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깨지는 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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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깨지는 새누리당 지면기사

    새누리당이 두 동강도 아니고 세 토막으로 쪼개질 판이다. 남경필 등 탈당파들이 창당을 선언했고 친박과 비박도 갈라서기 직전이다. 새누리당은 당명부터 글러먹었으니 바꿔야 한다고 필자가 국회 '憲政'지 2013년 2월호에 상세히 설명한 바 있지만 새누리의 '누리'는 '세상'을 뜻하는 고어(古語)다. '누리'라는 말의 용례는 훈몽자회(訓蒙字會), 악학궤범(樂學軌範) 등 고문헌에 나온다. '누리'의 준말은 '뉘'다. '새누리당' '새뉘당'은 '새 옛날 세상 당'이라는 뜻이다. '새 옛 세상 당'이라니!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망발인가. 그런데도 2012년 8월 창당 때 당명이 아직도 그대로다. 문제는 또 있다. 중국과 일본 언론은 새누리당 보도를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하지 않은 게 아니라 못했다. '새누리'의 한자 표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에선 '새누리당'을 執政黨(집정당) 아니면 '新世界黨' 또는 '新國家黨'으로 불렀고 일본에서도 '새누리'를 '세누리(セヌリ'로 표기하고 있다.새누리의 전신인 '한나라당'도 일본과 중국에선 표기 불가다. 그래서 일본에선 '韓ナラ黨', 중국에선 '大國家黨'이라고 했다가 '大'자가 내키지 않았던지 '一國家黨'으로 표기했었다. 더불어당도 일본에선 '도부로民主黨' 또는 '共に(토모니)民主黨'으로 표기하고 중국에선 '共同民主黨'이라 부른다. 한·중·일 아시아시대다. 우물 안 개구리를 넘어 이왕이면 이웃나라에도 통하는 당명이 어떨지, 그런 당명을 지은 천재적 두뇌들에게 묻고 싶다. 어쨌거나 새누리당이 둘로, 셋으로 쪼개져도 친박계는 '새 옛날 세상 당'을 끝까지 끌어안고 놓지 않을지도 모른다. 최순실 사태만 해도 특히 친박계는 공동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물러날 줄 모르는 당 대표의 경박한 말투도 문제다. '탄핵이 되면 내 손에 장을 지지겠다'고 했다가 벌 떼 같은 네티즌의 조롱거리가 되다니!그런데 참 별나다. 더불어당은 야당이 아닌 '여당(與黨)'이라는 뜻이다. 그 역시

  • [참성단]有故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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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有故 대통령 지면기사

    한국 대통령은 거의가 유고였다. 초대 이승만은 4·19로 하야했고 박정희는 측근의 총에 피살됐다. 전두환 노태우는 감옥에 갔고 DJ와 YS도 감옥과 단식투쟁 등 불행했는가 하면 노무현은 탄핵~감옥 문턱에서 자살했고 박근혜도 탄핵을 당했다. 윤보선과 최규하는 대통령 시늉만 했고…. 대통령 유고가 잦은 이유가 뭘까. 풍수지리 명리(命理)학자들은 청와대 터가 흉지(凶地)라서 그렇다는 거다. 하긴 풍수지리 국세에 문외한인 눈으로 언뜻 쳐다봐도 청와대 뒷산은 꼭 봉분(封墳) 같고 본관 지붕은 상석(床石)을 닮았다. 그런데 청와대뿐이 아니다. 미국의 백악관과 일본 총리 공관(舊館)도 예전엔 유령이 출몰한다고 했고 집 주인인 대통령과 총리도 유고가 잦았다.윌리엄 해리슨(Harrison) 9대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폐렴으로 사망(1841년)했고 재커리 테일러(Taylor) 12대 대통령은 급성 콜레라로 급사(1850년)했지만 독살설이 분분했다. 링컨 대통령 암살은 1865년이었고 제임스 가필드(Garfield) 대통령(20대)의 피격 사망은 1881년이었다. 윌리엄 매킨리(Mckinley) 대통령(25대)은 1901년에, 존 F 케네디 대통령(35대)은 1963년에 암살됐고 32대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별장에서 뇌출혈로 숨졌다. 일본도 2005년 새 총리공관 신축 이전의 구관은 '유령의 집'으로 불렸고 새 공관의 첫 주인공인 타나카 기이치(田中義一) 총리도 퇴임 2개월 만인 1929년 협심증으로 급사했고 하마구치 오사치(濱口雄幸) 총리는 그 이듬해 도쿄역에서 피격, 치료 중 사망했다. 이누카이 쓰요시(犬養毅) 총리와 사이토 마코토(齋藤眞) 총리도 각각 1932년과 36년 총격으로 숨졌고 오히라 마사요시(大平正芳) 총리가 흉기 습격을 받은 건 1978년이었다.그런데 한국 대통령의 비극은 최근에도 그침이 없다. 10일자 일본 요미우리와 도쿄신문은 '박근혜 탄핵' 사설까지 썼다. 혼란 최소화를 바랐지만 일본과 껄끄러워질 차기 정권을 더 우려했다. 중국도 빠른 회복 안정(盡快回復穩定)을 바란다고 했지만 사드 거부는 여전

