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경인칼럼]'부정청탁 금지법'시대 공직자 등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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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부정청탁 금지법'시대 공직자 등의 자세 지면기사

    민원, 비공식 루트 통하지 말고 공개적으로 제기법규 위배된 요구 계속땐 인내심 갖고 경청해야 법 정착되려면 민원인·공무원 지혜로움 필요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지 한 달여가 지났습니다. 이 법이 국회에서 통과된 지 1년 6개월이 지났지만 세인들의 관심 밖에 있다가 시행을 앞두고 갑자기 전 국민적 관심사가 되다시피 하였습니다. 법률 제정의 취지나 의미를 되새기고 이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정착시키는데 지혜를 모으기보다는 서민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에서부터 전 국민을 범죄자 취급한다는 불평까지 매우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었고, 급기야는 '란파라치'라고 불리는 고발꾼의 이야기가 언론에 오르내리는 형국이 되었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 법의 제정취지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연고주의, 온정주의로 인해 쉽게 청탁하는 관행을 부정의 시작으로 보고, 부패 빈발분야를 특정하여 그 분야의 부정청탁행위를 제재하고, 이를 통해 공직자 등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보장하는 데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청탁(請託)'이라 함은 '청하여 남에게 부탁함'이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사회생활에서 어떤 일을 남에게 부탁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비슷한 말로 '청원(請願)이 있습니다. 역시 사전을 보면 '일이 이루어지도록 청하고 원함' '(법률용어로) 국민이 법률에 정한 절차에 따라 손해의 구제, 법령의 개정, 공무원의 파면 따위의 일을 관공서 등에 청구하는 일'이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청탁의 본래 의미와 상관없이 '청탁'에는 부정적이고 음습한 이미지가 덧씌워져 있습니다. 위 법률도 금지된 청탁행위를 규정하면서, 법령에 위반한 행위를 요구하는 것을 상정하고 있습니다.부정청탁금지법은 선진국의 부패방지법제가 취하고 있는 '절차적 규제'방식을 채택하지 않고, 부정청탁의 유형까지 열거한 '내용적 규제'방식을 채택하였다는데 이는 가히 전 세계적으로 가장 강력한 반부패입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직자 등이 부정한 청탁을 받은 경우에는 소속 기관장 등에

  • [발언대]"담배 좀 꺼주세요" 공공장소 금연벨 필수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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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대]"담배 좀 꺼주세요" 공공장소 금연벨 필수정책 지면기사

    깨끗한 공기에서 숨 쉬며, 건강하고 안전한 삶을 사는 것은 모든 사람의 기본 권리이다. 금연구역 정책은 이러한 기본을 실현하기 위해 시작됐다. 지난 1995년 시행된 '국민건강증진법'은 모든 국민의 건강한 생활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제정되었으며, 특히 담배 흡연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개선하고, 금연환경 조성을 위한 금연구역 지정 등의 구체적인 조항을 담고 있다.하지만 최근 아기를 유모차에 태워 보행 중이던 여성이 지하철역 입구에서 흡연하는 남성에게 담배를 꺼달라고 요청했다가 뺨을 맞아 많은 네티즌으로부터 공분을 산 사건이 있었다.이처럼 공공장소에서의 담배 연기는 영유아, 청소년, 임산부, 어르신 등 사회적 약자에게 노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간접흡연으로 인한 피해가 더 클 수 있고 이런 상황에 당당하게 "담배를 꺼달라"는 요구도 쉽게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요즈음 보건소에 가장 많이 접수되는 금연 민원으로 버스정류장이나 공원, 아파트에서 담배를 피우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요구가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 흡연자의 인권도 소중하지만 비흡연자에 대한 상호존중과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은 새삼 언급할 필요가 없다.시흥시는 이 같은 간접흡연의 피해를 방지하고, 건강하고 깨끗한 공공장소를 만들기 위해 버스정류장과 공원 9개소에 금연구역 안내벨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금연벨을 누르면 "금연구역 과태료 부과와 흡연중지"를 안내하는 방송이 나온다. 그러나 기대만큼 활용되지 못하다보니 보다 적극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금연벨이 있는 줄 몰랐다거나, 흡연자와의 시비 등 보복이 두렵다는 이유도 있었고 금연벨 안내방송 소리가 작아서 주변 소음에 묻히거나, 고장으로 제 기능을 못하는 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공공장소 금연벨 설치는 담배 연기에의 노출로부터 시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이다.익명성 보장을 위한 스마트 앱을 활용해 금연벨을 누른다거나, 벨을 누르지 않아도 자동으로 금연안내 메시지가 일정 간격으로 나오도록 하는 등 시민이 공감하는 다양한 아이디어 적용과 보완을 통해 좀 더 적극적

