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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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독자위 3월 모니터링 요지 지면기사
다양한 총선기획 '알권리 충족' 호평… '악성민원' 구조적 문제 함께 다뤄야 '생태가치 등 고려안한 규제완화' 잘 지적 '보호종료 자립준비청년 사각지대' 관심을'저출생'·'저출산' 용어 혼재 통일성 필요경인일보는 지난 3월 지면을 평가하는 독자위원회를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황의갑(경기대학교 교수) 위원장, 유혜련(법무법인 정직 변호사)·조용준(수원시정연구원 연구위원)·김명하(안산대학교 교수) 위원이 참여했다.위원들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경기지역 정치권 상황을 다룬 다양한 보도들에 호평을 내렸다. 황의갑 위원장은 폭넓은 여론조사 보도와 <경기도 총선 돋보기> 기획 등을 언급하며 "총선 정국 속에서 경인지역 유권자들의 알권리를 충족함과 더불어 올바른 여론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집필방향이 돋보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보도들을 홈페이지에서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어 유권자들의 알권리와 여론조성 차원에서 매우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었다"고 평했다.김명하 위원은 공약의 주요 쟁점을 다룬 <이것만은 알고 찍자> 기획에 대해 "선거를 앞두고 거대 양당의 공약을 분야별로 나누어 한눈에 보기 쉽게 정리한 기사는 유용했다"며 "발표된 공약뿐 아니라 지난 공약들의 달성도를 함께 제공한다면 이행 정도를 함께 판단할 수 있을 테고, 각 공약들이 서민 친화적인지 혹은 자본 친화적인지 등도 척도로 분석해 보면 어떨까 싶다"고 제언했다.유혜련 위원은 선거 출마 자격을 가르는 정당법의 맹점을 짚은 <지역정당은 안돼? '그런 법이 어딨어'>(3월13~15일자 1·3면 보도)에 "극단적 양당체제 상황에 대한 문제점과 지역정당의 필요성, 현 정당법에 따른 한계, 헌법소원에 대한 판결 내용을 종합적으로 취재한 기사로 선거철을 맞아 시의적절한 기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위원들은 또 <김포 공무원 사망사건> 보도에 연이어 좋은 평가를 내렸다. 유혜련 위원은 "김포 공무원 사망사건에 대한 여론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는 연속 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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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김소월과 진달래꽃 지면기사
1925년 24세때 유일한 첫 시집 출간스승 김억의 詩전문지 지원 위한것33세때 '삼수갑산' 등 많은 시 발표그해 세모에 운명 달리한 민족시인소월의 또다른 봄의 염원은 '봄바람'산그늘마다 진달래꽃이 지천으로 피었다. 진달래꽃무더기를 보고 환장할 것 같다고 말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닐 것이다. 무언가 아련하면서 뜨거운 것이 가슴속으로 올라오는 것은 진달래꽃이 유년의 꽃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산그늘 가득한 진달래꽃은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마법의 꽃이다.진달래꽃무더기를 보고 있노라면 생각나는 시인이 있다. 김소월이다. 소월 역시 진달래꽃을 보면 가슴이 먹먹했을 것이다. 그러기에 '나 보기가 역겨워/가실 때에는/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우리다//영변에 약산/진달래꽃/아름 따다/가실 길에 뿌리우리다//가시는 걸음걸음/놓인 그 꽃을/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나 보기가 역겨워/가실 때에는/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라고 노래했을 것이다. 이 시는 21세 때인 1922년에 '개벽'지에 발표되었으며 불후의 명작이다.김소월(1902~1934)의 본명은 김정식이다. 평안북도 안주군 곽산면 태생이라고 되어 있으나 실제 태어난 곳은 구성군 서산면 옥인동 외가다. 1909년인 8세에 곽산면 소재 남산학교에 입학했고 1917년 오산학교 중학부에 입학했다. 