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 3인 술값=21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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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3인 술값=21억원 지면기사

    별 해괴한 소리가 다 들리네. 세 남자 술값이 21억원이라니! 천안의 세 사내가 술김에 헬기장에 침입해 응급구조헬기(닥터 헬기)를 훼손한 벌금이 무려 21억원이란다. 이탈리아 헬기 본사에서 보낸 e메일에 적힌 수리비가 21억원하고도 몇 천만원이라는 거다. 헬기 값은 80억원이지만 정밀검사 결과 워낙 고가 부품들이 파손됐기 때문이라 그렇다는 거 아닌가. 철부지 장난꾸러기들도 아니고 헬리콥터 뒷날개는 왜 잡아 돌리고 프로펠러 꼭대기엔 왜 올라가 드러눕는가. 뭣보다 우려스러운 건 세 남정네가 1인당 7억여 원씩 물어내라는 청구계산서를 받아들고 뒤로 확 넘어가는 건 아닐까. '까짓거 내면 되지 뭐' 하는 배짱이라면 또 몰라도…. 못 내면 부동산이나 급여 압류를 당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하회가 관심거리다.자고로 '술 먹은 개, 술 취한 미치광이(醉狂), 취하면 아무도 보이는 사람이 없다(醉中無天子)'고 했다. 중국에서도 '술 귀신(酒鬼), 취한 귀신(醉鬼), 술 마귀(酒魔)' 또는 '술 벌레(酒蟲子), 걸어 다니는 술 부대(酒囊)'라고 놀리고 폄하했다. 술에 대한 수사(修辭)는 긍정적인 것보다 그 반대가 단연 많다. '술은 백약(百藥) 중 으뜸(長)'이라는 말은 일본에서도 그대로 쓰인다(사케와 햐쿠야쿠노 초). 중국 당대(唐代)의 시인 백낙천(白樂天)은 '죽은 뒤 북두성을 쌓을 돈을 남길지라도 생전에 한 두루미(병)의 술만 못하다'고 술을 예찬했다. 하지만 프랑스 작가 카뮈는 '알코올은 인간의 불을 끄고 동물의 불을 켠다'고 했고 영국 철학자 러셀은 '음주는 일시적인 자살행위'라는 극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불교(팔만대장경)에서도 '술은 번뇌의 아버지요 더러운 것들의 어머니'라는 말을 남겼고 영국엔 더욱 무서운 속담도 있다. 'Bacchus kills more than Mars(酒神은 軍神보다 더 많은 사람을 죽인다)'라는…. 그런데 일본어의 '죠고(上戶)'는 술꾼이지만 '잘하는 사람'이라는 뜻도 있다. 고관대작이라는 말의 '대작(大爵)'도 큰 술잔이라는 뜻이다. 셋

  • [참성단] 국민 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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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국민 정서 지면기사

    태풍 므란티(Meranti)가 중추절 새벽 중국 푸졘(福建)성과 저장(浙江)성을 강타했다. 사망 20여명, 이재민 70만명. 가로수가 뿌리째 뽑히고 도로가 끊기고 저장성 융쟈(永嘉)에서는 50여 가옥이 산사태에 묻혔다. 그런데도 중국은 태연자약, 그 추석날 저녁 우주정거장 톈꿍(天宮) 2호를 쏴 올렸다. 명절 저녁, 그것도 엄청난 태풍 피해를 당한 그 날 그게 가능했던 건 국민 정서와 감정이 납득하기 때문이다. 한 지역에서 불행한 일을 당해도 명절은 명절이고 거국적인 대사이자 경사인 톈꿍 2호 발사도 이왕이면 중추 명절이 어떠냐는 대국다운 국민 정서 말이다. 두 번째는 땅 넓이가 한반도의 44배, 한국의 88배다. 중국은 표준시간이 하나지만 동서 시간차가 4시간으로 광대해 명절 귀성 길도 2~3일이 걸린다. 이번 중추절 저녁도 남동쪽은 태풍이 휩쓸었지만 우주정거장 톈꿍 2호를 발사한 북서쪽 간쑤(甘肅)성 주취안(酒泉) 위성발사장은 청명했다. 그러기에 가능했다.드넓은 중국은 사고 없는 날, 무더기로 죽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다. 그래선지 태풍·지진 등 재난에도 국영방송 등의 가무오락 프로가 제한되는 법이 없다. 매주 토요일 저녁 CC(중앙)TV의 토크 & 가요 쇼인 '中國 文藝'도 거르지 않는다. 2014년 4월 한국의 세월호 침몰 때는 어땠던가. 한 달이 훨씬 넘도록 전국노래자랑, 가요무대 등이 전면 금지됐다. 워낙 충격적인 대형 사고를 순화시키기 어려운 국민 정서 탓일 게다. 그런데 작년 6월 중국 양쯔(揚子)강에선 '제2의 세월호'로 불린 유람선이 침몰했다. 458명 중 440명 사망. 세월호 인명 피해보다 더 컸다. 그런데도 국영방송 등은 가무를 금지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은 지난 12일 5.8 규모 경주 지진에도 당일 밤 KBS 가요무대를 닫아버렸다.지난 4월14일 발생, 8월까지 여진이 계속된 규모 7.3의 일본 쿠마모토(熊本) 지진은 80여명이 죽고 가옥과 교량, 도로 붕괴 등 엄청난 피해를 당했다. 그러나 NHK의 화요일 저녁 '가요 콘서트' 등은 거르지 않았다. 좁은

