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발언대]가을 낙엽, 당수동 시민농장 퇴비로 쓰여집니다
    칼럼

    [발언대]가을 낙엽, 당수동 시민농장 퇴비로 쓰여집니다 지면기사

    만산홍엽(滿山紅葉)의 계절이 돌아왔다. 산은 투명한 쪽빛 하늘이 붉은 잎사귀들을 오려 붙여 놓은 듯 알록달록 단풍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가을은 조락(凋落)의 계절이며 사색의 계절이다. 하지만 가을빛의 대명사인 단풍이 수명을 다하여 하찮은 낙엽이 되어 가로변에 나뒹굴 때 누군가는 치이는 낙엽이 귀찮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바람 불면 도로변에서 흩날리는 가을낙엽이 이제는 유용한 자원으로 당수동 시민농장의 퇴비로 쓰여지고 있다.수원의 지붕 칠보산 아래에 자리한 당수동 시민농장에는 도시 농부들이 새로운 초록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생활쓰레기 감량 정책 중 하나로 수원시에서는 2015년부터 공원, 아파트, 도로변 가로수에서 떨어지는 낙엽 쓰레기를 자원회수시설(소각장)로 반입하지 않고 전량 수거해 쓰레기 감량도 하고 당수동 시민농장 텃밭의 퇴비로 사용해 두마리 토끼를 잡는 쾌거를 달성하고 있다.번잡한 도심을 벗어나 남녀노소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 소박하면서도 전원풍경이 있는 당수동 시민농장을 푸르른 하늘아래 비상을 꿈꾸는 수원의 관광산업으로 발전시켰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수원시에서는 작년에 쓰레기 2만717톤 줄이기를 목표로 해 1만917톤 53%를 감량하였고, 비록 반입무게는 목표의 절반 정도이지만 자원회수시설의 온실가스 배출할당량 8만5천882톤 중 8만7천761톤을 배출하여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의 할당목표의 98%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1인당 1일 폐기물 발생량이 생활쓰레기는 0.320kg에서 0.312kg으로 감소, 재활용품은 0.048kg에서 0.058kg으로 증가하였으며 이는 수원시의 유입·유동인구의 증가를 감안해도 시민이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알 수 있다.그중에 하나로 가을마다 수거한 낙엽을 소각하지 않고 퇴비로 만들기 위한 발버둥으로 시·구·동·환경관리원·시민들이 모두 한마음으로 뭉쳤다. 당수동 시민농장에 협조를 요청하자 흔쾌히 퇴비로 받아주어 가로변에 떨어진 낙엽을 별도로 모아 수거하고, 공동주택 관리

