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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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구름과 차 한 잔 지면기사
천국인듯 착각 무릉도원 '수종사'세월 흐름속 무심한듯 그 자리에개혁·부활 정신 유유히 흘렀으면가을 정취속에서 자연이치 깨닫고우리의 삶과 역사의 성찰 이어가길요즘 경제 상황이 날로 어려워지면서 생활도 힘들어져 마음이 무겁다. 그렇지만 이런 어려운 시기에도 우리를 위로해 주는 것은 자연의 아름다움이 아닐까. 언제 더위가 있었나 할 정도의 선선한 바람, 푸른 하늘과 무심한 듯 둥둥 떠 있는 구름이 왠지 마음을 편하게 한다. 마치 신(神)이 주신 위안이 아닐까 싶다. 길고 힘들었던 여름의 무더위와 열대야 현상 이후 맞이한 것이기에 더욱 소중하다.무더위 끝에 찾아온 시원한 바람에 문득 기독교의 '십자가의 부활'에 대한 믿음을 떠올리게 된다. 예수의 부활은 기독교의 본질이다. 그러나 그 기쁜 소식도 골고다 언덕을 오르던 순간의 고통과 절망이 전제되고 있음을 상기해 본다. 마치 우리가 느끼는 이 가을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은 긴 여름의 찌는 더위의 고통을 전제로 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 아닐까.이러한 마음으로 나는 독자들에게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수종사(水鍾寺)의 종소리를 소개하고자 한다. 수종사는 불교의 양대 교파인 선종과 교종 중 교종의 본찰인 봉선사의 말사(末寺)로, 운길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다. 비록 절은 작지만, 절 마당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두물머리의 풍경은 어느 곳에서도 보기 힘든 푸른 가을 하늘과 너무 잘 어울리는 곳이다.수종사에는 흥미로운 전설도 전해 내려오는데, 세조가 왕위에 오른 후 혁명에 대한 스트레스로 피부병을 앓게 되었고, 이를 치료받기 위해 강원도로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이곳에서 하룻밤을 묵었다고 한다. 그때 동굴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가 마치 맑은 종소리처럼 들렸고, 그로 인해 이 절을 '수종사'라 이름 붙였다는 이야기다.또한, 수종사는 실학의 대가인 정약용과도 깊은 인연이 있었을 것으로 가늠할 수 있다. 정약용의 고향이 바로 수종사 근처 두물머리이니, 어린 정약용이 틈이 날 때마다 수종사에 올라 두물머리와 하늘을 바라보며 조선의 개혁을 꿈꾸었을 것으로 생각해 본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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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취임 100일, 한동훈의 선택은? 지면기사
현재 권력이 채해병·김건희 여사 특검 등에전향적 태도 보이지 않으면 민심 이반 심화韓, 원외 취약기반 의식말고 승부수 던져야야인 각오로 시국 임하지 않으면 위기 직면11월10일이 윤석열 정권의 임기 반환점이다. 아직은 대통령 권력은 '시퍼렇게' 살아있는 권력이다. 그러나 임기 내리막길은 사람들의 '권력'을 보는 관점의 변화를 가져오는 중요한 변곡점이다. 정기국회가 끝나고 2025년이면 지방선거 1년을 앞둔 시점이다.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치르면 정국은 벌써 대선 정국이다. 차기 정권을 둘러싼 각 당파와 정치세력의 격돌이 빠른 속도로 가시화될 것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야권 최강의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이슈에 대한 관심은 가히 폭발적일 수밖에 없다.현재 권력 윤석열, 미래 권력 이재명과 여권의 한동훈이 차기 대선의 기본 변수다. 윤 대통령은 지금의 추세로 볼 때 조기 레임덕이 올 수 있지만 여전히 여권 차기 후보를 결정할 수 있는 강력한 변수가 아닐 수 없다. 결국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의 향배, 여권 내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관계에서 파생될 한 대표의 여권 내 입지에 따라 각 진영의 차기 주자들의 위상이 결판날 것이다. 예상 못할 변수까지 감안하면 대선 때까지 정치의 불확실성은 점차 증대될 것이지만 의외로 대선 구도가 단순화되는 과정을 밟는 이중성을 띠게 될 것이다.역시 문제는 현 단계의 정국 지형이다.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취임 이후 정체 상태고, 지금까지의 경로로 볼 때 국정운영 기조나 정책 방향의 변화, 여당과의 관계 재정립 등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게다가 김건희 여사 리스크가 블랙홀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경로가 계속된다면 야권의 정권 탈환이 가시화될 수 있다. 보수 진영의 입장에서 윤 대통령의 실패는 차기 대선에서의 권력 상실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대와 20대 대선을 복기해 보면 박근혜 탄핵이 문재인 정권으로 이어졌고, 문 정권의 무리한 검찰개혁 등 민심과 동떨어진 조국 사태 옹위 등이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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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달팽이(이공명) 지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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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방교부세·교육교부금 감소 대책 조속히 내놓아야 지면기사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세수결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줄어들게 될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운용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26일 발표한 세수 재추계 결과에 따르면 올해 세수결손은 약 3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역대 최대 규모인 지난해 56조4천억원의 결손에 이어 2년 연속 이어지는 대규모 '세수 펑크'다.