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NYT와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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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NYT와 트럼프 지면기사

    미국 대통령 당선자 도널드 트럼프는 대선 유세 중 언론과 앙숙이었다. 언론을 늑대와 뱀에 비유했고 유독 뉴욕타임스와의 관계는 최악이었다. 1972년 워터게이트로 쫓겨난 닉슨 대통령이 워싱턴포스트를 미워했던 것보다도 더했다. 그는 트위터 글에서 '내가 당선되면 NYT는 몇 천부 떨어질 것'이라고 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선거 종료 1주일 만에 4만1천부나 증가했다'는 게 17일 NYT CEO 마크 톰프슨의 발표였다. 그런데 그 트럼프 마음이 하해처럼 넓어진 건가. NYT 간부와 취재단을 그의 트럼프타워 궁전으로 부르지 않고 22일 스스로 NYT 본사를 방문한 거다. 그리고는 'NYT는 미국의 보배, 세계의 보배다. 대단히 존경한다'고 극찬했다. 늑대와 뱀 같은 존재가 세계적인 보물로 둔갑한 거다.제대로 된 나라의 정치권력은 언론과 늘 껄끄러운 관계다. 4선의 프랭클린 루스벨트도 언론을 눈의 티끌로 여겼다. 그러나 남몰래 눈물을 닦아냈지 티끌을 나무라진 않았다. 토머스 제퍼슨도 언론을 '무책임한 포화(砲火)'라고 했고 트루먼도 저명한 칼럼니스트 드류 피어슨(Pearson)을 '×새끼'라고 했다. 그러자 백악관 기자들은 그 SOB(×새끼)를 'son of the basement'라고 했다. '백악관 지하층 프레스센터 사나이'라는 거다. 하지만 정작 화를 내야 할 쪽은 여기자들이었다. bitch는 암캐 아닌가. 영국의 '선'지도 이라크 공격을 반대하는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을 '지렁이'라고 했고 BBC는 그의 바람기를 일러 '3분짜리 사내'라고 했어도 들은 체하지 않았다. 심지어 나카소네(中曾根) 일본 총리가 증세(增稅)에 관해 두 말을 한다며 그의 혀를 가위로 잘라내는 희화(戱畵)를 실어도 그만이었다. 1986년 6월이었다.문재인이 25일 '제왕적 대통령을 만든 건 주류언론이 감싸고 비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를 뒤늦게나마 열어젖힌 건 언론이었다. 사회병리학자들이 일컫는 '반륜(半輪)사회'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굴러가야 할 사회

  • [참성단]피델 카스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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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피델 카스트로 지면기사

    김일성 동생이 숨졌다. 친동생 김영주가 아니고 의형제 피델 카스트로 쿠바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 25일 90세로 별세했다. 그는 1986년 김일성 초청으로 방북, 친선협력조약을 맺었고 1990년대 초까지도 매년 김일성을 비롯해 중국 최고실력자 덩샤오핑(鄧小平)과 당 총서기 장쩌민(江澤民), 러시아의 옐친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도 연하장을 보냈다. 사회주의 혁명가의 우의를 과시한 거다. 그런 카스트로 별세를 러시아 정부 기관지 이즈베스티야와 중국 인민일보는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늘 군복과 군모 차림의 털보였던 그가 스페인의 식민지 쿠바를 독립시켜준 미국을 배반, 체 게바라(Guevara)와 함께 사회주의혁명을 일으킨 건 1959년이었다. 그로부터 소련과 제휴, 미사일 기지를 구축하는 등 미국과의 전쟁 위기가 고조되자 수십만의 쿠바인이 플로리다 해협을 건너 미국으로 탈출했다. 그런 적대국 쿠바와 미국이 국교를 재개,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건 작년 4월이었다.그를 저승에서 가장 반길 사람은 혁명동지 체 게바라보다는 연인이자 혁명동지로 작년 2월 먼저 간 나탈리아 레부엘타(Revuelta)일 게다. 카스트로 별세가 가장 슬플 사람은 또 누구일까. 국가원수 권좌를 물려받은 동생 라울 카스트로 말고 또 있다. 쿠바 스파이로 30년간 미국무성 비밀정보를 카스트로에게 보고하며 충성, 훈장까지 받았던 전 국무성 직원 월터 마이어스(79)일 게다. 그가 2009년 미 FBI에 체포, 워싱턴 연방법원에서 종신형을 받은 건 그 이듬해 7월이었다. 그런데 그가 바로 전화를 발명한 그레이엄 벨의 증손이라는 거 아닌가. 마지막 사회주의 혁명가인 피델 카스트로의 전기는 11개국에서 출판됐고 '時代遊擊隊員(시대유격대원)'이라는 제목으로 중국 인민일보 출판사에서 출판된 건 작년 11월이었다. 카스트로 죽음에 북한은 꽤나 요란했을 게다. '력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이신 김일성의 의형제인데다가 김정은의 작은할아버지 격인 사회주의 영웅이 서거하셨으니…. 조기까지 내걸었을지도 모른다. 남쪽은 어떨까. 남몰래 카스트로를 숭앙(