이때 교장이 조만식이었고 은사 가운데 시인 김억이 있어 그에게서 시 창작 지도를 받았다. 4월에는 일본으로 건너가 '동경상대'에 입학한다. 그러나 그해 9월에 일어난 동경 대지진으로 귀국한다. 그 후 학업을 다시 계속하지 못하고 만다. 22세 되던 1923년 3월, 배재고보를 졸업한다. 재학 중에는 교지 '배재'에 '옛 이야기' '길손' '봄바람' 등의 시와 모파상의 단편소설 '떠돌아가는 계집'을 번역 수록한다.1923년, 22세 때 '님의 노래' '길손' '봄바람'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삭주구성' 등의 시를 발표한다. 1924년, 23세 때 '신앙' '서로 믿음' '밭고랑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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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대형여객선 해결에 대한 단상 지면기사
사랑하는 가족이 죽어도 잦은 여객선 결항으로 장례식조차 참석하지 못하는 것이 '서해3도' 주민의 서글픈 삶이다.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민간선사 재원 투자로 백령항로를 운영하는 선박이 아니다. 인천시나 옹진군, 정부가 재원을 투자해 건조한 여객선을 국가 또는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거나 공기업에 위탁해 운영해 달라는 것이다. 신규 선박에 대한 재원 투자가 어려우면 10년 미만 중고 선박이라도 투입해야 한다.정부는 2021년 해상교통수단인 여객선을 대중교통에 포함시켜 공영제로 운영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기대한 만큼의 효과는 없었다. 정부, 지자체가 만든 여객선을 백령항로에 투입하려면 인천~백령 항로를 국가 항로로 지정받을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이 방법만이 여객선 완전공영제를 실현할 수 있다.또 백령항로에 정부 지원금으로 만든 대형여객선을 투입하려면 차별화된 정책과 명분이 필요하다. 그 해답은 '서해5도지원특별법'을 활용한 조례 개정을 거치는 데 있다. 이와관련 서해3도 이동권리추진위원회에서는 수차례 지역 국회의원과 인천시, 인천지방해양수산청 등에 제안했다. 모두 조례 개정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했다.지난 3월 유정복 인천시장은 백령도를 방문해 백령항로 대형여객선 9차 공모에도 응모 선사가 없으면 시에서 여객선을 건조하겠다고 했다. 재선에 성공한 배준영(중구강화군옹진군) 의원도 백령항로 대형여객선 문제를 꼭 해결하겠다고 주민과 약속했다.3천t급 대형여객선 건조에는 700억~800억원 정도가 든다고 한다. 건조 기간은 3년 정도라고 한다. 지난 2년여 간 대형여객선 공백으로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경제 활동에 제약을 받았다. 건조기간 임시로 운항가능한 여객선 투입도 고려해야 한다. 서해3도의 1년 중 여객선 결항일수는 3개월가량 된다. 북한의 도발 등으로 관광객이 크게 감소해 경제적 여건이 매우 좋지 않다.서해3도 주민에게 대형여객선은 생명과도 같다. 희망을 품고 살아가도록 인천시, 옹진군 그리고 지역 국회의원의 책임 있는 해결책이 절실하다./심효신 서해3도이동권리추진위원장심효신 서해3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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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talk)!세상] "그걸요? 제가요? 왜요?" 지면기사
구성원 동기 미유발시 '3요' 질문주제 불명확한 일 거부·회피 생각업무·관계적 측면 신뢰 미형성 함의가시적 보상 내포, 관심 표현일수도답 제시땐 강력한 원동력으로리더는 구성원들이 던지는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른바 "그걸요?", "제가요?", "왜요?"라는 질문이다. 요즘에는 '3요'라고도 한다. 리더가 구성원들로부터 이와 같은 질문들을 받게 된다면 불쾌한 감정이나 말을 쏟아낼 것이 아니다. 오히려 구성원들의 동기가 유발되지 않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제아무리 중요한 일이라고 할지라도 동기유발이 안되면 그 일에 대한 의미를 찾지 못하는 것은 물론, 재미도 없고 결과도 변변치 않게 된다.이런 측면에서 '3요'는 리더가 눈여겨봐야 할 질문이다. 먼저 "그걸요?"