  •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논목공패:  목공이 패자가 된 것을 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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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논목공패: 목공이 패자가 된 것을 논하다 지면기사

    자고일어나면 전운이 감돌았던 춘추전국시기 열국의 제후들은 회맹(會盟)을 주장하던 대표인 패자가 되고 싶어 했다. 이른바 춘추오패라 부르는 이들 가운데 진나라 목공의 이야기가 전해져온다. 공자의 나이 30대에 제나라의 경공(景公)이 신하인 안영과 함께 노나라를 방문한 일이 있다. 그 때 제나라의 경공(景公)이 공자에게 물은 것이 바로 진(秦)나라의 목공이 패자가 된 이유였다. 그 때 공자가 답한 것은 세 가지이다. 첫째는 국가의 외형적 규모는 작지만 내면의 의지는 원대했다는 것이고, 둘째는 비록 중원에서 보면 변두리에 치우쳐있었지만 행동이 정당하고 중용에 알맞다는 것이고, 셋째는 백리해라는 출중한 인재를 등용하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공자의 말을 잘 새겨보면 의지가 중요하고 그것을 실천하기위한 행동이 정당해야하고 함께 할 인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진목공은 당시 이 나라 저 나라 노예로 전전하던 백리해를 다섯장의 양가죽을 써서 해방시켜준 뒤 대부로 기용했다. 그래서 그를 오고대부(五고大夫)라 부르기도 한다. 패권이 의지의 원대함과 행위의 중정과 현인의 천거에 달려있다는 점은 지금도 유용하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

  • [수요광장]세종시, 이대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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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광장]세종시, 이대로는 안된다 지면기사

    국가균형개발 이념 밀어붙인노무현 정권의 대표적 실패작서울 출장비 하루 7700만원교통 등 총제적 비용 천문학적국가경쟁력 높이고 비용 줄이는대안마련 국민적 지혜 모아야혼밥(혼자 밥 먹기), 혼일(혼자 일하기), 혼술(혼자 술 마시기). 요즘 세종시 공무원들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2003년 12월 19일 노무현 정부는 지방분권특별법, 국가균형발전기본법, 신행정수도건설을 위한 특별법의 3개 국가균형발전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노정권은 이 법들을 통해 모든 국민이 골고루 잘살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당시 노정권에 참여했던 관료, 정치인, 학자들은 우리나라가 무슨 역성혁명이나 한 것처럼 춤추고 다니는 무지와 오만을 보여주었다. 여기서 부터 세종시의 비극은 시작되었다. 국민들에게 한마디 물어보지도 않았고, 상의도 없었다. 신행정수도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세종시를 잉태한 것이다. 당시 정부는 기득권층이 미워서 지배세력을 변화시키려고 이들 법을 만들었다고 공공연히 떠들고 다녔다. 그들은 이들 법으로 수도권과 비수도권, 영남과 호남, 잘사는 사람과 못사는 사람, 강남과 강북 사이의 사회·공간적 불균형이 해소될 것이라는 논리에 지나치게 집착하였었다.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하는 학자나 일부 정치인들을 수구, 꼴통, 보수, 기득권층들로 매도하면서 타도해야 할 대상으로 삼았었다. 국가균형발전이 노무현 정부의 국정 기조임이 분명해지자 '수구세력 발목잡기, 수도권 지역이기주의 때려잡기', '강남세력 죽이기'등을 실천하기 위한 비장함까지 엿보였다.행정수도 이전은 노무현 정권의 국가균형개발이라는 이념을 밀어붙여 국민의 이성을 중독시키려고 한 대표적인 실패작이다. 세종시 이전에 따른 엄청난 사회비용 증가가 이를 웅변해 준다. 세종시 공무원들이 서울(여의도 국회 등)에 왔다 갔다 하는 길에 뿌리는 출장비가 하루에 7천700만원에 달한다. 그밖에 심리적 고통에서부터 이주, 교통, 자녀교육 등에 따른 총체적 비용만 해도 천문학적인 숫자에 이른다. 요즘 세종시 이전 이후 4년 관료사회가 길을 잃었다는 모든 언론의 공통적인 진단은

