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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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대학 문턱이 너무나도 높은 장애학생들 지면기사
비장애인과 같은 교육권 갖지만습득능력 한계 있다고 보는 편견졸업해도 취업문 여는곳 드물고배려 차원의 입시제도도 부족동등하게 경쟁하지만 장애라고종종 입학 불허해 높은 벽 실감내달 17일 2017 대입 수능 시험이 치러진다. 초등학교부터 따지면 지난 12년간 갈고 닦은 실력을 단 하루에 쏟아내야 하는 일생일대의 중요한 날이 아닐 수 없다. 매년 수능 시험 날 저녁 뉴스를 보면 경찰의 도움으로 시험 직전에 교문을 가까스로 통과하는 수험생, 갑자기 몸이 아파 병원에서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 하루 종일 고사장 앞에서 자녀들을 위해 기도하는 부모님들의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같은 또래 친구들이 대학 시험을 치르는 날에 조용히 눈물짓는 많은 장애학생들이 있다. 얼마 전 '바꿈'이라는 시민단체에서 만든 카드뉴스를 본 적이 있는데, 장애인 교육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고 있었다. 이들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고등교육기관의 취학률은 68.1%인 데 비해 장애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은 겨우 15.9%로 나타났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을 감안할 때 지극히 낮은 수치라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어째서 대학에 진학하는 장애인의 비율이 이렇게 낮은 것인가?우선 장애인의 대학 진학을 가로 막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 사회가 장애학생에 대해 크게 기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즉 비장애인과 동일한 교육권을 가지고 있지만, 장애학생이 습득할 수 있는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두 번째, 장애학생들이 대학을 졸업해도 전문적 직업을 갖기 어렵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우리 사회는 장애인의 취업과 관련해 일부 제도적인 지원책을 가지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편견 없이 장애인에게 취업의 문을 개방하는 곳이 많지 않다. 그리고 세 번째 이유는 기본적으로 대학 내에 장애인에 대한 배려 시설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물론 대학 시설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장애인들을 배려한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서 대학은 재정적 문제를 이유로 들고 있지만, 어떤 면에서 보면 투자의 효율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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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로 읽는 고전]태산문정: 태산에서 정치를 묻다 지면기사
맹자에 보면 "공자가 태산을 올라 천하가 작음을 알았다"는 글귀가 있다. 이 외에도 최근에 가서 태산 정상에 새겨져 있는 글귀를 보니 공자와 관련된 이야기가 몇 가지 있다. 아마 공자가 제나라로 갈 기회가 있어서 그 노정에 태산에 올라갔을 것인데 다음과 같은 이야기도 전해진다. 공자가 태산을 지나가는데 어느 여인이 무덤 앞에서 슬피 울고 있었다. 공자가 수레를 멈추고는 동행한 제자 중 자로에게 사연을 묻게 하였다. 여인은 "예전에 시아버님이 호랑이에게 물려 죽었고, 다음에는 남편이 물려 죽더니 이번에는 아들이 또 호랑이에게 물려 죽었습니다." 그런데도 왜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지 않았느냐고 묻자 여인이 "이곳에는 가혹한 정치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였다. 이 이야기를 전하자 공자는 탄식하면서 말하였다. "잘 알아두어라, 백성들에게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더 무섭다는 것을!" 이것이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사납다는 고사성어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의 유래이다. 이 얼마나 처절한 부르짖음인가. 호랑이 곁에선 살아도 너의 곁에선 살 수 없다는 이 울부짖음이!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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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적절한 육류 섭취로 건강을 지키세요 지면기사
