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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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아고라] 선거와 민심 그리고 언론정치와 지도자 지면기사
정치인은 선거에서 민심에 굽히고민심은 평시 평가를 선거에 반영언론은 국민이 보는 눈 대변하고지도자에 전하며 행위 감시 역할지도자는 민의 헤아릴 수 있어야선거 전후 정치인과 언론은 민심을 특히 강조한다. 평시 지도부와 정당의 국정운영은 야당과 재야 지도자들의 공격으로 언론을 통해 법과 정의라는 주제로 국민의 관심을 끈다. 정치의 목적이 정권에 있고 정치인의 야욕은 선거에서 민심에 굽히지만, 민심은 평시 누적된 평가를 선거에 반영하는 것이다. 선거는 민심의 바람을 타거나 평시 민심의 결과다. 국민의 요구도 행복하게 살 권리를 목적으로 하기에 정부는 항상 공격대상이 된다. 야당이 잘해 이기는 것이 아니라 정부에 대한 불만이 재야로 표가 가는 이치다.이 과정에서 언론과 SNS라는 공적·사적 매체는 다양한 시각으로 국민에게 전달되어 국민의 가치관과 사고는 더욱 복잡하게 된다. 유권자는 자극적인 영화나 연속극을 보는 것 이상으로 현실 정치과정을 보며 선거를 통해 의지를 표현한다. 이 과정에서 사실을 보도하거나 현상을 가공하기도 하는 언론도 대중의 인기를 기반으로 생존하는 것이다. 이처럼 정치인도 국민 지지를 기반으로 권력의 정당성을 얻는다. 자유세계에서 언론자유가 강제되면 정부는 독재의 길로 들어서고 언론은 돌아서며 민중은 정부에 반하는 쪽에 선다. 언론은 항상 정치와 사회 그리고 민심에 귀 기울인다. 그래서 정치가는 항상 국민과 사회를 보는데 언론이란 거울도 살펴야 한다. 언론은 국민이 보는 눈을 대변해 주기도 하며 반대로 이를 일부 주도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언론이 생존하는 이유는 국민의 관심에 중점을 두기 때문이다. 간접 민주주의에서 국민과 행정부 그리고 정치인의 상호작용을 보고 민심을 파악하며 생존하는 것이 언론이다. 정치인이 언론을 잘 파악하면 민심과 국정과제를 잘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언론은 정의와 비판을 생존의 동력으로 활용하기에 집권당과 지도자에는 인색하다. 그렇다고 이를 멀리해서는 안 된다. 언론은 국민의 뜻을 지도자에 전하며 그 행위를 감시하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과거 신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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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의정(醫政) 갈등 지혜로 풀자 지면기사
정부·의료계·대학, 각각 다른 셈 갈등 지속밥그릇 타령만 한다고 치부한다면 더 대립'응급실 뺑뺑이' 등 피해 고스란히 국민 몫정치, 상대방 입장서… 의료, 기득권 양보를의과대학 정원 2천명 확대 발표로 불거진 정부와 의사단체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이슈에 밀리고 해결될 줄 기대했지만, 불씨는 여전히 확산하고 있다. 서로 주장이 팽팽해 합의도, 조정도, 중재도 이뤄지지 않는 형국이다. 결론은 정부와 의료계, 대학이 각각 다른 셈을 하기 때문이다. 산은 하나인데 접근하는 길이 각각 다르다.의정(醫政) 갈등을 해결하는 것은 지혜다. 겉으로 드러난 것이 아니라 본질을 보라는 것이 지혜의 요체이고 갈등 해결의 열쇠다. 이번 문제도 그렇다. 의사 수 부족 문제와 배치의 문제가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한쪽에서는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다른 한쪽에서는 의료비 증가나 과연 교육이 가능한가를 따지고 있다. 둘 다 맞는 소리다. 정부는 정부대로 의료계는 의료계대로 서로의 존재 목적에 충실하고 있다는 것이다.정치는 공익과 사익, 경제적 이익이나 국민의 권리를 권력자들이 권위적으로 분배하는 행위다. 그러나 그 분배 방법과 절차에 있어서는 지도자의 역량, 집권 세력의 능력에 따라 달라진다.어느 외국에서는 유치원 하나를 짓는 데 3년이 걸렸다고 한다. 수십 번 이상 회의를 여는 등 주민 의견을 모아 설계하는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다. 유치원 건물은 지금 그 도시는 물론 전국의 모델이 됐다고 한다. 