  • [참성단] 추석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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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추석 달 지면기사

    달은 왜 분란과 전쟁, 사고뭉치인 지구를 한사코 끼고 도는가. 그런 달이 안쓰러워 최초로 달에 간 사람은 누구일까. 그는 1969년 7월 미국의 달 우주선 아폴로11호를 타고 간 루이 암스트롱도 아니고 중국의 전설상 달에 사는 사람인 오강(吳剛)도 아니고 헤카테, 아르테미스, 셀레네, 다이아나, 루나 등 그리스 로마신화의 달 신들도 아니다. 그럼 누구? 그가 바로 '달아 달아 밝은 달아 / 이태백이 놀던 달아…'의 시선(詩仙) 이태백이다. 암스트롱보다도 1천200여 년 먼저 달에 갔고 달에서 노닐었다. 달이란 우주 정복자의 발자국이 찍힌 그런 달이 아니라 이태백이 놀던 달, 옥토끼들이 계수나무 아래서 불사의 선약(仙藥)을 절구에 찧던 그런 달이어야 달답다. 달이 없으면 시간이 무너진다. '세월(歲月)'이 해와 달이다. 달이 없으면 삼라만상 음양의 조화도 깨지고 인간의 몸속엔 수십 개의 달이 있다. 뇌(腦) 가슴(胸) 간(肝) 폐(肺) 위(胃) 등(背) 배(腹)…. 그런데 이태백이 놀던 달은 초승달 그믐달도 아닌 보름달이었고 계수(나무) 아래 금두꺼비와 옥토끼, 월궁 속 선녀들의 달도 이지러진 달이 아닌 보름달이다. 그 달이 바로 휘영청 밝은 추석달이라면 더욱 정겹고 반갑다. '사람은 기쁜 일에 정신이 상쾌하고 달은 추석에 유난히 밝다(人逢喜事精神爽 月到中秋分外明)'고 했다. 중국에선 추석 차례도 달을 보며 지낸다. 그래야 복을 빌 수 있다는 거다. 추석 명칭도 중추절, 추절(秋節), 팔월절 말고 단원절(團圓節)이라고도 하는 건 단원병(둥근 달떡)―월병(月餠)을 먹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젊은 세대의 식성이 변한 탓인지 작년 추석에 홍콩서 쓰레기로 버린 월병이 108만 개였다고 홍콩 음식물 회수조직인 스더하오(食德好)가 지난달 밝혔다. 우리 젊은이들에게 송편은?내일 추석 달은 2% 부족한 보름달이란다. 100% 둥근 달은 17일 새벽에나 뜬다고 한국천문연구원이 밝혔다. 하지만 우러러 소원을 비는 데야 2% 덜 둥근 보름달인들 어떠랴. 일본인의 모치즈키(望月) 감성이야말로 유별나다. 보름달에

  • [참성단] 세기적인 두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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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세기적인 두 사진 지면기사