오늘날 채식과 육식에 관한 다양한 생각들이 책과 매스컴에 소개되면서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 MBC 다큐멘터리 '밥상, 상식을 뒤집다-지방의 누명'이 방송된 이후 '고지방 저탄수화물' 식사를 통한 다이어트가 화제다. 이는 채식주의자들에게 그동안 일방적 수세에 몰려 있던 육식주의자들의 반격이라 평하는 사람도 있으리라.하지만 현대 전문가들은 고지방 다이어트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면서 채식·육식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양질의 균형 잡힌 식단을 권장한다. 이는 채식만으로 신체 활동 에너지와 철, 아연, 칼슘 등 미네랄과 비타민 B12 등 육류에 포함된 다양한 영양소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인간의 뇌는 생활에 필요한 에너지의 25%를 소비하며 뇌 활동을 위해 고단백질, 고칼로리 식품이 필요하고 생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도 육식은 필연적이라고 알려져 왔다.미국 과학저널 e-life에 따르면 2014년 200여 개 국가의 만 18세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 여성 평균 신장은 162.3㎝, 남성은 174.9㎝로 아시아에서 가장 컸으며, 남녀 신장 증가 폭도 최상위권이었다. 이러한 급격한 신체 발달은 1970년 국민 1인당 5.2㎏에 불과했던 육류 소비가 2015년 47.6㎏으로 9배나 증가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이렇게 육식은 인류 발전과 우리 국민들의 신체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현대인의 필수적인 먹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육식에 따른 부정적인 측면이 부각돼 소비자들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 건강에 대한 부정적 측면은 과다한 육식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비만, 당뇨, 고혈압 등 각종 성인병과 가축의 사양 및 축산물 생산·가공 과정에 사용되는 유해 물질들이 적절하게 제거되지 않음으로써 국민 건강에 위해를 주는 경우다.국내 가축 사육 두수는 소 300만, 돼지 1천만, 닭·오리 1억8천만 마리다. 대량 소비에 맞춰진 대량 생산 체제의 밀집 사육 환경은 가축의 면역력을 저하시켜 질병으로부터 취약하게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항생제 등 다양한 약품 사용이 필수가 되어 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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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상]풍성한 가을, 광주 남한산성 문화제로 초대 합니다 지면기사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뛰어난 축성술 '천혜의 요새'전통 공연·전시·체험… 걸어보고 만지며 느껴보자호국 역사 되새기고 선대의 정신 계승하는 큰 의미축제의 달 10월! 산하가 온통 가을빛으로 물들어가는 이맘때면 전국에서 행락객을 붙잡는 다양한 축제의 장이 열린다.경기도 광주에서는 오색단풍이 곱게 물든 남한산성을 무대로 '제21회 광주 남한산성문화제'가 21일부터 23일까지 3일간 펼쳐진다. '걸어보고 만져보고 느껴보자! 세계문화유산 광주 남한산성'이라는 축제 주제가 말해주듯 남한산성은 지난 201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가 주목하는 명소로 거듭났다. 이번 남한산성문화제는 이러한 명성에 걸맞게 남한산성의 역사적 가치를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전통문화 계승에 이바지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다.■ 난공불락 천혜의 요새 남한산성= 서울에서 동남쪽으로 약 24㎞ 떨어진 광주시 남한산성면 산성리에 위치한 '남한산성'은 삼국시대에 한강과 더불어 삼국의 패권을 결정짓는 거점이었으며, 한민족의 독립성과 자주성의 상징이다. 남한산성은 서기 673년 신라 문무왕(文武王) 13년에 쌓은 주장성(晝長城)을 기반으로, 1624년 조선 16대 왕 인조 때 축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발 500m가 넘는 험준한 지형을 따라 8㎞ 이상의 성벽을 구축한 남한산성은 17세기 동아시아 성곽축조기술 및 군사방어 기술을 집대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요새화된 도시의 표상으로 손꼽힌다. 부속시설을 포함한 성벽 전체 길이는 12.356㎞, 내부 면적은 212만6천637㎡에 달하는데, 전란과 능행, 휴양 등 유사시 임시 수도로 활용하기 위해 성내에 임금이 거처할 행궁을 두었다. 본래 규모가 상궐(上闕) 73칸, 하궐(下闕) 154칸으로 도합 227칸이었다고 알려진 '남한산성 행궁'에는 정무시설은 물론 다른 행궁에 없는 종묘사직 위패를 봉안할 수 있는 건물이 있어 조선시대 행궁 제도를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이다. 