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웜비어 사망 배상판결
    참성단

    [참성단]웜비어 사망 배상판결 지면기사

    2016년 2월 29일 한 미국 청년이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울먹이며 북한의 체제 선전물을 미국으로 반출하려 했다는 혐의를 인정했다. 버지니아 대학생 오토 웜비어였다. 관광회사를 통해 북한을 방문했다 1월 2일 귀국 비행기 탑승 전에 억류된 지 두 달만에 범죄자로 북한 매체에 등장한 것이다.북한 최고재판소는 양각도 국제호텔에서 체제 선전물을 절도했다는 그에게 국가전복음모죄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 검사는 무기를 구형했지만 "사회주의 복을 누려가는 태양 민족의 참모습을 직접 보도록 하자"는 변호로 감형됐다는 것이 북한 매체의 보도였다. 하지만 웜비어는 태양 민족의 참모습을 오래 보지 못했다. 사회주의 복도 웜비어만 비켜갔던 모양이다. 북한은 2017년 6월 12일 혼수상태로 웜비어를 석방했고, 그는 귀국한 지 엿새만에 사망했다. 국제사회는 경악하고 분노했다.멀쩡한 자식을 잃은 웜비어 부모는 진상규명을 위해 북한과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지난 10월 북한을 상대로 11억달러 배상소송을 냈다. 미국 법원은 24일(현지시간) 북한이 5억113만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판사는 "북한은 웜비어에 대한 고문, 억류, 재판외 살인과 그의 부모에 입힌 상처에 책임이 있다"며 "웜비어 부모는 북한이 아들을 붙잡아 전체주의 국가의 볼모로 쓰는 잔혹한 경험을 직접 했다"고 밝혔다.북한이 배상할리 없다. 미국내 압류할 북한 자산도 없다. 웜비어 사망에 대한 북한 책임을 기록에 남긴 상징적 판결이다. 웜비어 부모도 "김(정은) 정권이 아들의 죽음에 법적이고 도덕적 책임이 있다는 것을 세계가 볼 수 있는 것에 감사하다"는 성명을 냈다.지금 북한은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선교사와 탈북민 3명 등 6명의 대한민국 국민을 최장 5년 이상 억류 중이다. 3명의 선교사는 무기노동교화형을 받았다. 기독교계가 이들의 구조를 요청했지만 정부의 답변은 애매했다고 한다. 실제로 세차례 남북정상회담에서 거론조차 안됐다. 답답했는지 한 교회가 정부의 구조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진행중이다.문재인 대통령이

  • [참성단]2018 성탄절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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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2018 성탄절 풍경 지면기사

    "조용한 아기의 호흡/ 강물도 바다도 잠이 들고/ 하늘만 살아서 눈 위에 오는데/ 입가에 서리는 미소, 그것은/ 사랑이요, 사랑이며, 사랑이라.('아기예수')" 시인 황금찬은 오직 사랑만이 예수 탄생의 의미임을 노래했다. 생전에 '시는 신을 기억하는 작업'이라고 정의했을 만큼 독실한 크리스찬이었던 그에겐 당연했던 성탄 찬송이다.아시아에서는 드물게 한국은 성탄절을 휴일로 지정한 국가다. 기독교는 전래 이후 한국 근현대사의 어려운 고비를 민초들과 함께 헤쳐왔다. 굴곡 많은 역사를 관통하는 고난 속에서 기독교는 대중에게 큰 의지가 됐다. 교세가 커지면서 교회세습 등의 적폐도 생겼지만 예수 그리스도가 남긴 사랑의 복음은 치유 능력이 여전하다. 이제 성탄절은 종교를 초월해 전 국민이 한해의 노고를 위로하고 덕담과 선물로 사랑을 나누는 연말 세시풍속으로 자리잡았다. 굳이 크리스마스와 산타클로스의 상업화를 비난할 필요가 없다. 어느 사회에나 잠시 쉬어갈 시간과 판타지는 필요하다.하지만 사랑으로 가득 차야 할 성탄절 즈음해서 한국사회는 한 해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니 참 공교롭고 난처하다. 과거정권 적폐청산, 사법농단 의혹, 최저임금 갈등, 유치원 비리 파동, 미투 열풍이 휩쓸고 지나간 성탄절 풍경이 을씨년하다. 청년실업이 중장년층으로 번지고, 기업이 사라진 도시는 활력을 잃었다. 문제를 해결할 정치는 아집과 독선으로 중증이다. 민간인 사찰의혹으로 뭇매를 맞고 있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두들겨 맞겠지만 맞으며 가겠다"고 버틴다. 그의 말에 예수의 십자가 고행을 연상할 이가 있을지 궁금하다.지금 국민의 심정을 유안진의 시를 빌려 "주님/ 지금 제 마음은 황량한 들녘/ 승냥이떼 울부짖는 야밤중 홀로 버려진 새끼짐승('내 가슴을 말구유로')"이라 말하면 과장일까. 2018년 성탄절 즈음 우리 사회는 이해인 수녀의 노래대로 "당신이 사랑으로 오신 날/ 아직 사랑의 승리자가 되지 못한 부끄러움/ 그대로 안고 당신 안에 서('성탄 시')"있는 형국이다.성탄절이다. 황금찬의 기도가 이 땅의 갈등

