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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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천시 교통행정에 복장 터진 강화군민 지면기사
인천시의 미숙한 교통행정으로 강화군민들이 재앙에 가까운 불편을 겪고 있다. 인천시가 강화터미널에서 신촌까지 운행하는 직행 좌석버스의 3000번 노선을 분리하면서 배차간격이 기존의 10분에서 40분으로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강화군 주민들은 지난 1일부터 인천시와 강화군 등 관계기관을 찾아다니며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3000번 버스 배차 간격이 10분대에서 40분대로 늘어난 것은 노선 분리로 인한 것이다. 기존 노선에 투입된 23대의 버스를 강화터미널을 출발하는 3000번 8대와 김포 월곶 공영주차장에서 출발하는 3000-1번 15대로 나누어 운행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 노선 분리 운영 계획은 대광위(대도시광역교통위원회)와 인천시·경기도·김포시 간의 협의 결과로, 지난해 3월부터 시작하여 1년 이상 검토해온 사안이다.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는 점은 노선분리로 운행차량이 8대로 줄면 배차간격이 크게 늘어날 것을 예측했으면서도 인천시가 노선분리에 합의하고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았다는 점이다.3000번 버스는 강화군과 서울을 연결하는 유일한 대중교통수단이다. 연간 강화군민 23만명이 이용하는 이 버스는 강화군민들에게는 '서울가는 버스'로 불리며 강화대교 준공 이후 50년간 운행돼왔다. 교통행정은 이동권과 접근성이 취약한 대중교통 소외지역 주민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하는 데, 오히려 불편을 크게 가중시켰기 때문이다.배차간격 증가로 인한 논란이 확산되자 인천시가 응급처방으로 내놓은 대책은 노선 조정과 정류장 축소안이다. 3000번의 서울시 운행 구간 13개 정류장을 8개로 줄이고 김포시 구간의 24개 정류장은 2개로 축소하는 것과 종점을 신촌에서 당산역으로 변경하여 급행화한다는 것이다. 이로써 강화군 주민의 빠른 서울 접근은 가능하겠지만 배차 간격이 늘어남으로 인한 불편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는 없다.이번 강화도 시외버스 노선 변경에서 드러난 문제는 인천시의 원칙 없는 교통행정이다. 강화지역은 강화대교와 초지대교로 육지부와 연결되지만 대중교통의 오지로 분류된다. 수도권 각 지역마다 GTX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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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자라섬캠핑장 지면기사
한국인의 캠핑DNA는 대물림된 걸까. 고려 문인 이규보(1168~1241)의 시문집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을 보면 사륜정(四輪亭)이 등장한다. 네 개의 바퀴가 달린 이동식 정자로 오늘날의 캠핑카라 할 수 있다. 사방 6척(약 182×182㎝)의 사륜정 안에 주인이 자리를 잡고 그 옆에 거문고 연주하는 금객(琴客), 노래하는 가객(歌客), 시를 읊는 승려, 바둑 두는 기수(棋手) 등 여섯 명이 탑승해 명승을 유랑하며 산수를 즐겼다. 누정문화를 제대로 향유하고자 하는 창의와 실행이 기발하고 놀랍다. 조선의 실학자 서유구(1764~1845)의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 중 '이운지(怡雲志)'편에는 현대판 캠핑용품들이 기록되어 있다. 휴대용 찬합인 제합(堤盒), 휴대용 화로 제로(堤爐), 휴대용 술통 생황호(笙簧壺)에서 소확행을 즐긴 조상들의 실용을 엿볼 수 있다.풍월주인(風月主人)의 후예답게 캠핑족 700만 시대다. 2022년 기준 전국에 등록된 캠핑장 수는 2천935개. 경기지역에만 710개(24.2%)가 운영 중인데 강원지역 575개(19.6%) 보다 많다. 인천에는 86개(2.9%)가 있다. 캠핑시장 규모도 2022년 5조2천억원으로 2009년(1천억원)과 비교하면 13년 만에 52배나 성장했다. 1980년대 가족단위 캠핑이 시작됐고, 2000년대 들어 주5일 근무제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에 힘입어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동호회 붐이 일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비대면 여가활동이 늘면서 '차박(차에서 숙박)' 트렌드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캠핑의 성지'하면 가평군 자라섬캠핑장이 단연 손꼽힌다. 2008년 세계캠핑캐라바닝대회 개최지로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캐러밴 사이트 125개소, 오토캠핑장 191개소 등 총 316개소 규모를 자랑하는 '수도권 최대·최고 공공캠핑장'이다. 하지만 가평군이 '자라섬 수변생태관광벨트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오토캠핑장을 없애고 주차장을 만든다니 캠퍼들은 황당하다. 주민들도 "16년 각고의 노력으로 만든 지역 대표 브랜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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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112신고 처리법을 아시나요? 지면기사