  • [기고]진정한 명의가 되어주실 경기도민 여러분께
    칼럼

    [기고]진정한 명의가 되어주실 경기도민 여러분께 지면기사

    어린 시절 읽은 삼국지에서 아직도 기억나는 한 토막은 전쟁에서 부상을 입은 관우를 천하의 명의라는 화타가 치료하는 장면이다. 독화살을 빼고 뼈를 긁어내는 엄청난 고통을 아무렇지도 않게 견뎌내는 관우의 모습에서 느낀 사나이 상은 나이가 들어도 좀처럼 가시지 않는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관우와 함께 했던 인물인 화타에 대한 기억이 점차 새로워진다. 죽은 사람도 살려냈다는 그의 의술보다는 명의였던 그의 소박한 삶의 자세와 겸손한 태도 때문에.알려진 이야기지만 화타는 자신이 천하의 명의라는 세간의 평에 대해 자신보다 훌륭한 의사로 자신의 두 형들을 꼽았다고 한다. 그의 둘째 형은 상대방의 병의 미세한 상태를 미리 알아보고 이를 치료해주었다고 하고 큰 형은 상대방이 아프기도 전에 미리 그 징후를 알아보고 병이 나기 전에 예방해 주었다고 한다. 환자 입장에서야 전혀 아프지 않았거나 아주 미미한 병을 고쳐준 것이라 고마운 맘을 모르지만 누가 알아주든 말든 고통 없이 원천적인 병을 제거해준 것이야말로 진정한 천하명의가 아니겠느냐는 내용인 것으로 기억한다.지금 경기도내 골목상권이나 전통시장은 내수 침체 속에서 상대적인 어려움이 크다. 중소기업청에서는 이러한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그중의 하나가 요즘 언론에 자주 나오는 코리아 세일페스타이다. 하지만 언론을 통해 보면 이 행사는 백화점이나 대기업만이 주로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듯하다. 그러나 원래 이 행사의 기획 의도를 따라가 보면 작년에 추진했던 전통시장 홍보 및 활성화 시책과 맥이 닿는다. 올해에도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 코리아세일페스타에는 경기도내 65개 전통시장이 참여하고 있다. 전통시장별로 자체적인 할인행사는 물론 다양한 축제도 병행되어 볼거리, 먹을거리, 살거리가 있는 쇼핑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대규모 세일기간은 지난 토요일까지였지만 아직도 많은 시장이 축제와 연계한 세일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통시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온누리상품권을 이용하면 추가적으로 5% 싸게 살 수 있으니 이중으로 가계에 보탬이 된다. 아직도 부족한

  • [발언대]온전히 주인찾은 낡은 빨간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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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대]온전히 주인찾은 낡은 빨간필통 지면기사

    어느 여름날 파출소에 40대 초반의 아주머니가 농협 ATM기에서 낡은 빨간색 필통을 주웠다며 찾아왔다. 낡은 필통은 경찰청유실물 종합안내시스템 'lost112'에 접수돼 경찰서에 이관됐지만 주인이 찾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런데 다행히도 며칠이 지나 빨간색 필통을 분실해 찾고 있다는 민원인이 있어 lost112를 통해 주인의 품에 안겼다.필통 주인은 나에게 연신 고맙다고 인사를 하며 돌아갔다. '필통을 다시 사면 되지 누가 찾아가겠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유실물도 누군가에겐 소중한 물건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됐다. 일부 시민은 lost112 사이트를 알고 검색해 자신의 물건을 확인하고자 전화연락이 오기도 하지만, 대다수 시민이 이 사이트를 몰라 귀중한 물건이 어디 갔는지 발만 동동 구른다.고양경찰서 유실물은 우체국, 지하철, KTX기차역 등에서 들어오는 물건이 많은데 특히 기차역에서 잃어버린 물건은 역에서 운영 중인 유실물 보관소에 보관 중이라 그곳에 문의하면 물건을 빨리 찾을 수 있다. 찾아가지 않는 물건들은 경찰서로 이관되므로 lost112를 검색하면 잃어버린 물건을 결국은 찾을 확률이 높아진다.최근 3년간 고양서 유실물 접수 건수는 2014년 4천941건, 지난해 5천174건, 2016년 현재 4천706건으로 해마다 증가추세며, 습득물 가운데 65%는 주인에게 반환하고 있으나 나머지 35%는 주인을 찾지 못하는 실정이다.휴대폰, 지갑 등 분실물이 발생했을 때는 lost112를 이용하면 손쉽게 찾을 수 있고, 보관 중인 35%의 물건도 시민에게 모두 돌려줄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거리에서나 대중교통 등 불특정 다수가 오가는 공간에서 만약 분실물로 추정되는 물건을 발견할 시에는 경찰에 문의해 신속하고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하는 성숙한 시민의식도 중요하다.재산상 가치를 넘어 개인의 갖가지 추억과 사회생활에 필수적인 서류 등 주인으로서는 애가 탈 수 있는 분실물들이 무사히 원래 자리로 돌아가도록 112가 시민들의 일상에 자리 잡길 기대한다./한지희 고양경찰서 생활질서계 경장한지희 고

