가 집을 비운 사이 박새며 참새가 후드득 날아들어 잠시 쉬어갔을 다정한 나무. 영주 댐 공사로 느닷없이 수몰지역으로 지정된 마을에서 건져낸 450세의 연세 많으신 나무는 인간으로 치면 12대가 넘는 세월을 뿌리박고 살아온 땅에서 파헤쳐져 하늘 향해 뻗은 팔 같았을 수많은 줄기를 몽땅 잘린 채, 몸통만 남아 낯선 곳으로 강제 이송되었다. 뿌리가 잘려나가 제대로 서있기도 힘든 나무를 살리고자 인간들이 설치한 비계파이프와 거추장스런 붕대와 영양제 주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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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이 있는 에세이] 안중근 의사와 치바 도시치 지면기사
안의사 투옥중 간수였던 치바씨국운 걱정과 민족 독립위해몸 바친 안의사 보고 감동사형대로 가기 직전에'위국헌신군인본분' 문구 받아소중하게 간직 매일 명복 빌어최근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이 일본 뉴스에 집중 보도되는 것을 조금 무거운 마음으로 지켜보았다. 같은 평화공원 안에 있는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에 끝까지 참배하지 않아 서운했지만 피폭자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한국인을 언급해 그나마 다행이다. 히로시마는 필자가 근무한 적이 있고 한국인 위령비의 이설 당시 총영사관의 담당 영사로 근무했었기 때문에 느낌이 남달랐다. 해외근무를 하다 보면 한일관계의 역사의 현장을 방문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센다이 영사로 부임하기 전 중국 선양에 근무할 때 하얼빈과 다롄을 관할하며 하얼빈역의 이토히로부미 저격장소, 하얼빈 안중근 기념관, 대련사의 안중근 감옥 박물관 등을 방문한 적이 있다. 다롄의 우리 조선족 동포들은 안중근 의사에 대한 글짓기 대회를 열어 안 의사를 추모하는 마음을 한민족 후손들에게 면면히 이어가게 하고 있다. 안중근 의사는 중국에서도 주은래를 비롯한 많은 중국인으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필자의 근무지가 센다이로 변경되고 나서 안 의사 관련 유적지가 이곳에도 있다는 것에 무척 놀랐다. 단순히 유적지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매년 안 의사의 추모위령제를 지내고 한국에서 오는 안중근 숭모회 회원들과 한일우호교류회를 개최하고 있었다. 얼마 전 화사한 5월 연휴를 이용해 교외의 대림사를 방문했다. 이곳에는 1981년에 세워진 '위국헌신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이 쓰인 '안중근 의사 현창비(顯彰碑)'가 있다. 이 비석 뒤에는 안 의사와 간수였던 치바 도시치(千葉十七)간의 교류를 칭찬하는 당시 미야기현 지사의 현창비문이 있다. 이 내용이 상당히 감동적이라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비문의 내용을 일부 옮겨 적어 본다. 많은 이들이 대림사를 방문해주기를 기대한다. 안중근 의사와 치바씨의 현창비문국가의 쇠망에 직면해 의병을 일으켜서 구국의 영웅이 된 대한의병안중근참모중장(1879-1910).때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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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따복 하우스 추진계획에 대한 소고 지면기사
경기도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선 최초로 중장기 임대주택 추진계획을 발표하였다. 경기도형 주거복지 모델인 '따복하우스' 1만 가구를 2020년까지 공급하여 경기도의 주택문제를 획기적으로 혁신하겠다는 계획이다. 이것이 우리사회에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가를 생각해 보자. 광역이든 기초든 지방자치단체는 공공차원의 임대주택 건설을 부담의 대상으로 생각을 했지, 지역민의 고민을 해결하는 정책대상으로 삼은 적이 없었다. 이번 발표가 과연 시대적 변화를 겸허히 받아들인 것인지, 아니면 주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기도민을 위한 단순한 자구책인지는 현재로서는 판단하기에 이르다. 하지만 전월세 주택문제로 고생하는 시장소외계층에게는 크게 환영할 만한 대사건임에 틀림이 없다. 이번 경기도 발표는 급변하고 있는 주택시장의 주요 사회경제적 변화를 다각적으로 내포하고 있다. 가장 쉽게 읽혀지는 내용은 주택문제가 이제는 중앙정부정책의 전유물이 아니고 광역 및 기초 자치단체 차원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사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제까지 그러한 인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공공차원의 임대주택 건설은 적자사업이라는 비용적 측면 외에도 저소득층의 밀집을 유발하고 그로인해 복지비용이 눈덩이처럼 늘어난다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환경에서도 이렇게 전향적 자세를 보여주는 배경에는 임대주택이 주택시장에서 사회적 안전망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가 그 주체가 되어야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둘째, 주택문제가 단순히 공급문제를 벗어나 사회경제적 이슈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인식한 것이다. 주거복지의 가장 중요한 타깃 계층인 신혼가구, 대학생, 사회초년생 등 시장참여 초년생을 도와야 우리사회의 사회경제적 원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경제는 저성장, 고령화, 인구절벽으로 요약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런 시장의 주역이면서도 주택시장의 주된 타깃계층인 신혼가구와 1~2인가구를 위해 사회가 앞장서서 도와주어야 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있다. 셋째, 인구 성장이 거의 멈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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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경기도판 '해상 실크로드' 타고 세계로 지면기사