라는 질문은 주제의 명확성(明確性)에 해당된다. 이와 같은 질문을 한다는 것은 그 일을 하기 싫어서일 수도 있지만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질문에 답변하기 어렵거나 힘들다고 생각한다면 자신이 생각하는 구체적인 결과물이나 기대하는 이미지가 무엇인지에 대해 스스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결과물을 시각화해보는 시도도 필요하다.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애매모호한 일이나 주제라고 생각된다면 거부하거나 회피하고 싶은 생각이 먼저 들기 때문이다.다음으로 "제가요?"라는 질문은 대상의 적합성(適合性)에 해당된다. 이러한 질문이 나오는 이유는 업무적·관계적 측면에서 리더와 구성원 사이에 신뢰가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같은 질문이 나온다면 상대방의 역량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아울러 상대방이 처해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살펴봐야 한다. 지금 내가 어떤 상황인지 알고는 있는지 또는 어떤 측면에서 내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등과 같은 함의를 지닌 질문이기 때문이다.마지막으로 "왜요?"라는 질문은 일의 목적성(目的性)과 관계가 있다. 이 질문은 중요한 질문이다. 핵심을 찌르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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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왕이 된 오리(권력과 리더십) 지면기사
총선때 정당 지도층 리더십 아쉬워우화에서 어설프게 왕 추대된 오리동물들 틈 눈치만보다 비참한 최후책임 없이 일방 명령땐 잇단 불화만카리스마보단 조언 종합때 더 합리적전쟁과도 같은 치열했던 22대 총선과정이 끝났다. 되돌아보면 역시 정당들의 지도층의 리더십 문제가 아쉬움으로 남는다.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민생경제 개선에 대한 정책 경쟁보다는 표를 얻기 위해 서로를 헐뜯고 상대를 생채기 내기 위한 싸움에만 혈안이다 보니 국민에게는 볼썽사납고 천박한 모습만 남기고 사라졌다. 정치에 대한 불신과 혐오, 무관심만 남는다.정치란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일련의 활동이라고 사전적으로 정의되는데, 이 과정에서 정치 리더들의 올바른 가치관과 리더십이 요구된다. 이솝우화 하나를 소개해 본다. 옛날 숲에서 동물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해 줄 왕을 뽑기로 하였다. 이 소식이 온 숲에 전해지자 사자, 독수리, 악어가 후보로 나왔다. 각자 자기들이 왕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힘겨루기를 한다. 이때 갑자기 오리가 나타나서 "땅과 하늘 그리고 물에서도 살 수 있는 동물이 왕이 되어야 해"라고 외쳤고, 동물들은 "세상에 그런 동물이 있다면 당연히 그가 왕이 돼야지"라며 모두의 찬성으로 오리를 왕으로 추대하였다. 그리하여 달릴 수 있고 날 수 있으며 헤엄도 치는 오리가 왕이 되었다. 두루 원만한 결정 같아 보이지만 오리는 사자, 독수리, 악어를 만나면 상대가 되지 않을뿐더러 어설픈 능력으로 왕의 욕심을 냈지만 거친 동물들 사이에서 눈치만 보다가 결국에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고 만다.훌륭한 리더의 선택도, 훌륭한 리더십의 발휘도 어려운 일이다. 리더십과 권력은 동전의 앞뒤와 같아 쉽게 혼돈한다. 리더가 책임은 지지 않고 일방적 지시와 명령에만 의존한 권력을 행사한다면 구성원과 리더와의 괴리감, 소외감으로 불화가 끊이질 않고, 조직문화는 저질화, 경직화되고 불안감과 공포감으로 업무성과의 소극화를 초래한다. 화무십일홍, 예쁜 꽃도 열흘이면 시든다. 옛 속담 '정승 집의 개가 죽으면 문상객이 들끓어도 막상 정승이 죽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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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여당 참패는 반정치의 부메랑이다 지면기사