남녀노소 모든 국민이 아는 번호가 있다. '112'이다. '일일이 알린다'는 뜻에서 유래해 1957년 7월부터 시행됐다. 112는 연간 2천만건의 신고를 통해 범죄 및 각종 사건·사고 등 위급한 상황에서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경찰 활동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이런 중요성을 고려해 기존엔 경찰청 예규로만 정해져 있던 112신고의 접수와 처리 등 절차에 대해 최근 약칭 '112 신고처리법'을 제정하여 경찰 활동의 명확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으며 지난 3일부터 시행 중이다.예전에 한 지역에서 '아들이 납치됐다'는 보이스피싱에 속은 가족이 경찰과 함께 아들이 사는 아파트에 찾아갔지만 경비원이 주거지 보안을 이유로 수십분이나 내부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일이 있었다. 당시 경찰관이 타인의 건물에 출입할 때 정당한 이유 없이 출입을 거부 또는 방해하는 경우 처분할 수 있는 법률이 없었다. 그런데 이 112신고처리법 시행 덕분에 사람의 생명·신체 또는 재산의 급박한 위해 발생 우려가 있는 경우, 그를 방지하거나 피해자 구조를 위해 부득이하다고 인정하면 합리적 판단에 따라 다른 사람의 토지·건물 등을 일시 사용, 출입할 수 있게 됐다. 이를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긴급조치 권한도 생겼다.또 재난이나 범죄 등 위급한 상황으로 생명·신체를 위험하게 할 걸로 인정할 땐 일정 구역을 정해 그 구역 밖으로 피난할 것을 명할 수도 있다. 긴급조치, 피난명령 등 경찰의 조치나 명령으로 인해 손실이 발생한 경우 국가가 손실을 보상하게 된다. 범죄나 각종 사건·사고 등 위급한 상황을 거짓으로 꾸며 112신고를 한 사람에 대해서도 과태료 처분을 할 수 있다. 이에 112신고처리법이 경찰력 낭비를 방지하고 국민 치안엔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배기환 군포경찰서 범죄예방대응과 경위배기환 군포경찰서 범죄예방대응과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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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러브버그와도 살아가기 지면기사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하기 전, 때 이른 무더위를 피하고자 공원을 찾은 할머니들을 취재한 적이 있다. 함께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던 중 반소매를 입어 맨살이 드러난 팔뚝에서 불쾌한 느낌이 들었다. 새까만 몸, 기다란 다리 여섯 개. 징그럽기로 소문난 러브버그가 팔에 붙어있던 것. 취재 중인 것도 잊고 눈물을 글썽이는 나를 달래며 할머니들은 "당장 이 벌레를 박멸해달라고 보건소에 이야기하자"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 가운데 한 분이 스치듯 중얼거렸다. "징그럽다고 다 죽일 수 있나." 사실 러브버그는 인간이 보기에 혐오스럽게 생겼다는 죄 아닌 죄가 있을뿐, 애벌레 때는 낙엽을 분해해 토양을 비옥하게 하고, 성충이 되면 꽃의 수분을 돕는 '익충'이다. 게다가 길어야 일주일을 살지만 여름철이 되면 인간들은 러브버그를 박멸할 생각만 한다.최근 인천 계양구의 도로공사 현장에선 멸종위기종 금개구리를 만났다. 논 습지 주변 웅덩이나 수로 주변 수풀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 도로공사 전 이미 환경영향평가에서 이곳에 금개구리가 확인됐다. 공사를 시행하는 인천도시공사는 금개구리 실태조사를 한 뒤에 첫 삽을 떠야했다. 이에 인천도시공사는 빠르게 공사를 시작하기 위해 겨울철에 조사를 나섰다. 당연히 금개구리들은 겨울잠을 자느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인천도시공사는 이곳엔 양서류가 없다고 간주하고 공사를 시작했다. 우리는 쉽게 다른 생물을 생태계에서 퇴출시키고 지구를 독점하려 한다. 돌이켜보면 일상 속에서 인간이 아닌 다른 생물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기껏해야 길고양이나 비둘기, 가로수 정도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우리는 다른 생물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 물론 러브버그는 여전히 두렵지만 말이다. /정선아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sun@kyeongin.com정선아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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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관계, 세 사람 지면기사