남한산성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유 중 하나는 '천혜의 요새'라 평가받는 남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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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탈북촌' 건립위한 제도 확충 시급하다 지면기사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탈북 권유'와 '탈북자 전원 수용 메시지'에 이어 정부의 '10만 탈북촌' 계획안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여러 견해가 있으나, 탈북촌 건설은 긴급사태를 대비해 필요하다. 다만, 탈북촌 건설이라는 하드웨어적인 측면보다 운용하는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이 더 중요하므로 다음 사항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첫째, 탈북민을 받아들이고, 스크린하는 명확한 기준과 운용인력을 마련해야 한다. 탈북민에 대한 기본적인 신분확인 및 조사, 수용절차, 나아가 어떤 법적인 지위를 탈북민에 부여할 것인가를 명확히 해야 한다. 현재 탈북민의 국적에 대한 법적인 충돌이 있는바, 한국 체류를 원할 경우 대한민국 내 1년간 임시체류 유예기간을 인정하고, 이 기간 동안 법적조건을 충족한다면 대한민국의 국적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동시에 탈북민에게도 복수여권을 발급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탈북촌의 운영은 궁극적으로 민간단체에 위임하고 정부가 감독하는 형태가 좋다. 대량 탈북민이 발생할 경우에는 많은 인원과 캠프를 한정된 정부부처 인원이 감독하기에는 무리다. 또한, 갈등 발생 시 정부와 불필요한 마찰과 정책 불신을 낳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재 한국 내에서 독자적으로 난민 캠프 성격의 탈북촌을 운영할 수 있는 단체와 인력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정부는 유엔 난민센터 또는 해외전문기관과 제휴를 맺고 운영 및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셋째, 탈북촌 운영은 사회통합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대량 난민 문제를 겪고 있는 외국에서는 대부분 난민수용소나 캠프를 설치하여 운영한다. 미국 정부는 베트남 난민들에 대해 1975년 미국 내 다섯 군데의 난민캠프를 설치하고 사회적 문화적 완충지로써 난민 캠프를 운영한 바 있다. 당시 난민 1세대와 2세대 간의 갈등, 난민이 밀집한 지역과 기존 커뮤니티 주민간의 갈등이 증가하는 등 사회적 문제가 많이 발생했다. 이는 터키, 유럽국가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향후 정부는 10만명 이라는 예상 탈북민의 숫자가 적정한지도 검토해야 하고, 시급히 탈북촌 운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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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관의 날씨이야기]건강한 가을, 생활기상정보와 함께 지면기사
가을에는 무더위를 가져왔던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에서 물러나고 그 빈자리를 대륙성 고기압이 채우게 된다. 이 대륙성고기압은 서서히 남하하면서 일부가 분리되는데 이를 이동성고기압이라고 한다. 한반도는 가을철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맑고 선선한 날씨가 나타난다. 하지만 이런 가을 날씨에도 건강을 위협하는 몇몇 요소들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지금부터 가을철에 알면 좋을 몇 가지 생활기상정보를 소개하고자 한다.여름철 강한 일사에 익숙해져 있던 사람들은 한풀 꺾인 가을 일사에 방심하여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것에 소홀해지곤 한다. 그러나 가을 자외선은 피부의 수분을 빼앗아 피부를 건조하게 하여 각종 피부질환을 유발하고, 기미·주근깨 등의 색소 질환을 발생시키는 등 피부건강을 위협한다. 이때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것이 자외선지수다. 자외선지수는 태양고도가 최대인 남중 시간에 지표에 도달하는 자외선(UV-B) 영역의 복사량을 지수로 환산한 것이다. 자외선지수는 3월부터 11월까지 하루 두 번 6시, 18시에 서비스되는데, 6시에는 오늘과 내일, 모레의 자외선지수가, 18시에는 내일과 모레의 자외선지수가 예보된다. 작년부터는 피부암, 백내장 등을 유발하는 자외선 B(UV-B)에 대한 지수뿐만 아니라 피부노화와 주름 등에 영향을 주는 자외선 A(UV-A)까지 반영하는 총자외선 지수 또한 예보하고 있다.가을 환절기, 주변에서 쉽게 감기 환자를 볼 수 있다. 