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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자와 죽은자, 진실과 사실 사이에서

    산자와 죽은자, 진실과 사실 사이에서 지면기사

    현정부 실세들 거론된 56자 메모 ‘성완종 리스트’당사자 부인할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 사실 밝혀야‘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故事 교훈 새겨야성완종 리스트로 온통 시끄러운 아침 신문을 뒤적이다가 문득 이런 얘기가 생각났다. 중국의 왕조사를 기록한 십팔사략의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네가 알고 내가 안다(天知地知子知我知)’는 고사(故事) 말이다. 환관의 횡포와 탐욕으로 뇌물이 성행했던 후한 시대에 청신(淸臣)으로 꼽히던 양신이란 관리가 있었다. 그가 제법 넓은 영토를 다스리는 군수(郡守)가 됐을 때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양지를 지향하는 사람은 많고 권력에 줄 대기 좋아하는 세태는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군의 하급관청인 현의 현령이 승진청탁을 위해 한밤중에 몰래 많은 금품을 가지고 와서 양진에게 건네며 ‘지금은 밤이 깊으니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라고 속삭이듯 말했다. 걱정하지 말고 받으라는 의미였겠지. 그러자 양진이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그대가 알고 내가 알고 있는데 어찌 아는 사람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는가’하고 꾸짖으며 금품을 물리쳤고 말문이 막힌 현령은 부끄러워 사죄하고 그대로 물러갔다는 것이다. 세상 아무도 모를 것 같지만 비밀은 없다는 교훈이다. 서양에도 이와 비슷한 ‘벽에도 귀가 있다(Walls have ears)’라는 경구가 있다.자원외교 비리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생을 마감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남긴 현 정부 실세들의 이름이 기록된 56자의 메모와 죽기 직전에 모 신문과 진행한 인터뷰가 공개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세간의 여론은 죽음을 결심하고 남긴 메모와 인터뷰에 설마 거짓이 있을까 라며 신빙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오죽하면 그랬을까 하는 동정론도 한몫 거들고 있다. 거론된 당사자들은 하나같이 돈을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며 ‘터무니없는 얘기, 황당무계한 소설 같은 시나리오로 사실무근’이라고 펄쩍 뛰고 있다. 단돈 1원이라도 받았다면 정계를 은퇴하겠다는 배수의 진까지 치면서 말이다.사실이 어떻든 간에 파문은 커지고 있고 후유증도 깊어질 조짐이다. 오죽하면 대통령까지

  • 스토리 노믹스 시대와 도시의 준비

    스토리 노믹스 시대와 도시의 준비 지면기사

    장이모우감독 ‘西湖의 전설’ 재구성 뮤지컬 대성공지자체 차원의 스토리콘텐츠 성과 이끌어 내스토리텔링센터 설치·축제프로그램 개발 급선무20년 이후의 세계 산업구조는 1, 2차 산업혁명보다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래학자들은 향후 15~20년 사이에 전개될 3, 4차 산업혁명은 3D 프린터와 인공지능 기술이 각각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고 미래사회가 기술혁신에 의한 신산업으로만 구성되는 것은 아니다. 물부족 현상의 심화와 바다의 자원가치 증대로 인해 물 산업과 해양산업은 더욱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콘텐츠 산업의 기초인 스토리산업도 가장 유력한 미래산업의 하나로 거론된다.스토리가 부를 창조하는 스토리 노믹스 시대의 도래는 이미 여러 영역에서 현실화하고 있다. 콘텐츠 회사 월트디즈니사의 2011년도 영업 이익은 75억 달러였는데, 도요타 자동차 회사의 영업이익 66억달러보다 많다. 영국의 동화작가 조앤 롤링은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의 성공으로 1조원 대의 부호가 되었으며 10년 후 재산 총액은 64조원에 도달한다고 한다. 그런데 해리포터 시리즈라는 판타지 스토리가 애니메이션, 영화, 캐릭터, 출판 등의 문화 산업 전반에 미치는 파생 효과가 무려 300조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셰익스피어는 인도와도 바꿀 수 없다”던 영국인들이 스토리텔러 조앤 롤링의 몸값은 어느 나라와 비교하고 있는지 궁금하다.스토리로 성공한 도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2차대전으로 폐허가 된 영국의 코벤트리(Coventry)시는 도시의 전설을 이용하여 재생에 성공한 사례이다. 코벤트리시의 상징은 레이디 고다이버(Lady Godiva)라는 여성이다. 그녀는 11세기경의 실존인물로 무거운 세금으로 신음하던 농민들을 위해 알몸으로 말을 타고 시위를 벌여 결국 영주의 감세를 약속받은 숭고한 여성이었다. 고다이버 이야기는 문학과 미술, 음악, 캐릭터 등으로 다양하게 재현되고 있다. 중국의 항저우가 관광도시로 성공한 것도 도시 스토리텔링의 힘이다. 항저우의 역사와 문화, 전설과 민담을 흥