尹, 집권후 잇단 참사 '대처 미흡' 국민 분노사법기관 과잉정치화… 결국 정치실종 불러韓 선거전략도 집권당 대안 대신 포퓰리즘與, 정치회복 못하면 내부로부터 붕괴 파국총선이 끝났다. 결과는 더불어민주당과 범야권 192석, 국민의힘 108석으로 집권 여당 최악의 참패로 끝났다. 여당이 개헌 저지선을 가까스로 지킨 참패는 역대 초유의 사건이다. 여당의 참패는 곧 민주당의 압승이라 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대부분 국힘당의 참패를 말한다. 대통령의 '대파' 발언이 선거판을 흔들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현상론이다. 대파발언이 물가고와 경제정책 실패를 환기하는 도화선이 되었을 수는 있겠지만 해프닝에 불과했다.여당의 참패는 예고된 결과였다.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과 출국, 황상무 전 시민사회 수석의 식칼 테러 위협 등의 사건도 하나의 이슈였을 뿐 본질적이라 할 수 없다. 물밑 여론을 본다면 윤석열 정부의 국정수행에 대한 낮은 지지율, 불경기, 그리고 김건희 여사 리스크가 있었다. 그렇다고 공천과정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도 내지도 못했으니 이길 수 없는 선거였음이 분명하다. 집권 이후 연이어 발생한 이태원 참사,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 해병대 1사단 채상병 사망사고 등을 생각해보라. 국민 생명과 안전과 관련된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도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한 국민적 실망과 분노는 계속 누적되고 있는 상태였다.더 근본적인 것은 정치의 실종이다. 정치는 사법화하고 사법기관이 과잉 정치화하는 반정치 현상이다. 야당지도자나 비판세력은 모두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고 비난하는 것으로 정치를 대신했다. 항간에는 '검찰 캐비닛'이 정치를 대신하고 있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 엄정한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는 감사원과 같은 사정기관도 정치로 오염되고 있어 국가기구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부메랑이 되고 있다. 범죄혐의자를 찾아 기소하고 피의자가 유죄임을 법정에서 증명하는 역할로 살아온 특수부 검사로서 의회민주주의의 가치를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집권한 탓일 수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집권여당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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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유채꽃과 우장춘 지면기사
지난 13일부터 5일 동안 평택시농업기술센터 앞마당에서 평택꽃나들이 축제가 열렸다. 10㏊가 넘는 꽃밭에 튤립, 철쭉 등이 있고 그 옆에 유채꽃밭도 있다. 노란 유채꽃을 보며 우장춘 박사를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지난 8일이 우장춘 박사 탄신 126주년이었다. 인공지능 시대에 철 지난 농학자를 떠올리는 이유는 우리가 그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많기 때문이다.명성황후 시해에 가담했던 조선군 훈련대 제2대 대장 우범선은 일본으로 도망친 뒤 사카이 나카와 결혼해 1898년에 우장춘을 낳았다. 우장춘이 여섯살 때, 우범선은 고종이 보낸 밀사 고영근 등에게 살해당했다.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혼혈아로 살아온 우장춘은 도쿄제국대학 농학부를 졸업한 뒤 일본 농림성 농사시험장에 들어가 세계적 육종학자로 성장했다.그는 1936년 '종의 합성'으로 도쿄제국대학 농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당시엔 다윈의 '종의 기원'이 정설이었다. 종(種)이란 생긴 모양이 비슷하고, 교배했을 때 같은 품종이 나와야 했다. 이에 펑퍼짐한 배추와 속이 꽉 찬 양배추는 같은 종이 아니라 교배가 불가하다. 그러나 우 박사는 염색체 10개인 배추와 염색체 9개인 양배추를 교배해 염색체 19개인 유채를 만들 수 있음을 증명했다. 서로 다른 두 종을 교배해 새로운 종을 만든 것이다.생명공학의 게놈 분석을 응용한 그의 이론은 유채, 피튜니아, 무, 배추, 양배추 등에 적용돼 우량 품종을 대량 생산하는 길을 열었다. 