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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공복(公僕)의 의미는 '노비' 아닌 '상호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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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공복(公僕)의 의미는 '노비' 아닌 '상호존중' 지면기사

    공무원을 영어로 'Civil Servant' 또는 'Government Employee'라고 한다. 정부의 행정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 정부에 의해 고용된 사람을 뜻한다.여기서 쟁점이 될 만한 게 'Servant'의 의미다. Servant는 1천200년경부터 사용된 servaunt에서 유래해 '개인 또는 가정에서 일하는 종이나 노예, 군주에게 봉사의 의무를 가진 사람 등'을 의미한다. 그러나 지금 영어권에서 공무원을 노예나 종으로 해석하는 경우는 없다.우리나라에선 공무원을 '공복(公僕)'이라 칭하기도 한다. 공복이란 단어는 국어사전에 '국민의 심부름꾼이라는 뜻으로의 공무원을 말함'이라고 돼 있다. 그러나 단어 속 '복(僕)'의 의미가 '종'이나 '머슴'으로 해석되다 보니 아직도 과거 조선 시대의 '공노비'로 해석하는 이들이 더러 있는 듯하다.민원처리과정에서 공무원을 향한 온갖 욕설과 하대, 폭력 등은 이러한 저급한 인식이 투영된 결과다. 얼마 전에도 김포시 9급 공무원이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집중포화식 개인신상 공개와 비난, 온라인상에서의 수많은 욕설을 견디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비상식적 공격행위는 이전부터 끊이지 않았다. 2018년 용인에서는 9급 여성 공무원이 난방비 지원문제로 시비를 걸던 민원인의 흉기에 세 차례 찔려 목숨을 잃을 뻔한 일이 있었다. 2021년 포항에서는 택시감차사업을 빨리 끝내라고 무리하게 요구하던 민원인이 공무원에게 염산테러를 자행했고, 올해 1월 파주에서는 환경관련 민원인이 공무원의 머리를 쇠망치로 가격하는 사건이 있었다. 공무원을 하대하는 인식이 악성민원으로, 악성민원이 폭력으로 진화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MZ세대 공무원들의 가치관도 달라졌다. 공무원 6천17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2022년 공직생활실태조사'에서 '개인적 가치보다 공직의무를 중시 여겨 업무를 수행한다' 항목의 답변이 3.49(만점 5)로 전년(3.58)보다 크게 떨어졌다.

  • [with+] 다시 맨발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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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th+] 다시 맨발걷기 지면기사

    지난해 아파트 뒷산에 생긴 황톳길부드러운 감촉에 가벼운 '첫걸음'사람들 입김에 편리한 쪽으로 변해리플릿 나눔·꽃길 만드는 사람들도맨발로 걷다 감기로 고생 '과유불급'숲이 연한 초록빛으로 흔들리고 있다. 휑하니 드러나던 황톳길도 이제는 나뭇잎이 무성해지면서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다.지난해 7월 하순, 내가 사는 아파트 뒷산에 황톳길이 생겼다. 이미 수년 전부터 맨발로 걷는 열풍이 불고 있다는 사실도 몰랐던 나는 우연히 산을 올랐다가 이제 막 공사를 끝낸 황톳길을 보고는 호기심에 맨발로 걸어보았다. 말캉말캉한 흙을 밟으니 발에 차가우면서도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졌다. 다리와 발이 날아갈 듯 가벼웠다.무엇보다 슬리퍼를 질질 끌면서 계단만 오르면 될 정도로 가까웠기에 그동안 해왔던 등산이나 걷기운동을 작파하고 그때부터 황톳길에 매진했다. 나한테는 이 길이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온' 복덩이였다. 실제 멀리서 오는 사람들은 "이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좋겠다. 나도 이사 오고 싶어"하면서 부러워하기도 했다.새벽 5~6시면 일어나 그 길에 올라가면 벌써 많은 사람들이 걷고 있다. 더러 젊은 사람도 있지만 그보다는 중년의 아저씨와 아줌마들, 그리고 퇴직한 지 20년은 되었음직한 노인과 지팡이를 짚고 올라오는 할머니들이 주를 이루었다. 동일한 사람이 매일 그 시간대에 오는 경우가 많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은 벌써 익숙해져 인사를 나누고 오래된 사이처럼 지내기 시작했다. 특히 아줌마들의 붙임성은 대단했다. 목소리가 크고 이야기를 잘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자석처럼 붙이고 다녔다.그러나 숫기가 없는 나는 같은 사람들을 만나는 게 제일 힘들었다. 말을 붙일 수도 없고 그렇다고 외면할 수도 없었다. 모자를 푹 눌러쓰고 가급적 눈을 피하는 것으로 모면하려 했지만 마냥 무심한 성격이 아니어서 내내 신경이 쓰였다.막 생긴 황톳길은 사람들의 입김에 따라 하루가 다르게 편리한 쪽으로 바뀌어갔다(주변 환경이 망가지기도 했다). 걷기를 끝내고 흙발을 닦으라고 수도를 설치해놓았는데, 처음에는 샤워기가 없었다. 그런데