  • [참성단]록키 4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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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록키 40년 지면기사

    여러 번 봐도 질리지 않는 영화가 있다. 특히 요즘같이 사회분위기가 한없이 절망적일 때, 보면 볼수록 늘 새롭고 힘까지 나게 하는 영화, '록키'가 그런 영화다. "만약 내가 끝까지 가서…종이 울릴 때까지 서 있을 수만 있다면, 난 내 생애 처음으로, 내가 또 다른 쓰레기 같은 이웃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겠지." 세계 타이틀전을 앞두고 여자친구에게 두려움을 털어놓는 록키의 말은 지금도 귓전에 맴돈다.필라델피아 시청에서 북서쪽으로 뚫린 벤저민 프랭크린 파크웨이 끝에는, 파르테논 신전같은 거대한 건축물 하나가 그림처럼 붙어있다. 필라델피아 미술관이다. 미국 3대 미술관에 들어갈 정도로 풍부한 컬렉션을 자랑하고 있다. 영화에서 록키가 새벽의 옅은 안개를 뚫고 로드워크를 하던, 시장과 항구를 가로질러 72개 계단을 뛰어 올라 동트는 필라델피아 시내를 쳐다보며 두팔을 올리던 그 장면을 찍은 곳이 바로 미술관 앞이다.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을 새벽에 찍은 것은 무슨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단지 촬영허가를 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명감독에 무명배우가 출연하는 저예산 영화에 미술관측은 선뜻 허가를 내주기 싫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제작진은 사람이 없는 새벽에 가서 몰래 도둑촬영을 했다. 그게 역사가 됐다.고작 100만달러를 투자한 저예산 영화가 작품상·감독상·편집상 등 3개의 오스카를 수상하고, 2억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등 크게 흥행한 후, 실베스터 스탤론은 록키의 동상을 만들어 필라델피아 박물관에 기증했다. 그러나 박물관측은 격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동상 증정식을 미술관 뒤편에서 치렀다. 하지만 이제 미술관이 자랑하는 폴 세잔의 '목욕하는 사람들'보다 록키 동상을 보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그러자 미술관 측은 계단을 '록키계단'으로 명명했다.지난 11월 22일은 록키가 개봉한지 꼭 40년이 된 날이다. 당연히 미국내에선 '록키'에 대한 재조명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한 편의 영화가 70년대 좌절한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쏘았다'는 찬사가 이어졌다. 이

  • [참성단]첫눈 한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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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첫눈 한파 지면기사