또 140년째 보수 공사를 하는 성당도 있다. 우리에게는 가당치 않은 시간 낭비일까. 정치인은 임기 내에 무언가를 해 놓아야 일한 줄 안다. 조급증에 걸려 필요한 절차나 의견 수렴은 줄이거나 생략한다. 절대 공기(공사기간)를 맞추려면 그 선행 단계를 단축시켜야 하기 때문이다.명장이나 명품이 하루아침에 나오는 게 아니다. 명품 정책 또한 같다. 국민 건강과 복지에 관련한 정책이 공론화되지 않은 밀실에서 결정될 때 명품 정책은커녕 사회적 갈등만 초래할 뿐이다.뜬금없는 소리이지만 동양화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여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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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푸바오가 남긴 것 지면기사
힘들때 위안·웃음 준 그리움 대상관심·사랑 넘어 중요한 메시지 줘국회의원 당선인들에 바라건대특권 포기·법 잣대 수용 선언을더 나은 미래 열어줄 정치인 바라 혼돈 속 선거는 끝났지만, 아직도 씁쓸함이 남아 있다. 비방은 여전하였고 정책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사실이 규명되기 전 당락이 결정되는 것도 난감한 일이었다.정치는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사람이 한다는데 여건이 무엇인지는 알 듯도 했다. 인간적 도덕성이니, 전문가로서의 역량이니, 지도자로서의 덕목 같은 것은 꼭 필요한 조건이 아님도 확인하였다.선거기간, 그나마 위안은 피어나는 봄꽃과 푸바오였는데 어느덧 봄꽃은 지고 푸바오는 떠나갔다.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던 시절, 우리에게 찾아온 '푸바오'는 단순한 동물이 아닌 행복의 상징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자연 번식에 성공한 사례였기에 더욱 세간의 관심 대상이 되었다.'푸공주', '푸뚠뚠', '뚠빵이' 등 온갖 애칭으로 불리며 푸바오는 온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에버랜드 동물원 유튜브 동영상의 누적 조회 수가 5억 회에 달하였으며, 첫돌을 기념하여 발행된 책은 15만 부가 판매되었단다.한국을 떠나기 전 이별을 앞두고 방영된 프로그램은 71만 뷰였으며 댓글은 무려 3천300여 개에 달했다고 하니 푸바오에 대한 열렬한 관심을 보여주는 지표이다.이렇듯 전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행복을 주는 보물' 푸바오(福寶)는 한국에서 1천354일간의 생활을 마치고 부모의 나라 중국으로 갔다. 푸바오의 중국 귀환은 이미 양국의 협약을 통하여 예정된 것이었다.그래도 한국인들의 요구로 한국 땅을 밟았다가 버려진 동물들에 비한다면 푸바오는 행운아였다. 천덕꾸러기가 되어 버려진 이주 동물들이 한국에 다수가 존재한다.말하자면 파양되어 버려진 셈이다. 황소개구리도, 꽃사슴도 뉴트리아도 필요 때문에 수입되었지만,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버려진 것들이다.그렇게 보면 버려진 동물들이 측은하기도 하다. 한국산으로 미국에서 생태교란종이 되어 퇴치대상이 된 가물치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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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대의 '대사 한 줄로 읽는 연극'] 땅도 안 나눠준다는데… 지면기사
희곡 무대화한 연극 작품 '고목'해방직후 1946년 역동적 배경 '농지개혁' 평등지권 실현 사건지금은 물·바람·햇빛 사고 팔아누구 소유 잊지않고 다른 규칙 중요연극 '고목'(함세덕 작, 전인철 연출, 3월26~31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은 함세덕이 1947년에 발표한 희곡을 무대화한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사실적 재현에 반하는 여러 장치를 활용하였다. 배우의 동선을 개방하여 무대를 객석까지 확장하거나 마이크를 사용하여 사건을 중개하는 기법을 도입했다. 연기 또한 몰입과 이완의 거리두기를 통해 서사극의 효과를 살렸다.연극은 해방 직후인 1946년이 배경이다. 해방을 맞이한 지 일 년이 안 된 시점이다. 