  • [참성단]'올해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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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올해의 책' 지면기사

    우리도 '독서대국'인 적이 있었다. 한해 소설이 수백만 권이 나가고, 백 만권 넘게 팔린 시집도 있었다. 그러나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는다. 학자들이 나서서 왜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지 연구할 정도다. 독서율은 OECD 국가 중 꼴찌다. 1일 평균 독서시간은 6분, 성인 세명 중 한 명은 1년에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다. 그런데도 우리는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이다. 책도 읽지 않는데 어떻게 선진국이 됐는지, 아니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는데도 왜 책을 읽지 않는지 세계인들은 궁금해하고 있다.올해도 언론사마다 '올해의 책'을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국민들은 책도 읽지 않는데 책을 선정해 정성스럽게 편집해 소개하는 걸 보면 낯설기까지 하다. 하지만 책 안에 한 해의 세태가 그대로 담겨 있다는 것을 아는 언론이 이를 외면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물론 독서를 권장하는 의미도 담겨있다. 매체는 달라도 보는 눈은 같아서 같은 책을 '올해의 책'으로 꼽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교보문고와 인터파크, 예스24 온라인 서점 '빅 3'도 베스트셀러를 중심으로 '올해의 책'을 발표했다. 에세이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가 세 군데 모두 1위에 올랐다. 하태완의 에세이 '모든 순간이 너였다'와 백세희의 에세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도 10위 목록에 들었다. 하완의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 했다', 마크 맨슨의 '신경 끄기의 기술', 김수현의 '나는 혼자 살기로 했다' 등 자기계발서도 눈에 띄었다. 고단한 세상 탓인지 올해도 에세이의 판매가 두드러졌다. TV 등 미디어에 노출된 도서의 선호도가 높았다.국내 작가의 소설이나 시는 단 한 권도 진입하지 못한 것은 이제 새삼 놀라운 일도 아니다. 미국 아마존닷컴의 올해 베스트셀러 종합 순위 '톱 10'에 8권이 소설인 것과는 너무도 대조적이다. 영상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의 책에 대한 무관심 속에 '문학은 죽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는 25년 만에 돌아온 '책의 해'였다. 책이 더

  • [참성단]사찰(査察)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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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사찰(査察)의 역사 지면기사