  • 연정이 준 선물 경기도 생활임금

    연정이 준 선물 경기도 생활임금 지면기사

    시급 6천810원… 정부 최저임금 보다 1천230원 많아남지사, 새누리당 소속 단체장으로는 최초 도입앞으로 정치판에 어떤 영향 미칠지 지켜 볼 일이다경기도 생활임금이 시작됐다. 지난 25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도 생활임금위원회가 제시한 생활임금 시급 6천810원을 받아들인 덕분이다. 광역단체로는 서울에 이어 두번째다. 위원회가 제시한 액수가 서울시 생활시급 6천687원보다 많아 어느정도 감액을 예상했지만 남 지사가 선뜻 사인을 해 오히려 담당자들이 적지않게 놀랐다는 후문이다. 생활임금 지급 대상은 경기도 소속 직접 고용근로자 401명이다. 이들은 기존 임금보다 월 최대 24만5천원에서 최소 11만1천원의 임금상승 효과를 얻게 된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최대 293만9천원, 최소 133만2천원이 상승하는 효과다.생활임금은 ‘근로자가 가족을 부양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의 임금’을 말한다. 근로자의 인간다운 생활을 위해 주거비와 식비 등 최소 생계비용 외에 의료비와 문화비 등도 포함한 임금이란 뜻이다. 지자체가 직접 고용하거나 위탁·용역을 준 비정규직 근로자에게 혜택이 돌아간다. 근로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이니 많을수록 좋다. 재정이 든든하다면 1만원을 넘겨 준들 아무 문제 될 게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온갖 무상시리즈로 지자체들은 돈이 없다고 난리다. 곳간이 비었다고 중앙정부에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생활임금도 모두 도민, 시민들의 주머니에서 나온다. 도가 올해 생활임금 지급에 필요한 예산은 총 12억 원이다.경기도 생활임금은 정부가 정한 최저임금 시급(5천580원)보다 1천230원이 많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월 142만3천원(6천810×월 근로시간 209시간)으로 최저 임금제로 받는 월급보다 25만6천780원 많다. 생활임금은 수원시(6천600원), 부천시(6천50원)도 이미 시행 중이다. 모두 새정치민주엽합 소속 단체장들이다. 경기도는 생활임금이 민간사업장으로도 자연스레 확대되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그러나 민간기업 근로자에게 ‘생활임금제’를 적용하면,