    20세기 최고의 두 사진이 있다. 하나는 전쟁의 비극을 단적으로 증명하는 사진이고 다른 하나는 종전(終戰)의 환희가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사진이다. 베트남 전쟁 막바지인 1972년 6월 고엽제(枯葉劑) 네이팜탄 공격을 받은 베트남의 9살짜리 소녀 판티 킴 푹 양이 벌거벗은 채 울부짖으며 마을 대로로 뛰쳐나오는 모습은 전쟁의 비극, 그 극명한 증거였다. 그 모습을 AP통신 사진기자 후잉 콩 우트(21)가 카메라에 포착했고 그 흑백사진 한 장으로 이듬해 퓰리처상을 받았다. 그런데 그 베트남 소녀 킴 푹 양은 26살 처녀인 1989년 8월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우트 기자(38)와 감격적인 재회를 했고 그 벌거벗은 사진이 부끄럽긴 했지만 기쁨은 더했다. 그녀 또한 그 사진 한 장으로 유명인사가 돼 전쟁의 참화를 알리는 강연 다니기에 바쁘기 때문이다. 그 세기적인 사진 40주년을 기자가 회상했다. '그 사진 속 소녀가 숨졌다면 나는 자살했을 것'이라고. 또 한 장의 세기적인 사진은 제2차대전 종전의 기쁨을 상징적으로 증명한다. 해군 병사와 간호사 복장의 여성이 끌어안고 열렬히 키스하는 그 사진은 1945년 우리 광복절 하루 전인 8월 14일 사진작가 아이젠스타트가 촬영, 미국 잡지 'Life'에 실리면서 세상의 주목을 받았고 '라이프'지 최고의 사진으로 뽑혔다. 그런데 그 사진 속 남녀 주인공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가 드디어 몇 년 전 조지 멘도사와 그레다 프리드먼으로 밝혀졌고 놀라운 건 그들이 부부나 연인 사이가 아닌 생판 남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2차대전이 드디어 끝 종을 쳤다는 환희에 흔희작약(欣喜雀躍), 전혀 모르는 사이인 남녀가 끌어안고 열렬히 키스를 퍼부었다는 거 아닌가. 그 사진 속 여성 그레다 노파가 지난 9일 92세로 세상을 떠났다.전쟁의 참화는 없어야 마땅하고 종전의 기쁨 또한 없는 게 낫다. 4살짜리 여자아이가 커다란 카메라를 총으로 알고 겁에 질려 눈을 똥그랗게 뜨고 두 손을 번쩍 들어 머리 위로 올린 채 "쏘지 마세요"라고 소리치는 시리아 내전 사진, 작년 4월 언

  • [참성단] 준 국가비상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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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준 국가비상사태 지면기사

    김정은이 풍계리(豊溪里) 핵 실험장엔 가지 않는다니 핵폭발 공포를 알기는 안다는 건가. 인류 최초 핵실험장은 1945년 7월 16일 미국 남서부 멕시코 접경인 뉴멕시코 북부 사막이었다. 암호명 'Trinity test(삼위일체 실험)'의 그 핵폭발로 사막의 모래가 녹아내리면서 깊이 3m, 직경 330m의 구덩이가 파였고 160㎞ 밖에서도 충격파가 감지됐다. 그 때 '원폭의 아버지' 존 오펜하이머(Oppenheimer)는 "이제 나는 가장 큰 파괴자가 됐다"고 신음처럼 중얼거렸고 트루먼 대통령은 "노아의 방주 이래 유프라테스 계곡 시대에 예언된 불로 인한 파멸시대가 올 것"이라고 한탄했다. 그랬는데 한 달도 안 된 8월 6일과 9일 일본 히로시마(廣島)와 나가사키(長崎)에 인류 최초이자 마지막인 원폭이 투하됐다. 1990년 5월 일본 정부의 공식 집계 사망자는 29만5천956명. 최종집계가 45년이나 걸린 이유는 오랜 세월 사투를 벌이다가 끝내 사망한 피폭자가 그만큼 많았기 때문이다.이번 5차 핵실험 폭탄은 일본에 투하됐던 20㏏ 규모다. 그런 게 서울 심장부에 떨어진다면? 상상만 해도 숨이 막힌다. 더구나 지난 1월의 4차 핵실험은 수소폭탄이었다고 떠벌렸다. 미국은 히로시마 원폭 투하 7년 후인 1952년 11월 태평양 작은 섬(에니워틱)에서 첫 수소폭탄 실험을 했고 이어 1954년과 1956년 미크로네시아 마셜군도 산호섬인 비키니(Bikini)에서 했다. 그런데 그 폭발 위력이 히로시마 원폭의 1천배라는 게 군사전문가 증언이다. 김정은이 그런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했다면 얻다 터뜨릴 참인가. 그야말로 '광염(狂炎) 소나타'에 취한 광인 아닌가. 우리 정부가 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지만 참으로 문제다. 핵무기 개발도 안 되고 선제공격도 못하고 당한 뒤에 보복만 하자는 건지 답답하다.5차 핵실험에 중국 언론도 꽤 화가 났나. 환구시보(環球時報)는 '핵시험(核試驗)이 결국 조선을 질식시킬 것'이라고 보도했고 일반 여론도 '강력히 제재해야 한다'는 쪽이 우세다. 문제는 중국 공산당이다