    권력은 늘 사찰의 유혹을 느낀다. 사찰을 통한 통제와 감시만큼 효과적인 통치 수단이 없어서다. 사찰의 사전적 의미는 '주로 사상적인 동태를 조사하고 처리하던 경찰의 한 직분'으로 되어 있다. 한국 정치사를 살짝 비틀면 '불법 정치 사찰의 역사'가 된다. 이승만 정권 때는 경찰 사찰과에서 그 역할을 담당하며 야당 정치인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했다. 박정희 정권하에서는 중앙정보부가 정치 사찰을 담당하는 권력기관으로 공포의 대상이 됐다. 여야 정치인은 물론 언론인, 교수, 심지어 일반 국민까지 모두 사찰의 대상이었다. '사상이 불투명하며 권모술수와 기만으로 정치생활 30년을 일관한 신뢰성이 전혀 없는 위험인물.' 국군보안사령부 민간인 사찰 자료는 김대중에 대해 이렇게 적고 있다. 이 기록이 만천하에 드러난 건 1990년 10월 4일. 국군보안사령부에서 복무하던 윤석양 이병이 탈영하면서 챙겨나온 컴퓨터 디스켓 덕분이었다. 그 안에는 정치계·노동계·종교계·재야 등 각계 주요 인사와 민간인 1천303명을 상대로 정치사찰을 자행한 내용이 들어 있었다. 이른바 '보안사 민간인사찰 폭로사건'으로 노태우 정부는 국방부 장관 등 문책인사를 단행하고, 보안사 서빙고분실을 폐쇄했다. 명칭도 국군기무사로 변경했다.'사직동 팀'도 있었다. 고위공직자와 대통령 친·인척 관리 및 첩보수집 기능을 담당한 청와대 직속 수사기관으로 정식명칭은 '경찰청 형사국 조사과'였다. 서울 종로구 사직동 안가에서 사찰 작업을 했다고 해서 이렇게 불렸다. 1999년 5월 '옷 로비사건'으로 사회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자 2000년 10월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지시로 해체됐다. 그 역할을 대신한 게 국무총리실 조사심의관실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폐지됐다가 2008년 촛불집회 이후 공직윤리지원관실로 부활했다. 여기서도 예외 없이 무차별적인 사찰이 이뤄졌다. 2010년 언론에 민간인 사찰이 폭로되면서 공직복무관리관실로 명칭이 바뀌었다.최근 청와대가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 [참성단]권력의 D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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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권력의 DNA 지면기사

    인간 유전자(DNA)가 가진 32억개의 염기서열을 규명하기 위한 '인간게놈프로젝트(HGP) 국제컨소시엄'이 임무완수를 선언한 때가 2003년이다. 결과는 당혹스러웠다. 인간 유전자 수가 단순한 동물과 별 차이가 없고, 인간과 침팬지의 유전자는 98% 이상 같다는 사실이 그랬다. 2% 미만의 유전자 차이로 인간과 침팬지의 운명이 결정된 셈이니 얼마나 아슬아슬한가.인간게놈프로젝트 이후 유전자는 인류 문명 전반에 혁명적인 변화를 일으켰다. 리처드 도킨스는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가 자신의 주인인 유전자를 보존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고 단언했지만, 인간은 도구에 머물 생각이 없었다. 게놈(한 생명의 유전자 전체)지도를 확보한 인류는 유전자를 문명 유지와 발전의 수단으로 활용중이다.최근 중국 허젠쿠이 교수가 인공수정 배아의 유전자를 편집해 에이즈의 원인인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저항성이 있는 여아 쌍둥이 출산에 성공했다고 밝혀 과학계의 비판에 직면했다. '유전자가위 악당'이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그는 물러날 생각이 없다. 국내에선 한 민간기업의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받은 신생아가 30만명에 이르고, 일본에서는 유전자 적합도 검사로 짝을 이어주는 사업이 성업중이다. 콩, 옥수수 등 유전자 변형 농작물이 식탁을 지배한 지는 오래됐다. 유전자 개입을 멈추기에는 인간의 욕망 DNA가 윤리 DNA를 압도한다.엊그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문재인 정부의 유전자에는 애초에 민간인 사찰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청와대 특감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에 대한 반박이었다. 하지만 '모든 권력은 부패한다'는 권력 DNA의 속성에 어긋난 자신감이다. 인류 역사는 권력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스스로 폭주하는 권력의 속성을 보여준 사례로 넘쳐난다.문재인 정권 또한 권력 부패의 속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또 권력에서 부패 DNA만 잘라낼 유전자 가위도 없다. 있었다면 부패로 상처받거나 무너진 숱한 권력들의 운명을 설명할 길이 없다. 김 대변인의 유전자 발언은 문재인 정부 권력의 순결을 강조한 취지였겠지만, 권력