  • [춘추칼럼] 어느 주말에 겪은 강연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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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추칼럼] 어느 주말에 겪은 강연 소동 지면기사

    쇼핑몰 주차에 40분 걸리고 인파 헤매다넓은 강연장 도착하니 청중 세분뿐 '굴욕'사람들은 인문학이 무용하다 판단하지만2천년 거목은 쓸모 없었던 탓에 살아남아지난 주말 오후에 K시의 한 대형 쇼핑몰로 인문학 강연을 하러 갔다. 봄비 내리는 주말 오후,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강연 시각보다 이르게 도착할 수 있게 출발했다. 그런데 대형 쇼핑몰 주차장 인근은 차들로 넘쳐났다. 만원이었다. 주차장으로 들어가려는 차들이 긴 줄을 이루고 있는 통에 주차에만 40여분을 소비했다. 지하 주차장에 가까스로 주차를 하고 쇼핑몰 안 강연장을 찾는데 또 시간을 지체했다. 쇼핑몰 매장의 규모가 엄청났던 것이다. 인파로 바글거리는 주말 오후 그 광활한 소비 천국에서 나는 길을 잃고 헤맸다.발걸음을 재촉해 강연장에 도착해서, 오, 맙소사! 내 앞에 눈을 의심케 하는 놀라운 광경을 보고야 말았다. 넓은 강연장엔 청중 세 분이 평화스러운 표정으로 앉아 나를 기다리고 계셨다. 쇼핑 매장은 발 디딜 곳조차 없이 인파가 북적거렸는데, 강연장은 무인도처럼 적막했다. 여러 강연을 다녔지만 이런 굴욕을 당한 건 처음이다. 비명을 지르지는 않았지만 내 얼굴은 붉어졌다. 애초 이 강연이 마뜩치 않았다. 하지만 내 책을 참석자에게 구매해 무료로 나눔 한다는 꼬드김에 넘어가 강연 수락을 한 것이다. 출판사 영업부장님도 일부러 가족과 강연장을 찾았다가 몹시 실망한 눈치였다.나는 태연하게 성심성의껏 강연을 했다. 강연장 앞자리에 차지하고 앉은 세 분은 강연을 조용히 경청하셨다. 세 분에게는 눈물 나올 정도로 고마웠다. 강연을 마치고 세 분의 책에 서명을 하고 밖으로 나오는데, 조지 오웰이 한 말이 떠올랐다. "광장에 모인 인파를 흩어지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시를 읽어주는 것이다." 시가 대중에게 어떤 대접을 받는가를 재치 있게 표현한 말이다. 사람들은 대체로 시나 인문학에 심드렁하다. 어머니는 나를 붙잡고 "그까짓 시는 뭐 하러 쓰나? 밥이 나오더냐 떡이 나오더냐? 그러다가 굶어 죽기 딱 좋으니라"라고 꾸짖곤 했다. 어머니는 내가 '아무 짝

  • [노트북] 어린이를 위한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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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북] 어린이를 위한 박물관 지면기사