  • [참성단] 살인의 추억 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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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살인의 추억 30년 지면기사

    1986년 9월 19일 오전 6시 20분, 하의가 벗겨지고 목이 졸려져 있는 이모(71)씨의 시신이 화성군 태안읍 안녕리에서 발견됐다. 하지만 5일전 5명이 사망한 '김포공항 국제선 대합실 폭발사고'와 다음날 개막하는 아시안 게임에 묻혀 이 사건은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당시 경인지역 유일 종합지였던 경인일보에도 이 사건은 한 줄도 보도되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에서 그녀가 연쇄살인사건의 서막을 알리는 첫 희생자일거라고 의심한 사람은 더 더구나 없었다.'선보러 집 나갔던 處女 水路에서 알몸 變屍로…. 23일 오후 2시 30분께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콘크리트 용수로 내에서 박모(25) 양이 벌거벗긴 채 숨져 있는 것을 근처에서 콩을 뽑던 윤모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는 기사가 9월 24일 경인일보 사회면에 2단 기사로 실렸다. 2차 희생자였다. 이때까지도 이 사건이 화성을 넘어 대한민국을 뒤흔들 '화성 연쇄 살인사건'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선을 본 후 행방불명 됐던 처녀가 일주일만에 피살체로 발견됐다. 21일 화성군 정남면 관항리 농수로에서 이 모(21) 양이 양손이 뒤로 묶인채…. 경찰은 지난 9월 진안리 박모양 살인 사건과 동일 범행으로 보고…'. 그해 12월 22일자 4차사건(이 사건 발생 이틀전 3차 사건으로 알려진 주부 권모(24)씨 사건이 발생했지만 시신은 3개월 후 발견됐다)을 비중있게 다룬 경인일보 보도를 시작으로 경찰과 정부, 온 국민들이 이 사건에 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1차는 그렇다고 치고, 경인일보가 2차 사건부터 편집국의 역량을 집중했다면 사건의 방향은 크게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이 사건이 거론될 때마다 경인일보가 부채의식에 시달리는 것은 이런 이유다.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지만, 다음주가 되면 86년부터 91년까지 10명의 여성이 희생된 화성연쇄 살인 1차 사건이 발생한지 꼭 30년이 된다. 2000년 초 이 사건에 관심을 갖고 경인일보 자료실을 찾았던 봉준호는 이 사건을 재조명한 영화 '살인의 추억'으로 한국 최고의 감독 반열에

  • [참성단] 북한촉발 군비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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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북한촉발 군비경쟁 지면기사

    북한 미사일이 가장 신경 쓰이는 나라는 한국 다음 일본이다. 지난달 3일의 노동미사일 두 발이 북서부 아키타(秋田)현 오가(男鹿)반도 250㎞ 해상에 떨어진데 이어 지난 5일의 노동미사일 세 발도 홋카이도(北海道) 오쿠시리(奧尻) 200㎞ 바다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쪽 바다는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인데다 황금어장 해역이다. 그래서 5일 오후 즉각 이나타 도모미(稻田朋美) 국방장관이 비상대책 회의를 열었고 이구동성 미사일 방비 대책과 군비 강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일본 재무장으로 군국주의를 재현하려는 아베 정권에 북한이 호적(好適)의 빌미를 제공한 꼴이다. 중국 인민일보는 작년 1월15일 '2016년 일본 방위비가 5조엔으로 3년 연속 증가했다(日本軍費三連增)'고 보도했다. 한국의 내년 국방예산도 40조원이라고 했다. 더구나 일본은 중국과의 영토분쟁으로 중·일전쟁이 언제 재발할지 모른다.그럼 중국은? 영국 국제전략연구소는 작년 2월 '2016년 중국 국방비가 8천890억위안(약 155조원)'이라고 했다. 그런 중국이 가장 신경 쓰는 건 남중국해에 대한 미국의 간섭이다. '중국 영토로 인정할 수 없다(지난 7월의)는 헤이그 국제상설중재재판소 판결을 따르라'는 거다. 그러자 중국 중앙군사위 위원이자 해군사령원(사령관)인 우성리(吳勝利)가 7월 18일 남해 문제에 대해 '5대 절대(五個絶不會)'를 선언했다. '절대 권익을 희생하지 않을 것, 절대 두려워하지 않을 것, 절대 중도 포기는 없을 것, 절대 경각심을 늦추지 않을 것, 절대 평화해결 노력도 포기하지 않을 것' 등. 남중국해를 위해선 전쟁도 불사한다는 거다. 미국의 올해 국방비가 5천343억 달러(약 640조원)인데도….6일자 뉴욕타임스가 북한 도발과 관련, 으스스한 기사를 실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제창한 상징적 정책이 핵 없는 세상이지만 이제 그 핵 선제 불(不)사용 정책을 포기할 것 같다'는…. 카터(carter) 국방장관과 케리(Kerry) 국무장관도 '핵 선제 불 사용이 미국이 약한 것처럼 잘못 해석될 여지가 있다