매주 월요일 안부 전화 최근 끊겨A와 멀어진후 '일방통행' 깨달아내 감정 쏟아내고 괴롭혀 '자책감'C는 종교인 그에게 질문거리 많아 얼마전부터 고민 상의 '평형 유지' 나는 매주 월요일 세 사람한테 전화하는 것으로 한 주를 시작한다. 셋은 모두 나보다 연장자들이다. 그들에게 일주일간 일어났던 나의 일들을 털어놓고 상대방의 안부도 묻는다. 벌써 10년 이상 되었다.그런데 올 봄을 지나면서 세 사람한테 큰 변화가 찾아왔다. 한 사람은 50년을 해로한 남편이 암에 걸려 전이된 상태고, 다른 한 사람은 딸이 암에 걸려 가슴 철렁한 순간을 맞고 있다. 그 밖의 한 사람은 15년 동안 틀어박혀 책만 팠는데 갑자기 취직이 되어 매일 험한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어쨌든 그래서 정기적으로 하던 전화는 끊어졌다. 그중 가장 친했던 A는 자기애가 강한 사람으로 섬세하고 예민하며 직관력이 뛰어나다. 나는 가끔 그에게 "마이크로의 세계에 산다"고 이야기했다. 아주 미세한 것까지 감지하기 때문에 사람의 심리나 말 속에 담긴 의미를 잘 알아챘다. 그래서 대화가 잘 되었고 나는 그 점이 무엇보다 좋았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나는 '찍어 먹어봐야 똥인지 된장인지' 아는 타입이고 그는 느낌이 이상하면 아예 발을 담그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매번 인간관계에 상처를 받으면서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나를 보면서 그는 무척 답답해 했고 이해할 수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도 그 지겨운 실패담을 강산이 바뀌는 시간만큼 들어주었다. 게다가 내가 나한테 매몰되지 않도록 일침을 가했다. 그것 때문에 더 그에게 의지했다.대화의 9할 이상이 내 수다였고 그는 듣고 맞장구쳐주는 역할을 했다. 나는 나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까지 들추었고 그는 해야 할 말도 아꼈다.그와 거리가 생긴 지금에서야 우리의 관계는 일방통행이었음을 깨닫고 있다. 너무 내 감정을 쏟아내 그를 괴롭혔다는 자책과 함께 한편 서운하기도 하다. 나를 진정한 대화 상대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기 때문이다. 아니, 내가 과연 그의 입장을 한번이라도 생각해봤던가?그런가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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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수원화성과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이 함께하는 '짜릿한 상상' 지면기사
'삼성' 회사안 '도요타' 역 바로 옆이로인해 세계 명소라는 차이 낳아18세기말 도시건설 혁신 '수원화성' 전자산업 혁신과 한공간에 있다면…수많은 방문객에 즐거움 시너지될 것독일 슈투트가르트의 메르세데스벤츠 박물관, 미국 애틀랜타의 코카콜라 박물관,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의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월드, 스웨덴 스몰란드의 이케아 박물관, 일본 나고야의 도요타 박물관. 글로벌 기업이 탄생한 도시에 가면 볼 수 있는 기업 박물관들이다. 기업의 변천사와 함께 산업과 인류의 미래를 살펴볼 수 있다.세계적 자동차 기업 도요타가 운영하는 박물관은 두 곳이다. 하나는 도요타자동차박물관이고 다른 하나는 도요타산업기술박물관이다. 자동차박물관은 도요타가 창립 50주년을 맞이하여 1989년에 개관한 박물관이다. 세계 각국의 대표적인 오리지널 자동차 140여 대와 자동차 문화 자료 4천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자동차의 탄생부터 전기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자동차 기술과 문화의 발전과 함께 모빌리티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도요타 산업기술박물관은 도요타 그룹의 모태가 된 방직공장을 리모델링하여 지었다. 도요타 자동차를 창업한 도요타 기이치로 씨의 탄생 100주년이 되던 1994년에 개관하였다. 실을 뽑고 짜는 방직 기계의 변천과 함께 섬유산업과 인간생활의 미래를 볼 수 있다. 