  • 복지는 ‘무상(無償)’이 아니다

    복지는 ‘무상(無償)’이 아니다 지면기사

    복지지출 늘리고 무상확대 위해 재원조달 필수국가가 뭔가를 나눠줄 것이라는 인식 접근 안돼소득재분배 기능 실효성 발휘할때 복지국가 완성내년 총선과 19대 대선 승부를 가를 정치, 사회, 경제적 쟁점 중 무상복지 논쟁은 가장 핵심 이슈가 될 전망이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 이슈는 현재 야당의 승리 요인이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또한 지난 대선에서도 경제민주화와 복지는 대선 승부를 결정지었던 사회경제적 어젠다였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경제민주화 공약은 경제 활성화 정책에 밀려 추동력을 상실했다. 그러나 복지국가가 시대 정신이란 점을 부인할 수 없고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존재한다면 복지 논쟁은 여전히 여야 간, 보수와 진보 세력 간 민감한 사안이다. 무상복지를 둘러싼 논쟁의 핵심은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의 선택 문제로 모아진다. 즉 복지에 대한 철학과 인식의 차이에 기인하는 정책의 차이로 귀결된다. 복지지출을 늘리고 무상복지를 확대해 나가기 위해서는 복지재원의 조달이 필수다. 선별적 복지는 소득 수준에 연동한 복지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논리적 타당성을 부인할 수 없다. 재원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막연하게 보편적 복지에 집착하는 행태는 도그마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그러나 선별적 복지가 갖는 원천적인 한계도 무시할 수 없다. 기초적인 분야에서조차 예산 부족을 이유로 선별적 복지의 프레임을 가지고 접근한다면 누진적 세금에 의한 복지 정책의 확대는 요원해진다. 유럽이 국민소득 1만5천달러 수준일 때 케인즈 주의에 입각한 복지이론을 발전시키고 보편적 복지를 확충해 나간 경험을 간과해선 안된다. 세계적 경기침체속에서 복지 규모를 축소해 나가려는 일부 유럽 국가의 경우를 선별적 복지의 모델로 삼는 것은 신자유주의에 대한 맹신에 기인한다. 어느 영역도 재원이 남아 복지를 시행하는 것은 아니다. 특수성에 입각한 선별적 복지 채택이 논리적 정합성을 갖는다 해도 사안마다 선별적 복지로 접근한다면 포괄적 복지의 길은 요원해진다. 유럽 국민들이라고 조세 저항이 없을 수 없다. 그러나 국가의 복지 프로그램

  • 품앗이 산업이 뜬다

    품앗이 산업이 뜬다 지면기사

    카쉐어링 등 공유경제형 국내 기업들 속속 생겨리프킨 “3차 산업혁명 개도국서 빠르게 진행” 주장IT강국에 부합되게 육성 ‘창조경제’의 답육아품앗이, 과외품앗이, 하객품앗이, 재능품앗이, 관광품앗이…. 품앗이란 농촌에서 소수의 농민들 간에 상부상조하는 것으로 모내기와 추수, 지붕 올리기, 김장하기 등이 주요대상이다. ‘품(勞動)’과 ‘앗이(受)’를 결합한 한국 고유의 민속용어로 ‘두레’와 함께 농촌사회를 지탱해온 대표적인 공동체적 생산 관행이었으나 산업화로 사라지는 추세다. 그런데 최근 들어 농촌이 아닌 도시를 중심으로 품앗이 문화가 다시 부활한 것이다. 해외에서도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유사한 사례들이 간취되고 있다.눈길을 끄는 것은 미국의 우버(Uber)엑스이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서 일시적 운휴(運休) 상태의 자가용 승용차와 운전자의 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운수업체다. 회원 상호 간에도 언제, 어디서나 이용 가능해 품앗이와 매우 흡사한 신종 비즈니스인 것이다. 2010년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된 후 글로벌화·디지털화에 편승해서 급성장한 결과 전 세계 40개국 170여 도시에서 성업 중이다. 우버 택시의 잠재적 시장가치는 2천억 달러로 도요타자동차에 버금간다.회원제 렌터카 기업 짚카(Zipcar), 미국판 벼룩시장 크레이그리스트(Craigslist), 빈 숙소활용업체 에어비앤비(Airbnb), 도서교환 웹사이트 페이퍼백스왑(Paperbackswap.com), 레고세트 스왑사이트 플레이고(Pleygo)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도 카쉐어링과 장난감 빌려 쓰기 등 공유경제형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서울 노원구에서는 지자체가 관내 홀몸노인들의 빈 주거 공간을 대학생들과 함께 이용하도록 하는 새로운 상생모델을 시도하고 있다. 공유경제(sharing economy)란 ‘물건을 소유하는 개념이 아닌 서로 빌려 쓰는 경제활동’이라는 의미로 2008년 로렌스 레식 하버드대 교수가 처음 사용했다. 자원이용의 효율성을 높여 낭비를 최소화한다는 측면에서 친환경적일 뿐 아니라 물가안정효과도 커 경제