관련법은 내국세의 약 40%를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이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세수결손이 발생하면 이 부분도 함께 줄어들게 된다. 세수결손 30조원을 기준으로 하면 12조원 규모의 지방이전 재원이 자동적으로 줄어드는 게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방교부세는 내국세의 19.24%,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20.79%이므로 나라살림연구소 등에 따르면 올해 지방교부세는 4조2천억원, 교육교부금은 5조3천억원 정도 각각 삭감될 것으로 추정된다.기준재정수입액이 5조1천110억원 규모로 기준재정수요액보다 1조2천691억원이 부족한 인천시의 경우 당초 9천526억원의 교부세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재추계 이후 8천891억원으로 조정돼 634억원이 감소될 것으로 추정된다. 수입액이 수요액보다 많은 경기도 본청의 경우 교부세 불교부단체로 지정됐음에도 1천138억여원의 교부세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그럴 수 없게 됐다. 경기도 본청과 같은 불교부단체이지만 1천35억원의 교부세를 받을 예정이었던 서울시도 마찬가지다.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감소는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들에겐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이다. 필요 재원이 제대로 지원되지 않으면 필수적인 공공서비스 제공과 행정과 교육재정의 안정적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교부세 감소는 지방경제의 위축을 초래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건전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방과후 돌봄 서비스와 무상교육에 활용되는 교육교부금이 줄어들 경우 지역에 따른 교육격차 해소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그만큼 주민 삶의 질이 저하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정부가 세수결손에 대응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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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무한 정쟁 국감, 예고하는 여야 증인채택 경쟁 지면기사
다음 달 7일 시작되는 22대 첫 국정감사를 앞두고 여야가 증인전쟁에 돌입했다. 여당은 '이재명 국감', 야당은 '김건희 국감'으로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 국정감사는 민주주의 국가에 유례가 없는 우리나라만의 제도이다. 유신 정권 때 폐지됐다가 1987년 민주화 이후 13대 국회 때 부활되고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국회의 행정부 견제 기능 중 하나다. 국감은 본래 내년도 예산을 결정하기 이전에 지난해 나라의 살림살이와 국정 운영 등에 대한 감사가 그 기능이다.그러나 국감이 이러한 본연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여야가 상대를 공격하는 정쟁의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비등했다. 국감이 예산을 다루기 위한 전초작업으로서의 성격을 갖는다 하더라도 여야의 정쟁적 요소의 개입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폭로와 확인되지 않은 루머 등으로 대결과 반목을 부추기는 연례행사로 전락한 측면 또한 부정할 수 없다.올해 국감은 이러한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명품백 수수사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총선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하여 김건희 여사를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김 여사의 모친인 최은순씨는 주가 조작 의혹으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과 명태균씨는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으로 증인 채택을 한 상태다. 