해방공간으로 불리기도 한 이 시기는 우리 사회가 가장 역동적으로 변동하던 때이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의 틀과 규칙을 설계하는 정치의 계절이기도 했다. 비록 미국의 직업 군인이 통치하는 미군정의 시기이기는 했으나 해방은 식민시기에 억눌렸던 민중의 열망이 분출하던 시기였다.그중에서도 토지개혁이 단연 최고의 관심사 중 하나였다. 북한이 1946년 3월, 3개월만에 전격적으로 토지개혁을 단행함에 따라 남한의 미군정 또한 그에 대응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연극에서는 오각하(이승만)의 연설 장면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삼십 년만의 폭우로 인한 재난을 수습하는 와중에도 오각하의 연설을 들으러 수많은 군중이 모여드는 상황이다. 오늘 오각하가 발표하는 내용에 따라 저마다의 처지가 달라질 수 있다. 주인공인 거복은 오각하가 있는 한 북한과 같은 무상몰수 무상분배는 당연히 있을 수 없다고 굳게 믿고 있다. 그는 정미소, 전당포, 그리고 농장을 운영하는 대지주이다. 반면 맹첨지와 막봉이는 처지가 다르다. 맹첨지는 거복의 노복이고, 막봉이는 거복의 소작인이다."나눠는 주되 돈을 받고서 나눠준다고 하십디다." 맹첨지가 전하는 오각하의 입장이다. 이 한마디에 연설을 듣고 있던 군중의 한 무리가 빠지고 만다. 그 무리에 막봉이도 있다. 연설장에 가기 전에 그렇게도 기세가 등등했던 막봉이가 아니던가. "아, 지금이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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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우리라는 착각 지면기사
어릴적 '단일민족국가' 교육 받아품넓은 '우리' 진짜 의미 잊고 살아다양한 사람 여행 기쁜표정 다 닮아산속 나무들 잎·줄기·꽃 다르지만물러나 보면 다를게 없는 숲이다출근 시간보다 조금 일찍 나가서 창이 넓은 승객 쉼터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출근 인파가 몰리기 전에 좀 서둘러 출근하면 공항철도에서 앉을 확률이 올라가기 때문이고, 피곤에 지친 퇴근 후의 밤보다는 자고 일어난 아침이 더 맑은 정신으로 책이 잘 읽히지 않겠는가 하는 심산이었다.아침 해는 진작에 솟았고 창밖으로는 드문드문 승객들을 기다리는 비행기들이 보인다. 그리고 여행객들은 각자 색색의 여행가방을 들고 기대감에 들뜬 표정으로 분주히 공항을 오간다. 국제공항임을 증명하듯 외국인의 비율이 매우 높다. 국적도 인종도 다양하여 평생 봤을 외국인들의 수보다도 많은 외국인들을 매일 만나고 있다.어떤 사연을 품고 이곳에 왔을까, 어떤 곳에서 어떤 경로로 어떻게 여기에 오게 되었을까, 상상을 하며 그들의 스쳐지나가는 얼굴을 보면 당연하게도 모두가 너무나 다르게 생겼다. 다양한 피부색, 다양한 얼굴 그리고 그들이 대화할 때 들리는 다양한 언어.그런 혼재된 풍경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노라면 문득 이곳이 낯선 생태계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간이라는 동일한 종들이 모여있는 것이 아닌, 모두가 다른 개개의 종들이 모여있다는 생각.외국인을 처음 본 것은 일곱 살 때쯤이었던 것 같다. 부모님 손을 잡고 어린이 대공원에 놀러 갔다가 처음 외국인을 만났다. 물론 TV에서 종종 외국인을 보았지만 실제로 대면한 것은 처음이었다. 피부색도 눈동자색도 다른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때 내 세계에서 외국인이란 영화에서나 나오는 사람이었다. 게다가 TV 영화에서 나오는 외국인들의 대사는 모두 더빙으로 녹음되어 우리말을 쓰고 있었다.우리 민족, 우리나라, 우리말, 우리라는 말엔 좀 묘한 구석이 있다. 어릴 때는 이 단어를, 남들을 배제할 때 자주 썼던 것 같다. 이건 우리 거야, 여긴 우리 집이야, 여긴 우리 학교야.하지만 뜻을 되새겨보면 우리라는 말은 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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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새로운 트렌드 '만학'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지면기사
