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발언대] '안전속도 5030'
    칼럼

    [발언대] '안전속도 5030' 지면기사

    최근 보행자와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다양한 민식이법과 5030 정책들이 시행되면서 국민들의 인식이 많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을 어린이 등·하교 지도와 직접 차량을 운전하면서 느끼고 있다.민식이법 도입으로 어린이보호구역 내 과속 카메라 설치, 고원식 횡단보도, 무단횡단 방지 펜스 등 안전시설에 대한 투자가 이어진다. 이는 보호가 필요한 어린이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거나 이면도로에서 갑자기 튀어나와 사고로 이어지는 사례가 줄고, 궁극적으로 우리 아이들이 안전하게 등하교할 수 있는 환경조성으로 이어진다.안전속도 5030 전국 본격 시행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아이들이 갑자기 튀어나오거나 차가 갑자기 정차하는 등의 사고가 줄어들고 있다는 상황에 시민과 부모 입장에서는 반가운 정책이라고 본다.본인도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던 시속 50㎞ 주행 속도가 답답하게만 느껴져 왜 이런 정책이 시행되었는지, 차가 더 막히기만 하고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게 아닌지 많은 우려가 있었다.그러나 현재 운전을 하다 보면 과속을 하지 않아 안정적으로 운전할 수 있고 제동거리도 줄어드는 느낌이 든다. 실제로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시행했다는 '5030 시범사업 결과'로 사고 건수도 줄고 전체 사망자 중 보행자 사망사고가 54건에서 41건으로 24.1% 감소했다는 언론보도도 접했다.또한 출퇴근시간대 실제 도착까지 소요되는 시간도 비슷하거나 빨라졌다는 실험 자료와 함께 운전자 주변인지능력 실험자료에서도 속도의 감소로 인해 주변 사물을 더 잘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이는 운전자가 순간적으로 차도로 내려오거나 무단횡단하는 보행자에 대한 방어운전에 더 잘 대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단순하게 속도가 줄어들어 운전하는데 답답하고 느리다고만 생각했는데 우리 아이들이 좀 더 안전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과 교통사고가 줄어들 수 있는 정책이라 안심이 되는 요즘이다./김희정 경기북부 녹색어머니 연합회 회장김희정 경기북부 녹색어머니 연합회 회장

  • [수요광장] 안다는 것은 상처받는 것
    칼럼

    [수요광장] 안다는 것은 상처받는 것 지면기사

    여성주의 관점은 우연히 얻은기득권에 대한 무지와 둔감함으로부끄럽고 상처받는 일이겠지만다층적 정체성 지닌 존재로자신을 인식하는 일이기도 하다"82년생 김지영은 적어도 내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얘기한 이가 있었다. 남동생이 있었으나 맏딸이 제사에서 아들보다 먼저 술과 절을 올리는 집안에서 성장한 이였다. 초등학교 때는 반장을 맡아 했고, 여중·고를 거쳐 대학은 모두가 여성인 학과였고, 취업한 곳도 대부분이 여성인 직장이었다. 성비가 유일하게 비슷하던 초등학생 때는 굳이 남학생과 비교될 일이 없었고 이후 소속된 공간에서도 비교되거나 경쟁해야 할 남성이 없었다.그녀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젊은', '여성'이란 이분법적 언어들로 고민하기 시작한 건 대학에 취업한 이후였다. 나이 많은 남성이 상대적으로 나이 적은 여성과 나누는 상호작용 방식, 일테면 공적 공간에서 의견을 손쉽게 무시하거나 배제하는 일에서부터 가정에서 자녀에게나 할 법한 호통까지, 남성동료에게는 하지 않는 은근하고도 노골적인 권력과 차별의 행사는 차별받아 본 경험이 없던 그녀에게 오히려 민감히 포착됐다. 그렇다 해도 그 현상에 어떤 이름을 붙여야 하는지, 그리 명명한 근거가 무엇인지 설명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차별을 가하는 남성도, 차별받는 여성도, 이들의 소통을 목격한 이들도 그러한 소통이 문제일 수 있다는 인식을 갖는 건 꽤 어려운 일이었다. 남성은 이미 체화된 기득권이라 자신이 자연스런 보편이라 여기기 쉬워 스스로 의문을 품기도, 문제 제기하는 이를 이해하기도 어려웠다. 여성 또한 내면화된 위계적 문화를 벗어나 사고하기는 쉽지 않았다. 성에 대한 차별을 미묘하게 경험한 일부 여성만이 스리슬쩍 문제를 제기해 보지만, 익숙한 문법을 벗어나는 일은 "그래도 어른한테 그러면 되겠니?" 등의 예의없음으로 치부되거나 "원래 그런 사람이니 네가 이해해" 등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으로 해석되기 쉽다고 그녀는 탄식했다.언젠가 여교수회를 만들어 보자던 제안에 이미 기득권인 집단에서 굳이 남녀를 선긋기 하는 모임은 시대착오적 아니냐는 말을 나