도요타의 첫 상용차인 AA형 자동차부터 하이브리드 차량까지 자동차가 만들어지는 기술과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세계적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는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을 2014년 개관했다. 전기와 자기의 발견에서부터 반도체에 이르기까지 전자산업의 역사와 인류 문명의 발전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밤을 낮으로 바꾼 전기, 사람을 이어주는 전화, 문화를 전파하는 TV와 라디오, 생활의 편리와 가사로부터 자유를 안겨준 청소기, 세탁기와 냉장고, 정보의 생산·유통·소비의 혁명을 불러온 반도체와 모바일 기술 등 역사의 판도를 뒤바꾼 혁신적인 발명품들을 만날 수 있다.토머스 에디슨의 전구, 존 베어드의 TV, 알렉산더 벨의 전화기, 제임스 해리슨의 냉장고, 윌리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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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 우리는 희망의 불씨를 보았다 지면기사
성인 10명중 6명은 1년간 책 한권 안 읽어 인류는 '읽는 뇌' 도약대 삼아 놀라운 진화출판업은 지식 생산하고 역량 키우는 산업문전성시 '서울국제도서전' 벅찬 감정 느껴서울의 한복판에서 열린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에는 여느해와 달리 인파가 몰렸다. 전시장에 입장하려는 인파가 통로를 메운 채 이동하는 광경은 진풍경이었다. 전시장 입장에만 한 시간 넘게 소요되었다. 출판사 부스마다 저자 강연을 마련하고, 전문가가 나서서 책 추천도 하고, 저자 서명 같은 행사 등으로 독자의 관심을 끈다. 출판사 부스를 순례하는 젊은이들을 보며 벅찬 감정을 느낀 건 나뿐만이 아닐 테다. 이토록 많은 독자들을 마주하며 고무된 한 출판인은 출판사는 좋은 책 내는 데만 집중하면 된다,면서 자신감을 내비쳤다.우리나라 성인 독서율이 낮다고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해마다 수천군데의 출판사에서 8만여 종의 신간을 쏟아내는데, 1년 동안 책을 1권도 안 읽는 우리나라 성인은 10명 중 6명이라고 한다. 책을 읽지 않으면 가용 어휘의 양이 줄고, 복잡한 사유를 할 능력이 사라지며, 뇌의 인지능력도 감소된다. 왜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는가? 시간이 없다, 책값이 비싸다, 좋은 책이 드물다, 같은 다양한 이유를 댄다. 책을 멀리하는 사정도 제각각이다.우리에게 '읽는 뇌'의 경이로운 여정을 알린 이는 인지신경과학자인 매리언 울프라는 사람이다. 울프는 독서가 선천적인 능력이 아니라고 단정한다. 반복적인 독서 경험을 통해 읽는 능력, 즉 공감하고 이해하는 문해력, 추론, 사색과 성찰을 위한 지력을 키워야만 한다는 뜻이다. 독서란 학습과 훈련을 통해 체득해야만 하는 생존 기술 중 하나다. 독서는 인지적 프로세스 전체를 포괄하는 활동이고, 뇌에 생물학적, 지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촉매제다.인류는 독서 능력을 체득하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인류는 책 읽는 능력을 갖춘 뒤 놀라운 지력을 갖춘 존재로 진화한다. 두말 할 필요도 없이 독서는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다. '그 발명품을 통해 인간은 뇌 조직을 재편성했고 그렇게 재편성된 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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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달팽이(이공명) 지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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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어르신 운전 제한, 이동권 인프라 구축 병행해야 지면기사
지난 1일 서울 시청역 교통사고 가해 차량 운전자의 나이가 68세로 밝혀지면서 어르신 운전자 문제가 재소환될 조짐이다.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까지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조사 결과 운전자의 과실로 밝혀지면 고령운전 이슈가 여론의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다.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건수가 점차 증가 추세이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운전자가 가해자인 교통사고는 3만9천614건으로 3년 연속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교통사고에서 고령 운전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0%로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경기도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간취되고 있다. 