  • [참성단]대학가 풍자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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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대학가 풍자 대자보 지면기사

    2013년 12월 10일 고려대학교 캠퍼스내에 '안녕들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고려대 경영학과 08학번 학생이 쓴 이 대자보는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주었다. 안녕하지 못한 서글픈 현실을 사는 이들에게 '안녕한가'를 묻는 27세 대학생의 대자보 여파는 전 세대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마치 들불 같았다. 그 후 우리 사회엔 '안녕들 열풍'이 불었다. 고교생까지 안녕 대자보 대열에 합류했다. 대자보는 잠시나마 자신을 바라보는 거울이 됐다. 대자보의 역사는 길다. 로마의 카이사르는 벽보를 정치에 적극 활용했다. 조선시대에도 나라에서 붙이는 방문(榜文), 남을 비방하거나 민심을 선동하기 위해 붙이는 괘서(掛書) 등이 있었다. 프랑스 사회주의자들의 파리코뮌과 러시아 혁명도 따지고 보면 길거리 벽보에서 시작됐다. 대자보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사용된 건 1950년대 중국의 여러 정치세력이 붙인 대중선전용에서 비롯됐다. 조직 내부 소식지나 성명서는 소자보,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벽보는 대자보라 칭했다. 문화대혁명 시절 마오쩌둥이 대자보로 홍위병을 선동해 사실상 살육의 도구로 삼았다. 우리나라 대자보는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재에 항거하는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대학 대자보로 광주의 진상, 5공 권력층의 비리 등이 국민에게 알려졌다. 시대의 양심 대자보는 시대 문화로 자리 잡았다. 언론이 통제 당하면서 대자보가 민중저항 매체 노릇을 한 것이다. 대학마다 밤새도록 쓴 글을 사복형사에게 들킬까 봐 새벽에 몰래 붙이고, 또 떼어지는 일들이 수없이 반복됐다. 대자보 내용은 학교 담을 넘어 순식간에 거리로 퍼져 나갔다. 12일 자 경인일보는 수도권 대학가를 중심으로 붙기 시작한 '문재인 왕 씨리즈' 대자보가 전국의 100여 개 대학교로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자보는 문대통령을 경제왕, 고용왕, 태양왕, 기부왕, 외교왕 등으로 빗대면서 주요 정책을 반어법으로 신랄하게 풍자하고 있다. 80년대 대자보의 '선언'과 '투쟁'을 벗고 '해학'과 '조롱'으로 무장한 것이 특징이다.

  • [참성단]'먹방'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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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먹방' 유감 지면기사

    속초에 자주 가는 편이다. 덕분에 주인과 안면을 튼 단골식당들이 꽤 있었다. 그런데 최근 몇해를 거치면서 단골을 포기한 식당이 하나 둘 늘어간다. 고명으로 올린 명태무침에 면을 걸어 넘기는 맛이 일품인 '○○면옥'은 관광버스와 승용차로 북새통을 이루면서 혼자 냉면 한그릇 시키기 어려운 집이 됐다. 동네 사람들 취한 속을 달래주던 '○○○복집'도 맛집으로 회자되더니 새로 이전한 뒤로는 옛 정취가 아득해졌다.속초시내 웬만한 식당들은 간판에 방송사 로고가 박힌 먹방 장면을 캡처한 광고사진들로 도배를 했다. 처음엔 갯배나루 양편의 아바이마을과 생선구이 골목에 집중됐던 방송사 맛집은 속초 전역으로 확산됐다. 먹방 덕에 상인들은 관광상권이 활성화됐다고 반길 수 있으나, 생활물가 대신 관광물가를 감당하게 된 원주민들의 불만도 만만치 않다.지상파, 종편, 케이블 방송을 비롯해 인터넷, 유튜브, SNS 등 시각매체들의 먹방 경쟁이 뜨겁다. 단순히 맛집을 소개하던 단순 구성을 벗어나 여행, 체험, 예능, 토크 등 모든 프로그램에 먹방을 접목해 시청률 전쟁을 펼친다. 먹방의 장르도 양과 재료, 장소별로 세분화되고 있다. 최근엔 저렇게 먹고도 살 수 있을까 걱정이 될 정도의 폭식, 대식가가 각광을 받는 중이다.먹방이 각광받는 이유는 시청자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불가능한 현실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아무리 '짠내'나는 여행이라도 해외 음식여행이나 전국을 돌며 미각여행을 하기란 서민들에겐 벅찬 일이다. 그러니 방송에서 맛의 향연을 대신 즐기는 것이다. 현실에서는 편의점에서 혼밥에 만족해야 하는 청춘이 적지 않고, 혼밥족을 위한 식당이 늘어가는 추세다.한 방송사가 백종원에게 맛집순례 대신 '골목식당' 살리기 프로그램을 맡겨 주목을 받았다. 모처럼 현실감각을 회복한 방송사의 기획이 신선했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식당 재활 컨설팅에 나선 백종원을 향해 설탕 레시피로 시비를 걸었는데, 아무래도 뒷북을 친 느낌이다.보건복지부는 논란 끝에 먹방규제 방침을 방송사 자율규제로 꼬리를 내렸다. 꼭