  • [참성단]맹탕 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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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맹탕 청문회 지면기사

    공자에겐 자로(子路)나 자공(子貢) 등 뛰어난 제자가 많았지만, 유난히 안회(顔回)를 끔찍이 아꼈다. 제자들 앞에서는 티를 내지 않으려 했으나 영리한 제자들이 이를 모를리 없었다. 후세 학자들은 이에대해 '안회가 공자의 친척이었기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공자의 어머니 안징재(顔徵在)와 친척관계 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지 친척이라 공자가 안회를 사랑한 것은 아니었다. 어느날 애공(哀公)이 공자에게 물었다. "제자 가운데 누가 가장 배우기를 좋아합니까." 공자는 마치 질문을 기다렸다는 듯 단호하게 말했다. "안회다. 그는 화가 나도 다른 사람에게 화풀이를 하지 않고(不遷怒), 동일한 과오를 되풀이하여 범하지 않는다(不貳過). 불행하게도 명이 짧아서 일찍 죽었다. 지금은 그런 사람이 없다." '배우고 익히는 것(學而時習)'을 인생 삼락 중 가장 으뜸으로 여겼던 공자다. 배우기를 좋아하는 제자 중 안회를 지목한 건 그만큼 그를 가장 아끼고 있었다는 뜻이다. 공자는 '감정을 억제할 줄 알며 그로인해 과오를 두번 다시 반복하지 않는' 안회가 죽었을때 "내게 회가 있음으로써 문인들이 더욱 가까워 졌거늘!"이라며 크게 슬퍼했다.2차 대전 후 독일의 경제 부흥은 '라인강의 기적'으로 대변된다. 그 중심에는 아데나워의 뒤를 이어 수상이 된 에르하르트가 있다. 그는 늘 독일 부흥의 원인을 '나치 전범을 영구히 추방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다시 과오를 범하지 않기 위해' 악의 근원을 뿌리 뽑았기 때문이란 것이다.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2차대전 후 재건을 위해 드골이 가장 먼저 한 것은 나치에 부역한 비시정부의 추종자와 협력세력을 대 숙청한 것이었다. 이른바 불이과(不貳過)를 위해서다.'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청문회를 여는 목적은 원인을 규명함으로써 다시는 같은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다. 하지만 조롱·막말·면박 주기는 여전했다. 하이라이트인 7일 청문회엔 주인공 최순실마저 나오지 않았다. '최순실 청문회'에 최순실이 없으니 속없는 찐빵이요, 불

  • [참성단]특검과 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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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특검과 청문회 지면기사