  • [인천직할시 승격 40년 특별기고] '독립40, 인천 너는 누구냐?'
    칼럼

    [인천직할시 승격 40년 특별기고] '독립40, 인천 너는 누구냐?'

    인천독립40년, 경기도 인천시에서 인천직할시로 지방자치단체의 종류가 변경된 날을 기념하는 행사의 타이틀이다. 뜬금없다고 하는 일부 보도도 있던데 그것은 인천을 가만히 생각해본 적이 없거나 지방 일은 일단 비틀고 보는 중앙 타성 때문으로 보인다. 오히려 모처럼 중앙 눈치 보지 않고 독립을 내세운 것을 보니 '인천이 인천인 이유는 인천에 있다'라는 선언적 자부심도 생긴다.아울러 이미 광역시가 된 인천이 이제는 관련법에서도 사라진 직할시를 40년 만에 소환해 굳이 독립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한 이면에는 아직 중앙으로부터 벗어나야 할 숙제들과 지난한 씨름을 해야 하는 현재진행형을 강조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돌이켜보면 해방과 남북전쟁을 딛고 산업화, 민주화의 중심을 관통해온 인천은 직할시 승격 이후에 변화의 가속이 붙었다. 특히 국제공항, 신항만, 신도시, 지하철개통 등의 도시 인프라들이 동시적으로 구축되었고 하늘 바다 땅이라는 도시 확장성면에서도 세계 어느 도시에서도 그 선례를 찾기 어려운 변화의 연속이었다. 도시면적도 강화·영종도가 편입되면서 다섯 배나 넓어지고 시 살림예산도 200배 이상이나 크게 늘었다.더 주목할 것은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변화들이다. 40년 사이에 세배 가까이 증가한 인구의 분포는 인천 토박이를 천연기념물이라고 빗대고 인천합중국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전국의 축소판이 되었다. 국내 최초였던 경제자유구역의 인구유입 또한 다르지 않았다. 이러한 인구의 조합은 다양성 포용성이라는 도시의 정체성을 새로 만들어 내고 인천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그러나 도시팽창의 대가도 매우 컸다. 직할시로 승격한 후에도 대규모 화력발전소, 수도권쓰레기매립장, 부평과 주안을 거쳐 남동을 잇는 도심 속 공단벨트 들이 수도권을 위하여라는 명분으로 인천에 강요되었다. 또한 인천은 동일방직에서 시작된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의 현장이 되었고 대우자동차의 부도로 거리에 내몰렸던 수많은 노동자와 자유공원 맥아더동상이 상징하듯 산업화와 민주화 세력뿐만 아니라 이북5도민 중심의 건국세력까지 뒤엉킨