  • [참성단]민간 우주 여행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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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민간 우주 여행시대 지면기사

    1957년 10월 4일 소련이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발사하자 세계가 깜짝 놀랐다. 소련은 그로부터 한 달 뒤, '라이카'라는 이름의 개를 태운 스푸트니크 2호를 또 발사했다. 미국의 충격은 상상을 초월했다. '제2의 진주만 폭격'이라는 말도 나왔다. 늘 소련을 깔보며 모든 분야에서 한 수 위라고 자부했던 미국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1961년 4월 소련은 유리 가가린, 즉 인간을 태운 유인 우주선 '보스토크 1호'를 쏘아 올린 것이다. 보스토크 1호는 301㎞ 상공에서 시속 1만8천마일의 속도로 1시간 48분간 우주 비행에 성공했다. 우주에서 가가린은 "지평선이 보인다. 하늘은 검고 지구의 둘레에 아름다운 푸른색 섬광이 비친다"는 역사적 메시지를 보냈다. 온 세계가 '가가린 신드롬'에 빠졌다. 화가 난 존 F.케네디 미 대통령은 비상대책위원회를 소집해 "1960년대가 끝나기 전, 미국인을 달에 착륙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우주가 미소 냉전의 각축장이 되는 순간이었다. 미국은 NASA를 창설하고 무려 400억 달러 이상의 예산을 쏟아 부었다. 마침내 60년대를 5개월 남긴 1969년 7월 20일 암스트롱이 달에 발을 내디뎠다. 그는 "이것은 한 인간에게는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라는 멋진 말도 남겼다. 미·소간 냉전이 끝났지만, 국가 간 우주 경쟁은 그대로 민간기업으로 옮겨졌다.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의 버진 갤럭틱,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의 블루 오리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스페이스X가 치열한 상업 우주 비행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브랜슨 회장이 먼저 웃었다. 지난 13일 버진 갤럭틱의 '스페이스십 투'가 지구와 우주의 경계인 상공 50마일(약 80.4672㎞)을 넘어선 82. 7㎞까지 유인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브랜슨 회장은 "우리는 오늘 사상 처음으로 민간 승객을 싣고 우주에 닿았다"며 "우주개발의 새 장을 함께 연 우리 팀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여행용 민간 우주선이 인간을 태

  • [참성단]지상파 TV 중간광고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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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지상파 TV 중간광고 허용 지면기사