    어제 첫눈 한파주의보가 내려졌지만 백두산엔 지난달 4일 첫눈이 내렸다. 2004년에도 10월 1일에 내렸지만 늦은 셈이다. 백두산 첫눈은 보통 9월 하순이다. 그 백두산(2천744m)보다도 1천32m나 더 높은 일본 후지(富士)산 첫눈은 8월 하순이면 내리고 그 후지산 첫눈을 '하쓰칸세쓰(初冠雪)'라고 부른다. '하얀 모자를 쓴 듯한 눈'이라는 뜻이다. 일본은 눈의 나라다. 노벨문학상 작가 카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의 '설국(雪國)'도 그래서 설국이고 '홋카이도(北海道)의 지붕'이라 불리는 다이세쓰(大雪)산에 이름 그대로 큰 눈이 덮이면 일본은 설국다운 면모를 갖춘다. 8월의 첫눈이 이듬해 5월까지 내리니까 6~7월 두 달 빼고 눈 없는 달이 없다. 1996년 5월엔 홋카이도에, 2005년 5월엔 아사히카와(旭川)시에 내렸다. 하지만 일본도 일본 땅 나름이다. 지난 1월 남쪽 카고시마(鹿兒島)현 아마미(奄美)엔 무려 115년 만에 눈이 내렸다. 중국에선 또 산꼭대기에 덮인 첫눈을 '두장설(頭場雪:터우창쉬에)'이라고 하지만 중국의 첫눈도 한반도 남녘보다는 이르다. 2012년 9월엔 북서쪽 신장(新疆)성에, 2004년엔 국경절인 10월 1일 베이징에 내려 기쁨이 더했다. 하지만 중국 역시 중국 나름이다. 지난 1월 남쪽 광저우(廣州)의 눈은 49년 만이었다. 그런데 에베레스트 고봉, 알프스, 적도 밑 아프리카 킬리만자로 최고봉 키보(Kibo) 등의 만년설이야 늘 거기 있으려니 싶어 별로 신비롭지도 새롭지도 않다. 그러나 우리 땅의 첫눈은 세세연년 새롭고 반갑다. 청천(聽川) 김진섭(金晋燮)은 '눈이 내리면 온 세상이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는 것 같다'고 했다. 설악산 대청봉의 새빨간 단풍 위로 앉을 듯 말 듯 날리는 눈발은 또 어떤가. 그게 바로 눈꽃(雪花)이며 '하늘 꽃(天花)'이고 미인의 새하얀 피부도 설부(雪膚), 설기(雪肌)다.22일 설악산에 내린 2㎝ 눈을 난생 처음 본 싱가포르 관광객 어린이는 '이게 뭐냐'며 신기하게 여겼다고 했다. 굴욕을 씻는 것도 눈(雪辱)이고

  • [참성단]트럼프,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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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트럼프, 그 후 지면기사

    지난 8월 22일자 '타임'지 표지 제목 'Meltdown(溶解)'이 쇼킹했다. 도널드 트럼프의 얼굴이 윤곽만 희미한 채 머리끝부터 철철 녹아내리는 그림이었다. 대선 유세 막바지인 10월 24일자 타임지 표지 제목도 'Total Meltdown(완전용해)'이었고 그의 얼굴이 무참히 녹아내려 형체를 잃은 채 바닥에 흥건한 모습이었다. 그걸 일본 언론은 '니가오에(似顔繪)'라고 했다. 배우나 미인의 얼굴을 개성적으로 표출한 풍속화다. 그런데 그 이틀 후인 10월 26일 LA 관광명소 워크 오브 페임(Walk of Fame)에서도 사건은 벌어졌다. 할리우드 배우 등 유명인 이름이 새겨진 그곳 길바닥엔 트럼프 이름도 별 모양의 주황 금속판(plate)에 새겨져 있었지만 누군가 곡괭이로 형편없이 파괴해 버린 거다.1990년대 트럼프가 뉴욕 허드슨 강변에 세운 고급 아파트가 Trump Place였다. 그런데 지난 대선 중 주민서명운동이 벌어져 아파트 이름이 '리버사이드 길 140 160 180'으로 각각 변경됐다. 당선 후는 어땠는가. '트럼프는 나의 대통령이 아니다'라는 시위가 전국에서 벌어졌고 '트럼프가 온다!'고 한 학생이 비명을 지르면 학생들이 일제히 달아나는 게임이 전 미주 학교에서 유행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트럼프를 호되게 비난했던 뉴욕타임스는 보복이 아닌 은전(恩典)을 입었다. '숱한 독자가 탈락할 것'이라며 트럼프가 트위터에 올린 예상과는 달리 '선거 종료 1주일 만에 4만1천부나 늘었다'는 게 지난 17일 발표였다. 아메리칸 대 정치사학자 앨런 리트먼(Lichtman)은 또 트럼프의 탄핵 가능성까지 예측했고 당선 후에도 공화당 주류파와 트럼프 측근(비 주류파) 간의 주도권 다툼이 벌어졌다.하지만 트럼프는 퍼뜩 균형감각을 회복, 눈에 띄게 변했다. 당선 후 첫 정상회담(17일)을 한 아베 일본 총리는 '선거 기간 중의 트럼프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고 판결했다. 사법장관 제프 세숀스(Sessions),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클 플린(Flynn), CIA국장