2009년부터 매년 개최된인도 'G-FAIR 뭄바이' 전시회8년간 13억달러 상담실적 거둬道, 각국에 통상사무소 잇단 개소中企 해외시장 진출 발판 마련'수출강국 대한민국' 재도약 기대지난 5월 18일부터 이틀간 경기도 중소기업 우수제품 해외수출을 위해 인도 뭄바이 사하라스타 호텔에서 개최한 'G-FAIR(대한민국 우수상품전) 뭄바이'에 다녀왔다.인구 12억원으로 세계 최고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아시아의 코끼리 '인도'는 많은 국가가 관심을 갖고 공격적인 투자를 펼치고 있는 신흥국이다. 사실 인구 12억명이라는 큰 코끼리 탈을 벗기고 진짜 모습을 들여다보면 12억명중 6억명은 하루 1.25달러 이하의 돈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일회용 기저귀는 전체 신생아 중 3%만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는 GDP가 2만2천887억달러로 세계 7위이자 구매력 기준 세계 3위의 거대한 내수시장이 형성돼 있는 투자 매력도가 높은 국가이다.우리나라는 일찍이 인도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인도 시장 가전제품은 삼성과 LG가 1위와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으며, 현대자동차는 인도의 국민차로 자리 잡아 전체 2위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인도에서 'KOREA'는 뗄 수 없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하지만 한국의 브랜드 이미지를 등에 업고 중소기업이 인도 시장에 진출하기에는 아직 어려움이 따른다. 인도는 까다로운 현지 상업 관습으로 문화적 적응이 어려운 시장으로 손꼽히고 있다. 인도 비즈니스는 완벽히 이해하기 어려우며 상담 시 긍정적으로 화답이 와도 한 달 내지는 몇 년이 걸릴 수도 있으며, 모든 것이 마지막에 변할 수도 있는 시장으로 부단한 인내가 필요하다. 인도는 글로벌 경제의 오아시스와 같은 핫 플레이스임에는 분명하나 중소기업이 독자적으로 진출하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는 곳이다.이에 경기도와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는 지난 2005년 인도 뭄바이에 첫 번째 경기통상사무소인 GBC(Gyeonggi Business Center)를 개소했다. 특히 매년 5월 개최되는 'G-FAIR 뭄바이'는 중소기업의 인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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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외국인력제도 효율적 운영에 대해 지면기사
지난 5월 19일 서승원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이 외국인력제도의 효율적 운영과 관련한 몇 가지 제안을 했다. 최저임금이 아닌 외국인 본국의 임금수준을 기준으로 급여를 정하고, 체류기간도 일률적으로 5년으로 정하기보다 장기간 근무가 가능하도록 정하며, 셋째 외국인력 관리도 중앙부처가 아닌 기초자치단체에서 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넷째 외국인 근로자의 처우 등 근로조건에 대한 법 위반 여부도 기업의 현실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 입장에선 수긍이 되는 점도 있지만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과연 합당할지는 의문이 든다.'최저임금제'는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해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할 목적으로 1988년부터 시행하는 제도로써 외국인력도 동일 적용한다. 외국인력에 최저임금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할 경우 헌법상 '평등권' 침해 및 근로기준법상 '균등한 처우' 위반의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더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사업장으로 옮기려는 욕구 때문에 불법 취업자가 증가하고, 사업주의 외국인력 채용을 부추겨 내국인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임금수준도 떨어지는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산업연수생제도'가 시행되던 1994년 상공자원부는 불법체류자 증가의 원인 중 하나로 합법적 연수생의 월평균 수당이 25만~40만원인데 비해 불법 취업자는 50만~80만원을 받는 등 연수생 근로조건이 열악한 점을 지적, 연수생의 기본수당을 당시 국내 최저임금 수준으로 올리고 국가별로 차등 적용되던 기본수당을 단일화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또한 체류기간을 늘릴 경우에는 외국인력이 귀국을 기피하고 우리나라에 정주함으로써 교육·의료·연금·복지 등 사회적 비용 증가와 함께 불법체류 문제도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미국이나 캐나다와 같은 국가에서는 체류기간을 짧게 정해 '단기순환의 원칙' 아래 외국인력을 사용하고 있다.'외국인력 관리도 중앙부처가 아닌 기초자치단체에서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의견에 대해 살펴보면,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국가 차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