'100세 시대' 교육여건 더 좋아져새로운 생존의 길 '평생교육'정부·지자체·대학, 더 확대해야일상 파고들고 많은 사람 갈망'만학' 용어 사라질 날 머지않아올해 초 92세의 나이에 박사학위를 취득해 국내에서 화제가 된 한 여성에 관한 보도를 보고 많은 생각에 잠겼다. 화제의 주인공은 박사학위 취득에 그치지 않고 책까지 펴내 독자들과 만나는 행사까지 여는 열정을 보였다.그는 고령화 시대 우리 사회의 많은 고령자에게 용기와 영감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에 산업화의 물결이 일던 1961년 대학을 졸업해 그로부터 무려 63년만에 이뤄낸 기적과 같은 성공담이 아닐 수 없다.그런데 이런 기적 같은 일은 시작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100세 시대'를 맞아 우리 사회에 이제 만학을 위한 교육 여건은 갈수록 나아지고 있다. 평생직장이 사라진 지금, 40·50대 중년이 대학에 재입학해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일은 흔한 일이다.과거 한때 만학은 여러 사정으로 배움의 때를 놓쳐 늦은 나이에 배움을 이어가는 것으로 인식되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만학도는 흔치 않았으며, 만학도로 불리는 것을 다소 창피하게 여기거나 이를 희화화하던 일도 더러 있었다.이는 평생교육이 활성화되기 훨씬 이전의 일이다. 지금은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사정이 변했다. 급변하는 시대에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평생교육이 필수인 시대를 살고 있다.지금의 대학을 돌아보면 40·50대 중년은 말할 것도 없고 60·70대 베이비붐 세대를 위한 강좌가 넘쳐나고 있다. 그야말로 대학 캠퍼스가 만인을 위한 배움터가 된 셈이다. 대학을 가리켜 '상아탑'이라 부르며 추켜세우던 시절은 지났다.이런 변화는 국가나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현상이란 건 말할 나위 없다. 국가나 지자체가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만학을 장려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중년이나 노령자가 평생교육을 통해 새 일자리를 얻는다면 인구감소 시대 이들은 여전히 사회에서 생산인구로 남을 수 있다. 어쩌면 앞으로 이런 사이클은 당연시될지 모른다.대학은 지금 이를 대비해 체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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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 눈물이 사는 살구나무 언덕 지면기사
정의·포근한 공정·아름다운 자유 보이지않아시골마을 새벽 찬란한 봄날이 괴롭습니다'혁신, 끝없는 착오 결론짓는 일' 그게 정치화사한 꽃 피우며 어김없는 새아침 가져와새벽입니다. 늦게 자도 일찍 자도 나는 늘 이 시간 부근에서 눈이 떠집니다. 언젠가부터 나의 잠은 이런 자연이 되었습니다. 온 세상에 어둠이 가득합니다. 나는 손으로 어둠을 만져 봅니다. 어둠이 부드럽고 편안합니다. 어둠 속에서 눈이 맑아집니다. 내가, 내게 몸을 움직이자고 합니다.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그때 문득 이 말이 떠올랐습니다. 나도 몰래 깜짝 놀라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적개심', 이 말이 왜 이때 불쑥 솟아났는지, 느닷없는 이 말이 불러일으키는 수많은 생각들이, 우리의 역사 속의 기억과 상처들이, 훼손된 민족적 자존심과 인간의 존엄, 내 짧은 삶의 흔적들이 함께 섞이며 소용돌이가 되었습니다. 겁이 났습니다. 나도 이 말이 시키는 대로 일을 저지르며 살았던 것입니다. 적개심으로 일어났던, 일어나고 있는, 일어날 일들이 생각나, 그 일들이 나의 현실이 되어 금방 내가 가난해졌습니다. 혐오, 증오, 적개심, 이런 삶의 끝에 다다른 막말들이 내 일상을 포위하고 있습니다.때로 나는 '이 나라'가 싫어질 때가 다 있습니다. 내가 태어나 자라 살고 있는 이 작은 마을도 떠나지 못하고 사는 내가 우리나라를 두고 '이 나라'란 말이 내 입에서 나오다니, 내가 싫어지고, 싫어지고, 정말 싫어집니다. 선하고 따듯하고 다정다감한 말들이 사라진 자리에 적개심과 적대적이라는 말이 우리의 일상을 살벌하게 지배하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공격과 방어와 모면으로 교육된 우리들이 자세와 표정에서는 정의도, 평화도, 포근한 공정과 아름다운 자유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내가 사는 우리나라를 '이 나라'라고 하는 절망적인 말을 하기 싫습니다. 