  • [참성단]'인격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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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인격 자살' 지면기사

    인격 살인이 있다면 '인격 자살'도 있다. 청와대는 검찰이 상상과 추측으로만 수사를 해 대통령의 인격을 살해했다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최순실 일당과 공모한 사실을 인정해 피의자로 공소장에 명시했고 99% 유죄가 확정적이라는 검찰 발표를 정면으로 부정한 거다. 세상에, 객관적 증거도 없이 추측과 상상만으로 검찰 수사가 가능하다고 믿는 것인가. 그게 법에 의해, 법의 덕에 사는 변호사의 주장이 맞나? 추측과 상상만으로도 수사가 가능하다면 피의자와 참고인을 왜 검찰 청사로 불러 철야조사를 해대는 건가. '인격 자살'이란 인격착란과 도착, 인격 도괴(倒壞), 인격마비에 의한 자살이다. 그러므로 인격 자살 역시 미수에 그치는 게 낫다. 그런데도 박근혜는 대명천지에 결정적인 대국민 거짓말로 인격 자살을 했다. 집권 초기에만 최순실과 결탁한 게 아니라 지난 4월까지도 그랬다는 거 아닌가.또 하나 박근혜의 인격 자살 행위는 지난번 두 번째 대국민 사과 담화에서 '검찰 수사도 받고 특검도 수용하겠다'고 공언해 놓고서도 20일 검찰이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자 갑자기 수사를 거부한다며 공개약속을 깨버린 것이다. 그런 엄청난 공언 파기(破棄) 거짓말이야말로 인격 자살 행위가 아니고 뭔가. '정신적 프로필(psychological profile)'이라는 심리학 정신분석학 용어가 있다. 지각(知覺), 요해력(了解力), 주의력, 관찰력, 상상력, 의지력 등 정신적 기초 능력이 정신적 프로필이고 온전하고 균형 잡힌 인격 형성에 필수인 정신적 스펙이 정신적 프로필이다. 박근혜는 개인적 이권욕과 축재 욕망은 없다고 했다. 그 점은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능할지 모른다. 문제는 뭐가 정경유착인지, 어느 정도가 비리 선이고 불선(不善)의 한계인지를 분별 못한다면 그거야말로 정신적 프로필이 부실하고 엉망이라는 증거 아닐까. 인격 살인이 아니라 인격 자살이다.인생은 짧고 매사 때가 있는 법이다. 제2차 군중 촛불집회 직후쯤 사퇴를 선언, 석고대죄하겠다며 눈물이라도 글썽거렸더라면 정 많고 포근한 국민의 동정이라도 받았으련만….

  • [참성단]국정 농단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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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국정 농단 죄 지면기사

    검찰이 어제 '그림자 대통령' 최순실을 비롯해 전 청와대 수석 안종범, 문고리 3인방의 정호성을 기소하고 박근혜 대통령도 공모 피의자로 공소장에 적시했다. 국정 농단 공모 죄다. 요즘 빗발치는 말이 '국정 농단'이지만 '농단'이 무슨 뜻일까. 국어사전엔 '깎아지른 듯한 높은 언덕'이 '농단(壟斷)'이라고 했지만 한자 본고장인 중국 사전엔 壟자가 '밭두렁 논두렁 농'자다. 남의 논두렁 밭두렁을 멋대로 잘라 제 땅으로 만들 듯이 독점 독차지하고 마음대로 하는 게 '농단'이다. 아무튼 외국 언론에 비친 박근혜 등 국정 농단이 참으로 한심하고 창피하다. 지난 15일자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한국의 '캰도루(candle) 데모'를 보도, '박근혜 대통령이 절체절명의 핀치에 몰렸다'고 했다. 그런데 비유가 섬뜩했다. '최씨 등 토카게노 싯포(도마뱀 꼬리)를 잘라 달아나게 하면 할수록 한국 국민의 분노엔 불이 붙는다'는…. 도마뱀 머리와 몸통이 대통령이라는 거다.그리고 덧붙였다. '2013년 2월 박씨의 취임 1성(聲)이자 국정 슬로건이 비정상의 정상화였는데 4년이 지난 후 박씨 자신이 가장 비정상이 되고 말았다'며 리더십이 땅에 떨어졌다고 했다. 19일자 중국 인민일보는 '제4차 촉광(燭光→촛불)집회는 도박(倒朴) 시위'라고 보도했다. 박근혜를 쓰러뜨리는 시위라는 거다. '하야'를 '하대(下臺)'라고 했고…. 하긴 청와대에서 내려서는 게 '下臺'니까. 엊그제 CC(중앙)TV는 또 '야당의 주판 알 굴리기(在野黨盤算私利)'를 지적했다. 북한 매체는 어떤가. 남쪽의 혼란상 부추기기에 연일 입에 거품을 문다. '옳지 옳지 잘한다! 그렇지!' 식이다. 그런데 '하야혀, 그만두유, 그만두라 안했능교?' 등 피켓의 촛불 군중도 군중이지만 북한 매체가 대놓고 성원하고 싶은 정치꾼도 있을지 모른다.18일 도쿄신문 보도가 사실이라면 그 또한 한심하다. 지난 4월 평창동계올림픽 대회조직위원장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박근혜가 청와대서 기르는 진돗개를 대회 마스코트로 채택