교육위원회에서는 민주당 주도로 김 여사의 석사 논문을 심사한 숙명여대의 표절 검증 지연 의혹에 대해 전·현직 총장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행정안전위원회도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김 전 의원과 명씨,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을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국민의힘은 행안위에서 이 대표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과 관련해 노규호 전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부장을 증인 명단에 올리고, 법사위에서는 대장동 개발 의혹의 주요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욱 변호사,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이 전 부지사 배우자와 변호인 등의 증인 채택을 추진하고 있다.특정 사안에 대한 진실 규명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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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만평] 떠난 버스 지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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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조계종 2만5천명 집단 명상 지면기사
한 전문업체의 최근 집계에 따르면 올해 8월 한달 한국인이 가장 오래 사용한 앱인 유튜브 총 시청 시간이 1천174억분(19억5천666만시간)이란다. 전 국민(5천100만 명)이 각자 하루 중 73분을 유튜브 시청에 썼다는 얘기다.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네이버, 넷플릭스, 쿠팡 이용 시간도 만만치 않다. TV처럼 대중의 감각을 소비하는 전통 미디어의 영향력도 여전하다.현대인의 감각기관은 쉴 틈이 없다. 각종 온라인 매체 등장 이후 시각과 청각이 혹사당한다. 시청각뿐 아니다. 경제적 여유층의 후각·미각·촉각은 먹방, 맛집순례, 여행 등 각종 체험영상을 따라하느라 후각·미각·촉각을 곤두세운다. 경제적 여유가 없으면 인플루언서들의 콘텐츠로 오감을 상상하는 감각의 시대다.지난 2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스님과 불교신자 2만5천명이 명상에 빠졌다. 5분의 명상 시간 동안 광화문은 고요의 바다였단다. 집단 명상은 대한불교조계종이 주최한 '2024 국제선명상대회' 개막식 이벤트였다. 대회 취지를 일별하니, 명상을 통해 일체 만물의 기원이 마음(일체유심조)이라는 화엄경의 진리를 깨달아 평화로운 세계를 실현하자는 제안인 듯하다.명상(冥想/瞑想)의 사전적 의미는 '고요히 눈을 감고 깊이 생각함'이다. 불교의 참선, 기독교의 묵상은 종교적 구도의 과정이나 수단이니 가장 심오한 수준의 명상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명상은 현대인의 심리 치유와 정신건강 유지 수단으로 각광받는다. 서구 의학계는 명상의 심리 치유 효과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많은 서양인들이 한국의 템플 스테이에 참여해 참선과 명상의 매력에 빠진다.수년 전부터 기원이 불분명한 멍 때리기 대회가 전국에서 열린다. 초연결시대의 반작용일 테다. 미디어기술 발전으로 사람과 사람이 거미줄처럼 연결된 시대를 살려면 오감을 활짝 열어 외부의 자극에 반응해야 하니 스트레스가 치솟는다. 온라인으로 묶이면서 사람 사이의 반목과 혐오가 더 깊어지고 넓어졌다. 마음의 병을 앓는 사람들로 사회는 불안하다.예전 같으면 멍청해 보였을 '멍 때리기'가 감정을 치유하고 오성(悟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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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인천고등법원 설치법안, 이번엔 국회 통과해야 지면기사
서울 원정길 3~4시간 '재판 지연' 전국최고인구·경제성장·대규모 신도시… 요건 넘쳐법안 여러절차 거쳐 22대 상정 미룰 이유없어부천·김포 등 430만 주민숙원·권리 보장돼야2023년 인천고등법원 설치법안에 대한 인천시민의 110만 서명운동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그 후 2024년 초부터 21대 국회에서 인천고등법원 설치법안에 대한 심의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이뤄졌다. 300만 인천시민들의 염원을 담은 서명지가 국회와 법원에 전달됐고, 인천시민들은 국회가 반드시 인천고등법원 설립법안을 통과시켜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러나 소위원회 심사에서 영남권 의원들의 '인천이 해사법원을 정리해 달라'는 황당한 요구 때문에 법안 심사가 보류됐다가 결국 회기가 종료함과 동시에 법안이 폐기됐다. 인천시민들의 서명과 줄기찬 요구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인천시민들의 염원을 무시하고 만 것이다. 그리고 다시 22대 국회에서 인천고등법원 설립법안이 발의됐고 현재 심의를 기다리는 중이다.인천에서 재판받기 위해서 서울까지 가는 괴로움은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른다. 서울 원정재판을 위해 가고 오기 위해서는 3~4시간 이상의 장시간이 필요하다. 재판을 신속하게 받게 하라는 헌법의 명령은 인천에는 통하지 않고 있다. 인천의 재판 지연 기간은 전국 최고다. 또한 인천지역의 연간 항소심 사건 수는 2023년을 기준으로 2천502건으로서 이미 대전고등법원의 2천480건, 대구고등법원의 1천874건을 각 초월했다. 시민 1인당 항소심 사건의 비율은 서울 다음으로 최고다. 이렇게 인천, 부천, 김포시민들은 인천고등법원이 없어서 서울 서초동까지 가는 부담을 언제까지 지어야 하는가.인천은 이미 인구로는 부산 다음으로 세 번째로 많은 도시이나 부산의 인구도 곧 역전할 기세다. 2022년 지역내총생산도 104조원로서 부산을 넘어 서울 다음으로 많다. 광역시 중에 고등법원이 없는 곳은 인천과 울산뿐이지만 울산은 인구 100만명이 무너질 정도로 쇠퇴하고 있는 도시다. 