    웃지 못할 지상 최대 희극이 특검과 국회 청문회다. 특별검찰이 아닌 보통검찰의 보통 수사는 믿지 못한다는 건가. 이번 최순실 사태만 해도 두 달에 걸친 검찰 수사를 못 믿고 인정할 수 없어 특검을 임명, 자그마치 2만 쪽 분량의 수사 기록도 고스란히 특검에 넘겼다. 두달 간의 불철주야 수사가 말짱 도로아미타불 헛일, 도로(徒勞)에 불과했다는 거다. 그런데 왜 상설 특별검찰청을 따로 두지 못하고 때만 되면 특검타령을 일삼는 건가. 그게 옥상옥(屋上屋)이라면 보통+특별 합쳐 '특별검찰청'으로 바꾸든지…. 어쨌든 박영수(중국 언론엔 朴英洙) 특검에 4명의 특검보와 파견검사 10명도 5일 확정, 진용이 갖춰졌다고 했다. 그런데 박 특검 임명 후의 제1성(聲)도 웃긴다. '결코 좌고우면하지 않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다. 그 말은 검찰 수사가 내내 좌고우면에다 지위고하를 가렸다는 반증 아닌가. 특검을 해봤자 처벌은 솜방망이고….중국에선 특검을 '독립검찰관', 그 팀을 '독립검찰조'라고 하지만 아무튼 '105인의 독립검찰조가 20일의 준비기간(20天的準備時間)을 거쳐 70일간 조사(70天時間調査)한다'고 인민일보가 보도했다. 그런데 또 하나 역겨운 희극이 국회 청문회다. 이번 최순실 청문회만 해도 정작 최순실 일가는 증인에서 빠졌다. 그래도 청문회는 청문회인가. 재벌 총수들 증인도 떼돈의 대가성은 아직 증명된 게 아니다. 그런데 왜 죄인 취급에다 죽는 날까지 잊지 못할 모욕감을 안겨주는가. '촛불집회 가 봤나, 머리 굴리지 마라, 며느리 국적이 어디냐, 300억이 껌 값이냐, 구치소 멀지 않다' 따위 모욕적인 말로 쥐 잡듯, 좁은 골 돼지 몰듯 하는가. 어제는 '최순실 좋아하냐'고도 물었고….국회의원도 최순실 국정농단 패악을 막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민생은 뒷전이고 싸움질만 하며 놀고먹는 선량 아닌 '악량(惡良)'에다 나라에 해만 끼친다는 '國害' 아닌가. 국회 개혁~해산 요구 1천만 서명운동이 끝난 게 엊그제고 '식물국회'에서 의식을 찾은 것도 엊그제다. 뇌물

  • [참성단]中·臺와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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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中·臺와 미국 지면기사

    중국과 대만 관계가 미묘 복잡하다. 중국은 타이완을 중국의 24개 성(省) 중 하나로 치지만 차이잉원(蔡英文) 타이완 총통 정부는 완강하다. 어디까지나 별개 독립국가라는 것이고 주권 양도는 절대 없다는 거다. 하지만 타이완 국민당은 다르다. 하나의 중국에 동의, 1949년 분단 후 '중공'과 '자유중국'으로 불렸던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66년 만에 싱가포르 상그리라(Shangri-La)호텔에서 정상회담을 한 게 작년 11월이었다. 그러나 역시 별난 정상회담이었다. 양국 호칭부터 '중궈(中國)'와 '타이완'이 아닌 '량안(兩岸)'이었다. 대만 해협 양쪽 언덕이라는 뜻이다. 두 정상 호칭도 '시 주시(習 主席)'와 '마 쭝퉁(馬英九 總統)'이 아닌 '시엔성(先生)'이었다. 회담 모양새도 주거니 받거니 대화가 아니라 시 주석이 원고를 읽어가며 말하면 마 총통이 받아 적는 식이었다.그런 타이완 국민당은 지난 3월 훙슈주(洪秀柱) 주석으로 바뀌었고 당 간판도 '중국국민당중앙위원회'로 '타이완'이 빠졌다. 그럼 台北 台南 台中 지명도 '中北 中南 中中'으로 바꿔야 할 게 아닌가. 화폐(臺幣)도 그렇고…. 지난 1월 타이완 총통이 된 차이잉원 민진당 주석은 국호를 궁여지책인 '중화민국타이완(Republic of China Taiwan)'으로 정했다. 그 차이 총통이 지난 2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축하전화를 했다. 1979년 중국과 수교 후 미국은 37년간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 타이완 정상과는 공식적인 대화를 피해왔다. 그런 미국의 트럼프에게 축하전화를 한 거다. 그러나 중국은 타이완보다 미국에 발끈했다. '하나의 중국을 부정한다는 거냐'고. 왕이(王毅) 외교부장과 겅솽(耿爽) 대변인이 흥분했고 스인훙(時殷弘) 런민(人民)대 교수도 비난했다.하지만 트럼프 당선인도 강경했다. '축하 전화까지 받지 말라는 거냐? 중국은 남중국해 군사시설 건설 때 미국에 물어 봤냐'고. 그는 국방장관에 'rabid dog(미친 개)' 별명의 제임스 마티스(Mattis)

  • [참성단]재벌 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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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재벌 총수 지면기사