  • [기고] 이재명 지사와 공공기관 이전, 나쁜 정치와 나쁜 정치인
    칼럼

    [기고] 이재명 지사와 공공기관 이전, 나쁜 정치와 나쁜 정치인 지면기사

    계획없이 막무가내식 추진큰선거 앞두고 정책 빙자한 표장사도덕성·진정성도 의심결과는 취지에 부합하지도 않고주권자에게 상처만 남겨정치학 교과서가 정의하는 정치란 자원의 분배에 관련된 기술이다. 간단하게 말해 어디서 거둬서 어디로 나눠 줄지를 정하는 게 정치인 것이다. 정치는 시민 모두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헌법과 실정법들을 충실히 따라야 한다. 정치인들은 법에 쓰여있지 않은 정책에 방향을 정하고 어떻게 나눌지 다툰다. 그래서 정치는 위임받은 권력으로서 집행에 치우침이 없어야 하고 국민의 세금을 다루는 까닭에 섬세해야 한다. 공공기관 이전은 그런 의미에서 나쁜 정치의 전형이다.그 이유는 첫째, 절차가 올바르지 않았다. 정말로 북부권역 균형발전이 정책의 목표였다면 기관만 옮긴다는 건 한심한 발상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역과 기관을 보낼지 결정하는 데만 4년이 걸렸다. 혁신도시 구축 계획을 세우고, 법률을 만들고 예산을 확보한 후에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했다. 한국 사회의 중앙화는 부동산, 교육, 산업 기반 등 뿌리 깊고 복잡한 문제라는 걸 알았던 까닭으로 도시를 새롭게 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기관 이전을 입안한 것이다. 노사 대화가 이뤄졌고 처우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됐다. 경기도는 이런 절차도 따르지 않았다. 지사는 언제 사람들에게 다 물어가며 하냐고 답했다. 그렇게 물어도 아픈 사람, 상처받는 사람이 생긴다. 절차를 다 밟아도 실패하는 게 정책이다. 헌법에 대한 이해와 주권자에 대한 존중이 의심되는 나쁜 밀어붙이기가 이번 이전 절차의 본질이다.다음으로, 결과가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 지사가 법정에서 '선언'이라고 한 그 발표가 나간 후 모든 지자체가 보도자료를 쏟아내며 의지를 피력했다. 현수막이 나부끼고 대회들이 열렸다. 연천이나 가평같이 정말 먼 곳이 선정될까 마음도 졸였다. 균형발전 의지가 강력해 보였기 때문이다. 결과는 어떤가? 서울 인근에, 인구 많은 순서대로다. 남양주 70만, 파주 50만, 의정부 45만, 광주 40만, 안성 18만, 구리 12만. 우리 기관의 이전 대상지로 선정됐다는 파주

  • 미스터 달팽이 2021년 6월 29일자(이공명)
    만화

    미스터 달팽이 2021년 6월 29일자(이공명) 지면기사

  • 사설

    [사설] LH 사람들,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건가 지면기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과 고위공직자 부동산 투기 의혹을 조사 중인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이하 특수본)가 28일 밝힌 LH 전·현직 직원들의 조직적 투기 정황은 한마디로 충격적이다. 특별수사본부장인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LH 직원들과 그 친척·지인 등 수십명이 부동산개발회사를 설립해 조직적으로 투기한 정황을 확인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성남 지역 재개발사업과 관련해 LH 전·현직 직원들이 공인중개사와 결탁해 투기한 정황도 확인했다"고 밝혔다.지난 3월2일 참여연대와 민변의 폭로로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의혹이 불거진 이후 전국에서 선출직 임명직 고위공직자 부동산투기 의혹이 쏟아졌다. 최근에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가권익위원회에 위탁한 소속의원 투기 조사 결과에 따라 10명의 의원에게 탈당을 권유하고 비례대표 의원 2명은 제명하기에 이르렀다. 국민은 LH에서 비롯된 사태가 고위공직자 전원의 부동산 투기의혹 일소의 계기가 되기를 희망했다. 이 과정에서 정작 사태의 발생 원점인 LH는 일부 직원들의 일탈 행위 수준으로 묻히는 듯했다.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특수본의 발표대로라면 LH 전·현직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행태는 일부 직원의 일탈이 아니라 조직 내부의 관행적인 부정일 가능성이 크다. 수사 중인 사안을 감안한듯 특수본의 발표는 간결했지만 내용은 끔찍하다. 공공의 이익에 봉사해야 할 공기업 직원들이 뒷구멍으로 부동산개발회사를 차리고, 공인중개사와 편 먹고 악착같이 사익을 챙겼다니 그렇다. 겉으로는 공공주택 시장 관리자의 가면을 쓰고 서민들의 삶터에 투기판을 깐 것이니 용서하기 힘들다.본부장이 직접 범죄 정황을 특정한 만큼 조사와 수사가 상당 수준 진척됐을 것이다. 특수본은 부동산개발회사를 차리고 공인중개사와 결탁한 LH 전·현직 임직원을 남김없이 색출해야 한다. 범죄 현장인 성남과 3기 신도시 등 수도권에만 국한하면 안 된다. 수도권보다 주목도가 낮은 지방 공공 토지·주택 개발 현장에서는 더욱 심각한 비리가 숨어있을 개연성이 높다.또한 LH 수사가 보여주듯이, 고