  • [특별기고]드론으로 비상하는 300만 도시 인천
    칼럼

    [특별기고]드론으로 비상하는 300만 도시 인천 지면기사

    지난 주말 인천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2016 코리아 드론 챔피언십 대회를 개최하였다. 이번 행사는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 드론의 기술과 장난감, 영상촬영, 시설물 관리, 해상구조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는 드론산업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축제의 장이었다. 공공기관과 제작업체, 드론협회, 대학교 등 34개 업체 46개 부스가 참여하였고, 드론 레이싱과 소프트웨어 경진대회, 드론 그림그리기 대회, 창조아이디어 공모전 등 전시·체험·교육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양일간 8천여명의 관람객들이 방문하였다. 대중들이 자유롭게 참여하여 보고, 느끼고, 체험하여 실생활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드론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드론을 주제로 어린이들이 꿈을 키우는 그림그리기 대회,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창조아이디어 공모전 등 지금껏 보지 못한 드론을 활용한 저변확대와 아이디어 창출의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본다. 비록 비즈니스 상담으로 연결되지는 못했지만 기업 역시 개발기술과 제품을 맘껏 뽐내고 홍보할 수 있었다. 드론이 산업과 생활에 미칠 파장은 상상을 넘을 정도로 엄청나며, 자동차와 같이 1세대 1드론 시대가 미래에 펼쳐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지금 인천이 드론으로 앞서가는 도시를 표방하고 이번 대회를 개최했다는 점에서 자못 의미가 크다 하겠다. 국내에서 드론에 대한 규제는 항공법에 따라 비행금지 시간대, 장소 및 행위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는데 서울과 경기도 지역은 군사 지역이 많아 비행금지·제한구역으로 묶여 드론을 자유롭게 날릴 수 없는 반면 인천은 상대적으로 별다른 제약이 없이 드론을 자유롭게 날릴 수 있는 지역이다. 특히, 인천 송도는 2천여명의 드론 마니아층으로 구성된 한국드론레이싱협회가 활동하고 있어 주말이면 드론을 띄우는 시민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제 인천이 드론의 메카를 꿈꾸고 도전하는 만큼 이번 대회를 교두보로 활용하여 세계적인 행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더 큰 미래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첫째, 기업의 비즈니스 장이 산업으

  • [발언대]작은 관심이 가스사고를 예방합니다
    칼럼

    [발언대]작은 관심이 가스사고를 예방합니다 지면기사

    어느덧 아침, 저녁으로 날씨가 쌀쌀한 10월에 접어들면서 시민 각 가정에서는 난방과 온수 사용을 위한 가스보일러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가스사용량이 증가하는 만큼 가스사고 발생 개연성도 그만큼 증가한다. 특히 동절기에는 가스보일러 사용과 관련하여 일산화탄소(CO)중독사고가 자주 발생하여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가스보일러 사고예방을 위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최근 5년간(2011 ~ 2015) 발생한 전체 가스사고 610건 중 가스보일러 관련 가스사고는 28건이나, 인명피해가 사망 19명, 부상 94명으로 다른 가스 사고에 비해 높다. 특히 사망률은 0.68명으로 전체 가스사고 건당 사망자 수(0.10명)와 비교할 때 약 7배로 단연 높다.유독 가스보일러 사고가 인명 피해율이 높은 이유는 가스보일러 사고의 대부분이 예전 연탄가스중독사고와 같은 일산화탄소(CO) 중독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일산화탄소는 무색, 무취의 기체로서 산소가 부족한 상태로 연료가 연소할 때 불완전연소로 발생하는데, 사람의 폐로 들어가면 혈액 중의 헤모글로빈과 결합하여 산소보급을 가로막아 심한 경우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다. 이렇듯 일산화탄소 중독은 치명적이고 무서운 사고이지만, 사전에 안전요령을 숙지하고 실천한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따라서 시민들의 안전한 겨울나기를 위해 가스보일러 안전사용 요령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첫째, 급·배기(환기) 막힘 여부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빗물이나 바람이 들어온다고 환기구나 배기통을 천이나 비닐 등으로 막으면 폐가스(일산화탄소)가 실내로 유입되어 중독사고를 일으킬 수 있으니, 환기가 잘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온수기를 사용하는 경우 목욕탕 등 환기가 불량한 장소에서 사용 것은 매우 위험하므로 절대 금물이다.둘째, 보일러 사용 전에는 반드시 배기통이 빠져 있거나 꺾인 곳은 없는지, 배기통 안에 이물질은 없는지를 항상 확인해야 한다. 이는 보일러 배기가스를 외부로 원활히 배출하기 위한 필연적 조건이다.셋째, 보일러에서 가스냄새, 과열, 소음, 진동 등 이상이 발생하면 즉시 보일

  • [자치단상]도시의 영웅이 돼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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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치단상]도시의 영웅이 돼 주십시오! 지면기사