    2003년 11월 미국 '뉴스위크'지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표지에 싣고 'The Hermit King(은둔의 제왕)'이라고 했지만 미국 재벌의 대명사는 모건(Morgan)이다. 일본의 미쓰비시(三菱)와 미쓰이(三井), 중국의 저장그룹(浙江集團), 인도의 타타(Tata)그룹도 꼽힌다. 재벌하면 둥근 콘크리트 덩어리부터 연상된다. 영어 conglomerate(재벌기업)가 광물학에서는 자갈 따위로 둥글게 뭉쳐진 덩어리를 뜻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재벌'보다 '대기업'으로 부르지만 '총수' 호칭만은 그대로다. '총수(總帥)'란 군대의 총사령관이나 원수(元帥)를 뜻한다. 帥가 '장수 수'자다. 미국의 매카서(맥아더)와 아이젠하워, 영국의 몽고메리, 소련의 스탈린, 중국의 쉬샹치엔(徐向前)과 펑더화이(彭德懷) 등이 모두 별 5개짜리 원수였고 총수였다. 굳이 민간인을 '총수'로 부른다면 늘 군복차림이었던 이라크의 후세인이나 쿠바의 카스트로 정도다.중국에선 총수도 아닌 '통수(統帥)'다. 3군사령관도 '三軍統帥'다. 일본에서도 총수는 '총대장'이란 뜻으로 쓰인다. '지체가 높다'고 할 때의 '지체 벌(閥)'자 '재벌'보다는 '대기업'이 낫고 '총수'보다는 '회장'이 무난한 호칭이다. 오늘 최순실사태 국정조사를 위한 국회 청문회에 9명의 대기업 총수들이 증인으로 출석한다며 '총수'라는 말이 또다시 빗발쳤다. 그런데 그들은 얼마나 긴장하고 불쾌하랴. 청문회 '청문'은 '들을 청(聽), 들을 문(聞)'자다. 듣는 게 청문회다. 그러나 정반대다. 장황한 질문 끝에 '예, 아니오'로만 답하라며 핀잔과 호통부터 치는 변태가 연출된다. 정권마다 떼돈은 뜯길 대로 뜯기고 정경유착 비난에다 세무조사 공포까지…. 경제발전 기여, 복지 장학사업, 의연금, 불우이웃돕기 등 할만큼 하건만 어제 전경련 앞에선 '해체하라! 총수들 구속하라!' 등 시위까지 벌어졌다.오늘 청문회의 대기업 회장들은 측근 참모들과 가족의 신신당부깨나 받았을 게다. 모욕감이 굴뚝처럼

  • [참성단]탄핵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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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탄핵 감 지면기사

    우리 한자 사전엔 '탄핵(彈劾)'이 '탄알 탄, 캐물을 핵'자지만 중국의 '彈劾(탄허)' 뜻은 더 강하다. 彈은 '탄알 탄'자이면서 '쏠 탄'자고 劾은 캐묻는 정도가 아니라 깨무는 거다. 총을 쏘고 깨물어 뜯는 게 '탄핵'이다. 그런데 미국 대통령 당선자 도널드 트럼프도 탄핵 감으로 예측한 사람이 있다. 1984년 이래 미국 대선 결과를 정확히 예측한 아메리칸 대 정치사학자 앨런 리트먼(Lichtman)이다. 그는 이번 미국 대선이 끝난 후인 지난달 15일 CNN에 출연, '트럼프는 법을 자신의 기준에 맞춰 멋대로 재단하는, 한 마디로 위험인물'이라고 했다. 그런 트럼프를 몹시 싫어해 탄핵을 맞든 말든 미국을 떠나겠다는 사람이 있어 화제다. 아프리카(나이지리아) 작가로는 최초로 1986년 노벨문학상을 탄 월레 소잉카(Soyinka)가 미국 뉴스 채널 eNCA에 출연, '미국 영주권을 포기하고 모국으로 가겠다'고 선언한 건 지난 1일이었다. 1990년대부터 미국 명문대 교수이기도 했던 그가 미국 영주권 포기를 선언한 이유는 복잡하지 않다. 부친이 아프리카 케냐 출신인 오바마 대통령과는 너무도 달리 트럼프는 한 마디로 역겨운 인간이라는 거다. 그래서 리트먼의 예측처럼 트럼프가 탄핵을 맞기 전 미국을 뜨겠다는 거다. 82세 노구를 이끌고…. 탄핵 감 선진국 대통령은 또 있다. 프랑스의 올랑드도 지난달 초 의회에 탄핵안이 발의됐다. 지난 10월 출간한 대담집 '대통령이 이걸 말하면 안 되는데…'에서 국가 기밀을 누설하고 안보를 위태롭게 했다는 이유다. 그래서 지지율은 4%로 추락했고 임기 6개월을 남기고 다음 대선도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보고 싶다며 초청, 2015년 4월 정상회담을 했던 브라질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지난 8월 탄핵, 퇴진했고 후임인 76세 테메르(Temer) 대통령도 취임 3개월 만에 탄핵 위기에 몰렸다. 반부패 법 완화 기도가 이유다. 이웃 베네수엘라도 마두로 대통령 탄핵 시위가 요란해 지난 10월 26일엔 120만이 참여했다는 거다. 특이