인천처럼 성장하고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도시는 세종 이외에는 없는 실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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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여주에서 '백종원 매직'이 통하려면 지면기사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여주시가 '더본코리아'와 상생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옛 경기실크공장 부지와 건축물을 활용해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원도심을 살린다는 것이 주된 목표지만 지역 농·특산물을 활용한 메뉴 개발, 창업·인력 양성 지원, 외식산업과 문화·관광자원을 연계한 지역특화가치 발굴을 지속적으로 협의, 노력하겠다는 합의문 내용을 보면 여주시의 기대가 자못 크다.상장을 앞둔 더본코리아 역시 여주시가 추진하는 플리마켓, 도자기축제, 오곡나루축제 같은 행사에 대한 자문역할도 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을 보면 지역상권 살리기를 위한 협업에 자신들만의 강점을 접목시켜보겠다는 포부와 의욕도 엿보인다.더본코리아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와 상생협약을 체결하거나 협업을 진행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예산군 전통시장 활성화, 안동시 지역특산품을 활용한 외식산업 활성화, 강진군 먹거리타운 프로젝트, 상주시 외식산업을 통한 구도심 활성화 사업에다 이제 막 업무협약을 맺은 지자체까지 치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부작용도 있었다. 관광객이 늘자 주변 숙박업소의 숙박비가 오르고, 임대료 급등으로 기존 상인들이 내쫓기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도 일어났다. 영업 방식을 두고 상인들과 더본코리아가 갈등을 빚기도 했다.인접한 여주 세종전통시장 상인들은 아직 구체적 내용이 나오지 않았지만 우려보다는 기회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가 지역상인들과의 합의나 수익 우선의 시장 중심 마인드 같은 백 대표의 원칙을 어느 정도 신뢰하기 때문이다.이번 업무협약으로 여주시가 기대한 원도심 활성화를 이루고 나아가 지역경제 살리기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분명해졌다. 우선 기존 상인들과 건물주, 그리고 주민 간의 소통의 장을 만들 것, 그리고 임대료 인상 규제, 소상공인들을 위한 저리 대출, 경영 컨설팅 지원 등. 이것이 무한경쟁에 내몰린 소상공인들을 위한 최소한의 화력 지원이 아닐까. /양동민 지역사회부(여주) 차장 coa007@kyeongin.com양동민 지역사회부(여주)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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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우의 '아웃사이드'] 딥페이크 지인능욕 시대의 남녀관계 뉴노멀 지면기사
한국, 세계 성착취물 53% '심각'소설 '우리가 끝이야'가 말해주듯여성 폭력 과민반응 문제라는비상식적 남성의 연인 점점 줄어법 통해 적극적 수사·처벌 기대지난 26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비쟁점 법안 77건이 통과되었다. 출산 및 육아휴직,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의 확대와 같은 저출산 대책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은 가운데 그에 못지않은 관심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안, 일명 '딥페이크 처벌법'에 쏟아졌다. 온갖 성폭력에 대한 경각심의 부족은 여성의 목소리를 폄하하는 성차별 문화의 일환이고, 이것이 초저출산의 거대한 지반임을 많은 여성들이 지적해온 바, 딥페이크 처벌법이 저출산 대책과 전혀 무관한 것은 아니다.로맨스 소설 '우리가 끝이야(It Ends With Us)'는 전 세계 1천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로, 최근 개봉한 동명의 영화도 글로벌 박스오피스 4천억원을 돌파하며 제작비의 열 배가 넘는 흥행수익을 올렸다. 로맨스 장르로는 드물게 벌어진 세계적 열풍의 진원지는 틱톡에 서평을 올린 여성팬들이었다. 2016년 미국에서 발표된 이 소설은 그해 3만6천부의 인쇄본을 판매하며 나름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여기서 그치는 게 보통이었다. 하지만 무언가가 여성들을 마니아로 만들었고 이들의 자발적인 홍보에 힘입어 세계적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다.'우리가 끝이야'는 어머니 세대와 다른, 그러나 완전히 단절되지는 않은, 여성의 삶과 연애, 결혼, 출산 등을 다루는 작품들의 조류와 결을 같이한다. 예를 들어 칸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작인 2021년 노르웨이 영화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The Worst Person in the World)'는 페미니즘과 미투운동을 직접적인 소재로 삼고는 페미니스트를 자임하는 여성이 성차별주의자로 비판받는 유명 만화가와 사랑에 빠지고, 동거하고, 임신하고, 헤어지는 과정을 풀어낸다(이별의 이유와 젠더 전쟁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2022년작 프랑스 영화 '라이즈(Rise)'는 여성주의가 두드러지지는 않는 풋풋한 성장드라마인데, '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