감기는 기본적으로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이지만 날씨와도 상당히 밀접한 관계가 있다. 보통 기온이 낮을 때 감기가 많이 발생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감기가 꼭 낮은 기온에 의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감기는 기온변화가 크고 건조한 날씨에 면역력이 저하되면서 발생한다. 가을철, 특히 10월은 연중 기온의 일교차가 가장 큰 시기로 이 시기에 감기 발생률은 상당히 높다. 이때 확인하면 좋을 생활기상정보로 감기 가능지수가 있다. 감기 가능지수는 감기 환자 수와 감기 발병과 관련되는 주요 기상요소의 객관성 있는 통계분석을 통해 개발된 지수로 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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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연인]생강 <내가 사랑하는 여자> 지면기사
울퉁불퉁 따뜻하게 몸을 데워주는 여자매우면서도 향긋하게 실눈으로 웃는 여자황토색 발을 가진 여자못생겨도 정 많은 여자이지엽(1958~)곡선의 땅이 강한 생명력으로 직선의 사물들을 키우듯이 어머니도 세계의 순수하고 신비로운 의미를 가진다. 존재가 존재의 몸에 기거하며, 그 틈 사이 존재가 존재를 뚫고 나오며, 그 존재의 상처를 상처로 보듬으며, '울퉁불퉁'하게 변해버린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찾아 볼 수 없는, 숭고의 다른 이름이다. 추울 때 "따뜻하게 몸을 데워주는 여자"로 살다가, 세상이 "매우면서도 향긋하게 실눈으로 웃는 여자"로 고통을 아프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러한 어머니의 바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황토색 발"과 같이 투박한 땅의 형상을 하고 있다. 자신이 키워낸 모든 생명에게 크기와 길이를, 넓이와 부피를 계산하지 않는 '대지의 어머니'는 황토와 같이 자식을 위해 퇴적된 마음이 쌓여있지 않겠는가. 어제 보다 바람 많이 부는 날이면 "못생겨도 정 많은" 사람이 한 없이 그리워진다. /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이지엽(1958~)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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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부정청탁금지법과 견리사의(見利思義) 지면기사
不禁法이 불공정 대가 우려되는부정한 교류를 적절히 규제하는名劍되고 탄탄한 울타리 되길…비싼 것보다 떳떳한 마음의 선물정당한 대가와 절제된 교류를촉진하는 전환점 되기를 기대최근 병원재단을 개원한 법원 조정위원 동료에게 축하선물로 기념식수용 길상목(吉相木)을 보내려다가 지난달에 발효된 부정청탁금지법(소위 김영란법, 편의상 '부금법(不禁法)' 이라 약칭함)을 상기하며 잠시 멈칫하였다. 법원 조정위원도 조정업무와 관련해서는 부금법 상 준 공직자에 해당하는데 선물가액 상한인 5만원이 적용될지, 아니면 화환처럼 경조사에 해당하는 경축 조위의 상한인 10만원에 해당할지, 나무 대금과 배송료를 합쳐 금액 상한을 넘으면 위반이 되는지, 법원 조정업무와 상관없이 사업발전을 축하하는 순수한 선물이니 시행령상 금액 상한을 넘어도 괜찮은지, 조정위원은 업무 관련 해당성 없을 때는 민간인이니 애당초 법률상 100만원 상한을 넘어도 상관없는지, 본인은 민간인이지만 소속 병원이 교육재단 관련이거나 혹 그 배우자가 공직자인지 등등, 부금법의 여러 금지조항을 생각하게 되었다. 마음의 축하선물 하나 하는데 이렇듯 여러 가지 생각을 해야 하는가?근자에 학부모나 학생이 선생님께 캔커피나 꽃을 선물하는 것도 부금법에 저촉되느냐를 놓고, 소관부처인 국가권익위가 '위반된다'는 해석을 한 바 있다. 그러나 국회의 질의답변에서 권익위원장은 캔커피 한 박스를 선물하면 위반의 소지가 있다는 원론적 해석이었을 뿐, 캔 커피 한두 개나 꽃 한 송이 정도의 선물은 무방하다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소박하지만 훈훈한 사제간 마음의 교류까지 법적 잣대로 가늠해야 하는가? 부금법 시행 이후, 초기에 본보기로 적발 보도되어 거국적으로 창피당하고 소속 기관에 누를 끼칠까봐, 소나기 올 때 비 피하는 심정으로, 관공서에서는 관련 민간단체나 시민들과의 정례적인 식사 교류나 업무 협조 차원의 친목행사까지 취소, 보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런 분위기라면 공무원 교육자 언론인 및 준공직자들은 아예 접촉과 교류를 기피해야 하는 불가근(不可近) 불가촉(不可觸) 계층이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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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이 있는 에세이]귀신과 살고 있다 지면기사