    불경기 불구 '행복 나누기' 후원·봉사 손길 이어져생활불편·위험요소 제보 등 작은 관심이 곧 '온정''살기 좋고 안전한 마을 만들기' 동참·실천 중요지난 9일은 570돌 한글날이었습니다. 1446년 세종대왕께서 반포한 한글의 영향력은 엄청나서 현재 한국어 사용 인구는 7천800여만명으로 세계 10위 언어권에 이르며, 한국어 학과와 강좌를 개설한 외국 대학이 642곳(54개국)에 달한다고 합니다. 또 유네스코(UNESCO)는 한글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고, 훈민정음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록했으며, 해마다 세계에서 문맹 퇴치에 공이 큰 사람들에게 '세종대왕 문맹 퇴치상'(King Sejong Literacy Prize)을 주고 있습니다. 세종대왕은 우리 민족의 영웅일 뿐만 아니라 세계의 영웅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며, 이처럼 대단한 영웅은 몇 세기에 한 번 나오기도 어렵습니다.그런데 세상의 발전에는 세기의 영웅도 필요하지만, 자기 분야에 충실하고 이웃 사랑을 실천할 줄 아는 작은 영웅들도 아주 많이 필요합니다. 도시의 영웅, 이웃의 영웅이 많아지면 세상은 지금보다 따뜻해지고 더 살기 좋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이달 초 태풍 '차바'가 제주도와 부산, 경남 등의 여러 도시에 큰 손해를 끼친 시기에 이웃집 영웅들이 다수 나타나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재난 피해자들을 돕거나 구했기에 인명 손실이 그나마 줄었다는 이야기는 모두 아실 겁니다. 당시 이웃집 영웅들의 용기 있는 행동이 누군가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고, 감동과 기쁨, 기적을 일으켰다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으리라 믿습니다.이달 25일은 영토권과 주권 확립의 중요성을 상기할 수 있는 '독도의 날'입니다. 이날은 조선 후기의 어부였던 안용복 선생, 1950년대 일본의 독도 침탈에 분연히 일어나 독도의용수비대로 활약했던 울릉도 청년들을 포함해 오래전부터 현재까지 독도를 수호하는 데 힘을 보탠 이 땅의 수많은 작은 영웅이 있었기에 기념할 수 있는 날입니다.이런 작은 영웅들이 모든 도시에, 모든 마을에 많이 살고 있다면 얼마나 행

  • [조성미의 나무이야기]노란 낙엽으로 가을 정취를 더하는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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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미의 나무이야기]노란 낙엽으로 가을 정취를 더하는 은행나무 지면기사

    뜨거웠던 여름이 물러간 후 짧은 가을이 아쉬울 만큼 순식간에 지나가고 있다. 눈에 담는 풍경마다 그림 같다. 산과 들은 물론 도심까지 노란빛으로 치장해 붉은 단풍과 어우러져 가을의 정취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나무, 은행나무다. 은행(銀杏)은 '은빛 살구'라는 의미로 열매의 모양이 살구를 닮아서 붙인 이름인데, 송나라 때 지방 정부가 중앙 정부에 제공하는 조공품 목록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잎이 오리발과 닮아서 압각수(鴨脚樹), 할아버지가 심은 나무의 열매가 손자 대에 열린다 해서 공손수(公孫樹)라 부르기도 했다. 우리나라에는 언제 들어왔는지 정확하지 않지만 유교와 불교의 전파와 함께 들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은행나무는 중국이 원산지인 낙엽 교목으로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에 분포한다. 잎은 부채모양으로 흔히 2개로 갈라지고 잎끝에 미세하게 물결모양의 무늬가 있다. 잎은 긴 가지에 어긋나게 나지만 짧은 가지에는 뭉쳐서 난 것처럼 보인다. 꽃은 5월에 피는데 암꽃과 수꽃이 서로 다른 나무에서 핀다. 나무껍질은 회색으로 두꺼운 코르크질이 발달했으며 세로로 깊게 갈라진다. 은행나무가 지구 상에 처음 뿌리를 내린 것은 무려 3억 년 전 정도이며 혹독한 빙하기를 거치면서 많은 생물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는데도 살아남아 메타세쿼이아와 함께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불린다. 은행나무가 이렇게 오랜 세월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보다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강하기 때문이었다.요즘 도심에서는 은행이 떨어져 고약한 냄새를 풍겨 민원의 원인이 되곤 한다. 벌레나 동물로부터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서인데, 딱딱한 속껍데기를 감싸고 있는 노랗고 물렁한 껍데기에 포함된 은행산과 점액질의 빌로볼 성분이 특유한 냄새의 원인물질이다. 또 은행나무 자체에도 플라보노이드라는 살균과 살충 성분이 있어 벌레의 유충이나 식물에 기생하는 각종 곰팡이, 바이러스를 억제한다. 이러한 보호 장치를 통해 은행나무는 지금까지 가장 오래 살아남은 나무가 되었다. 은행은 폐기능 개선에 도움을 줘