  • 사설

    [사설] 사망사고 잇따르는데 고작 과징금이라니 지면기사

    잇따른 산업재해 사망사고로 고용노동부 감독까지 받은 건설업체 공사장에서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업체가 시공하는 현장에서는 올 들어 벌써 네 차례나 희생자가 발생해 노동부가 수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재발하자 철저한 방지 대책과 함께 관련자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지난 25일 과천시 갈현동 과천지식정보타운 신혼희망타운 공사장에서 타워크레인 구조물이 추락해 작업자 1명이 숨졌다. 10t가량의 무게를 들 수 있는 크레인이 타워크레인 헤드인 철제 프레임을 슬링 벨트에 걸어 들어 올린 후 프레임을 조립하는 과정에서 슬링 벨트가 끊어져 작업자가 추락했다. 업체 측은 사고 당시 현장에 3명의 안전요원이 배치되고 작업 전 안전교육도 진행했다고 주장하지만 인사 사고가 나는 중대재해를 피하지 못했다.문제는 태영건설의 인명 사고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올해만 최소 4명의 작업자가 사망했다. 지난 1월 과천지식정보타운 S5블록 공사장에서 기초공사용 콘크리트 파일이 넘어져 노동자 1명이 목숨을 잃었고, 2월에도 이번에 사고 난 S3블록 공사장에서 트럭에 실린 1t 무게의 H빔이 쏟아져 노동자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지난 3월에는 구리갈매지식산업센터 신축공사 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기계에 부딪혀 사망했다.고용노동부는 2019년과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중대사고가 잇따르자 지난 3월부터 15일간 태영건설 본사와 전국 공사장에 대해 산업안전보건감독을 실시했다. 노동부는 지난 2011년부터 지난 3월까지 태영건설의 공사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는 20건으로 모두 23명이 숨졌고 1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처벌 수준은 미흡했다는 게 건설업계의 시각이다. 태영건설이 안전보다 비용·품질을 우선하는 기업 분위기가 형성됐고, 안전교육과 안전점검 등이 형식적으로 운영됐다는 지적이 나왔으나 총 2억450만원의 과태료 부과에 그쳤다.노동부는 조사 내용 공표와 관련, "임의판단으로 공개할 수 없다"는 모호한 입장을 견지했다. 회사 측도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 [경인만평 이공명 2021년 6월 29일자] 분노의 칼질
    만평