    2011년에 개관한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로 만들어졌다. 이후에 생긴 어린이박물관들은 경기도의 모델을 접하게 됐고, 지금도 벤치마킹을 하기 위해 여러 나라와 기관에서 찾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아이들이 놀 만한 곳이 적당치 않아 늘 고민인 부모들에게 어린이박물관은 너무나도 좋은 장소이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체험과 전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 교육 프로그램 등이 모두 갖춰져 있으니 말이다. 아이가 있는 회사 동료들도 어린이박물관은 한 번 이상은 들르는 필수 코스라고 했다. 박물관이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지만 이곳은 어린이들의 목소리만으로도 활기차고 생기가 넘치는 곳이다.이러한 어린이박물관의 상설 전시실이 개관 이후 한 번도 바뀐 적 없다는 사실은 적잖은 놀라움과 충격을 줬다. 한 어린이가 다 자라 청년이 될 때까지 같은 콘텐츠를 유지하고 있었던 셈이다. 유지와 보수에 애를 썼지만, 세월의 흐름이 가져다주는 그 특유의 오래된 느낌은 지워낼 수 없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여전히 10여 년 전에 머물러 있는 상설 전시실을 보며 안타까움이 절로 느껴졌다.상설 전시실의 개편은 다른 기관과 비교해봐도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의 경우 상설 전시실 개편주기가 2년,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은 1~2년이다. 서울상상나라는 매년 1개의 상설전시실을 전면 개편하고 있다. 국내 최초, 최대 어린이박물관을 가진 경기도의 타이틀이 어쩐지 부끄러워진다.왜 어린이들을 위한 박물관에 이 같은 정체가 이어졌을까. 정책의 우선 순위에서 문화예술이 계속해서 밀려나듯 어린이 또한 정치적으로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일 것이다. 무언가에 투자를 한다는 것은 그만큼의 관심과 애정이 바탕이 돼야 하므로. 한 명의 아이가 소중한 오늘날의 사회에서 이러한 무관심은 '아이를 낳자'는 구호를 무색하게 만든다.어린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경기지역 어린이들이 즐기고 누릴 수 있는 문화 기반을 만들어 주기 위한 경기도의 관심과 애정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 [자치단상] 5호선 연장, 현실 인식하고 하루속히 추진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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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치단상] 5호선 연장, 현실 인식하고 하루속히 추진돼야 지면기사

    인천·김포 추가 정거장 대광위에 의견제출GTX-D 확정땐 중복 많은 '5호선 연장' 난항서로 다투며 시간 보내다 추진 무산될수도양측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집단지성 필요'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이제 약속과 실천의 시간이다. 최근 인천시와 경기도, 김포시는 서울 5호선 검단~김포 연장사업과 관련해 각 지자체의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는 지난 1월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이하 대광위)의 서울5호선 연장 노선 조정안 발표에 따른 각 당사자들의 의견 청취 과정이다.인천시에서는 당초 요구안과 같이 검단지역 4개 정거장을 모두 포함해 달라는 의견을 제출했고, 김포시에서는 당초 논의된 노선 외에도 3개 정거장을 추가적으로 건의한 것으로 보도됐다.그러나 이제 시간이 많지 않다. 2021년 7월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서울5호선 검단~김포 연장사업이 추가 검토사업으로 반영된 이후 만 3년 동안 지난한 다툼만을 이어가고 있다.이제부터라도 차분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현실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합의할 때다.또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서울 5호선 검단~김포 연장사업은 다 잡은 물고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 사업은 인천시와 김포시의 두 가지 노선 중 하나가 선정돼야 하는 것이 아닌 사업 자체가 무산될 수 있음을 확실히 인지해야 한다.조만간 정부에서 발표한 서부권광역급행철도(GTX-D)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GTX-D노선은 서울 5호선 연장 노선과 겹치는 구간이 많아 예비타당성조사 결과가 나오고 사업이 확정되는 순간 서울5호선 검단~김포 연장은 추진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 자명하다. 이러한 상황에 이쪽에 유리하니 반대쪽에 뭘 용납할 수 없다며 다투거나 예타 면제가 당연하다는 듯이 한가한 소리를 논할 때가 아니다.이제 우리는 엄중한 현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지금부터는 누구의 안이 맞고 틀리냐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 5호선 검단~김포 연장 사업이 진행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선과 정거장의 개수 가지고 다툴 것이 아니

  • [톡(talk)!세상] 영화로 건축 읽기: 건축영화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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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톡(talk)!세상] 영화로 건축 읽기: 건축영화 1902 지면기사