  • [김준혁의 역사산책]훈민정음과 정조(正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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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혁의 역사산책]훈민정음과 정조(正祖) 지면기사

    1790년 4월 29일. 정조가 국방강화를 위해 추진했던 '무예보도통지'가 간행되었다. 조선의 무예를 비롯하여 중국과 일본의 무예를 24가지로 정리한 무예서가 간행된 것이다. 조선이 건국된 후 군영마다 익히는 무예가 달랐고, 무과 시험 역시 표준무예가 없었다. 그래서 정조는 국방 강화의 핵심으로 표준 무예 정립이 그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정조는 1759년 아버지 사도세자가 18가지 무예를 정리하여 간행한 '무예신보'를 바탕으로 마상무예 6가지를 추가하여 새로운 무예서를 만들어냈다. 이러한 엄청난 성과를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다름 아닌 '무예도보통지'의 훈민정음 언해본을 동시에 간행한 것이다. 백성들이 어려운 한문으로 된 '무예도보통지'를 읽을 수 없기 때문에 백성들이 읽고 무예를 익히게 하도록 언해본을 간행하게 한 것이다.사실 조선왕조에서 백성들을 위한 다양한 서적의 언해본을 거의 간행하지 않았다. 세종이 훈민정음을 창제하였지만 세종이 죽고 난 후 훈민정음은 정음(正音)이 아닌 언문(諺文)으로 천대받기 시작하였다. 세종의 생각과 달리 한문만을 중요시 여기는 양반사대부 등 기득권 세력들에 의해 훈민정음은 철저히 외면받았다. 그들에 의해 훈민정음은 천한 글 혹은 여자들이 사용하는 글이라는 뜻을 가진 '언문'으로 격하되고 활용되지 못했다. 조정에서 훈민정음으로 책을 낸 것이 세종대 용비어천가와 월인천강지곡 그리고 세조 대에 석보상절 등이지 나머지 국왕 대에는 거의 없었다. 양반사대부들이 읽는 경서를 훈민정음으로 번역하거나 아니면 국가의 정책과 법률을 훈민정음으로 번역하여 백성들이 읽고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일도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이와 같이 훈민정음이 천대받던 시절에 국왕 정조는 전혀 다른 생각을 하였다. 백성들이 읽고 쓸 수 있어야 국가가 올바르게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정조는 즉위 후 가난으로 버려진 아이들과 전염병으로 부모가 죽어 고아가 된 아이들을 기르기 위한 '자휼전칙'이란 법을 제정하였다. 이 법대로 하자면 해당 고을의 수령은 고아가

  • [시인의 연인]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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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연인]가을 지면기사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함민복(1962~)언어가 미치지 못하는 그곳에 생각이 있다. 가을에 생각이 많아지는 것도 말로 다할 수 없는 사물들이 단풍으로 지기 때문이다. 바람같이 걸리지도 않고 바위같이 들리지도 않는 생각이 걸릴 듯, 들릴 듯 교차되는 시기. 생각이 물들어 갈수록 지나온 과거와 지나는 현재, 그리고 오지 않은 미래는 헛되고 부질없는 생각 속에서 형형색색의 빛깔을 낸다. 거슬러 올라간 거기에는 나와 너도, 너와 나도 외로운 뿌리에서 고요하게 흔들리고 있을 뿐이다. 당신 생각을 하며 잠든 당신의 당신도 하염없는 생각의 숲에서 길을 잃고 말았다. /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함민복(1962~)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 [월요논단]미르재단과 선데이저널
    칼럼