넓고 시설 좋다거나 하지 않지만햇볕 잘 들어 맘에 드는 레지던스누군가의 손짓 같기도 하고반갑게 맞아주는 것 같기도…귀신과 나는 최소한의 거리둔채서로 슬픔과 슬픔 나누며 지낸다작가들을 위한 레지던스에 머물고 있다. 숲이 있고 나무들이 많은 곳이다. 아침이면 새소리가 들리고 가을의 깊은 밤뿐 아니라 지금의 한낮에도 풀벌레들이 운다. 작업이 잘 되지 않을 때면 햇볕이 내리쬐는 마당에서 오래 산책을 한다. 어깨에 내려앉은 볕은 마치 다정한 사람들의 손 같다. 돌아보면 실체는 없지만 그렇게 잠시 온기가 왔다 가는 것으로도 충만하다. 볕은 누구에게나 허락되어 있고 물론 순간적일 수도 있지만 어김없이 또 찾아든다. 내일도 올 것이라는 의심할 것 없는 믿음, 사람을 살게 하는 것은 바로 그것이 아닐까. 그 속에서만 우리는 일상을 견딜 힘을 갖게 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런 볕 같은 이들의 손, 나는 요즘 그것에 대해 생각하고 그것 때문에 슬퍼졌다가 골똘해진다.그런데 이렇듯 좋은 공간에 오면서 내가 가장 많이 했던 걱정은 귀신이 있다는 방에 입주하면 어쩌나, 였다. 작가들을 위해 운영되는 레지던스들이 그런 소문을 가지고 있다. 무서운 이야기를 너무나 무서워하는 독자들을 위해 차마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작가 특유의 실감 나는 증언과 함께 귀신 이야기는 상상력을 자극하고 점점 실감을 얻어간다. 나도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기 때문에 귀신이 나온다는 그 방만은 들어가고 싶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더 솔직히 말하면 제발 그 방만은! 하고 바랐다. 내가 이 레지던스에 들어온 건 처음이 아니다. 삼년 전에도 입주했는데 그 무렵 엄마가 큰병에 걸렸고 투병을 해야 했기 때문에 몸은 여기에 있지만 마음은 엄마에게로 가있는 시간이 길었다. 물론 엄마 병원을 따라 다니느라 나가 있어야 하는 시간도 길었다. 그럴 때는 또 몸은 엄마에게 있지만 마음은 여기, 내 책상이 있는 곳, 혼자서 내밀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글 쓰는 일을 선택한 사람들이 조심스럽게 모여 있는 레지던스를 그리워한 것도 사실이다. 레지던스에는 방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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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드론 스포츠 시대의 개막을 이끌자 지면기사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PC방에서 아이들끼리 모여서 하는 것이 고작이라고 여겨졌던 컴퓨터게임이 이제는 e-스포츠라는 이름으로 당당히 제 영역을 구축했다. e-스포츠는 짧은 시간에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게임개발, 방송, 장비 등 각종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을 창출했다. 이러한 e-스포츠의 발생과 성장은 현대에서 새로운 사업이 개념수립부터 구축까지 얼마나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느냐를 보여줬고, 기존의 산업과 차별화된 업종도 자생적 수요만 충분하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흔히 드론이라 부르는 소형무인기의 성장이 놀랍다. 군사용으로 주로 사용되던 고가의 대형 무인기는 전자부품산업의 발전에 힘입어 그 기술이 저가의 개인 취미용 시장까지 전파되었다. 잘 갖추어진 전자부품 생태계를 갖춘 중국은 개인 취미용 드론 시장의 절대 강자가 되었다. 비교적 고성능의 중형급 드론 기술은 우리나라도 세계적으로 앞선 나라들에 들어간다. 하지만 일반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가격에 안전에 무리 없고 쉽게 운용할 수 있는 취미용 드론을 개발해 내는 능력은 솔직히 중국이 우리보다 한 수 위다. 드론의 보급은 드론의 활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제 경주나 촬영용 드론을 가지고 조작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개인의 드론 활용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것 중 하나가 드론 경주다. 각종 드론 경주는 전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국가 간의 경쟁은 물론 국내에서도 지자체 및 단체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이러한 경쟁은 드론 경주라는 신종 분야의 정착에 기여할 것이 명백하다. 마치 e-스포츠가 그랬던 것처럼. 하지만 차별성 없는 대회가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것은 이에 따른 부작용도 함께 가져올 수 있다. 차별성 없이 여기저기서 반복되는 대회는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그 결과 안전문제 등에 소홀해지며 자칫 사고마저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부정적인 면이 자주 노출될 경우 세계적인 드론 경주 활성화의 방향과는 달리 국내 드론 경주의 잠재력이 저하될 수 있다.단순히 장애물을 넘어 빠르게 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