    영상 중심으로 커진 건축 관심쉽게 입문하고 싶다면 이 책 추천영화 '마천루' '메트로폴리스' 등저자가 권하는 '베스트 10' 부터제작영상 곁들인 좋은 안내서영상 매체를 중심으로 건축에 대한 관심이 무척 커졌다. 보다 정확히는 집에 대한 관심이다. 유튜브를 통한 건축 관련 정보도 넘친다. 대중적으로 소비되는 건축의 양태가 다양해진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여전히 건축이란 주제는 일반인들에겐 넘사벽이다. 그래서 건축보다는 집이란 단어를 반기는지 모른다.건축에 관한 출판 목록을 검색해보면 너무나 많은 도서 정보에 기가 죽을 것이다. 세상에 접근하기에 쉬운 게 없다. 그래서 대부분 만만한 유튜브를 통해 알짜 정보를 얻고 있다는 착각에 쉽게 빠진다. 실상을 보면 염려되는 현실이지만 무턱대고 부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중심을 잃지 않고 건축 세계에의 입문을 도울 수 있는 더 나은 방도는 없을까?국내외의 주요한 건축물과 건축가를 만날 수 있는 좋은 길이 있다. 바로 건축 다큐멘터리 영화(이하 건축영화)를 찾아서 보는 일이다. 여행 중 건축물 답사를 하는 것도 좋다. 문제는 개인 소유의 건축물이나 외부인의 출입을 원천봉쇄하는 건축물은 언감생심이다. 건축영화는 그 틈을 메워주는 데 맞춤이다.그런데 건축영화라니? 그런 장르가 있었던가? 의문을 가질 법하다. 국내외 유명 영화제에서 건축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곧잘 소개된다. 매년 가을, 서울에서 개최되는 서울국제건축영화제는 올해로 16회째를 준비하고 있다. 대한건축사협회가 주최·주관하는 행사다. 건축가, 건축물, 건축주가 중심 콘텐츠로 환경, 도시, 주거, 사람 및 정책, 제도, 시민운동 등 다뤄지는 분야가 꽤 넓다.최근 건축영화에 관한 좋은 안내서가 출간되었다. '건축영화 1902'(강병국 지음, 정예씨출판사)이다. 책 제목에 담은 '1902'는 건축영화의 시초라 여겨지는 조르주 멜리에스 감독의 '달세계 여행'(상영시간 13분)을 기점으로 삼고 있다. 건축 전문가들에게 건축영화 입문 1순위를 꼽으라면 킹 비더 감독의 '마천루'(The

  • [경제전망대] 지방소멸방지대책, 세컨드 홈 제도의 실효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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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전망대] 지방소멸방지대책, 세컨드 홈 제도의 실효성 논란 지면기사

    고령화·저출산 인해 국가 소멸 위기단순 도시민 유입 효과는 사상누각獨 복수주소제 지방 정주인구 확보일본 교토서는 빈주택에 세금 부과해외사례 한국 실정 맞게 검토하길최근 정부는 지방경제 활성화와 지방 인구소멸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세컨드홈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였다. 1주택자가 시골에 주택을 추가로 마련하면 다주택자가 되면서 세금부담이 가중되었지만 이제는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재산세 같은 세금을 감면하겠다는 정책이다. 결국 도시민을 농촌으로 유도하여 도시와 농촌간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농촌지역의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겠다는 것이다. 특례 대상 지역은 인구감소지역 89곳 가운데 수도권과 광역시를 원칙적으로 제외한 83곳이 선정됐다.이러한 정책이 우리나라에 도입되는 것은 고령화·저출산의 시대를 맞아 지방이 소멸하고 있고, 나아가 국가가 소멸할 위험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1가구 2주택자는 투기꾼이라는 인식, 시골에 전원주택을 가진 사람들에게 세금을 감면하는 것은 부자감세라는 부정적 인식에도 불구하고 도입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그런데 이러한 세컨드 홈 제도를 통하여 생활인구의 증가라는 효과가 있을까?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도움이 될까? 제도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이 있다.먼저 농촌지역의 소멸원인은 고령화·저출산으로 인구감소가 근본적인 원인인데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단순히 도시민의 유입을 추진하는 것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1차산업(농·임·어업)의 고도화를 통하여 농민의 소득증대를 유도하고, 농촌의 노동력을 해결할 수 있는 외국인노동자제도를 정비하는 등 근본적인 문제해결에 집중하여야만 농촌소멸을 해결할 수 있다. 물론 최근에 5도(都) 2촌(村)이 유행하고 있다. 일주일 중 5일은 도시에서 생활하고, 주말은 농·산·어촌에서 생활한다는 의미이다. 베이비부머(1955∼1963)세대인 730만명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귀농·귀촌이 한때 유행처럼 번졌지만, 도시생활이 가지는 편리함을 잊지 못해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지자 그 다음의 트렌드가 5도 2촌이다. 5도 2촌의 장점은