  • [참성단] 모병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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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모병제 지면기사

    5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도발과 사드가 논의되자 북한은 '무시기 어드래? 놀고 있네!' 식으로 그 두 시간 뒤 노동 미사일 3발을 연달아 동해상으로 쏴댔다. 그런데 같은 시간 남한에선 괴이하게도 때 아닌 모병제 문제가 북한 미사일처럼 불거졌다. 한 마디로 때가 아니다. 시기상조에다 시기착란의 난센스다. 모 대권 도전자가 느닷없이 제기하자 '그게 시대적 대세'라며 어느 국회의원이 맞장구까지 쳐댔다. 그들에게 상기시켜 줄 게 있다. 소련에 두 가지 성(聖)스런 존재가 있었다. 하나는 볼셰비키혁명 지도자 레닌이고 다른 하나는 붉은 군대였다. 그 적군(赤軍)의 위상이 소련 헌법에 명시됐다. '군은 조국을 방위하며 사회주의 이념을 사수(死守)한다. 군은 공산당의 방패다'라고. 마르크스도 그 제1의 애국자인 군대를 가리켜 '혁명의 객관적 제1 요소'라고 치켜 세웠다. 그런 '성스런 붉은 군대' 조직이 아직도 지상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게 바로 북한 赤軍이고 브레즈네프 시대를 넘어 아직도 적군 그대로 병영국가, 인민개병(人民皆兵)인 나라는 북한뿐이다. (인구 2천만에) 120만 군대가 모두 움직이는 폭탄이고 복무기간도 남자 11년, 여자 5년이다. 그런 북한이 변할 수 있을까.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와 글라스노스트(개방)를 이끈 고르바초프 같은 혁명가가 없이는 불가다. 미·소 냉전시대가 녹으면서 소련의 그 붉은 군대를 모병제로 바꾼 것도 고르바초프였다. 현재 한반도는 냉전이 아니라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른다. 모병제는 한반도의 긴장 해소→북한 핵 포기와 개혁개방 없이는 안 된다. 대권 지망자가 시도 때도 없이 불쑥 모병제를 들고 나오는 건 표만을 의식한 포퓰리즘에 불과하다. 더구나 징병제로도 해마다 3만 병력이 부족하다는 판에….미국은 1973년 모병제로 바꿨고 영국 프랑스 벨기에 캐나다 호주 등도 모병제다. 그런데 일찍이(1815년) 영세중립국을 선언한 스위스도 육군 20만, 공군 3만3천명의 군대가 엄존한다. 군대 없는 나라들도 있다. 아이슬란드 코스타리카 아이티 모리셔스 그레나다 도

  • [참성단] 쌍둥이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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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쌍둥이 축제 지면기사