    [월요논단]미르재단과 선데이저널 지면기사

    용의 옛 우리말로 '왕·신' 뜻해비선 실세·측근들, 기업 줄세워급조한 재단법인 의혹 일파만파박 대통령의 주변 관리 걱정돼푸틴의 장기집권 벤치마킹일까국민의 분노하는 현실 직시해야미르와 K스포츠재단. 초미의 관심사다. 제 2의 일해재단으로 불리는 미르(MI-R). 여의도와 시중에 떠도는 수많은 설과 주장은 그렇다 치고 미르가 무엇인지, 그 뜻을 알 수가 없다. 홈페이지를 찾았다.미르란 '용의 옛 우리말로 주로 왕이나 신을 나타낸다. 심벌의 모티브는 보물 343-5호 반용문전이다. 백제시대 절터에서 출토된 벽돌에 새겨져 있다. 이를 형상화하여 용이 소용돌이치며, 구름을 밟고, 도약하는 형상'을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왕·신·용. 로고나 명칭만을 보면 범상치 않은 재단을 목표로 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외형적으로 드러난 것은 국감 등이나 언론 보도와 같다. 2015년 10월 27일 미르재단은 삼성과 현대차 등 16개 그룹이 486억원을 출연하여 발족한 문화재단이며, 국가 브랜드 제고를 위해 출범했다고 밝힌바 있다. 엔터테인먼트 중심의 한류를 넘어 음식·의류·라이프스타일 등 여러 분야의 한국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다. 이른바 문화예술을 통한 세계화이다. 문화융성과 창조경제에 기여한다는 자화자찬도 빠지지 않는다. 궁금했다. 누가 이런 것을 기획하였을까. 홈페이지를 보면서 생각했다. 어떤 것을 참고한 것일까. 적어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일해재단은 아닐 것이다. 이미 세종연구소로 바뀐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그 답은 미르(Mir)에 있지 않을까. 미르는 페르시아 등에서는 예언자의 후손을 가리킬 때 사용하는 존칭이다. 아랍어에서는 왕자나 사령관의 약칭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러시아어로 미르는 평화를 뜻한다. 1986년 소련이 발사한 인류 최초의 우주정거장의 이름이기도 하다. 재단을 설립한 이들은 무엇을 벤치마킹한 것일까. 상상했다. 러시아의 '루스키 미르 재단(Russkiy Mir Foundation)'이 아닐까. 2007년 푸틴 대통령은 메드베데프 대통령에게 자리를 잠시 물려

  • [춘추칼럼]남북관계 정상화가 시급하다
    칼럼

    [춘추칼럼]남북관계 정상화가 시급하다 지면기사

    미·중 갈등에 눈치만 보다간 끌려다닐 수 밖에…北도발 강력대응 했다면 이제는 협상카드 쓸 필요새 분위기로 북핵문제 해결국면 진입시킬 수 있어남북관계 경색국면이 장기화되고 있다. 이러한 국면이 더욱 길어진다면 지금까지보다 더 많은 부작용을 야기하며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 안보구도의 틀이 바뀔 것이다. 결국 우리에게 바람직하지 않은 판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 추후에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특히, 최근 상황을 보면 한반도가 전장화되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이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남중국해에서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을 벌였다. 지난달 북한이 5차 핵실험을 단행하자 미국은 확장억지의 일환으로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B-1B 랜서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출격시켰다. 미국과 중국은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한 제재 수위를 두고도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악화일로의 환경에서 북한은 주변 상황과 정세 변화를 적극 활용하며 핵·미사일 고도화를 지속하고 있다. 북한의 강력한 군사적 위협에 직면한 우리는 군사적·안보적 대응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과 중국 역시 한반도 상황과 관련하여 적절히 자신들의 패권과 영향력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이러한 악순환은 미·중 간의 전략적 이해에 따른 경쟁·대립이 정리되기 전까지 한동안 지속될 공산이 크다.이러한 상황에서 남북관계 정상화의 당위성과 시급성을 강조하는 것에 일부에서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북한 함경북도 북부 지역에 대규모 수해가 발생해 많은 인명·재산 피해를 입혔음에도 북한의 5차 핵실험 등을 거론하며 대북 수해 복구 지원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그러나 북핵문제는 제재로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이해관계를 감안하고 제반상황을 따져 볼 때, 북한에 대한 실효성 있는 제재가 얼마나 가능한지 의문이다. 지속적으로 미국 등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를 받아온 북한을 더욱 강력한 제재로 변화를 갖게 하는데는 한계가