  • [참성단]적과의 동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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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적과의 동침 지면기사

    마이크 하라리. 별명 '시온주의자 제임스 본드'. 작전명 '신의 분노' 책임자. 지난 2014년 87세의 나이로 사망할때까지 그에게 꼬리표처럼 따라 다닌 것은 '테러리스트냐 정보요원이냐'였다. 하지만 그는 이런 말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 다만 죽기 전까지 암살을 당할까봐 극심한 불안감에 시달렸다. 그의 꿈은 '자연사'였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영화 '뮌헨'에서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응징 방법이 과연 옳은지, 고뇌하는 하라리의 모습을 보여주었다.1972년 9월 5일. 독일 뮌헨 하계올림픽에서 이스라엘 선수단 11명이 팔레스타인 비밀조직 '검은 9월단'에 전원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스라엘은 분노했다. 정보기관 모사드는 사건 후 '신의 분노'에 돌입한다. 검은 9월단 지도부를 한명씩 한명씩 찾아내 살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위해 하라리는 암살팀 '키돈'을 만들었다. 그러나 '검은 9월단' 궤멸을 위해서는 정보가 필요했다. 그는 아랍국가의 또 다른 조직으로부터 정보를 '거래'했다. 비록 적이지만 필요한 정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 체면만 차렸다면 79년 검은 9월단 지도부 중 최후의 생존자였던 '붉은 왕자' 하산 알리 살라메를 암살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듬해 '검은 9월단'은 붕괴됐다.2013년 이란이 핵무기 보유를 시도하자 발끈한 이스라엘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손을 잡고 정보공유를 뛰어넘어 이란을 직접 공격하는 계획을 세웠다. 영국의 선데이 타임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스라엘에 자국 영공을 이용하는 것과 드론사용, 구조헬기 공중급유용 비행기 제공 등의 협력으로 이스라엘 공격을 지원할 것에 대해 동의했다"고 폭로했다. 아무리 적이라 해도 자국의 이익을 위해 적과 손을 잡는 것은 너무도 흔한 일이다.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이 '제2의 을사늑약'이라며 野 3당이 발끈하고 있다. 심지어 한민구 국방장관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기로 했다고 한다. 국민들이 반일정서에 휩쓸려도 이를 막아야 할 정치인들이 '일본의 재무장을 인정했다'며 오히려 반일감정을

  • [참성단]대학 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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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대학 타락 지면기사