  • [참성단]멋진 退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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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멋진 退場 지면기사

    프랑스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정치인 드골과 미테랑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 번째는 '이상'과 '목표'를 향해 전력투구 했다는 점이다. 상대방을 현혹하는 커브나 너클볼 등 변화구를 던지지 않고 가장 정통적인 투구법인 직구로만 승부했다. 드골이 '프랑스의 영광'이라는 스트라이크 존을 향해 '위대한 프랑스가 아니면 진짜 프랑스가 아니다'라는 직구를 던졌다면, 미테랑은 '프랑스 사회를 좀 더 인간적인 사회로 만들자'는 스트라이크 존에 '보다 높은 삶의 질'이라는 직구를 던졌다. 특히 드골은 나토(NATO)를 탈퇴하고 마오쩌둥의 중국 승인에 언론이 비판하자, 이를 피하지 않고 "프랑스는 좌파도 아니고 우파도 아니다. 나는 어느 편이 아니라 바로 프랑스다"고 당당하게 말했다.둘째는 나는 새도 떨어뜨릴 만큼 '절대 권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한번도 개인적인 축재나 사사로운 이익을 취하지 않았다. 미테랑은 늘 '적재적소에 배치할 인재를 발굴하는 것이 내 업무의 절반'이라며 인재 등용에 힘썼다. 그렇다고 이들의 정치적인 삶이 늘 장밋빛이었던 것은 아니다. 드골은 국민투표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하기도 했고, 미테랑은 혼외자녀 스캔들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러나 프랑스 국민 누구도 이들을 부도덕했다고 손가락질하지 않았고 오히려 깊은 애정을 보냈다.셋째는 죽음을 맞으면서 보여줬던 놀라운 '절제력'이다. 드골은 고향 '코롱베'의 숲 속에 누워있는 딸의 무덤 옆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묘비명도 미리 만들어 두었다. '드골(1890~1970) 여기 잠들다'. 미테랑도 국민장이나 사회장 등 거창한 장례를 거부하고 가족장으로 치렀다. 이들은 국민과 국가에 봉사하고 '빈손'의 시민으로 생을 마감하는 '임기 후 대통령의 삶'을 실천하고 싶어 했다.7년 임기를 두 번이나 채운 최장수 대통령 미테랑이 엘리제 궁을 떠날 때 소속당인 사회당이 나들이할 때 쓰라고 소형 르노자동차를 선물로 주었다. 그는 이 차를 타고 집으로 가면서 몇 차례 신호에 걸렸지만, 불평 한 마디 없었다. 너무도

  • [참성단]'꼼수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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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꼼수 대통령' 지면기사