  • [기고] 새로운 경기교육 '100년지대계'를 위한 기대와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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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새로운 경기교육 '100년지대계'를 위한 기대와 당부 지면기사

    임태희 교육감 잦은 조직개편'미래교육' 정책 불안과 걱정코로나 등 남긴 상처 기억하고현장 목소리 귀기울여 대변해야학령인구 급감 빠른 대처 필요필자는 1년 12달 중 3월만큼 생명력과 활기가 넘치는 시간도 없는 것 같다. 몸과 마음이 움츠렸던 겨울이 지나고 새로운 생명력이 가득한 봄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런 활기찬 생명의 기운은 새 학년이 시작되는 학교에서도 만날 수 있다. 이제 막 초등학교를 입학하는 어린 학생의 아침 등굣길과 그 자녀의 발걸음을 바라보는 학부모에겐 3월은 새로운 설렘이자 부푼 꿈 가득한 희망을 주는 시간이다.하지만 설렘과 희망의 계절인 3월에 대대적으로 시행된 경기도교육청 조직개편을 바라보는 필자의 마음에는 우려와 기대감이 교차하고 있다.흔히들 교육은 '100년지대계(100年之大計)'라고 한다. 이는 교육의 목적이 희망찬 내일을 상상하고 오늘을 힘차게 살아가게 하는 미래에 대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교육은 한 명의 학생의 삶은 물론이고 사회와 국가를 구성하고 풍요롭게 하는 힘이자 원천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교육정책은 세밀하게 준비해야 하며, 그 정책을 추진하는 경기도교육청 조직 역시 흔들림 없이 굳건하게 소임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그러나 2024년 3월 경기도교육청의 조직개편은 2022년 7월 시작한 민선 8기 임태희 교육감 취임 이후 2번째의 대대적인 조직개편이자 2023년 3월 이후 1년 만에 다시 이뤄진 조직개편이다. 이렇게 잦은 조직개편으로 100년의 미래를 바라보는 견고하고 치밀한 교육정책을 만들 수 있을지 필자는 불안과 걱정의 눈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민선 8기 임태희 교육감 교육정책의 핵심은 '미래교육'이다. 이제 미래는 더 이상 과거의 성공 사례가 반복되지 않는 시대다. 우리 아이들의 삶과 경기도의 내일을 위해 경기교육이 더 새롭고 희망찬 미래로 도약하기를 바라며 몇 가지 당부의 말을 경기도교육청에 전한다.첫째, 아직 남아 있는 아픈 상처를 기억하는 경기도교육청이 되었으면 한다.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모두의 얼굴을 뒤덮은 방역마스크는

  • [수요광장] 추억이 되지 않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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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광장] 추억이 되지 않는 사랑 지면기사