이렇게 서로 부대끼며 사는 게 인생 아니냐고 하는 삶의 근본적인 질문이 지금은 통하지 않습니다.나는 이따금 정의로운 바람을 맞이하러 사람이 살지 않은 우리 동네 서쪽 밤나무 숲으로 갑니다. 영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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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상] 장봉도~모도 연도교 건설은 더 이상 늦출수 없다 지면기사
내년 완공될 영종도~신도 잇는 거대 교량북도면 호재 속 유일 웃지 못하는 '장봉도'경제성 부족 문제 '모도 연결' 세차례 좌절'섬~섬 사업'에 가장 적합… 신속추진 기대요즘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와 옹진군 북도면의 신도 사이에는 거대한 교량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서해남북평화도로 1단계 구간 중 영종도와 신도를 연결하는 가칭 신도대교가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한창 건설 중인 것이다. 이 다리는 북도면 주민들의 오랜 숙원이었으며 개통되면 북도면의 비약적 발전을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같은 북도면이면서도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섬이 있다. 바로 천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장봉도다.북도면은 크게 신도, 시도, 모도, 장봉도 4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중 신도, 시도, 모도 3개의 섬은 각각 연도교로 연결돼 있다. 그러나 장봉도는 3개의 섬과 연결되어 있지 않다. 가칭 신도대교가 완공되어도 연륙의 효과를 볼 수 없는 것이다.장봉도와 모도를 연결하는 교량의 건설계획은 서해남북평화도로 건설의 일환인 신도대교 건설보다 일찍 확정돼 있었다. 2011년 7월 접경지역 발전종합계획(2021~2025)에 총연장 1.8㎞의 2차선 도로로 장봉도~모도 연도교 건설계획이 반영됐으나, 2017·2019·2023년 세 차례에 걸쳐 실시된 사전타당성조사용역 결과 비용대비편익값이 1에 미치지 못해 사업이 추진되지 못했다. 경제성은 사업추진 여부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돼야 할 부분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접경지역인 장봉도~모도 연도교 건설에도 이러한 경제논리가 적용돼야 하는 것일까?장봉도 인근 영종도에는 세계적인 공항인 인천국제공항이 자리잡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은 12년 연속 세계공항서비스 평가에서 최고공항으로도 선정될 만큼 세계적인 공항이다. 또한 공항 건설과 운영으로 수많은 일자리를 직접적으로 창출하고 반도체와 같은 고부가가치 수출품의 수송에도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등 우리나라 경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그러나 우리사회는 이런 화려한 이면에 공항소음피해로 고통 받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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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talk)!세상] 경복궁 경회루(慶會樓) 누가 만들었을까? 지면기사