고령 운전자 사고 건수가 2019년 6천416건에서 작년에는 9천141건으로 4년 만에 무려 42% 증가한 것이다. 도내 전체 교통사고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7.8%로 4년 전(11.6%)보다 커졌다.도로교통법에 따라 65세 이상 운전자는 5년마다, 75세 이상은 3년마다 자동차 운전면허 적성검사를 받아야 하나 효과는 미미하다. 각 지자체에서는 운전면허를 반납하는 노인들에게 10만∼30만원 상당의 현금성 인센티브를 지원하고 있지만 반납률이 2%에 불과하다. 정부는 운전능력이 저하된 고위험군 운전자를 대상으로 야간 운전 및 고속도로 운전 금지, 속도제한 등의 '조건부 면허제'를 검토하고 있지만 어르신들의 강한 이동권 제한 반발 및 버스, 택시, 택배 등 고령의 생계형 운전자들이 걸림돌이다. 전국 농어촌의 공동화 가속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미국, 독일, 호주, 뉴질랜드, 일본 등은 조건부 면허제를 시행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주행시험을 거쳐 거주지 내에서만 운전할 수 있도록 했으며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의 75세 이상자는 매년 운전 적합성 의료기관 평가 및 운전실기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일본의 71세 이상자 면허 갱신주기는 3년이며 75세 이상은 인지기능검사도 받는다.우리나라는 다음 달에 65세 이상 인구가 1천만명에 도달하고 내년에는 고령자 비중이 20%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또한 한국의 노인빈곤율이 매우 높아 고령자 경제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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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거부하는 여, 밀어붙이는 야, 혼란한 국민 지면기사
여당의 상임위 거부 끝에 가까스로 정상화됐던 22대 국회가 첫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여야 충돌로 또다시 파행을 겪었다. 더불어민주당이 '채 상병 특검법'을 본회의에 상정하자 국민의힘이 대정부질문에 법안 처리를 위한 안건을 상정한 전례가 없다며 항의하면서 대치는 시작됐다. 결국 야당 의원들만으로 본회의가 시작되었다. 국민의힘은 대정부질문이 한창 진행 중일 때 늑장 입장했다. 민주당 김병주 의원의 발언이 끼얹은 기름이 됐다. 총리에게 질문을 하던 중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이라고 한 발언이 끝내 불길을 키웠다. 사과 없인 복귀할 수 없다는 여당의 조건부 거부로 이어졌다. 본회의는 정회 후 결국 산회했다. 11명의 의원이 준비했던 대정부질문은 5번째에서 끊겼다. '질문하고 들을' 국민의 권리가 이렇게 날아가 버렸다.여당이 본회의 참석을 거부하며 국회의장실 앞에서 항의하고 의원총회를 여는 사이 야당은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밀어붙였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대장동과 백현동 의혹 등 이재명 전 대표의 수사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검사들이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직접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법정을 국회로 옮겨와서 피고인인 이재명 대표가 재판장을 맡고, 이재명 대표의 변호인인 민주당 국회의원과 국회 절대 다수당인 민주당이 사법부의 역할을 빼앗아 와 재판을 다시 하겠다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위헌 탄핵, 위법 탄핵, 사법방해 탄핵, 보복 탄핵, 방탄 탄핵이라고 조목조목 짚어 반박했다. 탄핵소추안은 본회의 보고 뒤 표결을 거쳐 곧바로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됐는데 이 또한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여당의 국회 본회의 거부는 '채 상병 특검법'을 무산시키려는 여당의 책략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특검법 상정을 반대해 온 국민의힘이 민주당 김 의원의 표현을 빌미로 국회를 파행시켰다는 주장은 충분한 설득력을 갖는다. 야당의 검사 탄핵소추안은 '이재명 지키기'라는 의혹을 떨쳐내기 어렵다. 21대 국회에선 행정안전부 장관과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안을 법사위에서 논의하자는 여당의 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