    가상광고는 화면에 CG 기술을 이용해 가상이미지를 덧씌워 내보내는 것으로 '버추얼 광고'라고도 한다. 가령 야구경기를 중계하면서 야구장 안에 특정 회사의 로고를 노출하는 식이다. 가상광고는 보고 싶지 않아도 경기를 보는 동안에는 어쩔 수 없이 봐야 한다. 지금 KBS를 비롯해 지상파 방송들은 이 가상광고를 일상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성에 차지 않는 모양이다. 정부에 종합편성채널, 예능채널과의 형평성을 제기하며 '중간광고' 허용을 꾸준히 요구해 왔다.노무현 정부는 지상파방송을 크게 지원했다. 2005년 12월 4개 채널 (KBS1·KBS2·MBC·SBS)에 정오부터 오후 4시까지 낮 방송 허용이라는 큰 선물을 안겼다. 당시 방송통신위원회는 '시청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보장하고 공익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낮 방송으로 그동안 소외된 프로그램이 전파를 탈 수 있다는 논리도 내세웠다. 하지만 지상파의 낮 방송은 오락프로 비중이 50%를 넘었고 재탕 방송이 주를 이뤘다. 시청률도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낮 방송 편성으로 방송사 조직은 비대화 됐다.문재인 정부도 지상파방송에 우호적이다. 마침내 지상파의 '중간광고'요구를 들어줄 모양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해 이르면 내년 4월부터 지상파 프로그램에 '중간광고'가 허용된다. 지금의 광고로도 공영방송으로서 정체성이 애매하다는 비판을 받는데 중간광고까지 하게 되면 KBS를 공영방송이라 부르기 민망해질 것이다. 연간 수신료 6천억원에도 KBS의 경영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매출액은 2015년 1조5천462억원에서 2017년 1조4천326억원으로, KBS2의 시청률 또한 2015년 5.6%에서 2017년 5.0%로 하락하고 있다. 광고수입도 2015년 5천25억원에서 2017년 3천666억원으로 2년 사이 27% 감소했다. MBC SBS도 크게 다르지 않다. 종편과 예능채널, 최근엔 유튜브에 시청자를 빼앗긴 탓이 크지만 방만한 경영도 무시할 수 없다.진부한 콘텐츠와 특정 이념에 편

  • [참성단]세비·의정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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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세비·의정비 논란 지면기사

    국회의원들이 성난 민심에 화들짝 놀라 전전긍긍이다. 국회의원 세비 인상액을 포함한 새해예산안을 통과시킨데 대해 국민들이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인상률은 1.8%로 높다고 볼 수 없다. 그런데 국민은 이마저도 아깝게 여겨 화를 내고 있다.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오른 '셀프인상을 즉각 중단하십시오!!' 청원에는 12일 오후까지 19만명에 가깝게 참여인원이 몰렸다. 청원게시판에서 '국회의원 세비'를 검색하면 국회의원 세비를 아까워 하는 청원과 제안이 1천건에 달할 정도다.국회의원 세비만 문제가 아니다. 전국 곳곳에서 지방의원 의정비 인상에 저항하는 시민운동이 뜨겁다. 지난 10월 지방의원 월정수당을 지방의회가 자율적으로 인상토록 지방자치법 시행령이 개정되자 전국 광역·기초 지방의회가 일제히 의정비 인상에 나선 것이 동티가 났다. 지방의원 의정비는 정액으로 정해진 의정활동비(연간 광역의원 1천800만원, 기초의원 1천320만원)에 월정수당으로 구성된다. 행안부 집계에 따르면 전국 광역의원 평균 의정비는 5천734만원, 기초의원은 3천858만원이다. 국내외 출장여비와 기타 의회운영 공통경비는 별도다. 전국 지방의원들이 4천명이 넘는다.자본주의 사회에서 고용인이 피고용인의 임금에 분노하는 이유는 딱 하나다. 밥 값을 못할 때다. 국회의원의 세비와 지방의원 의정비 인상에 국민이 분노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의 무능을 향한 오래된 불신이 세비와 의정비 지급의 정당성을 의심하기에 이르렀다.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의 보수를 없애거나 최저임금 혹은 일당제로 전환하자는 주장이 나오는 마당에 세비·의정비 인상이라니, 언감생심이다.국민이 화나는 건 무능한 국회의원·지방의원을 해고할 방법이 없고, 선거로 바꿔봐야 국민을 무시하는 행태에 변화가 없는 점이다. 그렇다고 국회와 지방의회를 아예 없앨 수도 없는 일이니 답답한 노릇 아닌가. 결국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이 스스로 밥값을 해야 해결될 문제다. 국회의원은 권력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해 부역하고, 지방의원은 공천권력이 아니라 자치단체 주민을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