  • [시인의 연인]구룡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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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연인]구룡폭포 지면기사

    사람이 몇 생이나 닦아야 물이 되며 몇 겹이나 진화해야 금강에 물이 되나! 금강에 물이 되나! 샘도 강도 바다도 말고 옥류(玉流) 수렴(水簾) 진주담(眞珠潭)과 만폭동(萬瀑洞) 다 고만 두고 구름 비 눈과 서리 비로봉 새벽안개 풀끝에 이슬 되어 구슬구슬 맺혔다가 연주팔담(連珠八潭) 함께 흘러 구룡연(九龍淵) 천척절애(千尺絶崖)에 한번 굴러 보느냐.조운(1900~?)무엇인가 된다는 것은 자신의 천성과 다른 특성을 찾아가는 것이다. 자신의 고유성과 새로운 개체의 특이성이 결합함으로써 또 다른 존재방식의 가능성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되려고 하는 존재방식의 속성은 기존의 것과는 구별되는 것이며 끊임없는 도전과 변화 속에서 획득될 수 있다. 물이 되고 싶다는 것은, 물이라는 물질이 된다는 것이 아니라 혼탁한 내면의 세계를 '다 고만 두고' 투명하게 갱생시킨다는 것이다. 이 변전은 "몇 겹이나 진화해야" 얻을 수 있는 것으로써 "새벽안개 풀끝에 이슬 되어 구슬구슬 맺혔다가" 높고 가파른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을 보면, 한번 뿐인 세상에서 자신을 얼마나 닦으며 살았는지 되돌아보게 된다./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조운(1900~?)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 [월요논단]또다시 한글날과 문화의 달을 보내며
    칼럼

    [월요논단]또다시 한글날과 문화의 달을 보내며 지면기사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차용어세대비하 갈등조장 신조어 범람언어문화·우리말 품격 되새겨야학교서 글쓰기 말하기교육 강화표준법 익힐 기회 많이 줘야언론계, 올바른 언어문화 앞장을우리는 오랜 세월동안 단일언어를 사용하는 단일민족국가였다. 하지만 국제교류가 활발해지고 출산율이 낮아져서 외국 인력이 많이 유입된 이제는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다. 이와 더불어 새로운 낱말들이 많이 생겨났다. 언어는 사회상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발명품과 기술 그리고 사회현상에 따라 생겨나는 말들도 있기에 차용어나 신조어가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세대 간에 이해와 소통이 어려워지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우리말에서 많이 사용되는 차용어나 신조어는 한자, 영어, 일본어를 바탕으로 만들었거나, 우리말로 만든 것들이다. 한자 차용어는 가장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차용어이다. 간단한 우리말 낱말이 없기 때문에 빌려 쓰지만 한글로 만 써 놓으면 뜻을 이해할 수 없다. TV뉴스 자막에 나온 "멸종위기 1급 장수하늘소, 야생에서 성충 우화 첫 성공"이나 신문기사 제목에 나온 "해운대 해수욕장 이안류 구조 급증"에서 '우화'와 '이안류'의 뜻을 이해할 사람은 거의 없다. 우리말로 풀어쓰거나 한자를 병기해서 '우화(羽化)'나 '이안류(離岸流)'로 사용해야 겨우 무슨 뜻인지 머리에 들어온다. 우리말과 한자가 결합되어 만들어진 낱말을 한글로 표기한 경우도 이해하기 어렵다. 건설현장에서 세워진 "당 공사현장은 비산먼지를 발생하지 않습니다"라는 안내판에서 '비산먼지'는 한자를 병기하여 '비산(飛散)먼지'라고 쓰던지 '날리는 먼지' 또는 단순히 '먼지'라고 쓰면 그만이다. 또한 "가물막이댐 속살까지 드러나"라는 기사에서 '가물막이'도 '가(假)물막이'로 표기하면 얼마나 이해하기 쉬운가. 간단한 우리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자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적사함'은 '모래상자' 또는 '모래함'으로 쓰면 되고, '염수분사구간'은 '소금물 뿌리는 곳'으로 표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