    국어사전의 '대학' 풀이는 거창하다. '국가와 인류 사회 발전에 필요한 학술의 심오한 이론과 그 광범하고 정치(精緻)한 응용 방법을 교수 연구하며 지도적 인격을 도야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최고급 학교'라는 거다. 이 긴 '대학' 풀이를 요약하면 '심오한 학문과 훌륭한 인격을 도야하는 곳' 아닌가. 유교의 4서 중 하나인 '대학'도 명명덕(明明德)과 지선(至善), 정심(正心)을 함양하고 다지기 위한 학문이다. 그런 대학이 바른 인격 도야가 아닌 비뚤어지고 일그러지다 못해 형편없는 인격 형성을 조장한다면 그래도 존재 가치는 남는 것인가. 명명덕이 아닌 암암덕(暗暗德), 지선이 아닌 지악(至惡), 정심이 아닌 부정심(不正心)을 부채질해도 그래도 대학은 여전히 대학인가. 바른, 제대로 된 대학 교수라면 최고 지성인, 최고 학문 수호, 개척, 전수자(傳授者)에다가 신용 0순위의 걸어 다니는 크레디트카드 아닌가.그런 대학 교수들이 권력 끄나풀에 엉겨 붙어 추악하게 타락할 수도 있고 오랜 세월 도야하고 함양한 상아탑 인격과 양심을 무참히도 팽개치며 대학의 품위와 명예를 더럽힐 수도 있다는 것인가. 전통 명문 이화여대의 체육과 교수들이 최순실의 딸 정유라를 합격시키기 위해 면접 최고 점수를 줬고 그로 인해 정유라보다 상위 성적의 학생 2명이 탈락했다는 건 누가 들어도 용서 못할 양심 불량의 범죄행위다. 그야말로 대학의 명명덕을 깨부수고 최고의 선과 바른 마음을 여지없이 뭉개버린 추악함의 극치다. 15일 검찰에 소환된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의 숙명여대 인사 개입은 더욱 못됐다. 구속된 차은택(문화계의 황태자라는 그)의 외삼촌인 그는 자기 부인을 그 대학 특수대학원 초빙교수로 임용케 하고 부인을 추천한 송 모 교수는 그 대가로 국악방송 사장으로 갔다는 거다. 유유상종으로 얽힌 추악의 극치다.이화여대는 (작년) 정유라 입학 특혜의 반대급부로 대대적인 정부지원 사업을 따냈고 교수들도 이례적인 지원을 받았다고 했다. 숙명여대 역시 김상률 수석으로부터 몇 백억 지원을 약속받았다는 거다. 명문 이대와

  • [참성단]'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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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靑' 지면기사

    하도 청와대가 거론되니까 언론에선 청와대 표기를 '靑'으로 줄여 버렸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은 요즘 귀가 가려워 어떻게 견디나 모를 일이다. 5천만의 화두(話頭)~화미(話尾)가 온통 두 사람에 관한 입방아니 말이다. 도청도설(道聽塗說)이라고 했던가. 세인의 온갖 길거리 입길에 오르내리다 보니 고달프기는 또 얼마나? '조탁성(鳥啄聲)'이라는 말도 있다. 啄은 부리로 콕콕 '쫄 탁'자다. 딱따구리 같은 새가 날카로운 부리로 나무를 콕콕 쪼아대는 소리가 조탁성이다. '사실이 아닌 말을 듣고 잘못 옮기는 헛소문'을 조탁성이라고 한다. 박과 최 두 여인은 확인된 숱한 의혹으로 세인의 입길에 오리내리는 것만도 귀가 가렵고 아플 터이건만 게다가 사실도 아닌 날조와 가지가지 유언비어까지 들린다면 어찌 참고 견디고 버티랴. 유언유설(流言流說) 유언비어의 '비(蜚)'자는 '날 비, 바퀴 비'자다. 바퀴벌레 떼처럼 새카맣게 날아다니는 허언(虛言)이 유언비어다.요새 靑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하기에 바쁜 '해명대(解明臺)'가 돼버렸다. 靑 안의 무당굿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는 해명에 이어 '통일은 대박'이라는 말도 최순실의 아이디어였다는 어느 방송 보도에 대해 '명백한 오보'라고 14일 靑이 밝혔다.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그 용어는 중앙대 경영학부 명예교수이자 평통자문위원인 신창민 교수의 책 제목이라는 거다. 최순실이 대통령 연설문까지 감수(監修)했다니까 '통일은 대박' 그 말도 최순실 입에서 나왔거니 넘겨짚은 것인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코미디언들의 개그 소재로도 인기라지만 인간만사 그렇지 않아도 온갖 억측과 추측 추량(推量), 부정적 상상과 루머로 넘쳐나게 마련이다. 중국엔 억측과 비슷한 '시측(猜測:차이처)'이라는 말도 있다. 시기한다는 猜자가 붙는다.JP는 또 박근혜와 최태민 사이에 아이가 있다는 낭설은 자신이 퍼뜨린 게 아니라며 노발대발 반박했다고 14일 모 경제지가 보도했다. '최순실 연예인' 리스트에 오른 가수 이승철은 '맹세코 최순실 얼굴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