    '카사블랑카' 추억되지않는 연인을사랑의 힘으로 떠나보내는 영화라면'8월의 크리스마스' 연인품고 떠나사랑마다 기억되고 여전히 진행형도무지 추억이 되질 않는다누구에게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감동적인 영화가 몇 편쯤 있을 법하다. 수많은 명편들의 목록을 줄줄이 꺼내는 이들도 있을 것이고, 한두 작품의 디테일까지 선명하게 재현해내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내 기억에도 여럿 있겠지만 해외 경우로는 '카사블랑카', 우리 쪽으로는 '8월의 크리스마스'를 별 망설임 없이 그 사례로 든다. 1942년 작품 '카사블랑카'는 2차세계대전으로 어수선한 모로코의 카사블랑카에서 옛 연인을 리스본으로 탈출시켜 떠나보내는 한 사내의 사랑을 담았다. 피아니스트 샘이 연주하는 'As time goes by(세월은 흘러가고)'가 선연하기만 하다. 1998년 개봉된 '8월의 크리스마스'는 당시 영화계 최고 스타였던 한석규와 심은하가 주인공으로 나온 작품으로서, 사진사인 정원과 주차단속원인 다림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허진호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쓴 작품이다.정원은 소도시에서 작은 사진관을 운영하고 있다. 30대 중반의 그는 불치병으로 인해 죽음을 앞두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다림이 그의 앞에 나타난다. 그녀는 정원의 사진관 근처에서 주차단속을 하고 있다. 다림은 차츰 정원의 일상이 되어가는데, 20대 초반의 다림은 당돌하고 생기가 넘친다. 정원은 죽어가는 자신과는 달리 이제 막 삶을 시작하는 다림에게 마음이 끌린다. 그녀도 친절하고 진솔한 정원에게 마음을 둔다. 하지만 정원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에는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음을 잘 알고 있다. 그러던 중 정원이 갑자기 상태가 악화되어 병원에 실려 가고 정원의 상태를 모르는 다림은 문 닫힌 '초원사진관' 앞을 몇 번이고 서성인다. 기다리다 못한 다림은 편지를 써서 사진관 닫힌 문틈에 우겨 넣는다. 집으로 다시 돌아온 정원은 다림의 편지와 자신이 언젠가 찍어주었던 다림의 사진을 바라보면서 눈물을 떨군다. 다림은 더

  • [경인칼럼] 솔직함의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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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솔직함의 용기 지면기사

    유정복 참모 8명 출마 최종 2명 본선 참패대권꿈 호사가들 가십일뿐 '시정동력 잃어'싹조차 못틔운 임기내 마무리 공약 수두룩판단력 부재·기획력 상실 '혼종' 변함없어지난해 9월이었다. 옛 직장동료의 혼사에 참석했다가 여러 사람을 만났는데 개중에는 유정복 인천시장과 가까운 이도 있었다. "10월 말까진 다들 사직서를 내라고 하네요." 표정이 어두웠다. 아직 출사표를 던질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어쩌면 그 자리에 눌러앉고 싶은 건지도 모른다. 한달 뒤 이행숙 인천시 문화복지정무부시장, 조용균 정무수석, 손범규·박세훈 홍보특보 등 시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4명이 총선에 나간다며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렇게 시작된 '유정복 사람들'의 출마는 연말까지 쭉 이어졌다. 고주룡 시 대변인, 김세현 대외경제특보, 정승환 청년특보, 그리고 3년 임기 중 절반도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난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까지 모두 8명이나 됐다. 이웃한 경기도에서 '김동연 사람들' 중 출사표를 던진 이는 민선 8기 출범 이후 1년4개월 동안 경제부지사를 지낸 염태영 전 수원시장 단 한 명뿐인 것과 대조를 이뤘다.결과는 다 아는 바다. 그나마 경선을 통과해 본선까지 올라간 사람이 2명이었는데 모두 대패했다. 남동구갑 선거구에서 손범규 후보는 현역의원인 맹성규 후보에게 16.7%p 차로 완패했고, 신설된 서구병 선거구에 출마한 이행숙 후보 역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청년비서관 출신인 모경종 후보에게 17.97%p 차로 참패했다. 앞서 실시됐던 언론사들의 여론조사보다는 그래도 줄어든 수치가 이랬다. 잘라 말하면 처음부터 경쟁력이 없었다는 얘기다.2년 전, 유 시장이 재선에 성공한 뒤 참모진을 구성하는 과정을 지켜보던 지역의 호사가들은 유 시장이 대권을 꿈꾸는 게 아니냐고 했다. 다수의 참모가 직전 대선에서 윤석열 캠프의 크고 작은 자리를 맡았던 이력을 가진 게 도드라졌다. 대변인과 공보관을 따로 두는 것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았다. 일반적인 사안은 공무원이 공보담당관의 직책으로 맡고, 유 시장과 관련한 정무적 영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