  • [발언대]자살공화국 오명, 따뜻한 관심으로 씻어버리자
    칼럼

    [발언대]자살공화국 오명, 따뜻한 관심으로 씻어버리자 지면기사

    '자살공화국', 잊혀 질만하면 한번씩 회자되는 우리 사회의 안타까운 오명이다. 하지만 뜬금없는 오명이 아닌, 우리 사회에서 명백한 사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10대부터 30대까지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라고 하고 그 수치가 계속 증가추세이니 엄청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필자가 시흥경찰서 112종합상황실장으로 근무하면서 하루 평균 300∼400건의 112 신고를 접하게 되는 바, 올해 9월 한달동안 시흥경찰서 관내에서 '자살하겠다'고 구체적으로 명시한 신고가 78건이 접수되었다. 기타 자살을 암시하는 신고까지 포함하면 더욱 그 건수는 늘어난다. 하루평균 2~3건의 명시적 자살신고가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자살신고가 접수되면, 최소 30여명 이상의 경찰관들이 자살의심자를 구조하기 위해 투입이 되고 위치값·핸드폰 추적 등 국민 생명과 관련된 중대범죄 신고로 간주, 모든 가용 인력과 최첨단 수사 기법까지 동원이 된다.지난 8월 인터넷 자살카페 운영자가 초등 5학년 여학생으로 밝혀져 충격을 준 바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는 자살을 공모하는 주요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 이곳을 통해 자살 유해정보가 공유되고 자살을 부추기는 내용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자살정보의 공유는 점점 더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행법상 자살카페운영자는 자살방조죄나 미수의 죄를 물을 수 있고, 자살 교사 또는 방조하는 행위 역시 처벌을 받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아울러 그 행위에는 적극적·소극적·정신적·물질적 모든 행위나 방법이 포함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제 함께 사는 우리 이웃을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실제 자살하려는 사람은 대부분 미리 자신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 한다고 한다. 주변에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생각을 하고 자주 이야기 하는 사람이 있다면, "괜찮아? 잘 지내지?"와 같은 주변의 관심어린 말 한마디가 인식을 바꾸고 삶을 이어가는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기고]농업·농촌은 '인류의 보물창고'
    칼럼

    [기고]농업·농촌은 '인류의 보물창고' 지면기사

    누렇게 익은 황금들판을 바라보면서 마냥 흐뭇한 미소를 머금지 못하는 이유는 왜일까? 108년 만의 폭염도 아랑곳하지 않고 튼실한 열매로 대풍(大豊)을 이뤄낸 생명의 경외감도 무색하게 농업인들 근심이 아른거리기 때문이다.올해 벼 재배면적이 77만㏊로 지난 해에 비해 대략 2만㏊가 감소했다. 하지만 양곡 창고마다 재고가 많아 재배면적 감소가 쌀값 지지로 연결될지는 알 수 없다. 매년 이맘때면 갖게 되는 불편한 마음이 여기에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275만 명의 농가인구가 2025년에는 201만 명까지 줄어들고, 107만호의 농가호수는 95만 호로 감소한다. 또한 65세 이상 농가인구는 현재 39% 수준에서 47%까지 증가하고, 농가소득은 약 600만원 정도 늘어난 4천330만원에 머물 것이란다. 농업·농촌에 깊은 애정이 있는 한 사람으로서 우울한 전망이 아닐 수 없다. 이 뿐만이 아니다. 현재 국내 곡물 자급률은 24%로 34개 OECD회원국 중 최하위권이다. 최근 잦은 기후변화로 국제 곡물가 변동성 또한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등 농산물 수출국들의 자원화 추세도 확대되고 있다. 더욱이 콩 자급률은 8.7%, 밀과 옥수수는 1% 미만으로 식량안보가 위태로운 지경이다. 독립운동가 매헌 윤봉길 의사는 '농민독본'을 통해 농민이 세상 인류의 생명창고를 지키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돌연히 상공업 나라로 변하여 하루아침에 농업은 그 자리를 잃어버렸다 하더라도 이 변치 못할 생명창고의 열쇠는 의연히 지구상 어느 나라의 농민이 잡고 있을 것이며, 농민의 세상은 무궁무진하다"고 호소했다. 산업화로 농업·농촌이 겪게 될 어려움을 예견하면서도 농민과 농업의 역할, 희망을 내려놓지 않았던 것이다.사실 농업과 농촌은 엄청난 가치와 의미를 지닌 생명 창고다. 식량생산 기능 외에도 환경보전, 농촌경관, 전통문화, 지역 공동체 유지, 수질개선, 담수효과 등 다원적 기능이 넘쳐나고 공익적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그 공익적 가치는 무려 252조원이라고 한다. 도시민들에게