    박근혜 대통령이 3차 대국민 담화에서 자신의 퇴진을 국회 합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하자 야당에선 '탄핵 회피 꼼수'라고 했고 '교란 작전'이라고 했다. '꼼수'란 주로 바둑 용어로 '쩨쩨한 수단이나 방법'이고 '교란(攪亂)'은 '뒤흔들어 어지럽게 함'이다. 攪가 '어지러울 교'자다. '교란'보다 더 센 말도 우리말엔 없지만 중국어엔 있다. '교혹(攪惑:쟈오후어)'과 '교해(攪害:쟈오하이)'다. 냅다 헝클어 놓아 갈피를 못 잡게 하고 훼방을 놓는 게 '교혹'이고 어지럽혀 해친다는 뜻이 '교해'다. 야당이 예거(例擧)하고 싶은 말은 '교란'보다 이런 말들이 아닐까. 그런데 박대통령은 왜 '꼼수'니 '교란 작전' 따위 말을 들어야 하고 그게 본심이 아니라면 왜 그런 오해를 사야 하는가. '여야 국회 합의는 쉽지 않을 게다. 그래, 탄핵으로 갈 테면 가 보라'는 시간 벌기가 본심일까. 그렇다면 꼼수는 꼼수다. 촛불 민심도 납득을 못해 6차, 7차 가잔다. 왜 4월이고 언제고 퇴진 시기를 확 긋지 못하는가.외신들은 박대통령 3차 담화를 그대로 옮겼다. 뉴욕타임스는 '그녀는 사직하겠단다(She's willing to resign)'고 했고 중국 인민일보도 '대통령 임기단축을 포함해 국회결정에 맡긴다(包括短縮總統任期 交由國會決定)고 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아사히신문도 '박대통령 사실상 퇴진 표명'이라고 했지만 토를 달았다. 국민의 '분노를 거두지 못한다(이카리오사마라즈)'는 거다. 대통령은 왜 국민 분노를 헤아리지 못하는가. 국회가 아니라 '국해(國害)'라고 하지만 '국해'답게 한심하기 짝이 없는 것도 국회다. 대통령이 '모든 걸 내려놨다. 국회 결정대로 따르겠다'고 했으면 여야 합의 일정을 서둘러 '대통령은 당장 또는 언제까지 그만두시오' 하면 될 거 아닌가. 탄핵이란 그 과정도 지루하고 결코 헌재 최종 판결까지 낙관할 수만도 없지 않은가.박근혜는 '전혀 사심은 없었다. 모든 걸 내려놓았다'고 하면서 아직도 더 내려놓을 게

  • [참성단]대통령 사퇴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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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대통령 사퇴 표명 지면기사

    만시지탄이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사퇴 의사를 밝혔다. ①국민을 위한 옳은 길을 수없이 고민해왔다. ②국회의 결정과 일정을 따르겠다. ③불찰로 심려 끼쳐 죄송하다. ④한 순간도 사심으로 사익을 추구하지는 않았다. ⑤주변 정리를 못해 죄송하다는 게 사퇴 담화 요지였다. 박대통령의 자의 중퇴는 우리 헌정사상 초대 이승만 대통령의 4·19로 인한 하야에 이어 두 번째다. 그런데 '한 순간도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지 않았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도대체 정경유착이 뭔지, 어느 선을 넘는 게 직권남용이고 아닌지를 분간하지 못했다는 거 아닌가. 그 동안 국민은 몹시 답답했고 화가 치밀었다. 모르쇠 최순실과 막무가내 박근혜가 누가 더 고집이 센지 겨루기라도 하는 것 같았다. 대통령의 격은 땅바닥도 아닌 하수도 수준으로 떨어졌고 반대로 대한민국 국민의 격(格)은 하늘처럼 높아졌다. 그걸 전 세계 언론이 판정했다. 다섯 차례 대규모 촛불집회에 이어 국가 원로들도 내년 4월까지 자진사퇴하라고 권유했다. 그래도 반응이 없나 싶었다. 원로가 누구인가. 고대 로마의 입법자문기관인 원로원 종신(終身) 원로의 권위와 위세는 대단했다. 프랑스 총재정부(總裁政府), 이른바 테르미도르(Thermidor) 반동(反動) 이후 나폴레옹 쿠데타까지 존재(1795~99)한 프랑스 정부 상원의원과 나폴레옹 시대 원로 상원의원 권위도 드높았다. 특히 로마 원로원 중에서도 첫 번째 발언권의 '프린켑스(Princeps)' 권한과 위세는 하늘을 찔렀고 '아레오파고스(Areopagos)'라고 해서 고대 아테네에도 그런 원로원은 존재했다. 동양에서도 천자의 옹립권한을 갖는 국가 원로가 존재했고 그들을 '정책국로(定策國老)'라 불렀다. 그들의 권위 또한 대단했던 건 '정조시(停朝市)'라는 제도만 봐도 알 수 있다. 원로대신이 죽으면 모든 아문(衙門)이 업무를 멈췄고 저자(시장)도 문을 닫았다.박근혜의 반응이 없길래 원로들을 쭈그렁밤송이 노추(老醜)로만 여기나 싶었다. 친박 중진들도 명예로운 하야를 주청(奏請)했고 드디어 사퇴 의사를 밝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