해당 논문 발표 이후 교과서에 있는 다윈의 '종의 기원'이 '종의 합성'이 됐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다양성, 다원화의 기틀이 우 박사의 논문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우 박사를 알면 그의 업적이 보인다. 평택꽃나들이 축제에서 노랗게 흔들리는 유채꽃을 보면서 우장춘 박사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는 것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당연한 마음가짐이다./성제훈 경기도 농업기술원장성제훈 경기도 농업기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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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금 히포크라테스와 나이팅게일 선서가 주는 교훈 지면기사
의료현장 비어가는 불행한 현실의사없는 병동 간호사들 발동동배워온 봉사·희생정신 대처 당혹 정부·의사 갈등 국민 근심 깊어져'환자' 두고 그 누구도 싸워선 안돼현직에 있는 후배 의료인이나 간호사가 된 제자에게서 듣는 지금의 의료현장 소식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걱정이 깊어만 간다. 이제는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조차 모를 만큼 극으로 치닫는 갈등에 피로감마저 느낀다.새삼 간호대 학생이 임상실습을 나가기 전에 하는 '나이팅게일 선서'가 떠올랐다. 나이팅게일 선서의 원문을 보면 'calling'이란 말이 나온다. '부름을 받들어' 정도의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우리말 '사명'과도 뜻이 통한다.간호사는 나이팅게일 선서를 통해 고귀한 부름에 응해 선택받은 자로서 그 사명감을 가슴에 새기고 헌신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생명을 지키는 일에 종사한다는 것은 이처럼 숭고한 책임과 의무를 지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원래 초기 나이팅게일 선서는 의사들이 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참고했다. 나중에 개정을 거치며 의사의 조력자로서 역할도 명시되게 됐다. 조력자의 권한과 역할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지만, 의료 현장에서 손발을 맞춰야 할 필연적 파트너 관계임은 틀림없다.나이팅게일 선서를 할 때 두 손으로 촛불을 떠받치는데 촛불은 어둠을 비추는 봉사와 희생정신 등을 상징한다. 조용히 타오르는 촛불을 바라보고 있으니 저절로 숙연해지며 겸허해지는 감정을 느꼈던 기억이 있다.불행히도 지금 의료현장은 비어가고 있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했던 이들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그들의 사정도 모르는 바 아니다.문제는 돌봐야 할 환자들은 그곳에 남아 있다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환자들이 발생하고 있고 그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그들의 조력자인 간호사들은 의료현장에 남아 나이팅게일 선서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불명확한 조력자의 역할일 뿐이다.지난 코로나19 시기 많은 간호사가 환자 곁에서 쓰러졌다. 감당할 수 없는 업무 폭증에 의료현장은 사투의 현장이었다. 그래도 손발을 맞춰 끝내 버텨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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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서로를 생각할 때 지면기사