    미국의 로큰롤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와 프로권투 전 세계 챔피언 무함마드 알리, 스웨덴 출신 미국 여배우 잉그리드 버그만은 모두 쌍둥이였다. 테니스 세계 랭킹 1위인 스위스의 페더러는 2009년과 2014년 쌍둥이를 얻었고 한국의 연기자 송일국은 세 쌍둥이를 두어 더욱 유명해졌다. 세계적인 천재 쌍둥이도 있다. 정치 경제 인문 예술을 넘나드는 천재로 '깨어 있는 자들의 나라' 저자인 프랑스의 자크 아탈리(Attali)는 에어 프랑스 회장 베르나르 아탈리와 쌍둥이다. 작년 7월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 병원에선 다섯 쌍둥이 자매가 태어났고 1998년 12월 휴스턴 성누가병원에선 여덟 쌍둥이가 나왔다. 그래도 최다 기록은 아니다. 1971년 호주 시드니의 아홉 쌍둥이가 최다라는 게 기네스북 기록이다. 확률이 100만분의 1이라는 흑백 쌍둥이도 2006년 2월 영국에서 나왔고 아빠가 각각 다른 기적의 쌍둥이도 2010년 12월 폴란드에서 출생했다. 신들도 쌍둥이가 있다. 그리스신화 태양의 신 아폴론과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Artemis)부터 혼성 쌍둥이다. 제우스와 레다(Leda)의 아들인 항해의 신 디오스쿠로이는 세 쌍둥이고 밤 달 풍년 어업 복운(福運) 마법 출산 죽음의 여신인 헤카테(Hekate)는 등이 붙은 샴 트윈(Siam twin)이다. 1811년 태국의 샴(옛 지명)에서 가슴이 붙은 쌍둥이가 태어났다고 해서 샴 쌍둥이지만 기독교 성경에도 쌍둥이는 쌨다. 팥죽 한 그릇으로 장자의 상속권을 샀다(뺏었다)는 야곱부터 쌍둥이다. 아프리카에선 쌍둥이가 집안에 복을 들이고 자라면 주술사(呪術師)가 된다지만 작년 한국에서 태어난 쌍둥이는 2만9천904명으로 전체 신생아의 6.6%였다. 무엇보다 인구감소 방지 기여도가 크고 보는 이가 즐겁다.전국 최초로 충북 단양에서 제1회 쌍둥이 축제가 열렸다고 한다. '너는 나의 愛너지! 슬픔은 나누go 기쁨은 더하go 쌍둥이라 The 행복해'라는 축제 주제부터 흥미롭다. 90쌍이 모였고 40대 쌍둥이가 최고령이라고 했다. 일본의 최장수 쌍둥이로 인기 최고인 킨(金)과

  • [참성단] G20 항저우峰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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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G20 항저우峰會 지면기사

    어제 개막, 오늘 막을 내리는 G20 항저우(杭州) 정상회의가 중국에선 'G20杭州峰會' 또는 '二十國集團領導人杭州峰會'다. '二十國集團'이 G20, '峰會(펑후이)'가 summit conference(정상회담)이다. 정상을 산봉우리에 비유한 거다. 중국에선 '峰立'이 우뚝 솟다, '峰年'은 피크 년이다. 그런데 G20정상회의를 항저우에서 여는 이유가 뭘까. 중국의 도시는 북상광심(北上廣深)→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부터 꼽히지만 항저우로 정한 이유는 '상유천당 하유소항(上有天堂 下有蘇杭)'이라고 해서 하늘에 천당이 있다면 아래엔 쑤저우(蘇州)와 항저우(杭州)가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천하절경이 쑤저우와 항저우다. 항저우만(灣) 쳰탕(錢塘)강 하구에 위치한 항저우는 월(越)과 송(宋)의 천년고도로 풍광이 그림처럼 아름답고 백거이(白居易→白樂天) 등 시인 묵객이 즐겨 찾던 시후(西湖)로 특히 유명하다.항저우는 또 중국 최고의 미인인 서시(西施)의 고장이다. 그녀가 얼굴을 찡그렸더니 주변의 추녀들도 따라 찡그렸다고 해서 '효빈' '서시빈목'이라는 말이 유래했고 월왕(越王)의 미인계 주인공이기도 했던 미녀가 서시였다. 그런가 하면 쑤저우의 오(吳)와 더불어 '오월동주(吳越同舟)' '와신상담(臥薪嘗膽)'이라는 고사성어를 낳은 곳도 항저우다. 세계 최대 전자 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阿里巴巴) 본사도 항저우에 있고 마윈(馬云)도 항저우 사람이다. 아무튼 중국은 이번 G20 항저우 정상회담에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 정상들을 다수 초대해 그들 국가와 선진국의 다리 역할이자 중심축이 되는 등 중국의 지혜가 '세계를 다스린다(全球治理)'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만큼 교통 통제, 검색 강화 등 엄계(嚴戒)가 지나칠 만큼 G20 정상회의에 세심한 준비(精心準備)를 했다는 거다.하지만 G20 국가가 앞장서 풀어야 할 난제는 산적해 있다. 세계경제 침체와 기상이변, 유럽러시 난민, 끝없는 내전과 분쟁, 게다가 남중국해 동중국해 갈등을 비롯한 영토분쟁 등. 그런데 그야말로 눈썹에 불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