    [경인만평 이공명 2021년 6월 29일자] 분노의 칼질 지면기사

  • [참성단] '문고리 3인방'
    참성단

    [참성단] '문고리 3인방' 지면기사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야권은 '문고리 3인방'의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청와대에서 박 전 대통령을 보좌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3인이다. '문고리 권력'이란 권세가의 측근이나 권세가와 연결해주는 사람이 가진 권력을, 문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해 주는 문고리에 빗댄 말이다.이들은 '비선 실세'로 불린 최서원(최순실)씨의 전 남편 정윤회씨 천거로 박 전 대통령과 인연이 돼 정치적 동지가 됐다. 정권 후반기, 절대 권력을 등에 업고 국정을 좌우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실체가 드러났다. 주군(主君)의 몰락과 함께 이들도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됐다.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8일 정부를 비판하면서 문고리 3인방을 지목했다. 김외숙 청와대 인사수석, 이진석 국정상황실장, 이광철 민정 비서관이다. 김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무능한 인물, 범법자로 채워져 국정을 농단하고 있다"고 했다.김 수석은 장·차관 인사 때마다 구설에 오르면서 문책론이 불거진다. 장관 후보자들이 인사청문회에서 보고서 채택이 번번이 무산된 데는 검증에 실패한 그의 책임이 크다는 거다. 마침 전날에는 부동산 의혹이 쏟아진 김기표 청와대 반부패 비서관이 사퇴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50억원을 대출받아 상가를 사들이고, 대지에 컨테이너를 놓고 '공실 상가'로 재산신고를 했다. 청와대는 투기는 아니라 했으나 불명예 퇴진은 막지 못했다. 이 실장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에 관련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비서관은 김학의 불법 출금과 청와대발 기획사정 의혹 등에 연루돼 있다.김 원내대표는 "권력자가 자신의 측근에 관대할 때 그 붕괴를 막을 수 없게 된다"며 경질을 요구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당장 비서관을 교체할 것 같지는 않다. 권부는 임기 말 야당과의 기 싸움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자칫 레임덕이 가속할 거란 걱정에서다. 대체로 문고리 권력도 이 시기 정점을 찍는다. 피로감은 고스란히 국민들 몫이다.전 정부 문고리 3인방은 재판 당시 박 전 대통

  • [전호근 칼럼] 눈썰매장의 공정
    기명칼럼

    [전호근 칼럼] 눈썰매장의 공정 지면기사

    아이들 어렸을 때 눈썰매장에 갔다도시서 먼곳 사람 적으니 재미 덜해그런데 동네아이들 입장 놀라운 변화환호성에 다른 아이도 덩달아 신바람무료 핀잔 쫓겨났지만… 더 큰 공정 봐아이들이 어렸을 때 경기도 가평에 있는 눈썰매장에 간 적이 있다. 방학기간이었지만 도시에서 꽤 멀리 떨어진 곳이라서인지 사람이 별로 없었다. 우리 가족을 포함하여 서너 가족이 눈썰매장을 이용하고 있었는데 대도시의 혼잡한 썰매장과는 달리 위쪽으로 올라가기만 하면 차례를 기다릴 필요도 없이 바로바로 썰매를 탈 수 있어서 좋았다.나도 아이들과 함께 썰매를 타며 즐겼는데 사람이 적은 만큼 놀이의 재미도 덜했다. 뭔가 시끌벅적 신나는 분위기가 부족했던 탓이다. 썰매를 타고 내려왔다가 다시 위쪽으로 무심히 올라가던 중 울타리 바깥쪽에 대여섯 명의 아이들이 눈썰매장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차림새로 보아 부근 동네에 사는 아이들 같았는데 아무래도 눈썰매장 입장료를 낼 돈이 없어 구경만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입장료를 대신 내줄까 하는 생각을 잠깐 했지만 비용이 만만찮은데다 아이들이 꼭 그렇게 해주길 바랄 것이라는 확신도 들지 않아 별도리 없이 다시 발걸음을 옮겼는데 잠시 후 그 아이들이 썰매장으로 들어왔다. 알고 보니 썰매장을 관리하는 아저씨가 돈을 받지 않고 아이들을 입장시켜 주었던 것이다.놀라운 일은 그다음에 일어났다. 그 아이들이 썰매를 타면서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하자 조용히 썰매를 타던 다른 아이들도 덩달아 소리를 지르고 웃음을 터트리며 즐거워했다. 갑자기 다른 시공간이 열린 것처럼 눈썰매장에 생기가 돌았다. 그렇게 아이들의 즐거움이 무르익어 가는 듯 싶었지만 아쉽게도 그런 분위기는 얼마 가지 못했다.문제는 먼저 와서 놀고 있던 아이들의 부모들이었다. 그중 한 사람이 동네 아이들에게 물었다."너희들 입장료 냈니?""아뇨. 아저씨가 그냥 들여보내 주셨어요.""왜 그랬지? 그럼 돈 내고 들어온 사람들은 뭐가 되니?"뜻밖의 핀잔을 들은 아이들은 잠시 후 풀 죽은 모습으로 썰매장을 떠났다. 눈썰매장은 다시 적막에 휩싸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