총선, 우리 아닌 함께하는 승리여야이념적 분열 구호 권력자 외침일뿐경제 살리려면 머리 맞대는게 현명당선인, 위선·탐욕 버리는 전제조건상대를 진정한 파트너로 생각해야총선이 끝났음에도 오늘 유독 생각나는 그림이 있는데 중세와 근세의 전환기라 할 수 있는 르네상스 시절의 플랑드르 농민 화가 피터르 브뤼헐(Pieter Bruegel, 1528~1569)의 작품 '사육제와 사순절의 싸움'(1559년 작)이다.이 작품은 부활 이전 예수의 고통을 기리기 위해 절식과 고기를 먹지 않는 전통의 '사순절'(Lent)과 인간에게 주는 부활의 기쁨이라는 의미의 '사육제'(Carnival)의 모습을 대비시키면서, 부활의 진정한 의미가 퇴색되고 형식화된 지배계층의 위선(사순절)과 이기적 탐욕(사육제)을 주제로 삼고 그렸기 때문이다. 감추어진 위선과 탐욕을 비판하고 그들로부터 소외된 빈자(貧者)의 힘든 모습을 대비,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 이 그림에서 화가는 소위 예수의 진정한 부활의 의미는 사라지고 오직 인간들이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이용하는 모습을 경고하고 있다.브뤼헐이 지적한 인간의 이중적 모습은 420년이 지난 지금도 별로 변한 것이 없는 듯하다. 뜨거웠던 총선의 두 거대 정당의 목소리는 똑같이 국민을 위한다고 외치지만 이면(裏面)에는 마치 '사순절과 사육제의 싸움'에 나타난 위선과 탐욕의 이중성이 있고, 오직 자신들을 위한 권력 쟁취만이 있지 않나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이들의 이중적 모습은 중세의 사순절 기간 육류제품 금식 여파로 동물성 지방의 섭취도 금지해 버터, 치즈나 우유 같은 것도 못 먹게 할 때 교회(루앙 대성당)는 예외적으로 일부 부자들에게 이들 제품의 섭취권(攝取權)을 판매하여 막대한 이익을 챙긴 이중성이 오늘 이들 국회의원의 행동과 겹치는 것은 나만의 과한 생각일까?이번 총선에 나타난 민의(民意)는 부패하여 자식을 위한 편법적 재산증식, 검사 전관예우 그리고 입학 서류 조작보다 더 무서운 집권당 세력 자신의 도덕 불감증에 국민이 외면한 결과로 보인다. 총선은 끝나지만 국민은 국회의원 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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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상] 1인가구, 우리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할 때 지면기사
'1인가구 지원' 법적 준비 마친 미추홀구고독사 예방 게이트키퍼 상점 60곳 지정복지관 유휴공간에 커뮤니티 시설 조성은둔·고립청년 지원가 양성과정도 운영지난 3월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60대 남성이 사망한 지 열흘이 지난 후에 발견됐다. 공과금조차 못 낼 정도로 어려운 형편이었지만 주변의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저출산과 고령화로 인구 감소 문제가 대두되는 가운데 은둔 및 고립 1인가구의 증가와 고독사는 최근 새로운 사회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고독사가 국내 문제로 거론된 것은 2006년 무렵이었다. 혼자 사는 노인이 사망 후 한참 지나서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노인의 고독사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했다. 이후 노인 맞춤 돌봄서비스, 사랑의 안심폰 운영 등 노인의 고독사를 예방하는 다양한 복지 서비스가 만들어졌다. 이때만 해도 고독사는 노인만의 문제로 인식됐다.미추홀구는 지난 2022년 11월에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고독사 예방 및 사회적 고립가구 지원에 관한 조례'를, 2023년 5월에는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사회적 고립청년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사회적으로 고립된 1인가구 지원을 위한 법적 준비를 마쳤다.지난해 미추홀구는 고독사를 예방하고 살고 싶은 미추홀구를 만들자는 목표로 '중년 1인가구 생활실태 전수조사'를 했다. 고독사 발생이 가장 많은 연령대인 50~65세 미만의 1인가구 2만1천176가구가 그 대상이다. 조사 결과 고독사 위험군 4천323가구를 발굴했고, 그 중에서도 사회적 고립도와 가구 취약성 등이 높은 1천104가구를 고위험군으로 분류했다. 자살 위험도가 높은 고위험군 가구는 방문조사를 통해 안부를 묻고 상담을 통해 공적서비스를 신청하도록 했다. 미추홀구는 조사기간 중 긴급하게 지원이 필요하다고 파악한 가구를 합쳐 총 1천194가구를 지원했다.올해 미추홀구는 '제2기 고독사 예방 시행계획'을 추진한다. 지난해 조사에서 미응답한 중년 1인가구 4천121가구를 포함해 지난 3월22일부터 재조사를 하고 있다. 특히 대상 연령대를 40~50세 미만까지 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