  • 비약적 성장은 특별한 만남에서 온다

    비약적 성장은 특별한 만남에서 온다 지면기사

    류성룡과 이순신, 서로 믿었기에 위대한 효과 얻어저커버그, 숀 파커 만나 페이스북 전세계로 확대새로운 인물과 이색적 조합하면 더 큰효과 발휘최근 한 방송국의 드라마 덕분에 ‘류성룡’과 ‘징비록’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이다. 징비록은 조선 중기 임진왜란을 온몸으로 체험했던 류성룡이 그 처절한 교훈을 반드시 후세에 전해줘야 한다는 의지를 갖고 집필한 기록서다. 류성룡은 퇴계 이황에게 수학하면서 동인(東人) 쪽 인물로 분류되지만 서인(西人)과의 당쟁에도 비교적 초연했던 것으로 유명했다. 특히 당시 국가 위기를 객관적으로 바라본 몇 안 되는 경륜지사 중 한 명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류성룡을 이순신을 천거한 인물로 기억한다. 당시 무관도 아닌 문관 관리에 불과하던 이순신을 수군(水軍) 책임자로 천거했다. 많은 사람들이 반대했고 심지어 뇌물을 먹은 것이라고 모함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류성룡은 뜻을 굽히지 않았고, 이순신은 역사의 물꼬를 바꿀 정도로 위대한 결과를 낳았다. 류성룡과 이순신이라는 조합이 없었다면 한반도는 임진년에 이미 일본군에 점령당했을 것이다. 이렇게 특별한 사람들의 만남은 위대한 일을 만든다.그러면 류성룡의 이순신에 대한 확신은 어디서 온 것일까?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두 사람의 만남은 어린 시절에 시작됐다. 류성룡과 이순신은 모두 서울 건천동 출신이다. 이순신의 둘째 형인 이요신이 본래 류성룡의 친구였지만, 점차 류성룡과 이순신 사이가 더욱 가까워지고 둘 사이는 관중과 포숙처럼 아끼는 사이로 발전했다. 두 사람은 오랜 관찰과 경험을 통해 서로의 능력을 정확히 알게 된 것이다. 그랬기 때문에 류성룡은 중요한 순간에 이순신을 주저 없이 추천했던 것이다. 즉, 숙성된 지식과 확신이 있었기에 위대한 효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즉흥적 통찰에서 얻은 만남으로 특별한 결과를 얻을 수는 없다. 특별한 만남은 기업에도 중요하다. 우리가 아는 세계적 기업 중 특별한 만남에 의해 비약적으로 큰 기업들도 많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페이스북(Facebook)이다. 페이스북은 본래 하버드 대학생

  • ‘미래’ 라는 현실

    ‘미래’ 라는 현실 지면기사

    가족보다 스마트폰·사이버공간에 의존하는 현실윤리적 삶 실천 않을땐 도전의 희생물 될 가능성 커‘미래 시나리오 맞대응’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2월22일에 올해 첫 황사주의보가 발령되었고, 이튿날 서울과 경기도·인천시에 황사경보가 내려졌다. 하늘을 덮은 흙먼지로 야외활동이 거의 어려운 수준이었다. 일주일만인 3월2일, 중국 내륙에도 강력한 황사경보가 내려졌다. 연이은 황사경보는 과학영화 ‘인터스텔라’에 묘사된 지구상황을 보는 듯해서 더 우울하다. 영화 속의 지구는 먼지폭풍이 수시로 불어와 옥수수 재배만 가능한 상태로 묘사되었다. 실내의 그릇도 먼지 때문에 뒤집어 두어야 할 정도의 절망적 일상을 보내야 하는 지구인들에게 유일한 희망은 우주로의 탈출이다. 최근의 미래 보고서에 나타나는 상황은 유토피아가 아니라 디스토피아에 가깝다.미래예측 가운데 기후변화 시나리오는 가장 우려스럽다. 2009 코펜하겐 기후정상회의에서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지만 탄소배출량 제도는 계획대로 실천되지 않고 있다. 25년 이후인 2041년 께 지구 평균기온은 2℃ 상승 한계선을 넘을 가능성이 높다. 건조지대가 확장되고 사막화된 토양이 늘어나 영화 ‘인터스텔라’에서처럼 미세먼지 폭풍은 도시를 주기적으로 강타한다. 극지방 빙하가 녹아내리고 해수면이 상승하면 인구가 집중되어 있는 해변 주거지는 사라지게 된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 밝힌 시나리오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2100년께 우리나라 국토의 4.1%(4천149.3㎢)가 바다에 잠길 수 있다고 한다. 광역지자체별로 보면 전남 34.6%, 충남 20.5%, 전북 14.8%, 인천 11.3%, 경기 7.3%에 해당한다. 지자체 면적 대비 범람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인천으로, 도시 전체 면적의 절반에 달하는 45.5%가 바다에 잠기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도 우리가 직면한 도전이다. 정보학자들은 지난해에 일어난 일 중 가장 중요한 사건의 하나로 러시아에서