  • [풍경이 있는 에세이]친근한 한·일관계 지속 필요
    칼럼

    [풍경이 있는 에세이]친근한 한·일관계 지속 필요 지면기사

    故김용성 목사 일본인 아내들 구제월드컵·한류·대지진 복구지원…한·일, 친했었는데 갑자기 '냉각'양국의 앞날·아시아 미래 위해선경제·문화·관광·청소년 등더 많은 풀뿌리 교류 이뤄져야"우리는 죽어 한국의 흙이 되겠습니다. 그러나 혼령만은 조국 일본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한·일간 슬픈 역사에 휘말려 지옥 같은 삶을 살아온 그녀들, 경주 나자레원 부용회(芙蓉會) 할머니들의 외침이다. 부용회는 한국 남자와 결혼했다가 해방 뒤 버림받고 내쳐진 일본인 아내들의 모임이다. 현재 나자레원에는 23명이 거주하고 있고 평균 나이는 93세이다.나자레원 설립자 고 김용성 목사(1918~2003년)는 독립운동가인 선친이 일본군에 의해 검거돼 살해당했음에도 갈 곳 없는 일본인 아내들을 삶의 나락에서 구제해 준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다. 또한 한국인들은 전혀 모르지만 자신을 희생하면서도 정의를 위해 일제 당시 조선인을 후원한 일본인들이 의외로 많다. 일례로 3·1 독립선언의 토대가 된 동경 YMCA 회관 조선 유학생들의 1919년 2·8 독립선언 당시 일본 경찰에 체포된 우리 유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젊은이들이 조국을 위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고 변호하고 지원한 후세 타츠지 변호사(미야기현 출신) 등이다. 후세 변호사는 조선인을 돕는다는 이유로 옥살이, 변호사 자격정지, 아들까지 수감돼 옥사를 당하는 등 일본 정부로부터 박해를 받았다. 2004년에야 그 공로를 인정받아 일본인 최초로 대한민국건국훈장 애국장이 수여된 인물이다.나자레원 설립자 김용성 목사의 선행은 아키타현의 일한친선협회 행사에 참석했을 때 한 일본 무용가 마츠시마 케이쇼씨를 통해 알게 되었다. 그는 김 목사 생전인 1986년부터 경주 나자레원 지원회를 창설해 대표로 활동해오고 있다.그는 현지에서 일본무용을 포함한 토크쇼를 개최하는 등 모금 활동을 해 나자레원을 방문하거나, 김 목사 선행을 널리 알려 혐한정서를 완화해 왔다. 또한 현재까지 40회 넘게 한국을 방문해 일본에서 모은 기부금 6천만엔(6억원)을 기부해 왔다. 마츠시마 씨는 슬픈 역사의 삶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