이른 아침 일 마친뒤 경복궁 산책강녕전 지나 경회루에 멈춘 발길사신 접대하던 공간 '궁궐내 백미'1m 기울어진 바닥 덕에 배수 탁월8개월간 완공시킨 주인공 '박자청'이 산 저 산 봄꽃 만개한 봄날, 이른 아침 일을 마친 후 걷는다. 진달래꽃 개나리꽃 앵두꽃이 한창이다. 은행나무 새순도 연두색으로 바뀌는 찰나다. 경복궁 광화문이 서서히 열리고, 홍예문 사이 흥례문도 보인다. 해치상 옆으로 광화문 월대가 길게 펼쳐져 있다. 상서로운 서수와 해치가 오가는 사람들을 보며 웃는다. 이제야 오셨냐며 기다린듯하다. 상상 속 신비로운 동물이다. 왕이 정치를 잘할 때 서수가 나타났다고 한다. 서수상은 뿔 1개와 목에 사자와 같이 갈기털이 있다.서수는 광화문 월대 양 끝에 있다. 광화문 월대에 서 있으니 광화문도 우리도 격이 한층 올라가는 듯하다. 광화문 현판 아래 홍예문으로 들어가 하늘을 본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다. 경복궁 광장에서 흥례문 사이 근정전 뒤 백악산이 보인다. 금천교 앞 명당수도 오늘따라 맑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겸손, 막히면 돌아가는 지혜를 알려준다. 꽃이 만발한 궁궐에 누가 살았을까. 반쯤 핀 모란 같은 산이 경복궁을 감싼 듯하다.근정전 뒤 백악산이 꽃 천지다. 근정전 왼쪽 세 봉우리 사이 바위가 다가서는 듯 인왕산도 별천지다. 인왕산과 백악산을 보며 한걸음 오르니 경복궁 근정전 월대다. 경복궁 설계자는 정도전이다. 그렇다면 경회루 건축가는 누구일까? 그 비밀을 찾아 궁 안 구석구석 걷는다. 경복궁 궁담길에 봄을 알리는 건춘문과 가을을 알리는 영추문 사이 광화문이 있다. 근정전 향하는 길은 겹겹이 문이다. 광화문 지나 흥례문에서 근정전 거쳐 사정전 가는 길에 문이 또 있다. 왕의 침전 강녕전 지나 경회루에 머문다. 경회루 물은 어디서 올까. 경복궁 물길의 열쇠가 이곳에 있다. 수많은 장마와 홍수에도 경복궁은 잠기지 않았다. 배수시설은 누가 만들었을까? 경복궁의 상징이자 건축의 백미가 경회루다. 600여 년 전 경복궁은 조선의 법궁이며 정궁이듯, 경회루에서 왕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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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동시이행의 함정 지면기사
임대차 잔금일 건물 인도안한다면임차인도 '보증금 지급' 거절 가능근저당권 말소 특약 임대인 선의무관행처럼 돈 돌려막으면 위험해져상황맞게 꼼꼼한 계약서 작성 필요가게에 가서 물건을 살 때, 우리는 가게주인에게 돈을 건네는 동시에 물건을 건네받는다. 법률에서 돈을 건넬 채무와 물건을 건넬 채무가 '동시이행관계'에 있다고 표현한다.부동산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것도 동일하다. 보증금의 잔금을 지급하는 동시에 건물을 인도한다. 즉, 임대차보증금을 지급하는 것과 건물을 인도하는 것은 동시이행관계에 있다.채무를 이행하여야 할 때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지체책임을 지는데, 손해배상책임이 대표적이다. 금전채무의 경우 이자 등이 손해가 될 수 있다.그런데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채무라면 상대방이 이행의 제공을 할 때까지 지체책임을 지지 않는다. 즉, 이자 등의 손해를 책임질 필요가 없다는 얘기이다. 임대차계약에서 잔금일에 임대인이 건물을 인도하지 않는다면 임차인도 보증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고, 손해에 대한 책임도 없다. '계약을 해제하면 되지 않은가'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계약해제는 지체책임 중 하나로 별도의 요건이 필요하고 여기에서는 자세히 다루지 않겠다.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때, '임대인은 잔금일까지 근저당권을 말소한다'고 특약하는 경우가 많다. 이 특약을 문언 그대로 해석하면 임대인의 근저당권 말소의무가 선이행의무이다. 임대인이 잔금일까지 근저당권을 먼저 말소하여야 한다는 것이다.일반적으로 임대인은 임차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받아 그 돈으로 근저당권을 말소한다. 임대인은 보증금을 받아서 잔금일까지 근저당권을 말소하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동시이행과 선이행의무를 구분하지 못하고 단순히 잔금일에 동시에 주고받으면 된다는 생각에서 발생하는 문제다.전세사기로 예민해진 요즘 같은 때라면 임차인은 잔금일에 왜 근저당권이 말소되지 않았냐며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임차인 입장에서 근저당권 말소는 매우 중요하다. 우선변제 순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실제로 임대인이 근저당권을 말소하겠다며 임차인으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