  • 집권 3년차, 박대통령의 ‘골든타임’

    집권 3년차, 박대통령의 ‘골든타임’ 지면기사

    진보·보수 막론 모든 언론서 비난 화살전직 대통령들의 회고록은 일종의 자기항변지금 이시간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음을 명심해야세월이 참 빠르다. 어른들은 나이 들면 시간의 빠르기가 나이에 비례한다고 말하곤 했었다. 80대는 80㎞의 속도로 50대는 50㎞로 시간이 달린다는 것이다. 40대만 해도 ‘흥’하고 코웃음을 쳤었다. 그러나 50대로 접어드니 시간이 가슴이 서늘할 정도로 빠르다. 오늘은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지 꼭 2년이 되는 날이다. 한걸음 더 내딛는 내일은 취임 3년차에 접어들게 된다. 벌써 3년차라니. 60대의 박 대통령은 60킬로의 속도로 달렸을 법도 하지만 ‘벌써?’라는 말이 튀어 나온다. 시간이 정말 빠르다. 대통령 임기가 5년이라해도, 대선기간과 겹치는 마지막 5년째를 빼면, 실제로 권력의 절반이 지난 셈이다. 그렇다면 박 대통령이 소신껏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기간도 불과 2년 남은 셈이다. 마라톤으로 따지면 반환점을 돈 것이다.정치인도 따지고 보면 연예인들과 크게 다를 바가 없는 듯하다. 눈물겨운 데뷔 시절이 있다가, 운이건 실력이건 천금같은 기회를 잡아 대중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면 그의 이름 앞에 어느덧 ‘스타’라는 관형어가 붙는다. 그리고 몇년동안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다 여지없이 내리막길을 타게 된다. 정치인도 마찬가지다. 지역구에서 국회의원 몇 선을 하다가, 원내대표와 당대표를 거치는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다, 운이 좋으면 대권에 도전하게 되고, 선거에서 이기면 권력의 최정상에 오르게 된다. 그렇다면 지금 대권을 손에 쥔 박 대통령은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면서 정치인 박근혜 시절부터 마음속에 품고 있었던 ‘국가 발전 지도’에 마음껏 그림을 그리고 있을 때다. 그런데, 보수 진보 막론하고 모든 언론이 집권 3년차에 접어든 박 대통령을 향해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그동안 도대체 무엇을 했느냐는 것이다. 집권 2년동안 황사속을 걷듯 모든게 애매모호했을 뿐 손에 잡히는 정책이 없었다는 것이다. 국정원 댓글사건, NLL 논란으로 1년이 지났고, 세월호 사건과 정윤회 파동으로 1년을 홀랑

  • 행정한류의 그늘

    행정한류의 그늘 지면기사

    세계적 ITC 강국답게 e정부는 세계최고 수준전자정부서비스의 지속적 업그레이드 불문가지납세자편의에 수많은 컴맹들 또 얼마나 시달릴지수도권 중견기업에 다니는 ‘컴맹’ K부장은 지난주에 또 한 번 곤욕스러운 연례행사를 치렀다. 수년째 봉급은 제자리이나 주거비와 자녀교육비 등은 갈수록 올라 한 푼이 거금이어서 절세 필요성이 더욱 커졌으나 연말정산이란 단어만 떠올려도 꼭지(?)가 돈다.‘13월의 세금폭탄’ 탓만 아니다.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임금근로자들은 교육비, 의료비, 보험료영수증 등 1년 치 증빙자료들을 한꺼번에 경리부서에 넘기면 그만이었지만 근래에는 각자의 소득정산업무를 스스로 처리해야 하는 탓이다. 올해에는 정산방식이 종전과 달라 K부장은 더 곤혹스러웠다. 같은 처지의 동료들처럼 IT에 능숙한 젊은 부하 직원들의 도움이 절실하나 매번 신세를 지는 것도 너무 부담스러웠다. 자신이 컴맹이란 사실을 사내에 더는 노출시키기도 민망해 이번엔 자력으로 난제(?)를 처리했다.각종 소득공제 영수증은 반드시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서 발급받은 것이어야 한다. 세계 최고(?)의 전자세정인 홈택스(hometax.go.kr)를 이용하려면 공인인증서가 필요한데 홈페이지 접속과 함께 스미싱이나 파밍 등 각종 사이버 금융사기 경고 팝업들이 K부장을 긴장시켰다. 마지막 통과의례는 각종 세무자료를 항목별로 PC에 입력하는 작업이다. 회사에서 입력관련 설명서를 첨부했으나 생경한 용어들이 많아 해득하기가 만만치 않았다. 또한 입력시 실수 염려는 물론이고 작업을 종료했어도 제대로 잘한 것인지에 대한 확신도 없어 개운치 못하다. 더 낸 세금은 되돌려준다고는 하나 회사 일만 해도 오버로드인데 언제 신경을 쓰겠는가 말이다. ‘세금도둑’이란 오명은 더더욱 반갑지 않다.1천600만 명의 임금근로자 중 연말정산 때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이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종합소득세 신고철인 매년 5월에는 세무서마다 인산인해의 컴맹 납세자들로 한바탕 소동을 치른다. 과도기적 현상이라고는 하나 전자정부의 대가치고는 너무 크다는 인상이다. 오로지 조

  • 청년 창업자여, 해적이 되라

    청년 창업자여, 해적이 되라 지면기사

    낭만창업자 절박한 순간 돌파할 수 있을지 의문기업가로서 성공위해 목숨 건 승부사정신 결핍불굴의지·위험돌파 용기 가슴깊이 담겨 있어야#1, 전자공학과 3학년생으로서 1년 전 창업 아이디어를 잉태했다. 동료 4명과 함께 창업 팀을 구성해서 창업 경진대회에 참여했고 과분한 상(賞)도 받았었다. 경진대회에서 우리를 주목한 전문가들로부터 조언과 멘토링도 받았다. 최근 정부로부터 사업자금을 지원받으니 더욱 비장해 진다. 그런데 언제 창업을 해야 할까? 막상 창업을 생각하면 두렵다. 다른 멤버들도 빨리 창업하자고 하지는 않으니 좀 더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자.#2, 2007년 마이크로소프트가 주최하는 이매진 컵에서 2등상을 받았다. 수상작은 '핑거 코드', 시각 및 청각 장애인들이 읽을 수 있는 장갑 모양의 장치와 그것을 작동시키는 소프트웨어였다. 당시 빌 게이츠를 놀라게 했던 아이디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창업하기에는 국내시장 규모가 작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런 정황 속에서 창업을 하진 못했다. 그런데 7년 후인 2014년 MIT 대학생들이 '핑거 리더'라는 이름으로 실시간으로 인쇄된 글자를 읽어주는 '웨어러블(wearable)' 기기를 개발했다. 이들은 곧 바로 창업했고 실리콘밸리의 투자 자금이 연일 몰려들고 있다.최근 청년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 언론도 청년창업에 관한 기사를 연일 쏟아낸다. 실제로 청년창업은 크게 늘고 있다. 작년 신설법인 중 3천493곳이 30대 미만이 창업한 곳이다. 그런데 청년창업에는 겉으로 드러난 면과 다른, 감추어진 그들만의 속살이 숨겨져 있다. 다만 아직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필자가 오랜 세월 청년창업을 지도한 경험에서 볼 때, 청년창업의 실상은 표면적 현상과는 다른 면이 많다. 이제부터라도 표면적인 화려함 에 도취되기 보다는, 그 속살을 들춰내고 실상과 허상을 같이 봐야만 진정으로 청년창업 강국으로 도약할 것으로 믿는다.청년창업의 열기가 집결하는 곳이 바로 창업 공모대회다. 수많은 창업 공모대회마다 청년들로 넘쳐난다. 이를 두고 우리 청년창업자 층이 탄탄하다고 해석하기